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자가 흐르는 이야기/Drawing Book

[이매진FX] 디지털 일러스트를 위한 드로잉 해부학 - 캐릭터를 생생하게 살리는 인체와 동물 드로잉 그리고 디지털 기법

일루젼 2022. 11. 24. 0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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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이매진FX / 최다인

원제 :  Anatomy Essentials 
출판 : 아트인북
출간 : 2016.11.04 


       

시간과 집중력 부족의 원인을 거슬러 올라가다 보니 결국은 체력 때문인가 싶다. 기본 체력을 상승시켜야 자투리 시간도 좀 더 밀도 있게 보낼 수 있을 것 같다. -그러나 운동은 하고 싶지 않다 무한 도돌이

        

여타의 다른 해부학 책 보다 이 책을 많이 추천하는 것 같아서 읽어보았는데, 나는 잘 모르겠다. '디지털 일러스트'를 위한 책이라는 생각은 딱히 들지 않았다. 본격적인 근육과 뼈의 모양을 보여주기보다는 기본적인 위치와 형태, 그릴 때의 주의점 위주로 풀어나간 점은 장점이다. 너무 깊게 파고들지 말고 그릴 때 필요한 정도만 알고 있으면 된다는 스탠스. 오히려 내가 마음에 들었던 부분은 동물과 사람의 구조적 차이를 비교해서 보여준 부분이었다. 

 

아쉬웠던 점은 초반에 소개한 아티스트들이 모두 저술에 참여한 것은 아니었다는 점. 개인적으로 크게 기대했던 도나토 지안콜라의 저술 부분은 찾을 수 없었다.

 

또 저술자들 중에는 디지털 작업을 일종의 후보정처럼 사용하는 일러스트레이터가 훨씬 많았다. 기본 작업 후 스캔한 작품을 손을 댄다거나, 반대로 디지털로 그린 작품을 출력한 다음 그 위에 덧 그리는 방식 등이다. 디지털 작업을 위한 팁도 몇 페이지 정도라서 굳이 제목에 '디지털 일러스트를 위한'이라고 표기할 필요는 없었던 것 같다. (확인해보니 원제에는 그런 표현은 없다)

 

그래도 다양한 아티스트들의 가치관과 자신만의 작업 방식을 알 수 있었던 점은 좋았고, 해부학 자료 부분도 깔끔했다. 설명과 자료 그림의 연결성이 조금 약하긴 했지만 전체적으로 자료 부분들이 좋았다. 직물의 특성에 따른 표현법과 주름 묘사법, 머릿속에서 대상을 회전시켜 그리는 연습법 등도 흥미롭다. 

 

그림을 위한 해부학 책을 딱 한 권만 읽는다면 이 책을 고르지는 않겠지만, 한 권 이상을 참고하겠다면 바로 추천할 것 같다. 

즐겁게 읽었다. 

 


 

 

Jeremy Enecio

 

<Joan of arc>, Donato Giancola

 

<Golden Rose>,&nbsp; Donato Giancola

 

 

- 도나토 지안콜라 Donato Giancola 

도나토 지안콜라의 그림은 <던전 앤드 드래곤 Dungeons & Dragons>과 르네상스 예술 운동의 교차점에 자리하고 있다. "세계 유명 미술관뿐만 아니라 동네 만화책 서점 문턱이 닳도록 드나들며 영감을 얻었다"라고 도나토는 말한다. 물론 그의 작품 세계에 영향을 미친 것은 이뿐만이 아니다. 사람들은 대개 실력이 나아질수록 그림을 쉽게 그릴 거라고 생각한다. 도나토는 최고의 아티스트이지만, 작품 제작 과정은 예나 지금이나 꼼꼼하기 그지없다. "질감 표현이나 모델, 사진 등 산더미 같은 자료를 갖추는 것이야말로 제가 이미지를 뽑아내는 과정의 핵심이죠."

 

- 이런 사실에 비추어 도나토는 또 다른 일반적 오류를 지적한다. 통념과 달리 사진을 참고한다고 해서 작품의 질이 떨어지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하는 도나토의 말은 상당히 철학적으로 들린다. "사진 자료는 과거를 돌아보는 창과 같습니다. 특정 조명 아래서 사물이 어떻게 보이는지 파악하고, 디테일을 살피고, 표정을 포착하도록 도와주는 도구죠."

