저자 : 네빌 고다드 (이상민)
출판 : 서른세개의 계단
출간 : 2020.05.30
약간의 변명 삼아 이야기하자면, 2000년 초반 <네 안에 잠든 거인을 깨워라>, <시크릿> 같은 책을 읽고 질겁했던 적이 있었다.
당시의 나도 진심이었고 지금 이 책을 읽은 나도 진심이다. 한 사람이 완전한 균일체로 어느 면을 보아도 모순 없이 잘 정렬되어 있다면 정말 아름답겠지만, 불행하게도 대부분의 사람은 인지와 비인지의 영역을 넘나들며 각기 모순되는 다양한 면들로 이루어져 있다.
뭔가를 전도하려 하거나 '깨어나세요 용사여'를 시전하려는 것이 아님을 미리 밝혀둔다.
(리액트 프로그래밍보다 이 책을 먼저 리뷰하게 될 줄은 정말 몰랐다.)
책에 대해 말하기 전에 잠깐 이야기해보고 싶은 잡소리가 둘 있다.
첫 번째는, 모든 접촉에서 원자는 전자를 교환한다. 일상에서 흔한 예로는 정전기를 떠올려볼 수 있겠다.
매 순간 이동하는 전자들은 '내'가 아닌 걸까? '내 머리카락'에는 위화감이 없지만 방금 질소에게로 떨어져 나간 '내 전자'는 이상하다. 그렇다면 외부에서 흡수되는 것들과 내부에서 배출되는 것들 사이에서 '나'를 경계 짓는 구분선은 어디까지일까?
초자연적인 오라(아우라) 현상까지 말할 생각은 없다. 내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지금도 공기 중으로 퍼져나가고 있는 탈각된 피부 세포들은 어느 지점부터 내가 아니게 되는 걸까? 한 존재를 규정할 수 있는 물리적 경계는 미시계에서 정의하기가 어려운 것 같다는 잡생각이 첫 번째.
(현재로서는 이렇게 생각 중이다.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게 될 수도 있다.)
두번째는, 책을 읽고 생각이 확장되는 경우와 생각이 선행되고 책으로 확인하는 경우에 관한 것이다.
보통은 전자를 기대하고 책을 읽는다. 전공 분야나 관심 분야가 아니었던 경우 특히 그렇다.
후자의 경우는 놀람이나 공감이 일어날 수 있겠다.
문제는 후자의 경우 의도한 바가 아니라도 그 생각에 강화가 일어난다는 것이다.
내가 제대로 읽은 것인지, 보고 싶은 대로 왜곡해서 읽은 것은 아닌지 하는 의심이 들게 된다.
사전 정보가 적었던 책인 경우 특히 그렇다.
그에 더불어 내 생각이라고 생각했던 것이, 사실은 그다지 새로울 것이 없었던 기성품임을 받아들여야 한다. 심지어는 의식하지 못하는 새 간접적으로 영향을 받았을 가능성도 있다.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지만, 의도하고 같은 분야를 찾아 읽었던 게 아닐 때, 후자의 경험은 내게 당혹감을 준다. 예뻐 보여서 샀던 물건이 전혀 모르던 브랜드의 카피 디자인인 것을 알게 되었을 때의 당혹감과 유사하다.
기쁘게 생각하자면야 나 혼자했던 생각이 검증받은 것 같을 수 있겠고,
마침 같은 내용이 책에서 나와 반갑고 놀랍고 신기할 수도 있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이런 경험을 할 때에는 반대 입장에서 다시 생각해봐야 할 타이밍이라고 생각하는 편이다.
잡소리를 하느라 책에 대해서 부정적인 느낌을 주게 되었을까 조금 걱정이 된다.
내 개인적으로 조금 당황스러운 부분이 있었다는 것이고, 책 자체는 좋다고 생각한다.
부제에서의 '반응을 바꾸면 세상이 달라진다'라는 문구를 보고 자기 개발서라고 생각하실 수 있는데, 이 책은 진지한 버전의 시크릿에 가깝다.
