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자가 흐르는 이야기/Book1

[손봉석] 장사를 했으면 이익을 내라 - 손님이 줄 서는 가게 사장들의 돈 버는 비밀

일루젼 2024. 7. 3.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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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손봉석
출판 : 다산북스
출간 : 2014.10.31 


       

추억들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그게 벌써 10년 전에 가까운 과거 일이라니. 

그때의 나는 참 많이 모자라고 어수룩했다 -지금도 그리 다르지는 않지만-. 알아야 할 것들을 너무 몰랐고, 그런데도 젊어서 오래 붙들고 있었다. 놓아야 할 것을 오래 붙잡지 않는 것 또한 지혜라는 걸 당시에는 몰랐다. 

그런 경험을 해봤으니 이제 와서는 생각이 바뀐 거겠지.

 

사실 지금도 오래된 습관들을 떠나보내기는 쉽지 않다. 당장 내 주위에 쌓인 책들만 봐도 벌써 몇 년간 정리해야지, 해야지 하면서 아직도 쌓아두고 있지 않은가. 

 

제주에서 회계사무소를 운영하는 저자는 실제 사례들을 예로 들어가며 자영업자가 알아야 할 회계 지식들을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 준다. '매출'은 이 정도가 나왔는데 실제로 내가 번 '이익'은 얼마인지, 왜 실제 통장에 남은 금액은 계산상 숫자와 다른지. '재고' 개념과 '가격 결정' 부분은 당시의 내가 제대로 알았더라면 훨씬 좋았겠다 싶어 아쉽기도 하다. 

 

판매 품목에 따라 조금씩 다르겠지만, 기본적으로 자영업자는 자신이 판매할 '상품'을 갖추고 영업을 시작한다. 이 '상품'은 아직 '매출'이 되지는 못한 상태이므로 거래처에 대금을 선지급하지 않고 준비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즉, 그 자체로 일종의 빚이자 자본인 '제고'인 것이다. 

 

이게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오히려 업장을 정리할 때다. 세금 신고 때 잡아둔 재고 금액과 정리할 때의 재고 금액을 맞춰야 하기 때문이다. 설비 등은 감가상각으로 처리하면 되지만, '재고'들은 환급 가능성이 크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정리가 까다롭다.

 

이야기가 잠시 샛길로 빠졌는데, 저자가 다루는 주요 내용은 '실제로 수익이 나는 자영업'을 하려면 '어떤 점들을 고려해야 하는가?'다. 어려운 전문용어 없이 실사례와 간단한 예시 위주로 풀어나가는 책이니, 출간된 지 시일이 많이 지나긴 했지만 개인사업자를 꿈꾸시는 분들이라면 한 번쯤 읽어보시는 것도 좋겠다.

         


   

 

- 장사는 직장에서의 근무 강도와 비교조차 되지 않는다. 직장인은 가끔씩 월화수목금금금이지만 사장이 되면 매주 월화수목금금금이다. 직장인은 퇴근하면 회사를 잊어버릴 수 있지만 사장은 절대 가게 일을 잊지 못한다. 쉴 때도 가게를 생각하고 꿈에서도 가게 일을 떠올린다. 퇴직금도 없을뿐더러 장사의 미래는 불확실하다. 직장인이 회사에서 구조조정을 당할 위험보다 장사가 망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과 스트레스가 더 심하다. 그래서 직장에 다닐 때보다 몇 배는 더 벌어야 수지가 맞는 것이다. 직장에 다니면 아무리 힘들어도 경기와 상관없이 월급은 받지만 장사는 경기에 따라 들어오는 돈이 다르고 월급날이 되면 무조건 돈은 나가야 한다. 사장은 월급날이 돌아오면 회사 옥상 난간에 서서 아무 미련 없이 뛰어내리고 싶은 유혹에 시달리기도 한다. 사장 자리가 근사해 보일지 몰라도 실제로는 청소부터 택배 일까지 직원들이 하지 않으려는 일까지 모두 관리해야 한다. 직원들도 가끔씩은 이런 일을 하러 내가 회사에 들어왔나 싶은 생각이 들 때가 있지만, 사장은 이 일을 하려고 내가 장사를 시작했나 하는 생각을 거의 매일 한다. 
 