 

- 도나토는 이야기를 전달하는 데 관심이 많다. "항상 내 머릿속의 이야기와 개념을 실현할 수 있는 작업 방식이나 프로젝트에 끌립니다." 그는 말한다. "먼저 작품의 핵심에 추상적 관념을 두고, 인물을 사실적으로 묘사할 때는 카라바조나 J. W. 워터하우스 Waterhouse와 같은 고전적 방식을 주로 씁니다. 위대한 작품은 시대를 초월하는 법이니까요." 

 

   

 

 

 

     

 

- 아티스트로 성장하며 성인이 된 마르코에게 예술과 삶은 불가분의 관계다. "그림을 그리는 과정은 여자 친구를 찾는 것처럼 복잡할 수도, 간단할 수도 있습니다." 마르코는 말한다. "더 노력할수록 더 까다로워지죠."

 

- "종이 위에 그은 획이 한데 모여 만들어내는 결과는 항상 같습니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 보여주는 창문이죠." 

 

- 모든 것은 디테일에 달렸다. "아티스트를 이해하고 싶다면 그 사람의 작품 세계를 전체적으로 파악한 다음 가장 사소한 디테일에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 "영화는 이야기와 이미지 solid vision를 함께 제공하죠. 그래서 의미에 집중할 수 있어요." 존은 이렇게 설명했다. "세계관과 캐릭터를 자기가 직접 생각해낼 필요가 없으니까요. 시각적 이미지가 직접 주어지니까 훨씬 쉽게 스토리에 이입할 수 있는 거죠." 하지만 존은 독자 모두가 콘셉트 아티스트 역할을 할 수 있는 책의 매력도 부정하지 않는다. "양쪽 모두 아주 강력한 매체입니다." 

 

- 존의 작품은 매우 노동집약적이다. 일부 아티스트들과 달리 존은 디지털 도구에 크게 의존하지 않는다. "스케치북에 간략하게 그린 그림에서 캐릭터나 배경이 탄생할 때도 있어요. 디지털은 매우 편리한 도구이고, 장점도 단점도 있어요. 장점은 실수를 간단히 수정할 수 있다는 것이고, 단점은 실수를 저지르는 걸 너무 쉽게 생각하게 된다는 것이죠." 

 

- 자세히 관찰한 다음 스케치북으로 돌아가서 그린다. 익숙해지면 점점 모델과의 거리를 멀리하여 더 긴 시간 동안 정보를 담아둘 수 있도록 훈련한다. 이 방법으로 몇 번 연습한 다음 여기서 한 발짝 더 나아가 보자. 어떤 위치에서 모델을 보고 그린 다음, 그날 저녁 집에 돌아가서 온전히 기억에만 의지해 다시 그려보는 것이다. 앞서 그렸던 그림을 최대한 기억해보자. 이를 반복할수록 기억할 수 있는 정보가 늘어난다. 기억력이란 개념이 아니라 훈련 가능한 근육이다. 

 

- 실물을 보고 그린 다음 좌우를 뒤집어 다시 그리는 것도 좋은 기억 훈련 방법이다. 뒤집은 이미지가 정확한지 확인하고 수정하려면 거울에 비춰 보면 된다. 기억에 의지해 스케치한 다음에 자료와 비교해보는 연습을 꾸준히 하면 판단력과 기억력을 갈고닦을 수 있다. 

 

- 학생들을 가르칠 때 내가 자주 쓰는 방법인 '움직이는 카메라' 기법도 있다. 우선 모델을 향해 한 곳에 자리 잡고 그림을 그린다. 이제 모델 주위에 원이 있다고 상상해보자. 이 원은 카메라가 움직일 궤도를 나타내는 것이다. 이 원에 자신의 위치를 점으로 표시한다. 이 점은 당연히 원의 맨 앞 중앙에 있어야 한다. 이 원 위에 다른 위치를 나타내는 점을 하나 더 찍는다. 이 점은 두 번째 그림을 그릴 위치를 표시한다. 머릿속에서 회전시켜 그린다는 뜻이다.

