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자가 흐르는 이야기/Book2

[줄리아 카메론] 아티스트 웨이 - 중년 이후의 삶에서 창조성과 의미를 발견하기

일루젼 2022. 9. 19. 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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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줄리아 카메론 / 정영수
출판 :  청미
출간 : 2020.09.10


       

 

<아티스트 웨이>를 읽어보고 싶어 두번이나 도전을 했지만 어째서인지 두 번 다 처음 목적했던 책을 읽지는 못했다. 한 번은 개정판, 그리도 이 번에는 확장판으로 읽게 되었는데 두 번 다 만족했으니 결과적으로는 잘 된 일이다. 

 

계획이 틀어지는 순간들이 있다. 유쾌한 순간은 아니지만, 그 순간의 불쾌감과 당황스러움이 어디서 기인하는 것인지를 가만히 들여다 보는 것은 도움이 된다. '내 계획'이 틀어졌기 때문인지, '목표'가 위험해졌기 때문인지를 구분할 수만 있다면 대부분의 경우는 '오히려 좋아'의 선물이라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다. 만 원을 요구했는데 10만 원을 받았다고 화를 내는 것은 정직해보일지는 몰라도 현명한 처사는 아니다. 

 

이 책은 은퇴 이후의 삶에서 다시 활력과 영감을 얻는 방법으로서의 '아티스트 웨이'를 설명하고 있다. 12주차의 세션으로 나뉘어져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가장 마음에 드는 부분부터 시도해보는 것도 효과가 있었다.

 

저자가 가장 강조하는 것은 크게 세 가지다.

 

첫째, '모닝 페이지' 쓰기이다.

아침에 일어나자 마자 45분 동안 약 3장 정도의 분량에 아무 말이나 생각나는 대로 솔직하게 쓰는 것인데, 다 쓴 다음에는 불태우거나 찢어버려도 좋다. 보관하겠다면, 그 누구에게도 보여주지 말고 혼자서만 간직할 것. 잠에서 막 깨어나 손으로 써내려가는 글들은 자기 자신도 몰랐던 솔직한 감정과 생각들을 담아낸다. 중요한 것은 그 내용이 아니라, 그렇게 함으로써 스스로가 깨끗하게 비워진다는 점이다. 이제 창조성과 영감을 초대할 준비가 되었다. 

 

둘째, '아티스트 데이트' 하기이다.

아티스트 데이트는 반드시 혼자서 해야 하는데, 무엇이든 정말 즐거워 보이되 이전까지는 도전해보지 않았던 것을 골라 일주일에 한 번 정도 자기 자신과 데이트하는 것이다. 이 '데이트'라는 단어에도 주의를 쏟아야 하는데, 적당히 혼자서 시간을 보내는 것과는 달리 정말 '데이트'가 될 수 있도록 미리 계획하고 준비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이런 연습을 통해 나 자신과 타인을 제대로 접대할 수 있게 된다는 부수적인 장점도 있다. 

삶에 다시 호기심과 즐거움을 초대하고, 이전까지의 고정된 틀 밖의 경험을 해보는 것은 새로운 삶의 방식과 개성을 찾는데 큰 도움이 된다. 무엇보다 그 다음 일주일이 기다려지는 설레임과 활력이 찾아들 것이다. 

 

셋째, '산책' 하기이다.

저자는 20분씩 일주일에 3번 정도는 산책을 하라고 권한다. 이어폰이나 스마트폰 같은 외부 자극 없이, 바람과 지면의 감촉을 온전히 느끼는 시간을 갖기를 추천한다. 그냥 걷는 데 쓸 시간은 없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았지만, 막상 해보고 나면 다들 '풀리지 않던 문제에 대해 갑자기 좋은 아이디어가 떠올랐다'거나 하루의 일상에 더 활력이 생겼다며 만족했다고 한다. 

(내 경우에는 산책 도중 불현듯 자세에 대한 자각이 생겨 목과 허리를 바르게 펴려고 노력 중이다.)

 

 

'즐거움'을 느낀다는 것은 그것이 당신의 본성에 합치하는 뭔가라는 의미이다.

그것을 인정하고 아끼는 일은 자신 스스로를 인정하고 아끼는 일과도 같다. 

오래도록 만지작거리기만 했던 것에 뛰어들 용기를 속삭여 줄, 혹은 풀리지 않는 문제를 어디서부터 다뤄야 할 지를 귀뜸해 줄 '나만의 비밀 친구'를 찾고 있었다면 <아티스트 웨이>가 좋은 조언이 되어줄 것이다. 

        

 

 


 


당신이 좋아하는 것을 인정하고, 
그것을 좋아하는 사람이 바로 당신임을 인정하는 것은 
매우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

 

 

- "나는 지금 이 자리에 있어요. 은퇴를 하고 즐길 여유가 있어요. 그렇지만 다른 사람들의 감정에 신경 쓰는 내 성향은 정말로 조심하고 싶어요. 특히 나 자신의 생각과 더 나은 판단을 희생하면서까지 말이에요. 이제는 내가 그렇게 하려고 할 때 어떻게 막아야 하는지 알아요."

버트의 통찰력은 흥미진진한 것이다. 그는 이제 새로운 인식 아래 새로운 일을 시작할 수 있으며 또한 그 일을 추진하면서 자기 자신을 보호할 수 있다. 

