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 무로이 야스오 / 김재훈
출판 : 영진닷컴
출간 : 2020.10.23
그림의 기법보다는 어떤 마음가짐으로 그릴 것인가를 말하는 책.
조사의 번역이 조금 매끄럽지 못하지만 의미 전달에는 크게 문제가 없다. 그림을 처음 시작하는 사람에게도, 이미 어느 정도 그리고 있는 사람에게도 자신을 바라보고 다잡을 수 있도록 해주는 좋은 관점들이 많았다.
대체로 한쪽은 글, 다른 한쪽은 신청자의 그림을 첨삭 해설해주는 그림으로 구성된 편집이었다. 글 부분에 있어서는 공감 가는 점이 많았으나, 그림의 첨삭에 있어서는 캐릭터성에서 수정 전이 나은 것처럼 느껴지는 경우도 있었다. 아마도 저자의 애니메이터로서의 성향과 동세를 강조하는 취향이 영향을 준 것이 아닌가 싶다. 주로 무게중심을 뒤로 가져가는 자세와 2D 느낌을 강조한 일러스트 풍 캐릭터의 경우 '움직이는 쪽으로 몸의 자세를 취할 것'과 '입체감을 살릴 것'의 공통된 수정점을 제시했는데, 동세보다 캐릭터의 느낌이 강조되어야 했던 그림들은 수정 전이 더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또 특정 구도를 일종의 정답처럼 인식하고 있다는 느낌도 살짝 받았다. 아마 항상 '무엇을 전달하고자 하는가'라는 시각으로 그림을 바라보기 때문이 아닐까 싶은데, 때로는 그런 규칙에서 어긋나더라도 보이는 그대로나 예외성이 강조되는 구도로 그려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다양하게 그려봐야 어떤 구도가 제일 적합해 보이는지 느낄 수 있는 자신만의 눈이 생길 테니까. 자신만의 이유로 그린 그림에는 정답이란 없다.
즐겁게 읽었다.
실력이 늘지 않는 이유를 생각나는 대로 써보겠습니다.
• 세밀한 부분에 너무 신경 쓴다.
• 사물을 파악하는 방법과 그리는 방법이 같다.
• 형태를 기억할 만큼 많이 그리지 않았다.
• 연필을 짧게 잡는다.
• 얼굴과 원고가 너무 가깝고, 자세가 나쁘다.
• 그림에 대한 열의가 부족하다.
• 실물을 보지 않거나, 이해하지 못한 상태로 그린다.
• '핑계 체질, 책임 전가, 의지 부족, 애매모호 등
실력을 키우려면 늘지 않는 이유와 반대로 하세요.
스포츠, 학술, 무도 등 다양한 장르에서 통용되는 성장의 핵심이 존재합니다.
바로 '나'와 타인을 제대로 아는 것.
- 저는 그림을 그리기 시작하면서 모든 것이 달라졌습니다. 인생이 압도적으로 즐거워졌습니다.
- 그림을 잘 그릴 수 있을지 아닐지는 재능과 센스만으로 결정되지 않습니다. 따라 하면 충분히 그릴 수 있습니다. 그림은 기술입니다. 그림에 대해 가진 많은 사람이 오해를 푸는 것도 이 책의 목적입니다. 무수히 많은 그림을 그리며 실력을 쌓던 중에 어쩌면 그림과 인생은 같을지도 모르겠다고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 그림에는 자신의 멘탈이 그대로 투영됩니다. 망설임이 생기면 그림에도 나타납니다. 반대로 자신의 체험이 그림의 표현력을 키워주기도 합니다. 그림을 통해서 자신을 알고, 실력을 키우려고 노력하다 보면 여러분의 인생이 더 좋아집니다.