 

- 바닥에 원을 그리는 방법에서 더 나아가 모델 주변에 원을 그려 다양한 거리와 방향, 각도로 시점을 바꿔볼 수도 있다. 이 원은 실제로는 구를 나타낸다. 모델을 회전축으로 삼아 시점을 다양하게 바꾸는 훈련을 해보자. '카메라'를 모델 주위 아무 곳에나 두고 가상의 카메라 렌즈에서 고깔 모양을 그려 넣어 보이는 범위를 설정한다. 카메라 외에 조명을 가지고도 같은 연습을 할 수 있다. 모델에게 비추는 조명 위치를 바꾸며 다양한 조명 효과를 연습해보자. 어찌 보면 기억을 통해 뇌 속에 가상의 3D 공간을 구축하는 셈이다. 생생한 상상력과 사진 같은 기억력을 갖춘다는 게 바로 이런 것이다. 한 장면만을 기억하는 데 그치는 게 아니라 순간을 통째로, 입체적 공간까지 한 번에 기억하도록 노력해보자. 

 

- 팔과 마찬가지로 다리에는 서로 반대되는 기능을 하는 근육군들이 있다. 예를 들어 다리 앞면에 있는 대퇴사두근은 다리를 뻗는 데 쓰이고, 대퇴이두근과 반막양근, 힘줄은 다리를 구부려준다. 팔과 다리는 몸통에서 굵직하게 뻗어 나와 손목과 발목에 이르러 절반 굵기로 가늘어진다. 하지만 무릎 부근의 근육은 회전자 역할을 하는 팔꿈치 근육과 상당한 차이를 보인다.

 

- 우선 단순한 제스처로 시작하자. 고관절에 연결된 선 하나면 충분하다. 고관절은 다리의 회전축 역할을 하며, 차축처럼 작동한다. 각각 독립적으로 움직이는 어깨와 달리 엉덩이 관절은 양쪽이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는 점을 기억하자. 골반의 기울기는 어깨의 각도와 반대가 된다. 상체의 움직임을 하체가 상쇄해 균형을 잡는다는 뜻이다. 골반 부위는 개인이 선호하는 방식에 따라 여러 형태로 그릴 수 있지만, 입체감과 구조는 제대로 표현되어야 한다.

 

- 골반은 아래를 향해 깔때기처럼 좁아지는 형태를 띤다. 엉덩이 옆면의 넓은 부위는 대퇴골과 엉덩이 근육으로 이루어지며, 이 근육은 다리를 몸에 연결하고 골반과 대퇴골 사이 공간을 채우는 역할을 한다. A자로 펼쳐지는 엉덩이 근육은 대체로 어깨 근육과 비슷하게 동작한다(이에 대해서는 뒤에서 더 자세히 살펴보도록 하자). 

 

- 아래로 내려가면서 양쪽 대퇴골은 조금씩 안쪽을 향해 가늘어져 V자 비슷한 형태가 된다. 이 단계에서는 안짱다리처럼 보이지만, 근육을 붙이기 전까지는 이 형태가 정상이다. 서 있는 자세에서는 무릎이 장골능에서 거의 일직선으로 아래에 있다. 허벅지는 크게 세 덩어리로 나눌 수 있다. 앞쪽 부분은 주로 사두근과 봉공근으로 이루어지며, 허벅지 안쪽은 내전근이 차지하고 뒤쪽에는 이두근이 자리한다. 이 근육군들은 모두 두툼하게 시작되어 허벅지 길이의 3분의 2 정도까지 내려오다 무릎 주변에서 가늘어져 힘줄로 바뀐다. 무릎 주변 뼈가 두드러져 보이는 것은 그 때문이다.  

 

- 해부학 책의 도해와 실제 모델은 매우 달라 보인다. 이런 차이를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될 만한 몇 가지 요령을 소개한다. 첫째, 근육 도해에는 피부가 없다. 그러므로 근육 위에 최소 0.6센티미터를 더해야 한다. 근육 위에 담요가 덮여 있다고 생각하자. 이것이 바로 두 번째 포인트와 연결된다. 피부는 부드러운 덮개와 같다. 팔을 몸 뒤로 당기면 피부는 근육을 따라 등을 가로질러 가로로 주름지는 것이 아니라 어깨를 관통하며 세로로 접힌다. 근섬유는 가지런히 결이 나 있고, 피부는 그 결과 직각으로 주름진다. 이런 현상은 몸 전체에서 일어난다. 마지막으로 근육을 암기하는 것보다 근육을 그려야 할 때를 아는 것이 중요하다. 근육 도해는 근육의 작동 방식을 보여주지만, 실제 근육은 움직일 때만 명확히 보인다. 쉬고 있을 때 근육은 더포괄적이고 단순하며 몸의 구조를 잡을 때 사용한 기본 도형과 비슷한 형태를 띤다. 

