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 오리 집사
출판 : 위즈덤하우스
출간 : 2021.11.24
유튜브 채널 중 <도시오리>의 영상이 추천에 뜨면 종종 눌러보곤 했다. 반려조로는 앵무나 십자매 같은 새들의 이미지만 떠올랐었는데, 실내에서도 오리와 충분히 즐겁게 교감하며 살 수 있다는 게 무척 신기했다. 그러던 차에 마침 이 책의 표지가 눈에 확 들어와 읽어보았다. 표지의 오린이가 너무 귀엽다!
최근에는 확실히 가벼운 책들 위주로 읽고 있다. 슬슬 시간을 좀 들여서 읽을 만한 책에도 도전해보고 싶은데 얼마 되지 않는 짬이 나면 수면을 보충하기도 바쁜지라 당분간은 언감생심 마음만 품고 있어야 할 듯하다.
그 대신이라기에는 뭐하지만, <스즈메의 문단속>의 음악과 영상, 책을 즐기며 심장이 두근거리는 시간을 갖고 있다. 또 <젤다의 전설 : 왕국의 눈물>도 여러 사람들의 다양한 플레이를 구경하며 즐거워하고 있다. 즐거움을 느끼고 시간을 소비하는 영역이 조금 달라졌을 뿐, 큰 틀에서 보면 언제나의 일상과 크게 다르지 않은가 싶다.
문득 그런 생각을 해본다. 무언가를 내 삶에 끌어들이고 싶다면, 그것이 어울리는 삶을 살아가는 것이 먼저가 아닐까. '그것'이 나타나 내 삶을 바꾸어주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나타날 수 있도록 내가 적절한 환경을 만들어주어야 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렇게 본다면 내 앞에 나타나고 있는 모든 현실들 또한 내가 만들어낸 것들이며, 모든 소환은 나의 선택에 따른 탄생이기도 하다.
지금. 이 지점을 온전히 받아들인다면.
그렇다면 지금부터는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오리 집사와 오린이의 만남을 유쾌하게 읽으며,
오래도록 유지하던 포트폴리오를 조금씩 수정하며 생각했다.
이제, 어떻게 변화해 갈 것인가.
지금 내가 느끼는 불편함들을 어떻게 다루고 놓아줄 것인가.
- 오리 집사 : 산에 살고 있습니다. 멧돼지처럼 양식을 구하러 산을 내려간다 하여 동생이 멧 언니라는 별명을 지어주었습니다. 맷 데이먼, 맷 그레이닝처럼 멋진 멧 언니가 되려고 합니다.
- "아하, 추웠구나! 진작 말을 하지! 그렇다면 필살기다!!"
- "어때? 좀 따스하니, 오리야?"
한 시간 뒤. 자기 새끼도 아닌 오리를 온몸으로 품고 있는 대학생.
"아. 현타 온다."
- 온열 전구를 사기 전까지 약 이틀 동안 밤에 오리를 품었고 한동안 후배에게 마당을 나온 암탉이라 불렸다.
- 아기 오리 오린이의 하루 일과는 단순하다. 먹고, 자고, 싸고 ...
- "새벽 5시쯤 힘차게 빠악!하고 울면 아침밥을 달라는 소리야. 밥을 늦게 주면 부리로 방문을 두드리는데 이건 배가 고파서 화가 많이 났다는 뜻이야."
"그래도 못 일어나서 밥을 안 주면?"
"깨우는 데 효과가 더 좋다는 걸 알았는지 세탁기 옆면을 부리로 두드려서 깨워."
"지저스."
- 계곡 수영을 하고 오면 꼭 냉장고를 부리로 두드리고 휙 돌아보길 반복했는데, 그건 냉장고에서 간식을 꺼내달라는 행동으로 시원한 포도 한 알을 꺼내 주면 우물우물 먹고 입맛을 다시며 에어컨 아래에서 더위를 피하는 것을 좋아했다.
- 다섯 번째로 양파는 설사와 구토, 빈혈, 호흡곤란을 일으킬 수 있어요.
- 여섯 번째는 아보카도! 너무 맛있어서 가끔 오린이와 나눠 먹을까? 하다가 아차! 하는 무서운 과일이에요. 아보카도는 모든 새들에게 독성이 있고 심장 통증과 심부전을 일으킨다고 해요!
- 일곱 번째, 초콜릿! 구토와 설사를 유발하고 심할 경우 중추신경계가 영향을 받아 발작을 일으키다 죽는다고 해요.
- 가축으로나 알던 동물이 이런 행동을 한다니! 이 커다란 새와 함께 내 세계는 천천히 바뀌었다.
- "고기 드릴까요?"
"아뇨..."
'크기로 봐서는 고작 5-6주밖에 못 살았나...?'
나는 또 다른 오리들을 위해 고기를 점차 줄이는 것부터 시작했다.
- 계란은 꼭 살 일이 있으면 동물복지란을 택하게 되었다. 사람은 아는 만큼 보인다고 했던가? 겨울엔 새로운 털 패딩을 사는 대신 옷을 두텁게 겹쳐 입는 등 점차 변하고자 노력했다.
- 도로 위의 작은 병아리가 어엿한 오리로 자라나며 내게 가르쳐준 것들은 내 생애 어떤 가르침보다도 값지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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