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 뚜웨이니엔 / 임보람
출판 : 도도
출간 : 2017.06.15
색연필화를 시작했을 때 서가의 책들을 훑어보다가 만났다. 부드럽게 풀려가는 섬세한 느낌과 색감이 무척 마음에 들어서 기억하고 있었는데 지금에서야 읽어 보게 되었다.
다른 드로잉 서적과는 조금 다른 구성인데, 곧바로 그리는 방법을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동화 같은 이야기가 먼저 흘러간다. 이어지는 것 같기도, 아닌 것 같기도 한 소녀의 세계를 따라가다 보면 나도 모르게 '파란'이 흠뻑 스며든다. 저자의 표현처럼 깨끗하고 아름다운 '파란'이.
아쉬움을 느끼며 돌아설라치면 그제서야 조근조근 설명을 풀어놓는다. 스케치, 밑색, 채색, 수정까지 이어지는 과정 사진들은 그마저도 제각각의 그림들 같다.
저자의 그림들은 무척 아름답고, 한참을 바라보아도 질리지 않는다.
틀림없이 '호'에 속하는 그림들인데, 조금 묘한 것은 내가 가지고 싶은 화풍은 아니다. 어딘가 '내 것'은 아니라는 느낌.
어쨌든 행복하게 감상했다.
만족.
- 수채화를 그릴 때는 손에 익은 붓을 사용해야 표현하고자 하는 바를 잘 표현할 수 있고, 제작 과정에서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어요. 붓을 쓰임에 맞게 잘 사용하고 관리하면, 오랫동안 사용할 수 있답니다. 또한 붓을 구입할 때는 치수를 한 차례씩 건너뛰어 홀수 또는 짝수 호를 사는 것을 추천합니다. 예를 들어 1, 3, 5 혹은 2, 4,6 이렇게 구입하면 소, 중, 대치수의 붓을 모두 준비할 수 있어요. 자, 이제 제가 주로 사용하는 붓에 대해 소개해볼게요.
<붓>
- Da Vinci Mix 계열 20# (혼합모 납작붓) 붓끝이 평평하여 균일하면서도 안정적으로 칠할 수 있어, 큰 면적을 칠할 때 주로 사용해요. 나이론 재질의 모를 혼합했기 때문에 탄성이 매우 좋고, 물이 많아도 붓에서 물이 흘러내리지 않아 매끄럽게 잘 칠할 수 있어요.
- Da Vinciseries 1311 계열 14# (담비모) 혼합모에 비해 부드러워요. 탄성은 조금 떨어지지만 수분 축적성이 뛰어나, 부드러운 그러데이션을 표현하기에 매우 좋지요.
- Da Vinci 클래식 담비 428 계열 2# (세필 담비모) 이 붓은 끝이 뾰족해서 세밀한 부분을 묘사하기에 안성맞춤이에요. 둥근 붓 중심 부분은 수분 축적성이 매우 뛰어나, 터치할 때의 종이가 축축하게 젖지 않아서 좋아요.
- Da Vinci 야생 담비 428 계열 0# (세필 야생 담비모) 가격이 비교적 비싸지만, 붓 터치감이 뛰어나고 그림 효과가 확실히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거예요. 하지만 실용성 측면에서 볼 때는 기본형 428 계열과 큰 차이가 없답니다.
- Da Vinci 콜린스키 붉은 담비모 7#, 8# (붉은 담비) 이 붓은 독특하게도 아시아인의 손 모양과 사용 습관에 맞춰 제작되었어요. 그래서 오랜 시간 사용해도 손이 피로하지 않아요. 저는 이 붓으로 곡선 칠하는 것을 즐긴답니다. 붓끝은 물을 적시면 둥글게 변해, 색을 둥글게 찍어낼 수 있어요.