 

- 이 근육들의 위치와 상호작용을 더 쉽게 기억하고 싶다면 팔이 쇠사슬 모양이라고 생각해보자. 어깨에서 손까지의 근육은 각 고리가 계속 방향을 바꾸며 연결되는 쇠사슬을 닮았다. 팔이 반으로 접힐 때 팔 안의 부품들이 한정된 공간에서 부딪히는 것을 막으려면 근육은 서로 맞물리는 형태로 배치되어야 한다.  

 

- 팔 안쪽에는 손을 몸 쪽으로 구부려주는 굴근군이 있다. 이랑 근육 중 가장 큰 완요골근은 굴근군과 원회내근이 있는 팔 안쪽으로 포개진다. 이 두 근육군은 함께 깔때기처럼 좁아져 팔을 구부릴 때 이두근이 들어갈 공간을 형성한다. 이랑 근육에 속하는 두 개의 근육인 수근신근은 팔꿈치 부근에서 신근군과 합쳐져 팔등 쪽으로 넘어간다. 반대쪽에서는 척골이 신근과 굴근 사이를 분리한다. 이렇게 근육이 나뉜 부분을 척골 융기라고 부른다.  

 

- 작품에는 여러 종류가 있다. 더욱 실감 나는 그림을 그리고 싶다면 직물 고유의 특성을 알아두어야 한다. 직물 종류에 따라 명암을 달리 처리하는 것도 매우 까다롭지만, 벨벳과 실크를 구분하기란 특히 어렵다. 실크 셔츠와 벨벳 바지를 입은 모델에게 똑바로 비추는 광원을 상상해보자. 

- 벨벳은 위를 향해 가지런히 박힌 섬유로 이루어져 있으므로 빛을 직접 받는
섬유는 빛을 흡수하는 반면 비스듬히 받는 섬유는 거울처럼 빛을 반사한다. 그러므로 빛이 닿는 곳은 어둡게 옆면은 밝게 표현해야 한다. 실크는 이와 반대로 가운데 부분이 밝게 빛난다. 덧붙여 몇 수 짜리 원단인지에 따라 금속처럼 빛을 반사하는 표면의 광택이 달라진다. 이처럼 모델이 입은 옷의 원단에 따라 같은 빛을 받더라도 다르게 처리해야 한다. 

 

- 면직물. 전통적인 평직 기법으로 짠 부드러운 면직물을 광원에 직각으로 배치했다. 반사하는 성질은 전혀 없고, 광택 없는 표면이 빛을 흡수하며, 광원의 색상에 쉽게 영향을 받는다. 

 

- 실크. 씨실과 날실 짜임을 '평범한' 광원에 직각으로 배치하면 광택이 많이 돈다. 빛을 잘 반사하지만, 그만큼 어두운 부분은 빛을 더 많이 흡수하므로 그릴 때도 금속 재질처럼 암부를 매우 어둡게 표현해야 한다. 

 

- 벨벳. 벨벳의 바탕 직물은 대개 평직이지만, 표면에 심은 섬유는 이와 직각을 이루므로 모든 섬유가 위를 향해 있다. 이 반투명한 섬유들은 끄트머리는 빛을 흡수하고 옆면은 빛을 반사하므로 반사광은 섬유의 방향에 따라 결정된다. 실크와 비슷하지만 좀 더 부드럽게 표현한다. 

 

- 인물이 입은 옷은 튜브 형태로 연속되어 있으며 뚜렷한 구조적 특징을 보인다. 솔기는 대개 주름이 생기는 곳에 자리하며, 실 굵기나 바늘땀의 크기가 주름에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꼭 알아두어야 할 주름의 일곱 가지 유형을 살펴보자. 

 

- 앉아 있는 자세의 위 그림에서는 엉덩이와 무릎이 주로 장력을 발생시키는 부위다. 무릎 뒤쪽과 골반 앞면은 느슨한 쪽이므로 옷감이 모여 굵은 파이프 주름이 생긴다. 느슨한 면의 주름은 팽팽한 쪽에서 힘을 받아 생긴 것이므로 모두 팽팽한 쪽을 향하게 된다. 

