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자가 흐르는 이야기/Drawing Book

[앤드류 루미스] 알기쉬운 인물화

일루젼 2022. 8. 19. 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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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앤드류 루미스 / 권은주

원제 : Figure Drawing For All It's Worth  
출판 : 이종( EJONG) 
출간 : 2012.04.01 


       

며칠 간의 시간이 꿈처럼 지나갔다. 깨어 있는지 잠들어 있는지 확신하지 못할 상태로 비몽사몽 있다 보니 어느덧 8월도 끝나간다.

 

인물을 그리는 기본서로 많이 추천되기에 찾아 읽었는데, 개인적으로는 <기초 드로잉>이 훨씬 만족스러웠다. 인물에 관한 내용은 겹치는 부분이 많았고, 다양한 자세의 인물을 그리려면 결국 기본 투시가 이해가 되어야 더 자연스러운 자세와 크기로 그릴 수 있을 것 같다. 한 권만 읽는다면 <기초 드로잉>을 더 추천하고 싶다.

 

이 책에서 상세하게 다루어준 부분은 해부학적 자료 - 뼈와 근육, 움직임에 따른 변화인데, 이 부분이 필요하다면 <예술가를 위한 해부학>이 더 낫지 않은가 싶기도 하다. 

 

읽는 동안은 나쁘지 않았는데 막상 리뷰를 쓰려고 하니 부정적인 감상이 떠올라 좀 당황스러운데... 

아마 이 책의 저술 취지가 '팔리는 그림'을 그리기 위한 '인물화'를 그리는 방식이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그러나 그것은 같은 말로 '눈에 거슬려 보이지 않는' 인체를 그리는 방식이라는 의미이기도 하므로, 원하는 목적에 따라 맞추어 참고하면 좋을 것 같다. 

 

최근 하는 고민은, 재료에 대한 이해다. 각 재료가 가지는 특성을 가장 잘 살리는 표현법과, 그럼에도 그 재료로 도전할 수 있는 한계 범위는 어떤 것인지. 아직은 오일 파스텔이나 수채화로 넘어가지 않고 최대한 색연필 만으로 다양한 느낌을 표현해보고 싶은데, 능력의 부족으로 원하는 표현이 나오지 않으면 꽤나 좌절스럽다.

 

뜨거운 무더위가 조금씩 가셔 간다.

나름대로 즐거운 8월이다. 

찬 바람이 불면 바빠질 테니 지금은 조금 더 뒹굴대며 보내고 싶다.        

 


 

(리뷰자 주 : 사진 자료는 저작권 만료로 공개되어 있는 원문 PDF를 이용해 가져왔다.)
  

 

 

 

 

 

 

- 나는 오랜 세월 동안 인물화에 대해 더 자세히 다룬 책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왔다. 내가 아는 젊은 미술관계자들이 유익한 책을 펴내기를 기다려왔다. 내가 생각하는 유익한 책이란 저자의 능력은 물론, 실제로 광고미술 분야에서 경험이 많은 사람이 쓴 책이다. 나 또한 이 일을 시작했을 무렵, 내 작품을 파는데 도움이 될만한 정보를 얼마나 애타게 찾았는지 지금도 잘 기억하고 있다. 미술 분야에서 성공하지 못하면 뭔가 다른 일을 찾아야만 하는 상황이었다. 