 

- <회고록>

0. 나이:
1. 당신이 이 시기에 중요한 관계를 새롭게 형성한 사람. 그중 가장 중요한 사람들과의 역학 관계를 간단히 묘사하라. 
2. 어디에서 살았는가?
3. 이 시기에 당신이 속한 공동체가 있었는가? 있었다면 무슨 공동체이었는가? 그 공동체는 만족감을 주었는가? 복잡했는가? 인상적이었는가? 공동체 구성원들이 서로 지지하고 도움을 주었는가? 
4. 이 시기에 특별히 기억나는 소리 하나를 묘사하라. 당신이 듣고 또 들었던 노래가 있는가? 지금 그 노래를 다시 들어보라. 어떤 경험이 떠오르는가?  
5. 이 시기에 기억나는 맛 하나를 묘사하라.

6. 이 시기에 기억나는 냄새 하나를 묘사하라.

7. 이 시기에 외로웠던 순간을 묘사하라.

8. 이 시기에 지지를 받았던 순간을 묘사하라.

9. 이 시기에 스트레스의 원인은 무엇이었는가?

10. 이 시기에 의미 있다고 느껴지는 다른 기억은 무엇인가? 

- 외로움은 인간 삶의 보편적 양상이며, 실제로 혼자 있든지 그렇지 않든지 간에 모든 사람들이 경험하는 것이다. 때때로 우리는 친하게 지내려고 애쓰는 이들 사이에서 가장 가슴 아픈 외로움을 느낀다. 또 어떤 때에는 변화의 시기에 알게 되는 '즐거운 외로움'을 경험한다. 아티스트 데이트는 즐겁게 혼자가 되는 법을 가르쳐주면서도 결국 다른 사람들과 강한 유대 관계를 형성하도록 도움을 주는 경우가 많다.

 

- 내 수강생들 가운데에는 "이미 혼자서 모든 걸 다 해봤어요."라고 말하며 아티스트 데이트를 거부하는 이들이 많다. 아마도 그들은 혼자 살고 있고 이미 혼자 상당히 많은 시간을 보냈을 것이다. 그렇지만 외로움이나 고립감은 종종 타인과의 유대 관계나 상호 교류가 부족하기 때문이 아니라 자기 자신과의 유대 관계가 부족하기 때문에 생긴다.

 

- 직접 경험하기 전에는 믿기 어렵겠지만 아티스트 데이트는 혼자 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우리를 고립에서 벗어나게 해 준다. 아티스트 데이트를 통해 자기 자신과의 유대 관계를 다지게 되며, 이런 습성이 몸에 배면 우리가 실제로는 혼자 있을지라도 항상 좋은 친구와 함께 있는 것과 마찬가지가 된다. 이러한 효과는 아티스트 데이트를 계획할 때마다 조금씩 쌓인다. 당신의 마음을 움직이고 평상시 생활 리듬에서 벗어나는 활동을 선택하라(이것이 아티스트 데이트의 '아티스트' 영역이다. 그런 다음 아티스트 데이트를 계획하고(이것이 아티스트 데이트의 '데이트' 영역이다), 아티스트 데이트에 대한 기대감을 즐기라. 아마도 당신은 며칠 전에 미리 콘서트나 연극, 또는 박물관 전문 해설사 투어 표를 구매할 것이다.

 

- 아티스트 데이트를 한다는 것은 '그저 혼자 시간을 보내는 것'과는 매우 다른 활동이다. 당신은 당신 자신과 더 강한 친밀감을 경험할 것이며 집을 나설 때보다 당신 자신에 대해 더 잘 이해하고 집으로 돌아올 것이다. 아티스트 데이트는 그것 자체를 기반으로 한다. 즉, 아티스트 데이트는 점점 하기 더 쉬워지고 기대감에 점점 더 흥분하게 된다. 그렇지만 당신이 실제로 쌓고 있는 것은 당신 자신과의 유대 관계이다. 이 유대 관계는 당신이 맺게 될 다른 모든 관계의 핵심이다. 당신이 당신 자신과 유대 관계를 맺을 때 다른 이들과 관계를 맺는 당신의 능력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향상된다. 

 

- 데이비드는 은퇴를 하고 나서 자신이 거의 모든 시간을 혼자 보낸다는 것을 깨닫고 몹시 당황했다. 우선 그는 책을 읽었고, 하려고 마음 먹었던 일들을 했지만 곧 길고 공허한 시간에 싫증이 났다. 그는 회고록 작업을 하면서 의과 대학에 다닐 때 가장 친했던 친구와 함께 빵집에서 사 먹었던 초콜릿 머핀에 관한 아주 특별한 기억이 떠올랐다. 그는 그 친구와 연락이 끊긴 지 여러 해가 되었지만 회고록을 통해 자신의 인생에 작용한 그 우정의 힘을 되새겨보았다. "아주 사소한 일들이었어요." 그는 말한다. "내 친구는 굉장히 세부적인 것에 주의를 기울였어요. 연필은 늘 줄이 맞춰져 있었고 책상은 항상 깨끗했어요. 글씨는 아주 작은 정자체였어요. 그는 그런 면에서 예술가였죠. 그리고 그는 그 모든 자질 덕분에 훌륭한 외과 의사가 되었어요. 사람들이 나보고 참 깔끔하다고 말하면 나는 언제나 그 친구와 그 친구가 내게 끼친 영향을 떠올려요. 나는 그 모든 것들을 그 친구한테 배웠고 그것들이 정말로 내 삶에 영향을 줬어요. 그 친구는 내가 그렇게 하도록 북돋아주었어요." 

