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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처드 도킨스] 만들어진 신

일루젼 2012. 1. 26. 0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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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들어진 신 (양장)
국내도서>인문
저자 : 리처드 도킨스(Richard Dawkins) / 이한음역
출판 : 김영사 2007.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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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 말이 아주 많으면서,  아주 적다.
나는 이 블로그에서 종교적인 논쟁을 벌일 생각이 전혀 없기 때문에, 이 책에 대한 리뷰를 쓰는 것이 상당히 조심스럽다.
흠... 이 책은, "신은 없어" 라는 주장을 설파하기 위해서 쓰여진 듯 한데, 슬프게도 좀 조악하다;;
물론 읽어볼 만하다는데에는 동의하지만... 기대보다는 좀.
첫째로, 기독교의 "야훼"만을 대상으로 한다고 했지만 그 논지가  상당히 흐트러지고.
둘째로, 성경을 "literally"하게 주장하는 자만을 신도로 한정한다??
셋째로, 아이들을 "신교 아이", "구교 아이" 라고 부른다는 건 금시초문인데...;
넷째, 영적인 부분을 아예 배제하고 주장하는데, 음, 글쎄.
나는 진화를 당연하게 받아들이며, 지구가 6천년의 역사를 가졌다는 생각은 해본 적이 없는데.
성경은 존중받을 가치가 있는 종교서지만, 그 자체가 "FACT"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물론 나는 VEDA 라던가 코란, 각종 경전도 존중한다.)
여기서 이런 소리를 쓰다가 테러 당할까 봐 상당히 무섭지만, 음.
그가 제시한 빈정거림의 60% 정도는 나 역시 생각했던 바 있는 고민이고, 나는 개인적으로 답을 얻었기에 종교를 유지하고 있다. 모태신앙이긴 했지만 여기 저기 전전하며 나름대로는 고민하다가 천주교를 선택, 지금의 종교관을 확립했고.
아, 하지만 솔직히 신앙인들이 오히려 더 덮어놓고 믿으라고 한다는 건 좀 맞는 말. 이건 반성하고 고쳐야 할 점이라는 데는 동의한다. 자신을 위해서든 타인을 위해서든 믿기 위해서는 오히려 그 의심을 파헤쳐야지 그런 눈으로 본다고 비난할 일이 아니지 않나.

방랑기 시절 나름대로는 잠시 종교서적에 빠졌었는데. 무신론에 대해서도 좀 관심을 뒀었고.
음, 그런데, 그때 하던 말장난의 수준을 크게 벗어나지 못했어!! 실망이야!!!
나보다 문제제기를 잘 못해!!! 못까!!! (과학 지식 일부 제외. 하지만 슈뢰딩거의 고양이와 양자역학은 약점이 될 수도 있는데.)
이건 단지 지나친 기독교도에 대한 반감으로 유명해진 것 같아!!!!
지만 속칭 "00"에게 시달려 본 사람들에게는 시원한 느낌을 주는 것 같다.
 
"신", 특히 "인격신"이 존재하는가 하지 않는가에 대한 심도 깊은 주장은 없음.
"기독교"의 신이 얼마나 말이 안되는가에 대한 중고생 수준의 (하지만 만약 그가 말하는 대로 믿는 사람이 있다면 그건 좀 문제긴 하지.) 트집, 하지만 한 번 거기에 대해 생각하고 자신만의 답을 찾을 필요는 있음.
영어에 대해 좀 더 자유롭다면 그의 사이트에 가 워리어질을 할 수도 있겠지만, 그 수준이
"인간은 창조되었다니까!" "아냐, 진화한 거야!" 정도의 조악한 다툼은 결코 아니리라 생각한다.

