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자가 흐르는 이야기/Book1

[메이슨 커리] 리추얼 - 세상의 방해로부터 나를 지키는 혼자만의 의식

일루젼 2021. 6. 13. 03:19
728x90
반응형

저자 : 메이슨 커리 / 강주헌

원제: Daily rituals : how artists work
출판 :  책읽는수요일
출간 :  2014.01.26

 


이 책은 저자가 운영하던 ‘일상의 습관Daily Routine’이라는 블로그에서 시작되어 나온 책이다. 

저자는 '유명한 예술가들은 자신만의 습관이 있었을까? 일상이나 작업 패턴이 있었던 것일까?'라는 의문을 가지고 백여 명의 인물들을 조사해 그들의 습관 - 데일리 리추얼을 간략하게 정리, 소개한다.

 

예술가라 함은 화가, 작가, 시인, 건축가, 음악가, 행위예술가, 수학자, 과학자 등 다양하다.

그들 각각의 작품을 위한 리추얼도 다양했다.

 

딱히 별다른 습관 없이 무질서하게 살았던 인물도 있었고,

기계처럼 계획대로 살았던 인물도 있었고,

중독에서 벗어나지 못한 인물도 있었고,

이도 저도 아닌 인물도 있었다.

 

결국 다들 각자 하고 싶은 대로 하고 살았다....ㅋ

 

작가들은 대체로 불면증이 있었고

아침은 달걀과 커피 정도로 간소했으며

각성제와 수면제를 번갈아 복용했고

술을 사랑했다.

 

꾸준한 루틴을 가진 작가들 중에서는

매일 2-3시간을 꾸준히 하루도 빼놓지 않고 쓴다면 충분할 것이라는 말을 한 사람들이 꽤 있었다.

 

스르륵 읽기 좋은 책이었다.

어디선가 접해본 예술가에게는 어떤 습관 -또는 기벽- 이 있었나 흥미롭게 살펴볼 수 있었고

더 찾아보고 싶거나 작품을 감상하고 싶은 인물들도 있었다. 

 

또한 자신의 의지력이 영 미덥지 못하다면 -혹은 기복이 있다면- 

자신만의 루틴을 만들어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이다.

아무 생각하지 않아도 특정 시간이 되면 그 일을 하는 것이 자연스럽도록.

 

 

 


 

- 프랑스의 식도락가 앙텔름 브리야사바랭은 "그대가 무엇을 먹는지 말해보시오, 그럼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 말해주겠소."라고 말했다.

(리뷰자 주 : 브리야 사바랭 치즈는 정말 맛있다.)

 

- "햇살이 창문에 스며드는 걸 지켜본다."

모리슨은 마지막 부분을 중요하게 생각하며, 그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작가라면 누구나 뭔가와 접촉해서 자신이 통로가 되는 공간, 즉 창작 습관이란 신비로운 과정을 시작하는 공간에 다가가는 방법을 나름대로 고안한다. 내 경우에 햇빛은 그 과정이 시작되었다는 신호이다. 따라서 그 과정이 햇살에 있는 것은 아니다. 그 과정은 햇살이 스며들기 전에 시작된다. 어떤 의미에서, 이런 습관적인 과정 덕분에 나는 글을 쓸 수 있다."

 

 - "일상의 삶에서 힘들이지 않고 기계적으로 행동하는 부분이 많아질수록 정신의 힘이 본래의 역할에서 해방된다. 사사건건 망설이며 어떤 것도 습관적으로 행하지 못하는 사람만큼 불쌍한 사람은 없다. 담배에 불을 붙이고 술을 마실 때마다, 매일 잠자리에서 일어나고 잠자리에 들 때마다, 또 어떤 일을 시작할 때마다 심사숙고하는 사람보다 불행한 사람이 어디에 있겠는가?" - 윌리엄 제임스

 

- "습관에 대한 제임스의 충고는 ... 실질적으로는 어떤 습관도 없는, 가장 절실하게 필요했던 습관조차 없던 사람, 습관이 없는 것이 습관이었던 사람, 따라서 삶 자체가 통제되지 않고 혼란스럽기 그지없던 사람이 자신에 대해 아는 것이 거의 없다는 걸 뒤늦게야 깨닫고 처절하게 노력한 끝에 얻은 조언이었다."

