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 플라톤 / 김유석
원제 : ΤΙΜΙΟΣ
출판 : 아카넷
출간 : 2019.08.01
여기저기에서 인용된 문구들을 접하다 보니 한 번 도전해보고 싶어졌다.
마침 다니던 도서관에 정암학당에서 번역한 판본이 있길래 시도해보았는데, 개인적으로는 약간의 미묘함이 있다. 아무래도 신비학 쪽에서 인용한 자료들을 많이 접했던 것이다 보니 이 판본의 주석이나 해설이 조금 아쉽게 느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천구의 두 가지 회전은 자전과 공전 혹은 궤도의 차이에 관한 내용이긴 하지만 프라이머리 모션(primum mobile), 세컨더리 모션으로 접근하는 것이 더 적절하지 않았을까 싶다.
일단은 일독에 의의를 두기로 한다.
- 정암학당의 번역 작업은 철저한 연구에 기반한 번역이 되도록 하기 위해 처음부터 공동 독회와 토론을 통해 이루어진다. 번역 초고를 여러 번에 걸쳐 교열·비평하는 공동 독회 세미나를 수행하여 이를 기초로 옮긴이가 최종 수정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같이 공동 독회를 통해 번역서를 출간하는 방식은 서양에서도 유래를 찾기 어려운 번역 시스템이다. 공동 독회를 통한 번역은 매우 더디고 고통스러운 작업이지만, 우리는 이 같은 체계적인 비평의 과정을 거칠 때 믿고 읽을 수 있는 텍스트가 탄생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 이런 번역 시스템 때문에 모든 정암고전총서에는 공동 윤독자를 병기하기로 한다. 그러나 윤독자들의 비판을 수용할지 여부는 결국 옮긴이가 결정한다는 점에서 번역의 최종 책임은 어디까지나 옮긴이에게 있다. 따라서 공동 윤독에 의한 비판의 과정을 거치되 옮긴이들의 창조적 연구 역량이 자유롭게 발휘될 수 있도록 노력하였다.
- "왜냐하면 그 기록들이 전하는 말에 따르면, 그대들의 도시는 한때 아틀란티스 해 바깥에서 일어나 일시에 에우로페와 아시아 전역을 향해 오만하게 쇄도해 오던 거대한 세력을 저지했다고 말해지기 때문이오. 사실 당시에는 그 바다를 건널 수 있었다오. 왜냐하면 그 바다는, 그대들이 말하듯이, '헤라클레스의 기둥'이라 불리는 입구 앞에 섬 하나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오. 그런데 그 섬은 리뷔에와 아시아를 합친 것보다 더 컸으니, 당시 항해자들은 그 섬으로부터 다른 섬들에 다다를 수 있었고, 다시 다른 섬들로부터 진정한 의미의 저 대양을 둘러싸고 있는 맞은편 대륙 전역에 도달할 수 있었던 것이오. 사실 우리가 말하는 입구의 안쪽에 있는 이 모든 것들은 목이 좁은 항구처럼 보이지요. 반면에 저편에 있는 바다가 진짜 바다이며, 또 그 바다를 둘러싸고 있는 땅이야말로 전적으로 참되고 가장 바른 의미에서 '대륙'이라 부를 수 있는 것이지요. 그런데 아틀란티스 섬에는 왕들에 의해 거대하고도 놀라운 세력이 형성되었고, 그 세력은 섬 전역을 지배하는 한편 다른 많은 섬들과 심지어 대륙의 일부까지도 지배하고 있었소. 또한 그것들에 더하여 이곳 안쪽에 있는 지역 가운데 리뷔에로는 아이럽토스에 이르기까지, 에우로페로는 튀르레니아에 이르기까지 지배권을 행사하고 있었소. 어느 날 그 세력은 전체가 하나로 결집하여 그대들의 고장과 우리 고장, 그리고 해협 안쪽의 전 지역을 단숨에 예속시키려 하였소. 그런데 솔론! 그때 그대들 도시의 능력은 탁월함과 무력에서 모든 사람들의 눈에 선명하게 드러났소이다! 왜냐하면 그대들 도시는 정신력과 전쟁 기술에서 모든 도시들에 앞섰기에, 처음에는 헬라스인들을 지휘하였고, 나중에는 다른 도시들이 이탈하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자기 홀로 남아 극단의 위기에 봉착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침략자들을 무찌르고 승전비를 세우는 한편, 그때까지 예속된 적이 없었던 사람들이 노예가 되는 것을 막아 주었고, 헤라클레스의 경계 안에 정착해 살고 있었던 우리를 비롯한 다른 모든 사람들을 주저 없이 모두 자유롭게 해 주었던 것이오. 그러나 그 후에 가공할 지진과 홍수가 발생했소. 단 하루의 혹독한 낮과 밤이 지나가는 동안 그대들 고장의 전사들은 모두 함께 땅에 묻혀 버렸고, 아틀란티스 섬도 마찬가지로 바다 밑으로 가라앉아 사라지고 말았소이다. 그리하여 오늘날 저 바다는 건널 수도, 탐사할 수도 없게 되었으니, 섬이 가라앉으면서 산출된 진흙이 수면 바로 아래에서 걸림돌처럼 막고 있기 때문이오."