- 그래도 이 사장님은 업계 1위라는 자부심으로 모든 고난을 이겨내고 있었다. 어느 날이었다. 나는 사장님에게 이익이 얼마나 남느냐고 물었고 내 질문에 그의 어깨는 바람이 빠져나가듯 축 늘어졌다. 대부분의 사장들은 매출 말고 이익이 얼마나 남느냐는 질문을 하거나 통장을 보자고 하면 그제야 아무에게도 털어놓지 못한 속마음을 보여주곤 한다. 통장 잔고는 텅텅 비어 있기 때문이다.

- 매출이 적은 회사는 영업을 해서 고객을 늘려야 한다. 그래서 매출도 없는 회사에 숫자만 신경 쓰는 사장이 있으면 나는 영업부터 하고 오라고 말한다. 그런데 고객이 늘어나면 정말 이익이 늘어날까? 그럴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고객이 늘면 매출은 늘지만 숫자를 관리하지 않으면 이익은 늘지 않는다. 매출이 어느 정도 되는데도 통장 잔고가 없는 사업체는 숫자를 제대로 관리하지 않는다는 공통점이 있다.

 

- 이 사장님이 바로 그랬다. 매출은 충분했지만 통장 잔고는 숨기고 싶을 만큼 비어 있었다. 숫자를 관리해야 할 상황인 것이다.
사장님은 자신을 5억 원을 투자한 장사의 노예라고 표현했다. 직원들은 자신이 그만두고 싶으면 그만둘 수 있지만 사장은 그만둘 수 있는 선택권도 없다는 것이다. 남들에게는 매출이 얼마나 늘었고 직원 수가 얼마나 많아졌는지를 자랑하지만 통장을 보면 항상 한숨이 나왔다. 

- 나는 나보다 돈을 많이 버는 사람들을 많이 보아왔다. 그러나 아직까지 나보다 행복을 느끼며 사는 사람은 보지 못했다. 나 또한 작은 회사를 운영하지만 저녁과 주말은 항상 가족과 지내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또 그렇게 살아왔다. 1년에 한 달은 가족과 여행을 떠나 삶을 즐긴다. 매일 운동을 하고 내가 읽고 싶은 책을 마음껏 읽는다. 행복은 주관적이라서 무작정 비교할 수는 없지만, 나는 일이 하고 싶으면 일하고 하고 싶지 않을 때는 안 할 수 있는 자유가 있다. 사실 그것을 가능하게 해주는 것은 삶에 대한 신념도 있지만 통장 잔고가 뒷받침이 되기 때문이다. 

- 나도 장사의 노예였던 시절이 있었다. 하루 종일 일에 미쳐 거의 매일을 새벽에 귀가하면서도 회사를 키워가는 것을 자랑으로 삼았었다. 밖에서는 '잘 나간다'고 부러워했고, 나도 그런 말을 들으면 어깨가 펴졌다. 그러나 항상 텅 빈 통장 잔고를 보면서 누구에게 말도 못 하고 혼자서만 창피해했다.

- 이 책의 목적은 24시간 365일 가게에 손발이 묶여 있는 사장님들에게 오랫동안 소기업과 자영업자를 컨설팅해왔던 나의 경험과 그들의 다양한 사례를 공유하여 좀 더 행복하게 여유로운 장사를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큰 가게를 운영하는 작은 가게를 운영하든 매출과 규모의 허상에서 벗어나야 한다. 장사를 시작한 모든 이들이 이익을 내고 통장 잔고를 쌓아 경제적인 자유를 얻게 하고 싶다. 내가 이 책에서 바라는 것은 장사를 하는 사람들이 장사의 노예라는 신세에서 벗어났으면 하는 것이다. 

- 프랑스 표현 중에 "사브와르 비브르(Savioir Vivre)"라는 말이 있다. '삶을 삶답게 산다'라는 의미로, 삶을 즐기며 살라는 뜻이다. 내가 참 좋아하는 말이고 항상 실천하려고 하는 모토다.  

- 장사를 처음 시작한 사람들은 이구동성으로 이렇게 말한다.

