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자가 흐르는 이야기/Drawing Book

[NextCreator 편집부] 디지털 일러스트 소년 채색 사전

일루젼 2022. 11. 15. 1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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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자 : NextCreator 편집부 / 김재훈
출판 : 한스미디어 
출간 : 2019.04.23 


       

아. <올림포스 연대기>의 그 김재훈 씨와 동일인물이신지 동명이인이신지 모르겠으나, 만화가가 꿈이지만 작법서 번역을 하고 있다는 역자 설명이 눈길을 끌었다.

 

뭔가를 좋아하면서도 그 주변부에 머무르게 되는 경우가 있다. 그것이 더 적절한 자기 자리인 때도 있지만, 어떤 경우에는 한 발 더 내디딜 용기나 시간적-물적 자원의 부족이 원인이 되기도 한다. 그렇다면 더 나은 때가 올 때까지 좋아하는 마음을 유지하다가 다시 도전하는 사람과 그대로 다른 쪽으로 관심사를 돌려 다른 좋아하는 것을 찾는 사람 사이의 차이점은 무엇일까? 어느 한쪽이 더 낫다고 할 수 있을까? 

 

이에 관해서는 매번 생각이 바뀐다. 마음을 유지하기만 하는 것에도 에너지가 든다. 포기하지 않고 마음을 지켜내는 것도 대단하지만, 그 시간 동안 에너지를 다른 쪽에 투자해 환경을 바꾸고 돌아오는 것도 대단하다. 혹은, 그대로 완전히 새로운 길을 가는 것도 대단하다. 무엇을 선택하든 그 결과가 어떻게 되었든 끝날 때까지는 아무것도 끝난 것이 아니다. '판단'이란 시점과 목적에 따라 항상 달라지게 마련이다.

 

표지 느낌이나 내지 편집이 워낙 유사해서 이전에 읽었던 <프로 일러스트레이터가 알려주는 캐릭터 채색 테크닉 with Clip Studio>와 연결되는 시리즈인 줄 알았는데, 지금 보니 저자팀도 출판사도 다른 곳이었다. 국내 클립 스튜디오 작법서들이 이런 유행인 건지, 일본에서는 이런 작법서 스타일이 기본인 건지는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취향이 아니다. 

 

만화 그림체 중에서도 이런 스타일들을 보통 '캐주얼'이라고 부르는 것 같은데 캐주얼/반실사/실사의 구분을 명확히 모르겠다. 대강 이해하기로는 데포르메가 많이 들어간 선화 위주의 그림체(특히 최근 유행하는 애니체)를 캐주얼이라고 하는 듯하고, 그보다는 인체나 묘사를 신경 쓴 그림체를 극화체, 반실사와 실사는 면 위주의 채색을 사용한 게임 캐릭터나 극사실에 가까운 그림체를 말하는 것 같다. 나는 캐주얼 체에는 크게 매력을 못 느끼는 편이라 반실사 -무테- 채색을 살펴보고 싶어서 채색 작법서들을 찾아본 건데, 캐주얼 위주 채색들이라 좀 아쉬웠다. 취향상 북미 쪽 작법서들이 더 맞을 것 같다. 

 

클립 스튜디오는 프로크리에이트와 다소 차이는 있지만, '채색'이라는 영역에서는 기본적으로 유사했다. 세부 기능이나 툴은 달라도 어떤 방식으로 채색하는가를 살펴볼 생각이었기에 도움이 되었다. 수채풍이나 유화풍의 경우 밑색에서 쌓아가는 색 표현의 차이라거나, 그림자와 주변 부의 색 조화를 고려하는 방법 등을 배웠다. 

 

다만 아쉬운 점은 전/후의 차이를 명확하게 알아보기 어려운 자료그림들이 꽤 있었고, (하나는 아무리 봐도 같은 사진을 쓴 것으로 보였다) 기본적으로 알아보기 어려운 구성의 편집이다. 전후 변화를 보여주기 위해 다양한 단계의 자료들을 최대한 적은 페이지 안에 보여주기 위한 구성이겠지만, 개인적으로는 힘들었다. 또 이전 단계의 단어를 잘못 가져온 번역 실수도 눈에 띄었다. 일러스트레이터들마다의 빛을 다루는 방법이 다른 점도 조금 걸린다. 더 '예뻐보이기' 위한 방식인지, '사실적인' 방식인지 구분해서 언급해주었다면 더 좋았겠다 싶다. How to의 가장 위험한 점은 원칙을 이해하지 못하면 그냥 외워서 따라하게 된다는 점이다. 

 

그래도 목 마른 이들에게 충분히 단비 같은 책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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