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자가 흐르는 이야기/Drawing Book

[toshi] toshi의 신기작화 - 그림 실력과 표현력을 단숨에 높이는 프로의 일러스트 비법

일루젼 2022. 12. 11.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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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toshi / 김재훈
출판 : 한스미디어 
출간 : 2017.07.20 


       

음. 결론부터 말하자면, 정보적 측면에서는 만족스러운 책이었지만 기대했던 것과는 달랐다. 

 

나는 표지에서 받은 인상으로 남녀의 비율이 거의 동등하게 실려있으리라 예상했는데, 내부 자료는 80% 이상이 여성 캐릭터를 그리는 방법에 관한 내용이었다. 물론 자세나 기본 내용을 응용-적용하면 되지만 보다 남성적인 인물이 취향인 나로서는 살짝 아쉽다. 국내에 소개되는 자료의 상당수가 주로 여성의 신체를 그리는 방법에 관한 책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하지만 다양한 각도에서 같은 캐릭터를 유지하는 법과 이어지는 선과 끊어지는 선을 활용해 느낌을 살리는 법을 배울 수 있었다. 사진으로부터 그대로 옮기는 (데생) 방식과 이후 자신의 그림체로 변화시키는 (데포르메) 방식을 함께 소개해 어떤 과정을 거쳐 축약되는지를 잘 보여주었다는 점이 강점이다.  

 

매력있는 그림체라, 해당 작가 분의 다양한 남성 캐릭터가 궁금했는데 아쉽게도 제일 마지막 파트에만 소개되어 있었다. 또 전체적으로 라인과 느낌을 중요시하는 그림체로, 인체 비율 등이 정확하다고 볼 수는 없었지만 그게 매력이었다. 힘을 뺀 듯한 선과 음영이 주는 느낌이 좋았다.

 

한동안 드로잉 책을 열심히 읽었더니 슬슬 소설이나 다른 분야의 책이 끌린다.

당분간은 무리하지 말고 슬렁 슬렁 보낼 계획.

3주 뒤면 신년이다. 

        

 


   

 

- 여러분은 데생이나 크로키에 대해 어떤 인상을 갖고 계시나요? 저는 데생이나 크로키를 잘하면 무엇이든 그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데생 실력은 괜찮은데 애니메이션이나 만화를 그리면 기대에 미치지 못할 때가 많아서 이유를 몰라 고개를 갸웃거리기도 했습니다. 어릴 때 '그림을 잘 그리려면 일단은 데생부터 연습해라'라는 말을 들었던 경험도 있고, 항상 의문이었지만, 혼자 계속 정리하고 고민한 끝에 답을 얻었습니다. 마침 좋은 기회이니 여러분께 공개하겠습니다. 그림을 그릴 때 무척 중요한 포인트이므로 관심 있는 분은 참고하기 바랍니다. 지금 말하는 것은 미술의 데생이 아니라 어디까지나 애니메이션·만화를 그리는 데 필요한 데생, 크로키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 우선 데생, 크로키와 만화는 어떤 차이가 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가장 큰 차이는 데생, 크로키는 실물을 보면서 최대한 비슷하게 그리는 것에 비해, 만화는 실물을 바탕으로 데포르메(간략화)와 만화다운 표현 등의 창조적인 요소의 비중이 높습니다. 그리고 제가 내린 결론은 이 창조적인 변형이 어려움의 원인이라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프로 만화가들이 그림체를 바꿨을 때 이전의 작품과 비교해 '실력이 떨어졌나?'라고 느낀 적은 없으십니까? 물론 보는 사람의 눈에 익숙하지 않다는 이유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익숙하지 않은 그림체로 그려서 표현이 빈약해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표현이 부적절할 수도 있지만 그림체를 바꾼 결과, 지금까지 사용했던 눈속임 테크닉이 먹혀들지 않게 된 것일 수도 있습니다. 저를 포함한 대부분의 작가에게 해당하는 내용일 것입니다. 그만큼 그림체를 바꾸는 일은 어렵습니다. 무엇보다도 그림체가 자리 잡힐 때까지 시간이 필요합니다. 

 

- 그렇다면 만화를 그리는 데 데생과 크로키를 어떻게 활용하면 좋을까요? 

