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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당히 수월하게 읽었다. 작기 본인은 다시 보기 괴로운 글이라고 말했는데 충분히 이해한다.
퀴어에서의 '리'는 다르다. 정작 중독자로 지냈던 정크에서보다 혼란스럽고 무절제하다.
그는 마약이 아닌 한 청년에게 중독되어 있다.
놀라운 것은 어떻게 이렇게까지 폭로적으로 쓸 수 있었나 하는 점인데.
선을 지켜가며 객관적으로 투영해낸 정크의 '리'와는 달리 객관화의 선을 무너트리고 당시 작가 본인의 생각과 감정이 녹아버렸다고 봐야할 것 같다. 그러니 다시 보기 괴롭지;;;
집필 시기가 겹친다고 알고 있다.
그렇다면 정크에서의 절제가 오히려 퀴어에서의 폭로로 반발 효과를 냈을 가능성도 있다.
하아... 요즘은 읽는 쪽에 초점이 맞춰져서인지 오히려 생각한 걸 표현하는 게 영 버벅 버벅...
마음에 안드는 문장으로 나온다. 우우.
여튼 다시 이어서 말하자면 그렇다.
'앨러턴' 이라는 청년에 대한 갈망과 소유욕, 그의 거부에서 받는 상처와 고통.
그런데 그 점들을 현재형으로 드러내기 때문에 더욱 '리'가 생생하게 보인다.
무슨 말이냐 하면.
이 글은 회고록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 점에서 정크보다 훨씬 소설답게 느껴지지만 사실 내용을 놓고보면 오히려 퀴어야 말로 자서전에 가깝다.
정크에서도 회고적인 문장은 아니지만... 겪을 걸 다 겪은 자가 과거를 떠올려 무리하게 현재의 문장으로 말하는 느낌이었다면 퀴어에서는 그 순간의 기쁨과 욕망이 뚜렷하다. 미래에 겪게 될 고통과 아픔이 전혀 묻어나지 않는 순수한 기쁨.
즉 글 안에서 '리'가 겪고 느끼고 있는 것이 거기까지 읽고 있는 독자가 느끼는 것과 일치한다는 것.
그래서 몰입이 쉽다.
앨러턴에게 말을 건내는 리를 보고 있자면 안쓰러워질 정도다.
연상되는 것은 깃이 다 빠져가는 슬픈 공작새. 상대에게 잘 보이고 싶고 과시하고 싶은 욕망은 찬미 받아야 한다. 에효.
작가 자신이 동성애 경험이 있어서, 라지만 그 점이 크게 신경쓰일만한 글은 아니다.
당시에야 파격적이라 몇 년이 흐르고서야 출간되었다고 하지만... 대상이 남성이라는 점을 제외하면 크게 '퀴어'적이지 않던데...??
내가 너그러운건가.
'퀴어'는 말 그대로 '퀴어'한 것이니까. 버로스가 정확히 어떤 의미까지 표현하고 싶었던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리'가 담고 싶다고 생각되는 '퀴어'의 개념은 상당히 협소하다. 하지만 통념적으로, 그리고 내가 기존에 가지고 있던 '퀴어'의 개념으로 보자면.
가끔은 버로스의 소설보다 최근의 미디어가 훨씬 '퀴어'다. 흥.
퀴어에서의 '리'는 다르다. 정작 중독자로 지냈던 정크에서보다 혼란스럽고 무절제하다.
그는 마약이 아닌 한 청년에게 중독되어 있다.
놀라운 것은 어떻게 이렇게까지 폭로적으로 쓸 수 있었나 하는 점인데.
선을 지켜가며 객관적으로 투영해낸 정크의 '리'와는 달리 객관화의 선을 무너트리고 당시 작가 본인의 생각과 감정이 녹아버렸다고 봐야할 것 같다. 그러니 다시 보기 괴롭지;;;
집필 시기가 겹친다고 알고 있다.
그렇다면 정크에서의 절제가 오히려 퀴어에서의 폭로로 반발 효과를 냈을 가능성도 있다.
하아... 요즘은 읽는 쪽에 초점이 맞춰져서인지 오히려 생각한 걸 표현하는 게 영 버벅 버벅...
마음에 안드는 문장으로 나온다. 우우.
여튼 다시 이어서 말하자면 그렇다.
'앨러턴' 이라는 청년에 대한 갈망과 소유욕, 그의 거부에서 받는 상처와 고통.
그런데 그 점들을 현재형으로 드러내기 때문에 더욱 '리'가 생생하게 보인다.
무슨 말이냐 하면.
이 글은 회고록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 점에서 정크보다 훨씬 소설답게 느껴지지만 사실 내용을 놓고보면 오히려 퀴어야 말로 자서전에 가깝다.
정크에서도 회고적인 문장은 아니지만... 겪을 걸 다 겪은 자가 과거를 떠올려 무리하게 현재의 문장으로 말하는 느낌이었다면 퀴어에서는 그 순간의 기쁨과 욕망이 뚜렷하다. 미래에 겪게 될 고통과 아픔이 전혀 묻어나지 않는 순수한 기쁨.
즉 글 안에서 '리'가 겪고 느끼고 있는 것이 거기까지 읽고 있는 독자가 느끼는 것과 일치한다는 것.
그래서 몰입이 쉽다.
앨러턴에게 말을 건내는 리를 보고 있자면 안쓰러워질 정도다.
연상되는 것은 깃이 다 빠져가는 슬픈 공작새. 상대에게 잘 보이고 싶고 과시하고 싶은 욕망은 찬미 받아야 한다. 에효.
작가 자신이 동성애 경험이 있어서, 라지만 그 점이 크게 신경쓰일만한 글은 아니다.
당시에야 파격적이라 몇 년이 흐르고서야 출간되었다고 하지만... 대상이 남성이라는 점을 제외하면 크게 '퀴어'적이지 않던데...??
내가 너그러운건가.
'퀴어'는 말 그대로 '퀴어'한 것이니까. 버로스가 정확히 어떤 의미까지 표현하고 싶었던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리'가 담고 싶다고 생각되는 '퀴어'의 개념은 상당히 협소하다. 하지만 통념적으로, 그리고 내가 기존에 가지고 있던 '퀴어'의 개념으로 보자면.
가끔은 버로스의 소설보다 최근의 미디어가 훨씬 '퀴어'다. 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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