- '적성'이란 자연스럽게 흥미를 갖고, 몸이 어떤 방향으로 향한 상태입니다. 이 책을 선택한 여러분은 최소한 그림을 그리는 일에 흥미를 갖고 있는 것이므로, 그림에 적성이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리는 일이 즐거운 사람은 그림이라는 직업에 적합합니다. 좋아하는 일은 잘하게 된다는 말이 있듯이 적성이 맞는 일은 몇 시간이라도 집중할 수 있고, 그런 과정에서 실력이 좋아지며 다양한 기술도 습득하고 싶어 집니다. 의무감으로 즐겁지도 않고, 적성에도 맞지 않는 일을 하는 것은 유한한 인생에서 가성비가 나쁜 일. 즐겁지 않은 일은 아무리 시간을 투자해도 성장을 기대할 수 없습니다. 여러분도 어릴 때 공부나 운동을 하면서 그런 경험을 했던 적이 있을 겁니다.
- 어느 정도 그려본 적이 있는 사람이 자신의 습관에서 벗어날 수 없을까 고민을 하면서 정확하게 그리는 것과 그림 자체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이 그리는 것은 의미가 전혀 다릅니다.
- 즉, 그림 실력을 키우려면 가장 먼저 해야 하는 것은 '솔직하게 지금 하고 싶은 일'입니다. 인생은 무한하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처음부터 가장 그리고 싶은 그림을 그리세요. 그것이 가장 자신에게 적합한 방식입니다.
- '그냥 베끼는 거잖아?' '개성이 없어...'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아닙니다. 무수한 콘텐츠 중에서 한 장을 골라서 그리는 그 '선택'이야말로 자신의 재능이자 센스입니다.
- 만화나 애니메이션을 그리고 싶은 사람은 그것들이 가진 조형미, 양식, 기호를 어린 시절부터 경험했고, 무의식 중에 감성의 일부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그림을 그리려는 사람은 무의식의 영향을 떨쳐내려고 하지 말고, 오히려 받아들여 보세요. '이거 ㅇㅇ 그림이랑 비슷하네'라는 말을 들어도 충격을 받을 필요는 없습니다. '이거 ㅇㅇ 그림이랑 비슷하네'라는 말을 듣는다면, 당당하게 '맞아!! 내 그림은 ㅇㅇ와 OO와 OO의 영향이 몇 퍼센트씩 들어 있어'라며 자신 있게 설명합시다.
- 그림을 못 그리는 사람은 '진짜로 그리고 싶은 것'이 모호할 때가 많습니다. 그림을 계속 그린다는 것은 긴 항해와 같습니다. 때로는 칭찬받고, 때로는 무시당하고, 무엇이 나의 그림인지조차 알 수 없을 때도 있습니다. 그럴 때 '내가 그리고 싶은 것'을 알고 있다면, 평생 창작을 이어나가기 위한 '모항(길을 잃었을 때 돌아갈 수 있는 장소)'을 확보한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길을 잃었다면 초기 충동으로 돌아가세요.
- 따라서 그림을 막 시작했다면 가장 먼저 좋아하는 작품, 좋아하는 캐릭터, 좋아하는 옷, 좋아하는 머리 모양 등 자신의 취향을 확실히 아는 것이 출발점입니다. 취향은 성장과 함께 넓힐 수 있습니다. 처음에는 좋아하는 캐릭터, 그림체를 많이 그려보세요. 만약 지겹다면 흥미가 있는 범위에서 그릴 수 있는 것을 늘려나가면 됩니다.
- 정말 좋아하는 것과 초기 충동을 바르게 자각하려면 자문자답이 필요합니다. '왜?'를 적어도 3회, 가능하면 5회는 해보세요.
0. 이 작품이 좋다
1. 왜? 보면 기분이 좋아서
2. 왜? 주인공이 나를 대신해 활약하니까
3. 왜? 분명 작가도 같은 감정일 테니까
4. 왜? 작가도 현실에서는 활약하지 못하고 있어서
5. 왜? 나와 작가가 이상을 공유하고 있으니까
이렇게 대략 5회 정도 답을 찾으면, 자신이 좋아한다고 느끼는 본질과 근본적인 문제에 도달할 수 있습니다. 처음부터 '좋다'의 근원을 깊게 파헤치면 사소한 문제로 목표가 있는 방향을 잃지 않습니다. 자문자답은 '왜 이 그림을 그리는지?' 혹은 '왜 이 일을 하는지? 등 모든 물음에 활용할 수 있습니다. 왜라는 물음으로 인해 내면의 모순을 줄여나갈 수 있고, 그리는 의미도 잊지 않게 됩니다.
