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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바사와 시온] 외우지 않는 기억술 - 정신과 의사가 알려주는

일루젼 2021. 11. 4. 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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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가바사와 시온 / 박성민

원제 : 讀んだら忘れない讀書術 精神科醫が敎える
출판 : 라의눈
출간 : 2017.02.13 


직전에 읽은 <슈퍼 파워 암기법>보다는 이 쪽이 더 마음에 들었다. 오히려 이 책이 일본 저자가 쓴 책임에도 체감적으로는 반대이니 신기하다. 당장 외울 수 있는 실천법보다는 기억력에 대한 마음 자세나 일상에서의 팁을 소개하는 편인데 두 책이 집중하는 대상은 조금 다르다. <슈퍼 파워 암기법>이 보통은 외우기 힘든 긴 문장이나 숫자들, 나열된 단어들을 기억하게 하는 방법과 그 연습을 다루었다면 <외우지 않는 기억술>은 일상 생활이나 공부에 있어서 기억하고 활용할 수 있는 지식을 기억하게 하는 방법에 더 집중한다. 

 

단편적인 지식들은 검색으로도 충분히 보충, 확인할 수 있는 세상이므로 그것들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에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 저자의 골조다. 그런 것들을 이해하여 통합하고, 새롭게 엮어내는 것이 인간-특히 숙련된-의 주요한 능력이라는 것이다. 일본인 저자라 정확한 정보를 꼼꼼하게 외우는 것을 강조하지 않을까 싶은데, 오히려 자신의 감상과 느낌을 통해 당시의 상황을 연상하도록 유도하는 편이다. 반대로 말하면 기억하고 싶은 것에는 감정을 활용하라는 말이다. (적당히 강한 감정이 좋으며, 긍정적인 감정이 더 효과가 좋다고 한다.)

 

딱히 정보 제공적인 측면으로는 큰 효용이 없는 리뷰를 남기는 것에 대해 개인적으로는 작은 위안도 얻었다. 일단 제 1 목표가 '내'가 읽은 책을 기억하는 것이므로, 그 부분에 있어서는 편안한 마음으로 쓰려고 한다. 이해의 측면에서 타인에게 잘 전달할 수 있어야 정말 이해한 것이라는 점을 잊지 않는다면 조금씩 더 나아지지 않겠나 생각한다. 

 

 


   

- 결론적으로 우리는 '정보 그 자체'를 기억할 필요가 없어졌다. 단지 '어디에 어떤 정보가 있는지'만 떠올릴 수 있으면 된다. '기억력' 그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기억을 얼마나 빨리 끄집어내고 어떻게 제대로 활용할 수 있을까?'가 중요하다. 그것이 이 시대에 필요한 완전히 새로운 '기억술', 더 정확히 말하면 '기억 활용술'이 아닐까? 그런데 신기하게도 그걸 깨달은 사람은 많지 않은 것 같다. 

 

- 100권의 책을 읽어도 아무 소용이 없다. '사용하지 않으면 정보는 머릿속에서 사라진다'는 것이 기억의 대원칙이다. 책을 읽어도 그 내용을 아웃풋 하지 않으면 99퍼센트는 잊어버린다. 그러니 자기 성장으로 이어질 리가 없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먼저 '인풋'을 한다. 정보를 얻고 책을 읽고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듣는 것들이 인풋이다. 다음 반드시 '아웃풋'을 해야 한다. 즉 '말하기, 쓰기, 가르쳐주기, 실천하기'와 같은 행동이다. 이렇게 인풋과 아웃풋을 반복하면 마치 나선형의 계단을 오르는 것처럼 자기 성장의 계단을 올라갈 수 있다. 