- 데생으로 음영(면)을 표현하는 법을 배우고, 크로키로 선화 그리는 법을 배우면 좋습니다. 데생을 연습하더라도 데포르메나 만화에 반영되지 않으면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그러니 데생에서는 음영, 크로키에서는 선화, 이 2가지에 중점을 두고 연습해보세요. 몸에 익힌 기술을 일단 머릿속의 서랍장에 비축하면 데포르메나 만화를 그릴 때 도움받을 수 있습니다. 한편 데포르메나 만화의 방향성은 만화가의 그림체 변화처럼 그 시기에 유행하는 표현이 있으므로, 지금 좋아하는 애니메이션이나 만화의 표현을 보면서 연습하면 좋습니다. 양쪽 모두 제대로 표현할 수 있어야 완성도 높은 데포르메, 만화를 완성할 수 있습니다. 

 

- 데생, 크로키는 형태를 파악할 때 기본을 배우는 데 활용하고, 유행에 맞는 그림체와 표현은 좋아하는 애니메이션이나 만화를 보면서 연습해보세요. 생각해보면 당연한 말이지만 양쪽 모두 자신의 것으로 만들려면 시간을 투자해야 합니다. 여러분도 꾸준히 노력하기 바랍니다. 

 

- 옆얼굴과 반측면 얼굴이 달라 보이는 이유는 눈과 코를 잇는 삼각형 (트라이앵글)의 비율이 다른 탓입니다. 얼굴의 트라이앵글은 몽타주 등에도 흔히 쓰는 방법인데, 잘못 그린 그림은 대부분 이 삼각형의 균형이 어긋나 있습니다. 우선은 이 균형을 극복하는 것부터 시작해보세요.  

 

- 체육복은 생각보다 주름이 많지 않습니다. 신축성이 뛰어나고 피부 밀착 면적도 넓어서 주름이 적습니다. 최소한으로 유지하면서 입체감 있는 주름을 그려보세요.

 

- 표지 일러스트를 그리기 전에 출판사의 담당 편집자와 표지 디자인 관련 회의를 했습니다. 표지 디자인이나 레이아웃에 따라서 책의 인상은 확연히 달라집니다. 무척 중요한 일이라서 타이틀 위치나 일러스트 배치 시안을 미리 여러 개 준비했습니다. 참고로 제가 처음 그린 러프는 오른쪽 위의 그림입니다. 가운데 있는 커플 일러스트는 임시로 그린 것이고, 수영복 차림의 여자 캐릭터를 넣으려고 했습니다. 그러나 담당자로부터 "이 책은 다양한 연령층을 타깃으로 삼고, 가능하면 여러 명의 인물을 넣어서 시선 처리는 이쪽으로 향하게 해 '이것이 신의 기술'이라는 느낌을 전달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들었습니다.

 

- 담당자의 의견을 반영해 평면적인 표지가 아닌 깊이감을 느낄 수 있는 표지여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래서 '일러스트에 어안 렌즈 구도를 적용하면 어떨까'라는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메인 컷에 해당하는 남녀 두 사람의 깊이감을 표현하려고 고민한 결과 탄생한 레이아웃입니다. 캐릭터는 남녀 학생. 두 사람은 어떤 관계일까? 친구일까, 선후배일까, 이런저런 상상을 하다가 완성한 레이아웃과 캐릭터입니다.  

 

  

 

 

 

 

 

 

 

 

 

 
toshi의 신기작화(쉽게 배우는 만화)
『toshi의 신기작화』는 일러스트를 막 그리기 시작한 입문자부터 실력이나 표현력을 좀 더 갈고닦고 싶은 중·상급자를 대상으로 만들었다. 일러스트를 시작하면 반드시 직면하는 고민이나 의문을 조금이라도 해소하고,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데 도움이 되도록 구성하였다. 균형ㆍ입체감ㆍ역동성ㆍ음영ㆍ감정 표현 등 일러스트를 그릴 때 반드시 직면하는 문제를 Q&A식으로 설명한다. 인체의 라인을 잡는 방법 같은 기초부터 연애 상황의 응용 표현까지 단계적으로 설명한다.
저자
toshi
출판
한스미디어
출판일
2017.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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