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자가 흐르는 이야기/Book1

[톰 오브라이언] 당신은 뇌를 고칠 수 있다 - 매주 1시간 투자하여 최상의 기억력, 생산성, 수면을 얻는 법

일루젼 2021. 6. 11. 06:03
728x90
반응형

저자 : 톰 오브라이언 / 이시은
출판 :  로크미디어 / 브론스테인
출간 :  2019.08.21


  

흠. 나쁜 책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엄청나게 좋은 책이냐고 한다면 좀 미묘하다. 

 

책에 관해 첫 번째로 내가 느낀 점은 신선한 주제다. 예방의학에 가까운 면도 있고, 대체의학에 가까운 면도 있다.

저자는 이를 '기능의학'이라고 표현한다. 

현재 나타난 증상을 단순히 현재 시점에서만 바라볼 것이 아니라 과거 문제가 된 지점까지 거슬러 올라가 살펴야 한다는 시각에 대해서는 동의한다. 또한 의식하지 못한 채 이루어진 만성 노출이 개인의 약한 고리를 공격해 다양한 증상으로 나타날 수 있다는 점에 대해서도 동의한다. 음식과 생활습관이 내 삶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가에 대해 처음 접하는 분들이라면 내용 자체를 훑어 읽기에 괜찮은 책이라고 본다.

 

두 번째로 느낀 점은 뭐라고 말하기 어려운 상업의 느낌이다. 그게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스스로 옳다고 생각하는 길을 개척해가는 도중에, 아무리 찾아도 마땅한 것이 없어서 직접 도움이 될만한 것들을 개발하고 그것을 나눈다는 것은 훌륭한 일이다. 도움에는 항시 적절한 대가를 지불하는 것이 당연하다. 이 부분은 파트릭 뷔렌스테나스의 <Trame>에서도 살짝 느낀 점인데, 내가 약간의 불편함을 느끼는 이유에 대해 생각해봐야겠다. 

 

세 번째로 느낀 점은 번역이다. 빠른 번역과 감수, 출판을 목표로 했기 때문인지 문장이 매끄럽지 못하고 몇몇 부분은 전달하고자 한 의미를 반대로 해석한 곳도 보인다. 하지만 이건 원문으로 읽지 않고 번역서로 읽기를 선택했다면 어쩔 수 없이 감수해야 할 부분이기도 하고, 앞뒤 맥락을 따지면 이해에 크게 문제는 없었다. 원문을 비교해서 재독 할 계획은 없으니 조금 더 추가하자면 한 책 내에서 주장이 조금씩 상충되는 모순도 있었지만, 큰 맥락을 이해하기에는 문제가 없었다. 

 

네 번째로 느낀 점은 요리 부분에 대한 편집이다. 각각의 요리별로 편집해주었다면 조금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욕심. 하지만 이미 450페이지에 달하는 책이니 그건 좀 무리였을 수도 있겠다. 하지만 레시피만 올려주기보다는 단계별로 글루텐 줄이기 - 완전한 글루텐 프리 레시피 같이 구분해주었다면 더 좋았겠다는 생각은 든다.

 

다섯 번째는 최대한 과학적으로 서술하려 하는 듯 하지만, 약간씩의 논란거리가 보인다. 영매에 관한 부분이나 전자기파 알러지(EHS), 이제는 자신이 자문이사로 있다는 허브 팅크제 등에 대해서는 그 점을 의식한 듯 가볍게 언급하는 정도다. (전자기장에 대해서는 앞선 부분들에 비하면 마지막 장으로 비교적 가볍게 다루었다.) 삭제하지 않고 넣었다는 것은 그 부분에 대해 이야기할 것이 있다는 말인데, -개인적으로 전자기장의 영향에 대해서는 일리가 있다고 생각하지만- 저자의 다른 저서를 더 읽어봐야 판단할 수 있겠다.

 

읽는 동안 생각 난 것은 마이클 폴란, 데이브 아스프리 (맨 뒤에 보니 레시피 제공으로 소개되어 있었다), 설탕의 영향과 물고기의 중금속 축적에 관한 책들이다. 아토피나 각종 면역질환, 브레인 포그(뇌 안개로 번역되어 있다)로 고생 중이신 분들은 물론 지금보다 더 맑고 명료한 정신을 원하는 분들도 한 번쯤 읽어보고 관심을 가져볼 만한 주제다. 다만 부제처럼 매주 1시간으로 해결되는 문제는 아니다. 

