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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버라 비널] 이상하게 피곤한 사람과 안전하게 거리 두는 법 - 은근한 조종으로부터 내 중심을 되찾는 7단계 연습

일루젼 2023. 7. 8. 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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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데버라 비널 / 김유미

원제 : Gaslighting: A Step-by-Step Recovery Guide to Heal from Emotional Abuse and Build Healthy Relationships
출판 : 더퀘스트 
출간 : 2023.05.25 


       

제목이 너무 인상적이라 읽어보았다. 일상적인 생활이나 사회생활 속에서의 인간관계적 갈등을 다룬 책일 줄 알았는데, 생각과는 달랐다. <이상하게 피곤한 사람과 안전하게 거리 두는 법>은 '이상하게 피곤한' 정도가 아니라 정신적 육체적 폭력에 가까운 '가스라이팅'에 대처하는 방법과 치유하는 법을 알려주는 책이었다.

 

저자가 제시하는 방법들은 멜 콜린스의 <민감한 사람들을 위한 지구별 가이드>와 알렉산더 로이드, 벤 존슨의 <힐링 코드>와 유사한 것들이 꽤 많았다. 이 방법들이 임상적으로 사용되는 것인지, 공인된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해외에서는 꽤 대중적인 방법인가 싶다.

 

서양 문화권에서는 심리 상담 및 치료가 훨씬 대중화되어 있으며 보험 적용도 가능한 것으로 알고 있다. 직장에서 지원해 주는 경우도 많아 대다수의 직장인들이 심리 상담을 활용할 수 있는 것으로 아는데, 한국에서도 이런 지원이 좀 더 대중화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물론 보험 구조가 달라 단순 비교는 의미가 없지만) 

 

해서 훨씬 다수의 심리상담가, 치료가들이 활동한다고 하는데 자신과 잘 맞는 경험 있는 전문가를 만나는 것도 복이라고 생각한다. 개개인의 특성과 가치관 상 내담자와 시너지가 좋은 경우와 좋지 않은 경우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 책에서 저자가 주로 다루고 있는 가스라이팅 같은 경우, 경험이 풍부하지 못한 상담가가 자신의 경험과 상식을 기반으로 접근해 의도치 않게 플라잉 몽키 역할을 하게 될 수도 있다.

 

또 어떤 이들의 경우는 이 책을 읽으며 또다른 불편함을 느끼게 될지도 모른다. 스스로를 돌아보지 못하고, 자기애성 망상에 갇혀 자신과 맞지 않는 모든 이들이 가스라이터라고 착각하면 어쩌나 같은 불안함과 함께. 

 

물론 가능성은 존재하지만, 개인적으로는 모든 것을 고려하면 아무 것도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저자가 이 책을 쓰면서 목적했던 바는 타인들이 알아주기 힘든 경험과 상처를 가진 이들에게 '당신들은 잘못되지 않았어요'라는 확고한 믿음과 위로를 전하는 것이었다. 그를 통해 헤어나기 힘든 상황에서 조금이라도 나아지는 이가 존재한다면, 다소의 불편감을 느낀 이들이 있더라도 이 책은 제 역할을 다 한 것이라고 볼 수 있지 않을까? 

 

원제에는 명확하게 가스라이팅으로부터 회복하고 싶은 이들을 위한 책이라는 점이 명시되어 있다. 번역 제목을 조금 더 명확하게 해주었더라면 나처럼 낚이는 사람들이 줄어들었을 테고, 따라서 이런 불편함의 가능성도 함께 줄어들었을 텐데. 조금 아쉬운 마음이지만, 즐겁게 읽었다.  

 


   

- 사랑하는 독자에게. 
이 책을 통해 당신과 만나게 되어 매우 기쁘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마음이 아프다. 이 책을 집어 들었다는 것은 당신이 지금 만족스럽지 않은 관계 속에서 고통받고 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당신은 혼란과 상처와 의심이 뒤섞인 사랑과 이해하기 힘든 애착의 감정 사이에서 고통스러워하고 있을 것이다. 당신이 조종당하고 있다는 사실에 분노와 수치심을 느끼면서도 대체 무엇이 잘못된 것인지 판단조차 할 수 없어서 더욱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을 것이다.

 

- 그러나 당신은 이 책을 읽기로 결정했다. 이는 당신에게 더 나은 삶을 만들어나갈 용기가 있다는 뜻이다. 삶을 변화시키기 위한 출발점에 서 있는 당신에게서 희망과 긍정의 밝은 에너지가 뿜어져 나오는 것이 느껴진다. 

 

- 가스라이팅의 굴레에서 벗어나는 첫 단계는 그 문제에 이름을 붙이는 것이다. 정신과 의사 대니얼 시겔 Daniel Siegel의 유명한 말을 인용하면, "길들이려면 이름을 붙여야 한다 You've got to name it to tameir".

 

- 강렬한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경험을 표현할 적절한 언어를 발견할 때, 우리 뇌에서 활성화되는 영역이 달라진다. 이전까지 반응적이고 감정적인 뇌 영역이 활발했다면, 이름을 붙인 뒤에는 문제를 더 잘 해결할 수 있는 분석적이고 논리적인 뇌 영역이 활성화되는 것이다. 현재 상황에 가스라이팅이라는 이름을 붙임으로써, 당신이 통제할 수 없다고 느끼도록 교묘하게 조작된 상황에서 스스로의 통제감을 회복하는 첫발을 내딛는 것이다.

 

- 당신이 무엇을 원하고 무엇을 마땅히 받아야 하는지 온전하게 인식하고, 의지를 갖고 '새롭고 건강한 관계'를 시작한다. 당신이 얻은 지식과 인식을 바탕으로 자기 연민으로 스스로를 보듬고, 당신 자신을 보호하고, 누군가를 자유롭게 사랑할 수 있는 단단하면서도 유연한 경계를 설정하라. 이로써 당신의 삶은 새로운 단계에 들어서고, 치유의 열매가 맺힌다. 이 단계에서 사이클을 영원히 끊어버리는 방법을 배운다. 

 

- 천천히 7단계 마음훈련을 해나가라. 쓰라린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자신에게 시간과 자비와 인내를 허용하라. 서두르면 쉽게 좌절할 수 있다. 어떤 사람은 다른 사람들보다 더 빨리 갈 수도 있다. 신경 쓰지 마라. 이전 단계로 돌아갈지도 모른다. 그래도 괜찮다. 변화를 향해 나아가는 자신을 응원하라. 

 

- 정서적 학대에서 살아남기 위해 당신은 감정을 내면 깊은 곳에 가두는 방법을 배워왔을 것이다. 끊임없는 비판, 비난, 수치심 주기, 언어적 공격은 매우 깊고 혹독한 고통을 주었을 것이다. 그 고통을 견디고 살아남기 위해 당신은 감정을 억압하거나 부정하고 또는 감정으로부터 분리되는 방식으로 적응했을 것이다.  