 

- 자원봉사는 오랫동안 갈고 닦은 기술을 활용하는 것도 포함한다. 수십년간의 업무 경험을 통해 우리는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을 돕고 다른 사람들에게 직업상의 요령을 가르쳐줄 수 있다. 우리는 이런 활동을 하면서 우리 자신이 이전 업무와 관련되어 있음과 지역 사회에 도움을 주고 있음을 느낀다. 자원봉사는 많은 이들에게 보상이 주어지는 선택이다. 예상보다 일찍 퇴직을 한 사람들이나 직업상 했던 일에 여전히 열정을 느끼고 기량을 유지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특히 그렇다. 또한 활동성과 생산성을 유지하면 잘못 이용될 수 있는 우리의 창조적 에너지를 긍정적으로 표출할 수 있는 대상을 얻을 수 있다.

 

- 리는 정규직 실내 장식가로 일했다. 그녀의 고객들은 누구나 그녀의 예술적 감각에 만족했다. 은퇴한 뒤 그녀는 자기 집에 온 신경을 집중했다. 이미 실내 장식을 세 번이나 다시 했던 그녀가 네 번째로 실내 장식을 바꾸려고 하자 남편이 강하게 반대했다. "여러 번 집을 바꾸었지만 나는 예전이 더 좋았어." 그녀의 남편이 말했다. “나는 지금이 좋아." 리가 반대 의견을 냈다. 리가 이 이야기를 했을 때 나는 그녀의 남편에게 공감했다. 나는 어떤 이의 '둥지'가 찢기고 또 찢기면 속상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렇지만 나는 리에게도 연민을 느꼈다. 그녀는 창조적 에너지를 '소비' 해야만 했다. 그녀의 남편이 또다시 집에서 낯선 곳에 있는 듯한 느낌을 갖지 않도록 하려면 그녀가 반드시 에너지를 표출할 다른 대상을 찾아야만 했다. "자원봉사로 실내 장식을 하면 어때요?" 나는 리에게 물었다. 그녀는 분명히 돈보다 일이 더 필요했다. 약간의 탐정 노릇을 하여 리는 심각하게 개조가 필요한 집을 찾아냈다. 어려움에 처한 10대들이 모여 사는 집이었다. 도움을 주겠다는 리의 제안에 집의 책임자는 감사의 눈물을 보였다. 

 

- "나는 아름다움을 창조하는 걸 아주 좋아해요." 리가 나에게 말했다. 그리고 바로 그것이 그녀가 한 일이다. 한 번에 방 하나씩, 그녀는 자신의 계획을 책임자와 함께 나눴고, 한 번에 방 하나씩, 그 계획을 실행에 옮겼다. 페인트와 미술품, 심지어 가구까지 그녀와 연이 닿는 많은 지역인사들이 기꺼이 도와주었다. 리는 낡은 건물을 고요한 치유의 오아시스로 변신시켰다. "그 일은 좋아서 하는 일이 되었어요." 리가 말했다. "가장 자랑스러운 작업 중 하나였죠. 이 소녀들의 인생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보며 무척 흥분되고 감동을 받았어요. 거식증에 시달리던 한 소녀는 내게 말했어요. 내가 작업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새로운 방식으로 아름다움을 보기 시작했고, 언젠가는 자기 안에 있는 아름다움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게 됐으며, 아름다움은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것이 아니라 창조해낼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고 말이죠. 나는 정확히 맞는 말이라고 그 소녀에게 말했어요.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어떤 공간(또는 사람)이 아름다움을 드러내기 전에 그 공간(또는 사람)이 내면에 간직하고 있는 아름다움을 본다고 말해줬어요. 그리고 내가 그 집에서 가능성을 본 것처럼 그 소녀에게서도 가능성을 봤다고 말해줬어요. 그런 다음 나는 집으로 돌아와 울었어요. 그 소녀의 고통 때문에, 그리고 정말로 필요한 곳에 내 에너지를 쓴 것 같아서 울었어요. 공간을 개조하면서 보낸 오랜 세월 동안 이렇게 깊은 감사의 마음을 느낀 적은 한 번도 없었어요."

 

- 모닝 페이지는 우리가 그리워하거나 배우고 싶어 했던 관심 분야를끄집어내줄 수 있다. 가끔 아주 작은 단서가 우리를 만족스러운 자원봉사로 이끌 수 있다. 수십 년간 출판업에서 종사해온 존은 은퇴 후에 자신이 일을 그리워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는 모닝 페이지를 쓰고 회고록 작업을 하면서 직접 단편을 몇 편 썼다. 그렇지만 그는 여전히 다른 사람들의 글이 그리웠다. 그는 직장에 다닐 때 자기가 출간하는 책의 작가들에 몰두했었다. 그의 표현처럼, 그는 '작가들 내면으로 들어가는 것'을 무척 좋아했고, 현재 자기 자신의 글을 쓰는 것이 재미있긴 했지만 약간 고립된 느낌이 들었다. 지역 사회에서 봉사 활동을 찾던 그는 성인 문해 프로그램에 마음이 끌렸다. 거기에서 그는 자유롭게 글에 대한 애정을 나눌 수 있었을 뿐 아니라 글의 마력에 다시 연결될 수 있었다. 그리고 그 활동을 하면서 다른 사람들과도 유대 관계를 맺었다.