- 그리하여 그는 부분들로 잘라내는 데 썼던 앞의 혼합물을 그런 식으로 이제는 모두 소비하게 되었습니다. 그러고는 그렇게 구성된 것 전부를 길게 둘로 잘랐고, 각각 서로의 가운데와 가운데를 마치 X자처럼 교차시키고는, 교차한 것의 맞은편에서 자기들끼리 서로 접하게 하여 그것들을 하나로 둥글게 구부렸지요. 또한 같은 곳에서 일정하게 회전하는 운동으로 그것들을 감싸고, 원들 중 하나는 바깥에다가, 다른 하나는 안쪽에다가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바깥쪽 운동을 같음의 운동이라 불렀고, 안쪽의 운동은 다름의 운동이라고 불렀습니다. 또한 같음의 운동은 평면을 따라 오른쪽으로 돌게 했고, 다름의 운동은 대각선을 따라 왼쪽으로 돌게 했으며, 지배권은 같음과 닮음의 회전에 주었지요. 왜냐하면 그것은 자르지 않고 하나인 채로 두었으니까요. 반면에 안쪽의 회전은 여섯 번에 걸쳐 잘라내어 서로 다른 크기의 원 일곱 개를 만들었는데, 그것들은 각, 각각 두 배 간격과 세 배 간격을 따른 것이기에 그 간격들은 양자 각각 세 개씩이었지요. 신은 그 원들이 서로 반대 방향으로 운행하도록 지정하는 한편, 빠름에 있어서 셋은 비슷하게 돌도록 했고, 넷은 서로 간에는 물론 앞의 셋과도 비슷하지는 않되 비례에 따라 돌도록 하였습니다. 그리고 혼의 모든 구성이 구성한 자의 생각대로 이루어지자, 그다음으로 그는 물체의 성질을 지닌 것 전체를 그것의 안에다 짜 맞추었고, 양자의 중심과 중심을 한데 모으고는 하나로 맞춰나갔습니다. 그래서 혼은 중심에서부터 하늘의 끝에 이르기까지 사방으로 촘촘히 엮였으며 하늘을 바깥에서 둥글게 감싸고는 자신 안에서 스스로 회전함으로써, 온 시간에 걸쳐 그침 없고 지혜가 깃든 삶의 신적인 출발을 알리게 된 것입니다. 그리고 천체는 사실상 눈에 보이는 것으로 생겨난 반면,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이성의 능력과 조화를 분유한 혼은, 가지적이며 항상 존재하는 것들 가운데 가장 훌륭한 자에 의해서, 태어난 것들 중에서도 가장 훌륭한 것으로 생겨났던 것입니다. 그리하여 혼은 같음과 다름과 있음이라는 세 부분들로 혼합되었고 비례에 따라 분할되고 결합되었으며, 자기가 자신에게 돌아오는 회전 운동을 하기에, 그것이 흩어질 수 있는 존재를 지닌 어떤 것과 접촉하거나 나뉠 수 없는 존재를 지닌 어떤 것과 접촉할 때마다, 혼은 자기 전부에 걸쳐 운동함으로써, 어떤 것이 무엇인가와 같거나 다르거나 할 때, 특히 그것이 무엇과 관련하여, 어떤 측면에서, 어떤 식으로, 그리고 어느 때 같거나 다른 것 각각으로 있고 또 겪게 되는지를, 생겨나는 것들에 있어서는 물론, 항상 같음을 유지하는 것들에 대해서도 말해 줍니다. 그런데 그 설명이란 다름에 관해서든 같음에 관해서든 동일하게 참이 되는 것으로서, 자신에 의해 움직여지는 것 안에서 음성도 소리도 없이 전달되는데, 그것이 감각적인 것에 관해 생겨나고, 또 다름의 원이 바르게 있으면서 그것을 자신의 온 혼에 전달해줄 때마다 확고하고 참인 의견들과 믿음들이 생겨나지요.
- 그런데 영원한 신들을 위한 성소로서 생겨난 우주가 움직이고 또 살아 있음을 파악하자, 그것을 낳은 아버지는 기뻐하였고, 또 흐뭇한 마음에 한층 더 우주를 그것의 본과 닮은 것으로 만들어 내리라 마음먹었습니다. 그래서 그 본이 영원한 생물이듯이, 그렇게 이 우주도 가능한 한 그와 같은 것으로 완성하는 일에 착수하였습니다. 그렇지만 그 생물은 본래 영원한 것이었으니, 생겨난 것에 그런 성질을 완벽하게 부여한다는 것은 실로 가능한 일이 아니었지요. 하지만 그는 영원의 어떤 움직이는 모상 같은 것을 만들기로 마음먹었고, 하늘에 질서를 부여하면서 그와 함께 단일성 안에 머물러 있는 영원을 모방하여 수에 따라 진행하는 영원한 모상을 만들어 내니, 그것을 우리는 '시간'이라고 부르게 된 것입니다. 사실 낮과 밤과 달과 해는 하늘이 생기기 전까지는 존재하지 않았는데, 신이 하늘을 구성하면서 그것들도 함께 생겨나도록 고안했던 것이지요. 그런데 그 모든 것들은 시간의 부분들이요, '있었다'와 '있을 것이다'는 시간의 종류로서 생겨난 것들인데, 실로 우리는 저도 모르게 그것들을 영원한 존재에 적용하는 우를 범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실로 우리는 '있었다', '있다', 그리고 '있을 것이다'라고 말하니까요. 하지만 진실을 말하자면, 영원한 존재에는 오직 '있다'만이 어울릴 뿐, '있었다'와 '있을 것이다'는 시간 속에서 진행하는 생성에 관해 말할 때나 적절한 것이지요. 왜냐하면 그 둘은 운동들이니까요.
- 아무튼 시간은 하늘과 함께 생겨났으니, 이는 그것들이 동시에 생겨난 이상, 혹시라도 그것들에게 해체라는 게 일어난다면, 역시 동시에 해체되도록 하기 위함이었지요. 또한 시간은 영원한 본성을 지닌 본에 따라서 생겨난 것이기도 하니, 이는 가능한 한 본과 가장 많이 닮도록 하기 위해서였지요. 왜냐하면 실로 본이야말로 영원함 전체에 결쳐 있는 것인 반면, 하늘은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시간에 걸쳐 있어 왔고, 있으며, 또 있을 것이니까요.
- 따라서 시간의 생성과 관련하여 그와 같은 신의 추론과 계으로부터, 즉 시간이 태어날 수 있도록, 태양과 달과, 떠돌이 별(행성)이라고도 불리는, 다른 다섯 개의 별들이 시간의 수를 정하고 또 지키기 위해 생겨났습니다. 그리고 신은 그것들 각각의 몸을 만들고는 다름의 회전이 진행하는 궤도들에다가 놓았으니, 일곱 개의 궤도들에 일곱 개의 몸을 놓은 셈으로, 먼저 달을 지구 둘레의 첫 번째 궤도에 놓았고, 이어서 태양은 지구 위의 두 번째 궤도에 놓았으며, 다음으로 샛별[금성]과 헤르메스에게 바쳐진 성물이라 불리는 별[수성]은 빠르기에서는 태양의 궤도와 같은 속도로 운행하지만, 태양과는 반대의 힘을 할당받은 궤도들에다 두었지요. 태양과 헤르메스의 별과 샛별이 서로 따라잡는가 하면, 마찬가지로 서로 따라 잡히곤 하는 것은 그로부터 비롯된 것입니다. 반면에 다른 것들의 경우, 신이 '어디에다, 또 무슨 까닭으로 그것들의 자리를 마련했는지'를, 만일 누군가가 모두 다루고자 한다면, 그 설명은 지엽적인 것이면서도 설명하려는 목적에 비해 더 고된 일이 될 것입니다. 그러니 그것들에 대해서는 아마 나중에 여유가 될 때 그것들에 걸맞은 이야기를 할 기회가 오겠지요.
