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자가 흐르는 이야기/Book1

[지이] 진짜 게으른 사람이 쓴 게으름 탈출법 - 이 모든 것은 인생이 망할 것 같다는 위기감에서 시작됐다!

일루젼 2023. 7. 1. 0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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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지이
출판 : 마인드빌딩
출간 : 2020.02.02 


       

골골골. 며칠간 드러누워 푹 쉬고만 싶다. 

휴가를 쓸 수 없다는 게 현 직장의 가장 큰 단점이라고 생각하는데, 이대로 가다간 상황이 점점 악화될 것 같아서 스케줄을 조정해 보는 중이다.

 

<진짜 게으른 사람이 쓴 게으름 탈출법>이라니...!! 이것저것 하고 싶은 일은 많은데, 또 기왕 한다면 조금은 제대로 하고 싶은데, 막상 시간이 나면 그간 누적된 피로를 푸느라 손가락 하나 까딱하기 싫은 사람들의 동공을 확장시키는 제목이다. 

 

음. '탈출법'이라고는 되어 있지만 사실은 '갓생살기' 체험이 적당히 들어간 에세이는 아닐까? 지금껏 읽어본 다른 자기 계발서처럼 '아... 나는 이렇게는 도저히...' 싶은 무리한 필승법은 아닐까?

 

내가 느끼기에는 둘 다 아니었다. 간단하면서도 실용적인 방법들이었고, 애정을 가지고 있는 모 유투버가 추천한 방법들도 몇 가지 소개되어 있었다. 심리적, 물리적 허들을 낮춰 목표를 쉽고 간단하게 만들어주지만 거기에서만 그치지 않는다.

 

개인적으로는 '귀가하자마자의 15분'이 정말 꿀팁이라고 생각한다. 나 또한 꽤나 게으르고 무계획적인 편인데 (그러니 이 책을 읽었겠지) '피곤하니까 조금 쉬고'라고 앉은 뒤에는 뭔가를 제대로 한 적이 거의 없었다. 그런데 신발을 벗으며 현관에서 자동적으로 그날의 가방과 짐을 정리하고, 그대로 씻고, 옷을 갈아입으면서 움직이는 동선대로 주변을 정리하는 습관을 들이고 나자 딱히 무리하지 않아도 집이 어느 정도 집다운 상태를 유지하기 시작했다. (참고로 백인백을 강력 추천한다) 

 

가볍게 시작해서, 별다른 의식없이 할 수 있도록 습관화하는 것. 그리고 그런 습관들을 여러 개 만들어가는 것. 

 

게으름은 한 번에 완치(?)될 수 있는 어떤 것이 아니다. 그저 눈에 보이지 않게 새고 있던 에너지들을 활용해 조금씩 조금씩 변해갈 수 있는, 하나의 상태에 가까운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번 여름은 이전의 여름들보다 조금 더 뜻깊게 보낼 수 있기를. 

7월이다. 

  


 

- 하지만 게으른 사람이 어떻게 게을러지는지, 하루를 어떤 식으로 보내면서 생활 패턴이 망가지는지, 성실하게 살려는 시도를 하다가 왜 실패하는지, 실패했을 때 얼마나 진득거리는 감정을 느끼는지, 주변의 성실한 사람들과 비교할 때 어떤 기분이 드는지에 대해서 잘 압니다. 그런 주제에 관해서라면 몇 십 년간 게을렀던 제 삶을 참고로 남들보다 자세히 설명할 수 있을 것 같았어요.

 

- 설거지는 세상에서 제일 귀찮은 작업이다. '혼자 살고 있으니 누가 저걸 대신 치워주는 일은 없을 것이고, 내가 움직이지 않으면 설거지는 영원히 그대로 있겠지...' 그런 쓸모없는 생각을 하며 설거지를 미루다 간신히 설거지를 마쳤다.

 

- '한심하군.'

내게 게으름이란, 별로 맘에 안 들지만 어쩌다 보니 같이 다니게 된 답답하고 눈치 없는 친구 같은 것이었다. 그것도 아주 오래전부터 함께한 친구 말이다. 할 일부터 하자고 생각해 놓고 딴짓을 하다, 결국 아무것도 못하는 패턴은 몇 십 년간 무수히 반복됐다. 더 이상 미룰 수 없을 때가 되어서야 대충 하는 시늉만 하며 해치워 버리는 패턴 또한 수없이 겪어봤다. 

 

- 나는 게으름의 패턴에 익숙할 대로 익숙해져 있었고, 게으름 또한 나에게 익숙해져 있었다. 

 

- '음, 역시 오늘도 목표한 대로 해내지 못했군.'