 

- 나는 매일 아침을 나만의 의식으로 시작한다. 새벽 5시 30분에 일어나 연습복을 입고 레그 워머를 신고 후드티를 걸치고 모자를 쓴다. 그러고는 집 밖으로 나와 택시를 불러 세우고 운전사에게 91번가와 퍼스트 애비뉴 모퉁이에 있는 펌핑 아이언 체육관으로 가자고 한다. 그리고 그곳에서 두 시간 동안 운동을 한다. 내 의식은 매일 아침 체육관에서 하는 스트레칭과 웨이트 트레이닝이 아니다. 내 의식은 바로 택시이다. 운전사에게 목적지를 말하는 순간, 내 의식은 끝난다. 

 

- "하지만 연구와 집필 활동은 내게 일이 아니라 삶 자체입니다. 연구는 내가 해야 할 일이고, 내가 좋아하는 것입니다." 

그의 엄격한 직업윤리에 대해 설명해달라는 질문을 받았을 때 굴드는 직업윤리를 궁극적으로는 기질 -"탄생과 유전 및 유리한 환경 등의 객관적으로 설명하기 힘든 불가분 한 결합체" -의 문제라고 생각한다면서 다음과 같이 덧붙였다.

"당신은 튼튼한 몸을 가졌지만 모두가 당신처럼 육체적으로 건강하지는 않습니다. 나는 육체적으로 건강하진 않지만 지적으로는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에너지를 가졌습니다. 그래서 하루 종일이라도 일할 수 있습니다. 나는 텔레비전을 30분 이상 시청하지 못하지만, 일단 연구나 글쓰기를 시작하면 하루 종일 앉아서 작업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모두가 그렇게 할 수 있는 건 아닙니다. 물론 윤리적 문제로 생각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내 생각은 그렇지 않습니다. 그것은 체형과 기질 및 체력의 문제입니다. 우리가 어떻게 지금의 우리가 되었는지는 나도 모르겠습니다." - 스티븐 제이 굴드

 

- "결국 누구나 자기에게 맞는 최선의 방법을 찾아내야 합니다. 한 마디로, 깨야 할 진짜 미스터리는 바로 당신 자신입니다." - 버나드 맬러머드

 

 

더보기

- 나는 평생 씨름하던 문젯거리들을 이 책에 담아내려 애썼다. 창조적이고 의미 있는 작품을 쓰면서 어떻게 먹고살 수 있을까? 하나의 과제에 온전히 집중하는 게 나을까, 매일 조금씩 해결해가는 게 나을까? 모든 것을 멋지게 끝내기에 충분한 시간이 없다면 잠이나 소득, 집 청소 같은 걸 포기해야만 할까? 

 

- 찰스 디킨스는 15편의 장편 -그중 열 편이 800페이지가 넘는다- 과 많은 단편소설, 수필 및 편지와 희곡을 쓴 작가였지만 일정한 조건이 갖추어지지 않으면 글을 쓰지 못했다. 첫째, 주변이 무조건 조용해야 했다. 그의 서재에는 소음을 차단하기 위해 덧문이 추가로 설치되어 있을 정도였다. 둘째, 서재가 정확히 정돈되어 있어야 했다. 책상 앞에는 거울이 있어야 했고, 책상에는 그가 글을 쓸 때 사용하는 물건들, 예컨대 거위 깃펜과 푸른 잉크가 몇 가지 장식품 옆에 반듯하게 놓여 있어야 했다. 장식품으로는 생화가 꽂힌 작은 꽃병, 커다란 종이칼, 토끼가 앉아 있는 모습의 금박을 입힌 잎사귀, 두 개의 청동상(하나는 싸움질하는 한 쌍의 뚱뚱한 두꺼비, 다른 하나는 강아지들에게 둘러싸인 신사)이 있었다.

 

- "열심히 일하지 말고 영리하게 일해라."