- Da Vinci 418 다람쥐모 계열 0#, 1# (다람쥐모) 모양은 담비모와 비슷한데, 다람쥐모 계열이라 담비모보다 좀 더 단단해요. 저는 이 붓으로 작은 면적에 그러데이션 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 Da Vinci Mix-B 계열 2# (혼합모 둥근 붓) 이 붓은 탄성이 매우 훌륭해요. 털은 조금 단단한 편인데, 사용감이 아주 좋아요. 많은 양의 물을 적셔도 붓에서 물이 잘 흘러내리지 않아, 그러데이션 효과를 내기 위해 색을 덧칠할 때 꼭 필요한 붓이에요.
<소형 붓>
- Da Vinci 콜린스키 35 계열 4#5# (세필 담비모) 제가 만든 '너 없인 안 돼' 항목에 포함된 제품이에요. 저는 그림을 세밀하게 그리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뾰족하고 가는 붓은 필수 아이템이라고 할 수 있죠. 이 붓은 수분 축적성이나 형태를 유지하는 면에 있어서 세밀한 묘사가 가능한 제품이에요.
- Da Vinci 418 계열 3/0#(다람쥐모) 다람쥐모로 만든 매우 작은 붓이에요. 처음에는 그저 이 붓의 귀여운 생김새에 반해 사용하게 됐어요. 직접 사용해보면 세밀한 부분의 그러데이션을 훌륭하게 해낼 수 있는 붓이라는 걸 느낄 수 있죠. 붓대가 너무 작은 것을 제외하고는 정말 괜찮은 붓이에요.
- Hwahong 콜린스키 담비 610 계열 3#(콜린스키 세필) 이 붓은 붓끝이 매우 작아, 수분 축적량이 그리 많지는 않아요. 하지만 눈썹같이 세밀한 부분을 묘사하기에는 매우 편리하답니다.
- Hwahong 나이론 345 계열 0#, 2# 6#(나이론모) 저는 여러 자루의 0호를 모가 닳을 때까지 사용해봤는데요. 가끔 몇 가닥의 모만 남겨진 붓을 발견할 때는, 마치 스스로 '사력을 다해' 열심히 그림을 그린 것 같은 성취감이 느껴지곤 했어요. 콜린스키의 작은 담비모와 비교했을 때 이 붓은 좀 더 단단하고 수분 축적성이 약한 편이지만, 갈필(붓에 먹물을 슬쩍 스친 듯이 그리는 기법) 효과를 낼 수 있고, 사물의 흔적을 표현할 수도 있어요.
<다른 형태의 붓>
- Alvaro Castagnet-NEEF4400(다람쥐모 극세 바늘 붓) 이 붓은 선을 그리기에 가장 적합한 붓이에요. 그리고 오랫동안 쓰지 않았던 물감을 찍어서 사용하기에도 좋아요. 이 붓으로 그린 선은 균등하고 안정적이어서, 마치 주사기 바늘로 그린 듯한 효과를 낼 수 있어요.
- Da Vinci 칼형 담비모(칼형 붓) 이 붓은 외형이 참 독특하죠. 이 붓으로 그린 선은 부드러우면서도 굵기 변화가 탄력적인 것이 특징이에요. 나이론이나 말의 털을 사용해서 조금 단단한 새로운 디자인의 붓을 만들어내면, 더 좋은 효과를 낼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봅니다.
<중국 붓>
- 수이쯔시앤(水自闲) 예(夜) 이 붓의 중심 부분은 나일론모라서, 탄력이 매우 우수하고, 외부를 감싸고 있는 모는 동물의 털이라 수분 축적성이 좋아요. 이 붓을 사용할 때면 손목도 이 붓의 탄성에 따라 리듬감 있게 움직이죠. 붓대는 예스럽고 우아하면서도 독특한 디자인이에요. 게다가 사용하기도 매우 편리해, 저의 애장품이라고 할 수 있어요.
- 수이쯔시앤(水自闲) 조우시아(昼下) 이 붓은 아주 작은 채색 붓이에요. 그러데이션을 하거나 색을 채울 때 매우 편하고, 붓대에 새겨진 나무 무늬는 아무리 보아도 싫증이 나지 않을 정도로 매력적이죠.