현실은 진정한 믿음을 통해 창조되므로 '자신 안의 신성(상위자아 개념에 가까워 보이나 책에서는 '그리스도'라고 표현)을 깨우라'가 주요 메시지이다.
저자는 카발라, 성경의 비의적 해석, 히브리어, 심상화 등에 대해 관심이 깊었고 랍비 압둘라에게 '법칙'에 대해 배웠다고 하는데, 전체적으로 실천적 그리스도교에 가깝다.
진정으로 깨어나면 현실로 증명될 것이니 자신의 원하는 상태를 스스로 선택해 흔들리지 말고 믿어라.
외부 현실과 자신을 분리된 것으로 생각하지만 사실은 자신의 투영일 뿐이며, 실체로 존재하는 것은 오직 하나 뿐이다.
그러니 외부를 바꾸려 하지 말고 그에 대한 자신의 반응을 바꿔 현실을 재창조하라는 이야기.
이런 이야기가 필요했다는 생각이 드는 분들은 한 번 읽어보셔도 좋겠다.
- 당신이 삶에서 하는 반응들이 당신이란 존재를 정의합니다. 이것들이 변하지 않는 한, 당신의 삶은 여전히 그대로일 것입니다. 당신의 세상은 당신의 의식상태가 투영된 것에 지나지 않습니다. 의식은 유일한 실체이자 삶의 현상들의 유일한 원인입니다.
- 당신의 경이로운 상상력을 끝없이 뻗은 십자가의 수직선으로 생각하고, 그 십자가의 횡단면을 시간으로 생각하십시오. 당신은 자유롭게 그 십자가를 오를 수 있습니다.
- 모든 상태는 세상이 창조되기도 전에 이미 만들어져 있습니다. 오히려, 당신이 하나의 상태에 들어가면 그것이 스스로 세상에 모습을 드러낼 뿐입니다.
- '나'에 대한 느낌에 어떤 변화가 있다면 당신의 일상적인 모습에서 자동적인 변화를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 변화는 오직 느낌을 통해서만 일어나기 때문에 진리의 가르침은 "나"에 대한 느낌이란 주제를 다룹니다. 만일 똑같은 반응을 계속해서 한다면 느낌을 변화시키지 못했다는 뜻이 됩니다. 당신의 세상은 당신 내면에서 사실로 받아들인 것들에 맞춰 변화합니다.
- 과거에는 다른 이들이 바뀔 필요가 있다고 믿으면서 그 사람들을 변화시키는 데에 공을 들였습니다. 그들이 이렇게 변화된다면 세상이 조금 더 나아질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다가 내가 그들 안에 있고, 그들도 또한 내 안에 있고, 우리가 하나이기에, 이제는 깨어나서 나 자신을 신성하게 만들고 그렇게 함으로써 그들을 신성하게 변화시킵니다. 변화시켜야 할 사람은 오직 자신뿐입니다.
- 현재 당신은 다른 이들이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신경 쓰고 있습니다. 하지만 자신의 참된 자아를 깨닫게 되었다면 더 이상 다른 이들의 평가에는 관심 두지 않습니다.
- "내가 누구인가"라는 영원한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냈을 때 그 누구도 이 앎을 당신에게서 빼앗지 못합니다. 이 지혜는 내부로부터 주어집니다. ... 당신의 의식은 분별력 없는 천진한 상태에서 경험을 위한 상상력으로 가는 여정입니다. 당신은 이미 당신이 되고자 하는 바로 그 사람입니다. 그렇다고 주장하십시오. 그러면 언젠가 그것을 외부로 펼쳐낼 것이고, 사람들은 그 결실을 보고 당신을 알아볼 것입니다.
만일 지금 당신이 원하는 삶을 살고 있지 않다면 타인에 대한 비방을 멈추십시오. 그저 "나"에 대한 느낌을 변화하는 작업만을 계속해서 당신이 바라는 상태에 머무십시오. 계속하고, 계속하고, 계속하십시오. 반응하지 않는 시점이 왔을 때 당신을 둘러싼 환경은 변합니다.