 

- 같은 패턴을 아무리 반복했다 하더라도 완전히 괜찮을 수만은 없었다. 나는 게으른 주제에 꽤나 결과에 대한 욕심이 많았기 때문에 더 그랬다. 

 

- "스무 살이 넘어서야 드디어 행주 짜는 법을 배웠구나. 축하한다."

"감사합니다... 엄마가 좋아하시겠네요."

그 행주를 들고 테이블을 닦고 나서야 나는 새로운 사실을 깨달았다. 행주질을 하고 나면 물기가 당연히 남는 것이 아니었다. 

 

- 일단 행주를 짜려는 시늉은 한다 = 일이 주어지면 안 하진 않는다

하지만 자기도 모르게 최소한의 에너지만 써서 일을 끝내려 한다

그렇지만 사실 제대로 끝낼 때와 대충 끝냈을 때 시간/에너지 차이는 얼마 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효율적인 일처리 방식을 반복한다

 

- 그렇게 긴 세월에 걸쳐 행주를 대충 짜듯이 모든 일을 처리한 결과, 내 안에 쌓이는 결과물들은 점점 보잘것없어졌다. 그걸 자각하고 있으면서도 같은 패턴을 반복하다 보니, 일을 제대로 한다는 게 뭔지조차 점점 잊어버리는 것 같았다. 언젠가는 뭔가를 집중해서 제대로 해내는 날이 올까?

 

- 나는 아무 문제도 없어. 어떻게든 될 거야. 언젠가는 바뀌겠지. 

그러다 졸업을 하게 된 후, 마침내 시작되었다. 

고정 일과 없이 하루를 온전히 나의 힘으로 운용해야 하는 날들이. 

더는 나의 게으름을 외면하며 도망칠 수 없는 날들이.

 

 

모든 일을 작용할 때에 
즉시 실행이 되지 않는다고 낙망하지 말고
정성을 계속하여 끊임 없는 공을 쌓을 것이니라. 

- 원불교 대종경 수행품 2장 -

 

 

- 하지만 모두가 예상하시다시피 계획은 잘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그럴 때마다 저는 내 의지력이 부족한 걸까, 내가 덜 절실한 걸까, 마음을 더 단단히 먹어야 할까 자책하며 속상해했죠. 

 

- 당장 의지력을 끌어낼 수 없다면, 그냥 내가 절실하지 않을 뿐이라고 자책했습니다. 나를 움직이게 할 동기만 내 안에서 찾으면, 혹은 외부적으로 어떤 계기가 찾아온다면, 버튼을 누르자마자 컴퓨터가 켜지듯 의지력이 단숨에 샘솟고 한순간에 나를 바꿀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 바른 생활 패턴으로 살겠다고 다짐하며 평소와 달리 일찍 잠자리에 누웠지만 잠이 잘 오지 않았고, 결국 말똥말똥한 눈으로 밤을 보내다 새벽 5시에 잠들었습니다. 마음먹은 대로 되지 않자 바로 좌절하고 다시 불규칙한 생활 패턴으로 돌아갔습니다. 

 

- 결국 남들은 다 되는 게 나만 안 되는 것 같아 자괴감을 느끼며 원래의 게으른 생활로 돌아갔습니다. 당장 의지력을 키우기 위해 덧없는 시도를 반복하며 시행착오를 겪으며 깨달은 것은, 의지력은 그런 것이 아니라는 것이었습니다!

 

- 물론 순식간에 의지력을 끌어내고 단기간에 바뀔 수 있는 경우도 극소수 있긴 합니다. 첫 번째는 외부 요인이 급작스럽게 바뀌는 것입니다. 지금 당장 돈을 벌어야만 끼니를 해결할 수 있는 상황이라면, 게을러지려야 게을러질 수 없겠죠. 두 번째는 구성원을 강제로 제어하는 환경에 속하는 경우입니다. 

 

 

이 책은 위와 같이
단기간에 자신을 변화시킬 수 있는 강력한 외부 요인도 없고,
그렇다고 주변에서 나를 관리하거나 잡아줄 사람도 없는,

오로지 혼자서 스스로를 바꿔나가고
가꿔야만 하는 사람들을 위한 책입니다.

 

 

 

- 제가 생각하는 의지력은 사고력, 운동능력, 지구력처럼, 그리고 근육을 만들고 악기를 배우는 과정처럼 천천히 그리고 꾸준히 키워나가는 종류의 힘입니다.

 

- 의지력 또한 그렇게 쉬운 일부터 반복해 실행하며 시간을 두고 천천히 키워나가는 힘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적지 않은 사람들이 의지력을 버튼만 누르면 바로 최대의 힘으로 가동시킬 수 있는 게임 필살기처럼 생각하는 듯 보입니다. 과거의 저 또한 그랬고요. 

