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 박근호
출판 : 빈티지하우스
출간 : 2019.09.09
감정을 표현하지 못해 괴로워해 봤고, 사랑이 넘치는 길거리에 붙여보기도 하면서 느낀 건 한 가지입니다. 감정과 마주치는 것이 그리 두려운 일은 아니라는 겁니다. 조금 두렵더라도 꼭 해야 하는 일이라는 겁니다.
최근 읽은 책들이 내 기준으로는 먹물기가 있는 편이라 쉬어갈 겸, 퍼석해진 뇌에 보습도 좀 해줄 겸 선택했다.
즐겁게 읽었고 몇몇 문장은 곱씹어 읽어보기도 했다.
책의 초반부와 후반부 각각에서 드러나는 저자의 이미지가 좀 상이하기는 하지만, 나름의 삶을 아름다운 시간으로 채워나가는 사람이란 생각이 들었다. 선뜻 먼저 손 내밀 수 있는 여유, 규정과 규칙의 틀을 약간만 벗어나 작은 기쁨을 줄 수 있는 융통성이 필요한 시점에 적절하게 만난 책이었다. 모든 순간의 중심에는 '내'가 있어야 하지만, 숨을 고를 수 있게 되면 주위를 살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가 먼저 굳건해지고, 그를 통해 타인에게도 조금이라도 무언가를 나눌 수 있는 삶이란 참 좋을 것 같다.
따스함이 부족하다는 생각을 자주 한다. 별 것 아닌 것에 먼저 웃어주고, 조금의 관심이라도 나눠줄 수 있는 여유가 더 넘쳤으면 좋겠다. 아무래도 일을 좀 줄여야겠다는 생각을 자주 하게 되는 요즘이다.
정히 모난 마음이 들거든, 미래의 내가 과거의 나를 대하고 있다고 상상한다. 그렇게 해봐도 마냥 상냥하게 대하기는 쉽지 않지만 나를 찌른다고 생각하면 아무래도 조금은 덜 뾰족해진다.
그 순간 내 입장에서는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던 것들이, 어느 순간 살다 보면 반대 입장에 놓이는 순간이 오기도 한다. 그런 순간들을 기억하고자 한다. 그래서 양쪽을 모두 이해해보려 노력해본다. 그러다 보면 비슷한 상황은 더 이상 괴롭게 느껴지지 않는다. 그럴 수도 있고, 이럴 수도 있는 거니까. 그렇게 될 때까지 반복된다는 것과, 새로운 괴로움이 항상 나타난다는 것- 그게 아마 산다는 게 아닐까. 멍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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