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자가 흐르는 이야기/Book1

[브루스 배게밀] 생물학적 풍요 - 성적 다양성과 섹슈얼리티의 과학

일루젼 2023. 12. 6. 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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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브루스 배게밀 / 이성민

원제 : Biological Exuberance : Animal Homosexuality and Natural Diversity

출판 : 히포크라테스
출간 : 2023.08.08


       
       

상당히 흥미롭게 읽었다.

책을 읽었던 것은 10월 말 경인데, 12월에 들어서서야 리뷰를 남겨본다. 살짝 압도되었다고 할 수 있겠다. 

 

먼저 약간의 아쉬운 점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한다. 그 외에 다른 모든 점들은 환상적이었기 때문이다. 

 

첫째는 장정. 물론 원서부터가 화식조를 표지로 한 단권이기에 최대한 비슷한 느낌으로 맞춘 것 같다. 하지만 한 번에 읽지 않을 법한 2부는 별책으로 분리하고 케이스를 제작했으면 어땠을까 싶다. 1300페이지가 넘어가는 책을 들고 다니면서 읽는 건 거의 불가능했다. 전자책으로 읽는 방법도 있었겠지만... 가능하면 종이책으로 읽는 걸 선호하는 편이라 불편한 점이 많았다.

 

사실 <생물학적 풍요>의 경우 '읽히기 위한' 책보다는 '소장하기 위한' 책에 가깝게 만들어졌다고 느껴진다. 원서보다 훨씬 아름답고 강렬한 표지, 단단한 만듦새를 보면 출판사 레이블을 분리하며 작심하고 내놓은 '작품'이다 싶다. 그럼에도 놀라울 정도로 합리적인(?) 판매가로 책정되어 있는데, 빠른 전자책 출시까지 한 걸 보면 좀 더 많은 이들이 읽어주길 바란 건 틀림없는 듯하다. 국내에서는 페이퍼백 개념이 없기 때문에 고심 끝에 결정된 게 아닐까... 싶지만 독서대의 도움에도 불구하고 읽기가 상당히 힘들었다. 

 

또 2부 도감에 화식조가 실려 있지 않았던 점도 상당히 아쉽다. 따로 분리해서 실을 정도로 연구가 되어 있지는 않았기 때문이겠지만, 상당히 의미 있는 부분을 상징하는 종이었기에 -표지가 마땅할 정도로- 아쉬운 마음이 크다. 

 

둘째는 엄청난 양의 다소 전문적인 텍스트를 이렇게나 훌륭하게 엮어내다 보니 어쩔 수 없이 생긴 일이겠지만, 교정 교열 상의 실수가 조금 눈에 띈다. 문맥상 이해하기에 큰 문제는 없는 경우가 많았지만 211페이지의 경우는 조금 아쉽다. 

 

그리고 그 외의 모든 점은 '완벽'했다. 

 

<생물학적 풍요>는 흔히들 쓰는 '자연스럽다'라는 말을 다시금 돌아보게 만든다. 인간 -특히 현대인- 들은 진정한 자연의 모습을 제대로 바라보려 하지 않고 자신의 믿음을 강화하는 부분만을 보고 있는 건 아닐까? 인지적 편견은 완전히 제거할 수 없는 천형이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이미 존재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부정하고 왜곡하는 것은 또 다른 이야기이다. 

 

저자는 이미 발표된 생물학적 연구 문헌들을 기반으로 자연계에는 다양한 형태의 성별, 성애, 생식 방식이 존재하고 있음을 알린다. '일부일처의 이성애'를 지나치게 이상화해 집착하는 것이 과연 '자연스러운' 일일까? 자신이 느끼는 자연스러움을 타인은 다른 영역에서 느낄 수 있음을 이해하기 위해서 80여 년의 시간이 필요하다고는 생각지 않는다. 존재하는 그대로를 있는 그대로 바라봐주는 법을 배워야 하는 것은 과학자들만이 아니다. 

 

지금껏 (책이 발표된 것은 90년 대지만) 수많은 학자들은 자신의 믿음에 반하는 증거들을 괴롭게 마주해 왔다. 있어서는 안 될 것이 존재할 때, 대개는 그것을 부정하거나 기존 질서 내로 편입하기 위한 설명을 덧붙이게 된다. 하지만 앞서 말한 바와 같이, 이는 비단 학자들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우리의 일상 속에서도 충분히 자주 -혹은 매일- 일어나고 있는 일이다. 

 

자신이 생각하는 기준으로 옳고 그름, 잘된 것과 잘못된 것을 판단하는 것은 쉽다. 그러나 이미 존재하는 것은 '존재하는' 것이다. 그것이 어떻게 존재하게 되었는지, 어떤 의미와 영향력이 있는지를 연구하는 것은 의미 있는 일이지만 -과학계에서는 십계명의 첫 번째 줄과도 같은- '특정 가설을 세우고 재연을 통해 정합성을 판별하는' 형식으로는 '존재의 본질'에는 닿지 못할지도 모른다. 어떠한 원인으로 인해서건 이미 '존재'하는 것에는 '잘못된 것', '이상한 것'의 낙인찍기를 멈추고 그 또한 더 깊은 차원의 섭리로 '창조되었음'을 상기해 보는 건 어떨까.

 

생물학적으로도, 일반 상식-교양적으로도, 사회과학적으로도 그 외로도 무척 의미 있고 흥미로운 책이었다. 

가능하면 천천히 읽어나가도 좋으니 꼭 많은 분들이 직접 읽어보셨으면 하는 책이다. 개개인에게 와닿는 부분이 모두 다르리라 생각한다. 

 

끝으로 저자와 생각이 조금 다른 부분을 정리해 보자면, 개인적으로 성별이란 상대적인 것이 아닌가 생각하게 되었다. 물론 신체적-정신적 특성을 통해 이분법적으로 구분하자면 대체로 가능하긴 하지만- 그것만이 다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성별을 영구적으로 고정된 정체성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많은 고통과 문제점들이 생기는 것은 아닐까.

 

이성애자라고 해서 이성이면 모두 다 좋은 것은 아니지 않은가. 또한 누구를 만나느냐에 따라 관계성 역시도 매번 변화한다. 그렇다면 어느 정도의 선호하는 범주 -성적 취향- 는 존재하겠지만, 결국 어떤 대상과 관계를 맺느냐에 따라 성별은 상대적으로 결정된다고도 볼 수 있지 않을까. 꼭 성애적 관계가 아니라도. 조악한 예로 아버지와 아들이라면 상대적으로 아버지가 양(남성성), 아들이 음(여성성)이 될 것이고 어머니와 아들이라면 경우에 따라 어머니가 양(보호양육자), 아들이 음(피보호자) 또는 그 반대도 가능할 것이다. 성장함에 따라 부모가 음, 자녀가 양으로 변할 수도 있을 것이고. 

 

<생물학적 풍요>에서 소개된 예시들을 보면 이성애적으로도 활발한 활동을 하는 수컷이 동성애적 활동 역시 활발한 종들이 나온다. 그들을 '알파 메일'로 보기보다는 (그것이 좀 더 보편화된 설명이라고는 생각하지만) 관계가 가능한 모든 경우에 응하되 상대에 따라 상대적 성별이 결정되는 것으로 보는 것이 맞지 않을까- 하는 것이 나의 단상이다. 딱히 근거나 이론이 있는 것은 전혀 아니므로, 웃어넘기시고 자신만의 생각을 찾아 <생물학적 풍요>를 읽어보시기를. 

 

자신의 편견을 발견하는 놀라움은,

무척 즐거우실 것이다.  



   
 
 

우리가 경험할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것은 신비로운 현상이다. 
그것은 모든 진정한 예술과 과학의 원천이다. 
더 이상 궁금하지 않거나 
경외감에 빠져들 수가 없어서 
이러한 감정이 낯선 사람은 죽은 사람과 다를 바가 없다. 
그의 눈이 감겨 있기 때문이다.

-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우주는
우리가 상상하는 것보다,
아니 상상할 수 있는 것보다
기이queer하다.

- J. B. S. 홀데인(진화생물학자)

 
 
 
 
 
- 동물의 동성애와 트랜스젠더에 관한 책은 필연적으로 미완성일 수밖에 없으며 지금도 진행 중인 작업이다. 그 주제가 매우 방대하고 행동 유형이 아주 다양하며 관련된 종의 수가 너무 많아서 포괄적으로 살펴보려는 어떠한 시도도 성공한 적이 없다. 게다가 이 분야의 과학적 연구는 아직 초기 단계에 불과하다. 새로운 발전과 발견이 계속되고 있기도 하고, 알려진 적도 없고 아직 알 수도 없는 영역이 너무 많아서 완전성을 추구하려는 어떠한 시도라도 일찍 절망에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 이렇게 엄청난 도전임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주제에 대해 상당히 광범위한 최신의 설명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했다. 또 다루는 분야의 범위를 좁히기 위해 특정한 척도를 선택했다. 예를 들어, 이 책에 실린 것처럼 과학적으로 문서화한 동성애 행위나 트랜스젠더의 사례만 다루었다. 이러한 문서에는 과학 저널이나 단행본에 게시된 보고서 또는 동물학자, 야생생물학자, 기타 훈련된 동물관찰자에 의해 직접 관찰한 내용이 포함되며 이는 가능할 때마다 여러 출처에 의해 확증되는 것들이다. 이렇게 하면 포함할 종의 수를 제한할 수 있고 (물론 의심할 여지 없이 더 많은 사례가 발생하지만 아직 문서로 만들어지지 않았으므로) 추가적인 논의의 기반이 되는 균일하고 검증 가능한 데이터 플랫폼을 설정할 수 있게 된다. 이 책은 주로 포유동물과 새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는 다른 종류의 동물이 덜 흥미롭거나 덜 '중요'하기 때문이 아니고 단순히 공간과 시간의 제한으로 인해 모든 종을 다룰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 두 그룹은 충분히 대표성이 있다고 여겨지며 내용에 들어갈 만큼 범위도 넉넉해 보인다. 어쨌든 다른 동물을 배제한 것은 임의적이라고 할 수 있다.   
 
- 모든 동물의 동성애와 트랜스젠더에 대한 설명은 필연적으로 그 현상을 본, 인간의 해석에 대한 설명이라고 할 수 있다. 동물은 사람들이 할 수 있는 방식으로 직접 말할 수 없으므로 우리는 동물 행동을 바라보는 인간의 관찰에 의존해야 한다. 이것은 이 주제의 연구에 특별한 도전과 독특한 장점을 함께 제공한다.  
 
- 중앙아메리카 열대 우림의 희미한 불빛 아래, 보석 같은 벌새들이 초목 사이를 날아다니다가 처음에는 수컷과 짝짓기를 하기 위해 그리고 이번에는 암컷과 짝짓기를 하기 위해 잠시 멈춘다. 고래는 북극의 어둡고 차가운 물을 미끄러지듯 지나가다가 장난처럼 광폭한 소용돌이와 물보라를 일으키며 수면으로 튀어 오른다. 그 암컷 고래의 가슴지느러미와 꼬리지느러미는 다른 암컷을 애무하고 있다. 아시아의 원시림 한 곳에서 두 마리의 수컷 원숭이가 서로의 품에 부드럽게 누워 잠을 청하고 있다. 텍사스의 반사막 지대에서는 한 무리의 사슴들이 조심스럽게 길을 찾고 있다. 각 개체는 전부 수컷이지만 완전한 수컷은 아니어서 중간 정도 성숙했고 벨벳 같은 뿔과 성체에 비해 작고 가는 체구를 가지고 있다. 뉴질랜드 야생동물 보호구역의 한 포구에서는 평생을 같이해 온 한 쌍의 암컷 갈매기가 새끼들을 함께 돌보고 있다. 북유럽의 황량한 툰드라 땅에서는 작은 깔따구들이 무리를 이루고 있는데 이는 수컷들이 공중에서 서로 짝짓기 활동을 하며 만드는 소용돌이다. 한 암컷 영양은 파트너 주위를 빙빙 돌면서 아프리카 사바나에서 행해지는 유구한 역사의 우아한 의식으로 다른 암컷에게 구애한다.
 
- 모든 대륙에서, 같은 성의 동물들은 서로를 찾아 수백만 년 동안 그렇게 해왔다. 그들은 영겁의 진화로 얻은 복잡하고 아름다운 짝짓기 춤을 사용하여 서로에게 구애한다. 수컷들은 서로를 애무하고 키스하며, 단순한 적대감과 공격성보다는 서로에 대해 부드러움과 애정을 보여준다. 암컷들은 오랫동안 지속하는 짝을 이루거나, 단지 섹스를 위해 잠깐 만나거나, 열정적인 포옹 속에서 구르거나, 한쪽이 상대를 마운팅하기도 한다. 같은 성별의 동물들이 둥지와 집을 함께 짓기도 하고, 많은 동성애 짝들이 이성의 구성원 없이 새끼를 기르기도 한다. 다른 동물은 정기적으로 바뀌는 양쪽 성별의 짝을 가지기도 하고, 어떤 동물은 심지어 남녀노소 모든 구성원 간에 성적 활동이 흔하게 일어나는 공동 집단에서 살기도 한다. 많은 생물체는 외모나 행동에서 수컷과 암컷의 특성이 교차하거나 결합하는 '트랜스젠더 transgender'다. 이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한 패턴 속에서 한 가지는 확실하다. 동물의 왕국은 단연코 이성애자만 있는 곳이 아니라는 것이다.  
 
- 역자 주 : The birds and bees는 성교육을 뜻한다. 성에 관해 물어보는 아이에게 부모가 새와 벌의 생식을 예로 들며 돌려 말하는 것에서 기원했다. 
 
- 동성애 행동은 전 세계 450여 종의 다양한 동물에서 발생하며, 모든 주요 지리적 영역과 모든 주요 동물군에서 발견된다. 그렇다면 동물 동성애가 한 가지 모습을 가진 획일적인 현상이 아니라는 것은 놀랄 일이 아니다. 어느 누가 논의하든 간에 동물에서 같은 성 간의 행동은 그 행동이 취하는 형태, 빈도 또는 이성애적 활동과의 관계에 있어서 상상할 수 있는 모든 변화를 보여준다. 이 장에서는 동물 동성애에 대한 광범위한 개요를 제시하며, 동물 동성애를 대안적인 성별과 성적 취향에 관련된 수많은 다른 현상 other phenomena으로 보는 맥락에서 다룰 것이다.  
 
- '동성애'는 대부분 사람에게 한 가지를 의미한다. 섹스가 그것이다. 그러나 같은 성별의 동물들이 흔히 서로 성적으로 상호작용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것은 단지 같은 성 사이에 나타나는 표현의 한 측면일 뿐이다. 동물 동성애는 광범위하고 다양한 활동 범위를 나타낸다. 이는 획일적이지도 않고 배타적인 성적 현상도 아니다. 이 섹션은 동물계에서 발견되는 모든 범위의 동성애 활동을 구애, 애정, 섹스, 짝결합, 육아의 5가지 주요 행동 범주로 분류하여 조사한다. 이러한 범주는 상호 배타적이지 않고 대개 서로 부지불식간에 섞이지만 동물의 왕국에서 벌어지는 동성애적 표현의 다양성을 소개하는 데 유용하다. 
 
- 아마도 가장 흥미로운 것은 동성애적 상호작용에서만 발견되는 특별한 구애 패턴을 가진 생물들일 것이다. 예를 들어 수컷 타조는 다른 수컷에게 구애할 때만 독특한 '피루엣 춤 pirouette dance'을 추고, 암컷 히말라야원숭이는 레즈비언 상호작용에서만 특유한 '숨바꼭질 hide-and-seek' 같은 구애 게임을 한다. 
 

 
 
- 수많은 원숭이와 유인원도 동성애적 맥락에서 같은 성 파트너에게 '꽉 껴안기 hug'를 하거나 포옹을 한다. (대개 서로 바라보고 껴안지만 보노보와 버빗원숭이는 앞뒤로 서 있을 때도 서로 껴안는다.) 비영장류 중에서 암컷 병코돌고래는 동성애 활동 중에 서로를 움켜잡고, 수컷 서인도제도 매너티끼리는 물속에서 서로 껴안으며, 회색머리큰박쥐는 상호 자극할 때 같은 성 파트너를 날개 막으로 감싼다. 같은 성 포옹의 놀라운 형태는 몽땅꼬리원숭이와 보넷원숭이에서 발견되는 '껴안고 자기 sleeping huddle'다. 한쌍의 수컷은 흔히 앞뒤 자세로 함께 잠을 자는데 한 수컷은 다른 수컷을 감싸 안고 심지어 자기 짝의 페니스를 붙잡기도 한다. 놀랍게도, 비슷한 수면 배열이 수컷 바다코끼리들 사이에서 나타난다. 흔히 같은 성 커플끼리나 혹은 여러 수컷이 '사슬 chains'처럼 이어져 잠을 자고, 수면에 떠있을 때면 다 같이 서로 앞뒤로 부딪치게 된다. 
 
- 생식기 접촉의 실제 유형은 매우 다양하다. 수컷이 항문 성교를 할 때 완전하게 삽입하는 것은 일부 종(예를 들어 오랑우탄, 히말라야원숭이, 들소와 큰뿔양)에서 발생하는 반면 다양한 유형의 암컷 간 삽입은 오랑우탄(질에 손가락을 삽입), 보노보(외음부에 발기한 클리토리스를 삽입), 병코돌고래와 긴부리돌고래(암컷의 생식기 틈에 가슴지느러미 또는 꼬리지느러미를 삽입)에서 레즈비언 상호작용 중에 발생한다. 상대 동물의 엉덩이에 단순하게 골반 찌르기 pelvic thrusting를 하거나 생식기를 문지르는 것은 수컷이나 암컷이 동성애 마운트(북방물개, 사자, 코주부원숭이 등에서 발생)를 할 때 널리 볼 수 있다. 단순한 생식기 간의 접촉은 수컷의 페니스가 없는 종(서부쇠물닭이나 나무제비 같은 대부분의 새)에서 나타나는 동성애(와 이성애) 형태다. 더 특이한 형태의 수컷 동성애 접촉은 다양한 형태의 항문 외外 삽입과 관련이 있다. 고래와 돌고래의 경우 수컷과 암컷 모두 생식기 틈 genital slit 혹은 개구부를 가지고 있다. 자극되지 않을 때 수컷의 페니스는 이 구멍으로 이어지는 공간에 수납되어 있다. 북극고래, 병코돌고래, 보토의 동성애 활동에서는 간혹 한 수컷이 페니스를 다른 수컷의 생식기 틈에 삽입하기도 한다. 다른 특이한 형태의 삽입도 기록되어 있다. 수컷 보토는 때로 수컷 파트너의 분수공(머리 꼭대기에 있다!)에 페니스를 삽입하기도 하고, 수컷 오랑우탄은 심지어 다른 수컷의 페니스가 삽입할 수 있는 일종의 '구멍 hollow'이나 오목한 곳을 만들기 위해 자기 페니스를 수축하는 것이 목격되기도 했다. 클리토리스를 문지르거나 다른 형태의 생식기 맞비비기 tribadism가 암컷 보노보, 고릴라, 히말라야원숭이 등에서 관찰된다. 몇몇 종의 수컷들은(예를 들어 흰손긴팔원숭이, 서인도제도매너티, 쇠고래) 서로 페니스를 비비거나 상대의 몸에 문지른다. 수컷 보노보에서 상호 생식기 문지르기는 수컷이 팔로 매달린 채 발기한 페니스를 서로 문지르는 '페니스 펜싱'이라는 화려한 이름을 가진 활동 형태를 취하기도 한다. 
 
- 다양한 종류의 구강성교 역시 여러 종에서 발생한다. 
 
- 야생동물들은 흔히 같은 성별을 가진 동물들끼리 의미 있는 커플 관계를 형성한다. 동성애 커플 결합은 여러 가지 형태를 취한다. 서로 성관계나 구애 활동을 하는 '파트너 partners'와, 서로 유대를 맺고 있지만 반드시 노골적인 성행위를 하는 것은 아닌 '동반자 companions'의 두 가지 범주로 구분할 수 있다. 동성애 활동이 일어나는 포유류와 조류의 1/3 이상이 적어도 이러한 형태의 같은 성 결합 중 하나를 가지고 있다. '파트너 관계 partnership'의 전형적인 예는 짝을 이룬 쌍으로서, 같은 종에서 이성애적으로 짝을 이룬 동물과 동등한 방식으로 서로 강하게 결합해 있는 두 개체를 말한다. 파트너들은 직접 구애, 성적인 행동 및 (또는) 육아행동에 관여한다. 대개 상당한 시간을 함께 보내고 비슷한 활동을 같이한다. 이는 주로 조류(70종 이상의 다른 종)에서 발견된다. 이성 간의 짝 형성은 일반적으로 다른 동물 그룹에서는 드물지만 깃털을 가진 동물에서는 전형적인 현상이기 때문에 놀라운 일은 아니다. 수컷 동성 커플은 검둥고니와 붉은부리갈매기 등에서 볼 수 있고, 암컷 동성 커플은 장다리물떼새와 은갈매기 등에서 찾아볼 수 있다. 포유류에서 파트너 관계는 다양한 형태를 취한다. 예로 암컷 히말라야원숭이와 일본원숭이의 '배우자 관계 consortships', 몽땅꼬리원숭이와 필리핀원숭이의 '성적인 우정 관계 sexual friendships', 수컷 들소 사이의 '보살핌 관계 tending bonds' 그리고 수컷 보넷원숭이와 사바나개코원숭이, 치타 사이의 '연합 관계 coalitions'를 들 수 있다. 일부 동물들은 꼭 같은 성 간의 결합을 형성하지는 않으면서도 다른 개체에 비해 더 자주 상호작용하는 경향이 있는성적 파트너나, 애정 어린 파트너를 가지는 것을 '선호 preferred'하거나 '좋아 favorite'한다. 이것은 보노보, 고릴라, 범고래, 남부산캐비에서 여실히 볼 수 있다. 
 
- 많은 형태의 같은 성 파트너 관계는 배타적이거나 일부일처 관계이며, 파트너들은 심지어 외부 개체(예를 들어 수컷 고릴라, 암컷 일본원숭이,수컷 사자)의 침범으로부터 자기 짝을 적극적으로 방어하기도 한다. 수컷 고릴라와 푸른날개쇠오리에서와 같이, 같은 성의 동물들도 동성애 파트너의 관심을 얻기 위해 서로 경쟁하기도 한다. 암컷 오랑우탄, 일본원숭이, 반달잉꼬는 심지어 '선호하는' 암컷 파트너를 위해 수컷들과 경쟁할수도 있다. 그러나 일부 파트너 관계는 '개방적 open'이거나 비非 일부일처 관계다. 예를 들어 암컷 보노보와 히말라야원숭이는 여러 다른 '좋아하는' 파트너 또는 배우자(양성 모두)와 성관계를 맺을 수 있다. 회색기러기, 웃는갈매기, 훔볼트펭귄, 홍학의 동성애 쌍에 속한 수컷은 때로 자기 짝이 아닌 다른 새(수컷 또는 암컷)와 '난혼제 promiscuous' 교미를 하기도 한다(이러한 종의 이성애 짝은 동시에 때로 비일부일처 관계다). 갈매기와 다른 새의 레즈비언 쌍들 사이에서는 다른 형태의 비일부일처 관계가 발생한다. 
 
- 사자와 코끼리 중에는 수컷 동반자들 사이의 유대는 이성애적인 결합(이들과 많은 다른 종에서 짝짓기를 넘어서는 거의 존재하지 않는 것)보다 더 친근하고 더 오래 지속한다. 또 회색기러기의 수컷 한 쌍은 흔히 이성애 쌍보다 더 강하게 결합하고 있다. 일본마카크원숭이 암컷들 사이의 배우자 관계는 이 종 대부분의 이성 관계와는 달리 때로 1년 내내 지속하는 우정으로 발전하기도 한다. 사실 유일한 커플 결합이 이성애가 아니라 동성애인 수많은 동물이 있다. 예를 들어 수컷 병코돌고래는 서로 평생 파트너 관계를 맺지만 이 종의 수컷과 암컷은 일반적으로 서로 전혀 짝을 짓지 않는다. 흔히 동반자 관계의 모습을 취하며, 반대 성 짝이 아닌 같은 성 짝을 형성하는 다른 동물로는 사향소, 엘크, 흰꼬리사슴, 치타, 동부회색캥거루, 붉은다람쥐, 카푸친새가 있다. 
 
- 많은 종(특히 새)의 같은 성 쌍들은 함께 새끼를 기른다. 동성애 쌍은 유능한 부모일 뿐만 아니라 때로 그들이 낳은 알의 수, 둥지의 크기 혹은그들의 양육 기술과 정도에서 이성애 쌍을 실제로 능가한다. 그러한 동물이 동성애 관계에 있다면 어떻게 처음부터 자손을 가질 수 있었을까? 이를 해결하려 다양한 전략을 동원한다. 예를 들어 파트너 중 한 마리 또는 두 마리가 함께 키우는 어린 자녀의 생물학적 부모가 되는 몇 가지 방법이 이에 해당한다. 이 유형의 가장 일반적인 양육 방식은 여러 기러기, 제비갈매기, 거위 종의 레즈비언 쌍에서 발견된다. 즉 한 암컷 또는 두 암컷 파트너가 임의의 수컷과 교미하여 알을 수정하는 것이다. 암컷과 수컷(본질적으로 동성애 쌍의 '정자 기증자') 사이에 유대감이나 장기적인 관계는 형성되지 않으며, 새끼들은 수컷 부모의 도움을 전혀 받지 않고 암컷이 공동으로 양육한다. 그러나 암컷 새는 수정 여부와 관계없이 알을 낳을 수 있으므로 레즈비언 쌍의 각 파트너는 일반적으로 수컷과 짝을 이루지 않더라도 둥지에 알을 가득 채운다. 결과적으로 암컷 동성애 쌍은 흔히 평균초월 알둥지 supernormal clutches라고 불리는 것을 만든다. 즉 이성애 쌍의 둥지에서 일반적으로 발견되는 알 수의 2배가 된다. 
 
- 일부 종에서는 번식하지 않는 동물이 (단일) 번식 동물과 결합하여 새끼를 키우는 데 도움을 준다. 이런 모습은 다람쥐원숭이, 북방코끼리바다표범, 갈까마귀(젊은 싱글 암컷과 과부 암컷이 짝을 이룰 때) 그리고 아메리카레아(한 수컷이 다른 수컷의 알을 품고 새끼를 함께 키울 때)에서 발생한다. 대부분의 이러한 집단번식 방식(동성애 짝과 반대되는 개념으로서)에서 맺어진 공동 부모 사이에 명백한 구애 또는 성적인 활동이 반드시 일어나라는 법은 없다. 하지만 일부종(예를 들어 다람쥐원숭이, 북방코끼리바다표범, 에뮤, 산쑥들꿩)에서는 동성애 활동이 다름 아닌 바로 그 공동 부모 사이에서 발생한다. 또 다른 새(예를 들어 회색기러기, 바다갈매기, 검은머리물떼새)는 양성애 육아 트리오를 형성하기도 한다. 즉 동성애 및 이성애 유대를 동시에 유지하면서 이성 파트너와 교미를 하고 이로 인해 태어난 새끼를 세 마리의 새가 함께 키우는 것이다. 검둥고니에서는 이러한 조합의 변형으로서 일종의 '대리모 surrogate motherhood'가 발생하기도 한다. 즉 수컷 동성애 쌍이 맺어지면 이들은 한 암컷과 일시적으로 관계하여 짝짓기를 하고 자기 알을 낳게 한다. 그러나 일단 알을 낳으면 그들은 암컷을 쫓아내고 동성애 커플로서 둘이 새끼를 키우게 된다.  
 
- 많은 경우에 동성애 커플은 그들이 돌보는 자손의 친부모가 아님에도 그 새끼를 기른다. 몇몇 같은 성 커플은 새끼를 입양한다. 두 마리의 암컷 북방코끼리바다표범은 가끔 고아가 된 새끼를 입양해서 공동 부모가 되기도 하고, 수컷 검은목아메리카노랑솔새와 붉은부리갈매기는 암컷에게 버림받은 알이나 둥지 전체를 입양하기도 하며, 수컷 치타 한 쌍은 부모 잃은 새끼를 돌보기도 한다. 때로 암컷 새는 탁란 parasitism으로 알려진 과정을 통해 동성애 커플에게 알을 '기부'한다. 많은 새에서 암컷은 자기 것이 아닌 다른 둥지에 알을 낳아 '숙주' 부부에게 양육 의무를 맡긴다. 이러한 일은 동일한 종 내에서 그리고 (더 일반적으로) 종을 뛰어넘어서도 발생하며, 대개 이성애인 숙주가 이 역할을 떠맡는다. 그러나 검은목아메리카노랑솔새의 수컷 쌍은 때로 갈색머리흑조(그리고 자기 종의 암컷)로부터 이런 방식으로 알을 받는다. 또한 수컷 붉은부리갈매기 한쌍과 붉은제비갈매기와 카스피제비갈매기 암컷 한 쌍은 같은 종 내에서 탁란으로 알을 받기도 한다. 북미갈매기에서는 정반대의 상황이 발생하는 것으로 보인다. 
 
- 마지막으로, 회색기러기에서 동성애 활동은 수컷에서만 발견되며 이들은 다양한 구애, 성적인 활동, 짝결합, 육아 활동을 하는 수컷 쌍을 형성한다. 
 
- 우리가 모든 종과 그들의 모든 행동이라는 범위로 살펴보면 비록 근소한 차이기는 하지만 수컷 동성애가 암컷 동성애보다 약간 더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동성애가 관찰된 종의 수컷 포유류와 수컷 사이에서는 80%가량, 암컷 사이에서는 55%가 조금 넘게 동성애 활동이 일어난다. 일부 종에서 암수 동성애가 모두 발견되기 때문에 이 수치의 합은 100% 이상으로 증가한다. 또한 암컷 동성애의 발생률이 실제로 이 수치들이 보여주는 것보다 더 클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하지만 많은 생물학적 연구에 만연한 남성적인 편견 때문에 체계적으로 기록되지는 않았다. 또한 서로 다른 동물군들 사이에는 차이가 있다. 예를 들어 식육목, 유대류, 수금류, 바닷새에서 수컷과 암컷의 동성애는 각각 발견되는 종의 수로 볼 때 거의 동등한 비율로 흔하다. 반면에 해양 포유류와 횃대류에서는 수컷 동성애의 비율이 훨씬 흔하다. 그리고 많은 종에서 같은 성 활동은 수컷 (예를 들어 민물 돌고래인 보토) 사이에서만 또는 암컷 사이에서만(예를 들어 아프리카 영양인 푸쿠) 일어난다.

- 다른 종에서는 암컷 동성애 활동이 두드러진다. 즉 서부쇠물닭은 동성 간 교미의 70% 이상이 암컷 사이에서 일어나고, 보노보는 동성애 활동의 70~80%가 레즈비언 활동이다. 몽땅꼬리원숭이와 붉은큰뿔사슴에서도 같은 성행동의 거의 2/3를 암컷이 차지하고 있고, 붉은목왈라비와 ...
 
- 성전환의 추가적인 변화는 다른 종에서도 발견된다. 뉴질랜드의 물고기인 파케티 poketi 혹은 스파티 spotty는 성전환과 성도착을 둘 다 하기도하고(일부 암컷은 색을 바꾸기 전에 수컷이 되고 따라서 암컷으로 자신을 '가장 masquerading'한다), 험버그자리돔 humbug damselfism은 성전환을 같은 성간의 짝 형성과 관계 형성에 결부하기도 한다. 자웅동체, 성전환, 성도착 그리고 명백한 동성애적 활동을 포함하는 훨씬 더 복잡한 성별 체계가 랜턴배스 lantern bass와 다른 물고기들에 존재한다. 성전환을 하지 않는 수컷과 암컷 외에도, 어떤 개체는 자웅동체(동시에 수컷이자 암컷)이고 다른 개체는 2차 (성전환) 수컷인 반면 일부 개체는 (같은 성의 개체를 대상으로 하는) 반대 성의 전형적인 구애와 짝짓기 패턴을 보인다. 모든 암컷홍해흰동가리 Red Sea anemonefish는 수컷으로 시작한다. 그러나 일단 성을 바꾸면 그들은 수컷에게 지배적이 되고 아홉 마리까지의 수컷으로 이루어진 '하렘'을 가지는데 이들 중 한 마리를 제외하고는 모두 비非번식 수컷이다. 대부분의 성전환 어류는 한 방향으로 성변화를 하지만 몇몇 종에서 성변화는 실제로 양쪽 방향으로 모두 일어난다. 예를 들어 문절망둑어 coral goby에서 어떤 개체들은 수컷에서 암컷으로 변하기도 하고 다른 것들은 암컷에서 수컷으로 변하기도 한다. 심지어 어떤 것들은 여러 차례 순차적으로 변화하기도 하는데 수컷-암컷-수컷 순으로 또는암컷-수컷-암컷 순으로 성별을 '왔다 갔다' 한다. 
 
- 이러한 사례들이 보여주듯이 트랜스젠더나 무無성별이라는 생태는 많은 동물에 있어서 삶의 현실이기도 하고, 많은 종에서 놀라울 정도로 정교하고 복잡한 사회조직 체계와 행동 패턴으로 발전하기도 했다. 우리 중 일부는 영구히 변하지 않고 완전히 분리된, 두 개의 성이라는 관점에서 사고思考하곤 했는데, 그렇다면 이것은 정말 놀라운 소식이다. 마찬가지로 동물 동성애 자체는 적어도 이성애만큼 복잡하고 다양한 풍부하고 다면적인 현상이다. 같은 성을 가진 동물들은 특별한 행동 패턴의 모음으로, 어떤 경우에는 독특한 행동 패턴으로 서로 구애한다. 그들은 서로에 대한 애정 활동이나 성적인 활동을 하며, 키스하고 그루밍하는 것에서부터 커닐링구스와 항문 성교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형태의 접촉과 성적인 기술을 이용한다. 그리고 여러 가지 다른 형태와 기간을 가지고 짝을 형성하고 심지어 같은 성의 가족 구성 형태로도 새끼를 기른다. 과학자 J. B. S. 할데인이 말했듯이 자연계가 우리가 아는 것보다 더 기이하다면, '기이한 queer' 동물의 삶은 우리가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다양하다는 것도 사실이다. 다음 장에서는 동물의 다양한 성적 표현과 성별 표현을 사람과 어떻게 비교할 수 있는지 살펴볼 것이다. 
  
- 지난 수십 년 동안 인간 동성애에 관한 연구에서 나온 가장 중요한 결과 중 하나는 이 활동이 취하는 형태의 엄청난 다양성이다. 고대 그리스의 페더라스티 pederasty 혹은 '소년 사랑'에서부터 뉴기니에서의 의식화한 동성애 입회나 부치-펨 butch and femme 레즈비언 관계, 감옥에서 상황에 따른 동성애, 현대의 북미 동성애 커플에 이르기까지 동성애는 역사, 문화, 사회 상황을 통틀어 여러 모습을 띠고 있다. 따라서 동성애적 욕망과 활동은 아마 어디에나 있을 것이지만 그들이 취하는 특별한 형태는 특정한 사회역사적 맥락에 따라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형성된다고 하겠다. 이처럼 같은 성관계의 주제에 많은 차이점이 있으므로 우리는 동성애에 관해 이야기할 때 실제로는 복수형으로 동성애들 homosexualities이라고 말해야 한다.
 
- 인간 사이에서 발견되는 거의 모든 유형의 같은 성 활동은 동물계에 각각 대응하는 것이 있기 때문에 동물 동성애는 이러한 관찰에 새로운 반전을 일으킨다. 그러나 동물과 인간의 동성애 간의 비교는 서로 다른 유형의 동성애에 관한 적절한 이해와 분류가 부족하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혼란스러워진다. 이 주제를 둘러싼 혼란은 쉽게 드러난다. 예를 들어 암컷 캥거루 사이나 수컷 큰뿔양 사이, 병코돌고래 사이의 동성 간 짝결합 같은 각기 다른 활동들은 모두 감옥에서 인간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일종의 동성애 활동과 비교됐다. 필연적으로 불완전하고 부정확한 이와 같은 비유의 문제는 '감옥 동성애 prison homosexuality'와 비슷한 것 자체가 실제로 '대응하는' 동물 행동과 마찬가지로 다양한 행동 변수와, 같은 성 활동의 다양한 패턴이 혼합되어 있다는 것이다.   
 
- 관련된 동성애 활동의 실제 형태(짝결합, 성행위 등) 외에도 합의나 연령, 파트너의 성별 표현 등과 같은 다른 여러 요소를 고려해야 한다. 따라서 동성애 활동의 특정 예(동물이든 인간이든)는 실제로는 여러 요소의 고유한 융합 또는 '혼합'이며, 이러한 요소들은 각기 그들이 나타내는 모든 조합들에 굳이 성 정체성을 부여하지 않고도 다른 형태의 동성애 활동과 공유할 수 있는 것들이다. 그러한 복잡성을 인식하지 못하는 동물과 인간의 동성애 비교는 오해를 불러일으킨다. 
 
- 이러한 면에서 동성애를 여러 독립적인 축으로 생각하는 것은 도움이 된다. 각 축은 특정 범주의 두 '반대' 끝을 연결하는 연속체다(이에 기초한 인간 동성애의 유형학을 발전시킨 연구자 스티븐 도널드슨 Stephen Donaldson과 웨인 다인스 Wayne Dynes가 제안한 대로). 예를 들어 한 축은 동성애 상호작용의 성별 또는 역할 기반 정도를 나타낼 수 있다(범위는 아메리카 원주민의 두-영혼 two-spirits이나 유럽계 미국인 부치-펨 레즈비언 간의 강한 역할 중심 동성애에서부터 남아프리카 산 San 부족이나 현대의 유럽과 미국의 몇몇 게이 커플에서 보이는 성별 없는 동성애에 이르기까지). 또 다른 축은 관련된 파트너의 연령 관계를 나타낼 수 있다(범위는 연령 차이 없음에서부터 명확하게 연령을 구분하는 상호작용에 이르기까지). 다른 하나는 참가자의 성적 지향성을 나타낸다(동성애자 ↔ 양성애자 이성애자). 다른 하나는 합의를 나타낸다(강제 또는 합의 없음   자유로운 선택이나 합의에 의함). 다른 하나는 파트너의 유전적 관련성이다(근친상간 ↔ 친척관계 없음). 다른 하나는 같은 성 활동의 사회적 지위나 입지에 관한 것이다(사회적으로 묵인됨 엄중히 비난받음). 그리고 기타 등등.
 
- 궁극적으로는 동물과 인간 모두에서 동성애의 복수성 plurality이 겉으로 보이는 자연과 문화 또는 생물학 그리고 사회의 반대되는 범주의 모호함을 암시한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한편으로는 인간의 (동)성적 표현의 다양성을 문화나 역사의 영향으로만 돌리는 것은 더 이상 불가능해진다. 왜냐하면 그러한 다양성은 사실 우리의 생물학적 소인, 즉 다른 많은 종과 공유하는 '성적 가소성 sexual plasticity'의 본질적인 능력의 일부일 수 있기 때문이다. 다른 한편으로는 동물에서 동성애 '문화'를 말하는 것도 역시 의미 있는 일이 된다. 왜냐하면 발견된 다양성의 한도와 폭(개체 간이나 개체군 간 또는 종간에서)은 유전자 프로그래밍에 의해 제공되는 범위를 넘어서 개체의 습관과 학습된 행동, 심지어 공동체 전체의 '전통' 영역으로 발을 들이기 때문이다. 
 
- 동물과 사람 사이의 비교는 거의 필연적으로 인간 특유의 행동에 초점을 맞추게 된다. 생물학자인 제임스 와인리치 James Weinrich가 지적한 바와 같이, 한때는 사람만이 행하는 것으로 여겨졌던 거의 모든 행동들(동성애를 포함해서)이 동물들 사이에서도 유사하게 존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 여러 해 동안 나는 인간만이 유일하게 웃는다거나, 같은 종의 일원을 죽이는 유일한 존재라거나, 유일하게 식용의 목적 없이 생명을 살해한다거나, 유일하게 지속적인 여성 수용성 receptivity을 가지고 있다거나, 유일하게 거짓말을 한다거나, 유일하게 암컷 오르가슴을 보인다거나, 유일하게 자기 새끼를 죽이는 생명체라는 글을 읽었다. 이 모든 꿈속 나라 이야기들은 이젠 모두 거짓으로 밝혀졌다. 이 목록에 인간만이 '진정한' 동성애를 보여주는 유일한 종이라는 이야기가 추가되어야 한다. 어디 우리만이 유일하게 진정한 이성애를 보여준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던가? 

- 많은 과학자가 이제는 동물이 동성애에 관여한다는 것을 받아들이지만 동성애 상호작용의 특성에 관한 인간의 고유성에 대한 주장은 계속해서 제기하고 있다. 예를 들어 동물이 아닌 사람만이 배타적인 동성애를 한다든지, 동물이 아닌 사람만이 동성애에서 훨씬 더 다양하거나 '진짜genuine' 성적 동기를 나타낸다든지, 동물이 아닌 사람만이 동성애에 대한 적대감을 가지고 반응하며 성적 지향에 의해 분리된 집단으로 산다든지 하는 것 등이다. 
 
- 우리가 동물의 행동에 대해 점점 더 많이 이해하게 되면서 이와 같은 시기상조의 성급한 일반화는 전반적으로 틀리지는 않더라도 순진한 것으로 입증되었다. 특히 동성애가 관련된 경우에는 더욱 그러한데 동물의 이러한 활동에 대해 아직 알아야 할 것이 여전히 많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이 섹션에서는 이러한 여러 가지 주장을 다루고 각 주장을 둘러싼 몇가지 광범위한 문제를 살펴볼 것이다(이 주제는 다른 유형의 '축'과 관련하여 다음 장에서도 다루어진다). 인간의 고유성에 대한 이러한 진술에는 약간의 진실이 있기는 하지만 인간과 인간이 아닌 동물 사이의 절대적인 경계선이란 것은 없다. 항상 그렇듯이 동물의 성과 사회생활은 이전에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복잡하고 미묘하다. 만일 종들 사이의 행동에서 유일하고 진정한 차이가 있다면 아마도 동물이 아닌 인간에서는 단순한 일반화를 만들기 쉽다는 것이 될 것이다. 
 
- 동성애에 대해 흔히 되풀이되는 주장은 배타적이고, 평생을 가며, '우선적인 preferential' 동성애 활동은 인간에게 유일하거나, 최소한 동물들 사이에서는(특히 영장류와 다른 포유류들 사이에서) 드물다는 것이다. 이것은 정말로 성적 지향의 문제다. 즉 어느 정도까지 동물이 이성 구성원들과 성적이거나 관련된 활동을 하지 않은 채 같은 성 구성원들과만 그러한 활동을 하는가의 문제다. 실제로는 다양한 유형의 배타적 동성애가 최소 10종의 영장류와 20종 이상의 다른 포유류 등 약 60여 종 이상의 야생 포유류와 조류에서 발생한다. 이 섹션에서는 이러한 다양한 형태의 동성애 지향성을 살펴보고 이를 동물의 세계에서도 발견되는 다양한 양성애와 비교할 것이다. 
 
- 우선 우리는 장기 또는 연속된 배타성을 살펴볼 것이다. 왜냐하면 이 패턴이 동물들 사이에서 존재하는지가 가장 논쟁을 일으키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종에 따라 기대 수명, 성적인 성숙기의 시작, 성체기의 기간 등이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넓게 적용이 가능한 장기 long-tem라는 절대적인 정의를 내리기는 어렵다. 그러나 이 논의의 목적상 우리는 2년(또는 번식기) 이하로 계속되는 동성애 활동을 다소 자의적이지만 단기적인 것으로 간주할 것이며, 반면에 더 오래 지속하는 것은 모두 연속적이거나 장기적인 것으로 간주할 것이다. 후자의 범주가 3년에서 40년 이상의 수명까지 광범위한 가능성을 포함한다는 것도 염두에 둘 것이다. 
 
- 평생 지속하는 배타적인 동성애를 절대적으로 검증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많은 수의 개체를 출생부터 사망까지 추적하고 그들이 가지고 있는 다양한 동성애 또는 이성애 관계를 기록하는 것이다. 말할 필요도 없이 이러한 기록은 (특히 야생에서) 성공하기 어려운 작업이며 소수의 종에 대해서만 달성되었다. 사실은 많은 경우 정확히 동일한 이유로 평생 지속하는 배타적 이성애에 대한 비교 가능한 증거도 이용할 수 없다. 그렇지만 적어도 세 가지 종의 새들(은갈매기, 회색기러기, 훔볼트펭귄)에 관해서는 상당히 광범위한 추적 체계가 수행되었고 평생 동안 동성애 짝 관계만을 형성했던 개체들이 기록되었다. 어떤 경우에는 회색기러기에서 15년, 훔볼트 펭귄에서 (관계된 한 개체가 죽을 때까지) 6년 이상 지속하는 장기간의 짝결합이 있었고, 다른 경우(예를 들어 은갈매기)에는 개체들이('이혼' 또는 파트너들의 죽음 때문에) 생애 동안 여러 같은 성 파트너 관계를 맺기도 했다. 
 
- 평생 지속하는 동성애에 대한 절대적인 검증이 다른 종들에서 직접적으로 이용 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같은 성 활동 기간도 지속성이 있으며 어쩌면 평생을 갈 수 있다는 것을 강력하게 시사한다. 예를 들어 갈라나 바다갈매기, 붉은부리갈매기, 민물가마우지, 이색개미잡이새에서 특정한 동성애 파트너 관계(또는 해당 기간에 여러 번의 순차적인 동성애 관계를 가진 개체)는 최대 6년까지 지속하는 것으로 기록 되었다. 이러한 경우 대부분 최소한 한쪽 파트너에서 보이는 이성애 활동의 부재不在가 문서로 보고 되었고 그 가능성도 매우 높다. 다른 많은 조류 종에서도 수년에서 전체 생애까지 지속하는 같은 성 파트너 관계가 발생하는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면 검둥고니, 북미갈매기, 서부갈매기, 검은목아메리카노랑솔새 등이 있다. 비록 이러한 장기간의 관계가 특정 개체에서 확인되지는 않았지만 적어도 2년 이상 지속하는 동성애 쌍이나 그 기간 동안지속적으로 같은 성 커플을 형성한 새들이 확인 되었다. 다른 경우에도 이러한 종의 같은 성 쌍은 일반적으로 평생 동안(또는 여러 해에 걸쳐) 지속하는 이성 쌍의 패턴을 따르기 때문에 장기적인 같은 성 결합은 의심할 여지 없이 일어난다. 장다리물떼새, 재갈매기, 세가락갈매기, 푸른박새, 붉은등때까치 등이 대표적이다. 많은 동물(예를 들어 뿔호반새)에서 2년에서 3년 동안 지속하는 같은 성(그리고 이성) 간의 짝 형성은 해당 종의 비교적 짧은 수명을 고려하면 평생 동안 지속한 셈일 수도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 포유류에서 장기적이고 배타적인 동성애 짝의 경우는 아주 드물다. 예로는 수컷 병코돌고래가 있다. 이들의 일부 개체군에서는 대부분의 수컷이 평생 동성애 쌍을 유지하며 그중 특정한 예는 10년 이상 지속하거나 죽을 때까지 이어지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비록 이러한 개체들의(동성 및이성 모두) 성적인 관여가 모든 경우에 철저히 추적되지는 않았지만, 적어도 이들 동물 중 일부는 암컷들과 성적인 접촉을 거의 또는 전혀 하지않을 가능성이 크다(매년, 더 길게는 아마 평생 많은 개체가 번식에 참여하지 않아서 병코돌고래 사회는 번식률이 낮은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종에 대한 절대적인 검증은 이루어지지 못할 수도 있다. 왜냐하면 어떤 바다 생물 종의 대상 개체군 내에서 모든 개체의 성적인 행동을 지속적으로 감시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병코돌고래는 이 종의 동성애 패턴이 이성애 패턴과 구별된다는 점에서 예외적인데 이성애 짝 형성이 병코돌고래 사이에서는 일어나지 않기 때문이다.
 
- 대부분의 다른 종에서 동성애와 이성애 활동은 동일한 기본 패턴을 따르는 경향이 있다. 이 패턴이 짝 형성, 일부다처제, 난혼 행위 또는 어떤 다른 조합을 의미하든 상관없이 말이다. 따라서 평생 동안 지속하는 동성애 커플은 포유류 사이에서 흔하지 않은데 같은 이유로 평생 동안 지속하는 이성애 커플도 흔하지 않다. 일부일처제 커플은 포유류에서 흔한 유형의 짝짓기 시스템이 아닌 것이다(모든 포유류 종의 약 5%에서만 발견된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포유류들 사이에서 짝 형성 외의 다른 사회적 맥락을 가진, 오랜 기간 지속하는 배타적인 동성애가 기록됐다. 많은 종에서개체군의 상당 부분은 적어도 생애 일부 동안은 번식이나 이성애를 추구하는 것에 관여하지 않는다. 이 동물 중 일부는 계속해서 같은 성 간의 상호작용을 하기 때문에 어쨌든 적어도 그 시간 동안은 전적으로 동성애자인 것이고 이 기간이 상당하다고 할 수 있다. 고릴라를 예로 들면 수컷들은 동성애 활동이 일어나는, 성별로 구분된 집단에서 흔히 산다.    
 
- 목도리도요에서는 몇 가지 다른 범주의 수컷들이 있는데, 이들 중 많은 수컷이 이성적으로 짝짓기를 거의 하지 않는다. 이러한 개체 중 일부는 동성애 활동에 참여하며 아마 평생을 가기도 하는 연속된 기간에 걸쳐 그렇게 할 수 있다. 일부 종에서 같은 성 활동은 부모와 비非번식 자손을 포함하는 근친상간이기 때문에 배타적일 수 있다. 수컷 흰긴팔원숭이의 경우를 예로 들면 부자간의 성관계를 몇 년 동안 지속하기도 한다. 아들은 그 기간에 병행하는 이성적인 활동을 하지 않으며 때로 그의 아비조차도 이 기간 동안 반대 성과의 짝짓기를 거의 또는 전혀하지 않을 수 있다. 붉은여우의 딸들은 가족 무리에 수년간 머물 수 있으며, 때로는 떠나지 않을 수도 있다. 이 기간 동안 간혹 어미(또는 딸들 간에)와 같은 성 마운팅을 할 수도 있지만 이성애적인 활동은 전혀 하지 않는다.
 
- 동성애, 양성애, 트랜스젠더가 널리 퍼지지 않은 종에서도 같은 성 행동(또는 성전환된 개체)에 참여하는 동물은 일반적으로 그들 주위의 다수로부터 거부반응을 일으키지 않는다. 오히려 동성애 활동은 일상적으로 이성애 활동처럼 여겨진다. 사실 많은 종에서 부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내는 것은 동성애가 아니라 이성애적인 행동이다. 수많은 영장류와 다른 동물을 예로 들면, 수컷과 암컷의 교미는 정기적으로 주변 동물들에 의해 괴롭힘을 당하고 방해받는다. 이러한 종에서 같은 성 활동은 완전히 무시되거나(예를 들어 몽땅꼬리원숭이), 반대 성 교미보다 괴롭힘과 중단을 당하는 비율이 훨씬 낮은 대상이 된다(예로는 하누만랑구르, 일본원숭이). 성체 수컷 보노보는 젊은 수컷의 동성애 활동은 무시(또는 심지어 참여)하면서도 그들이 이성적인 활동을 하려 하면 방해한다. 또한 동성 커플이 아닌, 양육을 하는 갈까마귀 이성애 커플은 때로 비번식 이성애 커플에 의해 공격을 당하기도 한다(심지어 새끼가 죽임을 당하기도 한다). 그리고 기아나바위새에서는 이성애적 구애의 상호작용은 일상적으로 방해받고 다른 수컷들에 의해 괴롭힘을 당하지만 동성애 활동은 그렇지 않다. 실제로 암컷들은 (이 활동이 진행되는 동안 과시 무대를 나가거나 피함으로써) 동성 간의 구애나 교감을 하는 수컷들에게 자리를 내주고, 수컷들은 동성애를 시작함으로써 사실상 이성 간의 상호작용을 방해하기도 한다.
 