 

- 오랜 기간 게으르고 무기력하게 지내왔을 경우, 삶의 여러 부분이 동시에 어긋나 있을 확률이 높습니다. 새벽에 잠들어 낮에 일어나고, 전반적인 에너지가 부족해 쉽게 피로를 느끼고, 방은 늘 어수선하고, 어떤 일에 대해서도 동기부여가 안 생기는 등 총체적 난국이죠. 그중 제일 먼저 고쳐나가길 추천하는 부분은 생활 패턴입니다. 언제 자고 언제 일어나는지, 얼마나 깊은 수면을 취하는지가 하루의 전반적인 에너지 수준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 우리는 처음부터 24시간을 생산적으로 살려고 하면 안 됩니다. 24시간 전체를 잘 운용하기 위해 매 순간을 신경 쓰는 일은 아직 벅찹니다. 아래의 네 가지 구간만 신경 써서 관리해 주는 걸 1차 목표로 삼으면 됩니다. 나머지 시간대들은 그럭저럭 잘 흘러가게 됩니다. 네 가지 구간에서 어떤 식으로 생활 패턴이 망가지는지 알아보고, 그에 대해 제 나름대로 솔루션을 제시하도록 하겠습니다. 

 

- "일어난 직후엔 생산적인 일을 한다."

여기에 해당되는 일과는 '하기 귀찮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로 쉽고, '뭔가 긍정적'이어야 합니다. 아무리 유익한 일이어도 우리는 귀찮으면 하루 하다 말기 때문입니다. 

 

- "쉬는 모드로 들어가기 전에 정리를 끝낸다."

일단 들어오자마자 눕는 대신 타이머를 15분만 설정해 주세요. 그리고 타이머가 울릴 때까지 가방 비우기, 옷 갈아입기, 대충 씻기(간단한 집안일 포함) 등을 해주세요. 여기서 포인트는 타이머를 이용하는 겁니다! 

 

 

 

계획이 없으면 다음에 뭘 할지 끊임없이 결정해야 하고,
해야 하거나 할 수 있는 일을 생각하느라 주의가 산만해질 수 있다.
하지만 완전히 계획된 하루는 그 순간에 집중할 자유를 준다.
다음에 뭘 할지 생각하는 대신 그 일을 어떻게 할지에 집중할 수 있는 것이다.

- <메이크 타임>, 제이크 냅, 존 제라츠키

 

 

- 생활 방식 다음으로 고쳐볼 부분은 계획 짜기입니다. 계획 짜기는 제가 상당히 시행착오를 많이 겪었던 부분입니다. 꽤 최근까지 저는 어리석게도 계획을 거의 적지 않았습니다. 대신 '오늘은 무슨 일을 몇 가지 해야지' 하고 머릿속으로만 생각하는 걸 계획이라고 믿었죠. 그래놓고 그 일을 못해냈다면 계획을 못 이뤘다는 자괴감을 느끼며 헛된 시간을 보냈습니다. 

 

- 계획은 적어야 계획이 됩니다. 적지 않고 머릿속에만 들어있다면 그것은 계획이 아니라 잡념입니다. 

 

- 중요하니 한 번 더 반복하겠습니다. 계획은 적어야 계획이 됩니다. 계획을 적지 않으면, '뭐뭐 해야 하는데' 잡다한 생각이 자구 머릿속에서 돌아다닙니다. 업무를 수행하면서도 다음에 할 일이 뭐였지 생각하느라 불필요한 에너지를 쓰게 되어 효율이 낮아지지요. 일을 하고 있으면서도 계속 무언가를 더 해야 할 것 같은 느낌이 들고, 다른 할 일이 뭐가 있었는지 기억나지 않을 때도 있습니다. 또한 하고자 했던 일들의 성취도를 시각적으로 체크하기도 힘들어요. 우리 뇌는 한 번에 일정 개수 이상의 정보를 처리하기 어렵기에, 계획이 머릿속에만 담겨 있다면 손에 잡히는 대로 마구잡이로 일하게 되고 우선순위를 따지기도 어려워집니다. 

 

- 반면, 계획을 적으면 뇌가 할 일을 종이에 아웃소싱하기 때문에 할 일을 관리하는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계획을 짜고, 완수하고 피드백하는 과정에서 스스로 자신의 문제점과 한계치를 파악할 수 있고요. 이 과정을 반복하다 보면, 할 일을 계획해 적고 실행해 나가는 소중한 감각을 몸에 배게 할 수 있습니다. 

