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 제임스 도티 / 주민아
출판 : 판미동
출간 : 2016.07.12
최근 들어 읽는 습관이 다시 잡히고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바쁘기 때문이다.
과거의 1순위는 2-3순위로 밀려나는 순간 다시 이전의 영광을 되찾기 위해 재미있어진다.
5월은 여러모로 일이 많은 달이다.
시간에 관해 신경을 좀 써야겠다 싶어 관련 도서를 찾아 읽었다.
그와 관련해 생각이 떠오름과 동시에 실행하는 것과 잠시 멈춰두었다 실행하는 것 사이의 장단점에 대해서 생각해봤다.
나는 스마트폰을 사용하면서 새로 생긴 독서 습관이 있다. 마음에 들거나 곱씹어 생각해보고 싶은 문장을 보면 일단 폰에 기록을 한다는 점이다.
이전에는 페이지만 적어두고 계속 읽어나갔는데, 한 차례씩 끊어가는 것이 과연 더 좋은 습관인지에 대해 고민 중이다.
문장을 기록하는 것의 목적은
아마도 그 문장을 더 깊게 이해하고, 더 음미하고, 더 오래 기억하고 싶어서일 것이다.
전자. 최초로 읽는 순간 느끼는 어떤 것은 그 한 순간, 찰나 밖에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전체를 읽은 후 다시 본 문장은 당시보다 더 할수도, 덜 할 수도 있지만 똑같지는 않은 느낌이다.
그러므로 온전히 느끼는 것은 중요하다.
후자. 그러나 그 찰나의 감흥이란 것은 전체적 맥락 안에서는 큰 의미를 갖지 못하기도 한다.
그때의 나와 지금의 내가 다르듯이, 변하는 것이 당연한 것이다.
그러므로 멈추지 말고 일단 표시만 해둔 채 끝까지 읽고나서 돌아오는 것이 더 중요하다.
둘 다 일리 있는(?) 생각이다.
혼자 머릿속으로 토론을 해보는 것도 때로는 즐겁다.
이번 주간에는 여러 상황상 후자의 의견대로 해보기로 했고,
그래서(?) 리뷰도 몰아서 쓰기로 했다.
닥터 도티의 삶을 바꾸는 마술 가게.
처음 들었을 때는 아동 도서의 제목인 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아미들이 사랑하는 책이었다.
최근 내가 마음, 심상화, 명상 관련 도서들을 읽는다는 것을 알게 된 지인이 강력 추천해준 책이다.
처음에는 약간 떨떠름했지만 읽어보니 장점이 뚜렷하다.
체험을 통한 기록은 그 자체가 갖는 무게가 있다.
설사 그것이 비재현성의 한계를 가지는 한 개인의 것일지라도 어느 한 사람에게는 일어난 현실이기 때문이다.
이런 글을 읽을 때 중요한 것은 그 체험에 대한 판단보다는, 나에게 있어 어떤 영향을 미치도록 받아들일 것인가-일 것이다.
같은 것을 보더라도 얻는 것은 다를 수 있다.
가장 좋은 것을 얻어갈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저자와 같은 선택만이 유일한 답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선택의 순간, 또는 힘겨운 순간들마다 흔들리지 않을 수 있는 자기중심이 있다는 것은 정말 든든한 일일 것이다. 그리고 확고한 자기 확신과 스스로에 비추어 부끄럽지 않을 수 있는 자아상을 갖추는 것 또한 훌륭한 일이다. 스스로가 원하는 자기 모습이 확실하다면 그에 대해 타인의 평가에 흔들릴 필요는 없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어느 나이대에나 읽어보기 좋은 책이라 생각한다.
저자는 신경외과 의사로 통칭 서전(surgeon)이라 불리는 술기의 신이다. 대규모 수술의 경우 10시간이 넘는 시간 동안 서서 집중해야 하기도 하는, 스스로의 QOL은 낮기로 유명한 과다. 또한 미국에서라면 최고로 대우를 받을 수 있는 과이기도 하다.
그가 가난한 동네에서 월세를 내지 못해 쫓겨날 것을 걱정하던 어린 꼬마에서 어떻게 자기 병원을 오픈한 신경외과 의사까지 갈 수 있었는지, 그리고 그 이후 백만장자 기업인이 되었다가 다시 의사로 돌아오기까지 그의 결심과 변화들까지 이야기해주는 책이다. 선입견을 조금 내려놓고 지금은 사랑과 봉사를 실천하는 한 의사의 수기 정도로 생각하고 읽는 것도 좋겠다.
때로, 나홀로 근무 시 많은 일들이 한 번에 몰아닥칠 때가 있다.
그럴 때 몰려드는 흐름에 압도당하면 매분 매초가 굉장히 괴로운 시간을 버텨야 하고 실수 확률도 올라간다.