- 생명체들을 자기 안에 포함하고 있지 않았기에 그 점에서는 아직 닮지 않은 채로였습니다. 바로 이 남은 일을 신은 그것의 본이 지닌 성질을 본뜨면서 완성해 나갔습니다. 그리하여 그는 진정한 생물에 속하는 종들로는 어떤 것들이 얼마나 있는지를 파악하는 대로, 그와 같은 종류와 그만큼의 수를 이 우주 역시 가져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것들은 네 가지인데, 하나는 하늘에 사는 신들의 부류이고, 다른 하나는 날개를 달고 공중을 날아다니는 부류이며, 셋째는 물속에 사는 종족이요, 넷째는 발로 다니며 마른땅에 사는 종족이었습니다. 한편으로 그는 신적인 부류의 형태 대부분을 불을 가지고서 만들어 갔는데, 이는 그것들이 최대한 밝게 빛나고, 또 보기에도 가장 아름답도록 하기 위함이었지요. 다른 한편으로는 그것들을 우주와 닮도록 잘 둥글려 갔고, 가장 강력한 자의 지혜 안에 두어 그를 따르도록 했으며, 그것들을 온 하늘에 둥글게 배치하고는 전체에 걸쳐 그것들로 수를 놓음으로써 하늘의 진정한 장식이 되도록 하였습니다. 그리고 두 개의 운동을 그것들 각각에 부여했는데, 하나는 같은 곳에서 같은 방식으로 진행하는 운동으로, 이는 그것들 스스로가 같은 것들에 관해 항상 같은 것들을 생각하기 때문이며, 다른 하나는 전진 운동인데, 이는 그것들 각각이 같음과 닮음의 회전에 의해 지배를 받기 때문이지요. 반면에 다섯 운동들과 관련해서는 별들이 운동하지 않고 멈춰 있도록 했으니, 이는 최대한 그것들 각각이 가장 아름다운 것이 되도록 하기 위함이었습니다. 별들 중에서도 떠돌지 않고 신적인 생물로 있으면서 영원하고 항상 같은 식으로 같은 곳에서 회전하는 가운데 머물러 있는 모든 것들이 생겨난 것은 실로 이런 까닭에서인 것이지요. 반면에 회귀하며 또 그런 방랑을 유지하는 것들은 앞서 이야기했던 것과 같은 방식으로 생겨났던 것입니다. 그리고 신은 우리의 양육자이자 우주를 관통하는 축을 중심으로 뭉쳐진 지구를 밤과 낮의 제작자이자 수호자로, 또 하늘 안에 생겨난 모든 신들 중에서도 으뜸가며 가장 연장자인 것으로 고안해 냈습니다. 하지만 신들 자신의 춤과 상호 병렬에 관하여, 또 회전들 중에서도 자기들 간의 역행들과 순행들에 관하여, 그리고 신들이 함께 마주칠 때 그들 가운데 어떤 것들이 차례대로 놓이고, 얼마나 많은 것들이 마주하며, 어떤 순서로 서로 앞서거나 뒤따르거나 하는지, 또 얼마만큼의 시간마다 별들 각각이 우리에게서 숨는지, 그런가 하면 다시 나타남으로써 헤아릴 길 없는 사람들에게 그다음에 일어날 것들의 전조들을 보내고 공포를 일으키는지에 대해서는 역시 그 모형들을 고찰하지 않고서 말하는 것은 헛수고일 것입니다. 그러니 그것들에 대해서는 이 정도로 우리에게 충분하다 여기고, 가시적이며 태어난 신들의 본성에 관한 이야기는 끝맺기로 하지요.
- 공포와 분노, 그리고 이것들을 따르는 모든 것들 및 본성상 그 반대편에 서 있는 모든 것들이 필연적으로 태어나게 될 것입니다. 그것들을 사람들이 제압할 수 있다면 정의롭게 살아갈 것이지만, 그것들에 제압된다면 부정의하게 살아갈 것입니다. 또한 정해진 시간 동안 삶을 잘 영위한 사람은 다시 고향 별의 거처로 돌아가서 행복하고 친숙한 삶을 영위할 것이지만, 그것에 실패한 자는 두 번째 탄생에서는 여자로 바뀌게 될 것입니다. 그러는 중에도 여전히 악행을 그치지 않는다면, 타락하는 방식에 따라, 그 타락의 방식과 비슷하게, 그와 같은 어떤 짐승으로 바뀌게 될 것이요, 또한 바뀌게 되면, 나중에 불, 물, 공기, 흙까지 더해진 그 엄청난 덩어리를, 즉 소란스럽고 이성이 결여된 것들을 자기 안에서 일어나는 같음과 닮음의 회전으로 함께 이끌면서 이성을 통해 제압하고 처음의, 그러니까 가장 훌륭한 성향을 지녔던 모습으로 돌아가기 전에는 고통을 그치는 일이 없을 겁니다. 한편, 신은 그들 각자가 저지를 악에 대해 책임을 지지 않기 위하여, 이 모든 것들을 그들에게 고지해 주고는 그들의 일부는 지구에, 다른 일부는 달에, 또 다른 일부는 시간의 도구들인 기타 모든 별들에다 뿌렸습니다.
- 그것은 일차적인 형태이자 가장 작은 구성물에서 출발하는데, 짧은 변보다 두 배 길이의 빗변을 갖는 삼각형을 자신의 요소로서 갖게 됩니다. 그런데 그런 것들이 두 개씩 빗변을 따라 모이고, 또 그것이 세 번 생겨나며, 대각선들과 짧은 변들을 중심인 한 점에 고정시킬 경우, 하나의 정삼각형이 수적으로 여섯 개인 요소 삼각형들로부터 생겨나지요. 그리고 정삼각형 넷이 모이면 세 개의 평면각이 합쳐져서 하나의 입체각을 만드는데, 이것은 평면각들 중에서 가장 무딘 각 다음에 나오는 각이에요. 그리고 그런 각들 넷이 완성되면, 구 전체를 동등하고 닮은 부분들로 나눌 수 있는 첫 번째 종류의 입체가 구성됩니다. 반면에 두 번째 것은 같은 삼각형들로 이루어지되 여덟 개의 정삼각형에 의해 구성된 것으로, 네 개의 평면각들로부터 하나의 입체각을 산출하는 것이지요. 그리고 그와 같은 것이 여섯 개 생겨나면 이번에는 두 번째 물체가 그런 식으로 완성을 보게 됩니다. 다른 한편, 세 번째 것은 백이십 개의 요소 삼각형들의 결속에서 비롯되며 열두 개의 입체각으로 이루어지는데, 다섯 개의 평면 정삼각형들에 의해 입체각들 각각이 둘러싸일 때, 스무 개의 정삼각형의 면을 갖는 것으로서 생겨난 것입니다. 그리하여 두 요소 삼각형 가운데 하나가 이것들을 산출한 뒤에 물러나고, 이번에는 직각 이등변 삼각형이 네 번째 물체를 낳게 되니, ...