 

- 10분 단위 기록표, 하루 24시간 계획표, 이런 기능성 칸들이 있는 것은 부지런하고 계획적인 비즈니스 피플들이 쓰는 겁니다! 게으르머들에게 먼슬리, 위클리, 데일리(할 일 체크리스트) 이외의 기능은 사치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 위와 같은 다양한 성취감들을 얻음으로써 전반적인 자존감, 자기 효능감과 자기 신뢰도가 올라갑니다. 하지만 우리는 지금까지 눈앞의 업무를 회피하고 단기적인 즐거움만 누리느라, 말초적인 즐거움과 성격이 완전히 다른 고차원적인 보상인 성취감을 거의 느껴보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말초적인 즐거움을 포기하고 어려운 일을 하면서 열심히 사는 사람들을 보면, 너무 대단해 보이고 나는 도저히 할 수 없을 거 같고, 나와는 유전자부터 달라 보이죠.

 

- 하지만 그들 나름대로 업무에서 성취감이란 즐거움을 누리고 있다는 걸 깨닫고, 그리고 성취감을 직접 얻어보는 일을 반복하면 왜 열심히 살 수 있는지 이해할 수 있게 됩니다. 작고 가벼운 목표는 유치원생 의지력을 가진 우리에게도 당장 성취감을 맛보게 한다는 점에서 중요합니다. 

 

- 매일 혹은 일정 주기로 달성하면 좋을 작은 목표들을 설정해 보세요. 차차 삶에 균형이 잡히고 어설프나마 체계가 생깁니다. 

 

- 저는 이런 정규 퀘스트들을 해내면서, 비유적으로 설명하자면 맹리의 고정 일과가 북엔드 역할을 해주어 하루가 균형 잡히고 주기적으로 흘러가는 걸 느꼈습니다. 큰 책장(하루 동안의 시간)에 북엔드(고정 일과)가 하나도 없으면, 책(할 일)들이 자기 마음대로 쓰러집니다. 북엔드를 하나 둘 세워두면 그 사이에서 책들이 균형을 잡고 일어서죠.

 

 

 

당신은 시키는 일을 제대로 한 적이 없는 최악의 직원이자,
불가능한 업무만을 강요하는 최악의 사장인 셈이다.

- <12가지 인생의 법칙>, 조던 피터슨

 

 

 

- 쪼개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습니다. 매 단계마다 절차가 명확히 있는 것들은 과정으로 쪼개면 되고, 책 읽기, 인강 듣기처럼 동일 업무가 반복되는 것들은 분량으로 쪼개는 게 효과적입니다. 

 

- 자, 이제 이 정도는 할 수 있을 것 같죠? 그러면 저 두 개 정도만 대충 끝내놓으시면 됩니다. 사실 하다 보면 탄성을 받아서 거실 청소기 정도는 십중팔구 돌리게 되는데, 그렇지 않아도 상관없습니다. 아무튼 목표한 것은 다 해놓고, 기력이 남아있으면 다른 것을 더 해도 됩니다. 힘이 없다면 간식을 먹거나 낮잠을 자고 와서 새로워진 마음으로 침실 청소에 도전합시다.

 

- 설거지를 지금 바로 하는 것은 이력서를 지금 당장 쓰는 것과 아무런 연관이 없을 것 같죠. 행주를 야무지게 빨아서 물을 꾹 짜는 것과 리포트를 잘 끝내는 것은 완전히 다른 차원의 일 같아 보이구요. 하지만 삶의 태도는 생각보다 넓은 부분에서 일관되게 적용됩니다. 나중에 중요한 일을 어떤 식으로 처리할지 알고 싶다면, 지금 눈앞의 작은 일을 어떤 식으로 처리하는지 관찰해 보세요. 

 

- 시간을 쓰는 최악의 방식은 집중하지 못한 채로 업무를 수행하는 것입니다. 두 가지 일을 동시에 한다면, 혹은 지금 하는 일과 상관없는 생각을 하며 업무를 수행한다면 그 시간은 흐리멍덩하게 흘러갑니다. 

 

- 사실 모든 일에는 그 나름의 재미와 보람이 숨어있지만(심지어 설거지도요) 집중하지 않는다면 일 자체의 흥미를 느끼기 어렵기에 그 일에 재미가 잘 안 붙습니다. 집중하지 않으면 노력해도 성과가 잘 안 나오니 더 재미없어져 하기 싫어지는 악순환에 빠져들고요. 결국 시간만 쓰고 하나마나한 일이 되는 거죠. 차라리 그 시간에 마음 편히 놀았으면 재미라도 있었을 거예요. 머릿속에 다른 생각이 가득 차 있는데 아무리 재밌고 좋은 걸 가져다준들 좋음을 느낄 수 있을까요?