- 누군가의 '왜'라는 물음에 '그냥'이라고 대답하는 사람은 그림을 그리는 방법은 물론 삶의 자세에도 튼튼한 토대가 없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 '왜 여기에 캐릭터를 그린 거야?' → '여기가 가장 돋보이는 위치니까', '왜 이 색으로 칠했어?' → '이 색만이 캐릭터의 감정을 표현할 수 있으니까' 등, '왜 그렇게 그렸는지?' 자각하는 것은 그림을 그려나가면서 슬럼프에 빠지지 않는 중요한 발상법입니다.
- 사람은 자신이 내뱉은 말로 자신을 컨트롤할 수 있습니다. 끊임없는 물음으로 창작의 원점인 '좋다'를 무의식에서 의식의 영역으로 가져와 보세요.
- '좋아하는 캐릭터를 그려보자'는 제가 운영하는 학원의 모토입니다. 그러면 '좋아하는 캐릭터를 마음대로 자유롭게 선택하고 그려도 된다'고 착각해서 뭐가 뭔지 알 수 없는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 드물지 않습니다. '좋다'와 '자유'는 다릅니다. 좋아하는 것이란 어디까지나 자신이 그리고 싶은 좋아하는 조형을 가리킵니다. 익숙하지 않을수록 자신의 취향이 가리키는 강한 동기 없이는 매력적인 그림이 될 수 없습니다.
- 좋다는 것은 내면에 존재하는 취향과 마주하는 일이기도 하지만, 보면서 즐기는 것과 그리면서 즐기는 것은 큰 차이가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처음에는 누구나 보는 쪽입니다. 그러나 만드는 쪽으로 옮겨가는 과도기에 직접 그려보고 처음으로 왜 그 캐릭터가 매력적이었는지(좋아했는지)를 자각하는 순간을 맞이하게 됩니다. 이를테면 팬에서 만드는 쪽으로 오버랩되는 순간입니다.
- 즉, 누구나 그림을 그리는 과정에서 점차 자신의 취향을 알게 됩니다. 잘 그리고 못 그리고와 상관없이 그림을 그리고 싶은 사람이 많아진 요즘, 많은 사람이 자신의 잠재의식을 궁금해한다는 사실을 나타내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 그림의 좋고 나쁨의 80%는 기술로 정해집니다. 여러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던 재능인 감성이 좌우하는 것은 나머지 10~20% 정도입니다. 그림은 음악이나 건축과 비슷해서 재능 이전에 확실한 설계와 순서, 악보대로 정확히 연주할 수 있는 실력이 중요합니다. '그림의 완성도' = '전달하고 싶은 것' × '전달 방식'으로 정해집니다.
- 재능 = 감성의 차이가 어디서 드러나는지는 기술을 습득한 뒤에 알 수 있습니다. 거기까지 가야만 '본인이 가진 맛' = '개성'의 문제가 됩니다. '재능을 꽃피운다'라는 말이 있듯이 재능이란 키워나가는 것입니다.
- 잘 그리는 사람의 그리는 법과 리듬, 자연스러운 대화 속에도 사물을 파악하는 방법과 사고방식을 배울 수 있습니다. 잘 그리는 사람의 이미지를 떠올리면서 그리는 일이 중요합니다. 지금 톱클래스로 알려진 프로들도 신인 때는 프로의 현장에서 선배의 기술을 흡수하고 재능을 꽃피웠습니다.
- '일류에게 배우면 일류가 된다'는 말이 사실인지 아닌지는 본인에게 달려 있지만, 극적으로 잘 그리게 되는 것은 분명합니다. 정상급의 프로가 되고 싶다면 목표로 하는 사람이 있는 곳에서 직접 배우는 것이 가장 빠른 길입니다. 웬만한 천재가 아니고서는 '스승의 레벨에 따라 능력이 정해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즉 누구에게 배우는가가 중요합니다.