 

- 이제 당신은 갈림길에 서 있다. 정서적 학대가 당신의 영혼에 끼친 영향을 계속 부인할 것인가, 아니면 그것에 이름을 붙이고 자신에게 치유라는 선물을 허락할 것인가? '굳어지고 무뎌진 것'은 강한 것과 다르다. 취약성을 인정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힘의 시험대다. 오랫동안 묻어온 감정들을 견뎌내고 온전히 느끼기 위해서는 엄청난 용기와 힘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 하루에 몇 번씩 잠깐이라도 시간을 내서 자신을 살펴보라. 어떤 감정을 진정으로 느끼는지 자문해 보라. 처음에는 이 과정이 불편하거나 생소할 것이다. 그래도 멈추지 말고 계속하라. 끈기를 가져야 한다. 감정이 만들어내는 풍경을 감상해 보라. 어떤 감정은 당신을 고통스럽거나 불쾌하게 만들 것이다. 자신에게 연민을 가지고 그 감정을 충분히 느껴라. 

 

이 과정은 당신에게 '멈춤'의 순간을 선사한다. 멈춤은 알아차리고, 되돌아보고, 선택할 수 있는 작은 순간들을 뜻한다. 차츰 행동과 반응을 선택할 기회와 통제력을 얻을 것이다. 감정을 알아차림으로써 감정을 통제할 수 있는 힘을 얻는다. 

 

- 지금 잠시 시간을 내서 연습해 보자. 지금 있는 장소가 충분히 편안하지 않다면 다른 공간을 찾아보라. 이제 무릎 위나 옆에 책을 놓는다. 눈을 감는다. 천천히 다섯까지 세면서 코로 숨을 깊이 들이쉰다. 잠시 숨을 참았다가 천천히 내쉰다. 여러 번 반복한다. 마음이 어디로 가는지 헤아려보라. 어떤 감정을 느끼는지 주목해 보라. 평온한가? 불안한가? 짜증스러운가? 조급한가? 긴장이 풀어졌는가? 혼란스러운가? 무엇을 느끼든 틀리거나 잘못된 감정은 없다. 

- 몸 어느 곳에서 그 감정이 느껴지는지 살펴보라. 어디가 긴장되어 있는가? 어깨가 굳어 있는가? 눈썹을 찌푸리고 있는가? 가슴이 답답하고 속이 꽉 막힌 것처럼 느껴지는가?

- 이제 다시 호흡에 주의를 돌려보자. 숨을 천천히 들이쉬었다가 천천히 내쉰다. 반복한다. 숨을 들이쉴 때 당신이 느끼고 싶은 긍정적인 감정에 이름을 붙여라. 아마도 '평화로움' '평온함' '명료함' '고요함' 같은 감정일 것이다. 다음에는 숨을 내쉬면서 조용히 그러나 열의를 가지고 놓아버리고 싶은 부정적인 감정에 이름을 붙여 ...

 

- 당신의 생각을 물 흐르듯이 적어보라. 다 쓸 때까지 자신을 검열하거나 멈춰서 쓴 내용을 읽지 마라. 평소에 자주 사용하지 않는 손을 써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글씨가 엉망이더라도 이런 전환은 뇌의 직관적인 영역을 활성화한다. 평소에 사용하는 언어 생성 활동은 뇌의 논리적인 반구와 연결되기 때문이다. 자꾸만 막히는 기분이 들 때 새로운 방법을 시도하면 도움이 될 수 있다. 다 썼다면 다시 분석적인 눈으로 쓴 글을 읽어보라. 

 

- 당신의 직감을 신뢰하라. 두려움에 사로잡혀 위축되면 안 된다. 당신의 의심을 해소하기 위해 어디서 어떻게 더 많은 정보를 확보할지 생각해 보라. 냉정한 진실을 마주하면 한동안은 고통스럽겠지만, 그 과정을 통과해야 불안과 의심의 압박에서 벗어날 수 있다. 

 

- 가스라이팅에서 벗어나려면 가스라이팅의 사이클을 이해해야 한다. 가스라이팅의 일반적인 행동 패턴 중에서 어떤 패턴은 익숙하고, 어떤 패턴은 당신의 경험과 연결되지 않을 것이다. 각각의 행동 패턴을 살펴볼 때 당신에게 일어나는 반응을 살펴보라. 몸은 어떻게 반응하는가? 마음을 열고 그 반응이 말해주는 것을 알아차려라. 당신이 받은 상처를 발견하면 이제부터 무엇에 대항할지 알 수 있다. 가스라이팅의 사이클을 이해하고 당신이 받은 상처를 수용할 때, 앞으로는 그런 피해를 입지 않도록 자기 자신을 보호할 수 있다. 그리고 당신을 생기 있고 행복하게 만들어주는 관계에 마음을 열게 될 것이다. 

 

- 샌드라는 애정공세로 시작해서 평가절하, 버리기로 이어지는 가스라이터의 여러 가지 행동 패턴을 보여준다. 그리고 연락을 차단하거나 침묵으로 일관하는 벽 쌓기 stonewalling(상대방의 관점을 완전히 무시하고 들으려 하지 않는 행동 - 옮긴이) 전략으로 룸메이트가 자기를 쫓아오게 만든다. 마지막으로 샌드라는 갈등을 해결하려는 시도조차 하지 않고 집에서 나가 전화번호를 차단하는 잠수이별 ghosting(연인이나 친구 사이에서 한 사람이 일방적으로 연락을 끊어버리는 행동 - 옮긴이) 전략을 사용한다.  

 

- 가스라이터는 주변에 자신의 악의적인 계획을 지지해 줄 조력자들을 두는 경우가 많다. <오즈의 마법사 The Wizard of Oz>에 등장하는 마녀의 부하들 명칭을 따서 '날아다니는 원숭이 flying monkeys'로 불리는 조력자들은 자기들의 이기적인 목적을 위해서 가스라이터가 다른 사람을 학대하는 일을 돕는다. 

 

- 조력자도 가스라이터가 조작한 현실을 믿도록 조종당하는 무고한 꼭두각시일 수 있다. 가스라이터가 선한 사람이며 자신은 정당한 이유로 그를 지지하고 있다고 믿게끔 가스라이터에게 당한 피해자일 수도 있다. 반면 영악한 조력자는 유명세를 얻기 위해 인기나 권력을 가진 가스라이터의 환심을 사려고 추잡한 일을 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권위주의적인 정당에 속한 정치인은 자신의 기반을 다지기 위해 특정 정치인의 잘못된 행동을 정당화하고 은폐하는 날아다니는 원숭이가 될 수 있다.

 

- 조력자는 피해자를 비난하고 수치심을 주는 행동으로 가스라이터의 편을 든다. 실제로 폭행당한 피해자가 학대 사실을 가족들에게 이야기하면 오히려 그 사실을 폭로하는 바람에 가정이 망가졌다며 피해자를 비난하기도 한다. 결혼생활에서 학대당한 피해자를 상담하는 목회자가 성서의 가치관을 바탕으로 학대한 배우자를 용서하고 가정에 충실하라고 강요하거나, '양쪽 모두에게 잘못이 있다'는 입장을 취하며 가해자에게 면죄부를 줄 수도 있다. 아내가 자녀를 학대하는 남편의 행동을 '훈육'으로 정당화하고 자녀의 잘못된 행동에 초점을 맞추는 것도 가스라이팅을 돕는 조력자의 행동이다. 

 

- 자녀의 자율성을 존중하지 않는 부모 밑에서 성장한 사람은 성인이 되어서도 부모나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서 후버링, 검사, 엄격한 규칙, 절식, 체벌, 경계 침범 등을 정상적이고 당연한 행동으로 받아들이기 쉽다. 건강한 관계를 경험하지 못한 사람은 존중받는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모르기 때문에 마땅히 경계해야 할 가스라이터의 행동을 해가 되지 않는 정상적인 행동으로 인식하기 십상이다. 