"장사가 이렇게 어려운지 처음 알았습니다."
"자식에게는 절대 장사 안시킬 거예요."
사실 아무런 경험이 없기 때문에 실패하는 것 또한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래서 장사를 시작할 때는 자신이 잘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이를 장사와 연관 짓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 장사를 하려는 사람들이 가장 먼저 고려하는 것이 바로 상권인데, 그래서 가장 빈번하게 하는 실수가 '이 주변에는 이런 가게가 없으니 여기에서 장사를 하면 될 것 같다'라는 안이한 생각을 갖는 것이다. 이런 가게가 없기 때문에 장사가 잘될 수도 있지만 장사가 안되기 때문에 이런 가게가 없을 수도 있다. 장사를 하려는 구역에 '없는' 분야를 찾는 것보다는 '내가 잘하는 것으로 장사를 한다'는 개념으로 시작해야 한다. 동네에 국수가게가 없기 때문에 국수가게를 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내가 국수를 기가 막히게 만드는 노하우가 있거나 그와 관련된 일을 오랫동안 해왔기 때문에 국수가게를 하겠다고 해야 성공 확률이 높아진다.

- 내 개인적인 의견으로 창업을 하려면 큰 회사에서 10년 이상 경험을 쌓은 후 시작해야 안전하다. 큰 회사를 경험한다는 것은 확실히 성공한 노하우를 배운다는 것이며, 이런 실무를 10년 이상 해봤다면 불경기와 호경기를 모두 겪었을 것이기 때문에 대처 방법을 안다는 뜻이다. 
경기가 좋을 때는 누구나 잘한다. 문제는 경기가 안 좋을 때다. 경험이 없는 사람들은 불경기로 매출이 감소하면 경기 탓을 한다. 그래서 아이템 선택이 중요하다. 처음에 장사를 시작할 때도 물론 중요하지만 앞으로 가게를 성장시키려고 할 때 이는 더욱 중요한 관건이 된다. 

- 어떻게 보면 사업계획서는 남에게 보여주기보다는 자신을 위한 일이다. 사업계획서를 쓸 때 가장 중요한 부분은 '무엇을 누구에게 얼마에 팔 것인가?' '원가는 얼마이고 이익은 어느 정도인가?' '자금조달은 어떻게 할 것인가?' '투자와 회수는 어떻게 할 것인가?' 이 네 가지 질문이며 이를 분석해야 한다. 즉 장사를 하는 데 가장 필요한 것은 네 가지로 요약하면 매출, 이익, 자금조달, 투자금 회수다.

- 장사를 하기 위해서는 먼저 매출을 추정해야 한다.
예를 들어 돼지고기 전문점을 시작한다면 돼지고기를 1년에 얼마나 팔 수 있고 매년 얼마나 더 성장할 수 있을지를 분석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시장규모를 먼저 봐야 할 것이다. 시장 규모는 전국이나 전 세계적인 시장규모보다는 장사하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규모 정도면 된다. 음식점이라면 가게가 위치한 지역의 유동인구가 몇 명이고 앞으로 손님이 늘어날 잠재력은 얼마나 되는지, 경쟁 음식점은 얼마나 되는지, 가격은 얼마로 정하고, 경쟁자에 비해서 품질이나 가격 면에서 유리한 점은 무엇이고 불리한 점은 무엇인지 등을 분석해야 한다.  

- 그러면 장사를 함으로써 포기한 기회비용은 은행이자와 취직 후에 받는 연봉을 합산한 금액으로 이 금액 이상은 벌어야 장사를 한 가치가 있는 셈이다. 일반적으로 직장에 취직해서 연봉 3000만 원을 받는다고 치면 차라리 1억 원을 은행에 넣어두고 직장에 다니는 것이 금전적으로는 이득인 것이다. 따라서 1억 원을 투자해서 3000만 원을 버는 장사라면 장부상으로는 이익이지만 기회비용을 고려하면 실제로는 손해를 보고 있는 것이다. 즉 연봉과 은행 이자의 합은 장사로 벌어야 할 최소한의 이익인 셈이다. 

- 그래서 나는 장사를 하는 사장들에게 스스로 정당한 월급을 가져가라고 권한다. 그렇지 않으면 시간이라는 소중한 기회비용을 물 쓰듯이 투자하면서 기회비용을 비용으로 기록하지 않아 발생하는 이익 증가를 진짜 이익이라고 잘못 알게 되기 때문이다. 또 회사가 이익이 나지 않으니 가져갈 돈이 없다면 사장이 가게에 돈을 빌려주는 형식으로 돈을 넣어서라도 사장의 인건비를 지급해야 한다. 이때 사장이 가게에 빌려준 돈은 장사를 해서 갚아야 제대로 장사를 한 것이다. 사장이 보수를 낮게 가져가면 회사의 이익이 늘어나는 것처럼 보인다. 