- 동성애와 트랜스젠더에 대한 다른 개체들의 부정적인 반응이 거의 없을 뿐만 아니라 심지어 어떤 경우에는 실제로 관련된 동물들에게 긍정적인 지위를 부여하는 것처럼 보인다. 예를 들어 서열화한 사회조직 형태를 가진 종에서 동성애 활동은 흔히 가장 높은 계급의 개체들 사이에서 발견된다(예를 들어 고릴라, 큰뿔양, 몽골야생말, 회색머리집단베짜기새). 마찬가지로 트랜스젠더 동물은 개체군에서 높은 지위를 가지거나(예를 들어 사바나개코원숭이), 다른 동물보다 성적 동반자를 얻는 데 더 성공적이다(예를 들어 붉은큰뿔사슴, 가터얼룩뱀). 이러한 개체가 경험하는 이득이 모두 트랜스젠더나 동성애의 직접적인 결과인 것은 아니지만 몇몇 경우에는 개체들이 실제로 동성애 활동 때문에 신분 상승이나 다른 긍정적인 결과를 얻는 것처럼 보인다. 예를 들어 동성애적 동반자 관계를 형성하는 검둥고니와 회색기러기는 흔히 그들 무리에서 강력하고 높은 지위의 힘을 발휘하는데 부분적으로 이는 짝을 이룬 수컷과 합친 힘이 독신자 수컷과 이성애 쌍이 갖지 못하는 이점을 가져다주기 때문이다. 사실 때로 검둥고니 수컷 쌍들은 영역에서 가장 크고 가장 가치 있는 영역을 획득하여 다른 새들을 명백히 불리한 지위로 밀쳐버린다.    
 
- 많은 동물에서 같은 성 커플은 (이성애 쌍처럼) 일상적으로 침입자로부터 그들의 보금자리 영역을 보호하거나 다른 개체와의 갈등에서 자기 파트너를 돕는다. 그러나 많은 종의 몇몇 동성애 개체들과 트랜스젠더 개체들은 방어하는 것뿐만 아니라 한 걸음 더 나아가 실제로 공세를 펼친다. 수거위 쌍이나 코브 쌍은 흔히 너무 강력해서 전체 무리를 '공포에 떨게 terrorize’ 만들 수도 있고 (회색기러기에서처럼) 다른 개체를 공격하거나 심지어 (검둥고니에서처럼) 이성애 쌍으로 하여금 둥지와 알을 포기하게 만들기도 한다. 또한 독신 홍학 수컷들은 간혹 수컷(암컷이 아닌) 파트너에게 관심을 가지고 이성애 쌍을 쫓고 괴롭히는 한편 홍학 수컷 쌍은 다른 새들로부터 둥지를 훔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반달잉꼬 암컷쌍은 흔히 이성애 쌍에 대해 공격적으로 행동하고 위협을 통해 적극적으로 그들을 '장악 dominate'할 수 있고 심지어 보금자리 확보 경쟁에 성공하기도 한다. 수컷 아프리카목고리앵무 쌍처럼 웃는갈매기 동성애 쌍은 때로 이웃 이성애 쌍의 영역을 침범하고 소유주를 괴롭힌다. 
 
- 두 마리의 수컷 보넷원숭이가 '인사 greeting'하는 동작으로 서로를 껴안고 있다. 왼쪽에 있는 수컷은 오른손으로 다른 수컷의 음낭을 애무하고 있는데 수컷 사바나개코원숭이에서도 '디들링'이라고 알려진 행동이 발견된다. 
 
- 스머트와 와타나베는 한 수컷이 자신의 가장 연약하고 친밀한 기관을 말 그대로 다른 개체의 손에 맡기는 것과 같은 성적인 제스처는 어떤 의미에서는 맹세를 하는 전형적인 형태라고 말한다. 그 수컷은 이 행동으로 다른 개체와 협력하려는 신뢰와 의지를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것이 인간의 선서 의례와 무슨 관계가 있을까? 적어도 우리 사회에서 맹세는 보통 오른손을 들거나 심장을 가로지르거나 성경 위에 손을 얹는 것과 같은 제스처를 동반하지만 확실히 성기를 애무하는 것처럼 선을 넘어가는 제스처는 없다. 하지만 놀랍게도 스머트와 와타나베는 개코원숭이와 다른 영장류의 의례적인 동성애 활동과 유사한 제스처가 사실 한때 인간의 맹세하기의 일부였을 수도 있고 심지어 몇몇 현대 문화에서 여전히 사용되고 있다는 몇 가지 흥미로운 단서를 제시한다. 예를 들어 많은 오스트레일리아 원주민 부족에서 페니스를 쥐는 제스처를 전통적으로 남성의 충성과 협력을 표현하기 위해 사용하며, '비난 accused'하는 무리와 '옹호 defending' 하는 무리 사이의 분쟁을 해결하는 의례의 일부분으로 사용한다. 왈비리 Wwalbiri족과 아란다 Aranda족 사이에서는 서로 다른 공동체가 모이거나 공식적인 '재판 trials'에서 고충이 해결돼야 할 때 남성들은 음경 만지기 touch-penis, 음경 제공하기 penis-offering, 음경 붙잡기penis-holding 등으로 다양하게 알려진 의례에 참여한다. 각 남자는 자신의 반 정도 발기한 성기를 다른 모든 사람에게 차례로 내놓으며, (손가락을 고환 방향으로 잡고) 성기를 각 남자의 손바닥에 대고 누른 다음 위로 향한 손의 길이 방향으로 끌어당긴다. 서로의 페니스를 제공하고 움켜쥐는 것을 통해 ('한 사람의 목숨으로 갚는 것 paying with one's life'이라고 일컬어진다) 남자들은 그들 사이의 상호 지지와 호의를 천명하거나, 분쟁 해결 과정에서 도달한 합의를 상징화하고 공고하게 만든다. 비슷하게 아이포 Eipo족과 베다미니 Bedamini족 같은 일부 뉴기니 부족은 생식기 및(또는) 음낭을 쓰다듬는 제스처를 인사로 사용한다    
 
- 남 일 같지 않게, 유사한 의례가 유대 (크리스트교와 유럽계) 미국 유산의 일부였을 수도 있다는 역사적인, 심지어 성경에서 말하는 증거도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오늘날 수많은 우리의 맹세 의식에 사용하는 그 책이 이러한 이전 관행의 암시를 포함하고 있는 것이다. 창세기 24장 9절에는 아브라함의 종이 주인의 '엉덩이 loins' 밑에 손을 놓아 맹세하는 것을 언급하고 있다. 게다가 옥스퍼드 영어 사전에 따르면 '증언하다 testify', '증언 testimony' 및 '고환 testicle'이라는 단어는 모두 서로 연관이 있으며, 원래 '증인 witness'을 의미하는 '고환 testis'을 어원으로 공유한다. 이러한 연관성은 추측에 불과하지만 영장류의 의례화한 동성애적 행동과, 맹세와 같은 인간의 사회적 의례 사이의 연속성을 암시한다. 스머트와 와타나베가 지적한 바와 같이, 인간의 의례에 의해 표현되는 진리와 신성함에 대한 개념은 개코원숭이의 개념(비인간적인 맥락에서 조금이라도 존재한다고 치면)과 크게 다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의례의 형태와 사회적 결과는 놀라울 정도로 유사하다.

- 언어, 도구, 금기, 의례, 이러한 각각의 것들은 전통적으로 성적 취향과 무관하거나 거리가 먼 것처럼 보이지만 더 광범위한 퍼즐의 일부가 되거나 문화 발전의 토대 역할을 한다. 게다가 동성애와 비번식적인 이성애를 중심으로 하는 여러 주목할 만한 영장류 행동의 발생은 이러한 영역이 이전에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음을 시사한다. 성적인 제스처 체계, 자위 도구, 동성애 근친상간 금기 그리고 의례화한 동성 간의 '맹세하기'는 문화, 생물학, 사회, 진화와 나란히 놓고 대조할 특별한 비교를 제공한다. 이와 같은 영장류 (동)성애 행동은 문화적인 전통과 진화적인 유산 모두에서 전형적인 예가 된다. 그 결과 이 같은 행동이 인류 문화의 역사가 가장 숭고하고 소중히 여기는 획기적인 사건들 중 일부의 발전에 기여했을지도 모른다.
 
- [동물들은 그렇게 하지 않는데 우리는 왜 그래야 합니까? 당신은 퀴어 회색곰을 상상할 수 있습니까? 아니면 레즈비언 올빼미나 연어가 상상이 되나요? - <욕망의 과학 : 게이 유전자 탐색과 행동 생물학>의 공동 저자인 딘 해머 Dean Hamer에게 온 편지에서] 

- 위에서 인용한 남자와 같은 많은 사람은 동성애가 자연에서 일어나지 않는다고 믿고 이 믿음을 인간 동성애에 대한 그들의 의견을 정당화하기 위해 사용한다. 사실 동물의 동성애가 순수하게 논의되는 경우는 드물다. 필연적으로 종간의 비교를 통해 긍정적인 것이거나 부정적인 것이라며 그 행동에 도덕적 가치를 부여하게 된다. 
 
- 강간, 동종포식 cannibalism 등 동물에서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많은 것들은 대부분의 인간이 '자연적'이거나, 바람직한 상황이나 행동으로 간주하지 않는다. 와인리치는 딱 맞는 말을 한다.
"동물들이 우리가 좋아하는 것을 할 때 우리는 그것을 자연적이라고 말한다. 그들이 우리가 좋아하지 않는 것을 할 때 우리는 그것을 동물적이라고 말한다."
 
- 역사적 기록에서도 동성애를 대하는 태도는 사람들이 동성애가 동물에서 발생한다고 믿든 믿지 않든 동일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즉 '자연스러움'의 유무와는 거의 관계가 없다. 사실 기록된 역사 전반에 걸쳐, 동성애가 동물들에게 일어나지 않는다는 주장을 포함한 '비자연적'이라는 비난은 상상할 수 있는 모든 형태로 동성애에 대한 제재, 통제, 억압을 정당화하는 데 사용되었다. 그러나 '자연스러움'에 대한 다른 여러 해석 또한 다양한 시기에 걸쳐 널리 퍼져 있었다. 실제로 동성애가 자연에서 발견되지 않는 '비자연적'인 것이라고 여겨진다는 바로 그 사실은 때로 이성애에 대한 동성애의 우월성을 정당화하기 위해 사용되었다. 예를 들어 고대 그리스에서 같은 성 간의 사랑은 생식이나 '동물 같은' 열정을 포함하지 않기 때문에 이성애보다 순수하다고 여겨졌다. 다른 시대에는 동성애가 동물 세계의 기본적이고 통제되지 않는 성적 본능을 반영하면서 '자연'에 더 가깝다고 여겨졌기 때문에 때로 정교하게 비난받기도 했다. 나치는 이러한 추론을 동성애자와 다른 '하위 인간 subhumans'을 대상으로 한 집단수용소(의료 실험 대상인 동성애 남성을 '실험동물'로 지칭하는 곳)를 겨냥해 일부 사용했다. 또한 18세기 후반 뉴잉글랜드에서는 여성들 사이의 성적인 관계를 '동물적인 사랑'으로 특징지으며 비하하였다.
 
- 같은 성 활동은 반려동물 주인이나 동물 조련사 및 관리사에게 아주 익숙해서, 그들 중 많은 사람이 자기 동물이나 친구의 동물에게서 보이는 동성애 마운팅이나 짝 형성 또는 기타 같은 성(또는 양성애) 활동의 예를 제공할 수 있다. 이러한 일화적인 보고는 길들인 동물에 관한 과학적 연구에 의해 확인되었다. 비글, 바센지, 코커스파니엘, 바이마라너와 같은 품종을 포함한 개에서 같은 성 짝결합과 동성애 마운트(수컷끼리 상호작용을 할 때 사정하는 것까지)가 기록되어 있다. 고양이에서도 암수 모두 동성애 행동의 사례가 확인되었는데 여기에는 암컷 간의 상호 생식기 자극과 마운팅, 수컷 간의 오르가슴으로 이어지는 마운팅이 포함된다. 동성애는 또한 반려동물로 길러지는 다른 동물들에서도 확인되었다. 기니피그는 같은 성 간의 구애와 마운팅을 하고, 길들인 토끼와 햄스터는 암컷끼리 동성애 마운팅을 한다. 금화조나 십자매, 사랑앵무 같은 새장 속의 새들은 같은 성 짝결합과 구애, 마운팅을 한다. 많은 일반적인 수족관 물고기들은 동성애나 성전환을 보여준다. 

- 또한 동성애 행동은 다양한 가축과 농장의 동물에서도 연구됐다. 소, 양, 염소, 돼지, 말 등에서는 암수 모두가 동성애 마운팅을 했고 돼지, 양, 염소에서는 같은 성 짝결합이 보고되었다. 사실 유제류 포유동물 사이에서 동성애 활동은 너무나 일상적인 일이기 때문에 농부들과 동물 사육자들은 그러한 행동에 대한 특별한 용어를 만들어 냈다. 수컷 소들 사이에 마운팅하는 것은 '불러 증후군buller syndrome'(마운트를 당하는 소를불러 bullers라고 부르고 올라타는 소를 라이더 riders라고 부른다)이라고 하며, 서로 마운팅하는 암퇘지들은 '수퇘지가 된다 going boaring' 라고 묘사한다. 암말들이 그렇게 하면 '수말 horse'이라 부르고, 암소들이 그렇게 하면 '황소 bull'라고 부른다. 같은 성 활동은 역설적으로 사육 프로그램에 흔히 활용된다. 어떤 종에서는 암컷들 간의 동성애적 마운팅은 그들이 발정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믿을 만한 지표로 사용되고, 성숙한 황소에게는 그들을 자극하고 정액을 채취하기 위해 어린 황소나 거세한 황소(티저 teaser라고 알려져 있다)가 흔히 제공된다. 

- 비록 과학적으로 증명되었지만 반려동물과 다른 길들인 동물들의 동성애는 '사실'과는 무관하게 그냥 그러한 생물과 함께 살거나 일하는 사람들에게 여러 의미를 계속해서 불러일으키고 있다. 동물의 세계에 대한 인간의 모든 관찰과 마찬가지로 사람들은 그들이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는 것만 보는 경향이 있다.  
 
- 유제류, 포유류는 동성애 행동이나 간성 intersexuality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보기 위해 호르몬 주사를 맞았다. 흰꼬리사슴이 그 종에서의 트랜스젠더의 '원인'이 무엇인지 결정하기 위해 거세된 것처럼 히말라야원숭이도 동성애 활동에 대한 조사를 포함하는 행동 연구의 일부로 마찬가지 일을 당했다. 심지어 고양이들은 (동성애에 대한 영향을 연구하기 위해) 뇌엽절제술을 당하기도 했다. 어떤 경우에는 생물학자들이 내부생식 기관의 표본을 채취하기 위해 같은 성 활동에 참여하는 개체(예를 들어 가터얼룩뱀, 검은목아메리카노랑솔새, 젠투펭귄)를 죽이기까지 했다. 이러한 (일반적으로 성별을 확인하거나 '비정상성'의 존재를 포함한) 생식 체계의 상태를 결정하려는 이유는 흔히 많은 과학자가 동성애에 대해 가지고 있는 왜곡된 선입견뿐만 아니라 불신감을 보여준다. 다음 절에서 보게되겠지만 이러한 태도는 흔히 동성애나 트랜스젠더에 대한 '해석'이나 '설명'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 [나는 몇몇 (익명을 요구한) 영장류학자들과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그들은 현장 연구 중에 암수 모두에서 동성애 행동을 관찰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들은 동성애 혐오 반응을 두려워하거나("동료들이 나를 게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분석을 위한 체계가 부족했기 때문에("그게 무엇을 의미하는지 모르겠다") 자료 공개를 꺼리는 것 같았다. 인류학자와 영장류학자가 영장류의 성적 취향에 대해 완전히 이해하려면 그들의 관찰과 보고의 지침이 되는 전통적인 모델(동반하는 동성애 혐오증도 함께)의 사용을 중단해야 한다. ... - 영장류학자 린다 울프, 1991]
 
- 동물 동성애에 관한 엄청난 양의 과학적인 정보가 있지만 대부분의 정보는 일반 대중은 말할 것도 없고 생물학자들조차 접근하기 어렵다. 용케 활자로 나타났다 하더라도 흔히 잘 알려지지 않은 저널과 발표되지 않은 논문 속에 숨겨지거나, 시대에 뒤떨어진 가치 판단과 암호 같은 용어 안에 묻혀버리기도 한다. 더구나 이러한 정보 대부분은 아직 발표되지 않은 채 남아 있는데 오늘날까지 존재하는 동성애에 대한 논의를 둘러싼 일반적인 무지와 무관심, 더 나아가 두려움과 적대감의 결과다. 이는 (린다 울프가 기술한 바와 같이) 영장류학뿐만 아니라 동물학 분야 전반에 걸쳐서 일어난다. 마찬가지로 당황스러운 사실은, 동물에 관한 인기있는 작품들도 동성애에 대한 언급을 일상적으로 생략하는데 심지어 저자가 그러한 정보가 과학적인 원문에 이용 가능한 것이 있다는 것을 분명히 알고 있을 때도 그렇게 한다는 점이다. 결과적으로 사람들 대부분은 동성애가 자연계에 어느 정도까지 스며들어 있는지를 깨닫지 못한다. 
 
- 과학자들은 특정한 시기에 특정한 문화 속에 살고 있는, 인간의 결점을 가진 인간이다. 비록 그 직업이 '객관성'과 비심판적 태도라는 기준을 요구하지만 과학사를 조사해 보면 이것이 항상 지켜진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지난 20년 동안 여러 페미니스트 생물학자들에 의해 수많은 생물학적 사고에서의 성차별이 밝혀졌다. 그들은 과학자들이 실수를 할 수 있는 인간일 뿐만 아니라 대부분이 남자라는 것을 보여주었다. 또한 과학자들의 이론은 흔히 자신과 그들 문화의 여성에 대한 (보통은 부정적인) 태도로 인해 해를 끼치는 쪽으로 덧칠해 온(그리고 많은 경우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모습도 보여주었다. 이러한 관찰은 한 단계 더 나아갈 수 있다. (흔히 이성애자인) 과학자들은 동성애에 대한 사회의 부정적인 태도를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주제에 자주 투영한다.  
 
- 분명한 증거가 있을 때조차(예를 들어 먼저 활동을 시작함으로써) 동성애자에게 '복종'하는 것으로 묘사하기도 한다. 동성애 교미 과정에서 상대에게 마운트를 당한 황로는 '고통받는 수컷'으로, 다른 암컷들에게 마운트를 당한 암컷 산쑥들꿩은 이들의 '희생양'으로 특징지어진다. 동성애에 참여하는 오랑우탄 수컷에 대해서는, 이성애적인 강간 중에 암컷 오랑우탄이 보이는 특징인 명백한 고통(비명, 격렬하게 몸부림치는 등)의 징후를 전혀 드러내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파트너로부터 '일반적인 관행이 아닌 성행위를 강요당한다'라고 설명했다. 과학자들은 코브에서 같은 성 간의 구애에 대해 설명하면서 암컷들이 다른 암컷의 주위를 빙빙 돌거나 상대의 어깨에 엉덩이를 대며 동성애자의 관심을 '피하려 avoid' 한다고 암시했다. 사실 이러한 행동은 이성애 구애의 일상적인 부분인 짝짓기돌기 mateing-circling라고 하는 공식적으로 인정되는 의식행위이지 구애받는 암컷의 무관심이나 '내키지 않음 unwillingness’을나타내는 것은 아니다. (수컷 파트너에 의해) 마운트 당하기를 원하지 않는 암컷들은 실제로는 엉덩이 부분을 땅에 내려버린다(동성애 관계에서는 관찰되지 않는 행동이다). 타조에서의 같은 성 간 구애는 '마르고 닳도록' 계속되며 '성적으로 일탈한' 수컷들에 의해 자행되는 '성가신 일 nuisance'로 여겨진다. 그러한 동성애적 접근에 직면한 구애받는 수컷('정상적인' 파트너라고 불린다)의 차분한 자세는 '놀랍다'라고 묘사하며, 구애를 받는 수컷이 그러한 활동을 가끔 받아들이는 것은 눈에 보이는 반응이 없을 때(무관심으로 해석한다)를 위주로 판단해서 경시한다. 1년생 수컷 기아나바위새는 그들이 마운트하는 성체 수컷을 '이용해 먹거나' '희생양으로 삼는다'라고 일관되게 묘사하며, 상대 파트너는 그러한 동성애 활동을 '견뎌준다'라고 말한다. 이것은 똑같은 그 과학자가 동성애 마운트 동안 성기 접촉을 적극적으로 촉진하고 1년생 개체들이 자기 영역에 머물도록 허용하는 바로 그 성체 파트너를 기꺼이 참여하는 개체라고 설명한 것과 상충된다(이와 달리, 원치 않는 성체 침입자가 오면 추방하거나 공격한다). 이성애 짝결합에서 동성애 짝결합으로 전환한 수컷 청둥오리는 다른 수컷에 의해 '꾀임을 당한' 것으로 묘사하며, 히말라야원숭이는 같은 성 간의 접근에 대해 '동성애혐오증' 과 비슷한 반응을 하는 것으로 특징짓는다. 이 둘은 모두 인간 동성애에 대해 널리 알려진 오해들을 반영한 것이다.
 
- 다른 경우에 동물학자들은 동성애 활동을 문제 삼기도 하고 같은 성관계를 타고난 부적절함, 불안정성 또는 기술 부족의 탓으로 돌렸는데 그 근거가 있다고 해도 매우 희박하거나 의문시되고 최악의 경우에는 아예 존재하지도 않는다. 예를 들어 회색기러기에서 수컷 동성애 짝들이 더 높은 비율로 짝을 형성하고 구애 행위를 한다는 사실은 동성애 짝결합의 (근거 없는) '불안정성'에 기인한 것이라고 여겼다. 실제로 이 종의 수컷 기러기 쌍은 15년 이상 지속하는 것으로 기록되었으며, 많은 경우 이성애 짝보다 더 강하게 결합해 있다고 알려져 있다. 유사하게 수컷 개미잡이새 사이의 짝결합은 수년 동안 지속할 수 있지만 한 조류학자는 그 짝을 '깨지기 쉬운' 것으로 묘사하고 '매력 있는 암컷' 한 마리가 나타나는 것만으로도 헤어지기 쉽다고 주장했다. 개미잡이새의 같은 성 짝이 때로 헤어지기는 하지만 이성애 짝도 헤어진다. 그리고 아직 이 종에 대해 수행되지 않은 포괄적이고 장기적인 짝결합에 대한 연구가 없이는 절대로 각각의 상대적인 안정성에 대해 일반화할 수 없다. 암컷 고릴라간의 성행위가 이성애 교미보다 일반적으로 더 오래 걸리는 것은 두 암컷 사이의 성행위에 관련된 '신체구조상의 어려움'에 기인한다고 추측한다. 암컷들이 서로 더 가깝게 유대감을 느끼거나 더 큰 즐거움을 경험하고 있을 수 있다는 것은 연구자에게는 분명히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다(얼굴을 마주 보는 체위나 또 다른 특징에 의해 반영되는 것처럼 이 종의 동성애와 이성애 활동을 구별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은 알기 쉽지만).  
 
- 이러한 사례는 과학자들이 동성애가 관련될 수 있다고 생각할 경우 때로 관찰하는 동물의 성별을 인정하는 것조차 꺼린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는 과학자들이 일반적으로 최소한의 증거만으로 참가하는 개체들이 반대 성을 가지고 있다고 판단(또는 가정)하는 서두름과는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 [영장류들 사이의 동성애적 행동에 대한 첫 보고서가 75년 전에 발표되었지만 사실상 모든 영장류 입문서들은 심지어 그것의 존재조차 언급하지 못한다. - 영장류학자 폴 L. 베이시, 1995]
 
- 1890년대 오스카 와일드의 연인인 알프레드 더글러스 경은 동성애를 '이름을 감히 말할 수 없는 사랑 The love that dare not speak its name'으로 특징 지으며 동성애에 관심을 가져줄 것과 같은 성활동 논의를 둘러싼 침묵과 낙인찍기에 대해 언급했다. 이러한 침묵과 낙인찍기의 유사점은 동물학 저널과 단행본 그리고 교과서의 내용 사이에 존재하고, 더 광범위한 과학적 담론 사이에도 존재한다. 동물에서의 동성애 활동에 대한 논의는 흔히 억눌러지거나 삭제되어 왔고 그 주제의 정보에 대한 적극적인 억압으로밖에 볼 수 없는 사례도 다수 존재한다. 동물의 생태와 행동에 관해 상상 가능한 모든 측면을 다루는 몇몇 포괄적인 참고문헌을 출판할 때, 만일 그 종에서 동성애를 관찰했던 과학자들의 챕터는 포함하면서도 해당 동성애 행동에 대한 언급을 지속적으로 전혀 하지 않는다면, 그러한 과학적인 노고의 '객관성'에 대해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다.  
 
- 어느 극단적인 예에서는 고의로 정보를 삭제하는 경우가 있었다.  
 
- 이 영문 모를 관계는 동일 종 내의 수컷과 암컷 사이 같은 각별히 좋은 예를 살펴보면 명백해진다. 많은 동물에서 두 성 모두 그들만의 지배적인 위계질서를 가지고 있지만, 동성애는 오직 한 성에서만 일어난다. 예를 들어 늑대의 동성애는 수컷에서는 일어나고 암컷에서는 일어나지 않는다. 점박이하이에나의 동성애는 암컷에서는 일어나지만 수컷에서는 일어나지 않는다. 당연한 결과로 어떤 종에서는 오직 하나의 성만이 안정된 지배적 위계질서를 보여주지만 동성애는 수컷과 암컷 모두에서 일어나기도 한다. 예를 들어 다람쥐원숭이에서 암컷 상호작용은 지배나 서열 체계에 따라 일관성 있게 형성되지 않지만 동성애 마운팅과 성기 과시는 암수 모두에서 일어난다. 병코돌고래에서도 안정적인 지배적 위계질서는(일단 존재한다면) 암컷들 사이에서 더 두드러지지만 동성애 활동은 두 성 모두에서 일어난다. 동성애 마운팅은 때로 다른 종의 동물들 사이에서 일어난다. 종을 넘어선 지배 관계는 문서로 보고되어 있지만(예를 들어 조류에서) 대다수의 동성애 활동에서 서로 다른 종의 참여동물들 사이의 위계질서 관계는 잘 확립되어 있지 않다. 그렇다면 확실히 지배는 주어진 종에서 동성애의 발생에 관여하는 유일한 요인이 될 수 없다. 
 
- 더구나 지배적인 위계질서가 분명한 동물에서도 같은 성 마운팅은 흔히 개체의 서열과 상관관계가 없으며 "지배 개체가 언제나 예외 없이 하위 개체를 마운트한다"라는 이상적인 시나리오를 거의 따르지 않는다. 많은 종에서 하위 동물이 지배 동물을 자주 마운팅하기 때문에 계급과 마운팅하는 행동 사이에는 아무런 상관관계가 없다. 예를 들어 히말라야원숭이에서는 수컷 사이의 36%가 지배 개체에 대한 하위 개체의 마운트이고, 모든 일본원숭이 암컷 동성애 마운팅의 42%는 위계질서를 '거슬러 against' 일어나며, 침팬지 수컷 사이 마운팅의 43%도 이와 마찬가지다. 
 
- 때로 지배라는 단어 자체는 단순히 '동성애 마운팅'을 위한 코드가 되어, 마침내 시작하며 가져야 할 최소한의 의미를 잃을 때까지 주문처럼 반복되기도 했다. '지배' 해석은 같은 성 마운팅이 실제로 얼마나 명백하게 성적인지와 관계없이 적용되었다. 암컷 히말라야원숭이 사이의 오르가슴을 위한 직접적인 클리토리스 자극이 있는 상호작용이나 기린의 완전한 항문 삽입과 사정 그리고 암컷 나무타기캥거루 사이나 수컷 보넷원숭이 사이의 비교적 '기능적'인 마운트까지도 한 번쯤은 모두 비성적인 '지배' 기반의 활동으로 분류된 적이 있었다. 비록 많은 과학자가 지배 해석에 반대하는 기록을 남기기도 했지만(이를 통해 이 분석 체계의 아성에 도전했다) 여러 연구들은 지배 기반의 분석과 모순되는 정보는 때로 성가시게 여겨 무시하거나 생략하였다. 예를 들어 큰뿔양의 지배에 대한 여러 보고서에서, 같은 성 간의 마운팅과 구애 활동(특정한 공격적인 상호작용뿐만 아니라)은 빈번하게 '지배 개체'처럼 행동하는 '하위 개체'와 관련이 있다는 이유로, 다시 말해 지배 기반의 위계질서와 일치하지 않았기 때문에 통계 계산에서 의도적으로 배제되었다. 한 과학자는 심지어 검정짧은꼬리원숭이에서 같은 성 마운팅의 일부 사례에 대해 그 행동이 지배 시스템을 반영하지 못했다거나 다른 '유용한 useful' 특성을 전혀 나타내지 못했다는 이유로 '기능 장애 dysfunctional'로 분류하기도 했다.  

- 이것은 단지 과학자들만 관련된 문제이거나 단순하게 난해한 학문적 해석의 문제로 끝나지 않는다.  
 
- 상당수의 동물학자는 같은 성 간의 구애, 교미, 짝결합이 실제로 '성적'이거나 '동성애' 활동이라는 사실을 기꺼이 인정하고 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는 이러한 활동이 어떤 식으로든 '변칙적'이거나 '일탈적'이라는 개념을 전제한 다음 이러한 행동에 대한 대체 설명을 제안한다. 궁극적으로, '설명'을 찾으려는 대부분의 시도는 완전히 실패했거나 근본적으로 잘못 판단한 것이었다. 이 장에서 우리는 동물 동성애를 둘러싼 과학적이고 대중적인 담론에서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네 가지 '설명'을 탐구할 것이다. 동성애는 이성애의 모방이라는 설명, 이성애가 불가능할 때의 '대체' 활동이라는 설명, '실수'라는 설명, 병적인 상태라는 설명이 그것이다. 이러한 설명은 과학적 근거자료 내에 널리 퍼져 있을 뿐만 아니라 동물 동성애를 둘러싼 대중적인 신화의 일부를 형성하기 때문에 짚고 넘어가야 한다. 이러한 각각의 아이디어나 분석은 사실 부정확하거나 설사 관련이 있다고 해도 부분적으로만 관련이 있다. 

 - 의미심장하게도, 이러한 각각의 설명은 인간의 동성애에 대한 '원인' 또는 ‘이유’로 이미 여러 번 제안된 적이 있으며 마찬가지로 대개 거짓인 것으로 드러났다. 사실 동물에 대한 이러한 여러 설명에 사용하는 언어와 논리는 1940년대와 1950년대의 인간 동성애에 대한 정신병리학적 분석에서 직접 나온 것이다(이는 '비정상적인' 행동에 대한 초창기의 편견적 태도의 연속선상에서 정교하게 만든 것이다). 그 시대의 우스꽝스럽고 동성애 혐오적인 설명과 너무 비슷해서, 만일 한쪽에는 동물이라는 단어를 쓰고 다른 한쪽에는 인간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지 않았다면 설명을 완전히 서로 바꿔도 될 정도였다. 인간과 동물의 동성애에 대한 태도 사이의 아주 매끄러운 이 연속성은 다음 두 가지의 '관찰'로 예를 들 수 있으며, 각각은 동성애를 이성애의 역할 놀이 모방의 한 형태로 축소해 버린다. 
 
- 동일한 개체에서 발생하긴 하지만 시간에 따라 분리되며, '가성 이성애' 해석에 부합하지 않는 방식으로 발생한다. 그동안 전형적으로, '진정한' 동성애 동물은 반대쪽 성 행동 패턴에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실제 이성애 관계를 할 수 없다고 여겨졌다. (예를 들어 수컷 파트너와 관계하며 '암컷 역할'을 했던 수컷은 암컷 파트너와 관계하며 '수컷 역할'을 할 수 없다고 간주한다.) 그러나 반대쪽 성 파트너와 성공적으로 짝짓기를 하고 번식한 양성애 동물은 흔히 동성애 상호작용 중에 '성별에 맞지 않는' 역할을 수행하기도 하고, 엄격하게 이성애적인 동물이 이성애 상호작용 중에 '성별에 맞지 않는' 역할을 수행할 수도 있다. 이는 동성애와 이성애 '역할' 사이에 필수적인 연결은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 한 연구는 붉은큰뿔사슴에서 가능한 한 거의 모든 조합을 밝혀냈다. 동성애 활동에 전혀 참여하지 않는 붉은큰뿔사슴 암컷 중 일부가 이성애 마운트를 역전시켜 '수컷' 역할을 하기도 하고, 이성애 활동을 하지 않는 다른 암컷들이 동성애 상호작용에서 '암컷' 역할을 맡기도 한다(또는 두 가지 역할을 모두 동등하게 취하기도 한다). 가장 이성애적인 행동을 보인 한 암컷이 동성애 상호작용 동안에는 '마운터'만 맡기도 하고(즉 그 암컷은 동성애 맥락에서의 '암컷' 역할을 하지 않았다), 동성애 상호작용에서 '수컷' 역할을 가장 많이 한 암컷이 이성애 상호작용에서는 '암컷' 역할만 수행하기도 했다. 더욱이, 신경과학자인 윌리엄 번 .William Byne이 지적했듯이, '가성 이성애' 해석의 논리를 따르다 보면 각각의 동물들이 (수컷이 마운트를 당하고 암컷이 마운팅을 하는) 반대쪽 성의 마운팅 행동을 보여주기 때문에 역전된 이성애 마운트를 수행하는 각각의 동물을 '동성애자'로 간주해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이 경우 우리는 같은 성 마운팅에서 일부 참여자('성별 전형적인' 역할을 하는 개체)가 '이성애' 행동을 하는 것이 되고, 반대쪽 성 마운팅에서 때로 참여자('성별에 맞지 않는' 역할을 하는 개체)가 '동성애' 행동을 할 수 있다는 터무니없는 결과를 가지게 된다.
(리뷰자 주 : 즉 스스로를 반대 성별로 인식한 상태에서 '동성애' 행위를 할 때, 관찰자가 보기에는 정상적인 '이성애' 행위처럼 보인다는 것을 역설적으로 설명했다. 같은 성결합과 다른 성결합 중 어느 쪽이 '동성애'인지 확인할 수 없다는 말이다.)
 
- 동성애 대부분의 예가 반대쪽 성 모방이나 '가성 이성애' 행동에서 기인한다고 볼 수 없듯이, 진정한 트랜스젠더나 성적인 모방의 여러 예도 동성애와 관련이 없는 경우가 많다. 북방자카나 northern jacanas, 극제비갈매기 arctic terns, 오징어, 수많은 파충류와 곤충 같은 종에서 동물들은 같은 성의 동물에게 동성애 활동을 유도하지 않으면서도 다양한 맥락에서 반대쪽 성 구성원의 행동을 모방한다. 사실 그러한 반대쪽 성 간의 모방이나 행동적인 성도착은 이성애적인 구애, 짝짓기 또는 상호작용과 관련이 있는 경우가 더 많다. 예를 들어 자카나 수컷은 암컷에게 성적인 행동을 요구하려고 암컷의 교미 자세를 규칙적으로 취하지만 이것이 다른 수컷에게 동성애적 성향을 유발하지는 않는다. 암컷의 음식을 애걸하는 몸짓을 이용하는 수컷 극제비갈매기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 이는 동성애가 전혀 보고되지 않은 이러한 종들에게만 해당하는 것은 아니다. 어떤 동일한 종에서 동성애와 '가성 이성애' 행동(또는 트랜스젠더)은 흔히 서로 아무런 관계없이 공존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푸른되새 수컷은 다른 공격적인 수컷과 맞닥뜨렸을 때 공격을 막기 위해 암컷의 성적인 유혹 자세를 취하기도 하지만 이것이 상대 수컷에게 동성애 마운팅을 유발하지는 않는다. 또 이 종의 비非번식 수컷은 다른 수컷의 영역을 침범할 때 흔히 암컷처럼 행동하지만 이것이 상대 수컷으로 하여금 구애를 시작하도록 유발하지는 않는다. 푸른되새에서 성적인 추적은 암컷 짝과 행해질 뿐만 아니라 수컷들 사이에서도 발생하지만 반대쪽 성모방과는 무관한 맥락에서는 일어난다.
 
- 동성애, 트랜스젠더 및 성별의 역할이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상호작용하는 예는 산양의 '암컷 같은 femalelike' 수컷과 관련이 있다. 큰뿔양과가는뿔산양에서 다른 수컷에게 마운팅을 당하는 것은 전형적인 '수컷'의 활동이다. 1장에서 설명했듯이 대부분의 수컷은 1년 내내 동성애 마운트에 참여하지만 암컷은 발정이 난 연중 이틀 정도를 제외하고는 수컷이 마운트하는 것을 거부한다. 결과적으로 트랜스젠더 수컷, 가령(대부분의 다른 수컷과는 달리) 1년 내내 암컷과 어울리고 다른 암컷의 행동 특성을 보이는 수컷은 전형적으로 다른 수컷이 마운트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는다. 다시 말해서 동성애 활동은 이 종에서 '암컷다운 faminine' 수컷이 아니라 '수컷다운 masculine' 수컷의 특징이다. 더구나 같은 성 마운팅은 이러한 동물의 사회조직에서 우선권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이성애 활동이 실제로 동성애 상호작용을 본떠서 이루어지지 그 반대는 아니다. 이때 발정이 난 암컷은 수컷의 성적인 흥미를 유발하기 위해 수컷 동성애자들의 구애 패턴을 모방한다. 이것은 '가성 이성애' 패턴의 정반대에 해당하는 놀라운 예다.
 
- 이해에 진전이 있으려면, 과학자들과 비과학자들 모두 이러한 인간 해방운동 안에서 현재 표현되고 있는 성별과 성적 취향에 대한 일종의 다면적인 관점을 습득할 필요가 있다.
 
- 가장 널리 퍼져 있는 동물 동성애 신화 중 하나는 그것이 언제나 반대쪽 성 구성원의 부족으로 인해 일어난다는 것이다. 이는 전형적으로 개체군에 왜곡된 성비(암컷보다 수컷이 더 많거나 그 반대일 때)가 있을 때, 성별에 따라 분리될 때, 잠재적인 짝짓기 상대에 대한 적대감이나 무관심이 있을 때, 반대쪽 성 파트너의 이용이 불가능할 때 등에 기인한다. 이러한 믿음은 비과학자들 사이에 널리 퍼져 있고, 생물학자들이 동물에서 동성애 행동의 발생에 대해 내놓는 가장 흔한 '설명'이기도 하다. 예를 들어 동물학자들은 65종 이상의 포유류와 조류에서 이성애적인 교미가 '불가능'한 것이 원인이 되어 같은 성 활동이 생긴다고 주장한다. 때로 이것은 야생에서나 포획된 개체군에서 한 성이 다른 성보다 우세한 탓으로돌려진다. 예를 들어 호주혹부리오리와 북미갈매기에서 레즈비언 쌍의 형성은 아마도 과도한 수의 암컷에 의해 발생한다고 여겨졌다(호주혹부리오리 개체군의 65%가 암컷이고, 북미갈매기의 55%가 암컷이다). 

- 불균형한 성비를 가진 개체군에서 발생하는 혹고니의 동성애 쌍은 '불우한 생물들이 번식하고자 하는 자연스러운 충동을 충족하기 위해 향하는 길의 예'라고 불린다. 어떤 경우 동성애 행동은 다양한 요인을 따라 이성애 행동의 '대체'나 '전가轉嫁, redirected' 된 이성애로 분류한다. 예를 들어 (산양, 병코돌고래나 범고래) 개체는 다른(흔히 상위 서열) 동물이나 전체 사회조직에 의해 이성과의 짝짓기(또는 다른 방식으로 접근하기)가 '막혀 있다 prevented'고 주장한다. 아니면 이성애적 접근이 거절당하거나 무관심에 부딪힐 때 동성애에 의존하는 것이라고 제시한다(예를 들어 흰손긴팔원숭이, 서인도제도매너티, 아시아코끼리). 심지어 몇몇 사례에서 과학자들은 암컷이 (레즈비언의 '원인'에 대한 널리 퍼진 고정관념의 한 형태인) 수컷 파트너로부터 충분한 관심을 받지 못했기 때문에 서로에게 의지하는 것이라고도 제안한다.  
   
- 이와 같은 '설명'에서 추론하는 순서는 호기심을 자극한다. 왜냐하면 반대쪽 성이 적절히 공급되지 않는다면 동성애가 필연적으로 뒤따르리라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이것은 사실 동성애적 충동의 상대적 강도에 대해 의도치 않은 주장이거나, 그에 따라 이성애의 강점이 상대적으로 약하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그러한 요인들이 균형을 깨뜨릴 수 있다면 이성애의 강점은 정말로 미미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문제 외에도, 우리가 부족가설 shortage hypothesis이라고 부를 반대쪽 성의 이용 불가능성은 기본적인 사실과도 부합하지 않는다. 
  
- 부족가설은 동물들이 반대쪽 성 파트너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을 때도 같은 성 활동을 하는 수많은 예로 인해 동물 동성애에 대한 보편적인 설명이 될 수 없다. 과학자들은 오랑우탄, 일본원숭이, 몽땅꼬리원숭이, 히말라야원숭이, 바다갈매기, 붉은부리갈매기, 임금펭귄, 갈라 등 40여 종에서 개체들이 반대쪽 성 파트너를 무시하고 대신 같은 성 파트너를 더 찾거나, 이성애 활동과 거의 비슷한 정도로 동성애 활동을 한다는 기록을 남겼다(동시적인 양성애에 관한 논의에서 이미 언급된 바와 같이 반대쪽 성 파트너에게 접근할 수 있는 경우에도). 사실 놀랍게도 많은 종에서 동성애 활동은 이성애 활동과 확실히 상관관계가 있다. 즉 동물들이 반대쪽 성 파트너에게 접근하며 이성 동물이 더 자주 보일수록 같은 성 간의 상호작용은 실제로 증가한다. 이것은 만약 동성애가 이성애적인 짝짓기의 기회가 부족해서 생긴 것일 때 예상할 수 있는 것과 정반대의 모습이다.

- 예를 들어 사로잡힌 수컷 병코돌고래들 사이의 동성애 활동은 암컷들을 수조에서 다른 곳으로 옮기자 실제로 감소했고, 수컷들 사이의 공격적인 상호작용은 증가했다. 반대로 한 연구에서 암컷 다람쥐원숭이들은 같은 성 무리에 있을 때는 사실상 동성애 활동을 하지 않았지만 수컷들이 무리에 들어오자 동성애 마운팅과 (이성애적 행동과 함께) 다른 활동을 상당한 비율로 수행했다. 이 종에 대한 또 다른 연구는 이성애 파트너들의 관심을 가장 많이 받는 암컷들이 동성애도 역시 가장 많이 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보노보, 몽땅꼬리원숭이, 사바나(노란)개코원숭이, 서인도제도매너티에서 같은 성 활동은 흔히 반대쪽 성 활동에 의해 자극되며(그 반대로도 그렇다), 그 결과 하나의 활동시간에 여러 참가자 사이의 이성애와 동성애 만남이 모두 포함될 수 있다. 서부쇠물닭의 동성애 마운팅은 가장 많은 횟수의 이성애 활동을 하는 번식 집단에서 가장 널리 퍼져 있고, 또 바다오리에서 동성애 마운팅은 문란한 이성애 마운트의 빈도가 증가하면서 더 흔해진다(아이러니하게도 후자는 가용한 암컷의 감소로 인해 발생할 수 있다). 집단베짜기새나 보넷원숭이와 같은 일부 종에서는 이성애 교미에 가장 많이 참여하는 개체가 동성애 교미에도 가장 많이 참여할 수 있다. 반대로 이성애적으로 가장 활동적이지 않은 동물은 흔히 동성애적으로도 가장 활동적이지 않다. 예를 들어 목도리도요에서 일반적으로 암컷과 짝짓기를 하지 않는 수컷 계층은 동성애 짝짓기에 거의 참여하지 못했다. 일본원숭이에 관한 한 연구에서는 다른 암컷과 성관계를 하지 않은 유일한 암컷은 수컷과도 성관계를 하지 못했다. 제비, 레이산알바트로스, 왜가리와 같은 많은 종에서 같은 성 간의 마운팅은 주로 번식하는 개체들(즉 이미 이성애 짝이 있는 개체) 사이에서 발생 ...

- 동성애 활동은 두 연령대에서 모두 일어난다. 따라서 동성애 활동은 두 연령대 모두에서 암컷에 대한 접근성의 부족 때문에 일어나는 것이 될 수 없다. 수컷이 남아도는 많은 오리 종은 암컷을 강간하려는 수컷으로 가득 차 있지만 대부분 그러한 수컷은 이미 암컷과 짝을 이루고 있다. 이성애 파트너에게 접근하지 않는, 짝이 없는 수컷은 암컷과의 강제적인 교미에도 거의 관여하지 않는다(동성애 행동이 해당 종에서 발생하는지 여부와 관계없이).
 
- 반대쪽 성 파트너가 없는 상황에서 시작된 같은 성 활동도(소위 '상황에 따른 동성애 situational homosexuality'라고 불린다) 흔히 놀라운 유지 기간과 내구성을 보여준다. 이성애 짝을 구할 수 있게 되면 '취약'해지거나 해체되기 쉽다는 고정관념과는 거의 맞지 않는다. 포획된 동물이 반대쪽 성 파트너를 전혀 만날 수 없는 상황에서 성적으로 유대 관계를 맺은 경우 나중에 그들을 이성애로 '전환시키려고' 시도하면 저항한다. 이들이 처음에는 동성애를 '상황에 따라' 시작했어도 나중 같은 성 짝에 대한 장기적인 '선호'를 보일 수 있다. 예를 들어 한 쌍의 수컷 흰이마아마존앵무새들은 암컷이 없기 때문에 동성애적 유대감이 형성되었음에도 암컷 새의 접근을 강력히 거부했다. 또한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수컷이 없는 상태에서 서로 성적으로 관계를 맺은 두 마리의 암컷 긴귀고슴도치는 그들을 분리한 이후 최대 2년 반 동안이나 이성애적으로 짝짓기 하는 것을 거부했다. 수컷 참수리와 암컷 가면올빼미의 같은 성 짝 유대 관계는 공동육아를 성공하기에 충분했고(어떠한 이성애 짝과도 같이 살지 않은 채), 어떤 경우에는 나중 반대쪽 성 파트너를 데려와도 새들이 무시하기도 했다. 동성애 유대 관계를 가진 수컷 히말라야원숭이, 필리핀원숭이, 병코돌고래, 치타, 붉은부리갈매기는 반대쪽 성 파트너의 관심에 저항했고, 서로 떨어지게 만들면 분명히 괴로워했고 다시 만나게 하면 금방 관계를 재형성했다. 흔히 수컷 파트너와 재회하면 애정과 흥분의 가시적인 징후를 보일 정도였다. 이것은 수컷 청둥오리를 함께 키웠을 때도 해당하는데 이 수컷 청둥오리들은 동성애 짝 형성이 평생 지속하는 그들의 '지향 orientation'이 되었다. 그들은 반대쪽 성과 짝짓기가 가능할 때도 동반자 수컷을 일관되게 찾았으며, 암컷의 끈질긴 제안에도 불구하고 해마다 자신들의 동성애 유대 관계를 유지했다(또는 한 파트너가 죽으면 다른 수컷과 관계를 다시 형성했다). 
 
- 동성애에 대한 부족 shortage 설명을 지지하는 모든 과학자 중에서 어느 누구도 동성애를 일관되게 '유도'할 중요한 성비 sex ratio나, 혹은 어느 개체가 동성애에 '의지'하는 것을 막기 위해 필요한 반대쪽 성 구성원수의 결정적인 역치를 명시한 적이 없다. 한쪽 성에 5%의 잉여만 있어도 저울이 한쪽으로 기울게 될까? 명백히 무리의 55%를 암컷이 차지하는 북미갈매기 개체군이 동성애 짝짓기를 일으키는 '원인'이 될 만큼 충분히 왜곡되어 있다는 주장이 있긴 하다. 그러나 회색기러기와 같은 다른 종에서 수컷의 5% 초과는 동성애 짝짓기를 '촉진'하기에 충분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사실 한 종(또는 개체군)에서 동성애를 유발하는 비율이 다른 종에서는 전혀 그러한 영향을 미치지 않기 때문에, 심지어 엄청난 '잉여'가 있는 경우에도(말하자면 한쪽 성이 80% 이상을 차지해도) 단 하나의 결정적인 성비가 정해질 가능성은 매우 작다. 좀 더 광범위하게는 성비가 실제로 종의 짝짓기 습관과 사회체계를 결정한다는 부족 가설의 기본 가정은 이미 다른 유형의 짝짓기 행동에서 맞지 않는 것으로 밝혀졌다. 과학자들은 현재 모집단에서 이용할 수 있는 수컷이나 암컷의 수와 이들의 짝짓기 체계가 취하는 형태 (예를 들어 일부일처제와 반대되는 일부다처제) 사이에 명확한 일방적 인과관계가 없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다. 
 
- 안타깝게도 이 설명은 같은 성 활동의 '원인'에 대한 최종적인 과학적 진술로 계속 제공되고 있다. 이것은 동물 행동의 실제적인 풍요로움에 해를 끼칠 뿐만 아니라 진정한 복잡성이 이제 막 이해되기 시작한 현상에 대해 추가적인 조사를 하지 못하게 한다. 
 
- 동물 동성애의 발생에 대해 놀랍도록 흔한 과학적 설명 중 하나는 이것이 단순히 동물 측에서 수컷과 암컷을 '적절하게' 구별하지 못했기 때문이거나 그렇지 않으면 '무분별한' 짝짓기 충동 때문이라는 것이다(즉 성별 간에 인식된 모든 차이는 무시된다). 이러한 설명은 곤충과 양서류 같은 일부 '하등' 동물을 설명할 때 흔히 나타난다. 이 동물들에서 실제로 동성애 개체와 이성애 개체 사이에 임의적인 짝짓기가 있다는 증거는 제한적이다. 그러나 이러한 유형의 '무분별한' 짝짓기 또는 잘못된 성 식별 설명은 55종 이상의 포유류와 조류를 포함한 고등 동물에서도 제안되었다. 이 경우 대부분 성체 수컷과 암컷이 표면적으로 서로 닮았거나(예를 들어 삼색제비), 청소년 수컷이 성체 암컷을 닮았다고 가정한다(예를 들어 인도영양, 극락조). 
 