행동과 반응은 에너지가 필요하기에 다른 사람들이 노력이라고 부르는 에너지를 통해 우리는 올라갑니다. 하루 종일 목적한 모습이 된 자신을 받아들임으로써 당신의 목적을 상기시키십시오.
- 책 따위에 자신을 가두지 마십시오. 누군가가 진리란 무엇인지에 대해 결정해서 글로 쓸 수 있다고 믿지 마십시오. 본인이 직접 계속 파헤쳐가십시오. 과거의 작아진 옷을 벗어던지지 않으면 더 이상 클 수 없습니다. 지금 문제를 겪고 있다면 지금과는 다른 태도를 지니는 것이 당신이 직면한 모든 문제의 해답입니다.
- 사람들은 진실을 찾고 있지 않습니다. 그들이 찾고 있는 것은 자신의 의견이 맞다고 지지해줄 것뿐입니다.
- 삶에서 자신이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살펴보십시오. 관찰한 결과, 당신의 마음구조가 예전과 달라졌다면 외부 세상 또한 따라서 변할 것입니다. ... 이것을 통해 당신은 내면에 있는 생명의 근원을 깨우는 중입니다. 그렇게 그 내면의 존재를 발견한 날, 이제껏 비난해왔던 상대방의 혐오스러운 특징들이 실은 당신 안에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될 것입니다.
- 당신이 돌고있는 삶의 트랙을 바꾸고자 한다면 삶에 대한 기계적인 반응을 끊어 내야만 합니다.
- 이 상태가 변하지 않는다면 당신의 역사는 그대로 반복될 것입니다.
- 당신이 삶에 대해 어떻게 반응하는지, 비판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 살펴보십시오.
- 그게 정말 지금 당장 이루어졌다면 당신은 이 세상 어디에 있겠습니까? 세상은 어떤 모습일까요? ... 직접 해보십시오. 그러면 다른 이에게서 보인 결점들이 당신 안에 있다는 것을 발견할 것입니다. 자신에게로 시선을 돌리십시오.
- 당신의 미래는 펼쳐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 이미 존재합니다. 당신이 인생에서 마주칠 수 있는 모든 사건뿐만 아니라 시간 트랙 모두 완성되어 있습니다. 당신 존재의 수준을 올리거나 내릴 때마다 삶에서 변화가 일어날 것입니다. 당신은 현재 어떤 특정한 하나의 높이에 놓여 있는 중입니다. 현재 상태를 묶고 있는 삶의 끈들을 끊고, "일어나서, 침상을 걷고 걸어" 가십시오! 생각을 바꾸는 것을 통해 이 끈들을 끊어버리십시오. 왜냐하면 당신이 내면에서 일어설 때만, 그것과 상응하는 외부의 변화가 일어나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 "올바름에 대한 갈증이 있고 굶주린 자는 축복 받으리라."
- "더러운 자는 계속해서 더럽게 두라. 그것이 그대에게 무슨 상관인가? 그대는 나를 따르라."
- "당신이 받았으면 하는 일이 무엇이든, 그것을 먼저 다른 이들에게 하라. 왜냐하면 이것은 선지자의 법칙이기 때문이다."
- 만일 자신에게 정직하다면 당신은 당신 내면에 있는 존재가 자랑스럽지도 않은, 길들여야만 하는 괴물이라는 것을 알 것입니다.
- "위안자가 올 수 있도록, 내가 가는 것이 낫더라." 외부의 스승이 준 가르침처럼 보이지만 외부 스승에 관한 믿음을 사라지게 하기 위한 가르침입니다. 왜냐하면 오직 이렇게 외부 스승에 대한 믿음이 사라졌을 때에만 당신 내부에 있는 위안자를 찾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 오늘 밤 마음속으로 하루를 돌아보십시오. 오늘 아침에 봤던 것들을 기억해보겠습니까? 당신이 했던 반응들이 이전에 했던 것들과 다름없었다면 "나"에 대한 느낌을 바꾸지 못했다는 증거입니다. 당신의 친구들과 주변 사람들이 당신의 기준점입니다. 당신의 정신적 여행에서 그들을 이용하십시오.