 

- 건강한 관계가 어떤 것인지에 대해 올바른 시각을 갖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건강한 관계와 건강하지 않은 관계를 비교함으로써 현재 맺고 있는 관계의 패턴을 판단하고 미래에 대한 비전을 세울 수 있기 때문이다.

 

- 건강한 관계에서는 자신의 공간이 확보된다. 한계를 정하고, 상대방의 말에 '아니요'라고 말하고, 헌신할 대상을 선택할 수 있다. 또한 주변 사람들은 당신이 설정한 경계를 호의적으로 수용하고 존중한다. 다른 사람들이 자신의 필요와 요구를 표현할 수는 있지만, 그것들을 충족시키거나 변화시키는 일이 당신의 몫이 아님을 잘 알고 있다. 그런 책임감을 느끼지 않고도 상대방을 배려할 수 있다. 이처럼 건강한 관계에서는 서로를 존중하고 상호작용하며 서로를 성장시킨다. 

 

- 정서적 학대가 일어나는 가정에서 성장한 사람은 상황을 진정시키는 역할을 떠맡기도 한다. 어떤 아이들은 부모의 가혹행위에 반발하고 그로 인해 더 나쁜 대우를 받는다. 그러나 어떤 아이들은 어른의 행동 패턴을 관찰하면서 착한 아이, 완벽한 아이가 되어야 한다고 판단하고 생존 전략을 세운다. 그런 아이들은 자신을 보살펴야 할 어른을 오히려 자신이 달래고 분노를 누그러뜨리는 역할을 떠맡는다. 정서적으로 큰 부담을 지는 것이다. 

- 발달 시기에 이런 행동 패턴을 선택해서 부모의 관심과 편애를 강화하거나, 적어도 공격을 덜 받는 경험을 한 아이들의 뇌는 타인을 기쁘게 하는 행동을 강화하는 보상회로를 발달시킨다. 이런 뇌의 신경회로에는 말로든 감정적으로든 다른 사람을 기쁘게 하고 '비위를 맞추는 것'이 곧 생존이라는 개념이 새겨진다.

- 이런 패턴은 쉽게 깨지지 않는다. 이런 사람들은 어릴 때는 선생님이나 친구들과의 관계에서, 성인기에는 연인·상사·종교단체 지도자들과의 관계에서 권위적인 성향이 있는 사람들의 의견을 따르는 것이 자연스럽거나 적절하거나 심지어 안전하다고 느낄 수 있다. 발달기의 트라우마 반응이 내면화되어, 무의식적으로 누군가에게 '아니요'라고 말하는 것은 위험한 행동이고 동조하는 것이 좋은 행동이라는 신호를 보내기 때문이다. 그 결과 누군가에게 '아니요'라고 말하기를 어려워하거나 심지어 불가능한 일로 느낄 수 있다.

 

- 상대방에게 쓸모 있는 존재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서 자신의 권리와 필요, 욕구를 표현하지 못하고 상대방에게 정신적으로 의존한다. 두 사람 사이에 갈등이 생기면 빠르게 항복하고 상대방의 관심과 친절, 칭찬의 부스러기를 기대하면서 건강하지 못한 관계를 지속한다. 이런 사람은 쉽게 가스라이터의 표적이 된다. 그들은 당신의 충족되지 않은 애착 욕구와 비위 맞추기 패턴을 예리하게 알아차리고 자신의 이익을 위해 당신을 조종한다. 어린 시절에 평등하지 않은 관계를 경험하면서 성장한 사람은 평생 그런 관계의 패턴을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다. 

- 이제는 그런 학습된 패턴에서 벗어나야 한다. 당신은 누군가가 원한다는 이유로 그 사람과 관계를 맺거나 복종할 필요가 없다. 당신은 누군가와의 관계에서뿐만이 아니라 당신의 존재 자체만으로도 지극히 소중하고 가치 있는 사람이다. 당신에게는 당신의 가치를 알아주고, 당신을 사랑하고, 당신을 소유 대상으로 여기지 않는 사람과 관계를 맺을 자격이 있다. 당신은 모든 관계에서 존중받고, 소중하게 대우받고, 동등하게 인정받아야 한다. 

 

- '아니야, 나도 사람이야. 그냥 실수한 거야. 누구나 실수하잖아.' 코윈은 가쁜 숨을 몰아쉬며 차에 올라탔다. 방금과 같은 비난은 항상 코원을 통제하려 드는 형이 곧잘 쓰는 말투였다. 코윈은 더 이상 형이 자신의 삶을 지배하게 내버려 두지 않겠다고 결심했다. 그는 자기가 좋아하는 음악을 틀고, 창문을 내리고, 시원한 바람을 맞았다. 그러고는 그 순간의 기분을 창밖으로 날려 보냈다. 

 

- 자기 연민은 정서적 치유와 성장에 반드시 필요하다. 가스라이팅과 그로 인한 고통을 마주할 때 자신을 탓하면서 상처를 내면화하고 지속시킬 것인가 아니면 자신을 더 상냥하고 친절하게 대할 것인가 선택의 갈림길에 서게 된다. 많은 사람이 이것이 자신의 선택에 달렸음을 모른다. 자기 연민은 당신이 선택하는 것이다. 

- 사람은 비판을 통해 더 나은 사람이 된다고 배워왔을 것이다. 가스라이터는 자신의 잔인함을 정당화하기 위해 그런 핑계를 댄다. 그러나 가혹한 비판은 당신이 발전하는 데 걸림돌이 될 뿐이다. 그 대신 당신의 잘못이나 실패를 부정하지 말고, 당신의 결점을 애정을 가지고 수용하라. 불완전한 자신에게 관용을 베풀어야 한다. 최선을 다하는 태도를 포기하라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조건 없이 있는 그대로 수용하라는 뜻이다.

 

- 이해를 돕기 위해서 다음과 같은 생각 연습을 해보자. 당신이 세 살짜리 어린아이라고 상상해 보자. 방금 손에 색색의 물감을 묻혀 즐겁게 그림을 그렸다. 당신은 지저분해진 손으로 그림을 들고 유치원 선생님이나 부모님에게 가서 자랑스럽게 보여준다. 세 살짜리 당신은 그들에게 어떤 반응을 원하고 필요로 할까? 만일 과거로 시간여행을 떠나 어린 시절의 당신에게서 그 그림을 받는다면 당신은 어떻게 반응할까? 

- 당신은 그 아이가 최선을 다했음을 인정하고 따뜻하고 다정하게 대할 것이다. 아이의 자유로운 창작활동에서 아름다운 인간미를 발견하고 아이를 안아줄 것이다. 이것이 자기 연민의 정신이다. 당신은 그 아이에게 완벽함을 요구하거나 기대하지 않는다. 아이의 실수를 관대하게 받아들이면서 아이가 성장하기를 서두르지 않고 기다린다.