- 이 설명의 요지는 동물들이 동성애를 할 때 그들은 단지 '실수'를 한다는 것이다. 즉 이성애 짝짓기를 하려 했지만 성별 간의 신체적 유사성 때문에 파트너의 성별을 잘못 식별했다는 것이다. 사실 동성애 상호작용은 몇몇 종에서 명시적으로 '실수 mistakes' 또는 ‘오류 errors'로 불린다.다른 수컷 바위새를 마운트하는 수컷 바위새들은 실제로 '혼란'에 빠져 '갈팡질팡'하는 것으로 묘사되었다. 또 서로 마운트를 하는 수컷 기린들의 '성적인 일탈 행동'은 그들의 '혼란 상태의 반사반응 muddled reflexes'에 기인한다고 하고, 검은부리까치는 같은 성을 가진 새들과 '엉뚱한 방향'의 구애 활동을 할 때 '혼란에 빠진' 것으로 특징지어진다. 한 과학자는 심지어 산양의 같은 성 구애는 이 동물이 수컷과 암컷을 적절히 구별할 수 있었다면 절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흔히 한 종에 동성애가 존재한다는 것은 동물들이 수컷과 암컷을 구별할 수 없다는 '증거'로 받아들여진다. "많은 섭금류 waders는 관찰자뿐만 아니라 새 자신도 때로 성별을 구별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수컷이 다른 수컷과 교미하려고 시도했다는 기록이 계속 전해지고 있다." 이와 같은 순환논리는 터무니가 없다. 왜냐하면 대개 성별의 오인이 해당 종에 만연하다는 것을 나타내기 위한 추가적인 증거를 전혀 제공하지 않기 때문이다. 반대로 과학자들은 노란눈펭귄 yellow-eyed penguins과 같은 종에서 동성애가 없다는 것과 은빛논병아리와 붉은얼굴모란앵무에서 동성애가 드물다는 사실을 이러한 종의 성별 인식에 '문제'가 없다는 증거로 제시하고 있다.
 
- 분명히 성별 오인 sex misrecognition은 동물 동성애의 광범위한 '원인'이 될 수 없다. 같은 성 구애와 교미 및 짝짓기는 수컷과 암컷이 서로 매우 다르게 보이는 수많은 종, 예를 들어 여러 영장류와 유제류 그리고 타조, 산쑥들꿩, 검은엉덩이화염등딱따구리, 스코틀랜드솔잣새 같은 다양한 조류에서 일어난다. 반대로 동성애는 수컷과 암컷을 시각적으로 구별할 수 없는 많은 동물에게서 발견되지 않는다. 
 
- 마찬가지로 우리가 구별할 수 없는 몇몇 나비 종의 수컷과 암컷은 자외선으로 보면 근본적으로 다른 모습을 가지고 있다. 음감과 시간 영역을 보면, 거문고새의 성대모사에 대한 테이프 녹음을 분석한 결과 그 새의 시간에 대한 인식이 인간보다 10배 더 길 수 있다는 사실과 이로 인해 거문고새가 다섯 마리 다른 새들의 울음소리를 동시에 흉내 낼 수 있는 놀라운 능력을 갖추게 되었다는 것이 밝혀졌다. 그렇다면 동물들은 사람의 눈이나 귀로는 알 수 없고 인간의 측정 기구로만 구별할 수 있는 외모의 차이나 다른 미세한 감각 신호를 인지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 동물이 우리에게는 똑같이 보이는 수컷과 암컷을 구별할 수 있다는 추가적인 증거는 '구별할 수 없는' 성별을 가진 종에서 동성애와 양성애가 다른 빈도로 생긴다는 사실이다. 동물들은 흔히 한쪽 또는 다른 쪽 성을 가진 개체들과 우선적으로 구애나 짝짓기를 하거나 유대를 형성한다. 예를 들어 수컷 흰바위산양은 둘 사이의 차이를 '구별할 수' 없다고 여겨지지만 1년생 암컷 산양보다 1년생 수컷 산양에게 더 자주 구애를 한다. 사향소에서는 정반대의 시나리오가 발생한다. 즉 성체 수컷은 1년생 수컷과 암컷 모두에게 구애하지만 수컷보다는 암컷과 더 자주 상호작용을 한다. 마찬가지로 남부산캐비 성체 수컷은 청소년 암컷보다 청소년 수컷에게 더 자주 구애한다(그리고 심지어 특별한 수컷 파트너를 찾아내기도 한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남부산캐비와 근연관계인 브라질기니피그의 성체 수컷은 청소년 암컷에게만 구애하고 청소년 수컷에게는 결코 구애를하지 않는다. 이 두 종의 청소년과 암컷이 모두 구별이 불가능하다고 알려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한다. 큰뿔양에서 숫양은 다른 숫양이암컷과 얼마나 흡사한지에 정비례하여 성적으로 관심을 보인다고 주장되지만 암컷을 가장 많이 닮은 1년생 수컷은 여전히 암컷보다 훨씬 적은성적 관심을 받고 있다. 이것은 큰뿔양에서 어떤 형태의 성적 구별이 여전히 일어나고 있음을 나타낸다.  
 
- 몇몇 개체들이 트랜스젠더 동물에게 확실히 '속아서' 같은 성관계 를맺는 종에서도 상황은 이것보다 훨씬 더 복잡하다. 예를 들어 어떤 가터얼룩뱀 수컷은 암컷의 향기와 유사한 페로몬을 생산한다. 과학자들이 성전환뱀 she-males이라고 부르는 이 개체들은 암컷 뱀들이 하는 것만큼 많은 수컷 구혼자들을 끌어들인다. 성전환뱀에게 구애하는 대부분의 수컷들은 그들이 유전적 암컷과 상호작용하고 있다고 여기도록 '속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성전환뱀과 유전적 암컷은 동일하지 않다. 화학적 분석에 따르면 성전환뱀의 페로몬은 암컷의 것과 구별할 수 없는 것은 아니고, 실제로는 수컷과 암컷 페로몬의 중간에 해당한다. 선택권이 주어질 때 대부분의 비非성전환 수컷들은 유전적 암컷을 선호한다. 이는 그들이 적절한 상황에서 둘 사이를 구별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게다가 비성전환 수컷은 때로 성전환뱀을 쫓기 위해 암컷에게 구애하는 것을 포기하기도 하고, 수컷 중 20%는 선택권이 주어졌을 때 실제로 암컷보다 성전환뱀에게 구애하는 것을 선호하기도 한다. 이것은 성전환뱀과 상호작용하는 모든 개체가 전적으로 '사기행각'에 속아 그렇게 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 성전환의 페로몬이 암컷의 것과 닮았지만 그들 또한 반대쪽 성 파트너를 찾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 사실 일부 연구는 성전환뱀이 성전환을 하지 않은 수컷보다 암컷과 교미하는 데 더 성공적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실제로 성전환뱀은 일반 수컷보다 3배나 더 많은 테스토스테론을 가지고 있다). 또한 수컷 가터얼룩뱀들은 간혹 성도착  transvestism이 관계되지 않은 상황에서도 서로에게 구애를 한다. 따라서 모든 같은 성 간 상호작용이 (성전환에 의해 유도된) 잘못된 성별 구분 때문에 생긴 것은 아닐 수 있다. 개체군의 일부가 성전환을 한 다른 많은 종에서 동성애는 전혀 일어나지 않으며, 성전환한 개체들이 다시 반대쪽 성의 짝을 끌어들이는 데 어려움을 겪지 않는다. 이는 수컷 같은 견장 epaulets을 가진 암컷 붉은날개검은새 red-winged blackbirds, 수컷의 하얀 이마 부분을 가진 암컷 알락딱새, 수컷의 엉덩이와 꼬리색을 가진 암컷 작은황조롱이 lesser kestrels, 깃털이 암컷의 그것과 닮은 어린 수컷 긴꼬리마나킨 long-tailed manakins에서 나타난다. 만약 성별 오인이 동성애 짝 형성의 '원인'이었다면 성전환 개체와 반대쪽 성 간의 '혼동'이 일어나 같은 성 짝 형성이나 구애 또는 마운팅이 이러한 종들에 만연할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다. 또한 성전환 개체가 '분명히' 이성애 파트너와 닮지 않은 경우에는 반대쪽 성 구성원이 그를 피하기를 기대할 수 있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이 두 시나리오 모두 일반적으로 발생하지 않는다. 
 
- 동성애 상호작용을 잘못된 성별 확인 탓으로 돌리는 것과 관련된 또다른 문제점은 그것이 (기껏해야) 같은 성에 대한 동물의 초기 관심 정도만 설명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것은 왜 반대쪽 성으로 '착각'한 동물들이 흔히 동성애 상호작용에 기꺼이 참여하거나 심지어 시작할 수도 있는지를 설명할 수 없다. 예를 들어 개미잡이새의 동성애 쌍이 (그동안 주장된 대로) 성별을 구별하는 데 처음 실패한 결과로 수컷에게 구애했다 하더라도 그러한 쌍들은 두 수컷 모두 그들 사이의 유대 관계를 적극적으로 형성하지 않는 한 몇 년 동안 지속할 수 없었을 것이다(또는 최소한 동성애 관계에 저항하지는 않았다고 할 수 있다). 나무제비에서 동성애 짝짓기를 연구하는 과학자들이 지적했듯이, 비록 수컷이 다른 수컷을 암컷으로착각하더라도(그럴 것 같지는 않지만) 그들이 교미하는 수컷은 동성애적 접근에 저항하지 않고 심지어 적극적으로 생식기 접촉을 용이하게 한다. 특히 그들은 원치 않는 성적 접근을 막기 위해 이 종에서 새들이 사용하는 특정한 전술(일반적으로 이성애적 맥락에서 암컷들이 행하는 것)을 채택하지 않는다. 수컷 해오라기는 암수를 가리지 않고 구애할 수 있고, 그들의 수컷 파트너는 공연에 의해 성적인 자극을 받아 동성애 짝을 형성할 수도 있다. 리젠트바우어새에서 '암컷을 닮은' 청소년 수컷들은 실제로 성체 수컷에 대한 구애 과시를 시작할 수 있다(잘못된 성 식별에서의 일반적인 시나리오와 반대다). 다른 수컷의 영역을 방문하고 암컷으로 '오인'된 수컷 청다리도요는 동성애 구애 추적을 적극적으로 부추긴다. 그들은 다른 수컷들이 따라오도록 초대하는 특별한 급회전 비행 패턴 swerving flight pattern(이성애 구애 동안 암컷이 사용한다)을 사용하며 그 영역을 떠난다. 만약 그들이 동성애적 구애에 불을 붙이고 싶지 않았다면 그들은 단지 최단거리 비행 경로로 영역을 떠나거나, 추적하는 수컷의 '등 위로 뛰어넘기 leapfrogging'를 하는 것과 같이 이 종에서 암컷들이 수컷의 접근을 단념시키기 위해 사용하는 몇 가지 전략(전형적인 동성애 상호작용의 일부가 아닌 전략) 중 하나를 사용했을 것이다. 따라서 비록 잘못된 성별 인식이 같은 성을 가진 두 동물을 하나로 만드는 데 책임이 있다 하더라도, 완전한 구애나 짝짓기 에피소드 또는 수년 동안 지속하는 짝 등 이 두 동물이 흔히 상호작용을 계속하고 완전한 결말에 이르기까지 함께 남아있는 이유를 설명하는 것과는 궁극적으로 무관하다.  
 
- 야생에서 동성애를 잘 관찰하지 못하는 이유는 동물이 자유롭게 돌아다니기 때문이다. 즉 실제 그 행동이 없었다기보다는 불완전한 연구나 부적절한 관찰기술이 원인이 된다. 처음에는 같은 성 활동이 포획 동물들에게만 나타나서, 그것이 야생에서 그 종의 '정상적인' 성적 레퍼토리의 일부가 아니라고 분명히 선언했던 일이 몇 번이고 있었다. 그러나 같은 종에 대한 상세한 현장 연구를 (흔히 수십 년 후) 마침내 수행하면서 동성애는 필연적으로 발견되었다. 사실 현재 일부 종의 야생에서 밝혀진 동성애 활동이 너무 만연하고 일상적이어서 과학자들은 포획 상태에서 이 동물들의 같은 성 활동에 대한 과거의 평가를 완전히 수정해야 했다. 예를 들어 병코돌고래에서 동성애 행동을 하는 수컷 쌍들은 원래 수족관에서 관찰되었고, 이는 암컷은 없이 수컷만 함께 있어서 생긴 '일탈적인' 결과로 여겨졌다. 40여 년 후 이 종에 관한 상세한 추적 연구와 개체학적 연구를 통해 수컷 쌍과 성별에 따른 분리가 야생에서 이 종의 사회조직 특징임이 밝혀졌다. 
 
- 과학자들의 완전한 반전의 또 다른 예는 고릴라에 관한 것이다. 이 종에 관한 초기 연구는 야생 고릴라에서는 동성애가 발견되지 않았다고 보고했다. 그러다가 30년 후 아프리카의 산간 숲에서 수컷과 암컷 모두에서 광범위한 동성 활동이 기록되었다. 1996년이 되자 생물학자들과 사육사들은 모든 고릴라 수컷 집단에서 동성애가 '인위적인 포획에 의한 산물'이 아니라는 것을 공공연하게 인정했고 심지어 동물원에서 종의 자연적인 사회 패턴에 근접하게 만들려고 그러한 집단의 형성을 장려하기까지 했다. 
 
- 다른 여러 현장 연구의 예에서도 동성애에 관한 초기 포획 상태의 관찰(그리고 동성애의 '인위성'에 대한 초기 평가의 반증)을 확인하는 발견이 있었다. 1935년, 콘라트 로렌츠는 암컷 갈까마귀의 같은 성 쌍의 구성은 "자연조건에서는 일어나지 않는 것 같다"라고 주장했다. 그 뒤 조류학자들이 야생 갈까마귀에서 동성애 짝 형성의 발생을 확인한 것은 40년이 넘게 지난 뒤였다. 포획 상태 수컷 코끼리들 사이의 같은 성 활동은1892년 과학 문헌에 처음 보고되었고 '일탈'과 '왜곡'으로 특징지어졌다. 거의 75년 후 야생 코끼리들 사이에서 비슷하고 더 광범위한 동성애 상호작용이 기록되었다. 1997년 동물학자들은 야생 검정짧은꼬리원숭이에서 같은 성 활동에 대한 첫 번째 설명을 제시했고 마침내 30년 전에 수행했던 포획 상태 관찰에 대한 결론을 내릴 수 있게 되었다. 1990년 이전에는 이 종에 대한 상세한 현장 연구가 수행되지 않았기 때문에 동성애 활동에 관한 이전의 모든 보고는 포획 상태의 관찰에 기초했고, 일부 과학자들은 야생 검정짧은꼬리원숭이에서 같은 성 활동이 발견되지 않으리라 추측했었다. 우리는 이제 이 예측이 틀렸다는 것을 안다.  
 
- 동물 동성애에 대한 호르몬이나 다른 생리학적 '해명'을 뒷받침하는 증거는 없지만 반대되는 증거는 상당수가 있다. 동성애 서부갈매기와 북미갈매기 암컷에 대한 포괄적이고 엄격한 내분비학적 분석과 생식선의 측정은 동성애와 이성애 쌍의 새들 사이에 같은 성 짝 형성을 설명할 수 있는 유의미한 호르몬 또는 해부학적 차이가 없다는 것을 결론적으로 보여준다. 특히 연구자들은 동성애 쌍의 암컷들이 호르몬적으로 '수컷화'되지 않다는 것을 발견했다. 즉 그들은 이성애 쌍의 암컷들보다 남성호르몬(안드로겐) 수치가 높지 않았다. 오히려 동성애 암컷은 이성애 암컷보다 호르몬 수치상 더 '암컷적'이기도 했다. 일부 레즈비언 갈매기들이 실제로 둥지를 틀고 알을 품는 행동과 연관된 여성 호르몬인 프로게스테론 수치가 훨씬 더 높게 나왔던 것이다. 마찬가지로 다양한 영장류 종에 대한 연구는 호르몬 수치와 동성애 활동 사이의 상관관계를 보여주지 못했다. 
 
- 과학자들은 다른 종에서도 대다수의 개체에서 '비정상적인' 호르몬 프로파일이 발견되지만 동성애 활동과는 관련이 없다는 것을 밝혀냈다. 점박이하이에나 암컷은 일반적으로 수컷보다 특정 '남성' 호르몬(안드로겐의 일종)의 수치가 더 높지만 실제 같은 성 마운팅에 참여하는 경우는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 이 개체가 '정상적으로 기능하는 난소' 없이도 살아남을수 있었고 심지어 번성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비슷하게 벨벳뿔들은 광범위한 지리적 영역에서 적어도 1910~1920년대 전에 보고되었다. 이것은 벨벳뿔 집단이 자연 사슴 개체군의 오래되고 규칙적인 특징임을 다시 한번 나타낸다. 비록 벨벳뿔 개체는 때로 다른 사슴들에 의해 '추방’당하지만 그들은 독특한 행동 패턴을 가진 뚜렷한 '공동체'에서 사는 자기들만의 사회조직을 발달시켰다.
 
- 또한 아이러니한 것은 번식을 하지 않는다는 바로 그 이유로 비번식 동물(성전환 개체를 포함해서)이 때로 번식하는 개체보다 더 건강하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벨벳뿔 흰꼬리사슴은 발정기의 극심한 육체적인 혹독함을 겪지 않기 때문에 번식하는 수컷보다 일반적으로 훨씬 더 좋은 신체 조건을 가지고 있다. 발정은 흔히 심각한 체중 감소를 야기하고 심지어 어린 숫사슴에서 성장을 방해할 수도 있어서다. 마찬가지로 큰뿔양 숫양의 번식 사망률은 비번식 수컷의 사망률보다 거의 6배가 더 높다. 따라서 번식에 참여하는 것은 개체의 생존과 성공에 자산이 아니라 부담이 될 수 있다. 
 
- 성전환을 격렬하게 병리적인 문제로 삼는 것은 동물의 성적性的 및 성별 표현이 변환된 '원인'을 둘러싼 전체 논의를 요약하고 있다. 즉 동성애나 성별 혼합과 같은 현상을 성적 및 성별 연속체를 따라 중간에 해당하거나 예상할 수 있는 변화로 보지 않고 설명이 필요한 비정상 또는 예외적인 조건으로 보는 것이다. 이러한 인식의 근원에는 동성애와 성전환이 번식으로 이어지지 않기 때문에 기능을 하지 못하는 행동이나 조건이라는 생각이 깔려 있다. 다음 장에서는 동물의 왕국에서 생식의 역할과 동성애, 양성애, 트랜스젠더 그리고 이성애와의 복잡한 상호 관계에 대해 더 자세히 알아보겠다. 우리가 동물들이 번식과 비번식 생활을 구조화하는 놀라운 방법을 이해하게 되면 번식의 의미에 관한 가장 근본적인 가정 중 일부를 수정해야 한다.  
 
- 여러 인간 사회에서 동성애자나 성전환자들은 부족 전체나 특정 가족의 이익을 위해 무당이나 스승, 보호자 기능 같은 특별한 역할을 수행한다. 많은 생물학자가 동물의 동성애가 비슷한 방식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고 제안했다. 한 가지 제안은 동성애 동물이 스스로는 번식하지 않지만 친척의 자손을 양육하는 데 '도우미 helpers' 역할을 함으로써 자신의 유전자가 전해지는 데 간접적으로 기여한다는 것이다. 또 다른 아이디어는 동성애가 번식과 관계가 없기 때문에 한 종의 개체수 증가를 조절하기 위한 자기조절 기전 self-regulating mechanism으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이 두 이론 모두 상당한 논란을 불러일으켰지만 이 이론들을 뒷받침하거나 반박할 구체적인 증거는 거의 나오지 않았다. 동물 종의 자료로 직접 확인해 볼 수 있겠지만 이러한 제안 중 어느 것도 동물에서 평가되지 않았다. 아마 이전에는 인간이 아닌 동물의 동성애에 대한 포괄적이고 상세한 조사가 불가능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일단 행동과 사회조직의 관련 측면을 고려하게 되면 이 가설 중 어느 것도 맞지 않다는 것이 아주 명백해진다. 
 
- 이러한 제안에는 동성애에 관여하는 동물들이 번식을 하지 않는다는 가정이 깔려 있다. 하지만 이것은 명백히 잘못된 것이다. 앞 장에서 보았듯이 양성애는 동물의 왕국에 널리 퍼져 있다. 동성애가 일어나는 포유류와 조류 종의 절반 이상에서 적어도 일부 개체들은 같은 성 간 또는 반대쪽 성 간 상호작용에 모두 관여한다. 게다가 동성애에 참여하는 동물의 실제 번식도 65종 이상에서 확인됐다. 여기에는 이성애 짝을 이루어 새끼를 기르지만 외부에서 동성애 상호작용을 하는 동물(청다리도요, 쇠백로, 나무제비, 회색머리집단베짜기새)이 포함된다. 또한 한 부모로서 동성애를 하는 동물(일본원숭이, 하누만랑구르, 북방물개)도 있고, 양성애 트리오나 사인조(검둥고니, 회색기러기, 검은머리물떼새, 갈까마귀)로 새끼를 기르기도 하고, 외부에서 이성애 짝짓기를 한 결과로 얻은 새끼를 같은 성 쌍이 기르는 동물(북미갈매기, 서부 갈매기)도 있고, 임신 중에 동성애 활동에 참여하는 암컷 (고릴라, 몽골야생말, 비쿠냐)이나 새끼가 매달려 있는 동안 동성애를 하는 암컷(보노보)도 있다. 또한 동성애 기간 전후의 특정 시점에 번식하는 동물(오랑우탄, 붉은쥐캥거루, 에뮤, 은갈매기, 이색개미잡이새)이나 개체군에서 대부분의 번식 기회를 독점하는 개체끼리 동성애를 하는 동물(검은두건랑구르, 산얼룩말, 큰뿔양, 목도리도요, 서부쇠물닭)도 있고, 자기 자식과 근친상간 동성애 관계를 맺는 동물(흰손긴팔원숭이, 붉은여우, 리빙스턴과일박쥐, 점박이개미잡이새)도 있다. 이처럼 동물들은 동성애를 번식과 결합하기 위해 여러 가지 전략을 사용한다. 심지어 동성애를 '선호'하는 동물이나, 반대쪽 성 간의 상호작용보다 같은 성 상호작용을 더하는 동물이 더 성공적으로 새끼를 기를 수도 있다. 간단히 말해서 동성애에 참여하는 동물이 번식할 수 없고 그들의 유전자를 미래 세대에 물려줄 수 없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 물론 어떤 동물은 배타적인 동성애자여서 번식을 절대 하지 않거나(2장에서 논의했듯이), 이성애나 동성애맥락에서 성공적인 번식자가 아닐 수도 있다. 하지만 번식이 이성애 접촉만을 하는 동물에 국한된 것은 분명히 아니다.  
 
- 마찬가지로 동성애가 실제 개체수의 상당한 감소를 초래했다면 동성애가 심각한 개체수 감소를 겪는 종, 즉 멸종위기종의 동물들 사이에서 불균형적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다. 하지만 현재 멸종위기에 처한(멸종위기종, 위기종, 취약종을 포함해서) 것으로 분류되는 2,203마리의 포유류와 조류 중에서 동성애는 겨우 2% 이상에 불과하다. 게다가 다른 종과 비교하면 동성애의 분포는 멸종위기에 관한 것과는 분명히 아무런 관련이 없다. 
 
- 동물들은 동성애보다 훨씬 더 능률적이고 효과적인 전략으로 개체수를 완벽하게 '조절'할 수 있다. 밀도와 성장률을 줄이기 위한 다양한 기전이 기록되었는데 여기에는 이주, 출산 억제, 생식력 감소, 성숙 지연 또는 발달 지연, 새끼 살해, 동족 잡아먹기 등이 포함된다(포식자와 같은 개체군 규모에 대한 '외부적인' 억제는 말할 것도 없다). 요약하자면 동성애는 개체수 증가를 조절하는 방법으로도 유용하지 않고, 번식하지 않는 '도우미'가 양육하는 동물을 돕는 기전으로서도 각각의 가족에 유용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 동성애의 진화적 가치를 주장하는 과학자들은 명백한 역설에 직면한다. 만약 동성애가 가치 있는 특성이라면 동성애는 유전적 근거를 가져야 한다. 하지만 어떻게 직접적으로 생식으로 이어지지 않는 유전자가 한 세대에서 다음 세대로 계속 전해질 수 있을까? 아마도 누군가는 잠정적인 동성애 유전자가 저절로 작용하는 것이 아니라 번식을 촉진하는 다른 유전자와 함께 작용하기 때문일 것이라고 제안할 수 있다. 흔히 겸상적혈구빈혈증과 말라리아 저항성의 유전이 이와 유사하다고 인용된다. 한 부모로부터 겸상적혈구 유전자를 받고 다른 부모로부터 정규 헤모글로빈 유전자를 받은 사람은 말라리아에 내성이 있다. 두 개의 겸상적혈구 유전자를 받은 사람은 겸상적혈구 빈혈에 굴복하지만, 두 개의 정규 헤모글로빈 유전자를 받은 사람들은 말라리아에 굴복할 가능성이 더 높다. 따라서 스스로 잠재적으로 개인의 생식 능력을 감소시킬 수 있는 유전자들은 서로 결합할 때 유익하기 때문에 계속 전달된다. 과학자들은 동성애도 마찬가지일 수 있다고 제안했다. 즉 한 개인이 동성애를 하도록 만드는 어떤 유전자가 있고, 한 개인이 이성애를 하도록 만드는 다른 유전자가 있다고 가정하자. 두 개의 동성애 유전자를 받은 사람(각 부모로부터 한 개씩)은 전적으로 동성애자일 것이다. 또 두 개의 이성애 유전자를 받은 사람은 오로지 이성애만 할 것이다. 반면에 각각 하나씩을 받은 사람은 양성애자일 것이다. 만약 한 개의 동성애 유전자와 한 개의 이성애 유전자를 가진 사람들이 어떻게든 더 잘 번식한다면 동성애 유전자는 이점을 줄 것이고 계속해서 전해질 것이다. 비록 때로 생식하지 않는 사람들(각 부모로부터 동성애 유전자를 받은 사람들)을 낳겠지만 말이다. 
 
- 언뜻 직관적으로 보기에도 이 가설은 틀려 보인다. 관련된 유전적인 기전에 상관없이 양성애자들은 왜 생식 능력이 우수하거나 생식에 이득을 가져야 하는 것일까? 누군가는 그 반대로 두 개의 이성애 유전자를 가진 사람들(말하자면 '두 배로' 이성애적이거나 배타적인 이성애자)이 양성애자보다 더 성공적인 번식자가 될 것으로 기대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가설은 놀랍게도 다른 설명에서도 여전히 수수께끼로 남아 있는 동물 동성애의 여러 측면과 잘 들어맞는다. 무엇보다도 이전에 언급한 바와 같이 양성애는 동물의 왕국에 널리 퍼져 있다. 동성애의 진화적 가치에 대한 다른 이론들과는 달리, 이 가설은 동성애 활동에 참여하는 많은 개체가 이성애 행동에 관여할 수 있고 따라서 유전자를 복제하고 물려줄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한다. 게다가 개체군 내의 양성애 발생률은 흔히 매우 높다. 예를 들어 보노보, 일본원숭이, 병코돌고래, 산양, 기린, 코브와 같은 많은 동물에서 사실상 종의 모든 구성원들은 같은 성 및 반대쪽 성 간의 상호작용에 모두 참여한다(동시에 또는 생애의 여러 시점에). 또다시 이 가설은 그러한 상황이 존재할 수 있다고 예측한다. 왜냐하면 이것이 모집단에서 양성애의 극대화를 주장하기 때문이다. 즉 양성애자들이 더 성공적인 번식자라면 그들은 인구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경향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 심지어 더 놀라운 것은 몇몇 종에서 양성애 동물들이 실제 번식, 이성애 교미 그리고 반대쪽 성별의 관심 끌기에 이성애자들보다 훨씬 더 성공적인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우리가 이미 논의한 바와 같이 암컷과 임시로 관계를 맺어 새끼를 낳은 다음 그 새끼들을 자기들끼리 양육할 수 있는 수컷 검둥고니 한 쌍은 일반적으로 이성애 쌍보다 더 성공적인 부모가 된다. 부분적으로 이것은 그러한 같은 성 쌍이 수컷-암컷 쌍보다 더 공격적이기 때문에 성공적으로 백조를 키우는 데 필수적인 더 크고 더 나은 품질의 영역을 획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두 수컷 모두 알을 품는 데 기여해서 유리하지만 이성애 쌍에서는 수컷이 알을 품는 의무를 덜 하기 때문일 수도 있다. 3년 동안 진행된 한 연구에서 수컷 쌍은 80%가 성공적인 부모가 된 것으로 밝혀졌는데 반면 이성애 쌍은 약 30%만이 성공적으로 자손을 키웠다(성공하지 못한 부모란 알둥지를 버린 경우나, 포식자나 다른 위험으로 알을 잃었거나, 새끼가 죽은 경우다). 동성애 쌍들은 연구 개체군에서 모든 번식 쌍이나 관계의 13%만을 차지했음에도 불구하고 성공한 모든 부모의 1/4을 차지했다. 
 
- 또한 동성애 활동에 참여하는 동물들은 때로 반대쪽 성 구성원을 끌어들이는 데 더 성공적이거나 이성애 교미에 더 자주 참여한다. 예를 들어 수컷 파트너와 함께 구애 영역에서 과시하고 상대를 마운트 하는 수컷 목도리도요들은 혼자 과시하는 수컷보다 더 자주 짝짓기를 할 암컷들을 끌어들인다. 회색기러기 수컷 쌍이나 다른 동성애 관계 또한 우월한 힘과 용기 그리고 무리에서의 높은 지위 때문에 때로 반대쪽 성에게 매력적이다. 이 종의 암컷은 수거위 쌍과 관계를 맺고 양성애 트리오를 형성해 수컷들 중 한 마리 또는 두 마리 모두와 짝짓기를 한 다음 함께 새끼를 기르기도 한다. 서부쇠물닭에서는 수컷 간에 동성애 상호작용이 일어나는 번식 집단이 바로 가장 강도 높은 이성애 교미 활동이 일어나는 집단이기도 하다. 성체 수컷의 과시 영역을 가장 많이 방문하는 청소년 기아나바위새 수컷은 동성애적 구애와 마운팅이 발생하는 동안 어린 나이에 자신의 영역을 차지하기도 한다. 이성애적 짝짓기 기회에 일찍 접근할 수 있기 때문에 이것은 번식에 대한 '유리한 출발 headstart'이 될 수 있다. 마찬가지로 암컷 검은머리물떼새 양성애(이성애뿐만 아니라) 트리오들은 이후 몇 년 동안 자신의 번식 영역을 가지는 것과 이성애자 짝을 얻는데 유리할 수 있다. 

- 또한 많은 연구들은 이성애적으로 가장 활동적인 동물들이 때로 가장 활발한 동성애자라는 것을 보여주었다. 
 
- ... 수컷은 이성애와 동성애 만남 모두에 공통으로 관여하지만 주변형 수컷은 같은 성이나 반대쪽 성 활동에 거의 참여하지 않는 비번식자다. 이것은 동성애가 이(혹은 다른) 종에서 유전적 근거가 부족하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그보다는 동성애에 유전적 요소가 있든 없든 상관없이, 동성애를 표현하는 것에 비유전적 요인이 중요함(심지어 우월함)을 보여준다. 수컷 목도리도요는 성적인 활동을 전혀 하지 않으면서 자신의 성생활을 주변형으로 시작한 후 상주형 신분으로 전환하여 수컷과 암컷 모두와 교미하거나 암컷과만 교미하거나 수컷과만 교미할 수 있다. 그는 심지어 나중에 주변형으로 돌아가 다시 한번 무성애자가 될 수도 있고 상주형으로 지내면서 같은 성 활동을 하지 않을 수도 있다. 애초에 상주형이 되지 않을 수도 있다. 다른 수컷들은 동성애 활동을 하거나 하지 않은 채 상주형이나 위성형으로 평생을 살지만 모든 경우에 성별 표현은 자기 유전자에서 스스로 발견하는 만큼의 사회적, 행동적 맥락에 달려있다. 이것은 유전자 프로그래밍이나 동성애에 대한 선천적인 성향이 존재하지 않거나 중요하지 않다고 말하는 것이 아니다. 단지 여러 다른 요소들도 관련되어 있다는 것이다.

- 이는 우리가 동물과 사람의 동성애 유전학에 대해 알고 있는 것과 일치한다. 유전적 요소에 관한 직접적인 증거가 축적되고 있다. 예를 들어 몇몇 종의 곤충에서 과학자들은 최근 동성애에 대한 유전자 표지를 분리했다(인간 동성애의 유전적 연관성에 관해서도 상응하는 연구 결과가 있다). "하지만 사회적, 행동적, 개인적 요소들이 적어도 유전적 요소들만큼 중요하다는 것 또한 분명하다". 이는 특히 복잡한 형태의 사회조직과 매우 유연한 행동 상호작용을 하는 포유류와 같은 '고등 동물'에서 더욱 확실하다. 동성애의 표현은 흔히 다른 사회적 맥락, 연령대, 활동, 개인들, 심지어 인구와 지리적 영역을 따라 매우 다양하다. 우리는 또한 2장에서 동성애 (그리고 다른 성적) 활동이 많은 종, 특히 영장류에서 '문화적', 사회적 그리고 학습된 차원을 갖는다고 간주할 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다는 것을 보았다. 궁극적으로 실제 동성애 '유전자'가 있는지 혹은 그것이 '우수한' 양성애 번식 패턴의 일부인지는 상대적으로 중요하지 않다. 동성애가 분명히 유전적인 요소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해도(그런 듯하다), 동성애는 항상 동물의 생태 사회 환경의 전체성을 포함하는 훨씬 큰 그림의 한 부분으로 남을 것이다. 
 
- 만일 동성애가 생식 능력을 향상하게 만들거나 개체수 조절장치로 작용하거나 도우미 체계로 작용하거나 하는 것이 아니라면, 그것은 진화적으로 어떻게 '유용한' 것일까? 많은 과학자가 동성애 행동이 직간접적으로 이성애 활동과 양육에 기여할 수 있는 다른 방법들을 제안했다. 이 섹션에서 우리는 동성애가 이성애 교미를 실습하는 것이라는 설, 반대쪽 성 파트너를 끌어들이는 방법이라는 설, 경쟁 상대의 이성애 교미 기회를 줄이기 위한 경쟁의 한 형태라는 설, 그리고 더 억지스러운 다른 '설명' 등 몇몇 제안을 살펴볼 것이다.
 
- 같은 성 활동은 흔히 젊은 동물들이 이성 간의 구애나 짝짓기를 실습 practice 혹은 '리허설'하는 것이라거나, 개체가 미래의 번식 성공을 향상시킬 성적인 '경험'을 얻는 방법이라고 주장된다. 동성애가 이런 '서비스'를 제공할 수도 있지만 이것이 주요 기능일 가능성은 작다.    

- 동성애에 대한 '실습' 해석의 적용에는 묘한 성별 편견이 존재한다. 압도적인 대다수의 경우 오직 수컷 동물만이 그러한 리허설을 필요로 한다고 보는 것이다. 복잡한 구애 행위가 종의 수컷에 의해서만 이루어진다면 아마도 이 제안을 이해할 수 있겠지만, 왜 암컷은 같은 성 행동을 함으로써 아무도 성적 행동을 '연습'할 필요가 없는 것일까? 많은 동물, 특히 영장류에서 암컷은 흔히 성적인 활동을 개시하거나 성적인 상호작용의 일부로서 특정한 자세나 체위 또는 동작을 하면서 이성애 교미에 적극적으로 참여한다. 대부분의 조류 종에서 암컷의 협력과 적극적인 참여 없이는 이성애 교미가 불가능하다. 대부분의 수컷 새들은 페니스를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짝짓기는 암컷이 생식기 접촉을 허용하는 등의 자세를 통해 적극적으로 상호작용을 용이하게 할 때만 일어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종들 중 어느 종에서도 암컷이 동성애 교미를 통해 이성애 교미를 '실습'한다고 제안되지 않았다. 이는 암컷에게 연습이 필요하지 않거나 레즈비언 활동이 이러한 '기능'에 도움이 되지 못했기 때문이 아니라, 많은 과학자가 여전히 암컷을 본질적으로 성적인 활동의 수동적인 참여자로 간주하기 때문이다. 이것은 생물학에서의 성차별적 태도뿐만 아니라 이 설명의 진짜 '용도'를 매우 잘 드러낸다. 실습 설명은 잠재적으로 관련된 모든 사례에 체계적이고 신중하게 적용되지 않는다. 즉 그저 대부분의 다른 '설명'이 실패한 경우에 동성애 활동을 깎아내리거나 뭉개는 편리한 도구에 불과한 경우가 많다.
 
- 두 여자가 함께 성관계하는 것을 보고 흥분하는 것과 레즈비언 성애가 이성애자들이 소비하는 포르노로 포장되어 흔히 폄하되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것을 근거로 레즈비언들이 이성애 남성을 자극하기 위해 섹스를 한다고 결론짓는 것은 우스꽝스러울 것이다. 그렇지만 이것이 바로 동물의 동성애 행동에 일상적으로 적용되고 있는 환원주의적 사고 유형이다. 또한 이러한 설명은 수컷 동물들 사이의 동성애 행동을 암컷에게 자극을 주는 것으로는 사실상 절대 묘사하지 않는다는 것도 여실히 드러낸다.  
 
- 동성애가 그저 번식 행동의 한 형태일 뿐이라는 널리 퍼진 생각은 조류의 같은 성 짝짓기에서 가장 잘 찾아볼 수 있다. 그러한 관계의 '기능'은 암컷들이 수컷 짝을 얻을 수 없을 때 성공적으로 새끼를 기를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흔히 주장한다. 동성애 쌍이 반대쪽 성 구성원을 이용하지 못하는 것에서 비롯된다는 이 설명의 초기 전제는 부정확하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먼저 조류들은 보통 육아를 하기 위해 특별히 같은 성 쌍을 형성하지 않는다. 동성애 쌍이 결코 새끼를 기르려 하지 않는 종도 같은 성 양육이 일어나는 종만큼 흔하다. 암컷 쌍이 알을 낳는 종에서도 실제 유정란의 비율은 보통 낮으며, 이는 암컷이 수컷과 짝짓기를 하지 않았거나 새끼를 키우려 하지 않는다는 것을 나타낸다. 유정란의 비율은 세가락갈매기가 거의 0%, 서부갈매기 0~15%, 재갈매기 4~30%, 은갈매기 33%, 북미갈매기 몇몇 개체군이 8%로 기록되었다. 또한 알둥지가 전부 무정란인 암컷 쌍들이 혹고니, 장다리물떼새, 붉은제비갈매기, 푸른박새, 붉은등때까치, 모란앵무 등에서 보고되었다. 수컷 파트너를 잃은 암컷 갈까마귀는 가끔 비번식 암컷과 짝을 짓는다. 그러나 이러한 관계는 그 과부 새가 어린 새끼를 가진 것과 무관하게 발생하므로, 그 암컷이 단지 자녀 양육에 도움을 받기 위한 목적으로 같은 성관계를 형성하는 것이 아님을 보여준다.   
 
- 그 결과 양성애자 트리오 부모는 이성애 검은머리물떼새보다 알을 적게 부화하고 훨씬 적은 새끼만 가지게 된다. 반면 양성애 트리오의 암컷 갈까마귀들은 그들의 평균초월 알둥지를 함께 품는다. 하지만 두 암컷은 서로 유대감이 있기 때문에 그들의 수컷 파트너가 와서 교대해 주면 둘 다 둥지를 떠나게 되고, 그 수컷은 알을 모두 덮어 따뜻하게 유지할 수가 없게 된다. 비슷한 효과가 쇠검은머리흰죽지에서 발생할 수 있다. 대부분의 암컷 공동부모들은 공동둥지에 대해 주목할 만한 협력 방어를 한다. 하지만 일부 짝들은 포식자가 접근하는 위험에 직면하여 일시적으로 새끼를 버리며 함께 날아가는 것이 관찰되었다. 동성애 쌍을 이룬 캐나다기러기 암컷은 때로 인접한 둥지 사이에 알을 굴리는 과정에서 많은 알을 깨뜨린다. 그렇다면 분명히 성공적인 양육이나 더 나아가서 종의 번식이나 '영속화'라는 것은 같은 성 쌍 결합에 숨어 있는 이야기의 전부가 될 수 없다.
 
- 동성애의 진화적인 '기능'을 결정하려는 시도는 때로 훨씬 더 모호하고 믿기 어려운 '설명'으로 이어졌고, 이 모든 것은 (예상대로) 이성애 번식을 중심으로 돌아간다. 예를 들어 일부 과학자들은 동성애가 생식 '경쟁’의 한 형태라고 제안했다. 암컷은 다른 암컷과 섹스를 해서(또는 짝을 이루어서) 파트너의 시간을 독점하여 상대가 이성애적인 짝짓기를 하는 것을 막고, 수컷은 경쟁자의 성적인 욕구를 줄이거나 다른 방향으로 향하게 하려고 서로 마운팅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많은 종에서 동성애 상호작용은 마운터가 아닌 마운트가 된 동물이 활발하게 시작하고, 참여하는 동물들은 흔히 서로 경쟁하기보다는 친근한 관계를 가진다.  
 
- ... 중인 커플을 위협하거나 물리적으로 공격하는 행위, 각각의 파트너를 끌어내거나 떼어내려는 행위 등이 포함된다. 동성애 행동이 어떤 경우에 이성애 방해의 한 형태로 사용된다고 하더라도, 더 효과적이고 더 효율적인 조처를 할 수 있는데 왜 일부 종(또는 한 종에 속한 일부 개체만)만이 이처럼 상당히 이례적이고 간접적인 전략에 의존하는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설명이 필요하다.
 
- 어떤 동물학자들은 동성애 교미는 이성애 (번식) 목적으로 같은 성 파트너 사이에서 정자를 전달하거나 교환하는 방법이라고 진지하게 제안했다. 예를 들어 한 조류학자는 수컷 새가 동성애 교미 동안 다른 수컷의 생식관에 정자를 넣어서 상대 수컷으로 하여금 이성애 교미 동안 암컷에게 전달하게 하여 간접적으로 정자를 수정시킬 것이라고 제안했다. 이 설명은 거의 있을 법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사실 여러 종에서 부정확하다. 동성애 교미는 번식기가 아닐 때나 암컷의 수정이 불가능한 시기에도 흔히 일어난다. 게다가 수컷 새는 흔히 다른 수컷 새에게 동성애 마운트를 요청하거나 적극적으로 동성애 상호작용을 촉진하는데 이는 만약 그 행동이 '수정 경쟁 insemination rivalry'의 한 형태라면 일어나서는 안 되는 모습이다. 수컷 새들은 스트레스를 받을 때 자주 배변을 한다(새들은 모든 배설과 성적인 기능에 동일한 구멍을 사용한다). 따라서 만약 같은 성 활동이 합의되지 않았다면 수컷은 경쟁 수컷이 그곳에 저장해 놓았을지도 모르는 생식관의 모든 정자를 쉽게 비울 수 있을 것이다. 

- 더 터무니없는 것은 이 '설명'이 정자가 직접 관련되지 않은 서부쇠물닭의 레즈비언 짝짓기에 대해서도 제안되었다는 점이다. 그 주장은 암컷 새들이 이전의 이성애 교미에서 얻은 사정의 전달을 위해 서로 짝짓기를 한다는 것이다. 서부쇠물닭 암컷들이 이런 짓을 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동물학자들은 그들이 서로 '임신'시키기 위해서 그런 것이 아니라 친자관계를 모호하게 하려고 그런 것이라고 제안했다. 즉 누가 실제 아비인지에 대해 여러 수컷을 혼란스럽게 만들어서 더 많은 수컷이 자기 새끼들을 돌보도록 '속임수'를 쓴다는 것이다. 그러나 다른 많은 기전이 이미 친자관계를 모호하게 하고 있고, 이 종에서 부모의 보살핌을 함께하도록 보장하고 있으므로 이 제안은 믿기가 어렵다. 이러한 보살핌 기전에는 무리의 모든 수컷과 여러 번 교미하는 암컷, 배란 시점의 가변성, 짝짓기 지키기나 교미 방해의 부재, 수컷이 부모로서 노력할 때의 '너그러움'과 '차별하지 않는' 불편부당한 경향(즉 자기가 아비인지 관계없이, 심지어 암컷과 전혀 교미를 하지 않고도 모든 병아리를 돌보는 것) 등이 포함된다. 또 다른 불확실한 추측으로는 암컷 서부쇠물닭이 그들의 성적인 주기를 '동기화'하려고 서로 교미하는 것이고, 이를 통해 알을 동시에 낳을 수 있게 한다는 것이 있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레즈비언 교미가 이런 영향을 미친다는 증거는 없다. 
 
- 동성애에 대한 이들보다 더 난해하고 억측이 가득한 설명은 상상하기가 쉽지 않다. 이러한 아이디어 중 많은 것들은 가능성이 매우 낮고 과학적으로 입증되지 않았다. 하지만 그 뿌리를 따라가 보면 실제 우리 문화에 깊이 자리 잡은 인간 동성애에 대한 오해에 도달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레즈비언의 성적인 활동이 이성애 상호작용을 통해 정자를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는 믿음은 사람들의 동성 활동에 관한 초기의 기록에서 찾을 수 있다. 12세기 아일랜드의 한 이야기가 이 주제를 활용했는데 서기 778년에 죽은 왕 니알 프래작 Niall Frassach에 관한 것이다. 

- [한 여자가 어린아이를 안고 왕에게 왔다...
"이 소년의 육친이 누구인지 제게 알려주십시오. ... 저는 지금까지 수년 동안 남자와 잠자리를 한 적이 없습니다."
왕은 그러자 침묵했다.
"다른 여자와 장난스럽게 관계를 한 적이 있느냐?"라고 그가 물었다. "그런 적이 있다면 숨기지 말거라."
"감추지 않겠습니다."라고 그녀가 말했다. "그런 적이 있습니다."
"진실은 이러하니라." 왕이 말했다. "그 여자는 얼마 전에 어떤 남자와 관계를 한 적이 있다. 그녀가 자신에게 남겨진 남자의 정액을 너랑 뒹굴 때 네 자궁 속에 집어넣었고, 그리하여 정액이 네 자궁에 들어가게 된 것이니라."]
 
- 역사학자 존 보스웰 John Boswell은 이 기이한 이야기를 논하면서, 이 책은 여성을 자신의 성적인 삶과 욕구를 가진 존재로 보기보다는 혈통의 전달자나 운반자로 보는 '선입견'을 드러낸다고 말한다. 거의 900년이 지난 지금, 같은 성 활동(또는 이 문제에 있어서는 여성)에 아무런 개선도 없는 채 거의 동일한 생각이 과학 이론을 빙자하여 암컷 동물에 관해 다시 나타났다. 존 보스웰의 논평은 역사의 '진보'에 경종을 울리는 것이다.
 
- 동성애는 일반적으로 번식과 관계가 없거나 심지어 번식에 역효과를 낳는다고 여겨진다. 이 섹션에서 우리는 이 '상식적인' 관점에 도전하는 동성애의 (유전학과) 가능한 진화적 가치에 대한 광범위한 제안을 살펴보았다. 이러한 제안들은 동성애가 해당 종의 영속화에 어느 정도 기여하는 방법에 관한 것이다. 직접적인 예를 들면 동물의 번식 능력을 향상시키거나 이성애 교미 기회를 증가시키는 방법이 있고, 간접적인 예로는 번식 동물을 '도우미' 역할로 도와주거나 개체수 조절 기전으로서 기능하는 방법이 있다. 이러한 아이디어 중 일부는 타당성이 없기도 하고, 동물 동성애의 많은 측면들은 이러한 선입견에 반하는 것이기도 하다. 그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점은 번식하는 동물들이 동성애 활동에 광범위하게 참여한다는 사실이다. 여러 종의 다른 예상치 못한 수많은 현상을 통해 우리는 이러한 제안 중 일부가 실제로 설명으로서 가치를 가질 수 있는지를 추가로 고려했다. 하지만 더 넓은 범위의 동물들 내에서의 더 깊은 패턴의 조사와 특정 사례에 대한 더 엄격한 조사는 동물들이 그렇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따라서 결국 우리는 다시 출발점으로 돌아왔다. 즉 동성애는 번식하는 개체든 아니든 간에 일반적으로 종의 번식에 기여하지 않는다. 이것은 아마도 명백한 요점이겠지만 너무나 명백하여 그 타당성에 대한 진지한 조사가 이루어지지 못했다. 그래서 우리는 다시 한번 동성애의 진화적인 '역설'에 직면하게 되었다. 왜 같은 성 활동은 '유용하지 않은' 상황에서 종과 종을 넘어, 세대와 세대를 넘어, 개체와 개체를 넘어 다시 나타나는 것일까?  
 
- 문제의 일부는 대부분의 생물학적 이론에서 '유용성' 또는 '가치'가 번식만을 지칭하는 것으로 좁게 정의된다는 것이다. 이 섹션에서 고려한 각 제안의 공통된 맥락은 동성애를 그 안에 있을 수 있는 내재적 가치의 관점에서가 아니라, 수컷과 암컷 사이의 양육이나 교미 관계에 어떻게 기여할 수 있는지의 관점에서만 바라본다는 것이다. 이것은 그러한 '진화적으로 가치 있는' 모든 설명과 함께 마지막이자 가장 중요한 문제로 우리를 이끈다. 과학자들은 흔히 동성애의 추정상의 '기능'에 대한 터무니없는 결론에 이르곤 했는데 진화론은 명백하게 '쓸모없는' 행동을 쉽게 받아들일 수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것이 짝짓기와 번식에 어떤 방식으로든 기여해야 하기 때문이다. 아마도 다시 검토될 필요가 있는 것은 바로 이 '유용성' 또는 '가치'에 대한 개념일 것이다. 인간 문화와 생물학 분야에서 인생이 이성애를 중심으로 돌아가고 궁극적으로 삶의 모든 것이 번식과 관련이 있다는 생각(때로 이성애중심주의 heterocentrism나 이성애주의 heterosexism라고 알려져 있다)은 현재 많은 면에서 도전받고 있다. 물론 번식을 통한 유전 물질의 전달이 생물학과 진화의 바로 그 근간으로 간주되기 때문에 이러한 견해는 동물들에 관한 자명한 진실로 보일 것이다.  
 
- 다른 종에서도 일반적으로 더 심한 짝짓기의 왜곡이 존재한다. 또 어떤 경우는 수컷 개체군의 일부만이 번식 영역을 설정하고 암컷에게 구애하기도 한다. 게다가 이 중에 실제로 암컷과 짝짓기에 성공하고 새끼의 아비가 되는 경우는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예를 들어 기아나바위새는 평균적으로 수컷의 1/5이 구애 영역을 가지지 못하며, 구애 영역을 가진수컷의 거의 2/3는 암컷과 짝짓기를 하지 못한다. 서열 형태의 사회조직을 가진 종에서 가장 많은 짝짓기에 참여하는 것은 전형적으로 높은 서열의 수컷들뿐이다. 다람쥐원숭이와 회색곰에서는 때로 그 반대 현상이 일어난다. 가장 높은 서열의 수컷은 더 큰 공격성 때문에 어떠한 이성애 교미도 하지 못할 수 있다. 공동번식 체계를 갖춘 많은 동물의 경우에는 각 무리에서 오직 한두 마리의 개체만 번식하고 다른 개체는 비번식개체로 남게 된다. 대부분의 비번식 개체들은 번식 개체가 새끼를 기르는 것을 돕는다. 하지만 붉은여우와 회색머리집단베짜기새 같은 몇몇 종에서 일부 비번식 개체들은 다른 구성원들의 번식 노력에 도우미로서 기여하지 않는다.
 