- 명심하십시오. 만일 당신 안에 특정한 단점이나 위대함이 없다면 당신은 다른 사람에게서 그 단점이나 위대함을 인식할 수조차 없습니다. 타인에게 어떤 단점이 보인다면 당신의 'I'로부터 그 단점을 제거하십시오. 그 자리를 위대함으로 교체해 넣고, 당신 세상이 그 변화된 것에 따라 어떻게 변하는지 지켜보십시오.
- "그대가 나를 이미 찾아내지 못했다면 그대는 나를 찾으려 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당신이 삶에서 지금 하고 있는 반응들을 세상에 표현하고자 하는 반응으로 바꿀 때, 당신은 당신이 찾고 있는 존재를 찾게 될 것입니다. 영향력을 행사하거나, 권력을 행사한다거나 누군가에게 도움을 요청할 필요는 없습니다. 해야 할 일이라고는 그저 당신의 태도를 바꾸는 것뿐입니다. 당신의 목적을 섬세하고 뚜렷하게 정한 후에 이것과 관련해서 당신 내면의 대화와 반응들을 주의 깊게 관찰하십시오. 당신의 생각과 반응이 잘 훈련되어 있다면 당신의 "나"가 당신을 더 높은 상태로 들어 올려 목적지까지 데려다줄 것입니다. 당신의 동료들은 비난의 대상이 아니라, 깨워야 할 대상입니다. 당신 자신을 깨우는 것을 통해 그 일을 합니다. 당신이 의식 안에서 올라가면 당신과 함께 모든 사람도 함께 올라갑니다.
- 진정한 올바름은 의식입니다. 우리는 이 단어를 오해해서 올바름을 외부에서 구합니다. 하지만 내가 무엇이라는 의식은 외부의 것을 끌어당기는 자석입니다. 원하는 사람이 되었다는 느낌으로 당신의 의식을 채우십시오. 그러면 당신의 올바름(올바른 생각)이 그것을 가져다줄 것입니다.
- 성장을 향한 배고픔이 당신에게 찾아왔는지 여부는 당신만이, 오직 당신만이 압니다. 비판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당신의 생각들을 관찰하기 전까지는 당신이 당신에게 하라고 주어진 일을 시작한 것이 아닙니다. 당신이 자아 관찰을 하기 시작했을 때 당신은 충격을 받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당신은 당신이 생각했던 것처럼 진실하지도, 정직하지도, 용감하지도 않다는 것을 발견하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 "마리아"라는 단어는 "물"을 뜻합니다. ... 당신이 타인을 볼 때 그가 되고자 하는 모습에 못 미치게 보고 있다면 그에게서 그의 소망이 표현되는 데에 필요한 상태를 강탈하는 것입니다. ... 그가 이미 원하는 사람이 되었다는 전제에서 그를 보고 그와 대화하십시오.
- 신성은 나뉘지 않습니다. 따라서 모든 이는 하나의 존재가 투영된 것일 뿐입니다. 이웃을 자신처럼 사랑하라고 말하는데, 다른 이란 없기에 당연한 말입니다. 타인을 신성하게 만들려 하지 말고, 자신을 신성하게 만드십시오. 다른 사람에게 하는 작업은 결국 무용할 것입니다. 자신을 바꾸는 일만이 다른 사람을 변화시키는 유일한 방법입니다. 당신의 생각이 옳았다는 것만을 찾는다면 당신은 성장하지 못합니다.
- "그렇게 보이는 것은, 그것을 그렇게 보는 사람에게만 그러기에 끔찍한 고통, 절망, 영원한 죽음과 같은 것이 있다고 여기는 자에게는 그런 끔찍한 결과가 생겨난다."
윌리엄 블레이크는 자신의 시 예루살렘에서 이런 약속을 합니다.
"... 하지만 신의 자비가 그것을 넘어, 예수의 몸 안에서 인간을 구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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