 

- 사장님이 미처 고려하지 못한 것은 무엇일까? 그것은 투자비에 대한 감가상각비 문제였다. 인테리어나 시설, 비품 등은 사용할 수 있는 연수가 있고 따라서 그 기간이 지나면 다시 재투자를 해줘야 한다. 다시 말하면 시설 투자는 사용할 수 있는 기간 동안의 감가상각비를 고려해서 매년 그 비용만큼의 이익을 내야 한다. 여기에서 주의할 것은 만약 가게 임대차 계약기간이 2년이라면 2년 안에 투자금을 회수해야 하고 만약 2년 안에 회수가 어렵다면 회수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기간으로 임대차 계약을 했어야 한다. 그러나 그녀는 매월 수입에서 원재료와 월세, 공과금 정도만 뽑아지면 이익이 난다고 생각했다. 보통 장사하는 사람들을 보면 그녀처럼 이익을 계산할 때 감가상각이나 자신의 인건비, 각종 세금 등을 미처 고려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 '달리도서관'은 돈 없이 장사를 시작한 대표적인 사례다. 4명의 달리지기가 모여 만든 달리도서관은 북카페를 운영하며 북세미나도 하고 여행자 숙소까지 제공하는 복합문화공간이다. 도서관이라고 하면 우선 책이 많이 필요하고 그러려면 돈이 많이 있어야 할 것 같은데도 이들은 무일푼으로 도서관을 시작했다. 이들은 어떻게 돈 없이 도서관을 만들었을까? 방법은 간단하다. 이는 내가 달리도서관을 찾아간 이유기도 하다.

- 나는 책을 꽤나 많이 사는 편이다. 한동안은 매주 몇십 권씩 배달되어 오는 책을 집 서재에 채웠다. 서재가 꽉 차자 거실을 서재로 바꾸었다. 그러나 얼마 안 되어 거실도 책으로 넘쳐 집안의 온 구석구석에 책장을 만들어야 했다. 그 후에는 회사의 개인공간과 회의실까지 책이 가득 찼고 더 이상은 책을 놓아둘 곳이 전혀 없는 지경이 되었다. 그때 달리도서관 광고가 눈에 들어왔다. 달리도서관에서 책을 대신 보관해 준다는 내용이었다. 집에 장식처럼 놓여 있는 책들을 도서관으로 가져와 나눈다는 새로운 나눔의 개념을 발상해 낸 것이다. 20권 이상 책을 갖고 오면, 이름표를 붙여주어 누구의 책인지를 구분할 수 있게 했다. 그리고 좋은 건물주를 만나 공간도 공짜로 빌렸는데 이는 달리도서관의 좋은 취지를 충분히 알리고 설득한 끝에 가능했다. 달리지기들은 도서관 공간이 마련되자 문화프로그램을 열기 시작했다. 달리도서관을 찾은 사람들은 누구나 무료로 참여할 수 있었다. 강연자에게는 숙식을 제공해 주고 여행도 함께 해주었다. 이들은 의미 있는 가치를 찾아내 이를 충분히 활용했다. 

 

- 그들은 나처럼 책을 보관할 장소가 필요한 사람, 또 건물을 갖고 있는 사람이 사회에 봉사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주었다. 사람들에게 책을 주제로 편안하게 수다를 떨고 세미나를 할 공간, 또 아이들이 책과 놀 수 있는 공간을 제공했다. 재능기부에 뜻이 있는 사람들을 초청해서 강연을 부탁하고 그들에게 여행 가이드를 해주며 지역의 맛을 알리는 것 또한 양쪽이 원하는 가치를 제대로 이해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달리도서관은 돈보다 가치를 공유하고자 하는 사람들의 힘을 모아 사업을 시작했다. 나 혼자 하려고 하면 돈이 많이 필요하지만 남의 힘을 빌리면 돈이 부족해도 가능하다. 돈이 없으면 남의 힘을 어떻게 빌릴 것인지에 대해 연구하고 시간과 노력을 들이면 된다. 

- 분양가액이 7000만 원 정도였고 은행에서 50퍼센트는 대출이 가능했다. 
주변 시세로 보니 월 임대료로 50만 원 정도는 받을 수 있었고, 분양가액의 절반을 대출받아 이자 15만 원을 내고 나면 월 35만 원의 순 임대료가 나왔다. 내 돈 3500만 원만 있으면 나머지 절반은 대출금으로 조달하여 월 수익률로 1퍼센트, 연간 12퍼센트 수익률을 달성할 수 있었다. 이 상황을 유심히 보고 있던 친척분이 자신도 한 채 분양받겠다고 했다. 그분은 대출은 받지 않고 자신의 돈으로만 투자를 결심하고는 나한테 물었다. 
"왜 돈이 있는데 대출을 받아요?"
"대출을 받는 게 수익이 더 나니까요."
내 말에 그분은 이해를 하지 못하겠다는 표정이었다. 내 돈이 있는데 왜 비싼 이자를 주며 대출을 받느냐는 것이었다.