- 일시적인 비번식 주기가 때로 개체군 전체에서 일어나기도 한다. 예를 들어 흰뺨맹거베이 gray-cheeked mangabeys 한 무리에서 모든 암컷이 4개월 동안 생리 주기를 중단하기도 했고, 몇 년 동안 사향소 개체군에서 번식이 일어나지 않기도 했다. 다른 경우를 예를 들면 하누만랑구르, 북방물개, 산얼룩말, 붉은큰뿔사슴, 부채꼬리뇌조, 뿔호반새, 붉은날개검은새에서는 일부 개체가 생애 전체 동안 아무런 번식도 하지 않기도 했고, 북방코끼리바다표범 뿐만 아니라 일부 두더지 쥐 종에서는 개체군의 90% 이상이 평생 새끼를 낳지 않기도 했다. 홍학 떼 전체가 흔히 번식기 도중 번식을 내팽개치거나 '포기'하며, 한 번에 3~4년 정도 생식을 그만두기도 했다. 암컷 은갈매기 개체들은 번식을 하지 않고 길게는 16년을 버티기도 했다. 대부분의 동물이 1년의 번식 주기를 가지고 있지만(때로 1년에 한 번 이상 번식한다) 일부 동물들은 1년 주기가 아닌 '1년 초과 supra-annual 주기'를 가진다. 예를 들어 임금펭귄과 오스트레일리아바다사자는 16~18개월의 주기를 가지며, 코끼리와 매너티, 고래 같은 대형 포유류는 보통 몇 년에 한 번만 번식한다. 흰손긴팔원숭이의 경우 수컷과 암컷은 2년 정도에 한 번씩만 성적으로 상호작용하는 것으로 여겨진다. 샤망 암컷은 흔히 지도자의 역할을 맡는 동안 임신을 몇 년씩 건너뛰며 수컷에게 양육의 의무를 넘긴다. 

- 한 가지 흥미로운 형태의 비번식은 '번식은퇴 postreproductive' 동물과 관련이 있는데 이들은 이전에 일생 동안 번식을 했지만 지금은 번식을 하지 않고 '은퇴한' 개체들이다. 폐경이나 노년의 비번식 시기는 오랫동안 인간의 독특한 특성으로 간주되었다. 모든 동물들은 죽을 때까지 번식하거나, 그게 아니라면 더 이상 번식할 수 없게 되면 곧 죽는 것으로 여겨졌다. 2장에서 우리는 모든 행동 영역에서 인간의 고유성을 주장할 때의 함정을 보았다. 실제 번식은퇴 동물들은 현재 몇몇 영장류, 유제류, 바다표범, 고래 종, 심지어 개미잡이새와 같은 몇몇 조류에서도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한 동물들은 어떤 경우에는(예를 들어 아프리카코끼리) 해당 종의 사회적 조직에서 고립되었거나 주변을 겉돈다. 다른 경우(예를 들어 히말라야원숭이나 들쇠고래 short-finned pilot whales)에는 사회구조에 통합되어 있고 심지어 중심 역할을 맡을 수도 있다. 이 예를 들어 범고래 무리는 흔히 나이 든 번식은퇴 암컷 우두머리가 이끌기도 한다. 이 종에서 수컷은 자신의 모계 무리와 함께 하기 때문에 모든 암컷이 번식은퇴 동물이면 결국 어떤 고래 무리는 '사멸'하게 된다(심지어 번식 연령의 수컷이 존재하는 경우에도). 많은 번식은퇴 개체들은 죽기 직전까지 성적으로 활발하다. 예를 들어 폐경 상태이거나 노령인 암컷 들쇠고래, 범고래, 일본원숭이, 하누만랑구르는 흔히 이성애 (그리고 어떤 경우에는 동성애) 활동을 하는데 때로는 젊은 파트너들과 함께하기도 한다.
 
- 유대류 종에서 대부분의 수컷은 짝짓기를 한 후에 죽지만 비번식 동물들은 일반적으로 더 오래 생존한다. 번식하지 않는 수컷 부채꼬리뇌조의 기대수명은 번식하는 수컷의 기대수명을 초과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일생 동안 '번식'을 더 자주 하는 암컷 서부갈매기는 번식을 더 적게 하는 갈매기보다 생존율이 낮다. 때로는 특정한 생물학적 요인이 번식을 좌절하게 만든다. 예로는 점박이하이에나의 출산에서 질과 대비되는 클리토리스의 놀라운 모습을 들 수 있다. 이 종의 많은 암컷은 첫 임신이나 분만 중에 죽는다. 생식기 해부구조상 새끼가 클리토리스를 통해 태어나야 하므로 그것이 파열되어 흔히 어미와 태아 모두에게 여러 합병증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성병(놀랍도록 많은 동물에서 발견된다)에 걸릴 위험도 번식 활동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예를 들어 암컷 레이저빌(새의 일종)은 성병 감염의 위험이 아주 커지면 수컷과의 번식을 위한 교미를 피한다(하지만 비번식적 섹스, 즉 직접적인 생식기의 접촉이 없는 마운팅은 계속한다). 다른 여러 종의 이성애 행동 또한 성병의 잠재적 위험에 따라 줄어들 수 있다. 
 
- 결국 동물들이 번식하지 않는 단 하나의 '이유'란 없다. 번식하지 않는다는 것은 단지 동물의 삶의 한 부분일 뿐이며 여러 다른 방식으로 자신을 드러내는 것이다. 이는 우리가 성별에서 보았던 것과 같다. 이성애는 모든 범위의 행동과 삶의 역사를 구성하는 요소이지 모든 동물이 따라야 하는 단 하나의 불변하는 본보기가 아니다. 그리고 비번식은 '이성애자'가 되기 위한 수많은 방법의 하나다. 특정 개체군의 번식하지 않는 동물의 숫자나 비번식의 '원인'과 관계없이 한 가지는 확실하다. 비번식동물은 동물 생활의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특징이라는 것이다.
 
- 많은 동물에서 수컷과 암컷의 해부학적 구조는 이성 간의 상호작용에 완벽하게 들어맞지는 않아 보인다. 예를 들어 암컷 코끼리의 질 개구부는 다른 포유동물보다 훨씬 더 배의 앞쪽에 있다. 수컷의 페니스가 암컷의 생식기에 닿을 수 있는 특별한 형태와 근육을 가지고 있긴 하지만 그래도 여전히 수컷은 암컷의 항문이나 몸 밖에 사정하게 되는 경우가 흔히 있다. 게다가 암수의 생식기가 항상 '자물쇠 열쇠’처럼 조화를 이룬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 많은 종에서 성기의 구조적 '적합성 compatibility'은 완벽하지 못하다. 덧붙여 몇몇 동물학자들의 말에 따르면, 대부분의 동물에서 암컷의 내부 생식관은 '정자에 극도로 적대적인, 구부러지고 장애물이 있는 길'이다. 생식관의 구조, 화학적 구성 그리고 정자에 대한 면역 반응은 사실 대부분의 정자가 수정되는 것을 방지하고, 일부는 암컷을 감염으로부터 보호하며(정자는 결국 '이물질'일 뿐이니까), 일부는 암컷이 부성 paternity을 통제하기 위해 고안되었다. 수컷과 암컷은 다른 측면에서도 해부학적으로 양립할 수 없다. 사향소를 연구하는 생물학자들은 수컷의 짧은 다리와 두툼한 가슴 그리고 몸무게 대부분이 몸의 앞쪽 반에 쏠려 있는 체형은 마운팅을 하고 암컷이 몸을 지탱하는 데 확실히 적합하지 않다는 것을 발견했다. 연구 결과는 수컷이 암컷을 성공적으로 마운트 할 확률이 1/3도 안 된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유제류와 바다표범 같은 다른 종에서 암컷은 흔히 짝짓기 중에 수컷과의 무게 차이로 인해 넘어지거나 깔려서 심각한(심지어 치명적인) 상처를 입기도 한다.

 - 때로 수컷과 암컷 사이에는 추적과 괴롭힘 같은 명백한 적대감이 발생하는데 여기에는 실제적인 공격, 폭력, 그리고 부상도 포함된다(흔히 수컷이 암컷에게 가하지만 드물게 암컷이 수컷에게 가하기도 한다). 공격은 흔하기도 하지만 잔인하기도 하다. 예를 들어 암컷 사바나(올리브)개코원숭이는 도발을 하지 않아도 거의 매일 수컷의 공격을 받기 십상이어서 각각의 암컷은 1년에 한 번 정도 심각한 상처를 입는다. 부상은 때로 치명적이다. 또한 성적인 강요(즉 수컷이 '협조적이지 않은' 암컷을 처벌하거나 협박하는 것)와 노골적인 강간은 매우 다양한 동물들에게서 발생하며, 때로 암컷을 공격하고 강제로 교미하는 수컷들로 구성된 '패거리’가 있기도 한다. 이성 간의 강간은 특히 오리와 갈매기 같은 새들 사이에서 흔하지만 영장류(예를 들어 오랑우탄, 히말라야원숭이), 유제류(예를 들어 큰뿔양), 해양 포유류(예를 들어 참고래, 그리고 여러 바다표범 종)와 같은 포유동물에서도 발생한다. 짝을 이루는 새의 경우 보통 수컷이 자기 짝이 아닌 다른 암컷에게 교미를 시도하며 강간이 일어난다. 짝 관계 내에서의 강제적인 교미도 알려져 있는데 이러한 현상은 은갈매기, 쇠검은머리흰죽지 그리고 몇몇 다른 오리 종의 예에서 발생한다. 
  
- 동물의 왕국 전체에서 이성애 교미는 암컷들에게 위험하고 심지어 치명적인 일이 될 수 있다. 수컷 해달은 흔히 물에서 교미할 때 암컷의 코를 무는데 이에 따라 암컷은 익사하거나 치명적인 감염이 발생하기도 한다. 또 열 마리 이상의 나무개구리 woodfrogs 떼는 흔히 동일한 암컷과 짝짓기를 시도하다가 그 과정에서 때로 암컷을 죽인다. 또 여러 종의 암컷 상어들은 이성애 구애를 받는 동안 일상적으로 등을 심하게 물린다. 수컷 밍크는 짝짓기 하는 동안 암컷의 두개골과 뇌의 밑부분에 이빨로 구멍을 내기도 한다. 이러한 행위들은 이성 간의 교미가 생식적인 행동이라기보다는 얼마나 파괴적인 행동인지를 보여주는 몇 가지 예에 불과하다. 
 
- 대부분의 사람은 동물 가족을 생각할 때 어미 사슴이 새끼 사슴을 사랑스럽게 돌본다든지, 아빠 곰이 엄마와 새끼를 열심히 보호하는 장면을 떠올린다. 동물 이성애의 현실은 이런 낭만적인 시각과는 거리가 멀다. 엄마 사슴은 흔히 새끼들을 가족 집단에서 잔인하게 쫓아낸다. 아빠 곰은 가족과 관련해서는 거의 아무것도 하지 않으며, 만약 뭔가 한다 해도 새끼를 죽여서 먹는 것밖에 없다. 5장에서는 번식을 제한하고 자손을 제거함으로써 동물들이 가족을 갖는 것을 아예 피하고자 사용하는 여러 기전을 살펴보는 데서 시작해 동물 '가족생활'의 냉엄한 현실을 살펴보기로 한다. 
 
- 수정이 일어날 수 없는 시기에 간헐적으로 교미나 짝짓기를 하는 것 외에도 동물에서 몇 가지 다른 형태의 '산아 제한(즉 임신을 막는 방식)'이 발생한다. 사실 스무 개 이상의 다른 전략을 이용해 암컷들이 수정을 제한, 통제, 예방할 수 있음이 확인되었다. 동물계 전반에 걸쳐 이러한  현상이 광범위하게 발생함에 따라 한 과학자는 "교미가... 수정으로 직접적이고 필연적으로 이어지는 경우는 드물다"라고 결론을 내렸다. 갈색얼가니새 brown boobies 같은 일부 암컷 새들은 통상적인 생식기 수축이 아니라 짝짓기 중에 배변을 해서 수정을 방지한다. 여러 곤충, 조류, 포유류의 암컷 새들도 교미 후 정액을 활발하게 배출한다. 포유동물 사이에서 질 마개나 교미 마개가 여러 종에서 발견된다(때로 순결 마개 chastity plugs라고 부른다). 이 젤리 같은 차폐물은 몇몇 영장류와 돌고래뿐만 아니라 여러 다른 종류의 설치류, 박쥐, 식충 동물, 야생 돼지에서 암컷의 생식기관에 형성된다(또는 놓인다). 아직 마개의 기능이 완전히 이해되지는 않았지만 흔히 수정을 막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많은 종에서 수컷은 짝짓기 후에 암컷에게 교미 마개를 남겨서 (혹은 단순히 정액이 마개 모양으로 응고해서) 다른 수컷들이 수정을 하지 못하게 한다. 하지만 다람쥐원숭이와 일부 박쥐, 고슴도치, 주머니쥐에서는 암컷이 아마도 수컷에 의한 수정을 통제하거나 예방하려고 마개를 직접 생성하는 것으로 보인다(흔히 질 세포가 벗겨져 형성된다). 또한 암컷 다람쥐들은 때로 교미 마개(수컷이 남겨놓은 모든 정자가 들어 있다)를 완전히 제거해서 가장 최근의 짝짓기로 인한 수정을 효과적으로 막는다. 과학자들은 최근에 암컷 침팬지가 특별한 산아제한 방법을 사용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바로 유두 자극이다. 다른 많은 포유류와 마찬가지로 암컷 침팬지의 정기적인 번식주기도 새끼가 젖을 빨고 있는 동안에는 억제되거나 중단된다(수유무월경 lactational amenorrhea으로 알려져 있다). 새끼가 없는 일부 암컷은 자기 젖꼭지를 자극함으로써 이러한 생리적 효과를 효과적으로 모방할 수 있고, 실제 젖을 물리지 않더라도 임신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몇몇 경우 침팬지들은 이 기발한 '피임' 기술을 사용하여 무려 10년 동안이나 임신을 피해 왔다. 
 
- 수정 후에도 임신을 막을 수 있다(여러 설치류에서 발견되며 수정된 알이 착상하지 않는 브루스 효과 Bruce effect로 알려진 현상이다). 배아는 또한 찌르거나 옥죄어서 서로를 죽이기도 하고(가지뿔영양), 자궁 안에서 활발하게 다른 배아를 먹어 치우기도 한다(강남상어 sand sharks, 일부 도룡뇽). 또한 어미가 모든 새끼를 기르기에는 젖꼭지의 수가 너무 적기 때문에 배아를 '제거'할 수도 있고(북부주머니고양이 같은 일부 유대류), 여러 유제류의 배아는 단순히 어미에게 재흡수되기도 한다. 많은 종에서 실제로 낙태가 일어난다. 영장류(예를 들어 하누만랑구르, 돼지꼬리원숭이, 사바나개코원숭이), 해양 포유류(오스트레일리아바다사자, 기타 바다표범), 유제류(야생마, 흰꼬리사슴), 식육목(붉은여우), 설치류 및 식충동물(숲쥐, 밭쥐, 뉴트리아) 등이 이에 해당한다. 낙태는 자연히 일어날 수도 있고, 스트레스나 수컷의 괴롭힘의 결과일 수도 있으며, 낙태를 유도하는 식물을 의도적으로 섭취해서 일어날 수도 있다(영장류에서). 일반적으로 산발적이거나 고립된 발생이긴 하지만 낙태가 일부 종이나 개체군에서는 좀 더 흔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캘리포니아바다표범에서는 많은 수의 암컷들이 일상적으로 태아를 낙태한다. 매년 수백 건의 낙태가 일부 번식지에서 일어나며, 흔히 통상적인 출산 기간보다 최대 4개월 전부터 발생한다. 알을 낳는 많은 새와 다른 종은 알을 부수거나(살란 ovicide이라고도 한다), 둥지에서 알의 버리거나, 알둥지를 버리는 형태로 '낙태'에 버금가는 (즉 배아 발달의 종료에 해당하는) 행동을 한다.
 
- 태어나거나 부화한 후에도 많은 동물은 직간접적으로 새끼를 '제거'하기 위한 전략을 채택한다. 모든 주요 동물군에서 영아살해 또는 새끼를 직접 죽이는 것이 보고되었다. 이는 또한 동물의 왕국에 광범위하게 퍼진 현상으로서 흔히 새로운 번식 '기회'를 만들어 내는 것과 연관된 명백한 이성애 행동이다. 영아살해의 한 흔한 형태를 예로 들면, 수컷은 어린 새끼들을 죽인 다음 그들의 어미와 짝짓기를 해서 장차 자신의 어린 새끼들을 키우게 할 수 있다. 또 다른 유형의 영아살해의 경우 암컷은 자기 새끼나 친척 새끼를 죽인다. 예를 들어 검은꼬리프레리독 black-tailed prairie dogs에서는 모든 한 배 새끼 집단의 거의 40%가 암컷에 의한 영아살해로 피해를 입는다. 어린 동물들을 죽일 뿐만 아니라 동족끼리 잡아먹는 영아살해도 발생한다. 새끼들은 알을 품지 못하거나 제대로 돌보지 못하는 부모(예를 들어 바다제비 storm petrels, 검은머리물떼새, 임금펭귄)를 만나거나, 유기와 신체적 학대와 성폭력까지 당해서 때로 죽기도 한다(예를 들어 하누만랑구르, 북방코끼리바다표범, 북미갈매기). 많은 조류 종에서 가족의 크기는 복합적인 요인들을 통해 조절된다. 부모들은 흔히 알을 낳고 부화하는 순서를 조절하므로 어떤 새끼들(대개 가장 늦게 낳거나 부화한 알)은 일상적으로 죽게 된다. 다른 경우에는 '잉여' 또는 여분의 새끼가 '만일을 위한' 전략으로 생산되고 대개 서로 싸우다 죽게 된다(이 현상은 형제살해, 카이니즘 cainism으로 알려져 있다). 

- 일단 동물들이 가정을 이루면 수많은 다양한 양육 수단을 이용할 수 있다. 그중 극히 일부만이 어미와 아비가 '핵가족'을 구성해 자식을 돌보는 형태가 된다. 대다수의 동물에서는 단독양육이 원칙이다(또는 아비의 투자가 전혀 없다). 예를 들어 대부분의 포유류 종에서는 성별 사이에 오래 지속하는 유대감이 형성되지 않으며 암컷이 스스로 새끼를 키운다. 전형적으로 '핵가족' 양부모 이성애 가정을 이루는 조류에서도 가끔 편부모 양육이 일어난다. 많은 종에서 수컷과 암컷 쌍은 일상적으로 헤어지고 한 마리의 새가 어버이의 의무를 떠안는다. 흔히 암컷이 그 일을 맡지만 때로는 바다오리나 중부리도요 whimbrels처럼 수컷이 맡기도 한다.  
 
- 가족을 버리거나 '도주'한다(그리고 다른 가족에게 입양된다). 또한 홍부리황새와 작은황조롱이 병아리들도 때로 둥지를 버리고 이웃의 '양육 가정'으로 이동한다. 조류에서는 기타 여러 종류의 '입양'이 다른 새들이 알을 버리거나 다른 가족의 둥지에 알을 낳거나 해서 발생한다. 심지어 알 전체를 삼킨 다음 토하거나 운반하는 방법으로 다른 둥지로 옮겨서도 발생한다. 또한 몇몇 종에서는 어린 새끼들을 납치하거나 알을 훔치는 일(그에 따른 위탁 양육까지)도 일어날 수 있다. 
 
- 이성애 짝짓기 체계 또한 어지러울 정도로 다양한 형태를 보인다. 수컷과 암컷 사이의 짝결합은 일부 포유류와 대부분의 조류에서 발견된다. 하지만 대부분의 동물은 여러 다른 파트너와 짝짓기를 하거나 유대를 맺는 일부다처제 또는 난혼제 체계를 가지고 있다. 이러한 체계는 여러 명의 암컷을 가진 한 마리의 수컷 형태(일부다처제 polygyny로 가장 일반적인 형태다), 여러 마리의 수컷을 가진 한 마리의 암컷 형태(일처다부제 polyandry), 두 가지의 조합 형태(각각의 성이 여러 마리의 파트너와 교미하고 유대를 맺는 다처다부제 polygynandry), 서로 유대가 없는 복수의 파트너와 짝짓기를 하는(문란함 promiscuity) 형태를 취한다. 수컷-암컷이 쌍을 이루는 종에서도 수많은 다양한 방식이 존재한다. 이성애 짝결합은 오랫동안 짝짓기 시스템의 간단명료한 유형으로 여겨져 왔다. 이제 생물학자들은 대부분의 다른 성애 및 사회조직 측면과 마찬가지로 동물들이 짝짓기 배열에서 상당한 유연성과 다양성을 보인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다. 연노랑눈솔 willow warblers, 엘레오노라매, 해마와 같은 많은 종에서는 엄격한 일부일처제가 유지된다. 그러나 많은 다른 사례에서 수컷과 암컷 모두 적어도 일부는 '간음 infidelity'이나, 일부일처제가 아닌 짝짓기를 한다. 흔히 이러한 번식은 암컷이 수정할 수 없는 시기에 일어나기 때문에 번식과 완전히 관련이 있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쇠청다리도요사촌과 유럽가마우지에서는 거의 모든 '바람을 피우는' 교미는 암컷의 수정기가 아닐 때 발생하고, 암컷 레이저빌에서는 일부일처제가 아닌 짝짓기를 할 때 수정할 수 없어지는 시기까지 생식기 접촉을 특별히 피하기도 한다. 다른 더 복잡한 방식도 발견된다. 태즈메이니아쇠물닭 암탉과 같은 일부 종의 짝짓기 시스템은 '유전적인 일부일처제를 가진 사회적 일부다처제'로 묘사된다. 이 새들은 일부다처제 집단으로 살며, 흔히 여러 마리의 수컷들이 한 마리의 암컷과 짝짓기를 하지만 수컷 중 한 마리만 그 암컷에게서 태어난 새끼의 아비가 된다. 이것은 반대쪽 성의 새와 쌍을 형성하지만('사회적 일부일처제') 다른 파트너들과 짝짓기를 해서 새끼를 낳는('유전적 일부다처제') 새들과는 반대의 모습이다. 또한 개체가 전형적으로 짝 관계를 맺는 많은 종에서는 보통 이성애 트리오를 형성하는 개체 사이의 하위 집단이 있다. 
 
- 많은 짝 형성 체계는 아마도 '순차적인 serial 일부일처제'로 분류할 수 있을 것이다. 평생 짝 관계를 지속하는 새들 사이에서조차 이혼은 간혹 일어나고, 많은 종에서 짝은 그보다 훨씬 더 자주 헤어지고 흔히 다른 짝과 재결합을 한다. 예를 들어 검은머리물떼새에서 이혼과 재결합은 꽤 흔한 일이며, (특히 암컷에서) 어떤 개체는 평생 예닐곱 번의 연속된 짝을 형성하기도 했다. 전반적인 이혼율은 개체와 종에 따라 크게 차이가 난다.  
     
- 이혼은 자식을 낳지 못한 결과일 수도 있지만 많은 경우 일반적인 파트너의 부적합성을 포함해서 여러 요소의 복잡한 상호작용으로 발생한다. 이성애 가족 해체의 다른 유형도 발생한다. 예를 들어 점박이개미잡이새의 대가족은 수컷-암컷 쌍이 헤어지거나 조부모가 스스로 떠날 때 해체될 수 있다. 
 
- 도구를 사용한 생식기 자극(여러 영장류와 고래류에서 발견된다. 자세한 내용은 2장 참조)이 발견되기도 한다. 많은 새들이 풀, 잎, 흙무더기를 마운팅 하고 교미하며 자위를 한다. 그리고 영장류와 돌고래와 같은 일부 포유동물들도 성기를 땅이나 어느 표면에 문질러 자신을 자극한다. 상당히 특이한 형태의 간접 생식기 자극이 일부 유제류에서 발생하기도 한다. 수컷 붉은큰뿔사슴, 말코손바닥사슴, 엘크 그리고 다른 사슴 종들에서 뿔은 성적으로 흥분하게 할 수 있고 심지어 문질렀을 때 사정할 수도 있는 에로틱한 기관이다. 때로 이러한 방식으로 서로를 자극할 뿐만 아니라 이러한 종의 수컷들은 종종 식물의 덤불에 뿔을 문질러 자신을 자극하기도 한다. 
 
- 이성애 및 동성애 (특히 영장류의 경우) 교미 동안의 자위뿐만 아니라 암컷 포유류의 자위는 클리토리스를 직접적 혹은 간접적으로 자극하는 경우가 많다(이 섹션의 시작 부분에서 영장류 종인 샤망을 설명한 것처럼). 이 기관은 모든 포유류 종과 몇몇 다른 동물 그룹의 암컷에게 존재하지만 일반적으로 과학 역사 전반에 걸쳐 동일한 반응을 끌어냈다. 그것은 아득한(그리고 당황스러운) 침묵이었다. 이는 암컷 성애를 둘러싼 일반적인 침묵 때문만이 아니라 클리토리스가 종래의 생물학 이론에 심각한 도전을 제기하기 때문이다. 클리토리스의 유일한 '기능'은 성적인 쾌락으로 보이지만 동물의 쾌락에 대한 개념, 특히 암컷 오르가슴 현상과 관련된 것은 생물학자들이 받아들이기 어려운 개념이었다. 과학자들은 이 문제에 대해 놀라울 정도로 말을 아꼈고 심지어 이 현상이 원숭이에 대한 상세한 관찰과 실험 연구로 '증명'될 때까지 그들이 오르가슴을 경험할 수 있다는 것조차 믿지 않았다.   
 
- 암컷 오르가슴이 '검증'된 뒤에도 과학계에서는 암컷 오르가슴의 ‘기능'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수컷 동물이 오르가슴을 가지고 있을 때, 즉 사정할 때 이것은 일반적으로 성적 쾌락의 추구가 아니라 정자가 암컷에게 전달되도록 보장하는 '기전'으로 설명된다. 그러나 암컷 오르가슴이나 클리토리스에 대해서는 그러한 기계적 '설명'이 가능하지 않다. 가장 최근의 암컷 오르가슴 반응의 생물학적 논의는 성적 쾌락을 '명분화'가 더 이상 필요 없는 원래 가치 있는 것으로 보기보다는, 번식과 사회적 유대감을 '장려'하거나 기여할 수 있다는 면에서 그 존재를 '정당화'하려고 시도한다. 항상 그렇듯이 암컷의 성애는 (그리고 성적 쾌락은) 달리 입증되기 전까지는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추정된다. 그리고 일단 '증명'되면 그것은 본질적인 가치를 갖기보다는 '기능' 또는 ‘목적'을 필요로 한다. 생물학에서 보이는 이러한 모습은 이성애로 추정하기와 동성애 정체성의 발생에 대한 '설명' 요구하기를 놀라울 정도로 닮아 있다. 
 
- 비번식성 그리고 대안적인 이성애 현상은 우리가 동물의 행동과 성애를 바라보는 전반적인 방식에 광범위한 의미를 부여한다. 동물의 사회조직과 생물학은 오로지 번식에만 집중하지 않으며 오히려 많은 경우에 번식을 막기 위해 특별히 고안된 것처럼 보일 정도다.  
 
- 비교적 광범위한 인류학 연구를 통해 이 주제에 대한 토착적인 견해가 특히 이 지역에서 잘 문서화되었다. 이러한 문화들은 성별과 성애에 관한 원주민의 지식 체계에 대한 유용한 소개가 될 것이고, 다른 토착 문화에서 접하게 될 가능성이 있는 세계관을 대표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게다가 그러한 믿음들이 취하는 형태는 각각의 지역이 현저한 유사성을 보여준다. 동물 동성애와 트랜스젠더에 대한 원주민의 생각은 네 가지 주요 문화 형태로 암호화되어 있다. 이 네 가지는 인간 동성애 및 트랜스젠더와 관련한 토템 또는 상징적 연관성, 동물의 성적 및 성별 변동성에 관한 강력한 '교차 성별 cross-gender'의 형상이나 신성한 이야기(신화)가 나오는 특정 종의 '변이성 mutable 성별'이나 '비이중성 nondualistic 성별'에 대한 믿음, 일상적인 활동의 의례적인 역전이 동반된 '동물 동성애와 트랜스젠더의 의식적인 재현 또는 표현', '간성 intersexual 생물과 비번식성 생물'들을 장려하고 가치를 두는 동물 사육관행이 그것이다.  
 
- 대부분의 북미 원주민 부족들은 인간의 동성애와 트랜스젠더가 '두-영혼 two-spirit'(때로 버데이크 berdache로 알려져 있다) 역할을 하는 것으로 정식으로 인정하며 이를 존중한다. 이 두-영혼은 이성 또는 양성의 옷을 입고, 남성과 여성 둘 다의 (또는 주로 '반대쪽 성별’의) 활동을 하고, 같은 성의 관계를 맺음으로써 성별 범주를 혼합하는 신성한 남자 또는 여자다. 전 세계 많은 토착 문화에서 동성애자와 트랜스젠더 개인들이 흔히 하는 것처럼 두-영혼인 사람들은 종교적 기능이나 영매 기능을 수행하며(예를 들어 성별 간이나 인간과 동물 사이, 또는 영혼의 세계 사이에서), 흔히 공동체에서 무당이나 치유자 또는 중재자 역할을 수행한다. 많은 아메리카 원주민 문화에서 어떤 동물들은 상징적으로 두-영혼과 연관되어 있으며, 흔히 창조 신화나 최초의 두-영혼이나 '초자연적인' 두-영혼과 관련한 기원 전설의 형태로도 나타난다. 예를 들어 오토족은 몇몇 기원 전설에서 엘크(와피티)를 의상 도착을 하는 동물로 묘사하며 원래 두-영혼이었던 것으로 간주한다. 결과적으로 이 문화에서 두-영혼은 항상 엘크 일족의 것이다. 주니족의 창조 이야기는 어떻게 남성도 여성도 아닌, 하지만 동시에 남성도 되고 여성도 되는, 최초의 두-영혼 생물들이 신화 속의 형제자매 쌍의 12명의 자손으로 태어났는지에 관한 것이다. 이 생물 중 몇몇은 사람이었지만 한 마리는 박쥐였고 다른 한 마리는 늙은 사슴이었다.
 
- 음식의 기원을 설명하는 벨라쿨라의 누살크족 이야기 <어떻게 연어가 이 세상에 오게 되었나>에서는 첫 번째 두-영혼이 모든 동물들(큰까마귀, 가마우지, 두루미, 물수리, 매, 밍크)과 동행해서 최초의 연어를 찾는 긴 카누 여행을 떠난다. 두-영혼이 사람이 먹을 수 있는 최초의 열매를 가져오는 동안 각각의 동물들은 다른 종류의 연어를 찾는다. 이러한 신화 속의 여정은 카미아족(티파이, 남부 디구뇨)의 이야기에서도 나타나는데 이 이야기에서는 신성한 두-영혼과 그(녀)의 쌍둥이 아들들이 여러 새들의 (그중에서도 까마귀) 깃털을 머리장식에 사용한다.
 
- 마지막으로, 나바호족의 모스웨이 Mothway 기원에 관한 이야기는 베고치디라고 알려진 특별한 인물의 모험에 관한 것이다. 신성한 사기꾼이고 모습을 바꾸는 자이자 세계의 창조자이며 두-영혼인 베고치디는 금발(또는 적발)을 한 파란 눈의 신으로서 동물과 인간, 남자와 여자, 나바호족과 나바호족이 아닌 사람을 중재한다. 그(녀)는 나비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나방과 나비의 고향에서 태어난 베고치디는 나비 인간을 기르는 일을 담당하며, 흔히 수컷과 암컷 나비 모두와 자위행위를 하거나 애무한다.
 
- 다른 북미 원주민 문화에서, 동물과 트랜스젠더나 동성애의 관계는 개인의 비전 퀘스트나 두-영혼과 연결된 토템 생물체의 형태를 취한다. 예를 들어 다코타족, 라코타족, 퐁카족과 같은 다양한 수 Siouan 부족들은 들소가 나오는 (특히 자웅동체 들소나 흰색 들소 송아지가 나오는) 신성한 꿈을 꾸기도 하고, 검은꼬리사슴(노새사슴)의 형태로 나타나는 이중 여성 Double-Woman의 비전에서 남자나 여자가 두-영혼이 되기도 한다. 이때 두-영혼이 되는 수족 남자인 오마하의 소명은 부엉이에 의해 발표될 수도 있다. 치시스타스족(샤이엔족)의 천둥새와 관련된 한 비전 퀘스트에서는 어떤 사람이 콘트래리 Contrary 모임의 일원이 되는 운명에 처한다. 콘트래리는 (이성애적으로) 독신주의자이고, 검독수리나 해리스매와 같은 존재이며, 모든 것을 반대로 하고, 때로는 두-영혼의 사람들과 관계를 맺는 자들이다. 이렇게 (콘트래리와 두-영혼처럼) 성적 및 성별 변동성의 모습을 나타내는 것은 찌르레기 orioles나 풍금새 tanagers같이 주황색이나 붉은색을 띠는 조류와 상징적인 연관이 있을 수 있으며, 잠자리와도 관련이 있을 수 있다. 아라파호족 사람들은 두-영혼을 새나 포유류가 주는 초자연적인 선물이라고 믿고, 히다차족의 두-영혼은 전형적으로 의식용 복장의 일부로서 머리에 까치 깃털을 달고 다닌다. 이것은 이 문화에서 까치와 연관된 강력한 성스러운 여성들과의 관계를 상징한다. 어떤 경우에 개별적인 두-영혼 샤먼들은 특정한 동물의 힘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예를 들면 톨로와족 두-영혼 샤먼을 위한 늑대 수호자나, 스노콸미족의 두-영혼 샤먼인 헤이윅 haywič(루슛시드어 또는 푸겟 사운드 살리시어)을 위한 회색곰 수호자가 이에 해당한다. 
 
- 곰은 동성애나 트랜스젠더와 관련해서 북미 원주민 문화에서 더 큰 역할을 한다. 북미의 많은 부족을 망라해서 특히 왼손잡이 곰과 두-영혼 사이의 매력적인 연관성이 반복해서 나타난다. 수많은 캐나다 원주민에서 (예를 들어 누차널스족(누트카족), 쿠터네이족, 케레스족, 위네바고족과 같은) 곰은 강력한 성별 교차 cross-gendered 인물로 나온다. 이 부족들에서 곰은 남성성과 여성성의 요소들이 결합하고 있는 것으로 생각되며, 동시에 성별 사이와 인간과 동물 사이의 중재자로 여겨진다(이 부족에서도 역시 나타나는 인간 두-영혼의 역할과 비슷하다). 곰의 힘, 크기, 강렬함은 본질적으로 남성의 속성으로 간주된다. 하지만 곰은 흔히 이러한 문화에서 여성으로 인식되며 생물학적 성별과 관계없이 여성 대명사와 여성 용어로 언급된다. 게다가 많은 유명한 곰 이야기와 의식은 여성 곰, 특히 전지전능하고 생명을 주는 어미 곰 Bear Mother 인물에 관한 것이다(이 인물은 주로 신화적인 결혼을 하거나 성교를 하고, 인간으로 변신한다). 또한 곰과 생리 사이에는 일관된 연관성이 있다. 많은 아메리카 원주민들은 여성이 생리기간에 숲으로 들어가면 위험하다고 믿고 있는데 그 이유는 여성이 그들과 짝짓기를 하려고 하는 곰을 유혹할 것으로 여기기 때문이다. 다른 부족들은 신화적으로 곰을 생리혈과 연결시키기도 하고, 다른 관점에서는 곰이 특히 사춘기를 시작한 인간 암컷에게 강하게 끌린다고 생각한다. 
 
- 가장 주목할 만한 것은, 두 (생물학적) 성별의 곰들을 왼손잡이로 (이러한 문화에서 전통적으로 여성과 관련된 자질이다) 생각한다는 점이다. 그리고 곰 의식 Bear rites은 흔히 왼손으로 하는 활동을 요구한다. 실제로 왼손잡이 곰에 대한 믿음은 몇몇 부족에서 의식 생활의 모든 측면에 퍼져 있다. 예를 들어 밴쿠버섬의 누차널스 문화에서 곰 사냥꾼들은 곰이 왼쪽 발로 미끼를 잡으려고 내민다고 믿기 때문에 사냥감과 동일화를 위해 왼손으로 음식을 먹는다(이는 곰 사냥꾼에게만 허락된다). 현대의 누차널스 화가이자 이야기꾼인 조지 클루테시 George Clutesi가 전해준 것과 같은 신화와 이야기에서, 침스미트라는 곰은 어미가 왼쪽 발로 딸기를 따는 동안 왼쪽 발로 연어를 잡는다. 클루테시는 왼쪽 발로 연어를 때리는 곰의 그림으로 이야기 중 하나를 설명한다. 왼손잡이는 심지어 언어의 구조에도 암호화되어 있다. 즉 누차널스족은 말할 때 왼손잡이 사람이 말하고 있거나 언급되고 있음을 나타내는 특별한 접사를 단어에 추가할 수 있다. 당연히 이 '왼손잡이 일컫기'는 신화나 이야기 그리고 농담에서 곰을 지칭할 때도 전형적으로 사용한다.  

- 여러 캐나다 원주민의 신성한 설화와 신화, 특히 장난스러운 사기꾼 변신 인물이 등장하는 이야기는 동물과 동성애나 트랜스젠더 사이의 또 다른 연관성을 드러낸다. 흔한 주제는 수컷 코요테가 자주 성별을 바꾸거나 성별 특성을 섞거나 반대쪽 성별인 척하는 방법으로 수컷 산사자나 여우 또는 다른 동물과 (때로는 남자와도) 결혼하거나 성관계를 한다는 것이다. 오카나간족의 이야기 <코요테, 여우, 검은표범>에서 코요테는 암컷인 척하면서 검은표범(산사자)을 속여 결혼한다. 따라서 이 문화에서 인간 두-영혼이 나타나는 것은 코요테가 정한 것으로 간주한다. 비슷한 이야기들이 많은 다른 문화권에서도 발견된다. 실제로 아라파호족 이야기는 이 주제를 니하카(최초의 두-영혼) 이야기 속의 초자연적인 두-영혼과 섞었다. 니하카가 여자인 척하고 산사자(남성성의 상징)와 결혼한 것이다. 사기꾼 주제는 또한 많은 다른 형태를 취한다. 예를 들어, 폭스족 인디언들에게는 한 수컷 거북이가 속아서 인간 사기꾼 인물과 섹스를 하게 된다는 이야기가 전해지는데 그 사기꾼은 엘크의 비장으로 외음부를 만들고 도펀 Doe-Fawn이라는 여자로 변장한다. 위네바고족 사기꾼 남자도 엘크의 내장 기관을 사용해 여성의 일부를 만들고 나서 여우와 큰어치 등 많은 수컷 동물들과 성관계를 맺음으로써 임신을 하게 된다. 

- 두-영혼은 여전히 많은 캐나다 원주민들에게 살아 있는 전통으로, 현대 북미 원주민들의 이야기와 인생 이야기 그리고 시 속에서 동성애와 트랜스젠더를 가진 동물들과의 지속적인 연관성을 보여준다. 두-영혼인 모호크족 작가 베스 브랜트 Beth Brant는 그녀의 이야기 <코요테는 새로운 속임수를 배운다>에서 사기꾼 주제에 성별 변환을 준다. 이 이야기에서 암컷 코요테는 남장을 하여 여우를 속이고 함께 자려고 한다. 하지만이 농담은 코요테를 놀리는 것이다. 왜냐하면 여우는 속은 시늉만 하고 둘은 변장 없이 사랑을 나누기 때문이다. 윈투족인 다니엘-해리 스튜어드 Daniel-Harry Steward는 <코요테와 테호마>에서 수컷 코요테와 '연기 나는 산의 신神'인 잘생긴 남자 테호마 사이의 사랑에 관한 시적인 이기를 들려준다. 이 우화에서 테호마가 별로 바뀌게 되자 코요테는 남자 애인을 쓸쓸하게 부르게 되는데 이 신화적인 코요테 조상의 비통함 때문에 지금도 야생 코요테가 울부짖는다고 한다. 앤 캐머런 Anne Cameron이 녹음한 전통적인 누차널스 설화의 현대판 '곰의 노래'에서는 어미 곰 신화의 인간과 동물 사이의 결혼이 레즈비언으로 바뀌어서 재연된다. 젊은 여성이 (생리하는 여성은 곰의 관심을 끈다는 경고를 무시하고) 숲으로 들어가 암컷 곰의 관심을 끈다. 그들은 사랑에 빠지고 곰의 굴에서 '영원히' 함께 살게 된다. 현대의 두-영혼인 테리 타포야 Terry Tafoya(웜스프링의 스타오스족), 도일 로버트슨 Doyle Robertson, 베스 브랜트 Beth Brant에게 잠자리, 매, 독수리, 왜가리, 연어와 같은 생물들은 강력한 개인적이고 상징적인 공명을 불러일으키며, 두-영혼 작가이자 활동가인 크리스토스 Chrystos(메노미니족) 또한 새나 다른 동물 형상으로 충만해 있다. 

- 토착 문화의 사기꾼 같은 인물은 동물 동성애와 트랜스젠더의 또 다른 모습에서 중심적인 역할을 한다. 즉 성스러운 의식을 할 동안 같은 성 활동을 의례적으로 연기할 때 나타난다. 노스다코타 주의 수족의 하나인 맨던족에서는 오키파라고 알려진 멋진 종교 축제가 들소 사냥의 성공을 기원하고 우주관을 극화하기 위해 최소 5세기 동안(1800년대까지) 매년 열렸다성스러운 집단 댄스, 주문, 고대 예식 사투리 기도로 가득 찬 4일간의 의식에는 주술적인 자해 의식(입회자를 꼬치로 꿰고 잡아당기는 등의), 놀라운 육체적 인내의 위업, 사실적인 성적 형상이 등장한다. 축제 동안 들소를 대표하는 남자들이 특별한 들소춤 Bull dance을 공연한다. 그들은 들소의 머리와 가죽 전체를 덮어쓰고 들소의 움직임을 사실적으로 묘사한다. 주변에는 다양한 동물 복장을 한 댄서들과 성스러운 여성을 가장한 남성들이 둘러싼다. 이 춤은 수컷 들소와 오케히데 okehéede라고 불리는 광대 같은 인물 사이의 상징적인 동성애 활동으로 마지막 날에 절정에 달한다. 이때 오케히데(바보 같은 사람, 부엉이 또는 악의 영혼 등 다양한 이름으로 알려져 있다)는 완전히 검은색으로 칠하고 들소 꼬리와 들소 털로 장식한다. 거대한 나무 페니스를 휘두르는 오케히데는 '발정기 수컷 들소의 자세'로 수컷 들소를 뒤에서 마운팅 하여 항문성교를 모사한다. 그는 각 무용수의 동물 가죽 아래로 음경을 세워 집어넣고 심지어 들소가 사정할 때 하는 특징적인 찌르기 도약도 흉내 낸다. 맨던족은 이러한 동성애 의식이 다음 시즌에 들소의 복귀를 직접적으로 보장한다고 믿는다.
 
- 와이오밍에서 들소 한 마리가 또 다른 수컷을 마운팅 하고 있다. 많은 아메리카 원주민들은 전통적인 믿음, 의식 그리고 이(그리고 다른) 종의 성적 및 성별 변동성과 관련된 견해를 가지고 있다. 
 
- 성적 및 성별 변동성에 대한 의례적인 '공연'은 치시스타스(샤이엔)족의 마싸움 Massaum 의식과 같은 몇몇 다른 북미 원주민의 신성한 동물의례에서도 행해진다. '미친' 혹은 '콘트래리' 동물 춤(마산나 massane라는 단어의 바보 같은, 미친 또는 정상과 반대로 한다는 뜻에서 나왔다)으로도 알려진 이 2,000년 된 세계 재창조 축제는 1900년대 초반까지 매년 북부 평원에서 열렸다. 한여름 하늘의 주요 천체 사건들(동지에 세 개의 별이 일렬로 서는)과 때를 같이하여, 마싸움의 의식 주기에서 두-영혼과 '콘트래리' 무당들은 지구와 모든 생물에게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힘을 불러 모은다. 닷새 동안의 이 의식은 인간 대리인의 형태로 의식의 재현을 지휘하는 불멸의 양성 샤먼인, 예언자 모츠예프 Motseyoef에 의해 치시스타스족에게 전해진 것으로 생각된다. 마싸움의 눈에 띄는 특징은 한 쌍의 신성한 들소 뿔인데 원래 자웅동체 들소에서 가져온 것이다. 중앙 참가자 중에는 신성한 수컷과 암컷 갯과 동물들도 있는데 모두 동물 가죽 옷을 입고 그 생물의 행동을 흉내 내는 남성들로 구성되어 있다. 두 마리의 늑대(수컷 붉은(또는 노란) 늑대 한 마리와 암컷 흰색(또는 회색) 늑대 한 마리)도 있고, 암컷 키트여우 kit fox 한 마리도 있다. 이 동물들은 사냥꾼이자 사냥감 보호자이자 영혼 세계의 전령으로서 인간들에게 올바른 존경심과 기술로 사냥하는 법을 가르친다. 
 
- 마싸움은 치시스타스족 인구의 거의 1/6이 참여해서 그들 세계의 모든 다양한 생물들을 흉내 내는, 서사시적 규모의 의식적인 사냥으로 절정에 달한다. 각각의 종들은 그 동물의 독특한 방식으로 행동하는 것을 묘사한 누군가에 의해 출연한다. 마지막 날 양성의 콘트래리 샤먼들은 신성한 광대 짓을 시작하고, 거꾸로 일하며, 일반적으로 괴팍한 방식으로 행동한다. 신성한 '미친' 짓의 일부로서 특별한 미니어처 활과 화살을 거꾸로 잡고 동물을 '쏘아' 상징적으로 동물을 사냥한다. 의례적으로 각 생명체를 죽이면 그들은 즉시 그것을 되살려서 지구의 신성한 재생과 수정을 돕는다. 치시스타스족은 두-영혼과 콘트래리 샤먼이 자신과 그들의 행동 안에 원초적인 대립 요소를 모음으로써 세계의 완전한 회복의 중요한 용기가 된다고 본다. 또한 의례적인 트랜스젠더는 들소 복장을 한 샤먼이 주재하는 소녀의 사춘기 의식인 오글랄라 다코타족의 들소 의식에서도 볼 수 있다. 이 의식 동안 샤먼은 들소의 암수 모두의 특성을 결합한다. 그는 들소 수컷의 구애하는 행동을 흉내 내지만 얼굴은 암컷 들소를 상징하는 무늬로 칠해져 있고, 암컷 들소라는 단어로 지칭된다. 호피족 들소춤에서도 마찬가지로 들소를 연기한 남자들은 여성의 옷을 입고, 여성 무용수들은 남성의 의상을 입는다. 다른 신성한 의식인 푸에블로족의 카치나 kachina 의식에서도 몇몇 암컷 동물 형상들은 남자 댄서들이 흉내를 낸다. 예를 들어 호피족 여신인 탈라툼시 Talatumsi 혹은 여명의 여인 Dawn woman은 수컷 큰뿔양의 어머니인데 암컷 산양으로 분장한 남자가 묘사한다. 호피족 의식의 외설스러운 카치나 광대들은 때로 들소와의 성관계를 흉내 내는데 한 남자가 당나귀인 척하면 다른 남자가 뒤에서 그를 마운트 한다. 주니족에서 동물 수태를 관장하는 여신인 챠크웨나 Chakwena도 (토끼와 다른 사냥감 동물의 어머니) 남성이 흉내를 낸다. 토끼의 피가 다리에 떨어지는 형태의 의식적인 월경과 4일간의 출산 의식 연기는 여성의 생식력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또한 동물의 탄생 의식도 윈투족 두-영혼의 샤먼과 관련이 있다. 예를 들어 어떤 샤먼 남자는 생리 기간을 경험하고 뱀 한 쌍을 낳았다고 믿었다. 

- 북미 원주민의 의례와 성적 및 성별의 다양성에 대한 믿음은 때로 동물 사육의 영역으로 확대된다. 이러한 예는 나바호족에서 볼 수 있다. 훌륭한 양치기와 염소치기를 갖춘 이 남서부 부족은 수세기에 걸쳐 가축을 돌보는 정교한 동물 관리 기술을 개발해 왔다. 그들의 실용적인 지식은 나바호족의 인식에 의해서도 알 수 있는데 그들은 모든 생물체의 성별과 성적인 가변성을 존중한다. 전통적으로 자웅동체인 양과 염소는 다른 동물의 생식력을 높이고 번영을 가져다준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양 떼의 필수적이고 소중한 구성원으로 여겨졌다. 이러한 이유로 절대 죽이지 않았으며, 그들의 존재는 몇 가지 의식행위에 의해 더욱 장려되었다.  
 
- 일부는 성체 때 잠시 밝은 색의 깃털을 발달시켜 수컷 새가 되었다가, 늙으면 다시 암컷으로 돌아간다고 믿는다. 비민쿠스쿠스족 또한 극락조의 몇몇 종이 삶 동안 다양한 성별 전환을 겪는다고 믿지만 그 순서는 반대다. 즉 깃털이 밝게 난 개체는 암컷으로 간주하고, 칙칙한 깃털이 난 개체는 수컷으로 간주한다. 비슷한 방식으로 쏙독새 nightjar의 한 종에 성별의 일일 변화가 있다고 믿는다. 이 야행성 새들이 낮에는 수컷이든지 암컷이든지 하지만 밤에는 수컷과 암컷 모두가 된다고 여긴다. 베다미니족, 오나바루족, 비민쿠스쿠스족에서도 성변환에 대한 비슷한 생각이 붉은야자나무바구미 sago beetles와 그 유충에 대해 나타난다. 
 
- 아마도 동물에서 성별이 모호하거나 모순되는 것에 대한 믿음의 가장 특이한 예는 화식조일 것이다. 뉴기니와 오스트레일리아 북부에 사는 화식조는 날지 못하는 커다란 타조처럼 생겼는데 많은 뉴기니인은 이들을 양성兩性이거나 성별이 혼합된 생물로 간주한다. 화식조는 흔히 뉴기니문화에서 중요한 신화적 지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러한 문화에서 화식조는 전통적으로 남성적이라고 여겨지는 힘, 대담성, 흉포함 같은 여러 신체적 특성이 있다. 즉 강력한 다리와 발, 면도날 같은 날카로운 발톱(사람에게 심각한 치명상을 입힐 수 있다)이 있다. 또한 공룡을 닮은 뼈로 된 헬멧 혹은 '투구 casque'(정글을 통과할 때 사용한다)가 있으며, 날개 깃털 대신 위험할 정도로 날카로운 가시 깃털을 가지고 있다. 게다가 굉음('전쟁 트럼펫 같은 소리'로 묘사되는)을 내고, 늘어진 목 주위 피부는 밝은 파란색과 빨간색이며, 당당한 체격(키는 1.5미터 이상, 일부 종에서는 45킬로그램이 넘는다)을 가졌다. 하지만 또한 수많은 뉴기니인은 화식조를 종 전체가 모두 암컷으로만 구성된 것으로(혹은 각각의 새가 동시에 수컷이자 암컷인 것으로) 여기고, 흔히 문화적으로 여성적인 요소와 연관 짓는다. 
 