- 많은 사람들이 가눌 수 없는 충동에 사로잡혀 미술이라는 언어로 소통하고 싶어 한다. 그리고 나에게 기회만 주어진다면 이 일을 업으로 삼고 싶다고 하는 사람들에게 조금의 도움을 주고 싶다고 생각한다. 여러분이 지금까지 해온 일을 나 역시 겪어왔기 때문이다. 나는 지금까지의 경험으로 여러분들이 원하고 또 필요로 할 정보를 수집할 수 있었다. 훌륭한 작품에서 뭔가를 발견하고 실제 가치를 골라내어 그것을 실제로 응용하는 일은 언제나 어려운 일이다. 나는 미술은 단순한 기술 지식보다는 심리적으로 접근해야 더 성공할 가능성이 크다고 믿고 있으며 또 이제까지 심리적 접근은 강조된 적 없었기 때문에 그런 점에서도 여러분들에게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나는 이 책의 독자는 단순히 그림을 그리는 일에 흥미가 있는 정도가 아니라 유능하면서도 진정한 작가가 되길 진심으로 원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펜과 연필로 자신을 표현하고 싶다는 강한 욕구를 가지고 있고 또 그 욕구에 따라 뭔가 해야겠다고 생각하는 그런 독자 말이다. 재능은 개인 능력을 특별하게 나타내고 싶다는 지칠 줄 모르는 욕망이 동반되지 않으면 아무 의미가 없다. 그리고 재능은 장애를 몇 번이고 뛰어넘는데 힘이 될 수 있도록 부단한 노력을 수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 미술가를 움직이게 하는 <동기>란 무엇인지 알아보겠다. 드로잉은 작품 가운데 아무리 작은 부분이라도 그곳에 메시지가 있고 목적이 있으며 해야 할 일이 있다는 전제에서 출발한다. 그 메시지를 나타낼 수 있는 가장 직접적인 답, 가장 간결한 해석은 무엇인가. 주제를 파악하고 가장 중요한 요점을 나타내는 것이 심리적인 접근법의 순서이다. 작품의 표면 어디든 전체의 목적과 관련해서 그것이 중요한지 아닌지를 자주 생각하게 될 것이다. 미술가는 이를 열심히 관찰한 뒤 무엇을 보고 어떻게 느꼈는지 그 중요성을 그림으로 말해준다. 그림 속 가장 중요한 것을 강조하고 중요하지는 않아도 없으면 안 되는 것도 넣는다. 가장 중요한 인물의 얼굴 주변이 선명하도록 대비 효과를 주는 등, 인물의 감정을 나타내는 방법과 포즈를 가장 중요한 주제에 맞도록 기법을 찾는다. 모든 기법을 구사해서 제일 먼저 인물에 주목이 집중되도록 해야 한다. 즉, 단지 그곳에 존재하는 것을 수동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열심히 생각하고 기획해야 하는 것이다.

 

- 미술사에서 실물과 아주 똑같이 외관을 그려내는 재능으로 보는 이를 놀라게 하고 세간의 관심을 불러일으켰던 일들은 최근까지도 빈번했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컬러 사진과 성능 좋은 사진기가 발전하면서 사람들이 사실주의 미술에 식상함을 느끼게 되었고, 미술가들은 단순한 정물화적 표현만으로는 불충분하다고 느끼게 되었다. 눈에 보이는 사실을 확실하게 규명하고, 감정적이며 동시에 드라마틱하게 표현하여 음미하고 단순화하여 그림 속에 배치하고, 강조를 더해주는 방향으로 향하는 길 밖에 없는 것이다. 어떻게 그릴지는 10%에 지나지 않는다. 나머지 90%는 무엇을 그릴 것인가이다. 그림의 명도도 바탕도 디테일도 모든 것을 실물과 똑같이 그렸다고 한다면, 사진과 다를 바 없어져서 아무것도 덧붙일 수 없어진다. 그림을 그려 넣는 작업에는 확산과 가장자리 부분의 색채 혹은 명도를 비슷하게 하는 것, 디테일의 단순화 또는 생략이 필요하다. 강조를 하려면 반대로 보다 더 날카롭게 하고 대비 효과를 더하고 디테일을 구체적으로 그리는 등의 방법을 추가해야 한다.

 

- 나는 이번 기회에 독자 여러분에게 그림 제작 과정에서 여러분이 어느 정도 중요한 위치에 있는지를 알려주고 싶다. 즉 여러분의 성격, 개성이 첫째이다. 그림은 그린 이 자신의 부산물인 것이다. 여러분이 그린 그림의 모든 것은 여러분의 일부에 지나지 않고 또 그래야만 한다. 그림은 그린 이의 지식, 경험, 관찰 기호, 취미, 사색의 반영인 것이다. 그러므로 자신에 대해 정신을 집중해야 하며, 이는 여러분이 공부한 심리적인 접근법으로 나타날 것이다. 내가 이를 이해하는 데에는 일생이 걸렸다. 그러므로 그림 이야기에 들어가기에 앞서 자기 자신을 확실히 아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그림은 여러분이 잡고 있는 연필에서가 아니라 자기 자신에게서 탄생하는 것임을 이해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강조해두고 싶다.  