 

- 일설에 따르면, 발자크는 하루 50잔의 블랙커피를 마셨다.

 

- "음악이 곧 내 삶이었다. 음악이 언제나 최우선이었지만, 관객 앞에 보여줄 수 없다면 음악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 루이 암스트롱

 

- "엄밀히 말하면, 나는 무계획의 자유를 지나칠 정도로 바라는 사람이다. 내년, 심지어 다음 주에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고 싶지 않다. 창조적인 작업에서 비롯되는 충동을 최대한 산뜻하게 유지하라면 철저히 무관심한 상태에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물론 애덤스도 궁극적으로 그런 상태에서 벗어나 인위적인 노력을 해야 한다. 그러나 애덤스는 "문득 떠오르는 어떤 생각이든 편견 없이 받아들일 수 있도록 일상의 삶에서 어디에도 구속받지 않고 자유롭게 살기 위해 애쓴다." 라고 말한다.

 

- 1870년 4월, 스물여덟 살의 청년 윌리엄 제임스는 자신에게 경고하듯 일기에 이렇게 썼다. 

"질서를 습관화할 때에야 비로소 우리는 진정으로 흥미로운 활동 분야에 뛰어들어 의지에 따른 선택을 구두쇠처럼 하나씩 축적해나갈 수 있다는 걸 반드시 기억하고, 하나의 고리가 끊어지면 모든 것을 망칠 수 있다는 걸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

 

- "어쨌거나 일은 누가 뭐라 해도 삶에서 탈출하기에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 플로베르

 

- "진정한 통찰의 순간들을 꾸준히 유지하기 위해서는 철저히 절제해야 합니다. 절제된 삶을 살아야 합니다." - 헨리 밀러

 

- "내가 중독자가 아니라는 걸 자네에게 증명했지만, 그동안 아무 일도 하지 못했네. 아침에 일어나서 백지만 멀뚱멀뚱 쳐다보고 있었으니까. 그냥 보통 사람이 된 것처럼 아무 생각도 할 수 없었네. 결국 자네는 수학의 발전을 한 달 동안 방해한 거야!" - 에르되시

 

- "아닙니다. 적절한 단어들은 이미 내 머릿속에 있습니다. 내가 고민하는 건 단어들을 어떻게 배열해서 완벽한 문장을 만드냐는 겁니다." - 조이스

 

- "나 같은 성향의 사람에게 글쓰기는 자기 파괴적인 직업이 아니라는 확신을 가져야 한다. 제발 그렇지 않기를 바라고, 그렇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진정으로 확신할 수가 없다." - 치버

 

 - 정신과 몸이  매일 밤 여섯 시간이든 일곱 시간이든, 혹은 권장 수면 시간인 여덟 시간이든 상당한 시간의 수면에 익숙해지듯, 정신이 깨어 있는 상태에서 창조적으로 수면을 취하며 상상한 꿈을 생생하게 전개하도록 훈련시킬 수 있고, 그런 꿈이 픽션으로 성공작이 된다. - 스티븐 킹

 

- "그는 전화로 수필이나 책 한 권을 통째로 읽어주고, 서너 편의 곡을 흥얼거렸던 것으로 유명했다. 그와 녹음을 함께 한 몇몇 협연자들은 굴드가 연습까지 전화로 하는 것을 좋아해 자신이 맡은 피아노 부분을 흥얼거렸다고 증언하기도 했다." 면서 "그 때문에 굴드의 전화는 네 자릿수인 경우가 많았다."라고 덧붙였다. 

(리뷰자 주 : 전화를 많이 쓰는데 왜 전화가 네 자릿수라는 말인가? 하고 참고문헌을 찾아보니 전화요금이 네 자릿수로 나왔다는 말이었다.)

 

- "탈취제 광고문이나 케첩병 상표에 쓰일 광고문을 써야 한다면 그렇게 할 겁니다. 어렴풋한 아이디어를 구체적인 생각으로 바꾸고, 그 생각을 글로, 글을 다시 잉크가 묻은 인쇄물로 바꾸는 경이로운 작업은 언제나 내 가슴을 설레게 합니다." - 존 업다이크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