 

- 아주 조금이라도 지금 당장 자원봉사를 한다면 당신은 어디에서 할 수 있겠는가? 지역 무료 급식소에서라면 아마도 시간을 선물할 수 있을 것이다. 당신의 전문 분야에서 경력을 쌓고 있는 사람에게는 조언을 선물할 수 있을 것이다. 들어주는 것도 선물이 될 수 있다. 우리 모두는 나눌 수 있는 것을 갖고 있다. 오늘 당신은 즐겁게, 무료로 무엇을 선물할 수 있는가? 

 

- 창조적 존재로서 우리의 주요한 욕구 중 하나는 지지이다. 우리가 창조적 시도를 시작할 때는 더욱 그렇다. 특히 처음으로 창조성을 실행에 옮기는 것이라면 우리 프로젝트를 지지하는 역할과 우리 자신의 관용을 발산할 대상의 역할을 할 수 있는 관계를 의식적으로 구축해나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들 가운데 어떤 관계는 우리가 직장에서 형성해온 결속을 지속하는 것일 수도 있고, 어떤 관계는 이제 시간이 더 많아져서 더 친밀한 사이로 발전하기 바라는 것일 수도 있으며, 또 다른 관계는 공통 관심사를 기반으로 새로이 유대를 맺은 것일 수도 있다. 아마도 우리는 위 세 가지가 어우러진 관계를 쌓고 싶을 것이다. 

 

- 지지를 구하는 것은 불가능할 정도로 어렵다고 느낄 수 있지만, 지지를 구하면 거의 항상 그 보상으로 솟구치는 에너지와 창조성을 얻는다. 우리가 다른 사람에게 도움과 지지를 요청할 때 우리는 우주의 도움과 지지를 경험한다. 우리가 인도받기를 구할 때 우리는 인도받는다. 우리가 친구와 옛 동료들에게 받는 조언은 종종 우리 자신의 직관과 영감에 문을 열어준다. 우리가 유일한 권위자가 되기를 포기할 때 다른 사람들과의 유대 관계는 좀 더 돈독해지고 좀 더 즐거워질 것이다. 다른 사람들도 우리 꿈에 멘토링을 해주면서 그들 자신을 최대한 확장할 수 있다. 

 

- 추리 소설 읽기를 무척 좋아하는 어니스트는 은퇴를 하자 언제나 읽으려고 별러왔던 책과 이미 수차례 읽었던 책을 탐독했다. "처음 몇 달 동안은 더없이 행복했어요. 그렇지만 곧 내가 다른 사람들의 글 속에나 자신을 파묻고 있는 것 같다고 느끼기 시작했어요. 나 자신을 잃어가고 있었어요." 그래서 어니스트는 친구들과 함께 추리 소설에 대해 토론하는 독서 모임을 시작했다. "나는 우리가 공유한 통찰력과 어렵게 얻은 지혜, 그리고 내 외로움을 억제해준 다른 독자들과의 만남을 즐겼어요." 그는 독서 모임을 하며 시간을 보낸 것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렇지만 그 모임이 내가 가렵다고 생각하는 곳을 실제로 긁어주지는 못했어요. 당신도 알다시피 나는 수년 동안 추리 소설을 직접 써보고 싶었어요." 

- 사실 아무리 많은 책을 읽는다 해도 집필의 욕구를 채워주지는 못한다. 어니스트가 수십 권의 추리 소설을 읽으며 예술 형식과 만나기는 했지만 그 자신은 결코 봉인을 해제하지 못했다. 다시 말해서 직접 글을 쓰지도, 아이디어를 검토해볼 수 있는 곳에서 자신의 아이디어를 꺼내지도 못했다. 

 

- "오직 당신만이 당신 책을 쓸 수 있어요." 나는 어니스트에게 말했다. 그리고 그가 자신의 생각을 며느리에게 말했을 때 그녀도 내 의견에 동의했다. 

 

- "당신에게는 소명이 있어요. 당신은 작가가 천직이에요." 나는 이런 말을 들어왔다. 내가 늘 글을 쓰라는 소명을 받아온 것은 사실이다. 그렇지만 자신의 소명을 즉각 알아차리지 못하는 많은 사람들이 자신에게는 소명이 전혀 없다고 가정하는 것 또한 사실이다. '창조주의 목소리'가 너무 작고 부드러워서 사람들이 세속적인 목표에 초점을 맞추고 있을 때에는 들리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 모두 한 가지 또는 그 이상의 소명이 있지만 때때로 그것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이유는 '소명'이라는 단어를 너무 무겁게 생각하기 때문이다. '사제가 되는 소명'이라는 식으로 말이다. 그러나 소명은 특별한 헌신이나 자기희생을 요구하는 사명이 아니다. 대부분의 가치 있는 소명은 훨씬 덜 극적이며 '열정적인 관심사'로 간단히 정의될 수 있다. 당신은 이번 주 회고록에서 언젠가 당신 내면에서 감지됐던(그리고 따랐거나 무시했던) 아이디어와 육감, 관심, 그리고 암시를 찾아볼 것이다. 