 

- 맛이나 향과 같이 순간적으로 사라져 버리는 섬세한 감각을 '언어화' 하고 '스토리화' 하면 언제까지나 기억에 남길 수 있게 된다. 필자는 위스키를 무척 좋아하는데, 위스키 시음 후엔 꼭 그 감상을 기록하려고 노력한다. 한 잔의 세계에 집중해 맛과 향을 음미하고 그것을 한 단어 한 단어로 빚어낸다. 이런 노력은 궁극의 지적 게임이자 기억력 훈련이 된다. 시음 노트에 감상평을 쓰기 시작하면서 미각과 후각, 그중에서도 후각이 예민해져 여러 가지 향을 선별할 수 있게 되었고 상품의 브랜드를 가리고 마셔도 어느 지역 것인지 높은 확률로 알아맞히게 되었다. 대표적인 증류소의 맛과 향을 기억하여 뇌 속의 데이터베이스를 늘려가는 것이다. 오감으로 느낀 것을 '언어화' 하고 '아웃풋' 하는 것은 오감을 단련하는 훈련이며 기억력을 증진하는 최상의 방법이다. 

 

- '기억력 외 기억술'에 필요한 것은 '사전 준비'와 '뇌의 활동 능력을 최상으로 만드는 것' 단 두 가지뿐이다. 사실 '외우지 않는 기억술'이라고 하지만 '기억하기, 외우기, 암기하기'와 같은 작업을 전혀 하지 않을 수는 없다. 그 과정을 제로로 만들 수는 없지만, 시간과 수고를 절반으로 줄이면서 똑같은 효과를 낼 수 있는 방법은 존재한다. 다시 말해 같은 노력으로 2배, 3배의 효과를 내는 것이다. 지금부터 자격시험이나 어학시험 공부할 때 큰 도움이 되는 '사전 준비 기억술'에 대해 설명해보겠다. 

 

- 아웃풋을 전제로 인풋을 하게 되면 이렇게 강렬하게 기억되고, 더 질 높은 능력이 발휘된다. 아웃풋을 해야 한다는 생각이 편하지는 않지만, 적당한 부담감과 긴장감은 노르아드레날린의 분비를 촉진해 집중력, 관찰력, 기억력을 높여준다. 
(리뷰자 주 : 리뷰를 쓰겠다고 생각하고 읽으면 아무래도 조금 더 집중-이해하려고 노력하게 되는 면이 있다. 다만 읽는 도중 '이렇게 써야겠다'가 떠오르는 책의 경우는 읽기도 쓰기도 수월한 편이지만, 그게 잘 되지 않는 책을 잡고 있을 때는 내상도 더 강하다...)

 

- '쓰레기 더미'와 '지식의 도서관', 그 차이는 무엇일까? '정보나 지식이 정리되어 있느냐 아니냐'가 그 기준이다. 정리되어 있다면 정보를 찾아내는 시간도 단축된다. 자신이 쓴 글이나 느낌을 15초에서 30초 안에 재생할 수 있으면 뇌 속에 기억하든 컴퓨터나 SNS에 저장하든 차이가 없다. 이것이 바로 이 장에서 설명하는 '외재화'에 대한 포인트다. 

 

- 인풋이 지나치게 많으면 안 된다고 했다. 그러면 아웃풋은 많을수록 좋을까? 그렇지는 않다. 인풋이 적은 상태에서 아웃풋만 열심히 한다면, 그 아웃풋은 구멍이 숭숭 뚫린 모양이 되고 만다. 날마다 새로운 정보를 올리기는 하는데 읽을 마음이 안 생기는 블로그가 있다. 또는 매년 책을 내기는 하는데, 내용이 부실한 자기 계발서 작가들도 있다. 인풋의 질과 양이 뒷받침되어야 비로소 훌륭한 아웃풋이 나온다. 

(리뷰자 주 : 앗, 아파라...)

 

- 그렇다면 읽는 책을 한 권으로 줄이고 그 한 권에 대해 제대로 아웃풋 하면 된다. 책의 내용이 온전히 기억에 남게 되고 자기 성장으로 이어지는 효과가 발휘된다. 

(리뷰자 주 : 최근 인풋이 늘면서 아웃풋이 떨어진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조정을 해야 할 시점일까?)