- 예를 들어 삼비아인들은 모든 화식조를 '수컷화한 암컷'으로 간주한다. 즉 생물학적으로는 암컷이지만 질이 없으며 수컷의 특성이 있다고 본다(번식이나 '새끼를 낳는' 것은 항문으로 한다고 생각한다). 마찬가지로 미안민족도 화식조를 양성 형태라고 생각한다. 즉 화식조가 페니스는 가지고 있지만 모두 암컷이라고 보는 것이다. 미안민족의 한 설화는 페니스를 가진 여성이 어떻게 화식조로 변했는지에 대해 말하고 있다. 이 신화적인 비유는 몇몇 다른 뉴기니인들의 신성한 이야기에서도 발견된다. 다른 문화들은 전통적인 우주론과 기원 신화에서 화식조를 창조적인 존재이자, 음식과 인간의 생명을 창조한 강력한 여성 창조자라는 독특한 위치로 올린다. 칼룰리족이나 케라키족처럼 의례화한 동성애를 행하는 여러 다른 부족들에서도 이 화식조는 여성성과 남성성의 요소들을 결합하는 것으로 여겨진다.
 
- 많은 북미 원주민 문화의 교차 성별 cross-gender 곰 형상과 놀랍도록 유사하게 화식조도 동물 세계와 인간 세계 사이의 일종의 중개자로 여겨진다. 인간과 화식조 사이에 신화적인 변신을 하거나 결혼을 하는 것에 덧붙여, 몇몇 부족에서는 이 생물을 전혀 새로 보지 않고 인간과 같은 범주로 분류하기도 한다. 이는 화식조의 덩치와 직립해서 두 다리로 걷는 걸음걸이가 인간과 비슷하기 때문이다. 와리스족과 아라페쉬족은 수컷-암컷의 이미지와 새-포유류의 모습을 합쳐서 화식조가 수컷과 암컷 모두 목의 육수나 가시 날개로 새끼에게 젖을 먹인다고 믿는다.  
 
- 더불어 화식조의 성별 혼합에 관한 의례적인 공연도 행해진다. 예를 들어 우메다족은 아이다 Ida라는 풍요제에서 두 명의 화식조 댄서가 의상과 움직임, 상징성에서 남성과 여성 요소를 결합하는 중요한 특징을 보여준다. 새 흉내를 내는 댄서들은 둘 다 남자이고 수컷 화식조를 가리키는 이름으로 불린다. 하지만 이들은 이 부족 조상 어머니(댄서의 여성 수호자 정령 역할을 한다)와 동일시된다. 신화시대에는 전체 의식이 남자들 없이 여성들만으로 치러졌다고 한다. 
 
- 때로 '남자 어머니'라고 불리는 의식 행사 동안 그들은 자신을 화식조 깃털로 장식하거나, 흔히 남성용 예복으로 의상도착을 하기도 하고, 붉은 판다누스 열매로 만들어진 발기한 페니스-클리토리스 결합물과 과장된 젖가슴을 입는다. 부족 중 신체적으로 간성 또는 자웅동체인 구성원들은 욤녹의 화신으로 선택된다. 그들은 바늘두더쥐 또는 말린 과일박쥐 페니스로 장식하고, 남성과 여성 모두의 옷과 신체 장식을 착용하며, 의식 중에 발기한 페니스-클리토리스를 뽐내고(소금으로 채워진 검은색 대나무 통으로 만들어졌다), 평생 독신으로 지낸다. 각각의 경우에 원초적 동물과 양성의 살아 있는 인간 대표들은 그 부족에서 매우 존경받고 강력한 인물이 된다. 그들은 신성한 이중성별 능력을 치료, 점괘, 정화, 입회 의식에 사용하기도 하고, 난해한 손재주와 남성과 여성 요소 양쪽의 중재가 필요한 의식을 집전하기도 한다. 무엇보다도 이러한 트랜스젠더가 된 생식과 관계가 없는 '동물인간들'은 수태능력, 다산, 성장의 상징이기도 하다. 어떤 사람은 화식조 남자-여자가 "살아 있는 생명력의 한가운데에 보이는... 숨겨진 양성의 비밀"을 육체적으로 구현한다고도 했다. 

- 동물의 이미지와 결합한 동성애의 의례화한 '공연'은 두인두이족과 바오족을 포함한 바누아투(과거의 뉴헤브리디즈)의 몇몇 문화의 특별한 입회 의식과 할례 의식에서도 발견된다. 이러한 비밀 의식 동안 상징적인 동성애 관계는 젊은 남성 입회자들과 연장자나 조상들의 남성 영혼들 사이에 행해지거나 암시된다. 일상 활동에서 기타 의례적인 자리바꿈이나 의례 중에 금기를 깨는 것과 함께, 이러한 의식적인 동성애 활동은 참가자에게 특별하고 강렬하면서도 위험한, 영광스러운 힘을 불어넣는 것으로 여겨진다. 이 모든 활동은 상어의 이미지를 중심으로 일어난다. 이 의식은 상어 의식 shark rites이라고 알려져 있다. 참가자들은 정교한 상어 머리 장식을 착용한다. 실제적인 동성애 관계나 상징적인 동성애 관계에 있는 개시자 또는 연장자 파트너를 상어라고 부른다. 의식은 상어의 입을 상징하는 울타리 안에서 행해진다. 그리고 할례 자체는 상어에게 물린 것으로 비유한다.
 
- 어떤 경우에는 다른 성별을 혼합한 생물과도 연관이 있다. 예를 들어 동성애를 제안하는 자세나 성교를 의례적으로 연기하는 동안 참가자들은 때로 자웅동체 돼지를 언급하기도 한다. <상어>라는 제목을 가진 한 바누아투 문화의 영웅에 관한 이야기는 그의 아들이 어떻게 간성 돼지를 몇몇 섬에 데려왔는지를 말해주기도 한다. 양성과 돼지가 연계된 주제들은 바누아투 지역 외부의 이야기에서도 나타난다. 예를 들어 사바족의 이야기 <남자처럼 옷을 입은 소녀>에서는 양성 창조신의 자손인 거대한 돼지와 마주치는 영웅적인 만남에서 한 젊은 여성이전사를 모방한 옷을 입는다(나중에는 완전한 남성 복장을 한다). 

- 또한 성별을 혼합한 돼지는 동물의 성적 및 성별 변동성을 존중하는 또 다른 매력적인 바누아투 문화적 관습에서도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다양한 바누아투 사회에서 자웅동체 돼지는 고유하고 상대적으로 희귀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 돼지 중에서 간성 동물은 소수에 불과하지만 그들을 사육하는 것은 존중받는 활동이며(특히 북부와 중앙 지역에서), 그 새끼를 얻을 수 있는 동물 흘레붙이기가 권장된다. 그 결과 일부 지역에는 거의 모든 마을에 간성 돼지가 있다. 성별이 혼합된 동물들이 전체 사육 돼지 개체수의 꽤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는데 아마도 일부 지역에서는 10~20% 정도 될 것이다. 사실 이 섬에는 전 세계 어느 곳보다도 많은(아마도 1,000마리가 넘는) 수의 자웅동체 포유동물이 있다. 이 간성 돼지들은 불임이지만 몸 안에 수컷 생식기를 가지고 있으며 일반적으로 수퇘지처럼 어금니를 기른다. 외부 생식기는 암컷과 수컷의 생식기 사이의 중간 모습이지만 암컷에 좀 더 가깝다. 행동에 있어서 이 돼지들은 흔히 암컷 앞에서 성적으로 흥분하기도 하고 심지어 클리토리스 발기를 하며 다른 암컷을 마운트 할 수도 있다.  
 
- 동물의 동성애젠더에 관한 유사한 현상이 발견된다. 시베리아 원주민 샤먼들은 흔히 교차 성별인 동물 정령 안내자의 힘을 이용하거나 정령 동물의 지시로 반대쪽 성의 특징을 가장한다. 예를 들어 샤카(야쿠트족) 부족민 중 가장 강력한 남성 샤먼은 3년간의 입회 기간에 일련의 정령 동물들(큰까마귀나 아비새 loon, 강꼬치고기 pike, 곰 또는 늑대)을 낳으며 여성 출산의 양상을 경험하는 것으로 여겨졌다. 또한 어떤 여성 샤먼은 스스로 수컷 말로 변신함으로써 힘을 보여줄 수 있다고 주장한다. 성 역전과 재결합은 변신 transformed 샤먼으로 알려진 현상, 즉 반대쪽 성 정체성의 모습을 취하는 신성한 남자나 여자에게서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변신은 단순한 이름 변경에서부터 무속 의식 동안 부분적으로 또는 완전하게 복장도착을 하는 것에서 트랜스젠더로 영구적으로 사는 것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변신한 남성이 남편과 결혼하거나 변신한 여성이 아내와 결혼하는 것을 포함해서).
 
- 축치족의 변신 샤먼은 때로 정령의 이름을 받아들이고 동물로 변신하는 방법을 통해 동물의 힘을 얻는다. 예를 들어 그러한 남성 샤먼 중 한 명은 바다코끼리녀女, She-Walrus라고 이름 붙여지기도 했고, 다른 샤먼은 그(녀)가 환자를 치료할 때 곰으로 변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믿기도 했다. 샤먼의 변신과 유사한 동물의 성별 전환 역시 신성한 이야기에 녹아들어 있다. 예를 들어 코약족의 흰돌고래여자 White-Whale Woman라는 신화 속 인물은 남자로 변신해 다른 여자와 결혼한다. 또 다른 이야기에서 그(녀)는 여자로 변한 수컷 큰까마귀와 결혼한다(그리고 그의 아들은 나중 소년을 낳는다).  

- 많은 시베리아 문화권에서 샤먼들이 입는 화려하고 아름다운 의상은 흔히 동물 흉내와 복장 도착이 합해진 것이다. 예를 들어 유카기르족, 예벤크족, 코랴크족 남성 샤먼의 예복, 머리 장식, 신발은 흔히 동물 형상으로 장식된 여성의 의복이다. 이 의복에는 순록 뿔을 나타내는 상징적 표시가 있는 '항아리 모자'와, 망토 전면에 바느질된 젖가슴을 상징하는 두 개의 쇠로 만든 원이 나타난다. 흔히 전체가 동물의 가죽으로 만들어진 이 신성한 의복은 샤먼이 무아지경에 있는 동안 동물로 화化하게 만들거나 초자연적인 새의 비행을 할 수 있게 해 준다고 믿어지며, 그(녀)는 흔히 수호 정령 역할을 하는 특정 종의 움직임을 세밀하게 모방한 춤을 춘다. 또한 많은 시베리아 부족의 무속 의식에는 때로 성적인 활동과 '삶의 부활'을 촉진하기 위한 목적으로 다양한 동물의 짝짓기 활동을 모방한 남성들만이 참여하는 춤이 있다. 사모예드어로 샤먼을 뜻하는 단어는 사실 (수사슴이) '발정하다 to rut'라거나 사냥용 새가) '짝짓기 하다 to mate'라는 말과 동일한 어원을 가지고 있다. 추크치족 변신 샤먼은 일반적으로 특별한 의상을 입지 않거나 동물을 가장하지 않는다. 하지만 여성에서 남성으로 변한 샤먼은 때로 가죽 벨트에 순록 송아지 근육으로 만든 인공 남근을 부착해서 입는다. 또한 샤먼이 아닌 추크치족 여성과 소녀들은 흔히 쇠기러기 white-fronted geese, 바다꿩 long-tailed ducks, 백조, 바다코끼리, 바다표범 등 다양한 종들을 모방하여 여성으로만 구성된 춤을 춘다. 이 춤 중 일부는 실제로 수컷 목도리도요의 구애나 순록의 발정 소리를 나타내며, 춤 역시 두 소녀가 땅바닥에 누워 서로 성관계를 흉내 내는 것으로 끝나기도 한다. 

- 순록(북아메리카에서는 카리부로 알려져 있다)은 일부 북극 문화의 무속적인 맥락에서 초자연적인 강력한 성전환 생물로 간주한다. 예를 들어 이글루릭 이누이트(에스키모)족은 실랏 sillat (수컷의 모습)이나 푸킷 Pukit(암컷의 모습, 단수는 푸킥Pukiq)으로 알려진 신화 속의 순록을 믿는다. 이 거대한 동물들은 평범한 순록보다 더 빠르고 힘이 세며 위험한 기상 조건을 만들 수 있고, 툰드라에 있는 거대한 알에서 부화하는 것으로 생각된다(때로 실제 기러기 알과 동일시 된다). 수컷은 예복에 (흰색 펜던트 같은) 암컷 장식을 하고 있고, 암컷으로 변신할 수도 있다(또한 어떤 실랏은 턱수염 바다표범이나 북극곰의 형태를 취할 수도 있다). 실랏과 푸킷은 또한 샤먼에게 정령의 안내자 역할을 한다. 예를 들어 칭가일리사크라고 불리는 샤먼 입회자는 그러한 생물 무리를 만나 그중 한 마리가 여성으로 변한 이야기를 전해주었다. 다른 실랏은 그에게 그녀의 옷과 비슷한 무속인의 망토를 만들라고 지시했다고 한다. 징가일리사크가 만든 의복은 남성과 여성 모두의 요소를 결합한 것이다. 무늬와 전체적인 스타일은 남성의 외투와 비슷하지만 장신구와 장식은 여성의 옷과 비슷하다. 이 망토의 하얀 펜던트는 성전환한 순록의 옷을 연상하게 만들고, 변형된 흰색 순록이나 푸킥의 자수 이미지가 각각의 어깨를 장식하고 있다. 이 순록은 성별의 변동성과 관련된 강력한 신神이자 생명의 힘인 사일라 sila의 정통 남성 후손으로 여겨진다. 이글루릭 이누이트 문화는 '제3의 성'이나 성별의 범주를 인정하는, 세 가지로 이루어진 성별 체계에 바탕을 두고 있다. 이것은 '성전환자'(태어나면서 물리적으로 성을 바꾼 것으로 여겨지는 사람)나 복장도착자(반대쪽 성의 옷, 이름 그리고 다른 표지들을 채택하거나 배정 ...

 
 

 
 
- 입의 양쪽 구석에 수컷 바다코끼리의 엄니를 상징하는 입술 장식을 결합한다. (원래 이 입술 장식은 남성이 아랫입술을 뚫어서 착용하는 장신구다.) 가면의 코는 바다 포유동물의 꼬리로 양식화하고 다른 동물 이미지로도 마스크를 장식한다. 일종의 '수염 난 여자'를 나타내는 까리타크 Qaaritaaaq와 같은 양성 정령의 가면도 방광 축제에 사용한다. 사실적인 동작, 소리, 의상으로 다양한 생물을 흉내 내는 동물 춤도 유족 의식에서 중요한 모습이다. 이 중 가장 눈에 띄는 춤은 한 남성이 여성 남근 상징으로 장식된 새 모양의 사냥 헬멧을 착용해 어미 솜털오리 eider duck를 묘사하는 것이다(두 명의 어린 소년이 '그녀의' 새끼오리를 연기한다). 또 다른 춤으로는 아비새와 바다오리 murer를 흉내 내는 남성 두 명이 함께 춤을 출 때 성별이 혼합된 헬멧을 착용하는 것이 있다. 시베리아 곰 숭배 의식에서와 같이 이 모든 활동은 유픽족의 풍요제의 특징인 역전과 순회 traversals라는 전체적인 패턴의일부에 해당 한다. 일반적인 활동은 뒤집히고 '반대' 세계와의 경계는 유동적으로 변한다(예를 들어 참가자들이 뒤로 걷거나, 전통적인 환대 의식을 거꾸로 하거나, 나체가 되거나 옷을 뒤집어 입는 등). 유족의 우주론에서는 이러한 신성한 자리 바꿈들이 자연계를 다시 형성하고 새롭게 하며 재생하게 만드는 것이며, 궁극적으로 인간과 동물 사이의 조화로운 관계를 보장한다고 믿고 있다. 
 
- 비록 시베리아와 북극 부족들이 (북미와 뉴기니 문화처럼) 가축의 간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보이지 않지만 일부 시베리아 동물 사육 관행에서 비번식 동물들은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예를 들어 축치족은 거세되어 번식하지 않는 동물들이 길들인 순록 무리의 성공을 보장한다고 믿는다. 다른 여러 '씨 없는' 순록들을 죽이지 않듯이 가장 큰 수컷 순록은 항상 거세한 다음 도살하지 않고 살찌게 내버려 둔다. 거세는 흔히 목동들이 동물의 정관을 직접 입으로 물어서 실행한다. 
 
- 동물 동성애와 성전환자에 대한 토착적인 견해는 얼마나 정확할까? 다른 말로 하자면 이러한 문화에서 동성애나 트랜스젠더와 관련된 종들이 실제 같은 성 간의 행동이나 간성 성향을 보이는가? 문자 그대로 보면 그 연결이 체계적이지 못한 것은 확실하다. 원주민 문화에서 대안적인 성적 취향을 가진 많은 동물이 실제 동성애나 양성애 또는 성전환 생물이 아닌 반면 성적 및 성별 변동성이 과학적으로 기록된 여러 동물은 이러한 문화에서 동성애나 트랜스젠더와 상징적인 연관성을 보여주지 않는다. 게다가 동물에 대한 여러 '환상적인' 토착 믿음들은 최소한 그 종에서는 명백히 잘못된 것이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특정 종과 관련된 몇몇 현저한 유사점들은 우연 이상의 연관성을 시사한다. 예를 들어 수컷 들소 사이에 완전한 항문 삽입을 하는 동성애는 아메리카들소 사이에서 흔하고, 같은 성 구애와 짝 형성은 검은부리까치에서 발생한다. 수컷과 암컷 동성애는 순록에서 발견할 수 있으며, 같은 성 마운팅과 공동 양육 또한 곰에서 발생한다. 이 종들은 모두 일부 북미 원주민 부족에서의 동성애 및 트랜스젠더와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다. 게다가 토착적 개념에서 동성애를 보이는 그 종이 실제 동물은 그렇지 않은 여러 경우에도 밀접한 관련이 있는 동물에서는 (흔히 다른 지역에서) 그 행동이 나타난다. 예를 들어 뉴기니 왈라비 사이에서 동성애 활동은 기록되지 않았지만 오스트레일리아 왈라비에서는 일어나고 있다. 마찬가지로 비록 동성애가 아직 화식조에서는 보고되지 않았지만 에뮤와 타조류(날지 못하는 새의 관련 종)에서는 관찰 되었다. 다른 예는 다음 표에 요약되어 있다. 
 
 

 
 
- 가장 정확하게 대응하는 것은 동성애 자체보다는 트랜스젠더(특히 간성)다. 현대 과학은 여러 가지 교차 성별을 가진 동물에 대한 '믿음'에 대한 놀랍고도 확실한 증거를 제공했다. 이 중 북미 원주민 문화의 왼손잡이 곰 형태에 대한 것은 특히 주목할 만하다. 생물학자들은 실제로 곰의 일부 종이 아마도 왼손잡이 우성일 것이라는 증거를 발견했다. '손잡이 handedness' 혹은 편측성은 영장류, 고양이, 앵무새, 고래와 돌고래에 보이듯이 동물의 왕국에 다양하게 널리 퍼져 있는 현상이다. 이 종들은 다채로운 행동과 작업에서 오른쪽이나 왼쪽 부속지 appendage(또는 몸의 한쪽) 사용의 선호를 보여준다. 대부분의 종에서 어느 쪽이 우세한지에 대해서는 개체 간에 상당한 차이가 있지만 적어도 일부 종류의 곰들은 일관되게 '왼손잡이'인 것으로 보인다. 과학자들과 자연학자들은 북극곰이 공격과 방어뿐 아니라 바다표범을 때려잡고 물 밖으로 끌어내기 위해 왼발을 정기적으로 사용한다고 보고한다. 왼쪽 앞발이 더 발달하는 경우가 많고 왼쪽 앞다리와 어깨를 사용하여 큰 물체를 운반할 수도 있다. 왼손을 일관되게 사용하는 것은 야생 생물학자들이 (북극곰의 이동을 장기적으로 연구하기 위해) 북극곰을 포획하고 식별표를 붙이려고 올가미 덫을 설치할 때 잘 증명되었다. 이 덫은 곰이 발로 미끼를 잡으려고 발을 뻗은 것에 의해 촉발되는데 이 방법으로 잡힌 스물한 마리의 곰들은 모두 왼쪽 앞발이 덫에 걸렸던 것이다. 또한 부수적으로 인간의 왼손잡이와 동성애나 트랜스젠더 사이에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게이와 레즈비언의 평균보다 높은 비율이 왼손잡이다. 그리고 한 연구는 레즈비언 중 왼손잡이의 비율이 이성애자 여성보다 네 배 이상 높다는 것을 발견했다. 왼손잡이는 성전환자들, 특히 남자에서 여자로 성전환을 한 사람에게서 더 흔하게 나타난다. 아직까지 동물에서 좌우 방향성과 동성애나 트랜스젠더 사이에 있을 법한 상관관계를 찾는 연구는 없었다.
 
- 또 하나 놀라운 대응점을 보여주는 것은 많은 아메리카 원주민 부족들 사이에 널리 퍼져 있는 인간 생리혈에 대한 곰의 끌림에 관한 미신이다. 이러한 연관성이 믿기 어려울 수도 있었지만 동물학자들은 이 '미신'에 진실성이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실험을 하기로 결정했다. 실험실과 현장환경 모두에서 북극곰의 통제된 후각 선호도 테스트를 통해, 동물학자들은 곰이(생리혈을 제외한) 인간 피는 물론이고 몇몇 동물과 음식 냄새보다 인간 생리혈 냄새에 훨씬 더 끌린다는 것을 발견했다. 북극곰은 365미터 이상 떨어진 곳에서도 바다표범(야생에서 곰의 주식이다)의 냄새를 맡을 수 있는데 그 냄새만큼이나 인간 생리 냄새도 곰의 강한 반응을 여러 번 끌어냈다.

- 더욱 놀라운 사실은 생물학자들이 곰의 신체적인 성별 혼합의 실제 사례를 발견한 것이다. 1986년 캐나다의 동물학자 마크 캣 Marc Cattet은 놀라운 발견을 했다. 즉 회색곰, 흑곰, 북극곰의 야생 개체군에 상당수의 '수컷화한 암컷'이 존재한다는 것을 밝힌 것이다. 이 동물들은 수컷의 외부 생식기 일부와 결합한 암컷의 내부 생식기 해부 구조로 되어 있다. 일부 개체군에 속하는 곰의 10~20% 정도가 이러한 현상을 보일 수 있다. 이러한 개체는 번식도 할 수 있는데 사실 대부분의 간성 intersexual 곰은 성공적으로 새끼를 기르는 어미다. 일부 간성 곰의 생식관은 질을 형성하기보다는 음경을 통해 이어지기 때문에 암컷은 실제 짝짓기나 출산을 '페니스'의 끝으로 하게 된다. 이는 암컷 점박이하이에나가 짝짓기를 하고 클리토리스를 통해 출산하는 방식과 비슷하다. 이러한 연구 결과는 많은 아메리카 원주민 부족들의 성별이 혼합된 어미곰 Bear Mother형태와 일치한다. 더불어 '수컷 어미 male mother'와 페니스-클리토리스를 통해 출산하는, 양성 동물에 대한 비민쿠스쿠스부족과 이누이트족의 믿음과도 뚜렷한 유사점을 제공한다. 

- 또한 수컷과 암컷의 성기가 결합하는 (그리고 어떤 경우에는 그들의 신체 비율과 크기에 있어서 수컷과 암컷 사이의 중간인) 간성 동물들은 영장류(예를 들어 침팬지, 히말라야원숭이, 사바나개코원숭이), 고래와 돌고래(북극고래와 흰돌고래, 줄무늬돌고래), 유대류(예를 들어 동부회색캥거루와 붉은캥거루, 다양한 왈라비, 태즈메이니아데빌), 설치류와 식충동물(예를 들어 두더지)에서도 자연적으로 발생한다. 성별 혼합의 풍성함이 동물 세계 곳곳에서 엄청나게 발견되었기 때문에 실제 과학자들은 종잡을 수 없는 각종 성별 간성을 지칭하기 위해 특별한 용어를 만들어야 했다. 키메라 chimeras, 프리마틴 freemartins, 모자이크 mosaics, 암수모자이크 gynandromorphs처럼 멋있게 보이는 명칭들은 사실 생물학자들이 다양한 염색체와 해부학적 성별을 혼합한 동물들을 지칭하기 위해 사용하는 기술적 용어들이다. 그리스 신화에서 키메라는 사자, 염소, 뱀의 특징을 결합한 환상적 생물이고, 헤르마프로디토스 Hermaphroditus는 헤르메스와 아프로디테 신의 자식이다. 서구 과학이 실제 동성애와 성전환 종에 대한 토착 신화의 살아 있는 '증거'인 동물들을 지칭하기 위해 신화적 함축성이 있는 이름을 사용하는 것은 아이러니하다. 왼손잡이 양성 곰이 키메리즘 chimerism (과학적으로 말해서)을 보일 수도 있지만 이것은 전혀 '공상적인 chimerical' 것이 아니다. 그것은 생생히 살아 있고 게다가 잘 살고 있고 지금 북미에 살고 있다! 
(역자 주 : 이 신화 속 인물을 본떠 자웅동체(herrmaphoridite)라는 용어가 만들어졌다.)

- 프리마틴은 자궁(또는 난자)에서 반대쪽 성 쌍둥이와 연관된 결과 간성이 되는 동물이고(몇몇 아메리카 원주민의 카미아와 윈투 같은, 동물과 관계된 두-영혼 전통의 모티브에 주목하자), 키메라는 유전적으로 수컷과 암컷 요소를 결합하는 장기를 가진 동물을 가리킨다. 키메리즘과 유사하게 모자이크는 다양한 염색체 패턴과 남성과 여성의 상응하는 특성을 가진 개체를 말한다. (각각 XX와 XY의 '전형적인' 암컷과 수컷의 형태 외에도) 다양한 염색체 구성의 일부 유형에는 XXY, XXX, XXY, XO가 존재하고, 신체의 다른 세포에서는 이들의 조합도 발생한다. 각각의 염색체 조합은 차례차례 암수 생식기와 이차 성징이 각자 다르게 혼합해서 나타난다. 때로는 신체 별도의 부분에 나란히 배치되기도 하고, 때로는 동일한 장기에 결합하며, 때로는 특성이 점차 변화하거나, 이 모든 것을 조합해 섞이기도 한다.

- 특히 주목할 만한 형태의 모자이크를 '암수모자이크'라고 부른다.말 그대로반으로 나뉘는 동물인데 한쪽은(대개 오른쪽) 수컷이고 다른쪽은 암컷이다. 흔히 암수 사이의 선명한 경계를 보이는 동물이다. 이것은 나비, 거미, 작은 포유동물과 같이 다양한 종류의 동물에서 발생한다. 왼쪽은 암컷이고 오른쪽은 수컷인 지네에 대한 비민쿠스쿠스족의 믿음과 주목할 만한 유사성을 지니고 있다. 핀치, 매, 꿩과 같은 조류에서도 40건 이상의 암수모자이크가 보고되었다. 이 경우 생물체의 암수 각각의 반쪽은 깃털이 다르며(그리고 때로는 크기도 다르다), 보통 양쪽 성의 내부 생식 기관(한쪽은 난소, 다른 쪽은 고환)과 일치한다. 어떤 암수모자이크는 중앙에 구분선을 유지하면서 외형적으로 더 선명하게 성별 혼합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예를 들어 어떤 솔새는 왼쪽은 수컷이고, 오른쪽은 수컷과 암컷 깃털의 특징이 섞인 태피스트리 형태였다. 암수모자이크의 행동에 대한 정보는 거의 없지만 일부 개체는 수컷과 암컷의 행동 패턴을 조합해서 보여줄 수 있다. 예를 들어 한 암수모자이크 거미는 수컷 장기를 이용하여 암컷과 구애하고 짝짓기를 했지만 일반적으로 암컷에게만 ...
 
- 성 간의 상호작용뿐만 아니라 성별 역할의 '역전'을 결합한다. 왜냐하면 전형적으로 수컷만이 이 종에서 과시를 하기 때문이다. 또한 조류학자들은 임금극락조 king bird-of-paradise의 수컷이 실제로 짝을 이루며 관계한다는 것을 밝혀냈다. 이는 아이이족의 일부 극락조가 상징적으로 남자 커플과 관련이 있다는 것을 상기시킨다. 화식조에 대해 말하자면, 한 마리의 암컷이 여러 마리의 수컷과 짝짓기를 하고 그 후 알을 낳고 새끼들을 혼자 기르도록 남겨지는 이 새의 일처다부제 사회체계는 뉴기니 원주민들이 이 새를 보고 생각한 '여성의 능력'이나 남성 모성애, 성별 역전의 개념과 어느 정도 일치점을 보여준다.  

- 과학자들은 또한 화식조의 생식기 해부 구조에 대한 몇몇 특이한 세부사항을 발견했다. 이 생물의 '양성'에 대한 토착적인 아이디어 중에서도 특히 이 새의 '페니스-클리토리스'에 대한 비민쿠스쿠스족의 믿음이 실제와 묘하게 닮아 있었다. 대부분의 다른 새들과 달리 화식조 수컷은 실제로 음경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포유류와 다르게 이 기관은 안쪽으로 정자를 운반하지 않는다. 과학자들은 화식조의 음경이 '함입 invaginated' 되어 있다고 묘사한다. 즉 페니스의 끝이 열려 있고 관 모양의 공간을 가지고 있지만 안쪽으로 수컷의 생식 기관과 연결되어 있지는 않다. 사실이 질 모양의 공간은 '안을 바깥으로' 뒤집어 음경을 수축할 때 사용한다. 그래서 발기하지 않은 페니스는 장갑의 손가락이 안쪽으로 밀려 들어간 모양을 닮았다. 결과적으로 수컷 화식조가 짝짓기를 하는 동안 암컷에게 발기한 페니스를 삽입하긴 하지만 사정은 페니스의 밑 부분에 있는 구멍인 총배설강을 통해서 한다. 이 구멍은 새의 '항문'과 요로 기관으로도 사용된다. 암컷들도 (다른 모든 암컷 새들처럼) 동일한 구멍인 총배설강을 통해 짝짓기를 하고 알을 낳고 배변을 하고 오줌을 싼다. 화식조의 총배설강은 680그램까지 무게가 나가는 알을 통과시킬 수 있어 이 종에서는 예외적으로 크다. 가장 놀라운 것은 암컷 화식조도 모두 음경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 음경은 수컷과 근본적으로 구조는 같지만 크기는 더 작다. 이 '암컷의 음경'은 때로 클리토리스라고도 불리지만 이를 '수컷의 클리토리스'라고 부르는 것도 똑같이 유효하다(5장에서 다루었다). 왜냐하면 이 종에서 수컷의 '페니스'는 사실 사정 기관이 아니기 때문이다. 따라서 화식조의 생식기 해부학은 '수컷다운' 특성과 '암컷다운' 특성이 당황스럽게 나란히 서 있는 것을 보여준다. 수컷과 암컷 모두 페니스-클리토리스(음경 기관이긴 하지만 형태상으로는 '질' 모양이고 사정 기능이 없다)를 가지고 있으며, 양쪽 성별 모두 항문 역할을 하는 또 다른 생식기 구멍을 가지고 있다. 그렇다면 수컷화한 암컷 화식조, 새의 페니스-클리토리스, 항문 출산 그리고 화식조로 변신하는 음경을 가진 여성들에 대한 토착적인 믿음은 듣기보다 그렇게 이상한 소리가 아니다.

- 동물에서의 동성애나 트랜스젠더와, 사람들의 이러한 현상에 대한 토착적 견해 사이의 또 다른 흥미로운 유사점은 '초과남성성 hypermasculinity'의 개념에 관한 것이다. 남성 동성애에 대한 전형적인 유럽계 미국인들의 견해와는 달리, 일부 토착 북미 문화에서 생물학적으로 남성인 두-영혼의 사람들은 일종의 '과도한' 남성성 또는 강화된 남성성의 모습을 보이며(혹은 보인다고 여겨진다) 동시에 그들은 남녀의 특성을 조합해 몸으로 구현한다. 예를 들어 코아후일텍족, 크로우족, 케레스족, 주니족에서 남성 두-영혼은 때로 실제로 신체적으로 더 건장하고 키가 크며, 두-영혼이 아닌 남자들보다 힘이 세다. 루이스에노족, 히다사족, 오오담족은 두-영혼이 되면서 그들이 커다란 힘을 얻는다고 믿는다. 오세이지족, 일리노이족, 마이애미족, 히다차족에서 일부 남성 두-영혼은 부족에서 뛰어난 전사이고 눈에 띄게 공격적이며 두-영혼이 아닌 남자들과 나란히 함께 싸운다. 치시스타스족은 전쟁하러 가는 무리에 남성 두-영혼을 포함시키는데 이는 부분적으로 두-영혼이 원정의 성공을 보장할 '저장된 정력'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해서다. 또한 라코타족과 오지브웨이족 남성 전사들은 남성 두-영혼의 용기와 흉포함에 더해 전투기술까지 취할 목적으로 그들과 성관계를 갖는다. 그리고 이미 언급하였듯이 많은 멜라네시아 문화에서 (세계의 다른 문화에서처럼) 동성애는 남성에게 힘을 주거나 '남성화'하는 효과를 내는 것으로 여겨진다. 어떤 경우에는 남성 힘의 우수함과 심지어 과장된 정력을 표현하기도 한다. 동물에도 수컷 동성애나 트랜스젠더와 '넘쳐나는' 수컷다움 사이에 다소 예상치 못한 연관성과 많은 흥미로운 일치점이 있다. 앞 장에서 논의한 바와 같이 회색기러기와 검둥고니 사이의 수컷 쌍은 그들의 우월한 힘, 용기, 공격성 그리고 더 강한 유대감으로 구별이 가능하고, 여러 다른 종의 수컷 쌍은 (그냥 방어적이지 않고) 공격적일 수 있다. 또한 아메리카들소, 사바나(차크마)개코원숭이, 검은목아메리카노랑솔새의 트랜스젠더 또는 동성애 개체는 전체 크기, 체중 또는 기타 신체 치수에서 다른 수컷을 능가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한 개체는 또한 높은 사회적 지위를 얻을 수 있다(예를 들어 회색기러기, 사바나개코원숭이). 이는 여러 북미 원주민 문화에서 두-영혼의 명예로운 지위를 떠올리게 한다. 게다가 몇몇 종의 성전환 수컷은 흔히 성전환하지 않은 수컷보다 더 '정력적'이거나 이성애적으로 활동적이다(예를 들어 북방코끼리바다표범, 붉은큰뿔사슴, 붉은부리갈매기, 가터얼룩뱀). 그리고 큰뿔양에서 동성애 마운팅은 '암컷적인' 숫양(즉 행동적으로 암컷처럼 행동하는 복장도착 수컷)보다는 '수컷다운' 숫양의 특징이기도 하다. 

- 이러한 토착 신앙과 과학적 사실 사이의 다양한 연관성이 단지 우연한 것일까 아니면 토착 문화가 본 동물에 대한 정확한 관찰을 나타내는 것일까? 다시 말해 토착민들이 그들의 믿음을 '입증하는', 흔히 난해한 이러한 동물 행동과 생물학에 대해 알고 있었을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비록 동물에 대한 많은 토착적 아이디어가 신화적인 용어로 암호화되어 있기는 하지만(앞서 우리가 본 것처럼) 이는 흔히 환경에 대한 직접적인 관찰과 탐구의 정교한 체계에 기초한다(때로 민족과학 ethno-science이라고 알려져 있다). 이는 동물학 분야뿐만 아니라 식물학, 지질학, 지리학, 해양학, 기상학, 천문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실로 나타난다. 실제로 자연계의 구조에 대한 원주민의 지식은 흔히 더 '객관적인' 과학적 연구의 발견을 반영하며, 때로는 가장 세부적인 사항까지 반영한다. 예를 들어 많은 부족 문화는 오늘날 생물학자들이 사용하는 과학적 명명 체계에 필적하는 식물과 동물 종을 위한 포괄적인 분류 체계를 개발했다. 뉴기니 아르팍산맥의 부족들은 그들의 환경에서 136종의 독특한 새를 식별하고 이름을 지었다. 이 숫자는 서양 과학이 동일한 지역에서 판별한 것과 거의 정확하게 일치한다. 동물 행동과 동물학의 다른 측면에 대한 토착적 지식은 놀라울 정도로 정확하며, 관련된 행동학적, 해부학적 또는 생리학적 현상들이 지난 10~20년 동안 서구 과학에 의해서 여러 차례 '발견'되거나 입증되었다. 한 생물학자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토착] 공동체 경험을 기반으로 한 지식의 총합은 그 범위와 세세함이 놀라울 정도다. 이는 동일한 개체군의 과학 연구에 이용할 수 있는 자료가 부족한 것과 뚜렷한 대조를 이룬다." 

- 예를 들어 이누이트족과 알류샨 열도 사람들은 바다코끼리의 행동과 사회조직에 대해 놀라울 정도로 깊이 이해하고 있으며, 여기에는 동물학자들에 의해 비교적 최근에야 입증된 더 많은 특이한 습관과 동물의 사회생활에 대한 지식이 포함된다. 금속성 소리를 내는 데 (목) 주머니를 사용하는 것, 고아가 된 새끼의 입양, 모두 수컷인 여름철 무리, 엄청나게 몰려갈 때 발생하는 대량 사망은 서양 관찰자들에 의해 처음 발견되었을 때 모두 '예상치 못한' 현상 또는 '논란이 있는' 현상이었지만 토착민들은 그 존재를 생물학자들이 증명하기 훨씬 전부터 알고 있었다. 서양 과학자들은 처음에는 홀로 지내는 수컷 사향소를 개체군에 '불필요한' 나이 든 개체로 간주했다. 반대로 이누이트족은 이 늙은 수컷이 개체군의 잉여 구성 요소가 아니라고 믿는다. 이누이트족은 사향소에 대한 관찰과 동물에 대한 전통적인 믿음을 바탕으로 이러한 동물들이 사향소 사회구조의 필수적인 요소이고, 발정기 이후 개체군을 다시 모으는 초점이자 가축 떼의 '어른' 역할을 한다고 주장한다. 과학자들은 이제 그러한 수컷들이 사실 불필요한 것이 아니라 종의 개체 구조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게다가 다른 동물들을 연구하는 생물학자들은 심지어 번식은퇴 개체들이 '노인'과 같은 역할을 한다고까지 말한다. 예를 들어 들쇠고래 short-finned pilot whales에서는 "그들의 생물학적 기여는 고래들이 알아야 할 것을 배우고 기억하고 전달하는 것일 수 있다"라고 제안했다. 마찬가지로 비버의 사회조직과 개체수 통제에 대한 크리족의 전통적인 지식은 컴퓨터 모델링, 위성 지도제작 및 복잡한 통계분석을 활용하는 서양 과학에 의해 개발된, 가장 정교한 야생동물 관리 프로그램에 필적한다. 

- 그러므로 동물 동성애나 트랜스젠더에 대한 원주민의 믿음은 단순히 신화적인 체계를 투영한 것이 아니라 자연계에 대한 체계적이고 신중한 관찰을 나타내는 것일 수도 있다는 말은 지나친 표현이 아니다. 많은 토착민은 의심할 여지없이 성별이 혼합된 생물들을 자연환경의 일부로 인식하고 그들의 믿음 체계에 통합한다.류학자 제이 밀러 Jay Miller는 "사냥꾼 부족은 또한 다른 동물형 인간 Animal People에게 자웅동체 구성원들이 있다는 것을 알아차릴 만큼 매우 예리했고, 흔히 이 자웅동체 구성원들을 버데이크[두-영혼]와 동일시했다"라고 평했다. 예를 들어 북미 원주민이 야생동물의 무리 속에서 간성인 들소를 발견하면 그렇게 인식한다. 크리족은 그들을 아야카오 무스투스 ayekkwe mustus라고 부른다(아야콰오는 남자도 여자도 아님을 말하거나, 둘 모두의 성질, 즉 자웅동체의 성질을 일컫는다. 무수투스는 들소를 의미한다). 또한 라코타족과 폰카족은 그들을 각각 프테 윙테 pte winkte와 프테 믹수가 pte mixuga라고 부르면서 (프테는 들소를 의미하고 윙테나 믹수가는 두-영혼을 뜻한다) 동물과 인간 트랜스젠더 사이의 분명한 유사점을 표현한다. 거대한 자웅동체인 '들소 수컷' 한 마리가 동반하는 무리 위로 우뚝 솟은 광경을 관찰한 여러 토착민은 이러한 유사성을 의심할 여지없이 확신했는데 이 모습이 어떤 문화에서 보이는, 남녀 모두보다 키가 크고 강한 두-영혼 남성과 매우 흡사했기 때문이다(대조적으로 초기 백인 관찰자들은 그러한 들소의 간성을 사람이나 늑대에 의한 거세 탓으로 오인했다).

- 앞서 언급했듯이 나바호족은 몇몇 사냥감 종에서 간성 동물을 인식하고 있었고 심지어 특이한 뿔 형상을 가진 트랜스젠더 검은꼬리사슴에 대해서도 알고 있었다. 그들은 이러한 생물들을 비히 나들레 biih nádleeh라고 부르며(비히는 사슴이라는 뜻이고 나들레는 변신한, 끊임없이 변화하는 또는 자웅동체라는 뜻이다(같은 용어가 두-영혼 인간에게 적용되었다)) 동물과 인간의 성별이나 성적인 변동성 사이의 근본적인 연속성을 다시 한번 확립한다. 마찬가지로 야생에서 화식조는 드물고 관찰하기 어렵지만 많은 뉴기니 부족들은 이 새를 사냥하거나 가두어 기르고, 먹기 위해 반가축화하거나 교환하기도 하며, 깃털이나 다른 부위를 모아 의례적인 기능에 사용하거나, 반려동물이나 심지어 화폐의 형태로도 활용한다. 그렇다면 적어도 이 생물의 특이한 생식기 해부구조의 일부 세부 사항은 원주민들이 직접 관찰해서 일반적으로 잘 알고 있을 것이다(신화적 맥락에서 단순히 상상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최소 미안민족은 이 새의 음경에 대해 알고 있다. 서양 조류학자 사이에서는 암컷의 음경은커녕 음경이 수컷에게 있다는 것이나 그 구조에 대해서도 널리 알려진 바가 없다. 우리는 이미 토착적인 바누아투족의 지식과 용어가 어떻게 가축 돼지의 경쟁자 간성에 대해 서양 과학만큼 알고 있는지와, 어떤 경우에는 서양 과학의 지식보다 우월한지에 대해 언급했었다. 
 
- 간성뿐만 아니라 원주민들은 의례적인 트랜스젠더나 동성애와 관련된 것으로 추정되는 동물의 다른 신화적 특성들을 그 생물 주변에 살며 직접 관찰했다. 이누이트족은 북극곰이 왼손으로 바다표범를 죽이고 얼음과 다른 물건들을 바다코끼리에게 던지는 것을 목격했다고 보고했다. 브리티시컬럼비아의 할코멜렘(프레이저강 샐리시)족은 곰의 호기심 어린 행동을 묘사하며 곰이 '왼손잡이'인 것을 인지하고 있음을 암시하기도 한다. 그들은 곰이 동면하던 굴을 떠날 때면 왼쪽 발로 자유롭게 방어할 수 있도록 동굴 벽의 오른쪽 부근에 몸을 둔다고 말한다. 라코타족에서는 상징적으로 두-영혼과 연관이 있는 흰 들소가 야생에서 집단으로 생활하는 원주민에 의해서 정기적으로 관찰되었다. 이 생물에 대한 보고가 인디언이 아닌 사람들에게 처음 전달되었을 때 사람들은 그것을 '원주민 상상력'의 산물로 여기거나, 탈출한 가축 소나 그러한 동물의 잡종 새끼 또는 인디언들이 의도적으로 가죽을 '흰색으로 칠한' 것과 같은 '인공적인' 상황에 기인한 것으로 여겼다. 물론 과학자들은 원주민의 관찰이 옳았다는 것을 인정한다. 흰 들소(알비노와 비非알비노 모두)는 이 종의 야생 개체군에서 드물지만 반복되는 현상이다(얼룩무늬나 회색 같은 다른 색상도 마찬가지로 나타난다).
 
- 현대 과학에 의해 널리 퍼진 동물 동성애와 트랜스젠더의 발견은 이러한 유사성에 완전히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었다. 토착 문화가 동물학자들이 아는 것보다 동물들의 성적 및 성별 변동성에 대해 더 많이 알고 있지 않을까? 즉 다양한 토착 문화에서 동성애나 트랜스젠더와 '실수로' 연관되어 있는 종들이 실제로는 서구 과학에 의해 '발견'되기를 기다리는 진정한 예는 아닐까? 확실히 이전에 과학 문헌이 동물의 행동에 대한 특정한 토착 믿음에 확증을 제공하지 못했을 때를 보면 원주민의 관찰이 아닌 과학 기록이 잘못된 경우가 많다. 반복적으로 토착 신앙은 허황한 '미신'으로 치부됐으나 현대 과학의 기술과 관찰 능력이 원주민들의 오랜 가르침을 따라잡고 나서야 비로소 확인이 되곤 했다.
 
- 예를 들어 호피족은 아메리카흰목쏙독새 poorwill의 동면에 대한 설화를 가지고 있는데 이들을 힐코 hölchko, 즉 '잠자는 새'라고 부른다. 나바호족도 이와 같은 믿음을 공유한다. 이것은 겨울 동안 규칙적으로 동면하는 무기력한 아메리카흰목쏙독새를 과학자들이 발견하기 전까지는 순전히 신화적인 것으로 여겨졌다(그 새는 캘리포니아의 암석 틈에서 약 17℃의 체온으로 발견되었다). 조류학자들은 이제 공식적으로 아메리카흰목쏙독새를 세상에서 유일하게 지속적으로 장기간 동면하는 새라고 인정한다. 마찬가지로 애리조나 주의 오덤(피마)족의 전통적인 노래와 구전하는 설화는 나방이 독말풀 jimsonweed 꽃의 과즙에 취하는 이야기를 전한다. 곤충에 대한 이러한 '믿음'은 단지 독창적인 의인화에 머물지 않고 이후 서양 과학에 의해 검증되었다. 생물학자들은 독말풀과즙(마약성 알칼로이드 성분이 들어 있다)을 섭취한 박각시나방 hawkmoths이 불규칙하고 조화롭지 않은 비행, ‘불시착', 고꾸라지기, 취한 듯한 다른 움직임 등 '술에 취한' 행동을 하는 것을 관찰했다. 뉴기니의 칼람족은 지렁이가 꺽꺽 소리를 내고 휘파람이나 비비는 듯한 다양한 소리를 낼 수 있다고 믿는다. 생물학자들은 처음에 이러한 믿음을 비웃었지만 동남아시아와 오스트레일리아에서 발견되는 크기가 큰 종 중 일부가 딸깍 소리, 톡톡 소리, 후르륵하는 소리, 심지어 새 소리와 같은 특별한 범위의 소리를 낼 수 있다는 것을 나중에 확인했다. 또 카웨카웨오 kawekaweau로 알려진 거대한 도마뱀에 대한 수많은 언급이 마오리족(뉴질랜드의 토착민)의 민속과 전설에서 나타난다. 동시대 서양 연구자들이 상상 속의 생명체라고 일축했던 이 카웨카웨오는 동물학자들에 의해 최근에 발견된 도마뱀붙이 gecko 종에 해당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길이는 30센티미터가 조금 넘지만 실제 그 종에서는 세계에서 가장 크다.  

- 나바호족 전설은 곰이 사람들에게 어떻게 나비 nabi 혹은 곰 의술로 알려진 식물의 의학적 성질에 대해 가르쳐주었는지에 대해 이야기한다(식물을 씹거나 가루로 바르거나 우려내서 피부에 직접 바르는 방법 등이 있다). 과학자들은 최근 이 토착 약물 제조술과 곰과의 연관성을 확인했고, 또한 해당 식물의 활성 성분(리구스틸라이드 ligustilide)이 항균 및 항바이러스 효과가 있음을 실험적으로 검증했다. 회색곰이 실제로 이 식물을 국소 치료제로 활용하는 모습에 대한 특별한 관찰도 이루어졌다. 곰들은 뿌리를 씹고 식물의 즙과 침을 발바닥에 뱉은 다음 이 혼합물을 털에 철저하게 문지른다. 사실 이 모습과 다른 동물에서의 '자가 약물치료' 행동의 예들은 (침팬지에서 가장 주목할 만하다) 동물들이 자신을 치료하기 위해 약초를 사용하는 것에 관한 최근 연구인 '동물약물인지학 zoopharmacognosy'이라고 불리는 새로운 과학 분야를 정립하도록 이끌었다. 이 흥미로운 조사 분야에서 일하는 연구자들은 많은 원주민들이 아주 오랫동안 알고 있었던 사실, 즉 한 생물학자가 말한 "모든 약사가 인간인 것은 아니다"라는 사실에 마주치게 되었다. 

- 술에 취한 나방, 겨울잠을 자는 새, 거대한 도마뱀붙이, 꺽꺽거리는 벌레, 흰 들소, 자가 치료하는 곰, 왼손잡이, 월경에 이끌리는 것, 성 변화, 동성애 등... 흔히 동물에 대한 가장 '말도 안 되는' 원주민들의 믿음이 현실에서 근거가 있는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페니스를 가진 엄마 곰이나 질 음경을 가진 화식조 암수는 이보다 더 환상적인 생물을 상상하기 힘들 정도지만 이 '신화'는 생물학적 사실이다. 따라서 동물의 동성애와 트랜스젠더에 대한 많은 토착적 아이디어는, 아직 확인되지는 않았지만, 가장 있을 법하지 않은 신화적 시나리오까지도 그에 대한 과학적인 '증거'가 곧 나올 것으로 보인다.

- 토착적인 '신화', 신성한 이야기 그리고 동물에 대한 민속 지식(동성애와 성별 혼합에 관한 정보를 포함해서)은 수천 년을 이어온 구전 전통의 일부다. 예를 들어 밴쿠버섬의 누차널스 문화는 고고학적 연대 측정법에 따르면 적어도 기원전 3,000년까지 이어지며 거슬러 올라간다. 이는 결코 독특한 예가 아니다. 현대의 원주민 이야기꾼은 어떤 의미에서 연속성을 천 년 단위로 측정할 수 있는 과학 전통의 보고라고 할 수 있다. 동물에 대한 토착적 견해의 '정확성'이 최근에야 동물 동성애와 트랜스젠더를 체계적으로 조사하기 시작한 서양 과학(그리고 일반적으로 이러한 현상의 인지를 내켜하지 않기도 한다)과 비교 평가되고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 흔히 이전에는 야생에서 동성애 행동을 보이지 않는다고 주장했던 종들에서도 새로운 사례들이 계속 발견되고 있다. 따라서 과학 문헌에 보고된 동물 동성애는 전 세계의 동성애 야생 동물의 전체를 나타낸다고 할 수 없다. 단지 과학자들이 우연히 알아차린 사례들만을 나타낼 뿐이다. 그들은 의심할 여지없이 많은 예를 놓치거나 무시했고, 특히 조사자가 주제에 대해 강한 개인적 혐오감을 가지고 있거나 동성 행동을 관찰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경우(3장에서 논의한 바와 같이)에는 더욱 심했다.