- 창조적 시도를 '그저' 반짝 취미로, 또는 다른 사람의 영역으로 일축해버리기는 너무 쉽다. 그러나 진실은, 우리 모두 창조적인 존재이며 '잘못된' 창조적 관심은 없다는 것이다. 하나의 창조적 관심이 다음의 창조적 관심으로 이어지고 또 이어지며, 우리가 소명을 받은 영역이 무엇이든지 그 영역에서 창조적 활동을 하면 우리는 기쁨과 목적의식을 얻는다. 또한 우리 자신보다 더 위대하다고 느껴지는 자애로운 존재와 유대감을 갖게 된다. 

 

- 진정한 자아가 앞으로 나선다. "'저것'을 좋아하는사람은 '나'입니다." 우리는 이렇게 선언한다. 우리가 무척 좋아하는 것을 기억할 때, 우리는 우리 자신의 진정한 가치를 기억한다. 우리가 좋아하는 것으로부터 너무 멀어졌다면, 얼마나 멀리 왔는지 가늠하고 그것을 바로잡을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좋아하는 것으로부터 상당히 멀어졌다면, 그것을 되찾기 위해 우리 인생을 변화시켜야 한다. 말을 상당히 좋아하지만 말을 살 여유가 없다면 지역 승마 클럽에 가서 승마 수업을 신청할 수 있다. 숲을 좋아하지만 콘크리트 건물들 속에 살고 있다면 실내 화초를 돌보는 행동을 통해 자연과 접촉할 수 있다. 좋아하는 것들을 향해 작은 발걸음을 내디디면 우리가 지닌 힘을 느끼게 된다. 우리는 환경의 희생자가 아니라, 우리에게 기쁨을 가져다주는 삶의 공동 창조자이다. 

 

- 메리는 좋아하는 것 목록에서 할머니에 관한 추억이 매우 많다는 걸 알았다. 취미로 정원을 가꾸었던 그녀의 할머니는 팬지를 무척 좋아했다. 그래서 할머니의 사랑을 떠올리면 메리는 팬지라는 이름이 곧장 튀어나왔다. 목록을 채워나가면서 그녀는 말끔하게 수놓은 베개와 버터와 잼을 바른 토스트, 특정 섬유유연제의 향 등, 할머니에 관한 다른 추억이 있음을 알게 됐다. 메리는 할머니가 자신에게 얼마나 큰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해 자랑스러워하며 늘 감사했다. 

 

- "이 목록이 얼마나 나 자신을 드러내던지 믿기 어려울 정도였어요. 처음에는 목록을 작성하는 일이 너무 단순한 일처럼 보여서 거의 하지 않으려고 했는데, 하고 나니 무척 좋네요." 미오이의 어린 시절 옷장에 관한 어떤 기억은 아티스트 데이트를 하도록 영감을 불어넣었다.

 

- "수수한 출근복이 아주 많았어요. 옷장 속에 있는 옷은 거의 다 무채색이었어요. 그것을 바꾼다고 생각하니 흥분이 되었어요. 노란 우비에 대한 기억이 나를 움직이게 했어요. 나는 아티스트 데이트로 옷을 사러 가기 시작했어요. 결코 발을 들여놓지 않았을 법한 가게에 가고, 두 번 다시 쳐다보지 않았을 옷도 골랐어요. 약간 지나친 것 같은 느낌이 들었지만 이렇게 생각했어요. '이건 아티스트 데이트야. 그러니 안전지대에서 좀 벗어나면 어때?'"

 

- 미오이 옷장의 기발한 확장은 표면적인 변화로 보일지도 모르지만 결코 그렇지 않다. 그녀는 모든 방면으로 기호를 확장하면서 자신의 창조성과 내면의 어린아이, 이전의 자기 자신, 그리고 더 활기찬 미래와 접촉하고 있는 중이다. 그녀가 작지만 의미심장하고 다양한 방식으로 그녀의 삶에 생기를 불러일으킬수록 점점 더 많이 음악을 추구하게 된 그녀를 보는 것은 그리 놀라운 일이 아니다. 지역 오케스트라에 합류하고 교향악단 보조금 요청 공문을 쓰는 자원봉사에 그녀의 놀라운 글솜씨를 발휘하는 것은 자연스럽게 뒤따라왔다. 자신이 좋아했던 것들의 목록을 작성하는 '단순한' 초기 단계는 미오이가 목적의식이 있는 삶을 준비하는 데에 있어서 중요했다. "얼핏 보기에 직관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지만, 나 자신을 위해 기준을 낮추면 나는 훨씬 더 많이 대담해진다는 걸 알아요. 나는 이제 더는 불가능한 완전함을 추구하지 않아요. 되돌아보면서 나 자신은 아주 즐겁게 지낼 여유가 없었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그녀는 이제 고백한다. "하지만 지금은 아주 즐거워요. 그리고 무척 신이 나요. 정말로 나는 즐겁게 지내는 사람들이 좋은 아이디어를 낸다고 생각해요." 