 

- 나는 책 집필과 같은 큰일을 마치면 의식적으로 그것을 잊어버리려 노력한다. 머릿속에서 '큰 짐'을 정리하듯 깨끗하게 치워버리는 것이다. 나는 그것을 기억의 '짐 버리기'라고 부른다. 의식적으로 잊어버림으로써 새로운 것을 맹렬한 기세로 흡수할 수 있게 된다. 결과적으로 다음 작업도 부드럽게 풀려 나간다. 이 장은 '짐 버리기 인풋 기술'로 마무리하려고 한다.

 

- 글을 다 쓰고 나면 잊어버려도 된다. 아니, 잊어버리자. 잊어버려도 자신이 쓴 글을 다시 보면 금세 그때 익힌 지식이 생생히 떠오른다. 머릿속 '기억의 본체'는 그리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그저 '기억의 색인'을 잊어버린 것뿐이다. '글쓰기'는 무수한 '기억의 색인'을 물리적으로 복제하는 작업이므로, 언제든 인출이 가능하다. '잊어버리기'가 최강의 기억술이라는 것을 이제 충분히 이해했을 것이다. 

 

- 기억력은 나이가 들수록 계속 떨어진다고 생각하겠지만, 사실이 아니다. 나이가 들어서도 기억력이 좋아질 수 있다. '운동'이나 '수면' 등 뇌를 활성화하고 뇌의 노화를 방지하는 생활습관을 실천하여 뇌와 몸 양쪽 모두 건강해질 수 있다. 

  

 

더보기

 - 대국관이란 경험치가 축적되면서 키워지는, 전체를 꿰뚫어 보는 힘을 말한다. 아무 활동도 하지 않으면 나이가 듦에 따라 새로운 것을 학습하는 능력이나 주의력, 집중력이 점점 쇠퇴한다. 하지만 사물의 전체상을 살피고 파악하는 힘, 생각을 정리하고 재구성하는 능력 등은 나이가 들면서 점점 성장한다. 저장된 데이터베이스가 늘어나기 때문이다. 특히 요약하고 정리하는 능력, 전체를 바라보는 능력, 서로 관련짓는 능력 등은 나이와 비례해 성장한다. 나이가 들수록 성장하는 '어른의 능력'에 대해서는 그다지 많이 알려져 있지 않다. 이런 능력을  활용하면 나이와 함께 쇠퇴하는 능력을 보완하고, 젊은이들을 능가하는 업무술을 발휘할 수 있다.  

 

- 문제집을 푸는 것이 외운 것을 기억하고 있는지 확인하는 행위라 생각하는 사람이 많지만, 사실은 문제를 푸는 행위 자체가 '암기'에 기 여하고 있는 셈이다. 완벽하게 이해와 암기를 끝낸 다음 문제집을 푸는 것보다, 문제집을 풀면서 이해하고 암기하는 편이 효율적이다.

 

- 에빙하우스의 실험에 대입하면 필자가 영화를 본 직후가 그 영화에 대해 기억하는 정보량이 가장 많은 시점이다. 따라서 영화를 보면 가능한 한 빠른 시간 안에 메모하는 것(복습하기)이 중요하다. 체험을 바로 기록함으로써 망각에 의한 상실을 막는 것이다. 가끔 영화 직후 다른 일정이 잡혀 있는 경우가 있다. 하룻밤이 지난 후 글을 쓰려면 끌어낼 수 있는 정보가 절반 이하로 떨어지고, 대부분의 대사는 정확하게 떠오르지 않는다. 그런데 체험 직후 '마구 쓰기'를 하면 그때의 느낌이나 감동이 글자로 바뀌어 생생하게 남게 된다. 일 년이 지난 시점에서도 그 글을 보면 30초 만에 그 영화의 감동과 함께 세세한 스토리가 떠 오른다. 이 글들을 모아놓으면 영화를 다시 보지 않더라도 영화 비평이나 칼럼 한 편쯤은 뚝딱 써낼 수 있다. 

(리뷰자 주 : 꿈 일기와 유사한 점이 많은데, 눈을 뜨자마자 기억나는 것들을 일단 마구 써놓고 정리하면 세세한 부분을 더 잘 기억할 수 있다. 꿈을 자주 기억하려 노력하다보면 영화를 볼 때도 기억하는 양이 늘어나는 것 같다.)

