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 체스터 산토스 / 석혜미 / 정계원
출판 : 매경출판
출간 : 2017.09.20
저자는 미국 기억력 챔피언이라고 하는데, 이 책은 좋게 표현하자면 상당히 '초월 번역' 된 책이다. 기본적으로 영어로 제시되었을 대부분의 예시들을 한국의 상황에 맞추어 번역했다. 원서를 확인하지는 못했으나 일본어와 관련한 예시도 많은데, 번역자의 특성이 있었던 것인지 번역 과정에서 일본판을 참고한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이미 책 전체가 한국에 맞추어 번역되어 있다는 점에서 원저자가 특정 부분마다 일본어 예시를 들었을 것이라 생각하기에는 무리가 있고, 번역자의 재량껏 선택한 예시들이라 본다.
숫자의 초성을 이용하는 방법은, 알파벳인 경우에는 구분이 좀 더 명확하지만 한글은 발음상 혼용되는 경우가 더 많아 오히려 헷갈리지 않을까 싶다. 연습을 해본다면 나을 수도 있겠지만... 본 저서에서도 0을 'ㅇ'으로 두고 1은 'ㅎ'로 두었음에도 1을 'ㅇ' 발음과 연결한 부분이 여러 곳 눈에 띈다. 이미지나 연상으로 기억한다는 방법 자체는 좋으나 각자 더 편한 연결고리를 찾아보는 것이 낫지 않을까 싶다.
책 자체는 수월하게 읽히는 편이지만 개인적으로 관심이 있었던 '기억의 궁전술'에 관해서는 큰 정보를 얻지 못했다.
최근 읽는 양을 늘리면서 이런 저런 조각들이 늘어나 기억법 책들을 찾아보고 있다. 특히 과거 읽었던 책을 재독 하면서 그때 이미 읽었었지만 놓쳤던 것들을 마주하다 보니 기억과 활용에 관해 생각이 많아진다. 분류와 정리가 되지 않은 조각들이 집에 쌓인 책더미들 같아 마음이 무거워지고 있다.
음- 기억법에 관한 책을 전혀 읽어보지 않은 경우라면 가볍게 한 번 읽어볼 수도 있겠다. 책에서 제시한 방법 그대로 적용하기보다는, 이런 식으로 하는 거라는 감을 잡는 정도로는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 저서라고 생각한다.
- 많은 시간을 투자하지 않아도 된다! 일주일에 두세 번, 짧은 산책을 하는 것만으로도 두뇌 기능에 긍정적인 영향이 생긴다. 따라서 마지막으로 이 말을 남기고 싶다. "제대로 기억하고 싶다면 운동해야 한다는 사실을 기억하라!"
- '인간이 정보를 모두 저장한 포털사이트가 될 필요는 없다'는 말이 유행하고 수학 공식이나 영어 단어를 암기하게 하는 교습법은 비판을 받았다. 그러나 '무조건적인 암기를 지양하는 것'과 '암기를 무조건적으로 지양하는 것'은 다른 문제다. 창의력은 대부분의 경우 완전히 새로운 것을 만들어낸다기보다는 기억하고 있는 정보를 새로운 상황에 맞게 활용하는 능력에 가깝다.
- 여정법은 필자가 개인적으로 가장 선호하는 슈퍼 파워 암기법이다. 발표, 시험 암기, 기억력 경연 등 실생활에서 활용 빈도가 매우 높으며, 이 책에서 다룰 암기법 중 가장 확장하기가 쉽다. 한번 익혀 놓으면 기억의 서랍, 즉 기억의 저장 범위를 끝없이 늘릴 수 있다. 역사가 깊은 만큼 다양한 이름으로 알려진 이 기술은 고대 그리스어로 장소라는 뜻의 '로싸이 Loci 기법'에서 유래했다. 이후 로마 연설가들이 긴 연설과 문장을 외울 때 사용했다는 데서 착안해 '로마 룸 Roman Room 기법'이라는 명칭을 얻었으며, 오늘날에는 상상 속에서 장소를 이동하며 암기한다는 뜻에서 여정법이라는 이름으로 애용되고 있다. 신체 기법과 마찬가지로, 여정법 역시 좌뇌와 우뇌를 모두 사용하여 정보를 암호화한다.
- 지금까지 다룬 기법을 몸에 익혀두면 중요한 정보를 기억하는 능력이 극적으로 발전한다. 물론 암기력을 키우려면 연습이 필요하다. 하지만 연습 과정이 아주 힘들지는 않을 것이다. 처음에는 일상에서 접하는 단어들을 여러 방법을 활용해 외우려고 시도하는 것만으로 충분하다. 게다가 지금까지 연습하며 느꼈겠지만, 슈퍼 파워 암기법은 훌륭한 뇌 운동이기도 하다. 암기를 하면 할수록 점점 더 많은 정보를 점점 더 빠르게 외우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 이러한 원칙 이외에, '상징 이미지 place holder image'라는 새로운 개념을 소개한다. 상징 이미지란 암기하려는 단어나 용어를 압축적으로 제시함으로써 대체하는 임시 시각 이미지다. 이 상징 이미지를 나중에 다시 단어나 용어로 치환하는 것이다.
- 어떤 기술이든 계발하고 연마하려면 꾸준한 연습이 필요하다. 이 과정이 쉽고 즐거울수록 연습하려는 의지가 더 생긴다. 그래서 암기 천재들은 휴식법도 무척이나 특별하다. 트럼프 카드 암기는 슈퍼 파워 암기법을 몸에 익히는 가장 쉬운 방법 중 하나다. 이 기술을 한 번 알아두면 틈날 때마다 카드를 꺼내 섞고 즐길 수 있다. 카드 암기에는 지금까지 배운 원리와 기술이 여러 가지 적용되므로 카드를 시시때때로 가지고 놀다 보면 이름, 숫자, 연설, 용어, 단어 등을 기억하는 능력도 자연스럽게 향상된다.
- 지금까지 정보를 단순한 이미지로 바꿔 기억하는 법을 배웠다. 또한 다양한 감각을 결부시켜 뇌의 더 많은 부분을 활성화시키고, 더 기억하기 쉽게 만드는 방법을 설명했다. 상상하는 장면이 특별하고 비정상적일수록 좋다는 점도 언급했다. 이 세 가지 원칙을 염두에 두고 정보를 암기하면 굉장한 도움이 된다. 연습이 거듭될수록 이미지를 만드는 시간이 단축된다. 또한 시각화한 이미지는 점점 더 선명해진다. 어떤 이미지를 사용하는 것이 스스로에게 가장 효과적인지도 알게 될 것이다.
'활자가 흐르는 이야기 > Book1' 카테고리의 다른 글
[베르나르 베르베르] 타나토노트 2 (완) (0) | 2021.11.04 |
---|---|
[베르나르 베르베르] 타나토노트 1 (0) | 2021.11.04 |
[가바사와 시온] 외우지 않는 기억술 - 정신과 의사가 알려주는 (0) | 2021.11.04 |
[마쓰우라 야타로] 나만의 기본 (0) | 2021.10.31 |
[베르나르 베르베르] 천사들의 제국-하 (0) | 2021.10.31 |
[베르나르 베르베르] 천사들의 제국-상 (0) | 2021.10.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