읽어보는 것도 나쁘지 않으리라 생각하지만... 음... 기왕이면 좀 더 할 말 없게 까주는 책을 읽는 게 낫지 않을까 싶은데.
여튼 그래서, 논쟁하는 건 좋은데 어디 가서 이 책을 근거로 가지고 이야기하는 건 별로... 좋은 생각이 아닌 것 같다.
이건 솔직히... 음. 대00용인듯.


p.s.
더글라스 애덤스의 "수도사"는, 따져보면 신앙을 조롱하기 위해서가 100% 아니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개인적으로는 그보다는 그 무엇도 확실한 것은 없고. 인간은 인간을 신뢰하지 못하고. 
이성적으로 받아들이기 힘들어서 믿을 수가 없지만, 그래도 믿는다는 행위가 사라지는 것은 원치 않는 인간의 본성을 풍자한 것으로 보여졌다.

(후반부에 나오는, "나는 당신을 믿어요."라는 세 마디 말은 누구나 하지만 진심은 담겨있지 않았기 때문에, 진실로 믿음을 가지고 말하는 수도사의 말은 수도사가 살던 세상에와는 달리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냈지만, 그가 돈이 없다는 것을 안 상대방은... (책이 옆에 없어서 정확한 워딩이 기억이 안나....) 이라는 내용에서는 사기꾼을 풍자하지만ㅋㅋ)
 
더글라스 애덤스는 신의 존재에 대해 철저히 함구하지만, 영의 존재에 대해서는 상당히 관심을 갖고 있는 듯이 보였는데. 그렇다면 인격 영은 인정할 수 있지만 그것이 '신'에 의해 창조되었다는 걸 받아들이지 못한다는 건가?
그가 진실로 리처드 도킨슨의 주장을 지지한다는 증거를 아직 확인하지 못했다.

내게는 도킨슨이 자신의 주장을 공고히 하기 위해 더글라스 애덤스의 글을 읽던 도중 마음에 드는 부분만 발췌해서 짜집었다고 느껴졌다. (그래서 그의 책에 인용된 "양자역학"과 "슈뢰딩거의 고양이"는 엄한 곳에 등장한다. 슈뢰딩거의 고양이는. 보통은 그 고양이가 살았거나, 혹은 죽었거나. 가능성은 그 둘 뿐으로 단지 어느 쪽인지 알 수 없다고 생각하겠지만, 양자역학적으로 보면 그 고양이는 상자가 열릴 때까지 죽은 것도 아니고 산 것도 아닌, 정확하게 반은 살고 반은 죽은 상태로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것은 알 수 없음을 넘어서는 일이며 말그대로 그 고양이는 '살아있다'고도 '죽었다'고도 말할 수 없는 두 개념 사이의 중간 어느 지점으로 존재한다는 것. 이 개념을 적용하는 것은 무신론자보다는 유신론자에게 유리하다. 해서 나는 생물학자인 도킨슨은 어째서 그 이야기를 하던 도중에 뜬금없이 이 이야기를 꺼낸 것인지 의아했다.)
또한 도킨슨은 사후세계와 영혼에 대해서도 불신적인 입장에 서있다고 볼 수 있으므로, 필요하다고 일부분만 더글라스 애덤스의, 그것도 풍자적인 개그를 즐기는 그의 '소설'의 일부를, 마치 대단한 근거인 듯이 끌어다 댄 것은 내 심기를 상당히 불편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같은 방식으로 멘델과 칸트 등은 당시 삶을 위해 변절했을 뿐 무신론자였을 것이다라는, 증명할 수 없는 이론을 끌어서 자신의 주장을 강화했다.) 

해서 하고 싶은 말은, 유신론이냐 무신론이냐는 중요하지 않다. 
내가 무릎을 꿇을 수 밖에 없을 정도로 아름다운 논리, 혹은 사상이기를 기대했던 내게. 
도킨슨의 책은 무척 실망이었다. 차라리 매트 리들러라면 또 모르겠지만, 그의 경우도 단지 그의 책 제목이 '협력적인 유전자'(국내판은 이타적인 유전자)로 바뀌었을 뿐이라는 것 외에는 전혀... 
오류학에 의한다면. 잘못된 권위의 오류였나, 그것과 우물에 독타기 오류가 지나치게 많았어!!
지속적으로 말하지만 차라리 니체를 끌어다 넣는 게 나았을 거라고!