 

솔직히 나는 개인적인 경험 이상의 것은 모른다. 그러나 개인의 경험이 정말 풍부하다면 다른 사람이 부딪칠 여러 가지 문제에 대해 예상할 수 있다. 나는 여러 가지 사실을 분류하고 나에게 도움이 되었던 기본적인 원칙을 제시할 수 있다. 필요한 조건은 거의 보편적인 것이고 내 경험도 다른 동년배들의 평균적인 경험과 별다른 차이가 없으므로 내 작품을 제시하기도 했다. 실제로 내 시점, 또는 기술적인 접근 등은 이차적인 것이며 개개인이 자유로이 결정하고 마음껏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쪽이 바람직하다. 내 경험의 예시는 일반적인 필요조건을 분명하게 하기 위한 것뿐이다.

 

- 그림 범위를 넓히기 위해 열심히 노력해야 한다. 즉, 넓은 의미의 회화 원칙(모든 사물에는 비율이 있고 삼차원에 존재하며 질감, 색, 빛과 그림자가 있다)을 배우고 정물이나 동물, 혹은 새틴이나 양모 니트와 같은 특이한 질감을 요구하는 주문이 들어오더라도 당황하지 않아야 한다.  

 

사물을 관찰하는 법을 익히면 어떤 요구든 기술적으로 큰 부담이 되지 않는다. 어떤 형태의 묘사라도 어떻게 사물에 빛이 닿고 명도나 색에 영향을 주는가에 대해 기초가 되어있기 때문이다. 또 자신이 잘 모르는 주제는 항상 연구해야 한다. 그리고 실제로 그림을 그리거나 색을 칠하는 시간만큼 적절한 자료를 얻는 데에도 시간을 할애해야 한다.

 

선화와 유화는 기본이 같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선화는 유화에서 얻을 수 있는 명암, 터치, 면, 또 입체감의 미묘한 표현을 그대로 시도해볼 수 없을 것이다. 어떤 매체를 이용하든 같은 문제로 고민하게 될 것이다. 수평선과 시점을 생각해야 하고 적절한 길이, 폭, 깊이로 그려야 하고(평면에 그릴 경우), 간단히 말해 이 책에서 말하고 있는 여러 가지 요소에 대해 생각해야 하는 것이다.

 

사람은 누구나 남성이든 여성이든 이성의 인물상은 구조나 겉모습이 근본적으로 다르기 때문에(예를 들어 커트 머리를 한 여성이 슬랙스를 입고 있다고 해도 남성이 바지를 입은 모습과는 다르다) 양쪽의 수많은 차이를 분석하지 않고 인물화를 배우려고 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그림은 크게 선에 의한 것과 면에 의한 것, 두 종류로 나뉜다. 선화에는 평면도 같은 디자인이나 축척도 이에 포함된다. 면에 의한 그림은 사물의 부피나 3차원적 성질을 종이나 캔버스의 평면에 그리는 것이다. 선화는 빛이나 그림자를 고려할 필요가 없지만 면화는 이를 끊임없이 염두에 두어야 한다. 그렇지만 빛과 그림자가 없어도 인물을 평면적으로 또는 윤곽만으로 그릴 수도 있고 양감을 표현하는 일까지 가능하다. 그러므로 처음에는 평면적으로 인물을 그리도록 한다. 즉 비례를 그리고 평면에 곡선을 주고 나서 빛과 그림자로 공간적인 양감을 표현하는 것이다. 

인간의 눈은 명암에 의한 양감의 표현(모델링)보다 윤곽이나 경계선을 먼저 느낀다. 사물의 형태에 외형선이 있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시점에서 볼 수 있는 외형의 실루엣이 있는 것이다. 이를 보고 외곽선을 긋게 되는 것이다. 외곽선은 원래 평면적 화법에 속하지만 빛과 그림자를 이용하는 경우에도 쓰인다. 외곽선을 안 그려도 되는 때는 다른 물체의 윤곽이 뚜렷하거나, 명도를 이용하여 형태를 확실하게 할 수 있을 경우이다. 