 

- 터치스톤은 개인적이며 사람들의 목록은 저마다 모두 다르다. 당신의 목록에 고상한 항목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지 말라. 당신 자신에게 말을 걸기만 하면 된다. 당신이 추구할 일은 그게 전부이다. 당신 기억에, 그리고 즐거움에 마음을 열라. 당신이 한때 즐겼었고, 다시 즐기게 될 것들과 관계를 맺는 실험을 해보라.  

 

- 피터는 모닝 페이지 쓰기로 하루를 시작하면서 은퇴기의 삶이 서서히 눈에 띄게 향상되었다. "<뉴요커>를 정기 구독했어요." 그는 활짝 미소를 지으며 말한다. "아주 하찮은 일처럼 들릴지 모르겠지만 내게 만화는 아주 커다란 선물이죠. 마침내 나도 만화를 즐길 수 있게 된 거예요." 피터는 들고 다닐 수 있는 무선 노트를 사러 서점에 갈 계획이라고 말한다. "내가 보는 것을 스케치하기 시작할 생각이에요. 별일 아닌 것처럼 들리겠지만 모닝 페이지를 쓰면 그냥 하루가 내게 주어지는 대신에 내가 하루를 만드는 느낌이 들어요."

 

- 그렇지만 여기에서 중요한 단어는 '느껴진다'이다. 아티스트 데이트는 헛되지 않다. 어리석은 활동도 아니다. 아티스트 데이트는 용감하고 은총으로 가득한 활동이다. 우리가 계속 앞으로 나아갈 때 아티스트 데이트는 그 본질을 드러낼 것이다. 가뭄기에 필요한 것은 용기이다. 우리의 의구심에도 불구하고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는 겸손함, 모닝 페이지를 쓰는 용기.

 

- 자기 의심이라는 가뭄 속에 있을 때, 언젠가 가뭄이 끝날 것임을 믿는 것은 굉장히 어렵다. 그러나 가뭄은 결국 끝난다. 그리고 우리는 종종 의심과 관련된 우리 사건의 해결책을 갖고 있다. 들여다보고자 하는 약간의 의지가 있다면 거기에 분명히 있다고 짐작하는 밝은 희망을 찾는 것은 생각보다 더 쉽다. 

 

- 당신이 자신의 상처(그 상처가 창조성과 관련된 것이든, 그렇지 않든)에 마음 아파하는 것을 스스로 존중하는 것은 중요하다. 사람들은 대부분 자신의 상처를 인정하지만 어떻게든 그 상처를 극복해야만 한다고 느낀다. 그런데 당신이 그 상처를 온전히 인정하기 전에는 그 상처를 극복할 수 없다. 우리가 경험하는 자기 의심은 종종 현재 사건에 의해 촉발되지만 과거에 뿌리를 두고 있다. 우리가 지금 느끼고 있는 감정의 핵심은 종종 익숙하며 예전 고통을 상기시킨다. 이러한 과거의 상처를 인정하는 것은 이 상처가 만들어내는 자기 의심의 함정을 피하는 데 도움이 된다. 

 

- '그림자 예술가(shadow artist)'라는 단어는 예술 주위에서 그들의 시간과 에너지를 쓰지만 왜 그런지 예술계의 주변인으로 있는 사람을 지칭하려고 내가 만든 용어이다. 그림자 예술가는 예술에 관심이 많지만, 좀 더 정확히 표현하자면 자신이 예술에 재능이 있다는 것을 알지만, 예술에 직접 참여하지 않는 것이 더 안전하다고 느낀다. 그들은 꿈에 직접 뛰어드는 대신 꿈 언저리에서 서성이고 있는 자신을 발견한다. 그림자 예술가는 흔히 볼 수 있다. 그들은 자신들이 푹 빠져 있는 예술을 가능하게 하고 촉진하면서 성공적인 '그림자 경력'을 쌓을 수 있다. 은퇴한 이 숨은 예술가들은 그들이 그림자처럼 따라다녔던 예술에 대한 열정이 실제로는 그들 자신이 오랫동안 묻어두었던 욕구라는 것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 그림자 경력이란 정확히 무엇인가? 그것은 꿈의 근처에 있지만 꿈에는 미치지 못하는 것이다. 소설가 지망생이 문학 저작권 대리인이나 광고 카피라이터와 같은 일자리에 만족한다.    

 

- 모닝 페이지 쓰기는 일종의 기도이다. 우리는 우주(신이나 초월적 능력자, 포스, 도(道) 등, 당신이 부르기 편한 대로 이름 붙인 존재)에 정확히 우리가 원하는 것, 싫어하는 것, 더 갖고 싶은 것, 덜 갖고 싶은 것을 이야기하고 있다. 우리는 우리를 신중하게 그리고 잘 인도하는 내면의 능력과 접촉하고 있다. 우리 대부분은 기도하기를 꺼린다. 그렇지만 모닝 페이지를 쓰면서 우리는 기도와 닮은 뭔가를 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것이다. 우리는 예상하지 못한 내면의 능력과 접촉한다. 우리가 이 힘에 어떤 이름을 붙이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그 힘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다. 이것에 날마다 귀를 기울이면 깜짝 놀랄 만한 결과가 나타난다. "우리를 인도해주세요." 우리가 기도하면 곧 인도함을 받는다. 이것은 육감이나 직관으로 올 수도 있고, 낯선 사람과의 대화로 올 수도 있다. 핵심은 정말로 우리는 인도함을 받는다는 것이며, 우리가 마음을 열고 귀를 기울이면 그 목소리가 들린다는 것이다. 