잠시 심호흡을 하고 무조건 내 흐름대로 끌고 가다 보면 상황은 정리되어 있다.
해야 할 사람도 나, 책임져야 할 사람도 나라면 내가 내 흐름을 잃어선 안된다.
그런 순간, 걷는 것도 뛰는 것도 아닌 묘한 걸음으로 움직이고 있노라면
일종의 타이쿤을 하는 기분이나 춤을 추고 있는 기분이 들기도 하는데
시간의 흐름이 조금 다른 기분이 든다.
어쩌면, 저자가 말하는 순간들은 그런 일상 속의 집중의 시간일지도 모른다.
"보고 듣고 읽는 많은 것들이 인간에 대한 희망을 앗아 가는 느낌이 들 때 이 책을 펼쳐라."
- "저는 뭔가를 연습하고 그걸 잘 해낼 수 있다는 게 좋아요. 제가 잘 통제하고 있다는 점이 좋은 거죠. 마술이 잘 되건, 못 되건 오로지 저한테 달려 있으니까요. 딴 사람이 무슨 말을 하건, 뭘 하건, 뭐라고 생각하건 중요하지 않아요."
- "내 생각에는, 사람들이 실제로 거기에 있는 것을 보는 게 아니라 자기들이 거기에 있다고 생각하는 것만 보기 때문에 마술이 통하는 것 같아."
- "자, 만약에 이게 영국식 카드 팩이라면 네 말이 맞을 거야. 하지만 이건 유감스럽게도 프랑스식 카드 팩이고, 프랑스 카드에서 각 여왕은 역사나 신화 속의 다양한 여성을 상징한단다. 프랑스 카드에서 하트 퀸과 다이아몬드 퀸은 유디스와 라헬을 나타내지. 둘 다 성경에 나오는 강인한 여성이야. 클럽 퀸은 아르긴으로 알려져 있는데, 나도 들어본 적이 없는 사람이야. 하지만 그 이름은 라틴어로 여왕이라는 뜻의 단어 레지나의 철자를 바꾼 거야. 네가 뽑은 카드 스페이드 퀸은 그리스 여신 아테나란다."
- "약속할게요." 나는 혹시나 가르쳐 줄 사람을 찾을 수 없을 경우를 대비해, 등 뒤에서 손가락을 교차해 볼까 생각했다. 하지만 그 대신 공중에 세 손가락을 들어보였다.
(리뷰자 주: 과거 종교 탄압시 자신의 믿음을 인정하면 그대로 끌려가 처형되기도 했으므로, 어쩔 수 없이 거짓을 말할 때 이 거짓을 참회하는 의미로 등 뒤에서 손가락을 교차해 십자 표시를 하곤 했다. 그 자체로 특정 종교인이라는 신앙의 표지가 되기도 했다. 현재는 거짓말을 할 때 이 표시를 하면 죄를 받지 않는다 정도의 가벼운 징크스적 믿음으로 유지되고 있다.)
- "네가 화가 나고 슬플 때도 긴장을 풀고 느긋해질 수 있어. 그게 큰일처럼 느껴진다는 걸 잘 안단다. 하지만 결국 너는 거의 즉각적으로 완전한 이완과 휴식의 상태로 들어갈 수 있을 거야."
- 나는 호흡을 천천히 가라앉히고, 혈압을 조절하고, 심박동 수를 낮추곤 한다. 뇌의 가장 민감한 부분을 현미경을 통해 보면서 수술할 때, 내 손은 흔들리지 않으며 내 몸은 이완된다. 이게 전부 루스가 마술가게에서 가르쳐 준 마술 덕분이다.
- 루스는 내 마음을 통제하는 방법을 가르쳐 주었고, 내 마음의 라디오 방속국에서 흘러나오는 죄의식, 과거 사건에 대한 수치심, 미래에 일어날지도 모르는 일을 상상하는 불안과 두려움을 다시 겪지 않도록 도와주었다. 아니, 어쩌면 더 중요한 사실은, 루스는 내가 이런 생각들에 대해서 예전처럼 감정적으로 반응하지 않도록 가르쳐 주었다는 것이다.
또한 나의 과거가 조금 달랐으면 하고 바라는 마음이 얼마나 부질 없는지, 그리고 내가 통제할 수 없는 장밋빛 미래에 대한 온갖 걱정도 얼마나 허무한 일인지 가르쳐 주었다.
- 나의 미래가 도착했다. 그랬다. 그 입학 허가서는 누추한 이 아파트에서 저 아파트를 전전하면서 우편을 통해 여러 번 새 주소로 회송되었다. 하지만 나의 미래는 나를 붙잡았고 마침내 나를 찾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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