윤곽과 선의 차이는 확실하게 이해해야 한다. 윤곽은 사물의 끝이다. 윤곽은 형태의 예리한 경계 부분(직육면체의 경계)인 경우도 있지만 둥그스름하면서 점점 사라져 가는 경계 부분(공의 윤곽)인 경우도 있다. 기복이 있는 풍경에서처럼 하나의 다른 윤곽 위에 여러 개의 윤곽들이 지나가기도 한다. 인물을 선화로 그릴 때, 풍경화처럼 그리더라도 입체적인 형태의 효과를 위해 단축시켜 그릴 필요가 있다. 인물화의 외곽선을 곡선으로 그려 입체적인 느낌을 낼 수는 없다. 두 종류의 선, 즉 형태의 주위에 구불구불 흐르는 것 같은 리듬 있는 선과 이와 대조적으로 안정적이고 구조를 확실하게 하기 위한 똑바르거나 각이 있는 선을 사용해야 하는 것이다. 

 

- 일반적으로 선호되는 그림에서 요구되는 특성을 알면 아마추어의 작품과 프로의 작품 사이의 차이를 좁히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이를 위한 두 가지 방법이 있다. 첫째, 구상, 즉 <무엇을 말하고 싶은가>이다. 둘째, 해석, 즉 <어떻게 말할 수 있는가>이다. 이 두 방법 모두 감성과 개성적 표현이 요구된다. 독창성, 지식, 연구가 필요하다.

 

-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보자. 연필을 손에 쥐기 전, 또는 사진을 찍거나 모델을 고용하기 전에 주제가 무엇이고, 목적이 무엇인가를 이해해야 한다. 예를 들어 무슨 상품을 광고하기 위한 그림이라면 다음의 질문에 답할 수 있어야 한다. 누구에게 어필해야 하는가? 특정계층이 대상인가? 일반 대중을 위한 것인가? 고객은 남성인가, 여성인가? 소재를 표현할 극적인 방법이 있는가? 광고의 목적을 강조하려면 머리만 그리는 게 좋은가, 전신을 그리는 게 좋은가? 인물들을 여러 명 구성해야 하는가? 배경과 무대가 도움이 되는가. 아니면 없는 편이 메시지 전달에 좋은가? 어디에 어떻게 인쇄되는가? 신문, 잡지, 포스터 등 어떤 광고매체가 사용될 것인가? 예를 들어 옥외광고판은 순간에 메시지를 전달해야 하므로 단순한 배경에 얼굴을 크게 그리는 쪽이 요구된다. 신문 상의 그림은 저렴한 종이에 인쇄되므로 선 또는 단순한 기법으로, 미묘한 중간색조는 이용하지 말고 그려야 한다. 잡지는 독자가 다른 매체에 비해 천천히 읽으므로, 필요에 따라 인물과 배경을 완벽하게 그리는 것이 좋다. 최근에는 중요하지 않은 것은 생략하고 단순히 그리는 경향이 있다.  

 

걷거나 뛸 때 균형 선은 변함없이 앞으로 기울어지고 속도가 빨라지면 경사도도 커지게 된다. 이 변화는 육안으로 보기 어려운데 움직이는 팔다리 때문에 움직임에 집중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인간은 보통 한걸음 앞으로 내딛으면 몸이 기울어진다. 균형은 앞으로 나온 발이 잡는다. 앞으로 밀어내는 힘은 뒤로 빠진 발에서 나온다. 팔은 다리와 반대로 움직여 왼다리가 앞으로 나가면 왼팔은 뒤로 빠지게 된다. 이 움직임은 보폭이 좁아질수록 작아진다. 113쪽의 마지막 사진에 주목하자. 이 사진은 모델을 서있게 한 채로 움직이는 것 같은 포즈를 취하도록 한 것이다. 사진을 보자마자 움직임이 부자연스럽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이는 정지한 상태에서는 전진 운동을 할 때의 중요한 운동 원칙이 나타나지 않기 때문이다. 균형 선이 앞으로 기울어지지 않은 움직임에서는 전진운 동의 느낌이 나타나지 않는다. 이런 움직임을 그리면 아무리 해부학을 정확하게 나타내도 인물이 실에 매달린 꼭두각시처럼 보일 것이다. 

 

- 종이에 앞으로 기울어진 선을 연하게 그리고 그 위에 인물을 그리면 된다. 기술적으로 말하자면, 움직임을 나타내기 위해서는 발꿈치가 머리 뒤쪽 방향으로 오도록 그려야 한다. 체중이 실린 앞으로 내민 다리는 반드시 균형 선 뒤에 오도록 그려야 한다.