 

- 과거와 현재에 잘못을 저지른 자신을 용서해야 한다. 당신은 완벽하지 않고 앞으로도 그렇겠지만 최선을 다하는 것으로 충분히 훌륭하다고 스스로 인정해야 한다. 당신은 아무 조건 없이 그 자체로 가치 있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 부정적인 혼잣말은 자기 연민의 적이다. 부정적인 혼잣말이 반복되어 마음속에 굳어지면 부정적인 자기 대화에 빠지기 쉽다. 이런 패턴을 없애려면 자신을 비판하는 당신에게 의도적으로 너그러운 말을 건네며 새로운 패턴을 만들어내야 한다. "나는 정말 엉망진창이야. 제대로 하는 게 하나도 없어"라고 말하는 대신 "난 실수를 했어. 다시 시도해 볼 거야. 나는 지금 배우고 성장하는 중이니까"라고 말하라. "아무도 나를 사랑하지 않아"라고 말하는 대신 "내가 모두의 마음에 들 필요는 없어. 있는 그대로의 나를 받아들일 거야. 나는 사랑스럽고 가치 있는 존재야"라고 말하라. 

- 우리가 반복하는 것이 강화된다. 이제 자기비판에서 벗어나라. 

- 브레인스포팅의 창시자인 데이비드 그랜드 David Grand는 이것을 '이중조율 dual attunement'(치료자와 내담자의 관계적 동조를 뜻하는 관계 모델 - 옮긴이)이라고 부른다. 치료사가 치유의 신경학적 과정에 초점을 맞추면서 두 사람 사이의 언어적·비언어적 의사소통과 역학을 조율하고, 고통을 담을 그릇을 만드는 방식이다.  

 

- 브레인스포팅은 내면에 초점을 맞춘 치유에 사용할 수 있는 또 다른 강력한 치료법이다. 이 치료법은 몸에서 감정적인 고통을 안고 있는 지점을 찾고, 집중된 마음챙김mindfulness의 힘을 이용한다. 특정 지점을 응시하면서 과거의 정서적 고통을 어루만지고 풀어주는 것이다. 어디에 시선을 집중할지는 신중하게 선택된다. 그래야 표적기억 targered memory이 저장된 신경 네트워크에 접근해서 그 기억의 힘을 충분히 활성화하고 방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브레인스포팅은 EMDR의 좌우 안구운동 대신 쌍방향 음악(한쪽 귀에서 반대쪽 귀로 이동하도록 특별히 설계된 음악)을 사용하여 고통스러운 기억의 재처리를 돕는다. 심리치료사는 내면에 초점을 맞추는 여정을 함께하면서 안정감을 주고 정서적으로 지지한다. 

 

- EMDR과 브레인스포팅 모두 뇌의 선천적인 신경가소성이나 스스로 변화하는 능력을 이용해서 고통스러운 기억을 처리하는 고차원적 치료법이다. 기억 및 그와 연관된 감정을 저장하는 뇌의 부분을 동시에 활성화함으로써 깊고 지속적인 변화를 일으킨다. 고통스러운 기억에 대한 생각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그 기억들이 저장된 뇌와 신체 부위에서 기억의 영향력을 풀어주는 것이다. 기억이 적응적으로 처리되면 악몽, 플래시백 flashback(트라우마적인 사건이 꿈, 생각 등에서 반복적으로 재현되는 현상 - 옮긴이), 불쑥불쑥 떠오르는 기억 같은 트라우마 증상이 줄어든다. 대인관계의 고통에서 비롯된 트라우마를 치유하려면 대인관계 치료 interpersonal psychotherapy가 필요하다. 숙련되고 공감능력이 있는 심리치료사의 도움은 치유 여정에서 매우 중요하다.  

- 자기 자신과 치유에 초점을 맞추면서 '왜 가스라이터는 치료를 받지 않는 거지?'라는 생각이 들 수 있다. 슬픔의 타협 단계로 되돌아가, 가스라이터도 이런 내면활동을 통해 깨달음을 얻고 새사람이 될 수 있다고 꿈꿀 수도 있다. 가스라이터를 변화시키고 당신이 바라는 행복한 가정, 우정, 직장을 만들고 싶다는 희망으로 당신이 얻은 새로운 통찰을 가스라이터와 공유하고 싶어 할 수도 있다. 가스라이터에게 그가 어떻게 당신을 가스라이팅하고 있는지 설명해 주면 그가 달라질 것이라는 희망이 생길 수도 있다. 

 

- 그러나 당신은 절대로 가스라이터를 고칠 수 없다. 당신은 오직 자기 자신만을 치유할 수 있을 뿐이다. 물론 사람은 변할 수 있다. 심지어 당신을 학대하는 사람도 변할 수 있다. 그러나 그 누구도 스스로 변화하기를 원치 않는 사람을 바꿀 수는 없다.  

 

- 오랫동안 외부의 통제를 받아왔다면 자신의 취향, 욕구, 필요 등을 아우르는 자기감을 잃어버렸을 수 있다. 당신의 욕구는 가스라이터에게 조롱당하고 무시당하고 경멸당하고 짓밟혀왔다. 그러나 결코 사라지지는 않았다. 당신의 욕구와 갈망은 잘못된 것이 아니라 당신을 인간답게 만들고 고유한 인격체로 만들어주는 중요한 요소다. 당신은 자신에게 필요한 것을 확인하고 소유할 권리가 있다. 

- 자기 자신과 분리되어 있다는 느낌이 드는가? 그렇다면 먼저 몸의 감각을 알아차리는 연습을 해보자. 눈을 감고 머리부터 발끝까지 온몸을 천천히 훑어라. 모든 감각을 느끼고 긴장되거나 굳어져있는 곳을 찾아보라. 감각이 느껴지는 곳에 주의를 집중하라. 그 느낌이 당신에게 무엇을 말해주는지 탐색해 보자. 즉각적으로 느껴지는 의미가 점점 더 깊고 분명해질지도 모른다. 굳은 어깨는 몸을 뒤로 빼거나 자세를 곧게 하거나 목을 움직여야 한다는 뜻이다. 불안한 감정이나 방어적인 상태를 의미할 수도 있다. 그런 연관성이 감지되면 그 감각을 유지하면서 그 감각이 어디로 이어지는지 살펴보라. 몸을 훑으면서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을 수도 있다. 괜찮다. 다정하고 열린 호기심을 가지고 무감각 그 자체를 알아차리면 된다. 

- 필요한 것이 무엇이든 따뜻한 관심을 가지고 마음을 열어보라. 무언가 필요하다는 것은 결코 잘못되거나 부끄러운 일이 아니다. 당신에게는 자신의 욕구를 충족하고, 그러기가 어려울 때 자신에게 연민을 느낄 자격이 있다.

- 좋아하는 것을 즐길 수도 있다. 오랫동안 타인의 통제를 받았다면 새로운 일에 도전할 용기가 나지 않을 수 있고, 지금까지 자신이 정말 원하고 관심 있는 일을 하고 싶은 욕구를 억압당했을 것이다. 당신은 이제 모든 가능성을 탐색할 수 있다. 새로운 음식을 맛보고, 벨리댄스 수업을 듣고, 수염을 기르고, 군화를 신거나 미니스커트를 입어볼 수 있다. 행동수칙 따위는 잠시 잊어도 된다. 당신을 정말 당신답게 만들고 자기 자신으로 느끼게 하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자.