 

- 교과서를 읽고 문제집을 풀고 정답을 맞힌다. "드디어 다 외웠다!"라고 생각했는데 "왜 그렇게 되는 건데?”라는 친구의 질문에 제대로 답하지 못했던 적이 있을 것이다. 이유를 설명할 수 없다는 것은 단순암기('의미 기억'의 수준)에 그쳤다는 말이다. 그런 기억은 시간이 지나면 하나둘씩 사라져간다. 남에게 '알기 쉽게 설명할수 있다'는 것은 머릿속에서 충분히 스토리화 되었음을 의미한다. 다시 말해 '의미 기억'이 '에피소드 기억'으로 변해 뇌리에 단단히 정착했다는 증거다. 상대를 이해시킬 수 있는 사람은 스스로 완벽한 이해에 도달한 것이다. 또 상대에게 가르치는 행위는 자신이 내용을 이해했는지 못했는지를 판단하는 기준도 된다. 

 

- 어떤 분야의 공부를 시작하려고 할 때, 가장 먼저 할 일은 '전체상'을 파악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단시간에 전체상을 파악할 수 있는 방법을 활용해야 한다. 

 

- 처음부터 순서대로 읽는다면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 알 수가 없다. 물론 그것은 그것대로 기대감이라는 장점이 있지만, 각각의 장과 내용이 전체와 어떤 관련을 가지게 되는지는 마지막 순간에야 알게 된다. 즉 '관련성'이 약한 채로 계속 읽어야 하므로, 기억에는 잘 남지 않는 독서법인 셈이다. 

(리뷰자 주 : 목차를 통해 뼈대를 세우고 살을 붙이는 독서에 관해서는 이전부터 추천을 많이 받았으나, 개인적으로는 아직도 덮어놓고 읽는 편이라 좀 반성했다.)

 

- 기억의 네 단계, 즉 '이해, 정리, 기억, 반복'을 떠올려보자. 이 중에서 오전 시간에는 '이해' 또는 '정리'하는 작업을 하고, 밤에는 '기억' 또는 '반복'하는 공부에 집중한다. 특히 잠들기 15분 전 '기억의 골든타임'에 어려운 분야 등을 한 번에 암기하고 그대로 잠들어버리는 것이 효율적인 공부법이라 할 수 있다. 

 

- 기억술의 관점에서 보면, 이런 행동은 최악이라 할 수 있다. 공부한 다음에는 그대로 이불 속으로 직행하라. 기억 간의 충돌을 막는 최선의 방법이다. 

 

- 평소에 새로운 것에 도전하려는 마음가짐을 가지자. 자신의 호기심을 믿고 살자. 그것이 기억력을 높이는 중요한 습관이 된다. 

 

- 기억에는 세 가지 단계가 있다. '기록(코드화)', '유지(저장)', '상기(검색)가 그것이다. 알기 쉽게 풀어보면 '외우기', '반복해서 기억하기', '떠올리기'라고 할 수 있는데 기억에서는 '떠올리기'가 가장 중요하다. 아무리 '기록'되고 '유지'된 기억이라도 시험과 같은 중요한 상황에서 '상기'하지 못한다면 외운 것이라 할 수 없다. 일 년 전에 읽은 책의 내용을 그 자리에서 바로 이야기할 수 없을지 모른다. 하지만 예전에 자신이 쓴 '감상문'을 읽고 자세히 떠올릴 수 있다면 실질적으로 기억하고 있는 것이다. 만약 순간적으로 정보를 떠올릴 수 있다면 그것이 '뇌 안'이든 '뇌 밖'이든 상관없지 않을까? 스마트폰이나 컴퓨터를 통해 불과 몇 초만에 검색을 통해 다양한 정보에 접속할 수 있는 현대인은 자신의 뇌가 네트워크에 접속된 것이나 다름없다. 이런 상황에서 방대한 시간과 노력을 들여 뇌 속에 정보를 집어넣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 

 