- 레버리지 효과를 잘 이용하면 남의 돈을 이용하는 것이 훨씬 유리할 때도 있다. 7000만 원을 가지고 자기 돈만으로 투자를 하면 오피스텔은 1채밖에 사지 못하고 월 50만 원의 임대료를 얻는다. 그런데 만약 대출을 50퍼센트 받는다면 7000만 원의 돈으로 오피스텔 2채를 살 수 있는데 그러면 2채의 임대료 100만 원에서 오피스텔 2채 대출금에 대한 이자 30만 원을 빼고도 월 70만 원의 순 임대료를 얻는다. 대출을 해서 투자금을 높이면 순수익도 함께 높아져 투자수익률이 올라가게 되는 것이다. 

- 물론 빚을 내는 데 따르는 위험은 생각해야 한다. 최악의 경우에 부채를 못 갚게 될 가능성이 항상 존재한다. 따라서 전 재산이 7000만 원인 사람이 대출을 받으면 부동산가치가 떨어질 때 대비책이 없어 위험하지만, 부동산가치가 최악의 경우까지 하락하더라도 대출금을 갚을 여유 재산이 있는 사람은 남의 돈을 빌리는 게 더 낫다. 즉 돈이 없는 사람이 돈을 빌리는 것이 아니라 돈이 있는 사람이 돈을 빌리는 것이다. 

- 한편 남의 돈을 빌릴 때는 조건을 명확히 해야 한다. 보통은 은행 대출처럼 매월 이자를 주고 만기 때 원금을 상환하는 조건이 일반적이다. 이것을 '부채'라고 한다. 반면 이자가 부담이 되는 회사는 주식을 발행해서 주주를 모집하는데 이것을 '자본'이라고 한다. 그런데 자금이 너무 부족하거나 급박한 경우에는 부채와 자본, 두 가지를 합한 형태로 돈을 빌릴 때도 있다. 가령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전환사채처럼 이자와 원금을 갚으면서 나중에 주식까지 줘야 하는 경우, 혹은 이자와 원금 상환을 약속하고 나중에 지분까지 일부 줘버리는 경우가 그렇다. 사업초기에는 자금이 부족하기 때문에 돈을 빌리는 것이 너무 어렵고 다급해서 이런 악조건으로 돈을 빌리는 경우가 많지만 이것은 훗날 빚의 노예로 전락하는 지름길이다. 

- 처음에는 동업을 쉽게 시작한다. 동업을 하면 투자비나 지출에 대한 부담을 1/N로 나누기 때문에 부담도 적다. 그러나 사람들은 슬픔을 나누면 줄어든다는 것만 알고 돈을 나누면 줄어든다는 사실은 잘 모른다. 초창기에는 회사에 투자할 것도 많고, 계속 손실이 이어지기 때문에 동업이 편하지만 몇 년 후, 이익이 생기면 그때는 동업이 불편해진다. 이익을 나누는 기준이 각기 다르기 때문이다. 누구는 돈이나 물건을 투자했고, 누구는 능력을 투자했고, 누구는 인적 네트워크나 특허권을 투자했다. 공평한 분배가 되려면 이것을 합리적인 숫자로 환산해야 하는데 회계사도 이 일이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그렇다고 사람 수대로 나누면 능력이 뛰어난 사람은 손해를 보기 때문에 견디기 어렵다. 

가장 많이 하는 초보 단계의 동업은 사무실만 함께 쓰고 다른 것은 독립채산제로 움직이는 것이다. 사무실 유지비도 동업자끼리 나누게 되니까 부담이 덜하고 나중에 이익에 대해 서로 간섭을 안 하게 되니 그나마 유지가 된다. 어떤 사람은 독립채산제로 움직이되 사무실과 직원만 공유하기도 한다. 혼자 직원 한 명을 채용하기가 부담이 되면 몇 명이 모여서 직원 한 명을 채용하고 함께 일을 맡기는 것이다.  