- 치우홍자이(秋宏斋) 예찬선(夜蟬深) 저는 진한 색의 작은 소야제를 좋아하는데, 이 붓은 Da Vinci의 428 계열과 비슷합니다. Da Vinci 428 계열의 붓과 비교했을 때 이 붓의 탄성은 아주 조금 떨어지지만 실용적이고 좋은 붓이라는 건 확실해요.
= 치우홍자이(秋宏斋) 요우(游) 짧고 얇은 이 붓은 뚜껑이 있어, 외부로 가지고 나가서 사용할 때 챙겨야 할 필수 아이템이에요. 필통 안에 넣기도 좋아서 휴대하기가 참 편리하죠.
- 치우홍자이(秋宏斋) 깐위(干羽) 이 붓은 매우 단단해 선을 그릴 때 아주 편리해요.
- 치우홍자이(秋宏斋) 쏭즈(松枝)·징차오(劲草) 이 붓은 붓끝이 뾰족하고 가늘어, 구체적인 묘사를 하기에 매우 좋답니다. 성능은 Da Vinci의 35호 계열과 비슷해요.
- 치우홍자이(秋宏斋) 푸꽁잉(蒲公英) 매우 가는 붓이에요. 수분 축적량이 적고, 컨트롤하기 좋아 세부적으로 수정을 할 때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어요.
- 저는 도자기 재질의 팔레트를 아주 좋아해요. 도자기 팔레트는 깨지기 쉬운 단점이 있지만, 플라스틱 팔레트처럼 색이 쉽게 오염되지 않거든요. 게다가 질감이 훨씬 윤기 있고, 색 배합 후 작은 물방울들이 남지 않는다는 점이 금속이나 에나멜 재질의 팔레트와는 다른 장점이 있지요. 사각형의 팔레트는 색을 배합하는 공간이 더 넓고 5공 팔레트는 물감을 짜내어두고 색을 배합하는 용도로 사용하기 적합합니다.
- 저 멀리서 "투둑" 하는 소리가 깊이 잠들어 있는 나를 깨웁니다.
- 빗소리일까요? 아니면 내 눈물 소리일까요?
선명한 소리가 고요한 밤에 메아리치네요.
축축하게 젖어 눈물의 뜨거움까지 앗아간 차가움은 나만이 알고 있는 이야기.
- 아세요? 그런 느낌. 어떤 것을 보자마자 바로 내 것 같다고, 깊숙이 빠져드는 그런 감정 느껴본 적 있나요?
그것은... 누군가에 의해 만들어졌겠지요. 그리고 이곳 저곳을 거쳐 제 손에 들어왔겠지요.
어렵사리 내 앞에 놓이게 된 그것과 운명적인 만남을 경험해본 적이 있나요?
- 당신은 무슨 색인가요? 이 세상에 존재하는 색으로 말해주세요.
부드럽게 당신을 표현할 수 있을까요? 달콤하지만 조금은 차갑게 당신을 표현할 수 있을까요?
그것도 아니라면, 어떤 색으로 당신을 그려볼 수 있을까요? 어떤 터치로 당신을 표현할 수 있을까요?
- 나는 알 수 없는 언어로 쓰인 도저히 읽을 수 없는 책과도 같습니다. 질리도록 붉은빛을 띠는 과일과도 같습니다.
- 인물의 얼굴을 애벌로 얇게 발라요. 물과 색이 자연스럽게 연결되도록 해서, 인물의 얼굴이 홍조를 띠도록 표현할 수 있어요. 앞 과정의 물기가 아직 마르기 전에, 자신이 칠하고 싶은 색깔을 조금 칠해서 자연스럽게 그러데이션 효과가 나도록 합니다. 계속해서 귀, 입, 코, 눈썹, 눈을 세밀히 묘사해요. 눈을 표현하는 것과 코에 입체 효과를 내는 것은 제가 제일 강조하는 부분이에요.
- 인물에 대한 디자인을 구상할 때 소녀의 온화하고 청순한 분위기와 보들보들한 피부를 표현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깨끗하고 맑은 파란색과 화사한 빨간색을 선택했지요. 차갑고 따뜻한 대립되는 두 가지 색을 사용해 주의를 끌 수 있어요. 또한 눈동자와 입술을 부각시키기 위해 다른 부분들은 주로 온화한 색을 사용해 표현했어요.