- 따라서 서양의 과학이 밝혀냈거나 현재 '알고 있는' 것과 비교하여 단순히 토착 신앙의 '정확성'을 확인하는 것보다는, 동물학이 이 주제에 관심을 쏟을 수 있는 장소의 표지석으로도 토착 과학의 '발견'을 활용해야 할 것이다. 동물의 동성애와 트랜스젠더에 대한 전통적인 부족의 지식은 (예를 들어 새로운 종의 이러한 현상에 관한 연구를 선도함으로써) 실제로 그 주제에 대한 보다 정통적인 과학적 조사의 모델이 될 수 있다. 동물학자들이 수천 마리의 동물을 자세히 묘사해야 하고 매년 새로운 종이 발견되고 있는 상황에서, 자연계의 동성애와 트랜스젠더를 연구할 때 어디에서 시작해야 하고 어떤 종에 초점을 맞춰야 하는지를 아는 것은 어려운 과제다. 예를 들어 원주민 문화에서 코요테와 산사자 또는 뉴기니의 극락조, 유대류 그리고 바늘두더쥐가 이 지역에서 동성애나 트랜스젠더와 관련성이 있다고 꾸준히 지목된다면 서양 과학은 자존심을 낮추고 이 '신화'들을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것 정도는 할 수 있을 것이다. 이것들이 단지 미신인지 아닌지를 결정할 때 이러한 믿음 중 일부가 예상치 못한 진실의 알맹이가 되어 과학적인 연구를 더 할 가치가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발견하게 될 것임은 자명하다. 

- 토착 문화와 서구의 과학 패러다임 모두 그들만의 강점과 약점을 가지고 있다. 그들 사이에 파트너 관계를 맺음으로써 우리는 둘의 합을 초과하는 지식수준을 달성할 수 있다. 이러한 상호작용으로 인해 두 가지 관점이 많은 이득을 볼 것으로 보이지만 아직까지는 과학계나 학계의 자료물에서 거의 볼 수 없다. 우리는 북미와 뉴기니의 원주민과 관련된 두 가지 사례를 통해 가능한 공동협력에 대한 암시를 얻을 수 있다. 칼람족과 뉴기니의 다른 부족들은 그들의 환경에 있는 여러 종의 독조류를 알고 있다. 그중 하나가 두건피토휘 hooded pitohui인데 그들은 이 새를 먹으면 입술이 화끈거리고 저리며 심지어 마비 증상과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으므로 '쓰레기 새'라고 부른다. 피부에서 자연적으로 생성된 독성물질을 사용하는 (남미의 독개구리 같은) 화학적 방어는 이전까지는 조류에서 발생하지 않는 것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1990년 과학자들은 이 새들의 독성을 일으키는 화학적 화합물인 호모바트라 초톡신 homobatrachotoxin을 분리함으로써 정말로 독성이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 조사는 이 종에 대한 자신들의 전통적인 지식을 공유하고 몇몇 현장 연구에서 조류학자가 새들의 표본을 찾도록 도와준 원주민 사냥꾼들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이 발견은 결국 오랫동안 방치되어 있던 조류의 화학적 방어라는 주제에 대한 생물학자들의 새로운 관심에 박차를 가했고, 뒤이은 연구를 통해 전 세계적으로 놀라울 정도로 많은 수의 다양한 독조류 종이 밝혀졌다 

- 마찬가지로 자연계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사는 문화는 의심할 여지없이 동물 동성애나 트랜스젠더와 일상적으로 마주치게 될 것이다. 이러한 관찰은 결국 인간 생활의 필수적인 부분 등을 바라보는 문화의 관점에 영향을 끼친다. 반면에 동성애와 트랜스젠더를 일탈로 보는 것에 익숙한 사람들은 동물에서 일어나는 현상들을 마주하는 것을 주저할 것이다. 그리고 한 문화가 더 이상 야생과 밀접한 관계를 맺지 않게 되면 성별과 성적 표현의 변화라는 자연스러운 사례를 접할 기회는 줄어들 것이다.
 
- 이러한 차이를 전형적으로 보여주는 동물 동성애에 대한 두 가지 상반된 관점을 생각해 보자. 20세기 후반의 유럽계 미국 문화 전통을 대표하는 한 남자는 '퀴어 회색곰이나... 레즈비언 부엉이나 연어'를 상상하는 것조차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윈투족의 현대 아메리카 원주민 이야기꾼은 코요테가 '회색곰, 연어, 독수리'의 영혼에 이끌려 다른 수컷과 동성애적인 관계를 맺고 있다고 묘사했다. 놀라운 우연의 일치로 각자 독립적으로 사실상 동일한 동물을 상징적으로 선정했지만 근본적으로 다른 해석을 보이고 있다(둘 다 상대방이 한 말을 전혀 알지 못했다). 백인의 관점에서 동성애는 동물들이 가진 것으로 보이는 '순수함' 또는 '정력'(이 주제에 대한 과학적 담론 전반에 걸쳐 조금 감춰진 채 울려 퍼지는 감정)에 대한 모욕이며, 반면 원주민의 관점에서는 그러한 동성애는 자연의 다원성, 힘, 온전함을 긍정하는 것이다. 

- 문자 그대로 본다면 두 가지 중 윈투 부족민의 설명이 분명히 더 ‘정확한' 것이다. 동성애와 트랜스젠더는 회색곰과 흑곰, 다양한 종의 연어 및 여러 맹금류(가면올빼미, 큰솔부엉이, 황조롱이, 참수리 등)에서 발생한다. 하지만 이것은 요점을 많이 벗어났다. 가장 중요한 것은 그 부족민 시야의 포괄성이다. 그가 언급한 동물이 동물학에 의해 '알려진', 동성애 동물인지 트랜스젠더인지와는 관계가 없는 것이다. 토착적인 관점을 입증하는 것은 개별적인 관찰의 '정확성'이 아니라 애초에 그러한 '정확한' 관찰을 촉진하는 관점의 확장이다. 서양 과학이 원주민 문화에서 가장 많이 배울 수 있는 것은 이러한 다多성애적, 다多성별적 자연 세계에 대한 견해다. 다음 섹션에서는 이러한 아이디어가 어떻게 과학 담론에 더욱 구체적인 방식으로 통합될 수 있는지 살펴보고, 어떻게 과학과 철학의 여러 새로운 발전과 근본적으로 양립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우리에게는 동물에 대한 더 현명하고 신비로운 개념이 필요하다. 
...
그들은 형제도 아니고 부하도 아니다.
그들은 다른 세계에 속하지만
우리와 함께 삶과 시간의 그물에 갇힌,
이 땅의 화려함과 고통을 함께하는 동료 수감자들이다.

- 자연주의자, 헨리 베스톤


사실상 삶은 혼돈이다.

모든 엉망진창,
온갖 색깔,
모든 원형질적 절박함,
모든 움직임은 혼돈이다.

- 수필가, 하킴 베이 

 


- 생물학은 자연선택의 진화에 기초한 기능적 설명을 재고再考해야 하며, 모든 생명체의 내재적 다양성을 인식해야 한다. 자연 현상이 얼마나 이상하게 보이든, 복잡하게 보이든, '생산적이지 못한' 것이든 상관없이 자연 현상의 존재는 그것의 기능 function이다. 이것들은 현재 생물학에서 제안되고 있는 수정론적인 생각들의 예일 뿐이며 광범위한 다른 과학 분야의 연구들과 관련이 있다. 이러한 생각 중 어느 것도 동성애와 트랜스젠더에 대한 이해에는 아직 적용되지 않았지만 이러한 현상을 보는 우리의 방식에 강력한 시사점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새로운 아이디어의 통합(그리고 성별 및 성애 체계를 포함한 광범위한 자연 및 문화 현상에 대한 적용)을 생물학적 풍요 Biological Exuberance라고 부르기로 하자.
 
- 생물학적 풍요는 이전의 것을 대체하기 위해 고안된 이론이나 '설명'이 아니다. 오히려 그것은 우리가 이해했다고 생각했던 것에 대한 근본적인 관점의 변화이자 대안적인 시야다. 이 개념을 통해 우리는 기존의 지식에 새로운 사실을 추가하는 것이 아니라 (로버트 피어시그 Robert Pirsig의 표현처럼) 기존의 사실에 새로운 지식 패턴을 추가하고자 한다.  
 
- 다음 토론에서는 이러한 수정 re-visioning을 시작하기 위해 특정한 현대 과학 및 철학 관점에 내재한 잠재력을 탐구할 것이다. 여기서 고려하고자 하는 여러 아이디어는 극히 이론적이거나 전통적 사고에 반하는 것이며, 흔히 각자의 분야에서조차 논란이 된다. 다른 믿기 어려워 보이는 개념들은 정통 생물학 이론화의 가장 기본적이고 오랜 개념들과 양립할 수 있다는 것을 드러낼 것이다. 더 나아가 논의될 각각의 아이디어는 이미 광범위하고 복잡한 지식 분야를 나타낸다. 우리는 단지 향후 조사를 위한 로드맵의 윤곽만 그려서 몇 가지 유용한 조사 경로를 제시할 수 있을 뿐이다. 그렇지만 우리가 생물학적 풍요라는 지시문 하에 편의상 요약하고 있는 아이디어의 공통점은 바로 이해의 돌파구를 마련하는 능력이다(필요에 의해, 그것들이 축약된 형태로 제시된다 하더라도). 이 모든 것을 종합하면 또 다른 단순한 '대답'보다 훨씬 더 가치 있는 새로운 인식 방식을 얻을 수 있다. 기본적인 패러다임의 변화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우리가 이전에 얼마나 많은 다양한 거짓을 고수했는가에 대해 당황해서는 안된다. 오히려 우리는 (제임스 카스 James Carse의 문구를 바꾸어 표현하자면) 너무나 많은 다른 진실이 있다는 것에 놀라야 한다. 
 
- 포스트다윈주의의 진화 생물학자들은 물리, 화학, 수학, 분자생물학 및 발달생물학과 같은 다양한 분야의 발전을 이러한 현상과 기타 현상에 대한 이론화의 일환으로 통합하고 있다. 

- 어떤 제안은 생명의 자가형성 self-organization 가능성에 관한 것이다.즉 단백질이, 다시 말해 첫 번째 기본적인 생명 형태에 필요한 효소와 세포가 무작위로 생겨나지 않았을 수 있다는 개념이다. 실험 결과 오히려 그러한 구조체가 분자 자체와 물 매개체에 내재한 화학적, 물리적 과정의 상호작용을 통해 '자발적으로' 형성될 수 있다는 것이 밝혀졌다. 비슷하게, 유연관계가 먼 종 사이에 일어나는 수렴현상이나 유기 및 무기물질 사이의 형태상의 일치는 실제 '직접적인' 진화적 변화를 일으키는 근본적인 패턴화 과정을 드러낸다. 또 다른 혁명적인 제안은 '유체 게놈 fluid genome'으로 알려진 것이다. 즉 환경이 유기체의 유전자를 유익하게 변화시킬 수 있다는 가설이다. 이전에는 유전자 코드가 정적이고 변경할 수 없다고 생각되었지만 현재 생물학자들은 환경과 유전학 사이에 역동적이고 복잡한 양방향 상호작용이 일어나 새로운 종의 진화를 이끌 수 있다고 인식한다. 

- 이 이론의 많은 부분이 초기 단계에 있지만(그리고 심지어 몇몇 경우에는 과학적 기반을 '살짝 걸치기만' 하지만) 이미 진화 과학에서 가장 존경받는 석학 중 일부가 이 이론의 기본 교리 재평가에 참여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생물학자이자 진화론자인 에드워드 O. 윌슨은 심지어어떤 의미에서 진화가 종교의 한 형태라고 선언("진화 서사시는 아마도 우리가 가질 수 있는 최고의 신화일 것이다.")까지 하면서 논의의 선두에 서 있다. 이는 결과적으로 창조론-진화 논쟁 전체에 아이러니한 반전을 초래했다.  
 
- 이러한 체계의 내부 역학 관계는 예측할 수 없는 패턴을 생성하지만 무작위적인 패턴을 생성하지는 않는다. 이 개념은 최근 식물과 동물 형태의 다양성에 대한 '적응주의자'의 재평가에서 그대로 나타난다. 조류 깃털의 증식과 정교함을 연구하는 한 조류학자가 관찰한 바와 같이, 전통적인 진화 이론은 특정한 패턴, 색상 또는 형태가 어떻게 발전해 왔는지 설명할 수 있지만 애초에 그러한 놀라운 다양성이 왜 또는 어떻게 생겨났는지는 설명할 수 없다. 이러한 가설은 천인조 widowbird의 꼬리, 닭의 볏, 공작의 깃, 참새의 검은색 턱받이 깃털처럼 다양한 특징들을 설명해 준다. 이러한 가설이 특성의 일부 특징을 설명할 수는 있지만 눈에 띄는 특성의 엄청난 다양성을 설명할 수는 없다. 기본적으로 동일한 과정이 작용하는 것이 분명한데... 왜 어떤 새들은 빨간 머리와 긴 꼬리를 가지고 있느냐는 문제다. 깃털의 다양성과 같은 현상의 최신 이론은 여전히 전체적인 변화 범위보다는 특정 패턴의 예상되는 기능적 또는 적응적 역할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하지만 카오스 이론의 원리를 적용하면 성과가 있을 수 있는 분야다. 
 
- 성적 표현과 성별 표현의 다양성도 마찬가지다. 카오스 이론에서 비롯한 더 중요한 통찰은 자연계가 흔히 겉보기에 이해되지 않는 방식이나 '비생산적인' 방식으로 작동한다는 것이다. 샐리 괴너 Sally Goermer에 따르면(그녀의 카오스, 진화, 심층생태학에 관한 토의에서), "비선형 모델은 명백히 이상하고 비논리적인 행동이 사실 시스템의 완전히 적절한 한 부분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생물학자 도널드 워스터 Donald Worster도 "과학자들이 오랫동안 보지 않으려 했던 것에 초점을 맞추기 시작했다. 세상은 우리가 상상했던 것보다 더 복잡하다... 그리고 실제로 누군가는 상상할 수 있는 것을 덧붙이지 않을까?"라고 언급했다. 반세기도 전에 진화생물학자 J. B. S. 할데인은 "우주는 우리가 상상하는 것보다, 아니 상상할 수 있는 것보다 기이 queer 하다"라고 언급하며 이미 이러한 생각을 예지 했다. 바로 우리가 이 책을 펼칠 때 보았던 문구다. 이들 과학자 중 어느 누구도 동성애에 관해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지만 동물의 왕국 전역에서 발견되는 성별과 성애의 변환 체계는 정확히 '카오스' 체계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불연속성'과 '비합리적' 사건들이다. 
 
- 이 점에서 특히 련이 있는 것은 카오스의 다섯 가지 기본 '원칙' 중 하나에 관한 괴너의 진술이다. "비선형 체계는 행동의 질적 변환(양분화)을 보일 수 있다. 이 아이디어는 간단하다. 단일한 체계가 여러 가지 다른 형태의 행동을 보일 수 있고, 모든 결과는 동일한 기본 동력의 결과다. 하나의 공식, 수많은 결과다. 이러한 아이디어에 따라 당연히 한 체계는 각각 머리카락 하나만큼 떨어져... 여러 가지 경쟁적인 형태의 행동을 할 수 있다. 그리고 각각은 안정적인 상호 영향을 끼치는 조직을 나타낸다." 이 아이디어가 성적 취향 영역으로 넘어가면 흥미로운 통찰력의 가능성을 제공한다. 즉 이성애, 동성애 그리고 그 사이의 모든 변형은 하나의 성적인 '동력'의 대안적인 현상으로 볼 수 있으며, 그 자체가 훨씬 더 큰 비선형 체계의 일부가 되는 것이다. 이 체계의 '유동성'은 개체의 삶, 다양한 공동체, 다른 종 사이, 시간의 순서 등에 걸쳐 무한히 다양한 표현으로 전개된다.
 
- 다양한 사회 현상에 카오스 이론이 적용됐지만 성적인 행동 패턴 분석에는 아직 활용되지 않고 있다. 성적 표현이나 성별 표현처럼 상대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것이 카오스 과학의 엄격한 수학적 모델이 요구하는 범위까지 계량화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카오스 이론이 제공하는 더 넓은 통찰력은 명백하다. 외견상 일관성이 없거나 직관에 반하는 현상(무기화학에서든 '성적인 끌림 sexual chemistry'에서든)은 개별적으로 어떠한 의미(또는 그것의 의미 결핍)를 갖든지 간에 전체적인 패턴의 구성 요소가 된다. 본질적으로, 표준으로부터의 편차는 표준의 일부다.  

- [가이아 이론은... 생물학에 지대한 의미가 있다. 그것은 다윈의 위대한 비전에도 영향을 미친다. 왜냐하면 가장 많은 자손을 남기는 유기체가 성공할 것이라고 말하는 것은 더 이상 충분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 제임스 E. 러브록, <살아 있는 유기체로서의 지구>]

- 거의 20년 전에 영국의 과학자 제임스 러브록 James Lovelock은 그의 책 <가이아 : 지구에서의 삶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을 출판하며 생물학사상의 새로운 시대를 열었다. 가이아 가설 또는 가이아 이론으로 알려지게 되었고, 과학이 일반적으로 자연계를 바라보는 방식, 특히 진화에 헤아릴 수 없는 영향을 미쳤다. 가이아 이론은 모든 생물과 무생물의 합이 거대한 생물체와 유사한 단일 자기조절체 self-regulating entity를 형성한다고 말한다. 포스트다윈주의의 진화론의 결과와 융합하면서 가이아 가설은 진화의 가장 기본적인 원리 중 몇 가지를 다시 생각하게 했다. 경쟁과 더불어 협력은 진화적 변화의 중요한 요소로 인식되었고, 개체 수준의 적응적 설명에 대한 탐색은 생물권 전체의 기능뿐만 아니라 종 전체를 포함하도록 상향 이동되었다. 논란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가이아 이론은 많은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만들어 냈고, 그중 다수는 경험적으로 그리고 실험적으로 검증되기 시작했으며, 과학자들 사이에서 중요한 학문 간 공동 연구를 이끌어냈다. 
 
- 이러한 새로운 생각의 줄기는 동물 동성애와 더 넓게는, 성애와 성별을 해석하는 방식에 강력한 영향을 미친다. 러브록(위에서 인용)이 관찰한바와 같이 생식이 반드시 '생존'의 필수 요소인 것은 아니다. 
 
- 경이로워하고, '진화가 만들어 낸 풍부함과 다양성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곤충학자들은 곤충 난자의 정자 수용 부위나 '형태학적 풍부함', '과다함' 그리고 '분명히 불필요한 복잡성'을 가진 곤충 생식기와 같은 가장 미세한 형태의 '복잡한 구조의 놀라운 다양성'에 경탄한다. 진화 이론가들은 다윈이 아이디어를 발전시킨 이후로 진화론자들이 설명해보려 한 특징인 '공작의 호화로운 꼬리 깃털, 사자의 갈기, 많은 도마뱀의 화려한 목 아랫살과 목도리의 색깔... 등 단지 몇 가지 과다한 것'의 수수께끼와 씨름하고 있다.
 
- 이러한 '과다함'을 공식적으로 인정하고 이러한 학문에서 융합된 생각 중 일부를 통합하기 위해 우리는 프랑스의 저명한 작가이자 철학자인 조르주 바타유의 연구를 따라 생물학적 풍요의 개념을 제안한다. 바타유는 그의 일반 경제 이론 theory of General Economy에서 자연과 문화 시스템의 에너지 흐름에 대해 우리가 생각하는 방식에 관한 급진적인 새로운 시각을 제시했다. 그의 견해에 따르면, 과잉과 풍요는 희소성(자원 경쟁)이나 기능성(특정 형태나 행동의 '유용성') 보다 큰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생물학적 시스템의 주요 원동력이 된다. 바타유의 기본적인 관찰은 모든 유기체가 생존하는 데 필요한 것보다 더 많은 에너지를 받는다는 것이다. 이 에너지의 원천은 궁극적으로 태양이다. 이 남아도는 에너지는 유기체의 성장을 위해(또는 더 큰 생태계를 위해) 먼저 사용될 것이지만, 시스템이 성장 한계에 도달하면 초과 에너지는 어떤 다른 형태로든 ‘바닥날 때까지' 사용하거나 또는 다른 방법으로 파괴되어야 한다. 바타유는 그러한 에너지를 '탕진하는' 전형적인 방법은 성적인 생식, 다른 유기체에 의한 소비(먹기) 그리고 죽음을 통해서라고 보았다.  
 
- 우리 행성의 생명체는 무엇보다도 바타유가 말한 태양에 의해 자유롭게 주어지는 '생화학 에너지의 과다'가 특징이다. 따라서 생명체가 직면하는 과제는 부족함이 아니라 과도함이다.  
 
- 생물학적 풍요의 개념은 과학적으로 타당할 뿐만 아니라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있고 직관적으로 접근할 수도 있다. 우리는 모두 자기 삶에서 자연의 '과다함'의 예를 생각할 수 있다. 아마도 그것은 정원에 있는 식물의 압도적인 무성함과 아름다움이나, 창문에 맺혀 있는 눈송이나 서리의 끝없이 다양한 패턴일 수도 있고, 무한하고 미묘한 가을 나뭇잎의 빛깔일 수 있고, 또는 수백 가지의 다른 품종과 잡종 중의 하나인 우리의 개나 고양이일 수도 있다. 우리가 자연계의 다른 영역이나 인간 사회에 관심을 돌렸을 때 그 예는 점점 더 많아진다. 삶의 다양성과 '풍요'에 대한 감사는 물론 새로운 것이 아니다. 과학자와 예술가는 모두 역사를 통틀어 이것을 칭송해 왔다! 바타유의 작업의 탁월함은 그가 이 개념을 인식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그가 동의하는 중요성의 정도에 있다. 기존의 사고방식은 삶의 다양성과 과다함을 진화, 물리 법칙, 역사의 진보 등 다른 더 큰 힘의 결과 또는 부산물로 간주한다. 바타유의 경우 이 관계는 반전된다. 풍요는 다른 모든 패턴들이 흐르는 생명의 원천이자 본질이다. 

- 가장 중요한 것은 생물학적 풍요라는 개념이 동성애 현상에 새로운 빛을 비춘다는 점이다. 바타유가 제안하는 것처럼 삶이 '낭비'하는 것처럼 보이는 활동으로 특징지어진다면 동성애와 비생식적 이성애(그리고 성별 체제)보다 더 '낭비'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이 있겠는가? 만약 유성생식 자체가 과도한 생화학적 에너지를 소모하는 수단이라면 생식 자체를 초래하지 않는 성적 활동이나 사회적 활동은 그러한 에너지를 훨씬 더 크게 '탕진'하는 것이 분명하다. 동성애와 트랜스젠더는 생물계의 자연적 강도 intensity 또는 '풍요'를 나타내는 여러 표현 중 하나일 뿐이다. 고등학교 때 배운 것과는 달리 생식은 생물학에서 궁극적인 '목적'이나 필연적인 결과가 아니다. 이는 훨씬 큰 패턴을 가진 에너지 '지출'의 한 가지 결과일 뿐이며, 그 안에서 우선적인 힘은 잉여를 써버려야 할 필요성이다. 이 과정에서 많은 유기체가 유전자를 물려받지만 거의 같은 수의 유기체들이 생식을 거의 하지 않는 삶을 영위한다. 지구의 풍성함은 단순히 생식 내에 포함되지 않을 것이다. 즉 그 위로 흘러넘친다... 강렬하게 짧게 끝나는 삶이나 지속해서 불타오르는 삶은, 생식적 procreative이든 혹은 그저 창조적 creative이든 각 존재의 너그러움에 의해 연료를 얻는다. 삶의 방정식은 엄청난 생산력과 결실이 없는 방탕함을 동시에 키운다.
 
- [우파이나는 후파카라는 생명력을 믿고 있는데... 이는 모든 생명체에 존재하는 것이다. 태양을 근원으로 하는 이 생명력은 식물, 동물, 인간 그리고 지구 자체에서 끊임없이 재활용된다. 어떤 존재가 죽으면 이 에너지를 방출한다... 생물이 다른 생명체를 소비할 때도 이와 유사하다... 태양은 모두에게 에너지를 균등하게 분배하면서 우주를 회전한다. - 마틴 폰 힐데브란트, <아마존인, 부족의 우주론>]   

- 생물학적 풍요의 개념은 광범위한 과학 분야에서 한 곳으로 수렴하는 여러 가지 생각을 한 마디로 압축한 것이다. 본질적으로 이것은 세상을 바라보는 새로운 방식이지만 어떤 의미에서는 전혀 새로운 것이 아니다. 이러한 '현대적' 세계관은 전 세계 토착민들의 관점과 이상할 정도로 유사하고, 그들의 고대 '우주론'은 흔히 최신 입자물리학이나 심층생태학의 가장 정교한 이론과 현저하게 닮아 있다. 아마도 카오스 과학, 포스트다윈주의의 진화론, 생물 다양성과 가이아 이론의 교차점에서 가장 중요한 측면은 토착 지식의 원천으로 회귀를 시작할 수 있는 그 잠재력일 것이다. 

- 이러한 각각 '새로운' 과학 분야의 많은 과학자가 원주민 문화의 가르침을 인정하기 시작했다. 생물 다양성 연구, 카오스 이론, 새로운 진화 패러다임에서 가장 유명하고 존경받는 연구자 중 일부는 그들의 혁신적인 생각이 전 세계 원주민들의 믿음 체계와 공명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있다. 예를 들어 에드워드 O. 윌슨은 뉴기니 원주민들의 분류 전문지식을 통해 생물 다양성과 '열대 우림 생활의 풍요로움'을 잘 보여주었고, 아마존 원주민 샤먼들의 비전이 담긴 통찰력을 언급하기도 했다. 선구적인 카오스 수학자 랄프 아브라함 Ralph Abraham은 고대 문화와 부족 문화에 말리족의 '프랙털 건축'과 같은 '카오스' 패턴이 스며들어 있음을 깨달았다. 전 세계적인 생태계 파괴와 생물 다양성의 대규모 손실에 직면해, 자연과의 관계를 '재영성화 respiritualizing'하고 토착 문화를 그 지침으로 삼자는 심각한 논의가 존경받는 과학자들 사이에서 오가고 있다. 또한 생물다양성 문제를 다루는 서양 과학자들은 알래스카의 이누피아크족(에스키모족)과 코유콘족, 남서부의 오덤족과 야퀴족, 포레이족과 다양한 뉴기니 부족의 자연사에 대한 고유 지식을 모델로 제시하고 있다. 야생생물학자 더글러스 채드윅 Douglas Chadwick은 동물의 '정령'이라는 개념을 받아들였다. 그는 동물을 '언어와 정교한 사회를 가진 존재'로 보는 관점이 아마도 생태계에서 그들의 행동과 역할에 대한 통합된 과학적인 이해를 위해 유용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마이클 E. 소울 Michael E. Soule과 R. 에드워드 그룸바인 R. Edward Grumbine 같은 유명한 자연보호 생물학자들 역시 (여러 캐나다 원주민의 샤머니즘(어미곰 신화를 포함해서)과 같은) 아메리카 원주민의 영성을 생물 다양성 위기의 중요한 해결책 가운데 하나라고 지적한다.

- 피터 분야드Peter Bunyard나 에드워드 골드스미스 Edward Goldsmith 등의 가이아 이론가와 포스트다윈주의의 진화 이론가들도 자연의 비선형적 복잡성을 이해하는 방법으로 토착적 세계관으로의 회귀를 주장하고 있다. 앞에서 언급한 아마존 우파이나족과 같은 여러 원주민의 우주론들은 바타유의 일반 경제 이론을 포함한 현대 환경 및 경제 이론과 유사한 '생명 에너지'의 흐름을 정교하게 개념화한 것이다. 또 다른 것들은 '예외적'이거나 통계적으로 드물거나, 명백히 역설적인 현상의 중요성을 인식하려 할 때 카오스 이론과 가이아 이론의 몇몇 기본 원칙을 따른다. 원주민 인류학자이자 윈투족의 전통적인 시인이자 예술가인 프랭크 라페냐 Frank LaPena는 이러한 시각을 간결하게 포착하고 있다. "지구는 살아 있으며 상호 연결된 일련의 체계로 존재한다. 그 체계에서는 확정뿐 아니라 모순도 온전성의 유효한 표현이 된다."
 
- 1986년에 열린 생물 다양성에 관한 국가 포럼은 토착적인 원천을 들으려는 과학자들의 의지를 새로이 볼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상징이다. 국립과학아카데미가 주최하고 스미스소니언 연구소에서 개최한 이 권위 있는 콘퍼런스에는 전 세계의 60명 이상의 저명한 학자들과 과학자들이 모였다. 그들의 임무는 21세기로 접어들며 생물 다양성의 중요성을 논의하는 것이었다. 가장 큰 기대를 받은 연설자는 전통적인 의미의 '학자'도 '과학자'도 아니었다. 뉴멕시코의 케레스 부족 출신인 미국 원주민 이야기꾼인 래리 리틀버드Larry Littlebird가 초청돼 자연계에 대한 토착적 시각을 보여주었다. 회의 마지막 날 청중들이 조용히 앉아 있을 때 리틀버드는 생물학자들에게 대부분의 평범한 인간들은 들을 수 없는 울음소리로 비구름을 소환하는, 도마뱀의 수수께끼 같은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 이 전례 없는 사건은 과학의 새로운 방향을 보여주는 고무적인 신호이지만 무엇인가 중요한 것이 누락되어 있었다. 즉 동성애와 트랜스젠더rk 토착 신앙 체계의 중심이 되는 것이었다. 그 회의에 참석한 사람 중 얼마나 많은 사람이 '케레산족의 하나인 리틀버드의 푸에블로 부족이 두-영혼 혹은 코크위무 kokwimu (남자-여자)의 신성함을 인정하고 인간과 동물 모두에서 동성애와 트랜스젠더를 명예롭게 여긴다'는 사실을 알고 있을까? 그중 누군가는 케레산 우주론이 왼손잡이 성별 혼합 곰 형태의 가장 주목할 만한 예를 포함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을까? 아니면 리틀버드 이야기 속의 도마뱀이 처녀생식으로 번식하고 레즈비언 교배에 관여하는 미국 남서부의 여러 암컷 종들 중 하나인 채찍꼬리도마뱀일 가능성이 가장 크다는 것을 알고 있을까? 그들이 리틀버드의 마지막 글에서 언급한 "사슴, 독수리, 나비 댄서들이 온다..." 에서 등장하는 동물 중 일부가 자연에서 동성애와 트랜스젠더를 보여준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을까? 안타깝게도 청중들은 아무도 이런 연관성을 몰랐을 수도 있다. 

- 현대의 유픽족 두-영혼인 앙국수어 Anguksuar(리처드 라포츈 Richard La Fortune)는 최근 서양 과학 사상과 토착적 관점의 융합과, 성별과 성적 유동성에 대한 관념의 관련성에 주목하고 있다. "현대 과학은 무질서에서 출현[해서] 양자 이론으로 이어지는 직선 비행입니다. 질서 정연하고 다루기 쉬운 것을 향해 달려가는 이 모습은 거대한 미스터리의 무릎에 다시 내려앉았습니다. 바로 카오스, 미지의 것 그리고 상상력이죠... 이곳은 많은 토착 분류학에 익숙한 우주의 한 영역입니다. 그리고 서양인의 마음이 마침내 돌아오고 있습니다. ... 저는 [프리초프] 카프라 Fritjof Capra의 <지각의 위기 Crisis of Perception>에서 말한 설명을 읽고 서양 사회를 괴롭히는 것으로 보이는 문화, 정체성, 성별 그리고 인간의 성애가 그러한 위기 상황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리라는 것을 완벽하게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요점은 두-영혼 믿음, 동성애, 양성애, 트랜스젠더가 우리 시대의 가장 중요한 과학적 시각 변화의 선두에 서 있다는 것이다. 
 
- 그 과정에 토착민과 서구인의 관점 사이의 격차가 마침내 해소되고 있지만 서양 과학자들에 의해 그 기여가 인정된 적은 거의 없다. 저명한 카오스 이론가, 생물 다양성 전문가, 포스트다윈주의의 진화론자들이 부족민의 가르침을 언급할 때 그들은 대개 이러한 토착 믿음 체계에서 동성애와 트랜스젠더가 차지하는 중추적인 역할을 알지 못한다. 또한 과학적인 개념에 시적인 목소리를 불어넣는 작가와 이야기꾼 그리고 비전을 보는 자들의 삶에서 동성애와 트랜스젠더가 차지하는 그러한 역할도 알지 못한다. 

- 진화 이론에 대한 혁신적이고 과학적이고 철학적인 해석을 다룬 최근 발표인 <확장된 진화 Evolution Extended>라는 책에서는 미국 원주민 시인 조이 하르조 Joy Harjo의 말이 삶의 상호 연결성을 불러일으키는 상징으로 부각되고 있다. 무스코지(크릭)족의 유산을 이어받은 하르조는 그녀의 저술에 자신의 토착적인 기원을 많이 인용하고, 강력한 자연 세계의 이미지를 이야기하며, 양자 물리학이나 분자 구조와 같은 서양 과학의 특정 구조에 대한 언급을 같이 다뤄서 폭넓은 찬사를 받았다. 하르조는 또한 <우리 시대의 게이와 레즈비언 시선집>에 글을 실은 '여성을 사랑하는 사람'이다. 그녀는 레즈비언-페미니즘의 아이디어 뿐만 아니라 오드레 로드, 준 조던, 앨리스 워커, 베스 브랜트, 아드리엔 리치 같은 레즈비언 또는 양성애 작가들이 자기 작품에 주요한 영향을 끼쳤다고 말한다. 그녀는 삶의 모든 면에 스며드는 에로티시즘의 중요성에 대해 말했고, 양성의 힘을 믿으며, 모든 개인에게 남성과 여성의 특성이 존재한다는 것을 확신했다. 그러나 하르조의 삶과 작업의 이러한 측면은 그녀가 과학적인 자료에 도입한 관점과는 무관하거나 우연히 일치하는 것으로 여겨졌다. 하르조가 시를 통해 이룬 겉으로 이질적으로 보이는 세계의 결합은 당연히 무시되었고, 개인적인 비전의 한 구성 요소로서도 마찬가지로 무시되었다.
 
- 그렇다면 동성애, 트랜스젠더, 비번식은 '불임'이나 비생산적이라기보다는 삶의 연속성을 위해 필수적인 것으로 보인다. 이것은 변환된 성별과 성애에 대한 토착적 사고의 핵심에 있는 근본적인 '역설'이다. 물론 이러한 세계관에서는 전혀 역설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카오스 이론, 생물 다양성 연구와 가이아 연구, 포스트다윈주의의 진화에서 일하는 과학자들이 토착적 관점과 그들 사이의 진정한 관련성을 인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이 과정은 과학자 스스로가 이 '역설'를 이해하고, 더 이상 동성애나 트랜스젠더와 자연계 생명력 사이의 방정식에서 어떠한 불일치도 찾을 수 없을 때 비로소 완성될 것이다. 
 
- 인류학자 칼 슐레지어 Karl Schlesier는 치시스타스(샤이엔)족과 그 조상들의 1만 2,000년 된 무속적 세계관을 연구하면서 고대와 현대적 관점의 일치 그리고 그 핵심인 성적 및 성별 변동성의 본질에 대해 분명히 밝히고 있다. 슐레지어는 "지난 수십 년 동안 물리학과 천문학에서 시작한 새로운 과학 패러다임은 단지 4세기 동안만 과학을 지배해 온 합리주의적 설명을 뒤엎었을 뿐만 아니라 치시스타스족의 세계관 설명에서 사실로 여겨지는 개념들을 증명하고 있습니다. 치시스타스족의 세계관 설명은 세상에 존재하는 힘('에너지')을 알고 있습니다... 바로 우주적 힘이죠."라고 말했다. 이 힘은 양자 현상을 제어하고 수수께끼 같은 성질을 보이며, 국소적 특성과 비국소적 특성, 인과적 특성과 비인과적 특성 등을 모두 보여주는 힘이다. 이러한 이해의 중심에는 성별이 혼합된 혹은 두-영혼인 샤먼이 있다. 그는 반대되는 것들이 화해하는 살아 있는 표본이고, '양성애적 퀘스트를 하러 떠나는 여행자'이자, 그 자신 안에서 명백히 모순되는 범주들을 결합하는 '반은 남성이고 반은 여성'인 인물이다. 이러한 반대되는 것끼리의 결합은 모든 물질의 원래 상태, 즉 전체성의 원초적인 미스터리로 되돌아가는 것으로 간주한다. 따라서 동성애와 트랜스젠더는 이 신성한 유일성과 풍요로움이 발현되어 현신 hierophany 한 것으로 여겨진다. "이러한 유기적 치시스타스족 세계관에서는 우주의 모든 부분은 서로 뒤얽혀 있다고 생각하며, 삶을 경이로운 것으로 봅니다. 이것은 아마도 샤머니즘이 발전한 이래 최대의 성과일 것입니다. 세상을 기적의 장소, 변혁의 장소, 불멸의 장소로 해석하는 것입니다." 

- 21세기 전야에 인간은 자연과 문화의 가장 근본적인 부분들을 다시 상상하고 재구성하기 시작했다. 몇십 년 전만 해도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사회적, 생물학적 풍경 속으로 발을 들여놓으면서 동성애자, 양성애자, 트랜스젠더들은 이제 우리 모두가 고려해야 할 새로운 성적 및 성별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다. 이러한 과정의 하나로 이들은 토착 문화와 미래에서 영감의 원천을 동시에 찾고 있다.

- 새로운 어휘와 표식어를 찾는 과정에서 형태변환자 shapeshifter나 변신 morphing과 같은 용어가 성 정체성이나 성적 스타일의 표현과 그 유동성을 지칭하는 데 쓰이게 되었다. 형태변환자는 원래 미국 원주민 문화에서 유래한 것으로, 과학 소설에서 사이버 펑크 하위 장르의 갈래로 현재의 대중문화에 도입되었다. 이 장르는 특히 윌리엄 깁슨 William Gibson에 의해 유명해지고, 제제네시스 시리즈를 지은 흑인 작가인 옥타비아 E. 버틀러 Octavia E. Butler의 작품으로 대표된다. 버틀러의 작품에는 유전자 조작, 외계인이 자주 나오는데 이들은 성적으로 성향이 다채롭고 '성 변형의 충동'에 시달리는 종이다. 이들의 생존은 사실 자신들의 '형태학적 변화, 유전적 다양성, 적응'에 달려 있다.

 - 아이러니하게도, 적절한 모델을 찾기 위해 미래나 '외계인 세계'까지 살펴볼 필요는 없다. 형태 변환 생물이나 변신 생물들은 단순한 환상의 소재가 아니다. 지금, 이곳 지구상 동물 세계에는 수많은 성별의 다양성과 반짝이는 성적인 가능성이 넘쳐나고 있다. 전체 도마뱀 종이 처녀 출산으로 번식하며 서로 성관계를 갖는 암컷으로만 구성되기도 하고, 목도리도요의 다성별 사회에서는 네 가지 뚜렷한 범주의 수컷 새들이 존재하며, 그중 일부는 서로 구애하고 짝짓기를 한다. 또한 암컷 점박이하이에나와 곰은 '음경' 클리토리스를 통해 교미하고 출산하고, 수컷은 '질' 음경을 가지고 있으며(그 종의 암컷과 같이), 두 아비 가정에서 새끼를 양육한다. 그리고 산호초 물고기의 활기찬 성전환과 암수모자이크와 키메라의 눈부신 간성을 볼 수도 있다. 이처럼 성별과 성애의 '포스트모던' 패턴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인간은 성적 다양성과 성별 다양성의 진화에 인간보다 앞서가는 종과 이를 오랫동안 인식해 온 원주민 문화를 따라잡고 있을 뿐이다. 앞의 글에서 제시한 토착 우주론과 프랙털 성적 취향의 혼합은 이미 잘 진행하고 있다. 단 허구가 아닌 과학적 사실의 영역 안에서 말이다.
 
- 멕시코 중부의 시에라 친쿠아산맥은 이른 아침이다. 가을의 황금빛과 오렌지빛 잎으로 뒤덮인 숲은 떨림과 함께 "그녀의 무한한 비밀이 만져지는 듯 살아 있다."라고도 하지만 이것들은 나뭇잎도 아니고 가을도 아니다. 먼 곳에서 폭포 떨어지는 듯한 소리가 공중을 가득 메우고 있지만 근처에는 폭포수가 없다. 종이처럼 얇은 수십만 개의 날개가 펄럭이는 소리다. 여기는 제왕나비의 월동지로 그들이 북미 대륙을 지나는 대장정을 마친 뒤 휴식을 취하고 있는 곳이다. 나뭇가지가 땅 쪽으로 휘어질 정도로 많이 나무에 매달려 있고, 숲 바닥은 빽빽하게 들어찬 나비들이 카펫처럼 깔려 있다. 이 나비들의 짝짓기가 흔히 이곳 월동지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몇몇 나비들은 세로로 나란히 서 있다. 그리고 이 짝짓기 중 일부는 동성애다. 한 월동지 연구는 짝짓기 활동이 최고조에 달했을 때 제왕나비 한 쌍의 10% 이상이 두 마리의 수컷으로 이루어지고, 시즌 후반에는 이 비율이 거의 50%까지 증가한다는 것을 밝혀냈다. 제왕나비들이 떼 지어 공중에 떠오르면 나무들을 집어삼킬 듯한 두꺼운 오렌지색 구름을 형성하며, 다 지나가는 데는 30분이 걸린다. 위에서 그들의 무리를 보면 놀라울 따름이다. 숲은 수백만 마리의 작은 나비들로 불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이 이미지는 생물학적 풍요의 중심 주제를 강력하게 떠오르게 한다. 작가 하킴 베이 Hakim Bey가 '현실 세계의 장엄한 과잉'이라고 불렀던 삶의 찬란한 다양성과 풍요로움 그 자체다.  

- 우리는 포스트다윈주의의 진화론, 카오스 이론, 생물 다양성 연구 등의 예측을 따라간 이 여정이 우리를 어디로 이끌었는지에 대한 성찰과 함께 이 섹션을 마치고자 한다. 이 여행은 단서를 따라가는 먼 길처럼 보였고 때로 길을 벗어나기도 했지만 우리는 결코 길을 잃지 않았고 원을 따라 다시 돌아왔다. 우리의 마지막 휴식처인 생물학적 풍요라는 개념은 이 세 가지 지점(카오스, 생물 다양성, 진화)에 의해 정의된 궤적을 따라, 정확한 위치는 이상하리만치 부정확하긴 하지만, 그 어딘가에 놓여있다. 생물학적 풍요라는 빛에 비추어보면 동물 동성애와 트랜스젠더 및 기타 비생식적 행동은 마침내 '이치에 맞아' 보인다. 동시에 더 큰 패턴으로 직관적으로 연결된다. 그러나 이 행동들은 여전히 역설적으로 유용성에 대한 기존의 정의를 계속 회피하고 있으므로 '설명이 불가능하다'라고 할 수 있다. 결국 실제 '설명'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 정확하게는 애초에 '합리적인 설명'이 좌절되었기 때문이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동물 행동의 특정한 한 측면을 봄으로써 훨씬 더 큰 것을 우연히 발견하게 되었다. 즉 자연과 인간 사회의 더 넓은 패턴을 인지하는 새로운 방식, 바로 세상을 보는 새로운 방법을 발견한 것이다. 동물의 동성애와 트랜스젠더는 우리의 일상과 거리가 먼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이러한 현상을 통해 우리는 주변의 가장 단순하고 평범한 것들에 대한 이해와 감사에 도달하게 된다. 생물학적 풍요는 마음만 먹으면 손쉽게 만나볼 수 있다. 우리가 어디로 고개를 돌리든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섬유질과 질감에서, 길모퉁이 가게를 지날 때 콧구멍을 가득 채우는 향신료에서, 우리 위에 있는 구름이 피어나는 모습 속에서, 바람에 흩날려 우리를 스치는 민들레 씨앗에서, 친구의 품에 안기거나 사랑의 입맞춤을 받으면서, 모든 색깔과 패턴 그리고 우리의 삶을 가득 채우는 감각으로 만날 수 있다. 우리 중 이러한 다양성에 한 번도 압도되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 시인 루이 맥니스 Louis MacNeice가 세상을 '구제 불능이라 할 정도로 다원적 plural'이라 말하고, '취한 듯한 다채로움을 보이는 것들'로 묘사한 이 감정에 말이다.

 

- 생물학적 풍요는 진정 삶의 다양성을 직관적으로 이해하게 해 주고 그것을 존재의 본질로 만든다. 이런 호화로운 경험을 하려고 물질적인 부자로 살 필요도 없고 외딴 황무지에서 살 필요도 없다. 길가 보도의 틈새를 헤집고 나오거나 버려진 도시의 땅을 질식시키는 잡초들은 어느 모로 보나 웅장한 산속 숲의 가장 고상한 장미꽃밭처럼 화려하다. 이러한 높은 이해력을 얻은 우리는, 이전에는 가장 세련된 포도주도 맛이 없어 보였으나, 이제 한 잔의 물에도 취할 수 있다(하킴 베이의 글을 인용해서). 

- 궁극적으로 생물학적 풍요로 대표되는 과학적 견해의 종합은 (동물 그리고 인간의 성적 및 성별 변동성에 대한 가장 오래된 토착적인 개념에 맞게 세계를 바라보는 방향으로) 우리를 완전히 한 바퀴 돌려놓는다. 이러한 관점은 이분법적인 반대를 해소하고 이원론을 통합하는 동시에 다름을 소중히 여긴다. 또 '변칙적'이고 '불규칙한' 것을 친숙하거나 '다루기 쉬운' 것으로 축소하지 않고 그저 존중하면서 그 차이를 받아들인다. 그리고 양립할 수 없어 보이는 모순적인 현상의 공존을 인식하면서 역설을 수용한다. 그것은 심장박동만큼이나 즉각적으로 나타나는, 설명할 수 없는 지구의 미스터리에 관한 것이다. 생물학적 풍요는 무엇보다도 삶의 활력과 무한한 가능성을 확인하는 것이다. 원초적이면서도 동시에 미래적인 이 세계관에서 성별은 만화경처럼 다채롭고, 성애는 다양하며, 남성과 여성의 범주는 유동적이고 변화할 수 있다.
 
 

한마디로 우리가 사는 바로 그 세상이다.

 


 
 
- 음경을 빨기도 한다. 수컷 침팬지는 때로 암컷에 마운트를 할 때 삽입을 하지 않거나 페니스가 빠진 후에 사정을 한다. 그들은 또한 발정기가 아닌 암컷들과 짝짓기를 하기도 한다. 또 다른 형태의 비생식적 교미는 임신 중의 교미다. 일부 암컷은 임신 기간의 75~80% 동안 이성애 활동에 참여한다. 또한 수컷 침팬지는 야생에서 암컷 사바나개코원숭이와 교미하는 것이 관찰되었다.

- 발정기에 있는 암컷은 전형적으로 다수의 파트너와 여러 번 짝짓기를 하는데, 하루에 6번 이상(때로는 2~7마리의 수컷과 연속적으로), 임신하는 한 마리의 새끼 당 총 수백 번의 짝짓기를 한다. 그러나 어떤 경우에는 이성관계가 원만하지 못하다. 수컷은 때로 암컷들에게 강제로 짝짓기를 시도하기도 하고, 위협하거나 심지어 격렬하게 공격해서 짝짓기를 하기도 한다. 또한 암컷은 간혹 나이가 든 수컷의 접근에 대해 '무뚝뚝한 거부'나 '혐오' 반응을 보인다. 교미는 흔히 성적인 활동을 방해하려는 다른 침팬지에 의해 괴롭힘을 당하면서 중단된다. 게다가, 영아살해와 심지어 동족 잡아먹기도 가끔 일어난다. 예를 들어, 공동체 밖에서 잉태한 영아는 현재 거주지의 수컷에게 살해당할 수 있다. 대부분의 암컷은 자신의 사회적 무리에 속한 수컷들과 짝짓기를 하지만, 일부 개체군에서는 상당수의 암컷이 자기 무리 밖에서 짝을 찾고 그들과 '은밀한' 교제를 한다. 예를 들어, 한 개체군에서는 전체 새끼의 절반 이상이 다른 집단에 사는 수컷에 의해 임신되었다. 
 
- 성체 간의 근친상간 짝짓기는 흔하지 않지만, 어미들은 갓난 아들과 성적인 행동을 꽤 자주 한다. 젊은 암컷은 일반적으로 첫 생리 후 1년에서 3년간의 청소년 불임기를 경험하는데, 이 기간 동안 그들은 임신하지 않고 이성애적으로 짝짓기를 한다. 일부 성체 암컷은 독특한 형태의 산아제한을 실천한다. 그들은 자기 젖꼭지를 자극하여 수유의 피임 효과를 모방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임신을 10년까지 예방하기도 한다.  

- 검정짧은꼬리원숭이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정보를 얻기가 힘들지만, 비슷한 성적 지향의 프로필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한 야생 무리에서 모든 수컷은 다양한 정도로 이성애와 동성애 마운팅(과 페니스 움켜쥐기)에 참여했다. 
 
- 위에서 언급했듯이 돼지꼬리원숭이의 일부 이성애 교미는 암컷이 내켜하지 않는 참여자라는 점에서 강요성을 띤다. 또한 돼지꼬리원숭이에서 공격적인 상호작용의 1/3 이상이 수컷과 암컷 사이에 발생한다(이 중 73%는 수컷이 암컷을 공격한다). 포획 상태의 돼지꼬리원숭이에서 영아살해가 목격되기도 했다. 어떤 경우에는 성체 수컷이 영아의 머리와 목에 상처를 입혀 태어난 지 하루 만에 죽이기도 했다. 또한 이 종을 33년간 연구한 결과(7세대 400마리 가까이) 새끼 8마리 중 1마리는 어미로부터 신체적 학대를 받거나 방치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는 땅바닥에 질질 끌고 가거나, 손가락이나 꼬리를 물어뜯거나, 눈 주위를 강박적으로 털손질해서 심한 눈 손상이나 실명을 일으키거나, 머리나 몸을 땅에 짓찧거나, 어미가 버리거나, 굶기는 일이 포함된다. 신체적 학대는 전체 돼지꼬리원숭이 새끼의 부상이나 사망의 약 1/3을 차지하는데, 이는 가족 내력인 것으로 보이며 보통 대를 따라 자손에게 반복된다. 또한 영아 유괴도 전형적으로 비생식 암컷에 의해 간혹 발생하며, 영아는 유괴를 당할 때 부상을 입을 수 있다. 

- 이 두 종에서도 여러 비생식적인 성행위가 발생한다. 돼지꼬리원숭이 수컷은 전체 마운트의 8~15%를 배란을 하지 않는 암컷과 하고, 이성애 행동의 1~2%는 암컷이 수컷을 마운팅 하는 것이 차지한다(역마운팅). 또한 암컷 돼지꼬리원숭이는 한 번의 발정기 동안 최대 5마리의 다른 수컷과 짝짓기를 할 수 있다. 어미-아들 간의 마운팅도 발생한다. 
 