 

- 비슷하게, 지금 하는 일에 집중하지 않는다면 머릿속도 불편하고 일의 효율도 급격히 낮아질 것입니다. 머릿속이 계속 비효율적으로 돌아가니 정신은 되게 바쁩니다. 그래서 일단 뭐라도 하고 있고 열심히 시간을 보낸 거 같긴 한데, 막상 끝나고 나면 손에 제대로 남는 것이 거의 없습니다.

 

- 저는 개인적으로 한 번에 25분 정도만 집중할 수 있다면 일상을 살아가고 평범한 업무를 수행하는 데에 있어 큰 문제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25분 동안 하고 잠깐 쉬었다가 또 25분 집중하면 되니까요. 많은 일을 한 번에 해야 한다는 조급함을 버리고, 한 번에 하나씩만 처리해 보는 습관을 만들어 보세요. 많은 양의 일을 대충 하는 대신, 적은 양의 일이라도 정성껏 하는 연습을 해보는 거죠. 집중을 위한 대원칙 세 가지는 다음과 같습니다.

 

- "두 가지 일을 동시에 하지 않는다."

지루함 달래기용 자극+완전히 몸에 밴 단순 반복 업무(예. TV 보며 마늘 까기, 라디오 들으며 운전, 음악 들으며 조깅) 조합이 아닌 이상, 두 가지 일을 한 번에 하려고 하지 마세요. 특히 중요한 일을 할 때는 다른 걸 동시에 하려고 하지 마세요. 웬만한 일들도 한 번에 두 가지를 하지 마세요. 그냥 하지 마세요. ... 그냥 자잘한 일들은 동시에 두 가지 하고 큰일에만 집중하면 안 되는지 궁금할 수 있지만, 저는 어떤 일을 하는 매 순간이 집중을 연습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매 순간 우리의 행동과 생각은 습관을 만드는 새로운 인풋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원하던 원하지 않던 말이죠. 평소 사소한 일에 집중하지 못하는 사람은 큰일에도 집중하지 못할 확률이 높습니다. 

 

- "일을 할 때 머릿속으로 딴생각을 하지 않는다."

사실 바로 앞의 항목보다 이 부분이 훨씬 어렵습니다. 멀티태스킹을 방지하려면 그냥 처음 시작 단계에서 뭔 일을 안 해버리면 끝인데, 이 항목은 업무 수행 내내 계속 쳐들어오는 잡념과 싸우고 생각과 감정을 관리해야 하거든요. ... 하지만 당장 손톱을 깎고 싶다든가, 야식을 먹고 싶다든가 하는 생각이 떠나지 않고 계속 머릿속에 있다면? 떠오를 때마다 종이에 적어두시고, 이따 하자 혹은 나중에 생각하자라고 말하세요. 할 일과 하고 싶은 일들을 종이에 기록하면, 뇌에서 더 이상 처리할 필요가 없으니 잡념이 사르르 사라집니다. 그리고 해야 할 일을 끝낸 뒤 종이에 써진 내용을 보며 처리하면 됩니다. 

 

- "부정적인 생각이 떠오르면 글로 적어본다."

뭐가 됐든지 부정적인 감정을 쭉 리스트로 적어보세요. 평소에 우리가 하는 생각이 대단히 많은 것 같지만, 적다 보면 놀랍게도 몇 개의 패턴이 계속 되풀이된다는 걸 깨닫게 됩니다. 다 적으셨나요? 그러면 이제 내 걱정과 후회를 해결하기 위해 지금 당장 취할 수 있는 실제적인 액션이 있는지 생각해 보세요. 그리고 이렇게 적힌 부정적 생각들이 과연 지금처럼 시간을 투자할 가치가 있는 생각들인지 분석해 보세요. 나름대로 해결책도 찾아보시고, 가치평가도 해보시고, 여러 후회들에는 거기서 얻을 수 있는 교훈도 적어 보세요.  


- 이렇게 다 쓰고 나름의 정리까지 끝냈다면, 종이로 인쇄하든지 카톡 채팅방에 보내놓든지 해서 언제든 볼 수 있게 하세요. 그리고 할 일을 하는 도중에 잡생각이 나면 이미 글로 적었고,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일이 없고, 이만큼 시간을 투자할 가치가 없음을 결론 내린, 처리가 끝난 생각이라는 걸 명심하세요. 그러면 그 생각은 힘을 잃고 조용히 물러갑니다. 굉장히 소소하지만 시간제한법도 의외로 효과가 좋았기에 공유합니다. 시간제한법은 '딱 15분 동안만 실컷 걱정하기'와 '당장 해야 하는 걱정이 아니면 일단 지금은 잊어버리고 내일 8시에 다시 걱정한다고 생각하기' 등의 방법을 쓸 수 있어요. 