 

- 우리가 진정으로 가치 있게 여기는 것을 알고, 그 결과 그것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지출하면(그리고 돈을 벌면) 돈은 우리에게 덜 수수께끼 같은 존재가 된다. 우리 자신에게 명료성의 존엄성을 주면 우리는 우리 삶에서 좀 더 많은 존엄성을 갖게 된다는 것을 알게 된다. 

- 자신의 40대 중반에 주목했다. 그때 그는 요리사로서 남은 인생 동안 소신껏 운영할 수 있는 식당을 인수했는데, 이제 돌이켜보니 그 당시 거의 공황 상태에 빠져 있었다. "나는 '성공'해야만 한다고 생각했어요. 그것도 빠른 시간 내에요." 그는 말한다. "나는 젊은 시절의 나 자신을 돌아보며 내가 내 일을 위해서 무엇이든지 기꺼이 포기했음을 알게 되었어요. 그렇게 많은 걸 포기했으니 지금 나 자신의 많은 부분을 잃어버린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것은 당연해요." 데니스는 많은 사람들처럼 그의 회고록을 통해 돌아보면서 자신에 대한 연민을 느낀다. 

- "지금의 자신을 돌보는 것에 대해 생각하기 어렵다면, 이전의 자신을 돌보는 것에 대해 생각해보세요." 나는 그에게 제안했다. "46세의 그가 필요로 했지만 얻지 못했던 것은 무엇이었나요?

 

- 우리는 자신이 '실제로'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자신에게 매우 솔직해야만 한다. 우리가 필요로 하는 것이 충고라면, 아이스크림 한 통은 소용이 없을 것이다. 우리가 필요로 하는 것이 휴식이라면, 과도한 계획은 우리를 괴롭게만 할 것이다. 우리가 다른 사람들을 돌보며 많은 세월을 보냈다면 우리가 필요로 하는 것을 알아내는 데 시간이 좀 걸릴 것이다. 인내하라. 그럴 만한 가치가 있다. 

 

- 많은 은퇴자들에게 자기 돌봄은 어려운 예술이다. 그렇지만 그것의 보상은 들인 시간과 돈을 크게 뛰어넘는다.  

- 창조적인 무언가를 할 때마다 우리는 내면 우물에서 낚시질을 한다. 이 말은 무슨 뜻일까? 우리가 창조할 때 이용하는 이미지를 우리 모두 충분히 가지고 있다는 뜻이다. 우리 자신을 생태계 일원으로서 생각해 볼 가치가 있다. 글을 쓰거나, 그림을 그리거나, 바느질을 하거나, 연기를 할 때 우리는 우리의 내면 우물에 있는 이미지에 의존한다. 우리가 이미지 저장소를 다시 채우는 법을 배운다면, 우리는 더 쉽게 작업할 수 있다. 반대로 우리가 다시 채워놓는 법 없이 우물에서 계속 낚기만 하면 우리 일은 고통스러워지고 '갑자기'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궁금해지게 된다. 

- 잘못된 것은 다름이 아니라 이미지 저장소를 다시 채우지 않은 채 우물에서 낚시질을 하는 것이다. 우물을 다시 채우는 가장 좋은 방법은 아티스트 데이트를 하는 것이다. 의식적으로 우물을 다시 채우면 우리는 편안함을 다시 얻는다. 매주 한 번씩 아티스트 데이트를 하면 대체로 충분하다.

 

- 오로지 재미를 위해 뭔가를 탐험하는 아티스트 데이트는 하찮게 느껴진다. 그러나 많은 수강생들이 처음으로 창조주와 의식적인 교감을 느낀 것은 아티스트 데이트를 할 때였으며 아티스트 데이트를 할 때 자애로운 우주를 느낄 수 있다고 말한다. 아티스트 데이트는 사치스러울 수도 있고, 수수할 수도 있다. 꽃집에 들르는 것만큼 간단한 뭔가가 내면 우물을 조용히 다시 채울지도 모른다. 

- 회고록은 언제나 아티스트 데이트로 할 수 있는 탐험 주제를 제시한다. 구체적으로 '기억하기'. 아티스트 데이트를 하는 것은 우리 과거와 연결되는 측면과 우리 현재에 활기를 불어넣는 측면 모두에 매우 강력한 도구가 될 수 있다. 어떤 사람들은 살았던 동네에 다시 가보거나, 초등학교 때 오가던 등하굣길을 따라 걸어본다. 어떤 사람들은 레시피를 재현해보고 어린 시절에 좋아했던 영화를 보거나 책을 다시 읽는다. 특정한 모양의 모빌이나 고양이가 가지고 놀던 빨간색 장난감 쥐, 또는 할머니의 향수 냄새나 중학생 시절 푹 빠져 듣던 노래 등, 매우 효과적으로 기억을 되살릴 수 있는 작고 세밀한 사항들이 많이 있다. 이러한 이미지와 감각은 기억보다 더 많이 우리와 우리 자신을 연결시킨다. 이것들은 모두 여전히 우리의 일부이다. 이 이미지와 감각을 되찾음으로써 우리는 이것들과 소통할 수 있을 만큼 더 강해진다.