- 그리는 일은 끝없이 자신과 마주하는 행위입니다. 그러므로 타인을 너무 신경 쓰면 자신을 잃고 그림을 그릴 수 없게 됩니다. 또는 타인과 지나치게 비교하면 스스로가 생각하는 답에 자신을 갖지 못하고, 내가 그린 모든 그림이 잘못된 것처럼 느껴집니다. 그 결과 손이 위축되기도 합니다. 타인의 눈을 신경 쓰고 자신과 비교하면 자신의 행동을 제한하게 되고, 성장하지 못하며, 그 결과 열등감을 가지게 됩니다. 우선은 타인의 눈보다 이런 부정적인 흐름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 타인의 좋은 점을 발견하면 그냥 흡수하면 됩니다. 그저 그뿐인 일인데도 뛰어난 사람을 보면 마치 자신이 공격받는 듯한 착각을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신입 애니메이터 시절에 저보다 잘하는 동료에게 수많은 그림을 보여주고 개선점을 듣고 그리는 방법을 배웠지만, 이를 전혀 부끄럽게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상대에게 뛰어난 점이 있다면 그것을 솔직히 인정하고 조금이라도 흡수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잘 그리지 못하는 자신을 내버려 두고 뛰어난 타인을 못 본 척하는 것이 더 부끄러운 짓입니다. 타인의 시선을 신경 쓰는 것이 나쁜 일이 아니라, 타인의 시선을 신경 쓰면서 자신의 행동을 제한하는 것이 문제입니다.
- 타인의 기술을 흡수하거나 남에게 보여주고 싶는 마음은 오히려 자신감을 키워줍니다. 그림은 자기가 선택한 선으로 그리는 일이고 최종적인 판단은 자기 자신의 몫입니다. 타인의 판단을 받아들일지 말지 선택하는 것도 자신이 정합니다. 직접 선택하는 즐거움을 만끽하세요.
- 만약 자신의 능력 중 60%만 '그림을 보는 눈'으로 모작 원본을 보고, 60%를 ‘그림을 그리는 손'으로 그린다고 하면, 60% × 60% = 36%의 힘밖에 발휘하지 못하고, 원형을 유지하지 못하는 형태의 그림이 됩니다. 모작할 원본을 꼼꼼하게 보지 않고 제대로 분석하지 않은 채로 그리면, 원본에 한참 못 미치는 형태만 남습니다. 반대로 확실하게 시간을 들여서 90%의 정밀도로 보고 그리면, 90% × 90% = 81%. 그럭저럭 비슷하게 그릴 수 있습니다. 이 정도 수준으로 올라와야 처음으로 자신이 그릴 수 있는 패턴 하나를 갖게 됩니다.
- 처음에는 많이 그려도 흡수하기 어려우니 한 장을 정확하게 보고, 정확하게 그리는 것에 철저하게 집중합시다. 익숙하지 않은 사람은 무엇보다 형태가 잡히지 않고 손의 움직임도 불안정하므로, '그림을 보는 눈'과 '그림을 그리는 손'을 확실하게 단련해야 합니다. 그러면 이후에 많은 그림을 그릴 수 있게 되었을 때의 '흡수력'이 전혀 다릅니다. 빨리 잘 그리려는 조급함에 미숙한 단계부터 많은 양과 속도에 치중하게 되면 두 마리 토끼를 모두 놓치고 끝입니다. 착실하게 그릴 수 있는 것을 하나씩 늘려가는 것이 우선입니다.
- 어느 정도 높은 정밀도로 그릴 수 있게 되었을 때는 퀄리티를 약간 떨어뜨리면 얼마든지 빠르게 그릴 수 있습니다. 정확하게 보고, 정확하게 그릴 수 있게 되면 그림의 요점도 눈에 들어옵니다. 요점만 파악하면 전체의 형태를 지배할 수 있게 되고 빠르게 그려도 세세한 특징을 놓치지 않습니다. 시간을 단축하고 싶어 하는 사람의 대부분은 형태를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는 상태일 때가 많습니다. 초보자는 시간은 신경 쓰지 말고 오로지 꼼꼼하게 그릴 필요가 있습니다.