- 뽀모도로 테크닉 Pomodoro Technique이란, 25분(혹은 일정 시간) 동안 타이머를 맞춰놓고 할 일 한 가지에 집중한 뒤, 타이머가 울리면 5분 동안 쉬고, 다시 25분 동안 집중하는 식으로 일을 해나가는 방식입니다. 

 

- '타이머가 울릴 때까지만 하자'라는 명확한 기준점이 있고, 그 시간이 제가 납득할 수 있는 수준이었기 때문에 집중력이 높아졌습니다. 최소한 타이머가 울릴 때까지는 아무것도 신경 안 쓰고 인강만 들으면 됐으니까요. 이걸 실행하기 전까지는 언제 쉬어야 하지 전전긍긍 계속 시간을 확인하며 계산했습니다. 

 

- 저처럼 공부할 때뿐만 아니라 업무, 집안일을 할 때에도 뽀모도로 테크닉은 정말 추천하고 싶어요. 꼭 25분-5분으로 고정하지 않고, 자신의 집중력 수준에 따라 얼마든지 시간 조정을 할 수 있어요. 내가 쉽게 집중할 수 있는 일은 2시간을 해도 되고, 너무 하기 어려운 일은 10분만이라도 해보자는 마음으로 해도 좋고요.

 

- 저는 살아온 인생 내내 정리를 잘 못했습니다.

 

- 지저분하고 어수선한 환경은 처음엔 제 게으름의 결과물이었지만, 때로는 게으름의 원인이 되기도 했습니다. 뭐 하나 하려고 하면 더러운 방이 일단 거슬렸고, '방부터 치우고 하자'란 핑계로 일을 미루고, 그렇다고 방을 치우지도 않으면서 일과 청소를 둘 다 방치했습니다. 그러다 더 이상 미룰 수 없을 때가 돼서야 엄청나게 스트레스를 받으며 대청소를 하는 패턴이 이어졌죠. 

 

- 하지만 저는 요즘 인생 중 가장 쾌적한 환경에서 지내고 있는데요, 그 비법을 공개하겠습니다.

 

- 필요 없는 물건을 대대적으로 버리는 과정에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그만큼 필요 없는 물건이 없을 때의 홀가분함을 더 잘 체감하고 새로운 마음을 먹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쓸모없는 물건들을 처분하고 나자, 방에 공간이 생기고, 늘 뭔가 답답했던 머릿속과 가슴이 탁 트이는 기분이었습니다. 몸과 생각이 좀 더 가벼워졌죠. 

 

- 일상생활에서 아무리 의식적으로 정리를 하고 또 해도, 어느 순간 고개를 들었을 때 다시 주변이 어지럽혀져 있다고요? 그렇다면 물건을 관리하는 데에 들일 수 있는 무의식적인 에너지에 비해 가지고 있는 물건의 양이 너무 많은 것입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세 가지 방법이 있는데요.

  
- "정리를 위해 의식적으로 에너지를 집중해서 쓴다."

"에너지 수준 자체를 키운다."

"내 에너지 범위에 맞게 물건을 줄인다."

 

- 저는 세 번째 방법을 택했는데요. 첫 번째는 안 그래도 에너지가 부족해서 정리에까지 신경 쓸 여유가 없었고, 두 번째는 에너지 수준을 키우는 구체적 방법도 모르는 데다가 굉장히 장기간의 싸움이 될 것 같았으며, 반면 세 번째는 간단하며 그 성과가 즉시 눈에 보였기 때문입니다. 


- 우리 무기력 게으르머들은 안 그래도 에너지가 적습니다. 그렇기에 물건을 관리하고, 찾고, 정리하는 데 드는 에너지를 최대한 절약한다면 우리의 목표를 이뤄나가는 데 그 에너지를 쓸 수 있겠죠. 필요한 것만 남기는 과정을 시작해 보시면 알겠지만, 아주 엄격한 소비패턴을 가진 게 아닌 이상 주변에 필요 없는 것들이 정말, 정말, 정말, 많을 겁니다. 그리고 그것들을 다 비워내고 딱 필요한 것만 남긴다면, 불필요한 것들에 묻혀있는 필요한 것을 찾아내는 과정에 쓰이는 에너지, 불필요한 것들을 구매하고 관리하는 데에 드는 에너지를 정말 필요한 일에 쓸 수 있기에 지금보다 효율적인 삶을 살 수 있게 됩니다.