- ... 둘러싸여 쪼개지면서 꺼질 때, 그것들이 압도하는 쪽의 형태로 구성되고자 할 경우에는 꺼지기를 그치며, 불로부터는 공기가, 공기로부터는 물이 생겨나지요. 반면에 그것들이 같은 것들로 이행하고, 다른 종류에 속하는 무엇인가가 다가와 싸움이 일어날 경우에는, 그것들은 완전히 밀려나고 해체되어 동류인 것을 향해 도망치든가, 아니면 패배한 뒤에 무리 지어 승리한 것과 닮은 하나가 됨으로써 그것의 이웃으로 머물든가 하기 전에는 해체를 그치지 않을 것입니다. 아울러 그 상태들을 겪음에 따라 모두가 장소를 바꾸게 되지요. 왜냐하면, 수용자의 운동 때문에 각각의 부류에 속하는 무리들은 저마다 고유한 장소에 떨어져 있었지만, 매번 자기들과는 닮지 않고 다른 것들과 닮게 되는 것들은 진동으로 인해 그것들이 닮게 되는 것들의 장소로 이동하기 때문입니다. 그리하여 섞이지 않고 일차적인 것들 모두가 그와 같은 원인들로 인해 생겨난 것이지요. 그런데 그것들의 형태들 안에서도 다양한 부류들이 생겨나는 까닭은 두 삼각형 각각이 구성되는 방식 탓이라고 봐야 합니다. 즉 양자가 각각 구성될 때 처음부터 그저 한 가지 크기만을 가진 삼각형이 나왔던 것이 아니라 더 작기도 하고 더 크기도 한 삼각형들이 나왔는데, 그 수가 그 형태들 안에 들어 있을 수 있는 부류들만큼이나 많았던 것이지요.
- 우주의 회전은 온갖 종류의 것들을 품고 있으며, 구형이며, 자신을 향해 모이려는 성질을 타고났기에, 그것은 모든 것들을 단단히 죄고 빈 공간이라고는 일절 남겨 놓지 않는다고 말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불이 모든 것들 속으로 가장 잘 뚫고 들어가는 반면, 공기는 미세함에서 두 번째로 태어났기에 두 번째로 그러하며, 다른 것들의 경우도 그런 식인 것이지요. 왜냐하면 가장 큰 입자들로 이루어진 것들은 그 구조 안에 가장 큰 틈을 남겨 둔 반면, 가장 작은 것들은 가장 작은 틈을 남겨 두었으니까요. 그때 압축에 의한 응집은 작은 것들을 큰 것들 틈으로 함께 몰아넣습니다. 그래서 더 작은 것들이 더 큰 것들 곁에 놓이게 되는데, 이때 더 작은 것들은 더 큰 것들을 분리시키고, 더 큰 것들이 더 작은 것들을 함께 결합시키면, 모두가 자기들의 장소들을 향해 이리저리 이동하게 되지요. 각자가 크기를 바꾸면서 점유하는 장소도 바꾸기 때문입니다. 실로 그런 방식과 이유로 불균등함의 생성이 항상 유지됨으로써, 그것들의 운동이 언제나 있고, 또 있을 수 있도록 끊임없이 제공해 주는 것이지요.
- 그리고 밀려난 물은 함께 모이고, 불균등함을 산출했던 불이 빠져나감에 따라 다시 균등함을 회복하며, 자기 자신과 같은 상태로 돌아가게 됩니다. 그렇게 불이 떠나는 것을 '냉각'이라 부르고, 그것이 떠나감에 따라 결속되는 것을 '응고'라고 부릅니다. 우리가 녹을 수 있는 물이라 부르는 모든 것들 중 가장 미세하고 가장 균등한 것들이 가장 조밀해질 경우, 그것은 종적으로 단일한 부류이고, 번쩍이며 노란 빛깔을 머금은 것으로서 가장 귀중한 재산인 황금이 되는데, 그것은 바위를 통해 걸러짐으로써 굳어진 것이지요. 다른 한편, 금의 한 갈래이자, 조밀함으로 인해 가장 단단하고 검은 빛깔을 띠는 것은 아다마스'라고 불립니다. 또한 황금의 입자들에 가깝긴 하지만, 하나 이상의 종을 지니고, 조밀함으로 치자면 황금보다 더 조밀하며, 흙의 입자를 조금만, 그것도 미세한 부분만을 나눠 갖기에, 결과적으로는 더 단단하지만, 자기 안에 커다란 틈들을 갖는다는 점에서 더 가벼운 것이기도 한, 빛나고 응고된 물의 한 부류인 구리가 구성되어 생겨나지요. 다른 한편, 구리와 혼합된 흙의 부분이 오래되어 서로에게로 다시 떨어져 나갈 경우 그 자체로 확연하게 드러나는데, 이를 '녹청(綠靑)'이라 부릅니다.
- 반면에 물의 입자들은 본성상 더 크기 때문에 강제로 통로를 만들며 나아감으로써 흙을 해체하여 녹게 만드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흙이 강력하게 결합되어 있지 않은 경우에는 그런 식으로 오직 물로만 해체할 수 있는 반면, 강력하게 결합되어 있는 경우에는 불 말고는 어떠한 것으로도 해체할 수 없지요. 왜냐하면 불 외에는 어떠한 것에도 입구가 남아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번에는 물의 결속에 대해 말하자면, 아주 강력하게 결속된 것은 오직 불만이 해체할 수 있는 반면, 결속이 한결 약한 것은 양자가, 그러니까 불과 공기가 해체할 수 있지요. 공기는 물의 틈을 통과함으로써 그럴 것이고, 불은 심지어 물을 삼각형들로 분리시킴으로써 그럴 테니까요. 또한 공기가 강력하게 구성된 경우에는 그 요소를 통해서 말고는 어떠한 것도 그것을 해체할 수 없는 반면, 구성이 강력하지 않은 것은 오직 불만이 와해시킬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흙과 물로 혼합된 물체에 속하는 것들의 경우, 거기서 물이 흙에 난 틈을 점유하고 있는 한, 설령 이것들이 강제로 압박을 받는다 하더라도, 바깥에서 쇄도해 오는 물의 입자들은 입구를 확보하지 못하기 때문에 덩어리 전체의 주변을 흐를 뿐 해체하지 못하고 놔두게 됩니다.
(리뷰자 주 : 공기만 반대인 것에 유의.)