- 아티스트 데이트로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하라. 즐겁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이면 된다. 아티스트 데이트는 언제나 우리를 신선한 이미지와 연결시키기 때문에 어떤 아티스트 데이트라도 우물을 채워줄 것이다.  

 

- 내가 좋아하는 아티스트 데이트 중 하나는 내 책상 위에 있는 서진을 만든 유리 불기 작업실에 방문했을 때였다. 그 예술가가 녹은 유리 방울로 서진 모양으로 만들 때 나는 흥미진진해하면서도 약간 두려워하며 그 모습을 유심히 지켜보았다. 모든 면에서 그것은 내 평범한 경험의 세계에 속하지 않는 것이었다. 

- 그다음에 나는 그 예술가가 금빛으로 아롱진 은색 비단잉어를 만드는 모습을 넋을 잃고 바라보았다. 그녀는 무척 쉽게 만드는 것처럼 보였다. 그녀는 비단잉어 꼬리를 펼쳐놓았는데 마치 그 꼬리가 움직이는 것 같은 환상을 일으켰다. 비단잉어는 무척 섬세하고 전문가적인 손길이 필요했다. 그 작품은 고가였는데 나는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나는 내가 색유리를 아주 좋아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나는 유리 덩어리가 알아볼 수 있는 형태로 변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을 좋아한다. 아무것도 없는 것에서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유리 불기의 마술과 예술적 기교를 무척 좋아한다. 내게 이것은 결실이 있는 모험의 진수이다.

- 창조의 순간에 우리는 나이를 잊는다. 우리는 마음의 젊음, 그리고 늙음과 지혜를 동시에 느낀다. "예술가는 끝까지(죽을 때까지) 일해." 사진작가인 내 친구 로버트가 어제 이렇게 말했다. 그렇다. 그들은 끝까지 일한다. 그러므로 우리가 한 가지 직업(설사 그것이 주된 직업이라 할지라도)에서 은퇴를 했다고 해서 그것은 결코 '끝'이 아니다. 무엇이 됐든지 간에 무언가를 창조하는 행위를 하는 동안 우리는 나이를 잊기 때문에, 창조 행위는 우리 내면에 있는 어린아이에 의해 진행되기 때문에, 우리는 예술을 통해 끊임없이 우리의 삶을 재창조할 수 있다. 창조력은 우리의 생명력만큼이나 타고난 것이다. 나는 심지어 우리의 창조성과 생명력은 하나이며 같은 것이라고 말하곤 한다. 

- 어떤 종류이든 예술을 창조하는 것은 연금술과 같다. 예술을 창조할 때 우리는 우리 삶 속에 있는 불순물을 금으로 만든다. 예술을 창조하는 것은 우리 자신을 재창조하는 것이다. 회고록 작업을 할 때 우리는 우리 삶에 일어난 크고 작은 일들을 금처럼 소중한 모험으로 탈바꿈시킨다. 우리가 회고록 작업을 하면 일상은 특별한 것이 된다. 아주 흔한 곳도 특별한 곳이 된다. 우리는 과거의 기억들을 소중한 추억으로 변화시킨다. 우리는 과거를 현재로 만든다. 모닝 페이지를 손으로 쓰는 동안 우리는 우리 인생을 우리 손으로 창조한다. 우리의 관점과 발견을 지인들과 공유함으로써 우리는 그들에게 우리 세계를 볼 수 있는 창문을 열어준다. 그들은 종종 우리의 이야기와 추억에 깜짝 놀란다. 그들은 종종 그들 자신의 이야기와 추억을 공유한다. 우리가 우리 자신에 대해 알게 되고 진가를 인정할 때 우리는 더 공유할 것이 많아지고, 더 공유할 것이 많아지면 다른 사람들과의 유대관계는 더 깊어지고 더 풍부해진다. 

 

- 회고록을 다시 보았을 때, 나는 수면 위로 떠오른 나의 어린 시절 기억에 흥미를 느꼈다. <이상한 나라 앨리스>에서 영감을 얻어 마법의 버섯을 먹어보려 했던 나 자신의 이야기를 썼는데, 그 이야기는 내 손녀 세라피나에게 교훈적인 이야기가 되었다. 이 모험을 되돌아보며 나는 나의 엄마가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알고 있어서 다행이었다고 여기면서도 나 자신의 대범함을 높이 평가했다. 나는 마법을 찾고자 했던 어린아이의 논리를 이해할 수 있었다. 그리고 내가 이제는 뒤뜰에서 버섯을 따먹지는 않지만, 여전히 마법을 찾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아티스트 웨이(새로운 시작을 위한)
이 책은 내 25년 강의 인생의 정수이자, ‘인생의 제2막’을 시작하는 수강생들이 던지는 “그다음은 뭐죠?”라는 질문에 대한 내 대답이다. - #아티스트웨이 베스트셀러 작가, 줄리아 카메론 -
저자
줄리아 카메론
출판
청미
출판일
2020.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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