그의 책에 깊게 감화되었다면, 그건 그의 주장이 명확해서가 아니라 뭔가 아니라고 하고 싶었는데 잘 몰라서 뭐가 잘못된 건지 말하지 못했던 자신을 대신해서, 시원하게 꼬집었다고 느끼기 때문일텐데. 
슬프게도 그가 말하는 것들은 정확하게 꼬집은 게 아니다;;; 내가 보기에는 남의 다리 긁는 소리지만, 최대한 그의 편으로 보자면 다리를 긁으려고 목를 만지고 있을 뿐이다. 그의 근거들은 유신론자를 공격해 무신론자로 개종시키겠다는 그의 원대한 목표에 비하면 지나치게 잘못 되어있고, 좀... 거시기하다. 유신론자를 대상으로 한 책이라기보다 무신론자들의 정신 승리용 책 같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즐거웠다면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단, 이 책으로는 절대 유신론을 무너트릴 수 없다;;; 이건 오락용 책이다. (도킨슨 역시 그렇게 생각하고 최대한 개그로 쓴 것처럼 보이는데?)

따라서 이 책의 내용으로 누군가를 설득하려 한다면 어디 가서 말해도 역으로 당할 것이다... (그나마 도킨슨이 든 예들도 한 두가지만 찾아보면 그가 마음대로 갖다 썼으며 정확한 예가 아님을 알게 될 것이다... 나는 과학자인 그가 어째서 이런 일을 했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 문학은 논문이 아니다. 그리고 모든 캐릭터가 작가의 생각을 대표하는 것도 아니다. 차라리 원 저자의 지지 인터뷰를 끌어다 넣었으면 모를까... 나는 이 모든 것이 그냥 풍자와 개그라고 생각한다. 도킨슨은 진정으로 무신을 증명하려 한 것이 아니라 단지 유신의 행태를 풍자한 것이다.) 

그러므로 그의 책에서 잡은 방향으로 좀 더 파고 들어서 다른 논리로 무신론을 주장하거나, 
그런 열정과 시간조차 들이고 싶지 않다면 자신의 무신론이 공고해졌음을 즐거워하되 그의 책이 신이 없다는 사실을 증명했다고 말하는 우는 범하지 않기를 바란다. 
(나는 스스로 파티마의 성모 등을 언급하고서, 명색이 과학자가, 그 어떤 과학적 근거도 제시하지 못한 채 '그럼 파티마의 성모만 진짜고 다른 성모 발현은 가짜인가?'라고 말했다는 것에 경악했다. 그 이후 든 것은, 뇌가 보여주는 환각일 수 있다고 하면서도 7만명(도킨슨이 말한 수치)이 동시에 같은 환각을 본 것은 뭐라 설명하기 어렵다. 고 말하고 넘어가는 그의 태도가 심히 거슬렸다.)

까도 돼. 막 까. 
그런 의문들, 내가 생각하지 못했던 것들에 대해 생각하고 그로 인해 나를 다지는 건 오히려 유신론자에게 필요한 일이다. 
그런데 제발 좀 말이 되게 까달라. 는 거다. 

아... 또다시 혈압이... 여러가지 좋은 거 많잖아. 
  
뭐. 성경을 문자 그대로 믿는 경우에는 도킨슨의 책이 유효할 수 있겠지만. 
그럴 때는 00을 발랐다고 할 수는 있겠지만 무신을 증명했다고 말할 수 없지. 더군다나 모든 "인격신"의 무를 증명했다고도. (그런데 책 그 어디에도 그러므로 모든 '신'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증명은 전혀 없는데... 찾아봐도 모든 "인격신"의 무에 관해서는 언급이 없고. 홍보 문구를 자극적으로 뽑아낸 듯) 

그러니까, 말하자면, 이 책은 막무가내로 전도하며 자신의 믿음만이 옳다고 강요하지만 그 믿음의 대상과 내용이 그 스스로조차 제대로 설득하지 못할, 조금 잘못된 방식으로 믿는 듯한 사람들의 잘못된 행동에 대해 비꼰 책이지 결코 '신의 존재'에 대한 책이 아니라는 거다. 이걸 말하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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