- 이 스케치는 초고예요. 고친 흔적이 역력하죠. 이렇게 그리다가 마무리되면 다른 종이에 베껴 그리거나 복사해서 종이에 옮기면 된답니다. 반신상을 그리는 것은 비교적 난이도가 높은데요. 그림을 그릴 때 어깨 투사 부분에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머리카락이 몸을 덮고 있지만 세심하게 표현해야 돼요. 그렇지 않으면 신체 균형이 깨지거나 형태가 불확실하게 보이거든요. 그러므로 가려지는 부분에도 보조선을 그려, 형상을 잘 표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답니다.
- 이제 눈동자를 칠할 차례예요. 하지만 그전에 먼저 안구의 생김새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죠. 눈동자는 동공과 각막으로 이루어져 있어요. 동공은 진하고, 각막은 연한 색깔이에요. 각막에는 흰색과 연한 파란색으로 하이라이터, 반사 처리한 부분이 있는데요. 흰자위라고 해서 단순한 흰색이 아니에요. 연한 파란색과 분홍색을 배합해서 흰자위가 입체적으로 보일 수 있도록 할 거예요.
- 입술을 그릴 때도 알맞게 그릴 수 있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전체적으로 동그랗게 칠하면서 윗입술은 입체감 있고 선명하게 보일 수 있도록 하고, 입가는 약간 올라가게 그려보세요. 아름다운 곡선은 '큐피드의 화살'을 만들어냅니다. 그야말로 낭만적이면서 묘사하기 적당한 표현이죠.
- 이제 손을 칠할 차례예요. 손은 비교적 표현하기가 어려워 많은 연습이 필요한 부위입니다. 손가락 근육은 뼈대를 감싸고 있어, 근육의 유연성을 잘 드러내면서도 골격이 지탱하고 있는 느낌을 살려야 해요. 손과 뺨이 맞닿는 부분은 살짝 누르는 느낌을 줍니다.
- 저는 포도 그리는 것을 좋아해요. 그래서 한 접시의 윤기 나는 마노 포도를 그렸어요. 청록색에 보라색과 파란색을 조금 더했죠. 색을 배합할 때는 무턱대고 기계적으로 배합한다고 좋은 색을 내는 것이 아니라는 점에 유념하면서 연습을 많이 해야 돼요. 색감에 대해 감각을 갖는 것이 그림 실력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잘 알려진 이야기이죠. 대담하게 많은 연습을 해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그러다 보면 서서히 일정한 규칙을 발견하게 될 것이고, 색을 배합하는 자신만의 비결과 품격을 찾게 될 거예요.
- 저는 많은 시간을 색을 배합하고 기교를 변화시키는 데 투자합니다. 그림을 그릴 때마다 색의 배합과 새로운 기교를 익혀보는 것은 새롭게 도전하는 여행과도 같아요. 그동안 저의 그림 실력이 좋아졌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림을 그릴 때 자유롭고 편안했습니다. 사실 그림을 그린다는 것이 무조건 재미만 있다고 표현하기는 어렵잖아요. 그림을 그린다는 것은 자신을 만들어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 그림을 그릴 때는 시간이 정말 빨리 지나가는 것 같아요. 어제 준비한 원고를 오늘 아침에서야 하나하나 색칠하기 시작합니다. 점심시간이 다가와도 종이는 큰 변화가 없습니다. 점심에 휴식을 한 후, 다시 활력을 불어넣으며 작업을 시작해 그림 한 폭을 칠합니다. 이튿날은 그림을 손질하고, 그 이튿날은 섬세하게 수정 작업을 합니다. 시간은 마치 시계 축이 빙빙 도는 것처럼 눈 깜짝할 사이에 지나갑니다. 그래서 어떤 때는 날짜를 계산할 때도 그림의 진도에 근거해 계산하기도 합니다. '또 한 폭의 시간이 지나갔습니다' 혹은 '또 혼자 집에서 한 마디도 하지 않고 묵묵히 그림을 그린 한 폭의 시간이 지나갔습니다'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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