- 우주 안에서도 주로 불이 자기 몫으로 할당받은 장소이자, 이동하는 불이 가장 많이 모여드는 그 장소에서, 누군가가 그 위로 올라가고, 또 그럴 만한 힘이 있어서 불의 입자를 떼어다가 저울 위에 놓고 무게를 단다고 합시다. 그리고 그가 저울대를 들고서 그 위에 놓인 불을 그것과 닮지 않은 공기 쪽으로 강제로 끌어당긴다면, 작은 몫의 불이 큰 몫의 불보다 더 쉽게 끌려갈 것임에 분명합니다. 왜냐하면 하나의 힘으로 두 개가 동시에 들릴 경우, 끌려감에 있어서, 필연적으로 더 작은 것이 더 큰 것보다 그 힘을 잘 따를 것임에 분명하며, 더 큰 것은 '무겁고' '아래로 이동한다'고 불리는 반면, 더 작은 것은 '가볍고' '위로 움직인다'고 불릴 것이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우리는 그와 똑같은 일을 이 장소에서 벌이고 있음을 깨달아야 합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땅 위에 서서 흙의 종류에 속하는 것을 떼어 내거나, 때로는 흙 자체를 떼어 내고는, 그것들을 닮지 않은 공기를 향해 강제로, 또 본성에 거스르게 끌어당기는데, 그때 그 둘은 자신과 동류인 것에 붙어 있으려 하지만, 더 작은 몫의 흙이 더 큰 몫의 흙보다 더 쉽게 힘에 굴복하여 닮지 않은 공기 쪽으로 먼저 딸려 가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그것을 '가볍다'라고 부르며, 우리가 강요하는 장소를 '위'라고 부르는 반면, 그것들과 반대로 겪는 상태는 '무겁다'와 '아래'라고 부르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사실상 그것들이 자기들끼리 관계하는 방식도 다양할 수밖에 없지요. 그 종류들 중 다수가 서로 반대되는 장소를 점유하고 있으니까요. - 왜냐하면 우리는 한 장소의 가벼운 것이 반대편 장소의 가벼운 것과, 무거운 것이 무거운 것, 서로 간에 모두 대립하거나 비스듬히 놓이거나 완전히 다른 방향에 놓이며, 또 그런 상태로 있음을 발견하게 될 테니까요.- 하지만 그 모든 것들과 관련하여 이것 하나만큼은 유념할 필요가 있어요. 즉 각각의 것들에는 동류의 것을 향해 난 길이 있어서 그 길로 이동하는 어떤 것은 무거운 것으로 만들고, 또 그러한 것이 이동하는 장소는 아래로 만드는가 하면, 그것들과 다른 상태에 있는 것들은 다른 것들로 만든다는 것입니다. 그러면 이제 그것들이 주는 인상들에 관해서는 이상의 것들이 원인들이라고 이야기된 걸로 합시다. 이번에는 매끄럽거나 거친 인상의 원인에 대해서도, 아마 모두가 그것을 이해하고 다른 이에게 설명해 줄 수 있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거친 것은 딱딱함이 불균등함과 섞인 것인 반면, 매끄러운 것은 균등함이 조밀함과 섞여 생긴 것이기 때문이지요.
- 비스듬히 놓이거나 완전히 다른 방향에 놓이며, 또 그런 상태로 있음을 발견하게 될 테니까요. 하지만 그 모든 것들과 관련하여 이것 하나만큼은 유념할 필요가 있어요. 즉 각각의 것들에는 동류의 것을 향해 난 길이 있어서 그 길로 이동하는 어떤 것은 무거운 것으로 만들고, 또 그러한 것이 이동하는 장소는 아래로 만드는가 하면, 그것들과 다른 상태에 있는 것들은 다른 것들로 만든다는 것입니다. 그러면 이제 그것들이 주는 인상들에 관해서는 이상의 것들이 원인들이라고 이야기된 걸로 합시다. 이번에는 매끄럽거나 거친 인상의 원인에 대해서도, 아마 모두가 그것을 이해하고 다른 이에게 설명해 줄 수 있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거친 것은 딱딱함이 불균등함과 섞인 것인 반면, 매끄러운 것은 균등함이 조밀함과 섞여 생긴 것이기 때문이지요. 누군가가 정당하고 바르게 아름다운 동시에 훌륭한 사람'이라고 불리고자 한다면 말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저것들, 즉 우주의 부분들과 같은 원리에 따라 그 형태를 모방하는 가운데, 이 부분들 역시 보살펴야 하는 것입니다.
- 사실 몸은 그 안으로 들어오는 것들에 의해 내부에서 뜨거워지거나 차가워지거나 하고, 또 외부에 있는 것들에 의해 마르거나 젖거나 함으로써, 양자의 운동에 의해 이것들로부터 잇따르는 결과들을 겪게 됩니다. 그렇다고 할 때, 어떤 사람이 가만히 있으면서 자기 몸을 그런 운동들에 내맡긴다면, 그의 몸은 압도되어 파괴되겠지요. 반면에 우리가 '우주의 양육자이자 유모'라고 불렀던 것을 그가 모방한다면, 그리고 한순간도 가만히 있지 않고 몸을 움직인다면, 또한 지속적으로 일정한 운동을 자신에게 일으킴으로써 시종일관 안팎에서 발생하는 자연적인 운동을 막아 낸다면, 그리고 몸과 관련하여 불규칙한 인상을 야기하는 성질들과 부분들을 적도에 맞게 흔들어 줌으로써, 우주에 관해 우리가 말했던 앞서의 논의에 부합하게, 그것들을 동류의 것들에 따라 서로서로 질서 있게 배치해 준다면, 이는 적을 적의 곁에 둠으로써 몸에서 전쟁과 질병이 생겨나도록 놔두는 것이 아니라 친구를 친구 곁에 두는 것이니, 이를 통해 건강을 산출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 그리고 그런 상태는, 남녀가 욕구와 애욕으로 해서 하나로 결합하고, 마치 나무에서 열매를 따듯이 열매를 따는가 하면, 경작지에 씨앗을 뿌리듯이 자궁에다 작아서 보이지 않고 형태도 갖추어지지 않은 생명들을 뿌리고는, 다시 그것들을 분화시키고 자궁 안에서 자라도록 양육하며, 그런 다음에는 그것들을 빛으로 인도함으로써 생명체의 탄생을 완수할 때까지, 계속될 것입니다. 따라서 여성을 비롯하여 모든 암컷이 그런 식으로 생겨났던 것이지요. 반면에 새의 종류는 털 대신에 깃이 돋아나 변형된 것으로, 악하지는 않지만 경박한 남자들로부터, 그리고 대기 중에 일어나는 것들을 탐구하긴 하지만, 단순함으로 인해 보는 것만으로도 그것들에 대한 입증이 확실하다고 믿었던 사람들로부터 생겨난 것입니다.
- 이번에는 땅에 사는 짐승의 종류에 관해 말하자면, 그것들은 철학이라고는 조금도 활용하지 않고 하늘에서 일어나는 것들의 본성에 관해서는 아무것도 관찰하려 들지 않는 사람들로부터 생겨났지요. 왜냐하면 그것들은 더 이상 머릿속 회전들을 사용하지 않고, 가슴 주변에 있는 혼의 부분을 지도자로 삼아 따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런 삶의 방식으로부터 그것들은 땅과의 동류성으로 인해, 앞다리와 머리를 땅 쪽으로 늘어뜨린 채 몸을 지탱하게 되었고, 그것들의 머리끝은 길어졌을 뿐만 아니라, 혼의 각 회전들이 활동을 멈추고 찌부러지는 방식에 따라 온갖 형태를 취하게 되었지요. 그것들 가운데 네 발 동물들과 다족류에 속하는 것들이 자라나게 된 것도 그런 이유 때문입니다. 신은 지혜를 더 많이 결여한 것들에게 더 많은 발을 달았으니까요. 결국 그것들은 한층 더 땅 쪽으로 끌리게 되었지요. 하지만 바로 그놈들 중에서도 지혜를 가장 많이 결여하고 땅에 온몸을 완전히 뻗은 것들에게는 발이라고는 조금도 있을 필요가 없었기에, 신들은 그것들이 발도 없이 땅 위를 기어 다니는 것들로 태어나도록 만들었습니다.