- "구글로 검색하면 뭐든지 다 알 수 있어"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지만, 구글의 검색 창에 뜨지 않는 것이 있다. 자신의 '체험'과 거기서 얻어진 '느낌'이다. 어떤 책을 읽었다면 책 속의 구체적 내용이나 통계 수치, 날짜 등을 기억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감상'이나 '생각'은 기록해두지 않으면 석 달 후 혹은 일 년 후에는 여러분의 기억 속에서 사라지고 만다. 인터넷상에 어떤 정보를 올릴지 모르겠다고 하는 사람들도 있다. 다른 사람이 인터넷에 올리지 않은 것, 즉 여러분의 체험이나 경험 또는 거기서 얻은 '느낌'을 쓰면 된다. 그런 글은 오로지 나만이 쓸 수 있는 유일무이한 콘텐츠이며 검색해도 찾을 수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자신의 '생각'을 기록하면 폭발적인 자기 성장이 일어난다. 반대로 이런 '생각'을 잊어버리면 아무리 훌륭한 책을 읽고 굉장한 체험을 했다고 해도 자기 성장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 지금 이 책을 쓸 수 있는 것도 치매를 연구하던 무렵에 기억에 관한 방대한 책과 논문을 읽었기 때문이다. 나의 전문 분야 4가지에 대해서는 완벽한 '키친 스타디움'이 만들어져 있으므로 갑작스러운 TV 출연이나 원고 집필을 의뢰받더라도 충분히 대응할 수 있다.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누가 의뢰할 때까지 기다리지 말아야 한다. 지금 당장 완벽하게 해낼 수준으로 만반의 준비를 해두자. 그것이 '키친 스타디움' 구축하기의 진정한 의미다. 

 

-  일기를 쓰는 것 자체가 기억 훈련이다. 일기로 정리된 에피소드는 강렬하게 기억에 남으며, 만약 잊었다 해도 다시 읽으면 금세 떠올릴 수 있다.

 

- 이틀 전의 일기를 꾸준히 쓴다는 것은 매일 일기를 쓰는 것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힘들다. 하지만 페이스북이나 블로그에 일기를 쓰면 '이틀 전 일기 쓰기'와 거의 비슷한 효과를 얻을 수 있다. 

      

- 같은 시간 안에 100개의 정보를 1회 접촉하는 경우와 30개의 정보를 3회 접촉하는 경우를 생각해보자. 100개의 정보를 1회 본 사람들은 대부분의 내용을 잊어버린다. 그런데 30개의 정보를 3회 본 사람들은 대부분을 기억한다. 이것을 1년간 반복한다면, 전자는 머릿속에 아무것도 남지 않지만 후자의 뇌 속엔 지식의 도서관이 구축된다. 인풋 하는 양을 늘릴수록 자기 성장이 가속화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사실은 그 반대다. 인풋 하는 양을 늘릴수록 기억에 남는 정보나 지식은 점점 줄어든다. 24시간이라는 유한한 시간 안에서, 인풋 시간을 늘릴수록 아웃풋(복습) 시간은 점점 줄어들고 아웃풋 되지 않은 지식은 거의 사라지는 것이다. 그런데도 여러분은 여전히 인풋 양을 늘리고 싶은가? 아침부터 밤까지 스마트폰을 보면서 생산성도 없고 자기 성장도 없는 정보 수집만을 계속하고 싶은가? 심하게 말하면, 그건 버리지도 않고 계속 쌓여가는 쓰레기 더미와 다를 바가 없다. 

 

- 가끔은 멀티태스킹을 능숙하게 해내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그런 사람은 '작업기억'이 남들보다 훨씬 뛰어난 경우이다. 다시 말해 보통사람들이 뇌 속에 3개의 접시를 가진 데 반해, 그들은 4-5개의 접시를 가지고 있다. 멀티태스킹은 하지 말라. 눈앞의 작업에 100퍼센트 집중하라. 하나씩 하나씩 작업을 완성해 나가는 것이 뇌를 가장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방법이다.