- '형태'란 사람에게 전달하기 쉬운 패턴입니다. 그림에 익숙하지 못한 사람은 다음 선을 어디까지 그리면 좋을지 몰라서 고민하는 시간이 길어지기 쉽습니다. 잔선도 많아지고 실제 이미지와 그리고 있는 것이 일치하지 않을 때도 있습니다. 그럴 때 필요한 것이 '형태'입니다.
- 우선 모작으로 선배가 완성한 '타인에게 전달하기 쉬운 형태'를 배웁니다. 무수한 형태를 배우고 나서야 그리고 싶은 이미지의 기초를 완성할 수 있고, 그 위에 표현하고 싶은 것을 올립니다. '형태'야말로 기초 실력입니다. 형태 없이는 갑자기 뭔가를 그리려고 해도 당연히 할 수 없습니다. 잘 그리는 사람도 매번 완전히 새로운 그림을 그리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습니다. 무수한 형태를 손으로 기억하고 최적의 선을 선택해 형태를 만듭니다.
- '표현력'이란 '무엇을 표현하고 싶은지', '무엇을 아름답게 생각하는지' 등 취향과 감성이라고 부르는 영역의 능력입니다. 어린 시절부터 봐온 사물과 경험이 크게 작용합니다. 한편 그림의 '형태'는 격투기와 스포츠의 '형태'와 마찬가지로 교육과 노력으로 능력을 키울 수 있습니다. 어른이 되어서 그림 실력을 키우려면 우선 형태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다양한 형태를 흡수하면 바르게 전달할 수 있고, 그 결과 표현력이 향상됩니다.
- '잘 그리는 사람의 방식'을 아는 것이 중요합니다. 자신이 잘 그리지 못하는 이유를 알면 이후에 무엇을 해야 하는지 더 명확해집니다. 나와 타인을 잘 알게 되는 구체적인 연습은 세 가지입니다. 그리는 것으로 현재 나의 레벨을 아는 것은 1, 2는 타인을 아는 것, 3은 나를 아는 것입니다.
1. '모작' = 역사나 앞선 사람이 기호화한 그림을 따라 하면서 기술을 습득한다
2. '데생' = 어떤 사진이든 관계없이 무조건 실물을 보고 그린다
3. '직접 그리기' = 그리는 것
- 성실한 자세로 임하는 것에도 함정이 있습니다. 성실함의 방향이 어긋나면, 잘못된 행동을 계속하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지금 할 수 있는 최강의 기술을 성실하게 계속 그린 결과, 습관이 되고 더는 성장하기 힘든 상태가 되는 일마저도 있습니다. '성실하게 임하는 것' 자체가 목적이 되어버리는 것도 문제입니다.
- 사람은 로봇이 아니라 생물입니다. 어제까지 좋았던 연습이 오늘도 좋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항상 최종 목적을 염두에 두고 지금의 자신을 돌아보면서, 태도를 바꾸고 착오를 수정합니다. 계속해서 행동을 바꾸는 것을 불성실하고 지속성이 없다고 여기는 사람도 있을지 모르지만, 성실함이란 '한결같은 맹신'을 뜻하는 것이 아닙니다. 항상 현상을 의심하고 개선점을 찾으며, 때때로 최적의 방법을 모색하는 것이 진정한 성실함입니다.
- 시기나 연습 방법에 따라서 개수가 당연히 달라지며 사람이나 상태에 따라서 최적의 연습 방법도 완전히 달라집니다. 어디선가 들어본 연습 방법이 아니라 자신에게 맞는 방식을 선택하세요.
- 사람의 전신을 그리기 힘들 때는 '구체적인 사람'은 그리지 못해도, 추상적인 간단한 도형이라면 그릴 수 있을 것입니다. 보지 않고는 아무것도 그릴 수 없는 사람은 우선 추상화가 불가능합니다. 그러나 구체적으로만 사물을 보면 전부 관련이 없는 개별적인 것으로 보입니다.