 

 

두 번째로 언급한 상업적인 면이 신경 쓰인 다른 이유는 출판사에 대한 나의 인식이 그 방향으로 생기고 있기 때문이다. 책을 홍보할 때 요약정리해서 최대한 읽고 싶게 만드는 것은 중요하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독서 인구가 한정적인 편이고, 주제도 특정 분야이니 최대한 흥미를 끌어야 할 것이다. 하지만 감상의 영역을 벗어난 약간의 왜곡이라거나, 일단 읽어봐야 느낄 수 있는 미묘한 어긋남에 대해서는 크게 개의치 않는 느낌이다. 어쨌건 '구매를 유도했다'거나 '읽었으니 얻는 게 있지 않았는가'라는 느낌이 약간.

 

내가 너무 기대가 컸거나, 꼬아서 생각하는 것일 수도 있다. 

일단 완전한 판단은 보류. 

흥미롭게 읽었지만 정독보다는 속독이 어울리는 책이었다. 

 

 


 

- 내 좋은 친구 하나가 친절한 것과 착한 것의 차이에 대한 의견을 들려주었다. '착한 것'은 (우리 자신을 포함하여) 누구의 감정도 상하게 하지 않으려고 섬세하게 말하거나 행동하는 것이고, '친절한 것'은 누구도 비난하지 않는 입장에 서서 진실을 인식하고 말하는 것이다.

 

- 저자인 페마 초드런은 티베트어로 '마이트리'를 공유하는데, 이는 애정 어린 친절과 자신과의 무조건적인 우정을 의미한다. 나는 그때까지 나 자신에게 친절하게 대한 적이 없었다. 항상 목표를 향해 돌진하고, 그러면서도 한 번도 내 노력이 충분했다고 인정한 적이 없었다. 모든 것이 하나의 여정일 뿐, 결코 완벽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던 것이다.

 

- 세차한 지 불과 몇 시간 만에 자동차 앞 유리에 다시 얇고 지저분한 막이 생기는 것을 본 적이 있는가? 대기 중의 앙금이 내려앉은 것으로, 우리는 숨을 쉴 때마다 그 침전물을 들이마시고 있다. 그래서 우리는 침실에 가능한 한 최고의 공기 여과 시스템을 갖추어야 한다. 침실은 우리가 적어도 매일 6~8시간씩 호흡하며 머무는 공간이니 말이다. 하룻밤 사이에 세상을 바꿀 수는 없지만, 세상이 우리에게 미치는 악영향은 확실히 최소화할 수 있다.

 

- 일단 B4를 겪게 되면 뇌 안의 모든 조직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당신이 지금껏 어떻게 살아왔고 어떤 독소에 노출되었으며 그 독소가 어디에 축적되었는지, 그리고 어떤 유전적 특성을 물려받았는지가 당신의 약한 고리를 결정한다. 결국 그것이 당신이 걸리기 쉬운 가장 취약한 질병이 된다. 유일한 차이는 분자 모방이 어느 부위에서 발생하느냐는 것뿐이다.

(리뷰자 주 : blood-brain barrier를 통상 BBB라고 칭하는데, 저자가 말하는 B4는 blood-brain barrier breaks down인지, isolectin B4인지, 그것도 아니면 저자만의 용어인지 설명이 따로 없어서 계속 의아했다.)

 

- 가공 설탕을 먹으면 전신에 염증이 증가한다. 설탕 섭취가 미치는 영향을 이보다 더 정확하게 말할 수 없을 것이다. 정제된 설탕은 섭취량에 관계없이 가장 많은 염증을 일으키는 식품이다. '소량만 먹으면 건강에 도움이 되는 설탕'이란 세상에 없다. 뇌기능을 유지하거나 향상시키길 원한다면, 설탕이 들어간 음식을 완전히 끊어야 한다. 그래야 뇌와 몸이 재생할 기회가 생긴다. 설탕만 안 먹어도 불안, 우울증, 과민성 등 많은 정서적 문제가 사라지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 벤젠의 반감기는 1일이다. (연료 탱크를 채울 때 벤젠 가스를 흡입하면, 하루 종일 폐와 혈류에서 염증성 연쇄반응이 일어난다)

수은의 반감기는 2개월이다. (참치 샌드위치를 먹으면 위장에서 2개월 동안 염증이 생길 위험이 있다) 

폴리염화비페닐(PCBe)의 반감기는 체내에 침투한 유형에 따라 20~30년이다. 이 말은 비유기농 사과 한 알만 먹어도 자칫하면 체내에 이런 내분비계 교란물질이 침투하여 최대 30년간 면역 반응을 활성화하고 더 많은 염증을 유발할 수 있다는 의미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