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자가 흐르는 이야기/Book1

[실키] 그럼에도 여기에서

일루젼 2022. 4. 29. 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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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실키
출판 : 현암사 
출간 : 2021.10.30 


       

<서울 리뷰 오브 북스 4호>에서 이 책을 알게 된 후로 몇 차례 읽어보려 했으나, 어제가 되어서야 대출에 성공할 수 있었다.

 

일상툰에 가까울 줄 알았는데 이 책도 자신의 상처와 우울감을 관조하는 책이었다. 어제 선택한 책들이 다 우울감이 묻어나는 책들이라 나까지 기분이 살짝 가라앉는데, 마침 비까지 내리고 있으니 한결 더 차분해진다. 

 

작품에 따라 저자를 상징하는 캐릭터가 변화하는데, 인도 유학 당시를 그린 만화에서는 '외계인', 가족 간의 일화를 그린 만화에서는 대체로 '개구리', 프랑스 유학 당시는 '실키'로 표현되는 점이 눈에 띈다. 20대 초반 인도로 홀로 유학을 가서 느낀 '이방인'의 느낌을 외계인으로, 가족 간의 '거리감'을 알을 낳고 품지 않는 냉혈동물인 개구리로, 그리고 현재 자신의 '자아상'을 실키로 표현한 게 아닐까 싶다.

 

타국에서 겪는 일화들은 신선하기도 하고, 배경만 바뀌었을 뿐 어디서나 사람 사는 곳은 비슷하구나 싶기도 하다. 타국에서 코로나 시기를 맞아 조금은 덜 겪을 수도 있었을 힘든 경험을 한 저자에게 이 작업이, 그리고 이에 공감하는 독자들이 조금은 힘이 되었기를 바란다.  

 


   

매일이 행복할 거라 말할 순 없지만 
시간을 보내다 보면 
덜 지치는 날이 올 거야. 

그럼에도 살아간다. 
책임져야 할 내 일과 내일이 있으니까. 


<그럼에도 여기에서>는 만화의 도시 프랑스 앙굴렘에서 지낸 3년 동안 그린 단편 만화 모음입니다. 이 작품들은 자전적 요소를 담고 있지만, 허구화 과정을 거친 이야기들입니다. 자전적 픽션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한국을 시작으로 인도에서 8년, 그리고 다시 프랑스에서 5년. 과거의 이야기를 오늘의 생각으로 쓰면서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지금보다 미숙했던 모습을 편집하지 않은 이유는 어렸을 때의 서투름이 잘못은 아니라고 말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나중에 부끄러워할지도 모르지만, 이 선택이 오늘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책이 나오기까지, 늘 지켜봐 주신 독자님들께 마음 깊이 감사드립니다. 보내주시는 응원 덕분에 세 번째 책까지 완성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저의 새로운 도전을 지지해주신 출판사 현암사와 편집자님, 제 만화를 다채롭게 만들어주시는 아버지 정병은 님께도 감사드립니다. 

각자가 겪고 있는 이렇게까지 가혹할 수 있나 싶은 상황들. 

 

그럼에도 지금 여기 계시는 모든 분들과 함께, 

<그럼에도 여기에서>를 통해 응원을 나누고 싶습니다.



- 무엇보다 늘 건강하시기를 바라며,

실키 드림

 

 

     

 

 

 

이제 내가 왔으니 걱정 마

마법으로 깨끗하게 치워줄게

집은 걱정 말고 잠깐 쉬고 있어

뜨거운 목욕을 하면 기분이 좋아질 거야

 

- 다 내가 좋아하는 음식들 뿐이네?

 

다음 날 아침의 너를 생각해 봐 

지금만 버티면 

조금만 더, 조금만 있으면,

드디어 그 시간이 다가오면

힘들었던 시간은 어제가 되어 있을 거야

 

지금 당장 해결할 수 없을 땐 나 자신에게 편지를 쓰는 거야

그렇게 계속 모든 시간의 나에게 응원을 하고 받으며 순간을 버티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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