 

- 옷은 명암 없이도 인체의 입체감을 살려주는 요소다. 옷은 하나로 연결되어 있으므로 몸의 원기둥이 이루는 입체적 윤곽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소매 옷깃, 허리, 바지통, 발목 등 어느 부위를 그리든 몸을 횡단하는 윤곽선을 활용하면 몸의 양감과 옷이 몸과 '접해 있는 느낌'을 제대로 살릴 수 있다. 

 

- 다음 예는 자연스럽게 처진 소매와 당겨 올라간 소매다. 당겨진 소매에는 팔꿈치와 이랑 근육에 영향을 받아 생긴 주름이 약간 있지만, 그 외에는 별다를 것이 없다. 하지만 중력의 영향을 받은 소매에서는 작물이 앞뒤로 움직이며 반쯤 닫힌 주름을 여러 개 만들어 흥미로운 형태가 나타난다. 또 어깨에서 나선형으로 떨어지다 팔꿈치 주변에서 뭉치는 주름도 관찰할 수 있다.

 

- 이번에는 팔꿈치를 구부렸을 때 아까와 같은 운동복 소매가 어떻게 변하는지 그림으로 살펴보자. 원단이 묵직하고 무게가 많이 실리므로 팔을 조금만 구부려도 팔꿈치 안쪽으로 원단이 쏠리고 팔을 더 구부리면 처음 생겼던 반쯤 닫힌 주름 주변으로 훨씬 더 많은 주름이 생긴다. 팔을 구부리기 시작할 때 처음 생기는 큰 주름은 반쯤 닫힌 주름이라는 점에 주목하자. 2차로 생기는 주름의 개수와 파이프의 굵기는 원단의 종류와 옷이 달라붙는 정도에 따라 달라진다. 

 

- 포유류와 파충류, 조류는 거의 같은 뼈와 근육을 공유하지만, 크기와 비례가 매우 다르다. 이것이 바로 비례를 공부해야 하는 이유다. 인간처럼 두 발 달린 동물(이족보행이나 발바닥 전체를 땅에 붙이고 걷는 여타 척행성 동물)을 그릴 때는 앞모습을 기준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네발동물(사족보행)은 앞모습으로 전체를 파악하기 어렵다. 배 길이를 한쪽 끝에서만 보고 가늠하려는 것과 같다. 

 

- 비례는 동물의 행동 특성을 드러낸다. 인간의 뼈는 사람이 직립에 알맞게 설계되었음을 보여준다. 인간은 다리가 길고 흉곽이 얕고 견갑골이 등에 달려 있으며, 도구를 다루고 그림을 그리고 포옹할 수 있지만 무게를 지탱하기에는 알맞지 않은 팔을 지녔다. 반면 네발 동물은 흉곽이 깊고 견갑골이 옆에 달려 있다. 기능이 다르면 형태도 달라진다.

 

- 뼈는 구부러지거나 늘어나지 않고 바위처럼 한결같다. 그러므로 뼈를 먼저 공부하자.  

 

- 인간처럼 발바닥 전체로 땅을 딛고 걷는 동물을 척행 동물, 발가락만으로 딛는 동물을 지행 동물이라고 부른다. 발톱 한두 개가 변형된 발굽으로 걷는 동물을 유제류라고 한다.  

- 뼈를 이해하는 데 가장 좋은 방법은 기능을 살펴보는 것이다. 뼈를 완벽하게 설계된 기계 장치라고 생각해보자. 

- 동물의 다리뼈는 대부분 두 개로 이루어져 있다. 큰 것은 경골, 작은 것은 비골이라 불린다. 발굽 달린 동물은 조금 다르다. 말의 비골은 경골에 합쳐져 있어 두 개의 뼈를 따로따로 생각하기 어렵다. 하지만 그림을 그릴 때는 아랫다리뼈의 개수보다는 발굽 달린 동물은 발가락을 움직이거나 발톱을 움츠리지 않는다는 사실에 더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이 동물들은 이런 기능에 쓰이는 근육이 필요하지 않으므로 아랫다리가 훨씬 가늘다. 