 

- 필요한 것만 남기고 불필요한 걸 다 버리는 과정은 그동안 자신이 가져왔던 소비 방식을, 자신의 생활 방식과 취향을 직시하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소지품 일체를 두고 필요한 물건, 불필요한 물건을 나누는 과정을 통해 정말 나에게 필요한, 내가 원하는 물건이 어떤 것인지 알게 됩니다. 이 정도의 물건만 가지고 잘 살 수 있을까 싶었지만 이 정도 물건만 가지고도, 수많은 물건에 둘러싸여 살았던 지난날보다 오히려 훨씬 효율적이고 즐겁게 살 수 있다는 걸 깨닫게 됩니다. 즉 정말 나에게 필요한 게 뭔지, 소비의 기준이 명확해지는 겁니다.


- 불필요한 걸 다 버리는 과정은 마냥 쉽지만은 않습니다. 안 쓰지만 어쨌든 겉보기에는 멀쩡해 보이는 물건을 버릴 때, 아깝다는 생각과 심리적 거부감이 동시에 올라옵니다. 그렇다면 다음에 물건을 구매할 때, 내가 이 물건을 정말 잘 쓸 수 있을까, 또 버리게 되지 않을까 하고 고민해 보게 되겠죠. 그리고 중고 장터에 팔아본다면, 아 이렇게 헐값에 팔리고 쓸모도 없는 물건을 위해 내가 거금을 들였던가 하고 소비 자체에 회의감이 좀 들 겁니다.

 

- 필요한 것만 남긴 후, 그동안 저는 물건을 구매하고 정리하고 일상적으로 관리하는데 드는 에너지에 정말 엄청난 집중력과 에너지를 소모하며 살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물건이 보일 때마다 정리해야 한다는 정신적인 스트레스, 물건을 그때그때 제자리에 두지 못하고 산처럼 쌓인 이후에 느끼는 압박감, 방만 치우고 중요한 일을 하겠다고 다짐했지만 결국 방도 못 치우고 할 일도 못하며 보냈던 시간들, 외출 시 필요한 물건을 찾지 못해서 낭비한 시간과, 그 때문에 지인들과의 약속을 지키지 못해 떨어진 신뢰도, 필요하지도 않은 물건을 찾아보고 비교하며 충동구매하는 데 드는 에너지 등등, 그런 자잘하고 비생산적인 에너지들을 자각하지 못한 채 비효율적으로 에너지를 낭비하며 살아왔던 겁니다. 

 

- 정신적 낭비가 사라지고 나니 일상에 변화가 찾아왔습니다. 책상이 항상 깔끔하니, 책을 펼치고 공부를 시작하기가 쉬워졌고 눈에 보이는 자잘한 물건이 없으니 무언가에 집중하기도 쉬워졌습니다.

 

- 물건을 산 시점은 이미 과거로 지나갔습니다. 현재에는 쓰지 않을 물건을 아깝다는 이유로 계속 껴안고 있는 행위가 공간과 시간의 낭비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쓰린 마음은 백 번 이해하지만, 이 일을 발판 삼아 다음부터는 꼭 쓸 것만 사자고 교훈을 얻으면 됩니다.

 

- 그 과정에서 제가 느낀 점은, 게으르고 부지런함은 마음가짐의 문제가 아니라 몸과 습관의 문제에 더 가까운 것 같았어요. 오늘 수영 이론서에서 팔을 돌리고 발장구를 치는 법을 자세히 읽고, 내일부터 수영을 잘해보자고 마음먹어도 몸이 절대 한 번에 잘 움직이지 않잖아요. 계속 물 먹어가면서 어설프게 깔판 잡고 발장구라도 계속 쳐보고, 그렇게 몇 날 며칠 반복해서 움직이는 폼이 점점 익숙해지다 보면 어느새 몸이 뜨는 거죠.   

- 저는 게으름을 고쳐나가는 과정도 그와 비슷하다고 생각해요. 오늘 이 책 읽은 대로 내일부터 알차게 살자고 다짐해도 바로 부지런함이 몸에 체화되지는 않을 거예요. 하지만 어설프더라도 오늘 바른 습관을 조금 들여놓으면, 그걸 기반으로 내일은 더 높은 강도의 습관을 들일 수 있겠죠. 그렇게 시행착오를 겪으며 반복하다 보면 어느새 더 이상 게으르지 않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의 상태가 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관성 때문에 원점으로 다시 되돌아와도 극복해 본 경험이 있으니 게으름의 늪에서 다시 빠져나가기가 훨씬 쉽고요. 

 

- 공부를 하지 못할 때, 어느새 지나버린 취침 시간을 볼 때까지. 그렇게 '나 진짜 별로다'로 아침을 시작해 '나 진짜 한심했다'로 하루를 마무리하곤 했죠. 하루를 끝낼 때마다 자괴감이 한 층 쌓였고, 그런 나날들이 층층이 쌓이며 어느새 제 몸은 자기 비하와 자괴감으로 꽉꽉 들어찼어요. 그렇다고 그 자괴감이 대다수에게 이해받을 수 있는 종류도 아니고, 나 자신에게 백 퍼센트 원인이 있는, 내가 한심하게 살아 생기는 괴로움이기에 때문에 속으로만 조용히 곪아갔죠. 