- 추상과 구체의 방법은 그림을 그리는 방법만으로 끝내지 않고 다양하게 응용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건축과 음악, 스포츠 등 장르별 전문가들의 연습법과 집중하는 방법은 작품과 직접 관련이 없어 보여도 그림에 활용할 수 있는 포인트가 많습니다. 반대로 그림을 그리면서 습득한 우선순위 정하는 법과 표현법, 정리 방법은 사무작업 같은 전혀 다른 일에도 그대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 추상적으로 보면 만물의 공통점이 드러납니다. 구체적으로 보면 모든 것이 다른 것처럼 보입니다. 양쪽의 방법을 자유자재로 다루는 것이 발상의 전환과 응용력을 키우는 핵심입니다.
- 무의식적으로 그리기보다는 시행착오를 거치더라도 연습으로 그립니다. 연습한 선을 하나로 다듬지 못하는 것은 의식과 경험치가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그림 수준이 높아져도 제대로 된 선을 선택하지 못해 좀처럼 형태를 잡지 못하는 사람이 간혹 있습니다. 그러나 초기 단계라면 '좀처럼 선을 다듬지 못한다' 정도가 선을 무의식적으로 긋는 것보다 실력이 향상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미숙한 단계에서의 망설임 없는 선은 오히려 곤란합니다. '이미 알고 있다'라고 생각하는 사람의 착각은 수정하기 어렵고, 빈약한 습관에만 의지해서는 실력이 좋아지지 않습니다.
- 아직 익숙하지 않다면 종이가 새까맣게 될 때까지 수많은 선을 긋게 되는 것은 당연합니다. 그림의 성장에는 아슬아슬한 순간까지 버티는 강인함이 크게 영향을 미칩니다. 미숙한 시기에는 선 10가닥 이상의 범위로 망설이고, 달인은 선 한 가닥을 벗어나지 않는 범위로 치열하게 고민합니다. 기술이 향상되면서 여러 개의 선 중에서 적절한 한 가닥을 찾아낼 수 있게 되지만, 고민한다는 점에서는 수준 차이와 관계없습니다.
- 최대한 생각하면서 선을 긋고, 무의식적인 작업 시간을 줄여 표현을 컨트롤합니다. 적은 자신의 무의식입니다. 무작정 그은 선에는 아무런 힘도 없습니다. 그림은 의사전달 수단이므로 타인에게 제대로 전해지도록 항상 생각할 필요가 있습니다.
- 잘 그리지 못하고 형태가 잡히지 않는 사람일수록 아무것도 보지 않고 그리려고 하거나 사전 조사가 부족합니다. 그림의 수준을 높이고 싶다면 무조건 보고, 조사하고, 관찰하세요. 모르는 대상을 모르는 채로 그리는 건 시간 낭비입니다. 모르는 것이 있다면 일단 자리에서 벗어나 보세요. '주위에 힌트가 있는지?' 혹은 '인터넷에서 이미지 검색'을 하거나 근처의 야외로 나가는 등 그리기 전에 해야 할 것은 대상을 '아는 것'입니다.
- 예를 들어, 차를 그린다면 우선 전체의 형태, 다음으로 창문과 타이어의 크기 등을 조사합니다. 차는 용도에 적합한 형태로 디자인됩니다. 엔진 출력이 낮은 경트럭은 적은 힘으로 움직일 수 있도록 타이어의 크기가 작고, 비슷한 출력의 옛날 승용차도 타이어가 작습니다. 한편 요즘 스포츠카는 엔진 출력이 높고 고속으로도 안정적인 주행이 가능하도록 노면과의 접지면을 넓히려고 타이어가 두껍고 큽니다. 이러한 지식의 유무로 완성도와 설득력에 확연한 차이가 생깁니다.
- '보고, 조사하고, 관찰하고 구조를 이해한다.' 이것은 그림을 그리기 위한 저축과 같습니다. 어떻게 그려야 할지 모르는 사람은 이 저축이 부족한 것입니다.
- '무지의 지(知)'라는 말이 있듯이 '안다/모른다'의 구분이 명확한 사람에게는 가능성이 있습니다. 조금이라도 모호하다고 느낀다면 그대로 방치하지 말고 '알기 위한 행동'에 나서야 합니다.