- 무리에는 때로 가장 암컷의 어미나 할머니가 들어 있고, 형제나 삼촌들이 함께하기도 한다. 모계 집단은 보통 서너 마리의 범고래로 구성된다(때로 9마리에 이르기도 한다). 그리고 이 집단은 함께 어울리며, 발성에서 공통 방언을 공유하는 경향이 있는 포드 pods라고 알려진 더 큰 사회적 단위로 통합된다. 범고래의 일부 개체군은 적은 수가 무리를 이뤄(때로는 홀로) 널리 이동하며 발성을 별로 하지 않는 이동형 transients 범고래다. 이들은 주로 물고기보다는 해양 포유류를 먹이로 삼는다. 이동형이 아닌 범고래는 상주형 resident 범고래라고 불린다. 

- 행동 표현 : 동성애 상호작용은 수컷 범고래의 사회생활에 있어서 필수적이고 중요한 부분이다. 여름과 가을 동안 (상주상태의 포드가 함께 모여 이주하는 연어를 먹는 기간) 모든 연령대의 수컷들은 흔히 오후에 서로에 대한 구애와 애정표현, 그리고 성적인 행동을 하는 활동시간을 가진다. 일반적인 동성애 상호작용은 수컷 범고래가 모계 그룹을 떠나 임시로 수컷 무리에 합류하며 시작한다. 한 번의 활동시간은 평균 1시간 이상이며 몇 분에서 2시간 이상 지속하기도 한다. 보통 한 번에 두 마리의 범고래만 참가하는데, 수컷 3~4마리가 참가하는 것도 드물지 않으며, 최대 5마리가 참가하는 경우도 관찰되었다. 수컷들은 수면에서 서로 뒹굴고 첨벙거리기도 하고, 몸을 비비고 쫓고 부드럽게 밀면서 신체를 접촉한다. 이때 꼬리나 가슴지느러미로 물을 강하게 찰싹 때리기, 물 밖으로 머리 들어 올리기(스파이호핑 spyhopping), 수면에 떠 있거나 다이빙하기 직전에 몸을 아치형으로 구부리기, 그리고 공중에 발성하기 등의 곡예 과시가 동반된다. 수컷은 서로의 배와 생식기 부위에 특별하게 주의를 집중하는 주둥이-생식기 지향 beak-genital orientation이라고 알려진 행동을 시작하는데, 이는 이성애 구애와 짝짓기 과정에서도 볼 수 있는 것이다. 수면 바로 아래에서 수컷 한 마리가 몸을 뒤집어 헤엄치며 다른 수컷의 생식기 부분을 주둥이 혹은 '부리'로 만지거나 비빈다. 두 마리의 수컷은 이 자세로 함께 헤엄을 치는데, 한 마리가 숨을 쉬기 위해 표면으로 올라갈 때도 주둥이-생식기 접촉 상태를 유지한다. 그런 다음 둘이 우아한 이중 나선 형태로 깊은 곳을 향해 돌면서 하강한다. 이러한 과정의 변형으로, 때로는 수컷 한 마리가 잠수 직전에 꼬리지느러미를 물 밖으로 내밀며 구부려서 다른 수컷 한 마리가 주둥이로 배와 생식기를 문지르게 만들기도 한다. 이러한 쌍은 3~5분 후에 다시 수면으로 나타나며 이 순서를 반복하지만 두 수컷의 위치는 바뀌게 된다. 실제로 모든 동성애 행동의 90% 정도는 수컷들이 번갈아 가며 서로 접촉하거나 상호작용한다는 점에서 쌍방향적이다. 이러한 상호작용을 하는 동안 범고래는 흔히 발기한 페니스를 과시하는데, 수면이나 물속에서 몸을 굴리며 90센티미터 길이의 독특한 분홍색 기관을 드러낸다. 범고래의 페니스는 독립적인 움직임이 가능하고 물체를 붙잡을 수 있는 말단을 가지고 있는데, 어떤 수컷이 자기 페니스를 다른 수컷의 생식기 틈에 삽입하려는 경우도 있다(아직 완전히 검증되지는 않았다). 

- 모든 연령의 수컷들이 동성애 활동에 참여하지만, 이러한 행동은 '청소년' 범고래(성적으로 성숙한 12~25살 사이의 개체) 사이에서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다. 특히 청소년들은 또래끼리 상호작용을 하기도 하지만, 전체활동시간의 3/4 이상은 5살 이상 차이가 나는 수컷들과 하게 된다. 때로 성체 전용 동성애 활동(즉 25세 이상의 수컷 사이)이 일어난다. 어떤 수컷들은 매년 상호작용하는 가장 좋아하는 짝이 있는데, 오랜 기간 지속하는 '우정'으로 발전하기도 하고, 특정한 수컷과 짝을 이루기도 한다. 다른 수컷들은 매우 다양한 파트너들과 상호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동성애 활동 참여자의 대부분은 서로 다른 모계 그룹 출신이며, 따라서 친척관계가 아니다.  
 
- 일반적으로 젊은 수컷이 나이가 많은 수컷을 마운팅 한다. (특히 뉴질랜드바다사자) 젊은 수컷들 사이에서 동성애는 흔히 놀이 싸움의 구성 요소인데, 두 수컷이 가슴을 맞대고 서서 서로 밀치고, 상대방의 목을 입에 물려고 한다. 암컷 오스트레일리아바다사자들도 가끔 서로를 마운트 하지만, 레즈비언 마운팅은 북방물개에서 더 흔하다. 짝짓기 시즌 동안 암컷은 때로 다른 암컷을 마운팅 해서 골반 찌르기를 하며 교미한다. 마운트가 된 암컷은 흔히 등을 구부리고 가슴지느러미를 펼치는 식으로 동성애 마운트를 돕는다. 이렇게 하면 상대 암컷이 자기 생식기에 접근하기가 쉬워진다. 
 
- 빈도 : 동성애 행동은 오스트레일리아바다사자와 뉴질랜드바다사자에서 꽤 자주 나타나며 북방물개에게서는 흔하게 발생한다. 

- 성적 지향 : 오스트레일리아바다사자와 뉴질랜드바다사자에서 암컷 무리와 관계하지 않는 젊은 수컷들은 배타적인 동성애 활동에 참여하는 것으로 보인다. 많은 개체 (뉴질랜드바다사자 수컷 중 81%와 오스트레일리아바다사자 수컷 중 33%)가 이성애 교미를 하지 않기 때문이다. 뉴질랜드바다사자에서는 번식을 하는 성체 수컷도 때로 동성애 마운팅에 참여하므로 양성애자가 되는 반면, 오스트레일리아바다사자에서는 성체 번식 수컷은 전적으로 이성애자다. 북방물개는 레즈비언 마운팅에 특히 애착을 보이는 모든 암컷이 수컷들과도 활발하게 이성애적인 짝짓기를 한다. 실제로 동성애 활동에 관여하는 거의 모든 암컷은 어미이지만, 모든 어미가 동성애에 참여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암컷들이 전체 번식기에 단 한 번만 수컷과 짝짓기를 하기 때문에 암컷들이 참여하는 동성애 활동의 양은 이성애 활동과 동일하거나 더 많을 것이다.
 
- 이 세 종류의 바다표범 모두 개체군의 상당수는 번식하지 않는다. 앞에서 지적했듯이 뉴질랜드바다사자 성체 수컷의 80% 이상과 오스트레일리아바다사자 수컷의 1/3은 이성애 교미에 참여하지 않는다. 북방물개에서는 9살 미만의 수컷 대부분은 암컷에게 접근하기 위한 나이 든 수컷과의 경쟁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짝짓기를 하지 않는 반면, 대부분의 번식 수컷은 실제로 전체 생애 중 단 한 시즌 동안만 번식에 참여한다. 평균적인 수컷은 평생 암컷과 교미를 3~4번밖에 하지 않으며, 많은 수컷은 한 번도 하지 않는다. 또한 번식지의 암컷 중 8~17%는 매년 임신을 하지 않으며, 암컷은 일반적으로 5년 정도에 한 번만 번식을 한다. 사실 전체 개체군의 거의 60%가 번식을 시도조차 하지 않는 비번식 개체로 구성되어 있다. 오스트레일리아바다사자는 포유류 중 유난히 긴 번식주기를 갖는데, 짝짓기부터 출생까지 17~18개월에 이를 정도다. 다른 말로 '해를 넘기는 supra-annual' 번식주기라고 부른다(대부분의 포유류는 1년 이내에 번식주기를 완료하므로 매년 번식할 수 있다). 이렇게 주기가 늘어난 이유 중 일부는 지연착상 delayed implantation이라는 현상 때문이다(다른 바다표범에서도 발견된다). 이 종에서는 수정란이 발달하지 않고 대신 최대 8개월에서 9개월 동안 '가사 상태'로 남아 있다. 또한 오스트레일리아바다사자에서는 임신 후반기 낙태가 비교적 흔하다. 북방물개에서 착상은 4~5개월 정도 지연되지만, 배아의 약 11%는 착상에 실패해 낙태되거나 재흡수된다. 

- 수정과 태아 발달 사이의 이러한 분리 외에도, 이 종들에서는 성별 사이의 주목할 만한 공간적, 시간적 분리가 존재한다. 북방물개에서는 짝짓기 철이 끝나면 수컷과 암컷은 서로 다른 방향으로 간다. 암컷은 북태평양에 넓게 분포하는 반면 수컷은 베링해에 남는다. 수컷과 암컷은 일 년에 겨우 두 달 동안만 상호작용을 하는데, 이는 그들이 삶의 대부분을 서로 떨어져 보낸다는 것을 의미한다. 게다가 두 성별은 함께 있을 때 흔히 적대적이다. 수컷 북방물개들은 때로 암컷의 몸을 들어 올리거나 공중으로 던지는 방법으로 영역을 떠나지 못하게 막는다. 두 마리의 수컷이 한 암컷을 차지하려고 서로 이빨로 끌어 (때로는 실제로 암컷이 새끼를 낳을 때) 심각한 열상을 입히거나 줄다리기 끝에 죽음을 초래하기도 한다. 오스트레일리아바다사자에서는 젊은 수컷들이 서식지를 돌아다니며 암컷을 성적으로 괴롭히고 도망가려는 암컷들을 공격한다. 뉴질랜드바다사자 수컷이 죽은 뉴질랜드북방물개 Arctocephalus forsteri 암컷과 짝짓기를 시도하는 것이 목격된 적이 있는데, 수컷이 짝짓기를 시도하려는 도중에 죽였을 가능성도 있다. 북방물개와 캘리포니아바다사자 Zalopbuscalifornianus 사이의 성적인 상호작용도 일어나며, 수컷 북방물개는 또한 자기 종의 새끼와 강제 교미를 시도한다는 것도 알려져 있다. 또한 수컷(때로는 암컷) 오스트레일리아바다사자는 간혹 맹렬히 새끼를 공격하며, 흔들거나 던지고, 물어뜯는다. 이러한 부상으로 인한 사망은 육지에서 새끼들 죽음의 가장 중요한 원인이고, 해당 종 새끼 사망의 거의 1/5을 차지한다. 북방물개새끼 사망의 약 17%는 성체의 공격(대개 암컷)에 의한 것이다. 

- 성체 암컷과 어린 바다표범이 직면하고 있는 이러한 심각한 어려움도 있지만, 이들 종에서는 혁신적인 공동 육아 혹은 '주간 돌보미' 체계도 발전했다. 오스트레일리아바다사자에서는 암컷들이 한 무리의 새끼를 번갈아 돌보며 지킨다. 북방물개에서는 어미들이 바다에 없는 동안 새끼들은 탁아소 혹은 포드 pods라는 곳에 모여 보호받는다. 어미들은 보통 일주일에 하루만 해안에서 보내고 때로 한 번에 16일까지 떠나 있기도 하므로 새끼들은 이곳에서 시간 대부분을 보낸다. 새끼를 잃은 오스트레일리아바다사자 암컷도 가끔 다른 암컷의 새끼를 납치하려고 한다.

- 1년생 검은꼬리사슴은 종종 수사슴끼리 뿔을 걸어 경합하는 의식화한 비폭력적 봄철 대결 Spring matches을 하는 동안 서로 마운트를 하기도 한다. 이 활동을 하는 동안 한쪽 수컷은 교미 전 암컷의 자세와 비슷한 경직된 자세를 취하기도 한다. 그런 다음 다른 쪽 수컷(때로는 첫 번째 수컷보다 어리거나 작은 수컷)이 상대의 뒷다리 분비샘에서 나오는 특별한 냄새를 맡은 후 마운트한다. 암컷 검은꼬리사슴도 발정이 나면 때로 서로를 마운트 한다. 더불어 어떤 암컷은 질주구애 rush courtship라고 알려진 추적 과정을 통해 다른 암컷을 유혹한다. 이 행동에서 (이성애 상황에서도 발생한다) 암컷은 다른 암컷을 향해 질주하거나, 갑자기 멈춰 땅을 긁기도 하고, 천천히 걷거나, 몸을 비틀면서 공중으로 뛰어오르고, 또는 원이나 8자 모양을 그리며 달리기도 한다. 이를 통해 다른 암컷은 자극받고 흥분한다. 성체 수컷 흰꼬리사슴은 수사슴 무리 안에서 흔히 한두 마리의 다른 성체 수컷과 '동반자 관계'나 유대 관계를 형성한다. 이러한 강한 결합은 각 수사슴 무리의 안정적인 '중심' 역할을 한다. 전형적으로 번식기가 되면 이러한 동반자는 헤어지게 되지만, 짝짓기가 끝나면 대개 다시 결합한다. 

- 흰꼬리사슴의 일부 개체군에서 특이한 형태의 성전환 사슴이 발견된다. 이러한 동물은 유전적으로는 수컷이지만 실제로 수컷과 암컷 모두의 특성이 결합해 있어서 때로 벨벳뿔 velvet-horns이라고 불린다. 이러한 이름이 붙은 이유는 그들의 뿔에 특별한 '벨벳' 피부가 영구적으로 덮여 있기 때문인데, 대부분의 수컷에서 이 피부는 뿔이 자란 후에 떨어져 나간다. 벨벳뿔의 뿔은 보통 뾰족한 형태를 취하고(다른 수컷처럼 뿔이 넓게 가지를 치지 않는다), 뒤쪽을 향하며 때로 큰 밑동을 형성한다. 신체적으로 벨벳뿔은 흔히 암컷의 신체 비율과 얼굴 특징을 가지고 있으며, 고환은 작고 발달이 덜 되어 있다(사실 불임이다). 검은꼬리사슴에서도 비슷한 형태의 트랜스젠더가 발견되는데, 뿔의 독특한 모양 때문에 ...
 
- 성적 지향 : 같은 성 마운팅에 참여하는 사슴 대부분은 이성애 구애와 교미에도 관여할 것이다. 임신이 가능한 성별 혼합 사슴(거의 항상 유전적으로 암컷)은 대개 이성애자고(즉 유전적으로 수컷과 짝짓기를 한다), 반면 임신이 불가능한 트랜스젠더 사슴(예를 들어 벨벳뿔)은 무성애자거나 다른 트랜스젠더 사슴과 관계를 맺는다. 
 
- 사슴은 동성애 외에도 다양한 비생식적 성행위에 참여한다. 흰꼬리사슴은 때로 짝짓기 철이 아닐 때 이성애 마운팅을 하는데, 이러한 행동은 두 가지 이유로 생식과 관련이 없다. 즉 삽입을 하지 않는다는 것과 수사슴이 계절적 성 주기를 가지고 있어서 봄과 여름 동안 고환이 작아져 정자를 거의 생산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번식기 동안 검은꼬리사슴의 짝짓기 현장을 보면, 흔히 수컷은 실제적인 교미를 하기 전에, 삽입을 하지 않는 성적인 활동을 대대적으로 수행한다. 이 활동에서 수컷의 페니스는 발기하지만(포피에서 나오지만) 삽입은 이루어지지 않는다. 이러한 마운트는 15초까지 꽤 길어질 수 있고 빈도도 높다(한 마운트에 5회에서 40회 이상까지). 이 두 가지 종의 수사슴은 어떤 때는 독특한 방식으로 자위를 한다. 먼저 페니스의 포피를 벗기고 핥은 다음, 오르가슴에 도달할 때까지 포피 안쪽이나 배에 대고 (골반을 돌리거나 골반 찌르기를 해서) 앞뒤로 움직인다. 다른 몇몇 사슴 종에서와 같이 이들의 뿔은 매우 민감하고 심지어 에로틱한 기관이기 때문에, 검은꼬리사슴은 때로 식물에 뿔을 문질러 성적인 자극을 얻기도 한다. 새끼가 어미를 마운팅 하는 등의 근친상간 활동도 이러한 종에서 일어난다. 
 
- 부분적으로는 번식과 관련된 스트레스가 이유가 된다. 발정기에 완전히 금식해야 하는 말코손바닥사슴 수컷에게도 번식은 부담되는 활동이다. 짝짓기는 또한 암컷에게 상처를 입히는 활동이기도 하다. 이 두 종의 수컷은 상당히 크기 때문에 암컷은 흔히 교미로 인해 부상을 당하는데, 때로는 말 그대로 마운팅 하는 수컷의 무게로 인해 쓰러지기도 한다. 따라서 암컷 순록들은 흔히 교미하려는 시도에 강하게 저항하고 탈출하려고 몸부림치며(짝짓기의 2/3 이하만 성공한다), 그러는 동안 수컷들은 뿔로 암컷을 때려서 마운팅에 따르도록 만들기도 한다. 암컷들도 거기에 대항해 자기 뿔로 싸우기도 한다. 암컷 말코손바닥사슴은 발정기에도 흔히 앞발굽으로 수컷을 때려 심각한 상처를 입힐 수 있다. 두 종 모두 번식기가 아닌 때에는 엄격하게 성별이 분리되어 있다. 예를 들어 말코손바닥사슴에서는 겨울철 무리의 단지 10~20%만이 혼성 무리이다. 
 
- 또한 말코손바닥사슴과 순록은 다양한 비생식적 성적 행동을 한다. 두 종의 수컷은 가끔 새끼를 마운트 하며, 암컷 순록은 가끔 역으로 수컷을 마운트 한다. 이성애 상호작용은 흔히 구강 생식기 접촉을 동반한다. 즉 수컷 말코손바닥사슴과 순록은 암컷의 외음부를 핥고, 암컷 순록은 때로 수컷의 페니스를 핥는다. 말코손바닥사슴에서 일어나는 이성애 마운트의 약 45%는 삽입이나 사정을 동반하지 않으며, 수컷은 때로 연속해서 최대 14번까지 암컷을 마운트 한다. 더불어 수컷 말코손바닥사슴과 순록 모두 뿔을 식물에 문지르는 '자위'를 하는데, 이것은 종종 (페니스 발기와 사정을 포함한) 성적 자극을 초래한다. 
 
- 때로 네다섯 마리의 수컷이 무리 지어 모여 서로 목을 감고 마운트를 하는데, 한 수컷이 여러 마리의 수컷 개체를 빠르게 연속해서 마운트 하거나 같은 수컷을 연속으로 세 번 정도 마운트하기도 한다. 암컷들은 때로 서로 마운트를 하지만, 목걸기에 참여하지는 않는다. 

- 빈도 : 기린의 동성애 활동은 흔하며, 실제로 많은 경우 이성애적인 행동보다 더 빈번하다(이성애 행동은 아주 드문 것으로 보인다). 한 연구 영역에서, 수컷들 사이의 마운팅은 관찰된 모든 성적인 활동의 94%를 차지했다. 모든 구애 활동시간의 1/3에서 3/4은 동성애였고(즉 수컷 간에 목걸기를 했다), 어떤 주어진 시간에 모든 수컷 중 약 5%는 목걸기에 참여하고 있었다. 암컷 사이에서 동성애 마운트는 신체접촉과 관련된 상호작용의 1% 미만이다.
 
- 성적 지향 : 동성애 활동은 수컷 개체수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젊은 성체 수컷들의 특징이다. 나이가 들면서 수컷은 동성애 구애와 마운팅을 덜 하게 되고, 대신 이성애 활동에 더 자주 참여하게 된다. 젊은 수컷 사이의 모든 마운팅 행동은 동성애인 것으로 보이지만, 극소수는 암컷에게 구애하기도 한다(하지만 마운트는 하지 않는다). 동성애 마운팅과 목걸기에 참여하는 수컷들은 종종 무리에 있는 모든 암컷을 무시하는데, 이것은 아마도 같은 성 활동에 대한 '선호'를 나타내는 것으로 보인다.
 
- 성체 기린 중 비교적 적은 비율만이 생식을 한다. 어떤 개체군에서는 암컷은 1년에 1/4 미만만이 새끼를 낳고, 보통 한두 마리의 수컷만이 암컷과 짝짓기를 한다. 이렇게 낮은 빈도의 생식이 일어나는 요인에는 몇 가지가 있다. 즉 임신은 15개월이나 지속하고, 새끼 간 터울이 최소 20개월에 이른다. 또한 수컷들은 4살이 채 되기 전에 성적으로 성숙하긴 하지만, 적어도 8살이 될 때까지는 성공적인 짝짓기 경쟁을 할 수 없다. 그리고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실제적인 교미는 매우 드물 수 있다. 한 개체군에서 1년 동안 3,200시간 이상의 상세한 관찰을 했지만 단 한 번의 이성애 교미밖에 보지 못했다. 어떤 지역에서는 나이가 많은 번식 은퇴 기간의 수컷들이 모이는데, 이들은 일반적으로 혼자 지내며 암컷과 짝짓기를 하지 않는다.
 
- 기린은 몇 가지 형태의 비생식적 이성애 활동도 한다. 발정이 난 젊은 암컷들이 드물게 수컷 새끼를 마운트 하기도 하고, 새끼가 때로 어미를 마운트 할 때도 있다. 대부분의 일부다처제 동물들처럼 수컷은 새끼 기르기에 참여하지 않는다. 하지만 암컷도 흔히 육아 무리 혹은 새끼 무리 calving pools에 자식을 맡기고 자리를 비운다. 이 육아 무리에는 아홉 마리까지 새끼들이 모이고 한 마리 이상의 어미가 지키게 된다. 이러한 '주간 돌보미' 형태를 이용해 암컷은 자기 새끼를 끊임없이 돌볼 필요 없이 자기 먹이를 먹을 수 있다.

- 수컷들은 흔히 끈질기게 암컷을 쫓아 뿔로 찌르고 울어대며, 때로는 추격 중에 쓰러뜨림으로써 무자비하게 괴롭히기도 한다. 프롱혼의 생식에는 또한 자궁 내 공격성이라는 특징이 있다. 생식 동안 일상적으로 태아가 서로를 죽이게 된다. 처음 암컷의 자궁에는 무려 7마리의 태아가 존재할 수 있지만, 이 중 2마리만이 살아남게 된다. 나머지는 다른 태아들에 의해 죽게 되는데, 태아 세포막에서 길게 자란 돌기가 다른 태아에게 치명적인 구멍을 내서 자궁 밖 암컷의 난관으로 밀어낸다. 일부 태아는 다른 태아들의 줄 모양의 신체 형태에 목이 졸려 더 일찍 죽기도 한다. 암컷은 죽은 배아를 재흡수한다. 
 
- 뿔로 찌르며, 서로를 마운팅 하는 것이다. 보통 허들은 모든 수컷이 기꺼이 참여하는 비공격적인 상호작용이다. 하지만 때로 허들의 몇몇 숫양들은 모두 동일한 수컷(대개 몸집이 작은)에게 온 관심을 집중해서 교대로 그 수컷을 마운팅 하고 심지어 그 수컷이 도망가려고 하면 쫓기도 한다. 암컷 산양들도 때로 서로의 생식기 핥기, 마운팅 하기, 그리고 때로 구애행동 같은 성적인 활동에 참여한다. 
 
- 큰뿔양과 가는뿔산양의 같은 성 구애와 성애가 너무 만연하고 기본적이어서, 암컷들은 수컷과 짝짓기를 하기 위해 수컷을 '모방 mimic'한다. 암컷들은 나이 든 수컷에게 구애를 받는 전형적인 젊은 수컷의 행동 패턴을 채택하게 되는데, 아이러니하게도 이 암컷들은 이제 수컷을 닮았다는 이유로 숫양의 성적 관심을 불러일으키게 된다. 성별 역할과 성애에 대한 또 다른 왜곡으로 일부 개체군에서는 때로 '암컷 모방’ 수컷이 존재하기도 한다. 주목할 만한 것은 그러한 수컷들이 일반적으로 동성애 마운팅과 구애에 참여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성전환을 한 수컷은 다른 숫양들과 신체적으로 구별하기 힘들지만 행동적으로는 암컷을 닮았다. 그들은 일 년 내내 성별에 따라 구분된 암양 무리에 머무르며, 흔히 암컷의 전형적인 웅크린 배뇨 자세를 취하며, 대부분의 수컷이나 심지어 여러 암컷보다 낮은 서열이며 덜 공격적이다(비록 서열을 매기는 일반적인 기준인 몸집이나 뿔의 크기가 더 크지만). 가장 중요한 점은 성전환을 한 숫양들이 보통 다른 수컷의 구애나 마운트를 허락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다시 설명하지만 이러한 모습이야말로 전형적인 암컷의 패턴이다. 왜냐하면 이 종의 암양들은 일반적으로 매년 며칠간의 발정기를 제외하고는 숫양의 구애나 마운트를 허락하지 않기 때문이다. 

- 빈도 : 큰뿔양과 가는뿔산양에서 동성애 마운팅은 일 년 내내 흔하게 일어나지만, 이성애 활동이 일어나는 발정기에 더 빈번하게 일어나며, 해당 시기의 모든 성적인 행동의 약 1/4을 차지한다(그리고 수컷 간 상호작용의 69%까지 차지한다). 발정기가 아닌 경우에 모든 마운팅 활동은 동성애적인 것이지만 이때의 마운팅은 수컷 간 상호작용의 2~3%만 차지할 뿐이다. 암컷들 사이에서는 1~2%의 상호작용만 마운팅과 관련이 있다. 적어도 수컷들 간 70%의 상호작용은 구애 행위와 관련이 있다. 아시아무플론에서는 동성애 활동이 덜 빈번한 것으로 보인다. 즉 야생에서는 산발적으로만 관찰되며, 사육 상태에서는 약 10%의 마운팅과 일부 구애행동이 같은 성별 사이, 특히 암컷 간에 나타난다. 행동적인 성도착은 큰뿔양 일부 개체군의 약 5%에 해당하는 숫양에서 발생한다. 

- 성적 지향 : 사실상 모든 수컷 큰뿔양과 가는뿔산양은 동성애 구애와 마운팅에 참여하며, 발정기 동안 이성애를 추구하는 정도는 나이와 계급에 따라 다르다. 젊고 서열이 낮은 숫양들(수컷 개체수의 절반에 가깝다)은 암컷과 짝짓기를 거의 하지 않으며, 이러한 수컷 중 일부는 동성애 관계만 한다. 나이가 많고 서열이 높은 숫양들 사이에서는 이성애 행동이 훨씬 더 흔하긴 하지만, (앞에서 서술했듯이) 암컷에게 구애하고 마운팅을 하는 것이 흔히 암컷들이 사용하는 수컷을 닮은 행동 패턴 때문에 일어나기도 한다. 다시 말해 그들이 이성애를 함에도 불구하고 산양은 확실한 '동성애자'인 것으로 보인다.
 
- 큰뿔양과 가는뿔산양의 수컷 개체 중 많은 수가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번식에 참여하지 않는다. 비록 여러 젊고 서열이 낮은 수컷들이 암컷을 마운트 하려 하지만, 암컷과 더 높은 서열의 숫양이 둘 다 교미를 허용하지 않기 때문에 짝짓기를 할 가능성은 20%가 채 되지 않는다. 그러나 비번식 숫양들은 실제로 번식 숫양에 비해 거의 6배까지 훨씬 낮은 사망 ...
 
- 행동 표현 : 수컷 아메리카들소는 다양한 동성애 활동에 참여한다. 어린 수소들(5살 이하, 특히 1살에서 3살) 사이에서는 항문성교가 흔하다. 이때 한쪽 수컷은 페니스를 발기한 채 다른 수컷에 마운트하고 항문 삽입을 달성한다. 마운트가 된 수컷은 흔히 꼬리를 옆으로 튼 채 엉덩이를 대주거나 다른 수컷에게 향하는 방법으로 성적인 상호작용을 원활하게 한다. 동성애 교미는 이성애 교미보다 평균적으로 거의 2배 더 오래 지속한다. 동일한 수소를 한 마리가 여러 번 마운트 하기도 하고 여러 마리의 다른 수컷이 연속해서 수차례 마운트하기도 하지만 상호 마운팅은 일반적이지 않다. 다른 수컷을 마운트 한 수소는 흔히 자기가 마운트 되는 것은 허락하지 않기 때문이다(비록 마운트 된 수컷이 파트너를 마운트 하려고 시도하긴 하지만). 다른 수컷에게 자주 마운트가 되는 수컷의 등은 척추 양쪽 피부가 종종 찢어져 있다. 이곳은 마운팅 한 수소가 발굽을 비비는 부위다. 수컷에게 자주 마운트가 되는 암컷 들소에게서도 같은 피부 찰과상을 발견할 수 있다. 동성애 마운팅은 여러 가지 다른 맥락에서도 일어난다. 들소(아메리카와 유럽 모두)와 아프리카들소에서는 수컷들이 때로 놀이 싸움을 하다가 서로 마운트를 하기도 한다. 성체 수컷 아메리카들소는 또한 공격적인 상호작용이 끝날 때도 다른 수소를 마운트 할 수 있다. 이러한 두 가지 맥락의 마운팅에서는 페니스의 발기 및 골반 찌르기가 있다 하더라도 일반적으로 삽입까지 가지는 않는다. 때로 한 수컷이 마운팅의 전조로서 부드럽게 숨을 헐떡이며 상대의 엉덩이에 턱을 괴기도 한다. 암컷 동성애 마운팅과 턱 기대기는 유럽들소와 아프리카들소에서도 일어난다. 수컷 아메리카들소, 특히 젊은 수컷은 때로 다른 수컷과 보살핌 관계 tending bond 혹은 배우자 관계를 형성하기도 한다. 이러한 쌍의 관계는 발정기에 형성되는 암수 사이의 일시적 일부일처제 관계(몇 시간에서 ...
 
- 마운티의 목을 부드럽게 물거나 으르렁거리고, 골반찌르기를 하다가 그 후에는 등으로 구른다. 때로 번갈아 마운팅을 한다. 무리 안에 있는 암컷 대부분은 보통 사촌 정도 되는 가까운 친척이기 때문에 암사자 사이에 벌어지는 동성애 행동의 대부분은 근친상간이다. 무리에서 짝을 이룬 수사자(정착 개체)끼리 동성애 활동을 할때는 흔히 엄청난 횟수의 애정 활동을 먼저 한다. 여기에는 상호 머리문지르기(종종 낮은 신음소리나 흥얼거리는 소리를 동반한다), 다른 수컷에게 엉덩이 보여주기, 서로 몸을 미끄러뜨리거나 문지르기, 상대 주위로 원을 그리며 돌기, 페니스를 발기시킨 채 등을 대고 구르기 등이 포함된다. 이러한 행동은 상대 수사자의 강렬한 애무를 유발하고 결과적으로 골반 찌르기와 마운팅이 일어난다. 때로 수사자 세 마리가 서로 문지르고 구르거나 교대로 마운팅을 하는 경우도 있다. 또 간혹 수사자는 성적인 행동을 하는 며칠 동안 상대와 함께 지내며 유혹을 한다. 전형적으로 이러한 수사자는 침입한 다른 수사자로부터 파트너를 방어하는데, 종종 무리의 다른 수사자도 함께 침입자를 공격한다. 암사자와 마찬가지로, 무리에서 짝을 이룬 수사자들도 보통 서로 친척 관계이기 때문에(보통 배다른 형제 정도의 관계) 역시 근친상간일 수 있다.
 
- 떠돌이 수사자도 다른 수컷과 오랫동안 지속하는 플라토닉한 '동반자' 관계를 형성해서 거의 모든 시간을 같이 보낸다. 이러한 수컷 쌍, 혹은 수컷 세 마리 사이의 유대 관계는 일반적으로 정착 개체 간의 이성애 유대보다 더 강하다. 동반자 관계에 있는 수사자들은 대개 나이가 비슷하다. 모든 동반자의 약 절반은 친척관계가 아닌 개체이지만, 일부는 사자 무리에서의 짝이거나 형제다. 암사자끼리도 간혹 서로 짝을 형성한다. 암컷 치타는 때로 구애 추적이나 놀이 싸움, 짝짓기, 맴돌기 등을 하며 다른 암컷에게 구애한다. 구애 추적은 이른 아침이나 늦은 오후, 또는 달 밝은 밤에 이루어지는데, 치타 무리(암컷 포함)는 발정기의 암컷을 약 140미터까지 쫓는다.
 
- 도중에 구애를 하는 동물(암컷 또는 수컷)이 뒷다리로 일어나 구애받는 암컷을 앞다리로 건드는 놀이 싸움이 일어난다. 때로 암컷들도 짝짓기 맴돌기 mating circles에 합류한다. 수컷이 서로 싸우는 동안, 누워서 구애를 받고 있는 암컷 주위로 원을 그리며 도는 것이다. 또한 어떤 암컷 치타는 발정기의 암컷 치타에게 마운트 한 다음, 앞다리로 목을 꼭 잡고 부드럽게 목덜미를 물며 (이성애 교미처럼) 골반 찌르기도 한다. 수컷 간의 동성애 마운팅도 역시 발생하며, 한 수컷이 암컷과 짝짓기를 할 때 다른 수컷이 그 수컷을 마운트 하는 경우도 있다. 구애 상호작용을 하는 동안 수컷은 다른 수컷을 핥거나 코로 문지르며 가까이 다가가 생식기를 핥게 되는데, 구애하는 수컷이 발기한 모습도 드물게 볼 수 있다.

- 수컷 치타는 흔히 한 쌍이나 세 마리의 동물로 구성된 영구적인 동반자 관계, 혹은 연합 관계를 형성한다. 약 30%는 서로 친척관계가 아닌 개체이고 나머지는 형제들로 구성된다. 파트너끼리는 서로 강한 유대감을 가지고 있고, 관계는 평생 지속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거의 모든 시간(93%)을 함께 보내는데 수컷 쌍은 빈번하게 서로 털손질을 하고(얼굴과 목을 핥고), 싸움에서 서로를 방어하며, 가까이 붙어 함께 쉬는 것을 좋아한다(심지어 한쪽이 한낮의 혹독한 태양에 노출될 때마저). 또한 유대 관계에 있는 수컷은 서로 떨어지면 크게 괴로워해서, 끊임없이 상대를 찾아 새 울음 같은 입 yip 소리나 찍찍 chirp거리는 소리를 크게 낸다. 다시 만나면 둘은 서로 발기한 채 마운팅 하거나, 얼굴 문지르기, 웅얼거리기 stuttering(흔히 성적인 흥분을 할 때 보이는 가르랑거리는 발성) 등 다양한 애정표현이나 성적인 활동을 한다. 이러한 활동은 형제 사이보다 형제 사이가 아닌 쌍에서 더 흔한 것으로 보인다. 매우 드물게 수컷 쌍이 일시적으로 길 잃은 새끼를 입양해 돌보는 경우가 있다(이 종에서 양육은 입양이든 입양이 아니든 대부분 어미 혼자 담당한다). 
 
- 빈도 : 포획 상태에서는 암사자의 동성애 행동을 상당히 흔히 볼 수 있다. 한편 야생에서는 두 마리의 암사자가 이틀 동안 세 번 서로 마운트 하는 것이 관찰되었다. 수사자의 동성애 마운팅은 전체 마운팅 사례의 최대 8%까지 차지한다. 모든 동반자 관계의 약 47%는 성체 떠돌이 사자를 포함한 수사자 사이에 발생하고, 약 37%는 암사자 사이에 일어난다. 치타의 (구애와 성적인) 동성애 행동도 꽤 빈번하다(포획 상태나 반야생 환경에서), 야생에서 수컷의 27~40%는 같은 성 쌍이고, 16~19%는 같은 성트리오다. 한 연구에서 새끼를 입양해 기르는 11가지 사례 중 1가지 사례는 수컷 쌍이었다(입양과 비입양을 합한 모든 가족 형태의 1% 미만을 차지한다).

- 성적 지향 : 동성애 마운팅에 참여하는 암사자와 수컷 치타는 양성애자로 보인다. 때로 한 번의 활동 시간 동안 이성애 마운팅과 같은 성 활동을 번갈아(또는 동시에) 하기 때문이다. 일부 암사자는 동성애 제안 자세에 공격적인 반응을 보이므로 이 개체들은 이성애가 우선일 것이다. 하지만 다른 암사자는 수컷이 있음에도 같은 성 마운팅을 하므로 동성애 활동을 더 '선호'한다고 할 수 있다. 파트너 관계에 있는 여러 수컷 치타들도 암컷에게 구애하고 짝짓기를 한다. 그러나 수컷 쌍이나 수컷 트리오는 시간의 9%만 암컷과 함께 하므로, 혼자 지내는 수컷에 비해 암컷과 이성애 교미를 할 기회가 적다. 또한 같은 성 연합 관계는 보통 평생 짝을 유지한다(이 종에서 암수 사이에는 이러한 관계가 형성되지 않는다). 두세 마리로 이루어진 수사자 동반자들은 그 절반만이 무리의 암사자와 교미하는 정착 개체가 된다. 정착 개체가 되지 않는 다른 수사자는 생애 대부분 동안 수컷과 교제하며, 사자 무리에 들어간 일부도 같은 성 및 이성애 활동을 동시에 할 수 있다.

- 이 종은 협동 사냥과 공동 굴을 사용하는 고도로 조직화한 사회체계를 가지고 있다. 번식 체계는 일부다처제다. 일반적으로 각 무리에서 오직 한 마리의 수컷만이 여러 마리의 암컷과 짝짓기를 한다. 점박이하이에나는 주로 야행성이다. 

- 행동 표현 : 점박이하이에나는 특이한 생식기 형태를 가지고 있어서 외형상 수컷처럼 보인다. 클리토리스 길이는 수컷 페니스의 90%(20센티미터) 정도이며 직경이 동일하고 완전한 발기도 가능하다. 또한 음순이 합쳐지고 안에 지방 및 결합 조직을 포함하고 있어서 '음낭'과 생김새가 유사하다. 질 입구는 없다. 대신 암컷은 클리토리스의 끝을 통해(소변도 보고) 짝짓기와 출산을 한다. 클리토리스를 배 쪽으로 수축하면 클리토리스의 안쪽이 바깥을 향하는데, 이성애 교미는 이렇게 암컷이 수컷에게 페니스를 삽입할 수 있는 통로를 만들어주며 이루어진다. 이 종에서는 암컷들 간의 동성애 마운팅도 일어난다. 때로 청소년이나 젊은 성체가 나이가 많은 성체에게 마운트 한다. 동성애 만남을 할 때 한쪽 암컷은 클리토리스를 발기시킨 다음 성적인 흥분의 표시로서 다른 암컷의 배에 대고 '까딱 flipping' 거린다(짝짓기를 하려는 수컷에서도 볼 수 있다). 그다음 파트너의 등을 핥거나, 일어나서 앞발로 상대 암컷을 껴안으며 마운트하고, 머리를 다른 암컷의 목에 기대며 골반 찌르기를 한다. 흔하지는 않지만 클리토리스 삽입도 일어날 수 있다. 때로 마운트가 된 암컷은 흥미가 없거나 무관심해 보이고 심지어 마운팅을 당한 채 돌아다니기도 한다. 이러한 모습은 이성애 구애와 교미의 특징이기도 하다. 암컷은 흔히 수컷이 삽입할 수 없도록 걸어가 버리거나 거부하며, 노골적인 공격성을 보이기도 한다. 또한 점박이하이에나는 클리토리스 발기하고 생식기를 핥는 만남의식 meeting ceremony을 수행한다.  
 
- 암컷 점박이하이에나의 생식기 해부구조와 외부 생식기는 번식에 적합하지 않다. 이성애 교미는 쉽지 않아서 수컷은 클리토리스의 위치를 찾고 구멍에 삽입하는데 곤란을 겪는다. 또한 많은 암컷(그리고 새끼들은) 출산 과정에서 심각한 상처를 입거나 죽기도 한다. 질 통로가 없기 때문에 하이에나는 클리토리스 자체를 통해 출산을 해야 하고, 새끼의 머리가 클리토리스의 지름보다 훨씬 크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는 매우 고통스러운 과정이 된다. 따라서 첫 출산 때 모든 암컷의 클리토리스 귀두는 파열되고, 야생 암컷 중 약 9%는 첫 출산 중에 죽는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새끼는 태어날 때 유별나게 긴 암컷의 산도를 지나 180도 방향을 바꾸며 클리토리스를 통과해야 한다. 탯줄이 산도 길이의 1/3 미만이기 때문에 많은 새끼가 태어나는 동안 질식사한다. 추정하기로 60% 새끼는 초산할 때 유산이 되고, 암컷이 평생 얻는 새끼는 이러한 합병증 때문에 25%까지 감소한다고 여겨진다. 일단 태어난다 해도 어린 점박이하이에나 중 1/4은 서로 공격적인 형제자매에 의해 극도의 경쟁 속에 살해된다. 영아살해도 (일반적으로 암컷에 의해) 점박이하이에나 사이에서 흔히 발생하며, 동족을 잡아먹는 것도 보고되었다. 대부분의 수컷은 번식을 전혀 못한다. 점박이하이에나의 사회체계에서는 한 무리에서 오직 한 마리의 수컷만이 암컷과 짝짓기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비록 다른 수컷도 이성애 구애를 하긴 하지만). 일부 수컷은 교미를 할 수 없어서 페니스를 허공에 찌르다가 사정을 하는 '자위'를 한다. 새끼에게 마운팅을 하는 수컷도 관찰되었다. 
 
-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흰기러기에서는 이성애 강간이 흔하다. 일부 짝짓기 시즌에 각각의 암컷은 (평균) 매 5일마다 강간 시도에 노출된다. 암컷은 때로 그러한 공격을 성공적으로 막아내지만, 강간을 하는 수컷들이 매우 공격적으로 무리를 지어 달려들기도 한다. 간혹 암컷의 짝이 침입자를 성공적으로 쫓아내기도 하지만, 흔히 자기도 다른 암컷을 강간하러 가기 때문에 암컷의 보호에 실패하곤 한다. 중요한 점은 대부분의 강간이 비생식적이라는 것이다. 모든 강간 시도의 80% 이상이 알을 품고 있는 새처럼, 임신할 수 없는 암컷을 대상으로 하며, 실제로 약 2%의 새끼만이 이런 방식으로 태어난다. 캐나다기러기 사이에서 강간은 훨씬 드물다. 하지만 수기러기들은 짝이 없을 때 흔히 이웃 암컷을 괴롭히고 공격하므로, 종종 이웃이 알을 버리는 결과를 초래한다. 모든 둥지의 1/4까지 이런 식으로 버려질 수 있다. 

- 이들 종에서는 이성애 핵가족의 몇 가지 변형된 모습이 발생한다. 대부분의 암수 쌍은 평생을 함께 지내지만, 이혼과 재혼이 캐나다기러기와 흰기러기 양쪽에서 간혹 나타난다. 또한 대부분의 흰기러기 가족은 다음 번식기까지 함께 지내지만, 어떤 개체군에서는 20%에 이르는 가족이 그전에 갈라지거나 흩어진다. 주된 이유는 청소년 개체가 떠나는 것이다. 캐나다기러기에서는 수컷 한 마리와 암컷 두 마리로 이루어진 일부다처제의, 이성애 트리오가 형성되기도 한다(이들은 암컷들이 서로 유대 관계를 맺지 않는다는 점에서 앞에서 설명한 양성애 트리오와는 다르다). 어떤 새들은 종을 넘어서 짝을 형성하는데, 실제로 흰기러기와 캐나다기러기는 서로 짝짓기를 하기도 한다. 간혹 캐나다기러기에서는 한 쌍이나 몇몇 이성애 쌍이 돌보는 탁아소 creches 혹은 공동양육소(많게는 60마리의 새끼가 모인다)가 발견된다. 더불어 기러기 가족은 종종 임시로 또는 영구적으로나 자기 새끼가 아닌 다른 새끼를 돌보는 새끼 '교환하기'를 한다.  

- 행동 표현 : 일부 수컷 검둥고니들은 안정적이고 오래 지속하는 동성애 쌍을 형성한다. 이성애 쌍처럼 같은 성 파트너와 종종 몇 해 동안 함께 사는 것이다. 두 수컷은 짝 결합 과시인 인사의식 greeting ceremony을 자주 수행한다. 이 의식은 파트너 관계를 굳건하게 다지는 역할을 하며, 두 새는 서로 마주 보며 날개를 치켜세운 채(때로는 흰 털을 드러내기 위해 날개를 퍼덕이며), 목을 길게 펴고 부리 올리기를 반복하면서 소리를 낸다. 동성애 쌍 수컷은 또한 머리 담그기 head dipping라고 알려진 구애 행동을 한다. 교미의 서곡 역할을 하는 이 과시에서 두 새는 처음에는 머리, 다음에는 목, 그리고 마지막에는 몸을 굽이치며 물에 담근다. 머리 담그기가 반복적으로 최대 20~25분 간 이어지며 간혹 동성애 마운팅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물론 한 수컷이 성적인 활동에 참여할 뜻이 없으면, 파트너의 제안 자세에 공격적으로 반응할 수도 있다. 

- 수컷 검둥고니 쌍은 짝짓기 기간 동안 이성애 쌍보다 훨씬 더 큰 영역을 맹렬히 방어한다. 두 마리의 수컷이 힘을 모을 수 있기 때문에, 다른 백조들을 쫓는데 더 성공적이어서 흔히 연못의 주요 부분(140~300제곱미터)을 영역으로 삼을 수 있다. 대조적으로 이성애 쌍은 종종 둥지를 지을 때 선호도가 떨어지는 지역으로 밀려나며 더 작은 영역(1.4~6제곱미터)을 갖게 된다.  

 
- 어떤 수컷 쌍은 일시적으로 암컷과 교미해서 함께 둥지를 짓고, 짝짓기를 한 다음, 암컷이 알을 낳으면 쫓아내 버리고 수컷 커플로서 양육을 시작한다. 다른 동성애 커플은 알을 품고 있는 이성애 쌍을 쫓아내고 알을 입양한다. 이 두 마리의 수컷은 알을 품어 부화도 하고, 병아리도 함께 기른다. 사실 동성애 쌍은 흔히 이성애 쌍보다 새끼를 기르는 데 더 성공적인데, 부분적으로는 그들이 가장 좋은 둥지와 가장 큰 영역에 접근할 수 있어서이며, 더 평등하게 알 품기 의무를 공유한다는 점도 일조할 것이다. 평균적으로 이성애 양육은 약 30%가 성공하는데 비해, 동성애 양육은 80%가 성공적이다. 

- 혹고니에서는 수컷과 암컷 동성애자 쌍이 모두 발생한다. 암컷 쌍은 두 마리 모두 둥지를 짓고 알을 낳아 품는다(대개 무정란이다). 때로 한 암컷이 둘의 둥지와 짝을 지키고 서서 영역을 방어하기도 한다. 만일 침입자에 의해 둘의 둥지가 망가진다면, 암컷들은 최대한 첫 번째 둥지를 지키면서, 두 번째 둥지를 만들어 새로 알을 낳는다. 수컷 쌍도 매년 둥지를 지어 교대로 앉기는 하지만, 검둥고니와는 달리 알을 뺏어오지는 않는다. 수컷 혹고니는 때로 휘파람고니 Cygnus buccinator나 회색기러기 같은 다른 종과 동성애 짝결합을 형성하기도 한다. 

- 일반적으로 수컷은 이웃 둥지에 있는 새를 마운트 하지만, 쇠백로와 쇠푸른왜가리 수컷은 번식 군락의 다른 지역으로 이동해 '혼외' 혹은 문란한 짝짓기 (동성애와 이성애 모두)를 한다.

- 황로(그리고 아마도 다른 종들도)에서는 동성애 마운팅이 항상 마운티의 둥지에서 일어난다. 전형적인 만남을 보면 먼저 '혼외정사'를 원하는 수컷이 다른 수컷에게 릭랙 rick rack 울음(거칠게 두 번 꺽꺽거리는 소리로서 이성애 만남에도 사용된다)을 내면서 다가간다. 그런 다음 첫 번째 수컷이 다른 새에 마운트 해서 등에 웅크리고 앉는다. 어떤 수컷은 동성애 교미에서 마운터의 역할만 하는 반면, 어떤 수컷은 두 가지 역할을 모두 수행한다. 쇠푸른왜가리와 황로에서는 암컷과 교미하려는 수컷을 다른 수컷이 마운트 할 때 동성애 마운팅이 발생할 수 있다. 때로 서너 마리의 수컷이 이런 식으로 차곡차곡 '쌓이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마운티는 자기를 마운팅 하는 수컷에게 공격적이며 총배설강 접촉을 허락하지 않는다. 비슷하게 수컷과 암컷의 '혼외' 교미는 암컷의 저항이나 짝의 방어 때문에 거의 이루어지지 않는다. 황로에서는 이성애 마운팅 시도의 거의 1/4이 총배설강 접촉과 무관하며, 쇠백로에서는 반대쪽 성 교미의 85% 이상이 '불완전' 교미다.

- 빈도 : 동성애 마운팅은 꽤 흔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쇠백로에서는 한 군락에서 4개월에 걸쳐 100번 이상 수컷 마운팅이 기록되었으며, 이러한 동성애 교미는 모든 '혼외' 성적인 활동의 5~6%를 차지했다. 쇠푸른왜가리에서 동성애 마운팅은 짝 유대 관계를 벗어난 모든 교미 중 3~6%를 차지한다. 황로에서는 수컷 간의 마운팅이 '혼외' 교미 중 5%와 모든 교미 중 3%를 차지하고, 왜가리에서는 수컷 간 마운팅이 문란한 교미의 8%와 전체 교미의 1%를 차지한다. 암컷 황로에 대한 '혼외' 교미 시도 중 18%에서, 추가로 수컷이 수컷 위에 쌓이는 마운트가 일어났다.
 
- 성적 지향 : 동성애 활동에 참여하는 수컷은 거의 항상 암컷 짝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들은 분류상으로 양성애자다. (그리고 일부 새는 쇠푸른왜가리에서처럼 수컷과 암컷이 동시에 참여하는 '그룹' 성性 활동을 한다.) 쇠백로에서는 수컷의 약 1/4이 동성애 마운팅에 참여하며, 왜가리에서는 수컷의 5~7%가 이러한 활동을 하고, 황로에서는 한 군락의 수컷 10마리 중 6마리가 같은 성 마운팅에 참여한다. 일부 개체는 다른 개체보다 동성애 행동을 더 많이 '선호'하는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황로에서 어떤 수컷은 '혼외' 마운팅을 암컷이 아닌 수컷과만 했고, 이 종과 쇠백로에서 어떤 개체는 다른 개체보다 눈에 띄게 더 자주 같은 성 활동에 참여했다. 또한 어떤 수컷의 '혼외' 성 행동에서 동성애 활동이 차지하는 비율은 다른 수컷에 비해 높게 나타난다. 
 