- 가스라이터를 기쁘게 해야 한다는 생각을 떨쳐버리고 가스라이팅이 삶에 일으킨 혼란에서 벗어나라. 그때 비로소 자신을 위한 공간이 생겨난다. 자기 자신을 알고 존중하고 사랑할 때 타인과의 관계에서 자신 있고 온전하게 자신을 드러낼 수 있다. 

- 당신을 삼켜버리려는 파도에 굳건하게 맞서야 할 수도 있고, 언제 누구를 떠나야 할지 선택할 용기를 내야 할 수도 있다. 가스라이터의 요구를 들어주거나 기쁘게 하려는 선택 대신 당신 자신의 요구와 기쁨을 선택하자. 

 

- 살아오면서 자기애성 가스라이터와 많은 시간을 보냈다면 '자기애'라는 개념에 거부감이 들 수 있다. 자기애성 가스라이터의 나르시시즘과 진정한 자기애를 구별하는 것이 중요하다. 나르시시즘은 불안정하고, 자기 과시적이고, 타인의 관심을 끌고 싶어 하고, 자기 자신에게 몰두하는 성향을 보인다. 반면에 자기애는 자기중심이 잡혀 있고, 조용하지만 흔들림 없는 자신감을 드러낸다. 나르시시즘과 자기애를 구별하는 기준은 외향성과 내향성이 아니라 자신감과 자기 연민이다. 

- 나르시시즘은 "내가 가장 중요해"라고 말하지만 자기애는 "나도 중요해"라고 말한다. 당신의 가치를 존중해 주는 안전한 공간에서 당신은 이전보다 더 완전하게 타인을 사랑할 능력을 키울 수 있다. 타인을 소중하게 여기면 자기 자신이 작아진다는 나르시시스트의 신화가 거짓이며, 사랑이 가진 무한한 마법 같은 힘이 거짓 신화를 무너뜨릴 수 있음을 깨닫게 된다. 

 

- 자기애는 자신에 대한 깊은 연민으로부터 자라난다. 자기애는 자신에게 흠이나 오류가 없다는 듯이 굴지 않는다. 그보다는 자신을 아름다운 조각들이 이리저리 모여서 빛나는 모자이크라고 생각한다. 지금껏 밖으로 보여준 자비를 내면으로 확장해서, 엉망진창으로 무너졌더라도 자신을 용서하자. 마음속 가혹한 비판의 목소리를 잠재우고 따뜻한 위로로 채워라. 일상적으로 자신을 사랑하라. 

 

- 자기 집중은 자기 돌봄을 가능하게 한다. 자기 돌봄은 자신의 필요를 주의 깊게 인식하고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행복하고 건강해지기 위해 행동하는 것을 의미한다. 

- 자기 돌봄은 자신감이 충만하고 타인에 대한 사랑과 관심이 흘러넘치는 온전한 삶을 살기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빈 병에서 물을 따를 수 없듯이 당신이라는 컵을 가득 채워야 그 풍요로움으로 타인을 돌볼 수 있다.

- 자기 돌봄은 흔히 방종과 혼동되기도 하지만 실제로는 전혀 다르다. 자기 돌봄은 행복을 키운다. 방종은 단기적인 만족감은 줄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중립적이거나 부정적인 결과를 낳는다. 자기돌봄은 물 충분히 마시기처럼 간단한 행동일 수도 있고, 체력을 기르는 운동 습관처럼 더 복잡한 행동일 수도 있다. 또는 일찍 잠자리에 들어 휴식을 취하거나 일을 쉬고 자연 속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처럼 가벼운 일일 수도 있다. 이런 잠깐의 휴식이 너무 잦아지고, 해야 할 일을 방기해서 스트레스나 경제적 손해가 커지면 자기 돌봄의 선을 넘어 방종이 된다. 

- 자기 돌봄을 실천한다면 친구와 진심 어린 대화를 나누지만, 방종하다면 저급한 소문을 퍼뜨리거나 홧김에 남의 험담을 늘어놓는다. 자기 돌봄은 배가 고플 때 자기가 좋아하는 좋은 음식을 충분히 먹는 일이고, 방종은 아이스크림 한통을 다 먹어치우는 것이다.

- 자기 돌봄은 당신이 가치 있는 존재라는 사실을 구체적으로 실현하는 것이다. 누군가가 당신을 사랑해 줄 때까지 기다릴 필요가 없다. 지금 당장 다양한 방법으로 쉽게 자기애를 실천할 수 있다. 이 책을 읽는 것 또한 자기애를 실천하는 한 가지 방법이다. 당신의 치유와 성장을 위해 시간을 투자하는 것이 바로 자기 돌봄이다. 

- 자기 돌봄은 자기애로부터 흘러나오는 동시에 자기애를 강화한다. 자기애는 사랑하는 누군가를 돌보는 일과 다르지 않다. 어린 아이나 사랑하는 사람을 돌볼 때면 영양가 있는 음식을 충분히 먹게 하고, 잠을 충분히 잘 수 있도록 일과를 만들어주고, 운동을 하거나 사람들을 만날 기회를 마련해 주고, 슬프거나 상처받았을 때 위로해 주고, 성과를 축하해 줄 것이다.  

- 요가는 신경계에 지속적인 진정 효과를 유도하는 동시에 내부수용감각 interoception, 곧 신체감각에 대한 인식을 증가시키는 매개가 된다. 내부수용감각이 더 기민하게 작동할수록 신체가 직관에 보내는 미묘한 신호를 더 민감하게 받아들일 수 있다. 자기 자신에 대한 신뢰가 회복되면 안전감과 안정감도 따라온다. 

- 자기 자신에 대한 신뢰를 구축하는 또 다른 방법은 자신의 생각에 집중하는 것이다. 생각, 감정, 관찰한 바를 기록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기록하고 나서 쓴 내용을 다시 읽어보고, 서로 다른 색의 형광펜을 사용해서 '느끼는 것' '생각하는 것' '알고 있는 것'을 각각 표시해 보라. 자신감과 확신을 가지고 구분된 내용을 숙고해 보라.

 

- 당신이 '알고 있는 것' 중에는 분명 진실이 있다. 그것을 신뢰하라. 직감이 알려주는 생각과 두려움을 가볍게 수용하되 완전히 무시해서는 안 된다. 당신의 직관은 당신이 알고 있는 것보다 더 현명하다.

- 지금까지 자기 인식, 자신감, 자기 이해를 향상시키는 여러 가지 방법을 알아보았다. 이제 책을 읽을 때만 연습하지 말고, 연습을 습관으로 만들어 계속 자신의 상태를 점검해야 한다. 시간을 내서 천천히 몸을 훑고 매일, 하루에 여러 번 자신의 감정을 확인하라. 하루를 시작하거나 마무리하는 시간이 좋다. 불안이나 동요를 느낄 때마다 잠시 일상을 멈추고 내면에 집중해서 무엇이 당신을 불안하게 만드는지 살펴보라. 

- 당신이 느끼는 바를 그저 인식하고 연민을 가지고 그 감정을 수용하라. 어느 정도로 스트레스나 고통을 받는지 확인하고, 감정을 균형 상태로 되돌리는 방법을 생각해 보라. 무엇보다 당신은 소중한 존재임을 기억하라. 