 

- 대퇴골 상단은 공 모양이며, 골반에는 소켓이 있다. 이 두 가지는 완벽한 결합을 이루어 움직인다. 공과 소켓으로 이루어진 고관절 덕분에 다리는 진자 운동과 회전, 옆으로 차는 동작을 할 수 있다. 무릎뼈는 경첩 관절이지만, 문의 경첩처럼 고정되어 있지는 않다. 슬개골은 인대를 당겨 아랫다리를 들어 올린다.

 

- 보통 나는 옷감을 자세히 묘사하기 전에 낡은 침대보를 작품에 등장하는 천과 비슷한 형태로 배치하고 자료 사진을 찍는다. 이렇게 하면 진짜 천의 구김을 옷감, 이 경우에는 그림자 진 망토에 활용해 사실성을 더할 수 있다. 망토를 채색할 때는 푸른색 외의 색상도 사용한다. 비슷한 색과 명암으로 이루어진 넓은 면을 칠할 때 보색을 살짝 사용해주면 훨씬 돋보이기 때문이다. 

 

- 짙은 피부색에는 옅은 피부색과 같은 원칙이 적용되지 않으므로 채색이 상당히 까다로울 수 있어요. 얼굴에 생기를 불어넣는 기본적 색상 요소, 즉 그림자·중간 톤·하이라이트·혈색이 필요하다는 점은 같지만, 이 요소들이 나타나는 방식은 매우 달라요. 

 

- 옅은 피부에서 중간 톤은 대체로 채도가 낮으면서 하이라이트는 은은하게 나타나지요. 대비 효과는 대부분 중간 톤과 그림자 사이에서 일어나는데요. 짙은 피부에서는 상황이 반대가 되는 거지요. 짙은 피부는 옅은 피부보다 반사율이 훨씬 높아서 하이라이트가 매우 강하게 나타나거든요. 그러다 보니 가장 강한 대비는 하이라이트와 중간 톤 사이에서 발생하고요. 중간 톤 또한 옅은 피부에서와 달리 상당히 높은 채도로 표현해주어야 해요. 

- 밝은 피부 채색하는 법을 배울 때 파랑, 녹색, 보라 같은 동떨어진 색을 조금씩 섞으라는 조언을 들었을 거예요. 이건 짙은 피부에도 똑같이 적용돼요. 짙은 피부는 색상이 굉장히 풍부하므로 갈색에만 갇혀 있을 필요가 없는 거지요.

 

- 짙은 피부를 사실적으로 표현하는 열쇠는 하이라이트를 다루는 방식, 그리고 중간 톤과 하이라이트 사이의 대비를 제대로 표현하는 데 있다는 사실을 항상 기억하세요. 

 

- 비밀은 색상 배합에 있어요. 피부색은 단순히 분홍이나 베이지가 아니고, 빛도 순백이 아니고 그림자도 검은색이 아니에요. 빛이 피부에 미치는 영향을 표현하려면 다양한 색상을 섞어야 해요. 

 

- 이를 이해하는 데 가장 좋은 방법은 실제로 관찰하는 건데요. 피부가 녹색, 노랑, 그리고 빛에 따라서는 파랑 등 무수히 많은 색으로 이루어졌고, 그림자 속에는 보라, 금색, 갈색 등 다양한 색이 숨어있다는 걸 알게 될 거예요. 이 방법에서 가장 어려운 점은 이 색깔들 사이의 균형을 찾아내는 거지요. 

 

- 반투명한 피부 표현도 마찬가지예요. 얇은 피부를 표현하려면 주황, 빨강, 노랑 등 채도가 높은 색상을 가지고 여러 가지 시도를 해보며 알맞은 답을 찾아야 해요. 그러니 색깔을 겁내지 마세요. 새 레이어에 색을 얹어 효과가 좋은지 아닌지 확인하면 되니까요. 


 

 

 
디지털 일러스트를 위한 드로잉 해부학
『디지털 일러스트를 위한 드로잉 해부학』은 이매진FX의 스타 아티스트들이 알려주는 인간과 동물의 해부학적 구조 워크숍이다. 이 책에 수록된 워크숍 파일과 동영상 ,브러시, 고해상도 이미지로 그들의 작업 과정을 직접 체험해볼 수 있다
저자
이매진FX
출판
아트인북
출판일
2016.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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