 

- 두 가지 이상의 일을 동시에 처리하는 것이 '멀티태스킹'이다. 그런데 그것을 행동으로 옮기지 않고 두 가지 이상을 동시에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뇌 메모리가 소모된다는 사실을 아는가? '빨리 메일 보내야 하는데, 계약 건은 어떻게 됐을까?, 3시에 거래처 미팅이 있지', 이렇게 머릿속에 여러 가지 생각이 뒤섞이면 여지없이 뇌 메모리가 소모되는 것이다.  

 

- 음악은 '학습', '기억', '독해' 등에는 마이너스가 되고 '작업', '운동'에는 플러스가 된다. 여러분이 하는 작업이 어떤 내용인지에 따라 음악의 효과는 달라진다. 

 

- 가장 간단한 잡념 제거 방법은 '글쓰기'다. 정확히 표현하자면 '쓰고 나서 잊어버리기'다. 나는 업무 일정이든 스케줄이든 신경 쓰이는 것은 모두 글로 쓴다. 오늘 해야 할 일은 'To Do List'에 씨 놓고 그 밖의 아이디어나 '반짝' 하고 떠오른 생각은 컴퓨터의 메모장 앱에 기입한다. 

 

- 5초 만에 내린 판단이든 곰곰이 심사숙고하여 내린 결정이든, 대부분의 경우는 비슷하다. 가능한 한 빨리 결정함으로써 뇌 메모리를 비우고 다른 작업에 집중하는 편이 좋다. 

 

- '30초 규칙'이라 할 수 있다. 아무리 고민해도 결정할 수 없을 때는 '보류'라는 판단을 내린다. '나중에 결정하겠다'는 결정을 지금 내리는 것이다. 다만 그럴 경우는 반드시 언제 결정을 내릴지 시간을 정해두어야 한다. 

 

- To Do List는 종이에 쓴다. 그리고 항상 책상 위 눈에 잘 띄는 곳에 둔다. 이 두 가지 원칙을 지킨다면 To Do List는 우리의 뇌 메모리를 해방시키고 업무효율을 올려주는 강력한 무기가 될 것이다. 

 

- To Do List를 종이에 '쓰기'도 중요하지만, 그 이상으로 '지우기'도 중요하다. To Do List의 효과를 극대화하고 싶다면 목표를 달성한 즉시 '지우는' 것이 요령이다. 

 

- '플로 flow'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는가? '플로'란 다른 말로 '존 zone'이라고도 불리는데, 심리학자 미하이 칙센트미하이가 제창한 개념이다. 칙센트미하이는 저서 <몰입의 즐거움>에서 '플로'를 이렇게 정의한다.


"하나의 활동에 깊이 집중해 다른 그 무엇도 문제가 되지 않는 상태, 경험 그 자체가 너무나 즐거워 순수하게 그것을 하기 위해 많은 시간이나 노력을 들이는 상태."


다른 말로 '절대적인 집중 상태'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일에 빠져 있다 정신을 차려보니, 굉장한 결과를 냈다는 것이다.  

 

- 내가 예전에 출간한 독서법 책을 예로 들어보자. 나는 그 책을 쓰기 전에 '독서', '인풋', '정보 활용'에 관한 책 20~30권을 읽고 예비 정보를 수집했다. 또 학술 논문도 수십 편 훑어보았다. 엄청난 양의 인풋이지만, 한 달쯤 집중해서 작업하면 의외로 효율적으로 해낼 수 있다. 같은 분야의 책을 모아서 읽으면 읽는 속도에 가속이 붙는다. 또한 각각의 책에 쓰여 있는 공통점이나 차이점도 분명히 알 수 있어 지식을 효율적으로 정리할 수 있게 된다. 