 

걸을 때 엉덩이를 중심으로 해서 발이 호를 그린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은 발을 중심으로 해서 엉덩이가 호를 그린다. 걸을 때마다 중심의 부채꼴 움직임이 걸음보다 먼저 일어나게 된다. 땅에서 떨어진 발은 엉덩이 앞으로 호를 그리며 돌아가는 움직임을 보이고, 딛고 있는 발은 이 호의 반대 방향에 놓이게 된다. 그러므로 계속 걸으면 한쪽 발이 몸을 움직이고 몸이 다른 한쪽 발을 움직이는 동작을 거듭하게 된다. 한쪽 다리를 땅에 디디면 그 탄력으로 다른 다리가 힘을 빼고 앞으로 돌리는 운동을 이어가게 된다. 각 동작은 동시에 진행된다. 힘을 뺀 쪽의 엉덩이와 무릎이 굽혀진다. 체중이 실린 쪽 다리는 뒤꿈치가 올라가서 엉덩이 아래와 무릎의 힘줄로 체중이 전달되면서 곧게 펴지게 된다. 사진으로 이를 확실히 볼 수 있다. 힘 뺀 다리는 앞으로 돌아가기 때문에 무릎이 굽혀진다. 굽혀진 무릎은 다른 한쪽 무릎이 굽혀지기 전까지 펴지지 않는다. 이는 길는 포즈의 옆면에서 확실하게 관찰할 수 있다. 보폭을 크게 넓히면 두 다리 모두 꽤 펴지게 된다. 
 
손을 잘 그리는 비결은 없다. 각 부분을 적합한 비례로 조합하는 방법뿐이다. 손 전체와 비슷한 크기의 사각형 덩어리를 그려 각각의 부분을 보이는 대로 그려 넣으면 된다. 손의 길이는 앞 머리카락이 난 부분부터 턱 끝까지의 얼굴 길이와 거의 같다.  각 부분의 앞에 들어가는 윤곽을 주의 깊게 관찰하자. 손바닥은 오목하고 손등은 볼록하다. 끈기 있게 그려보자!
 
- 바느질하는 법에 대해 알 필요는 없지만, 인체 내의 구조와 마찬가지로 옷 구조에 대해서도 파악해야 한다. 단 몇 분만 투자하면 주름이 옷 구조에 의한 것인지 체형에 의한 것인지 파악할 수 있다. 주름의 <의도>를 알아보자. 디자인이 날씬해 보이기 위한 것인지, 풍만해 보이기 위한 것인지 디자이너의 의도를 알아보자. 솔기가 부드럽다면 옆으로 흘러내리게 할 의도인 것이다. 셔링이 잡혀 있거나 몇몇 부분에 개더가 잡혀 있다면 옆으로 흘러내리게 할 의도는 없는 것이다. 굳이 작은 주름 하나하나를 묘사하지 않아도 되지만, 주름 전체를 무시해서는 안 된다. 셔링이 잡힌 부분을 표현해보자. 

 

- <재능>이라는 단어는 좀 더 개념을 명확히 해 둘 필요가 있다. 자기만의 기술을 얻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해온 사람에게 그 능력을 <그냥 재능>이라고 치부하는 것은 실례이다. <하늘이 주신 영감>을 완벽하게 활용할 줄 아는 천재는 예나 지금이나 한 명 나올까 말까 하다. 나는 그런 류의 천재를 만난 적도 없고 유명화가 중에 땀 한 방울 안 흘리고 지금의 명예를 얻은 화가를 본 적도 없다. 미술 세계는 노력하기를 그만뒀는데 곧 실패하지 않는다는 공식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 대신 어려운 일을 훌륭하게 완성했을 때의 칭찬만큼 멋진 보수도 없다. 재능, 그 속뜻은 어떠한 학습을 해내는 능력이다. 재능은 강한 충동, 완벽히 채워지지 않는 욕구, 집중해 창조하는 데 지칠 줄 모르는 힘이다. 재능과 가능성은 햇빛과 판매용 야채와 같다. 해는 시작과 함께 계속 존재하지만, 여러분의 밭에서 농작물을 수확하기 전, 밭 경작과 식목, 김매기, 괭이질, 해충 박멸을 모두 완료해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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