 

- 좀 더 큰 차원의 자기 비하도 있었습니다. 어떤 시험이나 프로젝트를 준비할 때, 저는 게으른 성향 때문에 늘 최선을 다하지 못했어요. 그러다 보니 결과물이 잘 나와도 나를 인정할 수가 없고 늘 불안했어요. 이 결과가 내 힘으로 최선을 다해 얻은 것이 아니라는 걸 잘 알고 있기에, 내 실력이 아니라 운이라는 게 명확했기에 마음껏 기뻐하지도 못했죠. 타인들이 그 결과물을 칭찬해 줘도 진심으로 공감할 수 없었고 속이 허했습니다.

 

- 그렇다고 해서 내가 했던 만큼 별로인 결과가 나왔다고 속이 편했던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그런 결과가 나오는 날이면 자괴감은 더욱 심해졌죠. 좀 더 최선을 다할 걸, 나는 왜 그랬을까 등의 뒤늦은 후회가 들어 나 자신이 점점 싫어졌습니다. 그런 일들이 반복되다 보면 점점 저를 믿을 수가 없어지고, 어차피 또 열심히 안 할 걸 알기에 새로운 무언가를 시작하기 겁이 났습니다. 그렇게 자기 비하를 많이 해봤던 제가 단호하게 말씀드리고 싶네요. 게으름에서 정말로 탈출하고 싶다면, 뿌리 깊이 박힌 자기 비하라는 습관을 의식적으로 끊어내야만 합니다. 

 

- 제가 이렇게 말씀드리는 이유는 자기 비하를 하면 기분이 나빠지기 때문이 아닙니다. 자존감이 떨어지기 때문도 아니고, 소중한 나를 아껴줘야 하기 때문도 아닙니다. 물론 그것들 또한 중요한 요소이지만, 결정적인 이유는 아닙니다. 저는 나 자신을 무조건 아껴주고 부둥부둥해줘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살다 보면 누군가의 매서운 말, 적확한 지적이 내 기분을 나쁘게 할 수도 있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현실 감각을 키우게 해 앞으로 나아가는 데 도움이 됐던 기억이 많습니다. 그렇다면 제가 왜 자기 비하를 하지 말라고 할까요? 자기 비하를 하지 말아야 하는 결정적인 이유는, 자기 비하가 발전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 물론 부정적인 감정이 동력이 되는 사람도 있겠지요. 하지만 그게 우리는 아닙니다. 만약 그간의 수많은 자기 비하가 발전의 원동력이 되었다면 이 책을 읽고 계시지 않았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타고난 천성이란 게 분명히 있고,
그걸 아예 버릴 순 없어요.

오른손잡이가 당장 왼손잡이가 될 수 없는 것과
비슷하다고 생각하시면 돼요.

하지만, 내가 아무리 오른손잡이래도
왼손 쓰는 법을
어느 정도 살아가는 데 필요한 만큼은 익힐 순 있겠죠. 

아주 잘하진 못하더라도 말이에요. 


 

  

 

 

 

 
진짜 게으른 사람이 쓴 게으름 탈출법
‘게으름을 벗어나는 법’을 주제로 한 많은 책들이 출간되었지만, 뇌과학ㆍ심리학 등 특정 분야의 권위자가 쓴 이론적인 정보가 많은 자기계발서가 대다수를 차지한다. 반면 이 책은 실제로 게을러 봤던 경험이 있는 평범한 이십대 청년인 저자가 자신을 바꾼 ‘게으름 탈출법’을 꾹꾹 눌러 담았다. ‘내일부턴 정말 달라져야지’라는 끝없는 무리한 기대와 ‘내가 그럼 그렇지’라는 자책감 사이를 무한 반복하는 사람들이 더 이상은 그러지 않을 수 있게, 천천히 부드럽게 게으름에서 빠져나가는 방법을 공유하고 있다. 만성적인 게으름이 단단하게 굳어버려 미래가 불안한 이들에게 단지 휴식이나 보상 차원의 여유가 아닌,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이다. 내용 또한 전문적이고 이론적인 정보보다는 체험과 시행착오를 반복해 얻어낸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팁들 위주로 구성되어 있다. 또한 주변 게으른 친구가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해주는 에세이로, 게으른 사람도 부담 없이 한 권을 읽을 수 있어 자신감을 느낄 수 있다.
저자
지이
출판
마인드빌딩
출판일
2020.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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