- 세상의 모든 것이 테마입니다. 만화나 애니메이션 등 관심이 높은 장르뿐 아니라, 다양한 모든 것에 호기심을 갖고 안테나를 펼쳐 항상 그림의 테마를 찾아보세요. 흥미의 유무가 그림의 완성도를 좌우하고 그림을 그리고 싶은 것을 조사하다 보면 현실에 대한 호기심도 왕성해집니다.
- 아무것도 의식하지 않으면 잘 그릴 수 없습니다. 예를 들어, 디테일에 치우쳐 전체의 실루엣을 의식하지 않는 사람은 절대로 전체의 실루엣이 좋아지지 않습니다. 문득 깨달았을 때 '운 좋게도 실력이 좋아졌다'라는 일은 절대 있을 수 없습니다. 실력을 키우려면 목표를 항상 염두에 두고 명확하게 계속 의식하면서 그릴 필요가 있습니다.
- 진짜로 그것뿐입니다. '무의식이 이끄는 대로 그리는 방법'이 성장을 방해하는 범인입니다. 그림뿐 아니라 전부 만족스럽지 않은 사람은 무의식의 타성으로 일상을 보내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 '왜 이렇게 그렸어?' '왜 지금 이걸 하는 거지?'
이렇게 물었을 때 이유를 바로 설명할 수 있습니까? 무의식에서 깨어나는 것이 모든 성장의 시작입니다.
- 그림의 프로에 대해서 막연한 이미지밖에 없는 사람은 음식점에 비유해보면 좋습니다. 예를 들어, 준비에 엄청난 시간이 걸리고 심혈을 기울였음에도 맛이 없는 음식점과 효율 우선으로 만들어진 맛있는 음식점. 손님은 어느 쪽으로 갈까요? 아마도 후자일 것입니다.
- 소비자는 잔인할 정도로 노력의 과정을 무시하고 결과만으로 판단합니다. 프로가 된다는 말은 그런 것입니다. 아무리 시간을 들여 노력한다고 해도 상대가 원하는 기준에 이르지 못하면 그림을 사주지 않습니다. 프로는 결과가 전부입니다. 결과를 만들기 위한 노력만이 의미가 있습니다. 결과를 만들려면 목표로 정한 분야의 프로가 왜 성공했는지, 무엇을 생각하고 무엇을 하고 있는지, 철저하게 조사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 '목표 - 지금의 자신 = 지금 해야 하는 일'입니다.
- 목표와 지금의 자신을 잘 알고, 목표에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는 것이 연습이자 수행입니다.
- 결과를 만들어낸 사람은 반드시 '필사적'으로 하지 않습니다. 여력을 남기고 즐깁니다. 물론 많은 지적을 받았던 젊은 시절의 수행 기간도 있었겠지만, 그들은 그것조차 즐거운 추억으로 여깁니다. 노력과 근성이라는 정신적인 부분에 의지하지 않고 항상 목표와 지금의 자신을 잘 살피고 결과를 남길 수 있도록 준비를 계속했기 때문입니다.
- 2장에서 소개한 '수·파·리'의 단계는 그림을 성장시킬 뿐 아니라, 공부, 스포츠, 음악, 요리 등에도 공통되는 원리이자 모든 행동의 기본입니다. 예를 들면, 새로운 일을 시작할 때에도 다음의 순서로 성장합니다.
1. 수(守) : 주변 사람 중에서 가장 일을 잘하는 사람을 자세히 관찰하고 충실하게 재현한다.
2. 파(破) : 1이 가능해지면 자기 나름의 개선점을 찾고, 다른 방법과 노하우를 시험한다.
3. 리(離) : 1, 2를 거치면 처음으로 자신만이 가능한 독자성이 있는 일이 가능해진다.