 

- 당신의 감정은 중요하다. 친밀한 관계에서는 서로 희생할 수 있다. 그러나 지속적으로 당신에게 희생을 요구하고, 당신을 지치고 고갈되고 분노하게 만든다면 이미 관계의 균형은 깨진 것이다. 두 군가가 당신에게 요구한 일을 하지 않아도 된다고 상상해 보라. 누군가의 요구를 거절하는 상상을 하면 비로소 자유로움을 느끼는가? 그렇다면 현재 당신이 맺고 있는 관계에 경계가 설정되어 있지 않았다는 의미다. 

 

- 정기적으로 자신을 살피고 감정을 알아차려라. 그 감정이 당신에게 무슨 이야기를 하는가? 그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라. 

 

- 당신이 편하게 느끼는 것은 무엇인가?

- 상대방이 어떻게 반응할 것인가 하는 질문은 잠시 접어두자. 어떤 관계에서 당신의 태도를 결정할 수 있는 완전한 권한과 자율성을 가지고 있다고 상상해 보라. 소통 방식, 소통의 빈도, 시간, 상대방이 당신에게 말하는 방식과 당신에 대해 말하는 방식, 다른 사람에게 당신의 비밀을 공개하는 행동, 대화 주제, 함께 보내는 시간, 떨어져 있는 시간, 경우에 따라 신체적 접촉이나 섹스, 사적인 공간 등의 영역에서 당신이 편하게 느끼는 것은 어떤 것인가? 당신이 가스라이터와 관계를 맺고 있다면 앞서 말한 영역 중에서 불편함을 느끼는 경우가 분명히 있을 것이다.

 

- 자신의 생각을 검열하지 말고 그 영역이 당신이 원하는 대로 개선되었을 때의 관계를 상상해 보라. 정답은 없다. 당신에게 필요한 경계는 당신의 성격과 당신이 자기 자신을 얼마나 잘 알고 있는가에 따라 달라진다. 내향적인가 외향적인가에 따라 설정하는 경계가 달라지기는 하겠지만, 어느 쪽이든 경계가 필요하다는 사실은 변함없다. 또한 조직적인 성격인가 자유로운 성향인가에 따라 얼마나 철저하게 또는 유연하게 경계를 설정할 것인지는 달라진다. 그러나 어떤 경우든 모든 사람에게는 소통하고 존중받고자 하는 욕구가 있음을 기억하라. 

 

- 위의 질문들을 읽고 생각하면서 삶에서 어떤 영역에 경계를 설정하거나 강화해야 할지 윤곽이 잡혔을 것이다. 그리고 그 경계의 특성과 당신이 하고 싶은 말, 그 경계를 행동으로 옮기는 방법을 구체적으로 생각했을 것이다. 다음으로 중요한 단계는 자신에게 권한을 부여하는 것이다. 

- 당신을 망설이게 하는 두려움이나 불안에 대해 생각해 보라. 당신에게 필요한 경계를 설정한 데 따른 두려움의 대가는 무엇인가? 그 대가를 치를 거라는 생각은 얼마나 현실적인가? 오히려 경계를 설정하거나 강화하지 못한 대가로 이미 고통스럽지는 않은가? 

- 경계 설정은 자신을 보호하는 행동이다.

 

- 경계 설정에서 가장 큰 어려움은 다른 사람들의 반응에 대한 두려움이다. 누군가의 부탁을 거절하면 그를 실망시켰다는 죄책감을 느낄지도 모른다. 그 사람의 요청을 거절하면 더는 당신을 사랑하거나 존중하지 않거나 당신과 절연할까 봐, 승진 기회를 놓칠까 봐 걱정할 수 있다. 상대방이 화를 낼까 봐 두려울 수도 있다. 

- 하지만 당신은 다른 사람의 감정을 책임지지 않아도 된다. 당신이 배려심이 많은 사람이라면, 경계를 세웠을 때 상대가 실망하거나 상처받는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 힘들 것이다. 하지만 상대방의 감정을 덜어주거나 기분에 맞추느라 자신을 희생하지 않고도 충분히 경계를 지키고 상대의 실망에 공감해 줄 수 있다. 상대방이 당신에게 피해의식을 가지고 반응하거나 화를 내면서 당신을 맹렬하게 비난한다면, 그 사람이 당신과의 관계에서 적절한 경계를 설정하지 못했다는 뜻이다. 당신이 할 일은 자신의 욕구를 인식하고, 상대방에게 친절과 배려를 베풀되 당신의 필요를 확고하게 주장하는 것이다. 

 

- 상대방의 감정을 달래주는 것은 당신의 책임이 아니다. 당신의 상황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은 당신 자신이다. 경계를 설정하거나 상대방의 요구를 거절했을 때 상대방이 폭력을 행사할 위험이 있다면, 먼저 당신의 신체적 안전과 거리를 확보해야 한다. 경계 설정은 협상이 아니다. 경계는 전제조건이 있는 시나리오가 아니라 결론이다. 그리고 행동으로 계속 경계를 강화해야 한다. 말 - 행동으로 끝내지 말고, 겹겹이 이어지는 행동-말-행동으로 경계를 강화해야 한다. 예를 들어 "네가 내 몸무게에 대해 이야기하면 기분이 나빠. 그 얘기를 계속하면 전화를 끊겠어"라는 말로 당신의 의견을 주장하는 경계를 설정할 수 있다. 신체적 안전이 걱정되는 상황이라면 다음과 같은 말로 경계를 설정할 수 있다. "나는 네 곁을 떠나기로 결정했어. 앞으로 안전한 곳에서 지낼 거야. 너에게 다시 돌아오지 않겠어. 나한테 다시 연락한다면 경찰에게 알릴 거야." 

- 어느 지점에 어떤 방식으로 경계를 설정해야 도움이 될지 판단하기는 쉽지 않지만 경계 설정에서 꼭 필요한 첫걸음이다. 그리고 이제 시작일 뿐이다. 가스라이터는 당신에게 도전하고 당신이 설정한 건강한 경계를 침범할 것이다. 

 

- 숀은 댄의 물리적인 경계를 존중했다. 무엇보다 숀은 댄이 안정감을 느끼게 해 주었다. 

 

- 이전에 고통스러운 관계만을 경험했다면, 새로운 관계를 시작할 때 자신이 얼마나 귀중한 보물을 발견했는지 알지 못한다. 건강하고 좋은 관계를 시작할 때도 정신적으로 혼란스러운 상태로 상대방을 만난다. 새로운 관계가 자신의 예상이나 기존 경험과 일치하지 않을 때 관계를 회피하거나 흥미를 잃거나, 관계 자체를 거부한다. 그러나 자신이 찾아낸 귀한 보물을 알아보고 단단히 붙잡는 현명한 사람도 있다.

- 우연히 로맨틱한 관계나 플라토닉한 관계에 빠지기를 기다리지 않고 적극적으로 건강한 관계를 찾는 방법은 없을까? 그러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 무엇보다 자신이 무엇을 찾고 있는지 알아야 한다. 여기에는 두 가지 전제가 필요하다. 첫째, 건강한 관계가 어떤 것인지 명확한 개념을 알아야 한다. 둘째,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관계의 비전이 있어야 한다. 두 가지 요건의 바탕에는 존중과 사랑의 근본적인 가치에 대한 믿음이 있어야 한다. 