- 그리고 네 번째로, 물에 사는 종류는 가장 어리석고 가장 무지한 자들로부터 생겨났는데, 신들은 그들을 변형시키면서 그들이 깨끗한 공기를 호흡할 가치조차 없다고 여겼으니, 이는 그것들이 온갖 잘못으로 인해 혼을 순수하지 못한 상태로 유지했기 때문이지요. 신들은 그것들이 섬세하고 순수한 공기를 호흡하는 대신, 탁하고 깊은 물속에 가서야 숨을 쉬도록 밀어냈던 것이지요. 물고기와 조개 및 물에 사는 모든 것들의 종족이 생겨난 것은 그로부터 비롯된 것이지요.
- 전통적으로 아테나이에서 국방과 전쟁은 시민의 의무에 속하는 일이었다. 그래서 아테나이인들은, 시민의 의무에 따라 조국을 위해 싸우는 것이 아니라 보수(misthos)를 받고 남에게 고용되어 싸우는 용병들을 '미스토토이(misthotoi)'라고 부르며 경멸 어린 시선으로 바라보았다. 하지만 고용주로서는 자기가 고용한 용병들이 그렇게 부정적인 이름으로 불리길 원치 않았을 것이다. 예컨대 헤로도토스는 이집트 왕에게 고용되어 참전했던 이오니아인들과 카리아인들을 '미스토토이'가 아니라 '에피쿠로이'라고 불렀다(역사 II, 163, 169), 플라톤 역시 무사 계급을 '수비대 (epikouros)'라고 부르며, 그들이 지켜 주는 사람들로부터 수호의 대가(misthos)를 받는다고 말한다. 물론 그들은 용병이 아니라 조국을 방위하는 일종의 직업군인이다. 플라톤은 자신이 구상하는 이상 국가가 어정쩡한 시민 의용군보다는 전문적인 훈련을 받은 직업군인들에 의해 지켜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직업 군인인 이상, 그들은 당연히 보수를 받아야 한다. 하지만 그것이 그저 돈만을 바라고 고용된 현실의 용병들과 같은 모습이어서는 안 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플라톤은 그들이 국가의 수비대로서 보수를 받되, 그 금액은 절제 있는 사람들에게 적당한 만큼을 넘어서는 안 된다고 못 박는 것이다.
- 아파투리아 축제 기간 중에서도 쿠레오티스 날 : "아파투리아(Apatouria)"는 아테나이와 이오니아 지방에서 퓌아넵시온 달(Puanepsia, 10월 말~11월 초)에 디오뉘소스 신을 기리기 위해 벌이던 사흘 간의 축제였다. 이 축제의 3일째 되는 날을 "쿠레오티스(Kouredtis)"라고 부르는데, 이날 부모들은 세 살에서 네 살 무렵 아이들의 머리카락을 처음으로 잘라 주었고 마을(phratria)의 주민등록부에 이름을 올렸다고 한다.
- 일족 : "일족(一族)"은 그리스어 '프라테론(phrateron)'을 옮긴 것으로, 원래 의미는 '같은 프라트리아(phratria)에 속하는 사람'이라는 뜻이다. 프라트리아는 제사와 종교 행사를 공동으로 주관하는 단위에서 출발한 공동체로, 고네(gone, 씨족)보다는 크고 필레(phule, 부족)보다는 작은규모의 공동체이다. 문화인류학에서는 이 말을 씨족과 부족의 중간 개념으로서 '포족(胞族, phratry)'으로 옮기기도 하지만, 우리 대화편에서는 전문적인 의미보다는 일족 가운데 한 명 정도의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 이후 아테나이에서는 솔론의 개혁에 따라 하나의 필레 안에 세 개의 프라트리아가, 하나의 프라트리아 안에는 삼십 개의 고네가 편재된다. 아테나이가 네 개의 필레로 이루어졌음을 감안하면, 열두 개의 프라트리아와 삼백육십 개의 고네가 있었음을 알 수 있다.
- 먼저 그대는 신관들의 집단이 ... 분리되어 있음을 눈치챘을 것이오 : 신관의 말에 따르면, 이집트에서는 세 부류의 계급, 즉 사제들, 생산자들(장인, 농부, 목자, 사냥꾼), 그리고 무사들이 법에 의해 구별되어 있다. 그런데 이러한 이집트의 법은 구천 년 전의 고대 아테나이의 법과 닮아 있다. 따라서 고대 아테나이 역시 서로 구별되는 세 부류의 계급 집단이 있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또한 이것은 고대 아테나이의 계급 구성이 플라톤의 <국가>에서 다루어진 계급 구성(철인 통치자 - 무사 - 생산자)과도 다르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이집트 사회의 이러한 기능적 삼분 주의가 플라톤의 정치철학에 얼마나 영향을 끼쳤는지는 알 수 없으나, 적어도 위의 대목은 플라톤이 이집트의 삼분화된 사회 구성을 확실히 인지하고 있었음을 보여 준다.
(리뷰자 주 : 중세의 삼분 주의는 뿌리가 깊었다.)
- 형태와 특성 : 이것들은 각각 '이데아(idea)'와 '뒤나미스(dunamis)'를 옮긴 것이다. 우선 이데아는 넓은 의미에서 '한 사물의 본성이 드러나는 모양과 형태'를 뜻한다. 플라톤 철학의 다른 맥락에서 이데아는 감각 세계의 원리가 되는 가지적 형상들을 지칭하기도 한다. 다음으로, 뒤나미스는 '능력', ‘성능’, ‘가능성' 등으로 옮길 수 있는데, 플라톤이 보기에는 한 사물의 본질(ousia) 내지는 본성(phusis)을 드러내 주는 것이 바로 이 뒤나미스이다. 그런데 이 능력이 드러나는 방식은 두 가지이다. 하나는 행위(ergon)로서, 이때 뒤나미스는 일정한 활동이나 작용을 행하는 원리가 된다. 다른 하나는 상태(pathos)인데, 이때 뒤나미스는 다른 것의 작용을 겪거나 겪은 결과가 된다. 다시 말해 능력은 행함(능동)이나 겪음(수동)을 통해서 그 능력을 지닌 것의 존재를 드러낸다고 할 수 있다. 다른 한편, 뒤나미스는 기하학에서 '평방근(제곱근)'을 뜻하기도 한다.