- 대부분의 사람은 1의 '충실하게 재현'도 못하는데 갑자기 자신만의 방식으로 성공할 수 있을 리가 없습니다. 결과가 안 되면 '재능, 노력, 근성이 부족하다'와 같은 모호한 말로 치부하려는 경향이 있지만, 어떤 일을 하든 필요한 첫 번째 단계는 'oo의 방법'을 공부하는 것입니다. 근성론은 맞지 않습니다. 그림 그리는 방법의 공부와 업무 방식의 학습부터 시작합니다.
- 제가 앞으로 새로운 일을 해야만 한다면, 우선 자존심을 미뤄두고 그 분야에서 가장 잘하는 사람에게 물어보러 갈 것입니다. 어떤 순서로 진행할지, 어떻게 하면 잘할 수 있을지, 앞으로의 막대한 연습 시간을 생각해보면 '묻는 것은 잠깐의 수치, 묻지 않는 것은 평생의 수치'입니다. 최근 각 장르의 정상급 프로는 인터넷에 어떤 형태로든 노하우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우선 그것을 충실히 재현할 수 있다면 주변 사람 중에서도 독보적인 위치에 올라설 수 있습니다.
- 그림을 잘 그리기 위한 다양한 접근 방법이 반드시 원하던 결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그림을 배우는 과정에서 '성장하는 방법을 배우는 것'이 가능하면, 다른 분야에서도 그 경험을 살릴 수 있습니다. 누군가가 시키는 대로만 막연하게 시간을 흘려보내면, 모든 행동이 엉망진창이 되고 과거의 경험이 통합되지 못하고 같은 실수를 반복하게 됩니다. 그렇게 되지 않기 위해서라도 항상 '배우는 방법'의 수준을 높여야 합니다.
- 아는 것은 행동으로 옮길 수 있으나, 모르는 것은 행동으로 옮길 수 없습니다. 당연한 말이지만 일상에 쫓기다 보면 잊기 쉽습니다.
- 많은 사람은 돈을 벌기 위해 대부분의 시간을 소비하지만 정작 '돈의 원리'나 '돈 버는 법'을 공부하려고 하지 않습니다. 그림 그리는 법도 마찬가지입니다. 지금 그리고 있는 시간의 1/10이라도 새로운 방법을 배우는 데 쓴다면 작업 효율은 몇 배 이상 높아질지도 모르지만, 그렇게 하지 않습니다. 그만큼 사람은 일상을 살아가며 모르는 것을 알려고 하지 않고, 아는 것으로 발생할 수 있는 변화를 두려워합니다. 합리적인 행복을 추구하기보다 변화를 싫어하고 지금의 현실에 안주하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 그런 틀 속에서 벗어날 수 있다면 얼마나 즐거울까요. 반복되는 일상을 타파하는 방법은 흥미로운 타인의 인생을 아는 것입니다. 책과 SNS 등 관심 있는 사람의 생각을 접할 수 있는 수단은 여러 가지 있습니다.
- 즐거운 일의 대부분은 옳습니다. 지루한 일을 하는 것은 즐거운 일을 더 즐기기 위한 것입니다. 그런 계산이 서지 않는데도 지루한 일을 무리해서 할 필요는 없습니다. 즐거운 여행은 목적지로 향하는 시간 또한 즐겁습니다. 즐거운 그림을 그리기 위한 즐거운 연습도 이와 같습니다. 즐거운 야심을 위해 즐거운 순서를 따라갑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시간입니다. 베짱이처럼 즐겁게 지내면서 개미처럼 즐거운 시간을 차곡차곡 모아 보세요.
- 즐겁게 지내려고 해도 경험이 필요합니다. 권위에 종속되고 자신의 판단을 믿지 않았던 사람에게 갑자기 스스로 생각해서 '좋아하는 일을 해라'라고 말하는 것은 무리일 것입니다. 그렇지만 결국 무슨 일이든 하는 만큼 성장합니다. 오늘 하루 즐겁게 그림을 그릴 수 있다면 하루만큼 그림을 즐겁게 그리는 스킬이 높아집니다.
- 오늘 하루를 인생의 축소판이라고 생각하세요. 그리고 '무엇을 하고 싶은지'를 매일 떠올려 보세요. 그것이 진정한 의미로 '지금을 살아가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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