- 위의 두 가지 전제를 기억하면서 당신과 비슷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환경에 다가가 보라. 끌리는 사람을 만나더라도 천천히 관계를 시작해야 한다. 건강한 관계는 결코 서두르지 않는다. 성급하게 관계를 진행할 필요가 없다. 직감에 귀를 기울이면서 새로운 사람을 알아가는 과정을 충분히 즐겨라.

 

- 공평함은 건강한 관계의 가장 명확한 지표다. 공평한 관계에서는 양 당사자가 힘을 공유하고 서로를 동등하게 대하고 존중한다. 성별이나 성 정체성, 인종, 연령, 소득, 이민 이력, 가족 배경, 학력, 성적 취향, 그 밖의 다른 특성이나 성향을 기반으로 상대방을 차별하거나 무시하지 않는다. 당신의 과거는 과거일 뿐이며, 약점이 아니다. 공평한 관계에서는 상대방이 당신의 죄책감이나 수치심을 이용해서 당신을 지배하지 않는다. 
 
- 공평한 관계에서는 한쪽이 노동이나 분업을 일방적으로 떠맡지 않고, 각자의 흥미와 능력을 기반으로 협의하여 일을 동등하게 분배한다. 부부나 공동체 구성원은 동등한 목소리를 낼 수 있고, 의사결정을 할 때 서로의 주장을 경청하고 존중하고 수용한다. 

 

-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친구관계나 멘토, 연인관계, 직장 환경을 적어보자. 근래에 당신이 끝낸 관계나 거리를 둔 관계의 유형을 중심으로 생각해 보라. 원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원하는 것을 토대로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관계를 정의해 보라. 예를 들어 '나는 매일 밤 TV만 보는 사람과 함께 있고 싶지 않아'라고 생각하기보다 '나는 모험을 좋아하는 사람과 데이트를 하고 싶어'라고 적극적으로 생각해 보라. 

- 심리치료사로서 상담 시간에 종종 이런 말을 듣는다. "그 사람이 어떻게 나한테 이렇게 할 수 있죠?" 그 사람이 당신에게 저지른 잘못을 이해하는 것은 당신 몫이 아님을 부디 기억하기 바란다. 당신은 절대로 이런 일을 당하면 안 되는 존재이며, 마땅히 사랑받아야 할 존재임을 잊지 마라. 당신은 항상 그런 존재였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가스라이팅과 그것이 숨기고 있는 잔혹성은 당신 잘못이 아니다. 원인은 가스라이터 자신과 그의 불안, 자기애, 가학성에 있다. 

- 가스라이터를 변화시키려고 애쓰는 것은 그만둬야 한다. 대신 당신 자신 그리고 당신이 원하고 필요로 하는 것을 존중해야 한다. 당신의 고유한 가치를 기억하고 자기애를 가지고 계속 성장해야 한다. 바쁜 하루를 보내더라도 매일 자신을 돌보는 일에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 내면에 또다시 스며들어오는 부정적인 말을 경계하고, 그것이 당신을 학대하는 가스라이터의 전략이었음을 잊지 마라. 자신에게 연민을 가지고 부정적인 목소리를 단호하게 물리쳐야 한다. 

- 누군가와의 관계에서 충돌이나 오해가 일어난다고 해서 상대방이 가스라이터라거나 그 관계를 멀리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적당한 경계를 유지하면서 직관에 귀를 기울이고 당신이 느끼는 감정을 수용하라. 진실하고 믿을 수 있는 친구와 대화를 나누고, 당신의 경험을 글로 써서 혼란스러운 의사소통을 분석하고 이해하라.

- 이 책을 읽으며 공감되는 내용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내용도 분명히 있을 것이다. 도움이 되는 내용은 당신의 것으로 만들고 나머지는 무시해도 된다. 가스라이팅은 관계의 유형과 시기, 지속 기간에 따라 양상이 다양하며, 영향력도 개인에 따라 다를 수밖에 없다. 따라서 당신이 경험한 가스라이팅과 그 상처를 회복하는 과정 또한 남들과 다르다는 것을 기억하라. 무엇보다 당신은 고유한 존재이고 당신이 통과하는 여정도 고유함을 잊지 마라. 

- 당신은 사랑과 존중을 받을 자격이 있는 존재다. 그렇지 않다고 속삭이는 경험이나 말은 모두 거짓이다. 이 진실을 확실하게 붙잡아야 한다. 이 진실이 당신이 원하는 삶을 찾고 가꿔나가도록 이끌 것이기에.
 
   


 

- 이 연습은 수용 주문과 결합해서 주요한 경혈 지점을 두드리는 지압원리를 기반으로 한다.

(emotional freedom technique, EFT. 경혈을 두드려 에너지 파동을 일으키고 몸의 에너지 체계를 재조종함으로써 막힌 곳을 제거하는 기술 - 옮긴이)
 
0에서 10까지, 가스라이팅과 정서적 학대로 인한 스트레스 강도를 기록한다. 다음 문장을 반복하면서 두 손가락으로 눈썹을 두드린다.

 

"나는 지금까지 나에게 일어난 일을 좋아하지는 않지만, 그럼에도 나 자신을 진정으로 완전하게 수용한다."

 

눈 바깥쪽 눈 아래 뼈, 코 아래, 턱, 쇄골, 겨드랑이, 마지막으로 정수리를 두드리면서 각각의 위치에서 위 문장을 반복한다.

스트레스 강도를 다시 평가한다. 차분함과 자기 수용의 감정이 크게 느껴질 때까지 이 과정을 반복한다.

 

(리뷰자 주 : 거의 동일한 기법을 멜 콜린스의 <민감한 사람들을 위한 지구별 가이드>에서 읽은 바 있다. 이것이 해외에서는 정식 기법으로 인정받았는지 확인해 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 슬픔을 치유하는 빛 명상 

이 명상은 가스라이팅과 관련된 슬픔을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되도록, 안구운동 민감소실 및 재처리 요법 eye movement desensitization and reprocessing, EMDR(눈운동으로 뇌기능을 조절하고 심리치료를 도모하는 기법 - 옮긴이)에서 사용하는 빛 명상을 응용한 것이다. 

앉거나 누울 수 있는 편안한 장소를 찾는다. 눈을 감고 호흡에 주목한다. 가슴의 오르내림과 느려지는 호흡의 리듬을 느낀다. 폐에 공기를 채우고 천천히 숨을 내쉬면서 호흡한다. 

준비가 되면 가스라이터의 모습을 떠올린다. 어떤 감정이 일어나는지 주시하면서 판단하지 않고 그 감정을 받아들인다. 몸을 살피며 계속 긴장되는 곳을 관찰한다. 당신의 감정이 어디에 머무르고 있는가? 천천히 주의 깊게 호흡을 계속하면서 호흡에 집중한다. 

따뜻하고 편안한 색깔의 둥근 빛이 정수리 위에서 소용돌이치는 모습을 상상한다. 그 빛이 팔을 따라 흘러내리기 시작해서 손가락 끝으로 흘러들어 간다. 빛이 슬픔이나 분노가 뭉쳐 있는 몸의 단단하고 경직된 곳 주변을 부드럽게 온기로 덮어주는 것을 관찰한다. 단단한 가장자리가 부드러워지고 긴장이 풀어지는 것을 느껴라. 서두르지 말고 당신이 느끼는 감정을 연민을 가지고 관찰한다. 긴장이 부드럽게 가라앉는 것에 주목한다. 