 

- 하지만 기쁨을 뒤로하고 내가 곧바로 하는 일이 있다. 먼저 20~30권의 관련 서적과 복사해둔 논문을 차곡차곡 상자에 넣어 지하창고에 보관하는 것이다. 내 방에서 '독서'에 관련된 책을 모조리 치워버리고, 동시에 머릿속에서도 내가 쓴 책의 내용을 지운다. 물론 원한다고 자신의 기억을 지울 수는 없으니, 어디까지나 기분에 지나지 않는다. '이제 전부 끝났으니 깨끗이 잊어버리자'라고 마음먹는 것이다. 내가 가진 독서에 관한 모든 정보를 이 책 한 권에 쏟아부었다. 잊었다 해도 필요할 때 내가 쓴 책을 펼쳐보면 금방 떠오를 것이다. 책에 쓴 내용은 내 머릿속에서 절대 사라지지 않는다. 이것을 '역 자이가르니크 효과'라고 부르면 어떨까? '미완성, 혹은 진행 중인 일에 대한 내용은 강렬하게 기억에 남는다'는 것이 자이가르니크 효과였다. 거꾸로 뒤집으면 '완료된 일에 대한 기억은 쉽게 잊어버린다'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원고를 탈고하는 동시에 그 내용에 대해서는 일체 생각하지 않고 잊어버리는 습관을 들이자. 그러면 정말로 신기하게도 머릿속에서 깨끗하게 사라진다. 

 

- 신경과학자 아더 크레이머 박사는 운동을 별로 하지 않던 60~79세 고령자를 '유산소 운동' 그룹과 '스트레칭' 그룹으로 나눈 후에 주 3회, 1회 한 시간씩 운동하게 했다. 6개월 후 MRI 검사 결과, '유산소 운동' 그룹은 전두엽과 측두엽의 피질 용적이 늘어난 것이 확인됐다. 운동으로 해마가 커진다는 사실은 알려져 있었지만, 대뇌피질의 용적이 증가했다는 결과는 처음 확인된 것이다. 나이가 들어도 뇌는 성장한다. 게다가 단 6개월 정도의 운동만으로도 변화가 나타난다고 하니 운동을 안 할 이유가 없다. 

 

- 단 한번의 운동으로 운동 전과 비교해 학습기능이 향상되었다는 데이터는 이 외에도 많다. 단언컨대, 단 한번의 운동도 학습 기능을 향상하고 공부의 효율을 올려준다. 

 

- 3장에서 밝혔듯이, 기억에는 수면이 필수적이다. 기억을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단순히 '수면시간'뿐 아니라 수면의 깊이와 질 또한 중요하다. 충분히 깊게 자면 기억력이 좋아진다는 말이다. 논문이나 연구를 참조할 필요도 없이, 누구에게나 운동한 날은 평소보다 푹 잠들 수 있었던 경험이 있을 것이다. 운동은 수면을 촉진해 깊은 잠으로 이끈다.

 

- 결론적으로 뇌에 효과적인 운동은 유산소 운동이다. 스트레칭에는 긴장과 불안을 해소하는 효과가 있지만 뇌를 활성화시키지는 못한다. 근육운동 역시 뇌와 별 관계가 없다. 물론 근육운동이나 스트레칭이 전혀 효과가 없다는 말은 아니다.근육운동은 뼈를 강화하고 성장호르몬을 분비시켜 손상된 세포를 복구하고 면역력을 증강한다. 스트레칭을 하면 관절이 강화되어 상처나 골절을 예방하므로, 고령자에겐 두 가지 운동 모두 중요하다. 하지만 뇌의 관점에서는 유산소운동이 꼭 필요하다는 의미다.

 

- 6장에서 멀티태스킹은 작업 효율을 떨어뜨리므로 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운동하면서 뭔가 다른 동작을 하는 '운동과 멀티태스킹'은 뇌를 활성화하는 효과를 높인다고 알려져 있다. 

 

- 그 결과 알츠하이머병의 원인물질이라 알려진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은 '건망증' 증상이 나타나기 최소한 25년 전에 이미 축적되고 있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70세에 알츠하이머병이 발병한 사람은 45세 무렵부터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이 축적되어 서서히 병이 진행되었다는 뜻이다. 아무리 운동이 알츠하이머병을 예방해준다고 한들 60세가 넘어서 시작한다면 큰 효과를 볼 수 없다. 건망증이 심해진 후에 이런저런 방법을 시도한다면, 어느 정도는 증상이 개선되겠지만 병을 예방하기에는 늦은 것이다. 40세 이후라면 주 2, 3회의 유산소 운동을 습관화하면서 동시에 '생활습관'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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