- 그것의 제작자가 언제나 동일함을 유지하는 것을 보면서 그와 같은 어떤 것을 본(本)으로 삼아 그것의 형태와 특성을 산출해 낼 때마다. 그렇게 완성된 것은 모두 필연적으로 아름다울 것입니다. 반면에 그것의 제작자가 생겨난 것을 보고 그렇게 태어난 것을 본으로 삼는다면, 그것은 아름답지 않을 것입니다 : 여기서 "제작자"는 그리스어 '데미우르고스(lemirougos)'를 옮긴 것이다. 데미우르고스는 대중(demos)를 위해 일(ergon)하는 사람을 의미하며, 일차적으로는 '장인(匠人)'을 뜻한다. 과거 자연철학자들은 요소들의 결합과 분리를 통해 우주의 생성을 설명했다. 반면에 플라톤의 <티마이오스>는 우주의 기원을 장인의 노동이라는 관점에서 설명한 최초의 작품이다. 마치 인간 장인이 주어진 재료를 가공하여 제품을 만들어 내듯이, 우주 제작자인 데미우르고스는 감각의 영역에 속한 소재들을 가공함으로써 우주를 제작한다. 그런데 장인이 무엇인가를 제작한다고 할 때 아무런 계획도 없이 되는 대로 만드는 경우는 없다. 그는 설계도를 따르거나, 적어도 만들려는 것의 완성된 모습을 머릿속에 떠올리며 그것을 모델로 삼아 제작을 해 나갈 것이다. 이때 설계도나 모델이 완전하다면 그것을 따라 만든 제품 역시 훌륭하겠지만, 설계도나 모델이 불완전하거나 결함이 있다면 제품은 훌륭하지 못할 것이다. 이 관점은 우주의 제작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우주 제작자가 아름다운 결과를 산출하기 위해서는 불완전한 것이 아닌 가장 완전한 모델을 사용해야 한다. 왜냐하면 완전한 것을 모델로 삼아 만들어 낸 것이 불완전한 것을 모델로 삼아 만들어 낸 것보다 더 아름답고 훌륭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 모델은 생성과 소멸에서 자유롭고, 일체의 운동이나 변화를 겪지 않으며, 항상 자기 자신과 같은 것, 즉 자기 동일성을 유지하는 것일 수밖에 없다.
- 그리하여 각 간격 안에는 두 개의 중항이 있도록 했는데, 하나는 같은 비율에 따라 그것들의 한 극단보다 크고 다른 한 극단보다는 작은 것인 반면, 다른 하나는 같은 수에 의해 한 극단보다 크고 다른 한 극단보다는 작은 것이었습니다 : 두 개의 중항 가운데 앞의 것은 조화 중항(harmonicmean)이고, 뒤의 것은 산술 중항(arithmatic mean)이다. 보통 산술 평균과 '조화 평균'이라고 부르며, 산술평균은 두 수 사이의 평균값을 구할 때, 조화 평균은 양 극단 사이에서 발생한 운동의 평균값을 구할 때 사용된다. 위의 티마이오스의 설명을 따라가 보면, 예컨대 두 극단 6과 12가 있다고 할 때, 조화 중항은 8이다. 우선 8은 6보다 2만큼 큰데, 이때 2는 6의 1/3이다. 또한 8은 12보다 4만큼 작은데, 이때 4는 12의 1/3이다. 따라서 8은 같은 비율(meros), 즉 1/3에 의해 한 극단(6)보다 크고 다른 극단(12)보다 작은 셈이다. 다른 한편 6과 12의 산술 중항은 9이다. 이때 는 6보다 3만큼 크고, 12보다 3만큼 작다는 점에서 같은 수(3)에 의해 한 극단(6)보다 크고, 다른 한 극단(12)보다 작다고 할 수 있다. 이것들은 보통 다음의 공식에 의해 구해진다. (산술 평균=a+b/2, 조화 평균=2ab/a+b)
- 신령들 : 신령들은 '다이모논(daimonōn, 단수는 daimōn)'을 옮긴 것인데, 이어지는 대목에서 티마이오스는 호메로스와 헤시오도스가 전해준 전통적인 신들의 이름을 열거한다. 티마이오스가 지금까지는 위주 및 하늘의 별들을 모두 '신들(theoi)'이라고 불러 놓고서, 신화에 등장하는 전통 신들에 대해서는 '신령들'이라고 부르는 것은 전통 신화 속의 신들과 이들에 관해 노래하는 시인들을 다소 평가절하하려는 의도가 담겨 있다고 볼 수 있다.
- 가이아와 우라노스의 자식들로 오케아노스와 테튀스가 태어났지요. 또 그들로부터 포르퀴스와 크로노스, 그리고 레아 및 그들 세대의 신들이 태어났고, 이번에는 크로노스와 레아로부터 제우스와 헤라, 그리고 그들의 형제자매들이라고 이야기되는 모든 신들이 태어났으며 아울러 이들의 자식들인 다른 신들도 태어났습니다 : 티마이오스가 전해 주는 신들의 족보는 오늘날까지 우리에게 전해지고 있는 헤시오도스의 <신들의 계보>와 미묘하게 어긋나는 부분이 있다. 헤시오도스에 따르면, 가이아부터 우라노스(하늘), 우레아(산맥), 폰토스(바다)가 나왔으며, 다시 이가이아와 우라노스 사이에서 오케아노스와 테튀스, 크로노스와 레아 등의 티탄족들이 태어났고, 이들 중 크로노스와 레아로부터 제우스와 헤라 등 올림포스의 신들이 나왔다고 한다. <신들의 계보>에서는 오케아노스와 테튀스, 크로노스와 레아가 같은 티탄족으로 형제자매인 반면, 티마이오스의 설명에서는 부모 자식 관계로 되어 있다. 또 헤시오도스는 포르퀴스(바다의 신)를 가이아와 폰토스의 자식으로 묘사하지만, 티마이오스는 포르퀴스가 오케아노스와 테튀스의 자식이라고 말한다. 재미있는 점은 티마이오스가 말한 포르퀴스의 족보가 오르페우스교의 단편과도 일치한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몇몇 학자들은 티마이오스가 열거한 신들의 족보가 오늘날 소실된 오르페우스교의 내용 가운데 일부일 것이라고 추측하기도 한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 어쩌면 전통 신화에 대해 비판적 태도를 취했던 플라톤이 풍자 등의 목적으로 일부러 신들의 족보를 혼란스럽게 만들었다고 볼 수도 있다.
- 신들에게서 난 신들이여 : 원문은 "theoi theōn"이다. 이 문장의 번역에는 약간의 논란이 있다. 우선 '신들 중의 신들이여’로 읽을 수 있다. 그럴 경우, 데미우르고스는 별들을 '신들 가운데서도(theōn) 으뜸가는 신들(theoi)'로 부른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데미우르고스가 왜 굳이 별들을 그렇게 불렀는지 설명하기 어렵다. 반면에 우리 번역에서는 "신들에게서 난 신들"로 읽었는데, 이때 "신들에게서(theōn)"는 생성의 본이 되는 가지적 형상들을, "신들이여(theoi)"는 데미우르고스가 이 형상들을 보고 만든 별의 신들을 의미한다.