 

그 상태로 호흡을 하면서 자신을 관찰한다. 고통을 견디기 위해 붙잡고 있는 힘에 주목한다. 슬픔을 직시하는 당신의 용기를 인식한다. 호흡과 가슴의 일정한 오르내림에 주목한다. 부드럽지만 강하게 계속 호흡하면서 그 상태에 머무른다. 

 


 

- 안식처 
이 연습은 EMDR 치료법에서 사용하는 방법으로, 압도되는 감정을 느낄 때 정서적 균형을 회복하도록 도와준다. 

마음이 평화로워지는 장소를 생각해 보라. 전에 가본 곳일 수도 있고 상상 속의 장소일 수도 있다. 고요하고 평화로운 장소를 떠올리고 그곳에 혼자 있는 모습을 상상하라. 

그 장면에서 당신이 있을 만한 장소를 찾아보라. 주변에 무엇이 보이는가? 어떤 색깔인가? 당신은 앉아 있는가, 서 있는가, 누워 있는가? 발밑은 어떤 느낌인가? 따뜻한 모래, 시원한 잔디, 바위나 나무, 견고한 의자를 상상해 보라. 어떤 냄새가 나는가? 짭짤한 공기? 잎이 빽빽한 소나무? 어떤 소리가 들리는가? 태양이나 바람이 살결에 닿을 때 어떤 느낌이 드는가? 아니면 실내에서 부드럽고 포근한 담요를 덮고 있는가? 

장면에 몰입할 때 몸에서 어떤 변화가 일어나는지 주목하라. 호흡이 어떻게 달라졌는가? 근육이 이완되었는가? 자세가 달라졌는가? 어떤 느낌이 드는지 주목하라. 당신에게 필요한 감정에 빠져보라. 준비가 됐다면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도 좋다. 당신에게는 필요할 때마다 돌아갈 수 있는 안식처가 있음을 잊지 마라. 

 


 

- 모든 자료를 한 곳에 모으기 
마지막 연습은 일지를 쓰면서 그날 일어난 일을 숙고하는 시간을 갖는 것이다. 당신이 끝마친 연습과 글을 읽어보라. 무엇을 배웠는지, 어떻게 성장했는지, 무엇이 달라졌는지 생각해 보라. 다음 질문을 읽으면서 마지막 답을 적어보자.

자신에 대해 무엇을 배웠는가?

 

나는 어떻게 달라졌는가?

 

나의 삶에서 무엇이 달라졌는가?

 

꾸준히 자기애와 자기 돌봄을 실천하고 성장하기 위해 어떤 점에 주력해야 하는가?

당신이 설정했던 경계를 검토하고, 앞으로 당신의 삶을 보호해 줄 수 있는 경계를 다시 설정했다. 이제 남은 일은 앞으로 만들어갈 건강한 삶의 모습을 꿈꾸고 상상하는 것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자신에 대한 사랑을 내면화하는 일이다. 지금 상황에서 당신이 어떤 결정을 내리든지 자신을 우선순위에 놓아야 한다. 꾸준히 자신을 돌보고 자신감을 가지고 계속 성장해나가야 한다. 건강한 관계를 발전시키고 영혼을 채울 수 있는 일에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 당신은 평화를 누리고 사랑받을 자격이 있는 존재임을 항상 기억해야 한다. 그 사랑이 내면으로부터 흘러나와 당신이 가꾸는 삶의 토양에 물과 양분을 줄 것이다.

 

자신의 권리를 확실하게 강화하고, 가스라이팅이 없는 충만한 삶을 살기 위해 마지막 연습을 해보자. 

 


 

 

 

 

 
이상하게 피곤한 사람과 안전하게 거리 두는 법
가까운 관계에서 이유 모르게 불편하고 혼란스럽다면? 당신도 가스라이팅을 당하고 있을지 모른다 인간관계 문제는 가까운 관계에서 더 혼란스럽고 괴로운 경우가 많다. 오랫동안 가까이 지내왔기에 문제를 인식하기가 어렵고, 어쩔 수 없이 시간과 공간을 공유하기 때문에 선뜻 의문을 제기하고 해결을 시도하기 어려울 때가 많아서다. 하지만 ‘친한데 이상하게 피곤하고’ ‘날 위해주는데 어쩐지 불편한’ 관계가 지속된다면, 그 뒤에는 ‘가스라이팅’이라는 심리적 지배가 자리잡고 있을지 모른다. 그리고 그 영향은 생각보다 심각하고 오래가는 상처를 남길 수 있다. 최근 미디어에서도 드물지 않게 언급되는 ‘가스라이팅’은 《가스등》이라는 영화에서 유래한 표현으로 ‘심리적 조작을 통해 상대의 마음에 스스로에 대한 의심을 불러일으키고 현실감과 판단력을 잃게 만들어 그 사람에게 지배력을 행사하는 것’을 뜻한다. 가까운 관계에서 주로 일어나는 가스라이팅은정서적 학대 중에서도 특히 교활한데, 가스라이터가 저지르는 여러 가지 학대에 대한 책임을 은폐하고 회피하는 수단으로 이용되곤 하기 때문이다. 가스라이팅은 부모, 자녀, 연인, 친구 관계뿐 아니라 교회, 직장, 학교, 그밖에 규모가 큰 사회ㆍ정치 단체에서도 일어난다. 언제 어느 곳에서 일어나든 모든 가스라이팅의 공통점은 상대방이 자기 자신과 자신의 현실을 의심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이상하게 피곤한 사람과 안전하게 거리 두는 법》은 가스라이팅이란 무엇이며 어떻게 작동하는지와 더불어, 회복을 위한 검증된 전략들을 담았다. 자신이 정신적 괴롭힘을 당하고 있음을 알아차리고, 해로운 사람들에게서 벗어나, 건강한 경계와 독립성을 되찾고 회복하는 전략을 단계별로 알려준다. 살면서 누군가로부터 정신적 괴롭힘을 경험했거나 아니면 경험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드는 사람에게 이 책은 치유의 첫발을 내딛도록 도와줄 것이다. 더 나아가 잠재적 가스라이터를 알아차려 경계를 확실히 하고 싶은 사람에게도 건강한 관계 구축의 길잡이가 될 것이다. 책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뉜다. 1부에서는 가스라이팅의 정의와 가스라이터들의 대표적인 전략, 그리고 정서적 학대가 끼치는 주된 영향을 살펴보고, 2부에서 본격적으로 ‘7단계 마음훈련’을 통한 회복 및 탈출 전략을 제시한다. 각 단계의 끝에는 스스로 ‘연습하는’ 3가지 과제를 두어 글쓰기, 호흡, 시각화를 통한 정서 관리 등과 함께 마음챙김이나 다른 치료기법에 기초한 대응 기법을 익히도록 한다. 책 전반에는 다양한 관계에서 벌어지는 은근한 조종과 심리적 지배의 사례가 등장한다. 연인이나 부부는 물론 친구, 엄마와 아들, 상사와 직원, 가족 사이의 예시를 보면 가스라이팅이 실제로 어떻게 일어나는지, 얼마나 흔하고 교묘하게 일어나는지, 더 나아가 이 책에서 제시하는 대응 기법을 어떻게 실천할 수 있을지 생생하게 다가올 것이다.
저자
데버라 비널
출판
더퀘스트
출판일
2023.0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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