- 위에서 설명한 바와 같이 이 네 종 모두에서 '혼외' 혹은 문란한 이성애 교미가 흔하게 일어난다. 황로에서는 모든 마운팅의 최대 60%가 수컷이 제 짝이 아닌 암컷에게 하는 활동이고, 왜가리에서는 이러한 짝짓기가 모든 성적인 활동의 12% 이상을 차지한다. 모든 쇠백로 교미 중 거의 1/3은 문란한 교미다. 사실 이러한 맥락에서 일어나는 교미는 암컷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것이 아니므로 대부분 강간이다(황로나 쇠백로에서는 암컷이 그러한 짝짓기에 동의하기도 한다). 황로 알의 7% 이상이 새의 (사회적) 아비가 아닌 수컷에 의해 수정될 수 있지만, 많은 '혼외' 교미는 비생식적이다. 왜냐하면 그러한 모든 마운팅의 거의 1/4은 암컷이 이미 알을 품었을 때 일어나기 때문이다. 다른 수컷 새끼의 계부가 되는 것 외에도 몇 가지 다른 대체적인 가족 구성이 발생한다. 황로에서는 암컷 두 마리와 수컷 한 마리가 트리오로 가족을 꾸릴 수도 있고, 간혹 암컷이 다른 종의 백로와 왜가리 등 다른 새의 둥지에 알을 낳아 입양이 발생할 수도 있다.

- 이 종들의 몇몇 짝짓기 행동은 이성애의 모든 측면이 번식을 중심으로 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 황로는 때로 수정이 불가능할 때 짝짓기를 한다. 예를 들어 알을 품는 시기나 새끼를 기르는 시기가 이에 해당한다. 그리고 짝 구성원 간의 교미 중 최대 14%는 생식기 접촉이나 정자 전달이 일어나지 않는다는 점에서 '불완전한' 것일 수 있다. 간혹 이러한 일은 암컷 짝이 짝짓기에 관심을 보여도 수컷이 '관심이 없는' 경우에 발생한다. 쇠푸른왜가리에서 일부 수컷은 암컷과 교미하면서도 '싱글' 상태를 유지하기도 하고(즉 짝 유대 관계를 형성하지 않는다), 어떤 수컷은 짝짓기 시즌 내내 암컷과 짝을 형성하지 않는다. 황로에서는 역마운트(암컷이 수컷을 마운트 한다)도 나타나며, 일부다처제 트리오에서는 때로 세 마리의 새가 '쌓이기'도 한다(수컷을 마운팅 하고 있는 암컷을 다른 암컷이 마운트 한다).

- 어린 백로와 왜가리의 삶은 여러 폭력적이고 번식에 역효과를 내는 행동들 때문에 가혹하게 변할 수 있다. 쇠푸른왜가리에서 불륜은 종종 파트너 중 한 마리 또는 두 마리가 둥지를 버리는 결과로 이어진다(부분적으로는 문란한 성적 활동을 하는 동안 알이 깨질 수 있기 때문이다). 수컷 황로는 파트너가 부상 당하면 알을 부순 다음 새 암컷을 찾아 짝을 떠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수컷 왜가리는 때로 자기 알을 부리로 찔러 파괴하기도 한다. 쇠백로에서도 둥지 버리기와 짝 버리기가 흔하게 발생한다(특히 암컷이 버린다). 흔히 남아 있는 새가 한 부모로서 새끼를 성공적으로 기르지만, 어떤 경우에는 새끼가 이러한 유기로 인해 죽기도 한다. 만일 한 부모 수컷이 새로운 암컷과 짝을 이루면, 그 암컷은 수컷과 짝짓기를 하고 태어난 자기 새끼를 기르기 위해 수컷이 기르던 둥지의 새끼를 모두 쪼아 죽이기도 한다. 왜가리에서는 간혹 형제나 부모에 의한 동종포식이 일어난다.  
 
- 행동 표현 : 홍학은 수컷과 암컷 모두 동성애 쌍을 형성한다. 이 같은 유대 관계는 이성애 짝 사이의 관계와 유사해서, 함께 먹이를 먹고 이동하며, 한 목소리로 울고, 다른 새와 공격적인 상황에 맞닥뜨리면 서로 도우며, 나란히 자는 등의 활동을 공유한다. 또한 짝 유대 관계는 의례적인 예식을 통해 강화된다. 예를 들면 의식화한 깃털 고르기와 먹이 주기, 그리고 서로의 앞에서 (목을 우아하게 S자 곡선으로 하고) 경계 자세로 서있기와 같은 많은 양식화한 과시가 이에 해당한다. 파트너 간에 서로 마운팅과 교미를 할 수도 있다. 완전한 생식기 접촉은 암컷들 사이의 짝짓기에서는 일어나지만, 수컷들 사이에서는 보통 일어나지 않는다. 번식기 초반에 짝이 없는 수컷 홍학은 때로 다른 수컷을 마운트 하기 위해 쫓아다니는데, 이를 상대 몰기 driving라고 부른다. 심지어 수컷 파트너를 찾는 독신 수컷이 다른 수컷에게 접근하려고 이성애 쌍을 따라다니며 짝짓기와 알 품기 교대를 방해하며 못살게 굴기까지 한다는 것이 알려져 있다. 

- 일단 형성된 동성애 짝 유대 관계는 튼튼해서, 다음 번식기까지 지속할 수 있다. 대부분의 짝은 일부일처제이지만, 일부 수컷 짝은 다른 새(보통 알을 품고 있는 암컷이나 수컷)를 마운트 하려고 시도한다. 때로 수컷 두 마리와 암컷 한 마리가 트리오 triad를 형성하기도 하는데, 수컷 두 마리 사이의 유대 관계의 끈끈함이나 성적인 관심도는 암컷과의 그것 못지않게 높다. 동성애 파트너는 간혹 함께 둥지를 짓는다. 특히 수컷 쌍일 때는 양쪽 파트너의 기여로 인해 둥지(받침대 모양의 진흙 플랫폼)가 유난히 커질 수 있다. 어떤 수컷 쌍은 둥지를 짓기보다는 이성애 쌍의 둥지를 '도둑질'하거나 차지하는데, 그 과정에서 가끔 알을 깨기도 한다(이러한 행동은 이성애 쌍들 사이에서도 나타난다).

- 동성애 쌍은 종종 육아 행동을 한다. 수컷 쌍은 알을 품고 부화하며 입양한 새끼(예를 들어 포획 상태에서, 차지한 둥지나 공급받은 알에서 나온 새끼)를 성공적으로 기른다. '모범' 부모로 묘사되는 수컷은 심지어 새끼를 '수유'하기도 한다. 홍학 부모(암수 모두)는 보통 자기 먹이에서 만들어진 핏빛의 '우유'를 먹이고, 동성애 커플의 수컷들도 모두 이 먹이 우유로 새끼를 먹인다. 그러나 일부 수컷 쌍은 자신의 둥지를 가지고 있더라도 알을 획득하려고 하지 않고, 어떤 수컷 쌍은 자신이 얻은 둥지에서 알을 굴려내므로 육아에 전혀 관심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암컷 쌍은 자기 둥지에서 번갈아 알을 품는다. 그러한 알은 암컷이 다른 둥지에서 얻은 것이 아니라 스스로 낳은 무정란일 수 있다. 이성애 쌍과 마찬가지로 각 파트너가 기여하는 알 품기 시간의 양에도 차이가 존재한다. 어떤 암컷들은 똑같이 부화 의무를 공유하는 반면, 다른 쌍에서는 한 암컷이 다른 암컷보다 더 많은 부화 교대를 한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레즈비언 쌍의 암컷은 각각 약 5~6번의 부화 교대를 하는데, 이는 이성애 파트너의 평균과 비슷한 수준이다. 

- 빈도 : 포획 상태 개체군 대부분은 약 5~6%의 동성애 쌍을 포함하고 있지만, 일부 개체군은 1/4 이상 같은 성 쌍을 가지고 있다. 야생에서 동성애 쌍이 관찰된 적은 없지만, 수컷 쌍이 만든 둥지와 비슷한 크기의 둥지가 대부분의 군락에서 발견되며, 실제로 이 둥지는 동성애 쌍의 것일 수 있다(특히 대부분의 현장 연구가 짝을 이룬 모든 새의 성별을 체계적으로 결정하지 않고, 모호하게 정했다는 ...).
 
- 목도리도요와 노랑가슴도요는 둘 다 구애무대활동 lekking을 하는 종이다. 이는 수컷이 레크 lecks라고 알려진 공동 장소에 모여 정교한 구애 과시를 한다는 것을 말한다(몇몇 노랑가슴도요는 혼자 과시를 한다). 짝짓기 체계는 일부다처제이거나 난혼제다. 수컷(때로는 암컷)은 여러 짝과 짝짓기 하며, 암컷은 혼자 새끼를 기른다. 번식기가 아닌 철에 이러한 도요는 떼를 지어 모이는 경향이 있는데, 목도리도요는 그 수가 수천 마리에 이르기도 한다. 
 
- 행동 표현 : 수컷 목도리도요에는 외관이나 사회적 행동, 성적 취향의 차이가 분명하게 구분되는 4가지 종류 혹은 '계급'이 있다. 먼저 상주형 resident 수컷은 어두운 깃털(그리고 다양한 깃털 무늬를 가지고 있다)을 가지고 있고, 레크에서 자기 영역을 유지한다. 그리고 주변형 marginal 수컷은 상주형 수컷과 비슷하지만 자기 영역이 없이 레크 주변에 머무르며, 그러다가 간혹 상주형 수컷의 공격을 받는다. 위성형 satellite 수컷은 보통 흰색 또는 밝은 색의 깃털을 가지고 있다. 이들은 영역을 소유하지는 않지만 종종 레크를 방문하고 특별한 상주형들과 관계를 맺는다. 마지막으로 벌거숭이형 naked-nape 수컷은 다른 수컷의 혼인 깃털(목장식과 머리의 깃털 다발)이 없어서 외관상으로는 암컷처럼 보인다. 이들도 영역을 소유한 개체는 아니지만 짧은 기간 동안 레크를 방문하기도 한다. 벌거숭이형 계급은 번식 깃털이 생기기 전에 이주 여행을 하는 어린 수컷이나 성체도 포함할 수 있다. 상주형과 위성형은 유전적으로도 차이가 있다. 

- 동성애 행동은 모든 종류의 수컷 사이에서 발생하며, 특히 상주형과 위성형 사이에서 두드러진다. 상주형 수컷이 자기 영역에서 과시를 하는 동안, 한 마리 이상의 위성형 수컷이 접근하여 구애 행동을 할 수 있다. 그중 가장 주목할 만한 것은 웅크려 앉기 squatting다. 이는 수컷이 목장식을 펴고 배를 땅에 대고 눕는 행동인데, 이렇게 함께 웅크리고 있으면 상주형은 위성형의 머리 위에 부리를 올려놓는다. 그러다가 상주형이나 위성형이 다른 수컷에게 마운트 해서 생식기 접촉을 시도하는 동성애 교미로 이어질 수 있다. 즉 한 수컷이 상대 수컷의 머리 깃털을 부리로 잡은 다음 날개를 펼치고 몸을 낮춘다. 마운트가 된 새는 웅크린 채로 있거나 다른 수컷을 등에서 떨어뜨리려고 흔드는 식으로 반응한다. 두 마리 이상의 위성형 수컷이 레크에 나타난 경우, 이들은 때로 서로 마운트를 한다. 많은 위성형은 상주형 수컷을 '선호'해서 대부분의 시간을 함께 보내며, 상주형이 위성형 수컷을 과시 무대로 적극적으로 유인하기도 한다.

- 암컷은 흔히 상주형과 위성형 수컷 사이의 활동에 끌리는데, (상주형과 위성형이 관계하는) 이성애 구애와 교미는 동성애 활동과 동시에 (또는 잇따라) 발생할 수 있다. 간혹 위성형 수컷은 암컷과 짝짓기 중인 상주형 수컷을 마운트 하며, 상주형과 위성형은 서로 암컷과 짝짓기를 하지 못하게 방해하기도 한다. 벌거숭이형 수컷들도 역시 서로, 그리고 상주형과 동성애 마운팅을 한다. 벌거숭이형이 레크에 도착하면, 상주형 수컷은 웅크려앉기로 반응할 수 있다. 그러면 벌거숭이형은 수평 자세로 접근하거나 스스로 쪼그려 앉는다. 때로 그런 다음 벌거숭이형이 상주형에게 마운트를 시도하는데, 교미를 '완성'하기 위해 몸을 아래로 내리지는 않는다. 벌거숭이형이 머리를 반대쪽으로 하고 마운트를 해 상주형의 꼬리를 향하는 경우도 있다. 상주형도 때로 벌거숭이형을 마운트하고, 벌거숭이형끼리도 서로 마운트를 한다. 또한 벌거숭이형 수컷은 봄철 이동 중에 기착지에서 다른 수컷의 구애를 받기도 한다. 주변형 수컷은 (수컷이나 암컷과 함께하는) 성적인 활동에 거의 참여하지 않지만, 간혹 다른 수컷을 마운팅 하는 것이 목격되기도 한다. 

- 암컷 목도리도요(리브스 reeves라고도 불린다)도 동성애 활동에 참여한다. 암컷들은 흔히 무리를 지어 레크에 도착하는데, 상주형 수컷이 구애 행동을 하는 동안, 동시에 수컷 근처에 웅크리면서 서로 마운트를 하기도 한다. 이때 생식기 접촉이 일어날 수는 있지만, 이성애(또는 수컷 동성애) 교미 때처럼 확인하기는 어렵다. 또한 암컷은 또한 흔히 이성애 구애에서 볼 수 있는 날개 떨기와 같은 일부 양식화한 동작을 사용하여 서로에게 구애한다. 
 
- 일단 유대 관계가 형성되면 그 쌍은 침입하는 모든 가족으로부터 영역을 강하게 방어하고 나중 함께 둥지를 짓는다. 간혹 두 암컷 모두 알을 낳기 때문에, 그 경우 레즈비언 쌍의 둥지는 평균초월 알둥지 supernormal clutches가 된다. 이러한 둥지는 이성애 쌍이 가지는 알(보통 3~4개의 알만 있다) 보다 최대 2배가 더 많은 7~8개의 알을 가진다. 두 암컷 모두 교대로 알을 품는다. 이성애 쌍의 두 새 역시 알 품기 의무를 공유한다. 하지만 많은 경우 암컷이 수컷보다 훨씬 더 긴 시간을 알 품기에 할애한다. 포식자가 알을 잡아먹으면 레즈비언 쌍은 두 번째 알들을 낳아 다시 기른다(이성애 부모에게서도 흔히 일어나는 일이다). 같은 성 쌍이 낳은 대부분의 알은 불임일 것이다. 이성애 커플처럼 일부 장다리물떼새 쌍은 이혼한다. 예를 들어 이혼한 암컷이 다른 암컷과 새로운 짝을 형성할 때 발생한다. 이러한 짝 바꾸기는 헤어지기 전 암컷들 사이의 공격성에 의해 비롯된 것일 수 있지만, 이혼한 파트너는 여전히 새로운 쌍과 '친구'로 남아, 다른 새들과 달리 그들의 영역을 방문하는 것이 허용된다.  

- 빈도 : 장다리물떼새 암컷 쌍은 전체 쌍의 5~17%를 차지하고(개체군에 따라 다르다), 검은장다리물떼새에서는 레즈비언 쌍이 약 2%를 차지한다. 일부 장다리물떼새 암컷 쌍에서 동성애 교미는 상당히 높은 비율로 일어난다. 한 사례에서 두 마리의 암컷이 하루에 다섯 번씩 서로 짝짓기를 하는 것이 목격되었다.

- 성적 지향 : 레즈비언 쌍이 낳는 알은 보통 무정란이기 때문에, 그러한 쌍을 이루는 많은 암컷 장다리물떼새는 배타적인 동성애자일 가능성이 크다. 게다가 일부 암컷은 레즈비언 파트너 관계가 깨져도 다른 암컷과 재결합하기 때문에, 지속적인 암컷에 대한 성적 지향을 보인다고 할 수 있다. 
 
- 장다리물떼새류에서는 오래 지속하는 일부일처제 외에도 다양한 대안적인 이성애 가족 형태가 나타난다. 검은장다리물떼새는 때로 암컷 두 마리와 수컷 한 마리가 트리오를 이루며(두 암컷이 모두 알을 낳는다), 장다리물떼새 쌍은 때로 다른 가족의 새끼를 입양하여 자기 새끼들과 함께 기르기도 한다. 장다리물떼새 쌍은 이혼과 재결합을 할 수 있으며, 일부 수컷은 짝이 아닌 암컷에게 구애와 교미를 한다. 검은장다리물떼새의 경우 이성애 쌍은 새끼가 자라면 갈라지기도 한다. 즉 수컷은 흔히 한 부모로서 새끼를 데리고 이주하는 반면 암컷은 뒤에 남는다. 돌아왔을 때 수컷은 이전의 짝과 다시 만날 수도 있고, 암컷이 새로운 짝을 찾을 수도 있다. 일부 온전한 검은장다리물떼새 가족에서는 아비가 수컷 새끼를 거부하는 등 어린 개체에 대한 학대가 일어난다(하지만 지금까지 이러한 일은 포획 상태에서만 보고되었다). 두 장다리물떼새 종 모두 개체들은 무생물체(유목 조각 등)에 올라타 교미 움직임을 하며 자위를 한다. 장다리물떼새에서는 이러한 현상이 매우 빈번하게 일어날 수 있는데, 한 활동시간 동안 대략 30초마다 한 번씩 총 20~30회 자위성 마운트를 하는 새가 기록되었다. 마지막으로 이 새들은 때로 자기 종이 아닌 개체와 짝을 짓는다. 일부 개체군에서는 검은장다리물떼새의 약 30%가 장다리물떼새와 짝짓기를 하며, 두 종의 잡종을 흔하게 볼 수 있다. 
 
- 이전 짝은 혼자서 새끼를 키워야 한다. 한부모 양육 외에도, '두 가족 육아'가 가끔 발생한다. 두 개꿩 가족은 때로 같은 영역을 공유하며 (한 쌍이 다른 쌍보다 일찍 번식한다), 서로의 새끼를 지키는 데 도움을 주기도 한다. 장다리물떼새 쌍은 때로 댕기물떼새 Vanellus vanellus나 뒷부리장다리물떼새 Recurvirostra avosetta 같은 다른 근연종 새끼의 위탁 부모가 되고, 간혹 남의 알을 '입양'해 부화하기도 한다.

- 장다리물떼새 짝결합은 외도가 특징이다. 전체 교미의 7% 이상이 비非일부일처제 관계이며, 흔히 짝을 이룬 암컷과 독신인 수컷 사이에 일어난다(보통 암컷이 먼저 시작한다). 암컷은 종종 특정 수컷과 몇 년 동안 지속적인 '외도'를 하다가, 결국 그 수컷과 짝을 맺기 위해 원래 짝을 떠나기도 한다. 심지어 일부 암컷은 재혼한 후에도 '전' 수컷 짝과 교미를 계속하므로, 새 파트너에게도 불성실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비일부일처제 짝이 일반적으로 공고한 일부일처제 쌍보다 더 이혼할 가능성이 큰 것은 아니어서, 실제로 일부 증거에 따르면 짝 외부에서 성적인 활동을 하는 검은머리물떼새들이 좀 더 함께 붙어 있을 가능성이 크다. 한 연구는 일부일처제 쌍의 11%가 이혼한 반면, 외도를 하는 새들은 0~5%만이 이혼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많은 비일부일처제 짝짓기는 비생식적이어서, 수정이 가능하기엔 너무 이른 번식기 초반에 발생하거나, 비번식 개체 간에 발생한다. 실제로 모든 새끼의 2~5%만이 외도의 결과로 태어난다. 이러한 종에는 영역을 가진 비번식 쌍(모든 쌍의 약 5%)과 영역이 없는 떠돌이 floaters 같은 몇 가지 구별되는 범주가 있다. 전반적으로 성체 개체수의 약 30%가 비번식 개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러한 새들은 여전히 서로, 그리고 짝을 이룬 새들과 성적인 행동을 한다. 개꿩에서도 비번식 쌍과 개체가 나타나는데, 어느 때 측정해도 평균 개체군의 50%는 항상 비번식 개체다. 짝 사이에 일어나는 교미도 많은 부분이 비생식적이다.
 
- 행동 표현 : 북미갈매기와 바다갈매기 암컷들은 모두 때로 동성애 유대관계를 형성하고, 함께 둥지를 만들고, 알을 낳고 품으며, 새끼를 기른다. 같은 성 커플은 흔히 장기간 지속하며(이성애 짝 결합처럼), 암컷은 일반적으로 암컷 파트너와 함께 매해 같은 둥지로 돌아온다. 예를 들어, 장기간 추적한 5쌍의 북미갈매기는 모두 한 번 이상의 짝짓기 기간 동안 함께 지냈고, 암컷 바다갈매기는 동성애 유대 관계를 최소 8년 이상 지속한 것으로 기록되었다. 그러나 일부 동성애 쌍은 일부 이성애 쌍이 그러는 것처럼 짝짓기 철이 바뀌면 이혼을 한다. 또한 드물게 암컷 북미갈매기는 짝짓기 철에도 짝을 바꾸는데, 처음에는 이 암컷과 짝을 맺고 그다음에는 다른 암컷과 짝을 맺는 식이다. 이러한 종의 같은 성 결합은 다른 동물의 암컷 동성애 결합에서 거의 발견되지 않는 여러 가지 흥미로운 특징을 보여준다. 예를 들어, 동성애 쌍 중 한 마리 또는 두 마리는 흔히 어린 암컷이다. 일부 개체군에서는 두 암컷 사이에 나이 차이가 있는 커플(한 마리는 성체, 다른 한 마리는 청소년 개체 또는 젊은 성체)이 특별히 흔하다. 또한, 어떤 암컷 북미갈매기들은 세 마리의 새가 동시에 서로 유대관계를 맺은 동성애 트리오를 형성한다. 바다갈매기에서는 동성애 쌍이 몇 년 후에 양성애 트리오로 발전하기도 한다. 이러한 일은 수컷이 암컷 동성애 쌍의 한 마리 혹은 두 마리의 암컷과 유대 관계를 형성하며 암컷들의 관계 속으로 받아들여질 때 발생한다(그러면서도 암컷들은 여전히 서로 유대 관계를 유지한다). 북미갈매기에서는 반대 방향의 사건도 일어난다. 즉 적어도 한 사례에서는 수컷이 양성애 트리오를 떠난 후에 두 암컷이 여전히 서로 짝을 유지했다. 동성애 쌍에 속한 북미갈매기는 (다른 종의 이성애 쌍이나 동성애 쌍과는 달리) 구애 활동을 별로 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 암컷 갈매기가 짝을 맺기 시작한 첫 번째 번식기에는, 분리는 되어있지만 서로 접한 '이중 둥지'를 만들 수 있다. 그러나 이어지는 해부터는 둘이 같이 알을 낳는 하나의 둥지만 짓게 된다(대부분의 북미갈매기 암컷쌍처럼). 두 파트너가 모두 알을 낳기 때문에, 동성애 쌍의 둥지는 흔히 '초대형' 또는 평균초월 알둥지 supernormal clutches가 된다. 이러한 둥지의 알 숫자는 5~8개(북미갈매기), 6개(바다갈매기)처럼 이성애 둥지에서 발견되는 알 숫자의 최대 2배에 이른다. 일부 북미갈매기 암컷 쌍은 다른 (이성애) 쌍의 둥지에 알을 낳기도 한다.  

- 전반적으로 바다갈매기에서 암컷 사이의 결합은 가끔만 발생하지만, 한 연구 장소에서는 총 12쌍 중 1쌍이 동성애 쌍이었다. 

- 성적 지향 : 북미갈매기 사이의 이성애, 양성애, 동성애 성향의 비율은 개체군마다 큰 차이가 있다. 일부 개체군에서는 암컷 쌍이 낳은 모든 알의 1/3 이하만이 유정란이다. 이는 이러한 암컷의 대다수가 배타적인 동성애자(최소한 이들이 암수 한 쌍의 관계를 유지하는 동안에는) 임을 나타낸다. 다른 군락에서는 암컷 쌍의 알 수정률이 66%에서 90%에 이를 정도로 훨씬 높은데, 이는 양성애 활동이 더 자주 있음을 나타낸다. 그러나 그러한 암컷들 사이에도 다양성이 있다. 일부 같은 성 쌍은 암컷이 둘 다 수컷과 짝짓기를 하고 알을 낳는다. 다른 쌍은 한 파트너만 수컷과 짝짓기를 하거나, 각 파트너가 시간차를 두고 유정란과 무정란을 둘 다 낳을 수도 있다. 후자는 양성애 활동의 시간적 변화를 의미한다. 마찬가지로 바다갈매기 양성애 트리오에서는 암컷 파트너가 수컷과 짝짓기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암컷이 배타적인 동성애자로 남는다. 게다가 많은 수의 '이성애' 북미갈매기 암컷은 수컷을 만날 수 없는 상황에서 다른 암컷과 유대 관계를 형성할 수 있으므로, '잠재적인' 양성애 성향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 북미갈매기와 바다갈매기 이성애 쌍은 (동성애 쌍처럼) 다양한 유대 관계와 양육 형태를 보인다. 모든 수컷과 암컷 쌍이 평생 지속하는 것은 아니다. 두 종 모두 이성애 이혼율은 약 28%다. 일부다처제 이성애 트리오(두 마리의 암컷이 같은 수컷과 유대 관계를 맺지만 서로 결합하지는 않음)는 두 종 모두에서 발견되며, 때로는 사인조(세 마리의 암컷과 한 마리의 수컷)도 발견된다. 바다갈매기 쌍은 때로 양부모로서 새끼를 기르기도 하지만, 간혹 암컷이 다른 쌍의 둥지에 알을 낳거나 다른 둥지에서 자기 둥지로 알을 굴려 넣는 식의, '입양'의 다른 형태도 발생한다. 게다가 부모의 기술 부족이나 비효율성(잘 먹이지 못하는 것과 같은)으로 인해, 북미갈매기 새끼 중 적어도 8%는 버려지거나, 새끼가 '도망' 간다. 이들 중 대부분은 다른 가족에 입양되어 보살핌을 받는다. 

- 북미갈매기 쌍의 약 4%는 알이 부화한 후(성적인 활동이 비생식적인 기)에도 구애와 교미를 계속하며, 성체의 약 5%는 새끼에게 구애하고 마운트를 한다. 이러한 활동 대부분은 암컷이 자기 새끼와 근친상간하는 행동이고, 어린 새들의 완전한 역 reverse마운트 교미도 여기에 포함된다. 마운트가 된 새끼는 생후 2주 정도밖에 되지 않을 정도로 어리며, 보통 마운트하는 성체의 무게에 쓰러져 괴롭게 울부짖는다. 어떤 개체는 자신의 새끼를 포함하여 반복적으로 새끼들과 성적인 관계를 맺는 '습관적 성추행범'인 것으로 보인다. 성추행 외에도 북미갈매기 새끼는 흔히 부모가 집을 비웠을 때나 자기 보금자리 영역을 벗어난 경우, 이웃 성체로부터 잔인한 공격을 받는 경우가 많다. 새끼 300마리 중 1마리 정도가 이 같은 공격으로 목숨을 잃으며, 영아살해는 전체 새끼 사망의 5~80%를 차지할 수 있다(개체군에 따라 다르다).

- 캘리포니아갈매기 Larus Californicus에서도 암컷 쌍이 평균초월 알둥지를 만드는데, 모든 쌍 중 약 1%를 차지한다.
 
- 빈도 : 구애 과정의 약 17%는 한 수컷이 다른 수컷에게 구애하는 것과 관련이 있으며, 수컷이 영역을 방문할 때 약 5%에서 구애가 나타난다. 수컷들이 마운팅을 하거나 교미를 시도한 적이 관찰된 적은 없지만, 이성애 짝짓기 역시 거의 목격되지 않았다. 예를 들어 한 연구 현장에서 10개월간 560시간 이상 관찰하는 동안, 오직 두 번의 수컷-암컷 마운팅만이 관찰되었다.

- 성적 지향 : 황토색배딱새에서 이성애 대 동성애 행동의 상대적 비율과 '선호'를 결정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일부 연구자들은 다른 수컷에게 구애하는 영역형 수컷은 자신이 같은 성별의 새에게 과시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지 못하며, 이 경우 '복장도착'을 한 새에 대해 외관상의 이성애 행동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믿는다. 그러나 영역형 수컷에게 접근하는 수컷의 경우 상황은 더 혼란스럽다. 이들 중 다수는 아마도 다른 수컷에게 구애를 받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 떠돌이형 개체일 것이다. 즉 표면적으로 동성애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그러나 적어도 한 증례에서는 접근하는 수컷이 이웃 영역의 수컷이었으며, 그 수컷은 자신의 영역에 온 암컷에게도 구애를 했다. 즉 실제로 그의 구애 상호작용은 양성애적이었다. 

-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수컷 개체수의 절반 이상은 비번식 개체인데, 이는 떠돌이형 개체와 위성형 개체가 이성애 짝짓기를 하는 경우가 드물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러한 수컷들이 번식 활동을 하지 않는 이유가 이용할 수 있는 과시 장소가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할 수도 없다. 왜냐하면 적절한 영역의 3/4 이상이 사용되지 않기 때문이다(그리고 이러한 영역의 거의 1/4은 최상의 '부동산'이다). 

 - 갑자기 급정거한다. 그런 다음 수컷 타조는 파트너 옆을 빠르게 도는 광란의 피루엣 춤 pirouette dancing을 시작한다. 이러한 선회 행동은 일련의, 몇 분 동안씩 지속하는 한바탕의 춤 형식으로 나타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캔틀링 kantling에서는 수컷이 파트너 옆 땅에 앉아 꼬리를 부풀리고 좌우로 꾸준히 흔들면서 과장되게 날개로 땅을 쓸어내린다. 그러는 동안 그는 머리와 목을 코르크 따개가 회전하듯 꼬고, 목을 부풀렸다 빼기를 반복한다. 과시의 대상이 된 수컷은 자세와 춤으로 반응할 수도 있고, 아니면 단순히 불안 행동이나 공격 행동 없이 침착한 자세를 유지할 수도 있다. 동성애 구애는 여러 가지 면에서 이성애와 구별된다. 즉 달리기 접근이나 피루엣 춤은 수컷과 암컷 간의 상호작용 사이에서는 일어나지 않는다. 캔틀링은 이성애적인 맥락에서도 수행하지만, 일반적으로 노래(수컷이 암컷에게 과시 때 자주 우렁찬 소리를 낸다)도 같이하고 상당히 짧다. 같은 성 간의 과시 10~20분 정도 지속하는데 반해, 반대쪽 성 간의 과시는 3분을 넘는 경우가 드물다. 또한, 상징적인 먹이 주기 과시와 둥지 과시는 이성애적애의 구성 요소이지만 동성애적인 구애에서는 보이지 않는다.
 
- 수컷 타조 사이에서 교미는 일어나지는 않지만, 수컷 에뮤 한 쌍에서는 동성애 교미가 관찰되었다. 에뮤의 성적인 교류는 한 수컷이 다른 수컷에게 접근해, 깊게 헐떡거리면서, 목을 위로 뻗고, 목 깃털을 세워 수직으로 눈에 띄도록 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이 두 마리의 새는 서로를 따라다니고 쫓기 시작한다. 만약 활동을 시작한 수컷이 상대 새의 뒤에 있다면, 그 새는 다른 새에 마운팅을 하려는 의도를 나타내며 발로 내딛는 움직임을 할 수 있다. 그러나 흔히 다른 수컷이 올라타도록 초대하려고 땅에 납작 엎드리는 새는 활동을 시작한 수컷이 된다. 수컷은 교대로 서로 마운팅을 하기도 한다. 마운팅 한 수컷은 파트너 뒤에 누워서 다른 수컷의 엉덩이에 가슴을 대고, 상대를 거의 덮을 때까지 발뒤꿈치를 이용해 앞으로 미끄러지듯이 나아간다. 짝짓기를 하는 동안, 마운티는 부드럽게 헐떡이는 소리를 내고(일반적으로 이성애 짝짓기에서는 들을 수 없는 소리이다), 마운터는 파트너의 등 윗부분의 깃털로 부드럽게 장난을 친다. 짝짓기 후에 마운터의 발기한 페니스를 흔히 볼 수 있다. 수컷 에뮤는 다른 주금류走禽類들과 함께 페니스를 가진 세계에서 몇 안 되는 새다(대부분의 수컷 새는 단순히 총배설강 혹은 생식기 개구부를 가지고 있다). 

- 수컷 에뮤들도 때로 서로 공동 부모가 된다. 즉 두 마리의 수컷(때로는 세 마리)이 동시에 둥지를 돌보며, 모든 알을 함께 품는다. 이러한 둥지는 흔히 14~16개의 알이 있는 평균초월 알둥지 supernormal clutches가 되고, 때로는 20개 이상의 알을 가진다. 이는 수컷 한 마리의 둥지에서 발견되는 수의 2배 이상인데, 아마도 한 마리 이상의 암컷이 둥지에 알을 낳았기 때문일 것이다. 단독 아비와 달리 수컷 공동 부모는 짝이 둥지에 앉아있는 동안 알 품기에서 벗어나 휴식을 취할 수도 있고, 가까이 있는 둥지 간에 알을 굴리기도 한다. 비록 서로 성적으로 관련이 없을지라도, 두 아비는 새끼를 함께 기르는데 협력하며, 낮고 부드러운 '가르랑 그르렁' 소리로 부르고, 포식자로부터 공동으로 보호한다. 이와 유사한 현상이 아메리카레아에서도 발견된다. 즉 수컷 한 쌍은 때로 서로 가까이 있거나 닿아 있는 '이중 둥지'에 앉는다. 이들은 알을 함께 품으며 새끼가 부화하면 공동으로 새끼를 돌본다. 대부분의 둥지는 수컷 한 마리만 알을 품는 보통의 둥지로 시작되는데, 그 후 다른 수컷 한 마리가 합류해 ...
 
- 동성애 교미로 이어지기도 하는데, 이때 한쪽 새는 다른 새의 등을 눌러 누우라고 재촉한 뒤 마운트하게 된다. 이러한 모습은 수컷들과 암컷들 모두에서 발생한다. 또한 암컷 쌍은 때로 (무정란) 알을 낳아 교대로 품는다. 

- 젠투펭귄의 동성애 구애 또한 번식기 초기에 나타난다. 수컷이나 암컷은 조약돌이나 풀을 '공물'로 바치는데, 가져온 것을 같은 성별 새의 발치에 놓고 절을 하며, 약간의 쇳소리를 낸다. 상대 새가 만일 관심이 있다면, 절을 하며 응대하거나 공물로 받은 것으로 둥지를 꾸미기도 한다. 암컷들은 보통 둥지에 알을 낳고 함께 돌본다. 이들은 일반적으로 수컷과 교미를 하지 않으므로 알은 무정란이다. 하지만 포획 상태의 암컷 쌍에게 유정란이 지급되면, 알을 품고 부화해서 성공적으로 새끼를 기르게 된다.

- 빈도 : 몇몇 동물원 개체군에서는 훔볼트펭귄 모든 쌍의 최소 5%가 동성애이고, 모든 교미의 12%가 수컷 사이에 발생한다. 짝을 이룬 새들 중 마운팅의 10%는 수컷 쌍 사이에서 나타난다. 그리고 모든 문란한 짝짓기(짝이 아닌 관계에서 벌어지는)의 15%는 동성애적인 것이다. 수컷이 짝이 아닌 다른 새에게 행하는 구애 과시 중, 팔행동의 약 1/4은 동성애적인 것이며, 구애 인사의 약 2%는 같은 성을 대상으로 한다. 임금펭귄 5마리로 구성된 한 동물원 군락에서는 9년 동안 새들 사이에 형성된 유대 관계 10개 중 2개가 동성애였다. 야생에서 이러한 종의 같은 성 교미는 아직 관찰되지 않았지만, 야생 젠투펭귄에서는 동성애 구애를 볼 수 있었다. 즉 한 비공식 조사에서는 젠투펭귄의 구애 13건 중 3건(23%)이 같은 성 행동이었다. 

- 성적 지향 : 일부 수컷 훔볼트펭귄은 배타적인 동성애자며, 평생 수컷 파트너와 관계를 유지하거나, 원래의 짝을 잃어도 다른 수컷과 다시 짝짓기를 한다. 다른 수컷들은 순차적인 양성애자여서, 이전의 암컷 짝을 잃으면 수컷과 짝짓기를 한다. 또 다른 일부 수컷들은 동시적인 양성애자로서, 같은 성 및 반대쪽 성 구애와 교미를 함께 수행한다. 이러한 동시적 양성애 펭귄 중 일부는 우선적인 이성애 유대감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때로 다른 번식하는 수컷과 동성애 활동을 하는데, 모든 같은 성 교미 중 약 47%가 이러한 유형의 교미다(유대 결합을 형성한 파트너 사이에 발생하는 것이 그 나머지이다). 몇몇 경우, 그 반대 현상이 발생한다. 즉 동성애 짝짓기를 하는 수컷이 이성애 짝짓기에 참여하는 것이다. 임금펭귄 중에서, 같은 성 쌍을 이룬 새는 짝 유대 관계가 유지되는 동안에는 배타적인 동성애자인 것으로 보이며(왜냐하면 이들이 낳은 알이 전부 무정란이므로), 짝짓기를 하지 않은 다른 성별의 새가 있을 때도 같은 성 짝을 '선호'한다. 그러나 이러한 새 대부분은 동성애 쌍이 해체된 이후에는 이성애 쌍을 형성하고 새끼도 기르므로, 일생을 놓고 보면 순차적인 양성애자라고 할 수 있다. 동성애 구애에 참여하는 대부분의 젠투펭귄은 대부분 (이성애 새와 함께 새끼를 기르므로) 일차적으로는 이성애 성향을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암수 모두에게 구애하므로 양성애자일 가능성이 크다. 짝을 맺은 암컷들은 유대 관계가 유지되는 동안에는 배타적인 동성애자다(이러한 관계는 한 마리 또는 양쪽 새의 평생 유지된다). 일부 암컷은 암컷 파트너가 죽은 후에 이성애 짝과 쌍을 형성한다. 
 
- 번식기 동안 수컷 산쑥들꿩과 부채꼬리뇌조는 영역에서 과시를 한다. 이러한 영역은 산쑥들꿩에서는 커다란 공동 '뽐내기 구역', 또는 레크 leks이며, 부채꼬리뇌조에서는 각 개체가 가지는 '드러밍 통나무'다. 두 종 모두 난혼제 짝짓기 체계를 가지며, 새들은 여러 파트너와 짝짓기를 하고, 짝결합은 하지 않는다. 그리고 암컷은 수컷의 도움 없이 새끼를 돌본다. 번식기가 아닌 시기에 때로 새들이 모여 혼성 무리를 짓기도 한다. 
 
- 행동 표현 : 새벽 무렵 암컷 산쑥들꿩은 대초원 과시 장소에서 8~10마리(때로는 그 이상)씩 모인다. 이러한 무리는 클러스터 clusters라고 불린다. 수컷과 짝짓기를 하기 위해 온 개체도 많지만, 일부 암컷들은 서로 구애하고 짝짓기를 한다. 동성애 구애 과시는 수컷이 사용하는 것과 유사하며 뽐내며 걷기 strutting라고 불린다. 암컷은 기다란 꼬리 깃털을 동그란 부채모양으로 펴고, 가슴의 공기주머니를 부풀리며, 목 깃털을 세워 산들거리는 등의 화려한 자세를 취하며 종종걸음으로 앞으로 갔다가 다시 되돌아온다. 그러나 수컷과 달리 암컷은 공기주머니의 크기가 작기 때문에 구애할 때 '퐁퐁' 소리가 나지는 않는다. 한 암컷이 뽐내며 걷기를 마치면, 다른 암컷은 몸을 웅크리고, 날개를 아치모양으로 구부리며, 땅에 날개깃을 부채질하여 교미를 요청하기도 한다. 그러면 흔히 그 암컷에 올라타 완전한 짝짓기 과정을 진행하는데, 균형을 잡기 위해 마운트가 된 암컷의 양쪽으로 날개를 펴고, 발로 등을 밟은 다음, 총배설강(생식기) 접촉을 하기 위해 꼬리를 내리고 회전시킨다. 일부 암컷은 무리 속에서 다른 암컷을 쫓아가 마운트를 시도하기도 하며, 서너 마리의 암컷이 서로 올라탄 '쌓아 올리기'가 발생하기도 한다. 대부분의 레즈비언 짝짓기 동안 수컷은 암컷에게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다. 그러나 때로 수컷은 레즈비언의 마운팅을 방해하거나, 심지어 다른 암컷을 마운트하고 있는 암컷에게 마운팅을 시도하기도 한다. 어떤 경우에는, 서로 마운팅을 하던 암컷들을 마운트 하는 수컷을 다른 수컷이 또 마운트 하는 경우도 있었다! 번식기 후반이 되면 암컷 두 마리는 때로 각자의 새끼들을 합쳐서한 무리로 만들어 돌보는 공동양육을 한다. 

- 수컷 부채꼬리뇌조도 서로 구애를 하고 마운트를 한다. 새벽이나 해가 질 무렵이 되면, 숲 속 깊은 곳의 수컷들은 저마다 날개로 빠르게 공기를 '드러밍 drumming'하면서, 고동치는 드럼 연타 같은 소리로 자신의 존재를 알린다. 만약 다른 부채꼬리뇌조가 드러밍 통나무에 도착하면, 그 수컷은 뽐내며 걷기 과시를 시작한다. 칠면조처럼 꼬리를 활짝 편 다음, 날개는 내리고, 목 깃털은 곧게 세우고, 머리를 힘차게 돌리며, 쇳소리를 계속 내며 상대 새에게 다가간다. 상대 새가 암컷이면 짝짓기가 일어나고, 다른 수컷이 일반적으로 싸움이 뒤따른다. 그러나 어떤 경우에는 상대 수컷이 과시하는 수컷에게 도전을 하지 않는다. 그러면 구애하는 수컷은 '부드럽게’ 접근하여, 깃털을 내리고, 꼬리를 땅에 끌며, 때로 머리를 흔든다. 그리고 때로 상대 수컷의 부리 밑부분을 부드럽게 쪼아대거나, 등에 발을 올려놓고, 이성애 교미처럼 마운트를 하기도 한다(하지만 마운트가 된 새는 일반적으로 암컷의 전형적인 교미 자세를 취하지 않는다).
 
 


 
 
- <생물학적 풍요>는 인간의 동성애에 관한 책이 아니다. 동물의 동성애에 관한 책이다. 대신 브루스 배게밀은 이 현상을 백과사전 같은 목록으로 만들어 전달하고, 자연을 바라보는 '인간(특히 과학자)의 해석'에 관해 논증한다. 동물에 관한 이야기가 바로 그 현상을 바라보는 인간의 이야기가 되는 것은 당연하다. 우리가 가진 생활 경험과 사회 구조, 문화를 바탕으로 동물 사회를 이해해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자연주의자 헨리 베스톤의 말처럼 "동물은 그저 우리와 함께 삶과 시간의 그물에 갇힌, 이 땅의 화려함과 고통을 함께하는 동료 수감자들일 뿐"이지만, 어찌 보면 인간의 거울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 크게 봐서 배게밀의 논증 순서는 3단계다. 1장과 2장에서는 동물의 동성애에 관한 정의와 분류, 빈도 등 존재하는 현상을 설명한다. 그다음 3장과 4장에서는 지금까지 동성애 연구의 역사와 다양한 해석이 어떻게 이어져 왔는지를 평가한다. 마지막으로 5장과 6장에서는 동성애의 가치에 관한 이론과 앞으로 우리가 취해야 할 이해 방식을 제시한다. 이러한 I부의 과학적 현상 설명과 해석에 관한 주장은 II부에 나열한 각 동물의 프로필로 하나하나 증거 삼아 뒷받침했다.

- 배게밀이 정리한 450여 종의 동물 동성애 목록은 생물학자들에 의해 현재 1,500여 종까지 늘어났다. 지금까지 과학자들은 동물의 동성애 행동이 진화론적 수수께끼라는 생각에 그 비용이나 이점, 기원을 찾으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이는 암묵적으로 이원적二元的인 이성애가 진화의 기본형태라는 생각을 기반으로 한다(배게밀은 이를 '노아의 방주 견해'라고 부른다). 저자는 자연의 다채롭고 대책 없는 풍요의 결과로 동물 세계에서 수많은 성별의 존재와 그만큼 다양한 성적 행동이 나타난다고 주장한다.
 
- 이 파격적인 주장으로 인해 이 책 <생물학적 풍요> 이후 생물학자들은 자연에서 보이는 성별의 기원은 모든 성을 향한 무차별적인 성적 행동이라는 개념에 익숙해졌다. 캄브리기아 대폭발 시기에 나타난 눈이 다섯 개인 동물의 화석을 보고 눈이 두 개인 고생물학자가 별로 놀라지 않듯이, 이제 다섯 가지 성별을 가진 물고기를 보아도 이성애자인 생물학자가 이상하게 여기지 않는 것이다.

- 이처럼 과학적 사실은 '사실' 자체의 힘이 있다. 그 힘은 꾸준하게 되돌릴 수 없는 방향으로 작용하므로 이를 받아들이는 사회가 아무리 종교나 신념, 문화나 도덕률에 따라 저항해도 소용이 없다. <생물학적 풍요>를 읽다 보면 독자는 진실의 힘을 감지하게 된다. 갈릴레오 갈릴레이가 느꼈던 감정을 가져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갈릴레오가 과학적 관찰 내용을 이야기하다가 종교재판을 받기 수십 년 전, 지동설을 주장한 조르다노 브루노는 이단으로 몰려 화형을 당했다. 이 사실을 알고 있는 갈릴레오는 따로 협박이나 회유가 없었음에도 살벌한 재판의 분위기에 식겁해 알아서 자신의 주장을 철회했다.  

- 멋쩍게 고개를 살짝 왼쪽으로 돌리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산들거리는 버드나무 가지를 배경으로 수컷 백조가 동성인 다른 수컷 백조에게 목을 길게 빼고 날개를 넓게 편 채 구애하는 생생한 박제도 눈길을 끌었다. 천장에는 수컷 돌고래가 아래쪽의 상대 수컷 분수공에 자기 생식기를 넣고 자위하는 커다란 모형도 걸렸다. 그 외에도 양, 사슴, 오리, 원숭이, 홍학 등 수많은 동물이 전시장을 가득 채우며 자신들이 이성애만 하지 않는다고 이야기하는 듯했다.

- 전시장에는 동물 동성애를 증명하는 사진도 많이 보였다. 특히 수만 마리가 모인 황제펭귄 서식지 사진에는 10마리 중 1마리 꼴로 펭귄을 분홍색으로 색칠해 놓았다. 그 앞에는 방금 사진에서 튀어나온 듯 5마리의 펭귄 박제 중 몇 마리가 목에 분홍색 목도리를 한 채 검은 눈을 반짝이고 있었다. 전체 황제펭귄 쌍 중 1/10을 차지하고 있는 동성애 커플의 비율을 시각화한 것이리라.

- 노아의 방주에서도 이 박물관처럼 어두컴컴한 실내에 동물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었을 것이다. 차이가 있다면 노아의 방주에서는 암수 한 쌍만이 날마다 쏟아지는 비를 보며 땅이 마를 날을 기다렸고, 이 박물관에서는 '자연스럽게' 같은 성을 가진 동물들이 쌍을 이루고 서서 가족 단위로 찾아오는 오슬로 시민을 맞이했다는 점이다. 전시회는 노르웨이의 다른 도시와 스웨덴, 네덜란드, 이탈리아 등지에서 이어졌고 가는 곳마다 이슈를 만들며 금기에 관한 질문을 제공했다.

- 그다음은 미국에서 있었던 일이다. 2003년 로런스라는 백인 남성이 가너라는 흑인 남성과 동성애를 하다 자신의 아파트에서 소도미법 sodomylaw을 위반한 혐의로 체포되었다. 우리에게 조금은 생소한 소도미법이란 항문 성교, 구강성교, 동물과의 성교 등 '자연스럽지 못한' 모든 성적인 행동을 규제하는 법을 말한다. 노르웨이의 전시회 제목에서 제기된 의문처럼 '자연스럽다'와 '자연스럽지 못하다'라는 구별은 여기서 상당히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자연스럽지 못한 사람에 대한 처벌은 야단이나 훈계 정도로 끝나지 않는다. 지금도 전 세계의 67개 나라는 소도미법에 의해 동성애를 범죄로 간주하며, 그중 11개 나라는 사형에 처할 정도로 중범죄로 다룬다. 성서에 나오는 소돔과 고모라의 죄인들이 지은 범죄라는 이러한 개념은 6세기 로마의 유스티아누스 법전에 처음 나오는데, '자연에 반하는' 이러한 동성 간의 행동으로 인해 기아와 지진, 전염병이 따라온다고 주장했다. 중세 수도사들은 이러한 소도미 행위의 범위를 자위나 이성애 간의 항문 성교 등 '자연스럽지 않은' 모든 성행위로 확장했고 그 처벌은 화형이 정당하다고 주장했다.

- 이 법규가 근대를 지나 현대까지 이어졌고, 로런스는 텍사스주를 대상으로 연방대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로런스 대 텍사스 Lawrence vs Texas). 이때 미국정신의학회는 법정 과학전문가 자격으로 장문의 의견서를 제출했다. 학회는 '성적인 행동의 발달'이라는 챕터에서 "이성애와 동성애는 둘 다 인간 성애의 정상적인 모습이고 여러 문화와 역사에서 나타나며, 다양한 동물에서도 볼 수 있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다"라고 보고하며 브루스 배게밀의 <생물학적 풍요>를 인용했다. 결국 연방대법원은 소도미법이 국민의 기본권인 사생활권을 침해한다고 판결했다. 책이 생각을 바꾸고 생각이 사회를 바꾼다면 바로 이런 경우를 말하는 것이리라.

- 요즘 같은 문명사회에서 이러한 처벌은 먼 과거의 이야기로 여겨지지만 미국에서 소도미법이 철폐된 것은 겨우 20년 전이다. 로런스 대 텍사스 판결로 미국 사회에서 동성애에 대한 차별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일상생활이나 직업 또는 공적인 영역에서 불이익은 그대로이고 증오범죄나 폭력에 노출되는 것도 여전하다. 우리나라에는 동성애자를 처벌하는 소도미법이 존재하지 않는다. 하지만 암묵적인 차별과 혐오는 서구 여러 나라에서보다 오히려 훨씬 심하다. 게다가 법을 만드는 국회의 발걸음도 더디다. 하지만 이 책은 2018년 인도 대법원이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 금지를 명시하는 헌법 조항을 해석하는 과정에서 인용되었고, 앞으로도 각국에서 동물계에 만연한 동성애 현상을 이해하고자 할 때 기초자료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 이 책이 가져온 두 가지 사회 현상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브루스 배게밀은 백과사전 같은 건조한 과학적 사실만으로 어떤 웅변, 시위, 주장보다 더 큰 영향을 세상에 끼쳤다. 진화론, 양자론, 상대성이론, 빅뱅이론, 판구조론 등 새롭게 제기되는 모든 과학적 사실은 처음에는 지독한 반발에 시달렸다. 지금은 사람들이 이러한 이론들을 공기처럼 자연스럽게 받아들인다. 우리 사회에서도 동물의 동성애라는 현상과 그 이해가 <생물학적 풍요>를 통해 과학적 진실의 대기에 녹아들 것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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