- 이 영역들 가운데 맨 위의 아이테르와 맨 아래 흙의 경우, 이것들을 구성하는 기본 도형들이 각각 정오각형과 직각 이등변삼각형으로서, 불, 공기, 물을 구성하는 직각 부등변삼각형과 다르기 때문에, 나머지 것들과 섞이지 않고 자기들의 위치와 형태를 고수한다. 반면에 양자 사이에 놓인 불(정사면체)과 공기(정팔면체)와 물(정이십면체)은 모두 동일한 직각 부등변삼각형들로 구성된 것들이기에 상호 변화가 가능하다.
- 가장 가벼우니까요 : 원어는 '엘라프로스타톤(elaphrostaton)', 삼차원 도형들 가운데 정사면체는 가장 날카롭고 가장 뾰족하며 가장 적은 수의 도형들로 이루어졌기에 가장 가볍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삼차원 입체를 구성하는 도형의 수와 형태가 크기뿐만 아니라 무게까지도 규정한다는 사실이다. 즉 가장 적은 수의 도형들로 구성된 원소가 가장 가볍다는 것이다. 정다면체를 구성하는 삼각형들의 수는 다음의 표와 같다.
불 | 정사면체 | 부등변삼각형 24개 (= 4면 X 6개의 직각 부등변삼각형) |
공기 | 정팔면체 | 부등변삼각형 48개 (= 8면 X 6개의 직각 부등변삼각형) |
물 | 정이십면체 | 부등변삼각형 120개 (= 20면 X 6개의 직각 부등변삼각형) |
흙 | 정육면체 | 이등변삼각형 24개 (= 6면 X 4개의 직각 이등변삼각형) |
- 왜냐하면 그것이 다른 형태로 가는 일은 결코 없을 테니까요 : 불, 공기. 물이 모두 같은 직각 부등변삼각형들로부터 이루어진 반면, 흙은 직각 이등변 삼각형들로 이루어졌기 때문에, 불과 공기, 물은 삼각형들의 결합과 해체에 따라 상호 변화가 가능한 반면, 흙은 설령 불이나 다른 요소들과 부딪혀서 쪼개진다 하더라도, 다른 것들로 바뀌지 않고 직각 이등변 삼각형의 구조(즉 흙의 성질)를 그대로 유지한다.
- 물이 불에 의해 나뉘거나 또는 공기에 의해 나뉠 경우, 불의 입자 하나와 공기 입자 두 개가 구성되어 생겨날 수 있지요 : 한 개의 물 입자(요소 삼각형 백이십 개로 구성된 정이십면체) 한 개의 불 입자(요소삼각형 이십사 개로 구성된 정사면체) + 두 개의 공기 입자(요소삼각형 마흔여덟 개로 구성된 정팔면체).
- 이로부터 그것들은 분별없는 사람들에게는 감각적 쾌락을 제공한 반면, 분별이 깃든 사람들에게는 사멸적인 운동 중에 발생하는 신적인 조화의 모방을 통해 지적인 즐거움을 제공하게 된 것입니다 : 음악은 조화를 통해 아름다운 소리를 낸다는 점에서 무질서한 소음과는 구별된다. 청각의 본성과 음악에 관해서는 47c4~e2를 보라. 소리의 조화(특히 음악)는 신이 인간에게 준 선물이다.
- 헤라클레스의 돌이 보여 주는 놀라운 모습들 : "헤라클레스의 돌"이란 자석(磁石)을 말한다. 예컨대 플라톤, <이온>을 보라. 한편, 쇠가 자석에 끌리는 현상을 밀고 밀리는 상호 전위를 통해 설명하는 것은 엠페도클레스에게서 처음 나타난다. 예컨대 알렉산드로스 아프로디시아스, <문제와 해결 II>을 보자. "자석에 관하여, 왜 자석은 쇠를 끌어당기는가?" 엠페도클레스의 말에 따르면, 그것은 자석과 쇠 양자에서 흘러나오는 것들 덕분이다. 즉 자석 표면의 구멍들과 쇠에서 흘러나오는 입자들이 서로 일치하기에 쇠가 자석을 향해 이동한다는 것이다. 한편으로, 자석에서 흘러나오는 입자들은 쇠의 표면에 난 구멍들 위에 있는 공기를 밀쳐 내고 그렇게 구멍들을 막고 있던 공기를 이동시킨다. 다른 한편, 공기가 떨어져 나가면 쇠는 조밀한 흐름을 따르게 된다. 그런데 쇠로부터 흘러나온 입자들이 자석에 난 구멍들을 향해 이동할 경우 그 입자들은 이 구멍들과 일치하고 잘 맞아떨어지기 때문에, 쇠 역시 흘러나온 것들과 함께 자석을 따르고 자석을 향해 이동한다는 것이다.
- 사실은 어떠한 허공도 존재하지 않고, 그것들은 자기들끼리 서로 순환적으로 밀어내는가 하면, 분리되고 결합되고 하면서 자기들의 자리를 바꾸는 와중에 모든 것들 각각이 이동하는 것이니, 그 효과들이 서로 얽힘으로써, 놀라움을 야기하는 것들이 적절한 방식에 따라 탐구하는 사람에게는 분명하게 보일 것입니다 : 결국 놀라워 보이는 현상들도 알고 보면 밀고 밀리는 상호 전위를 통해서, 즉 자연적인 원인들을 통해서 설명되어야 한다는 뜻이다. 상호 전위를 통한 자연현상의 설명으로는 다음과 같은 예들을 들어 볼 수 있다(주 515에서 계속). ④ 물의 흐름은 그 표면에 있는 공기의 소용돌이나 역류에 의해 물이 밀려남으로써 이루어지는 것이다. ⑤ 벼락이 떨어지는 것은 구름들 간의 충돌을 통해서 불이 땅으로 곤두박질치고, 또 불이 공기를 쪼개는 와중에 겪게 되는 공기의 반작용을 통해 같은 방향으로 밀려나는 데서 비롯된 것이다. ⑥ 호박과 자석 또한 엄밀하게 말해서 끌어당긴다고 할 수 없다. 그와 반대로, 그것들의 구멍들에서 발산된 것들이 일종의 궤도를 만들어 내고 주변의 물체들을 자기들 쪽으로 떠미는 것이다. 호박의 경우, 막힌 구멍들을 뚫기 위해서는 사전에 그것을 문질러줘야 한다(마찰), 오직 쇠만이 자석에 이끌리는 이유는, 호박의 구멍에서 발산된 것들이 미끄러지거나 그냥 통과해 버리지 않을 만큼의 적당한 조밀함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 아울러 새롭게 쪼개지면서 동류의 것들에 속하는 양분들은, 열매나 풀에서 비롯된 것들로서 신이 바로 이 목적, 그러니까 우리를 위한 양식을 위하여 심은 것들이지요 : 76e7~77c5를 보라. 티마이오스에 따르면, 식물은 인간의 식량으로서 신들에 의해 고안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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