- 부부는 싸워도 자식 때문에 정으로 살지만 동업관계는 이해관계로 만났기 때문에 이해가 틀어지면 대부분 헤어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멀리 가려면 함께 가야 하지만, 장사에서만큼은 혼자 가는 것이 멀리 가는 것 같다.

- 사업을 하거나 회사에 몸을 담고 있으면 스스로가 어떤 일을 하는지 알고 있다고들 생각한다. 그런데 정말 그러한가?
어쩌면 이 질문은 너무 당연하고 기본적인 것이다. 일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우리가 누구이며, 우리의 사업은 무엇이며, 어떠한 가치 있는 일을 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에 답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실제로 일을 하면서도 무엇을 파는지 잘못 알고 있는 경우가 너무 많다. 

- 그 식당 외에도 여러 식당을 사고팔면서 부동산으로 돈을 벌었다. 전직 금융인 출신인 친구는 실제 식당을 운영하는 것이 아니라 식당은 전문경영인에게 모두 맡기고 식당을 기반으로 부동산을 사고팔면서 돈을 벌고 있었다. 식당을 하고 있는 것 같지만 그의 본업은 부동산업이었다. 그러나 고영남 사장님은 부동산업을 하려는 것이 아니라 음식점을 하려고 했으므로, 친구를 따라 무리하게 빚을 내서 부동산을 구입한 뒤 식당을 시작한 것은 나중에 과중한 부채투자비를 회수해야 하는 부담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일이었다. 이처럼 장사를 하는 사람은 자신이 파는 것이 무엇인지, 업의 본질을 잘 알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엉뚱한 곳에 돈을 쓰게 될 수 있다. 

 

- 그 펜션은 면세상품을 팔 수도 없었고, 식음료로 수입을 늘리기에는 지리적인 한계점이 있었다. 일반적으로 숙박업에서는 총매출액 중 객실 매출이 30퍼센트 이하고 나머지 부분들의 매출이 높아야 하는데 우리나라 대부분의 숙박업체들은 거꾸로 객실매출이 총매출의 70퍼센트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서 적자구조를 면치 못하는 경우가 많다. 구조적으로 이익을 내기 힘든 것이다. 박찬수 사장님은 말을 이어나갔다.
"내가 나무를 심으면 우리 펜션의 조경이 좋아지고 그러면 펜션의 가치는 수백만 원 정도가 올라갑니다. 나무 한 그루의 가치가 수백만 원인 셈이죠." 

- 실제로 박찬수 사장님이 공을 들인 펜션의 조경은 정말 최고였다. 나무 한 그루를 심는 데 필요한 인원은 사장님 혼자였다. 나무는 원가도 거의 없었고 가끔 사장님을 거들어서 도와줄 인부 2명 정도가 필요한데 그 지역에 놀고 있는 농사꾼들이 많이 있어서 하루 일당 조금에 소주 한 잔 사주면 일꾼을 모으는 것은 일도 아니었다. 모두 비정규직이므로 노사문제도 없었고 복리후생비도 따로 들어가지 않았다. 스펙이나 다른 자격증도 필요 없고 그저 힘 좀 쓴다는 청년이면 자격요건은 충분했다. 
사장님은 나에게 물었다.
"회계사님이라면 나무를 심겠어요? 방을 팔겠어요?"

나는 주인에게 끌려가는 개처럼 순종하며 말했다.

"나무를 심겠습니다."

- 이후, 이 펜션의 부동산 가치가 재평가되었는데 재평가 차익이 굉장히 컸다. 아마 사장님이 수년간 조경가치를 높이는 데 심혈을 기울인 결과일 것이다. 그 사장님은 앞으로 몇 년 내에 펜션을 팔 계획이라고 했다. 일단은 부동산가치를 높여가면서 높아진 부동산가치를 담보로 대출을 받아 이 차입금으로 펜션을 유지하고 있었다. 

- 망하지 않는 슈퍼마켓이나 펜션들의 비결은 부동산가치였다. 그들은 업의 본질을 부동산가치에 두고 있었던 것이다. 장사를 하는 것은 표면상의 돈벌이였다. 물론 이러한 전략을 세우려면 차입금이 없어야 한다는 전제조건이 필요하다.

- 그렇다고 숙박업의 가치가 무조건 부동산가치라는 것은 아니다. 회사별로 차이가 있을 수 있고 핵심가치가 다를 수 있다. 그리고 시간이 흐르면서 바뀔 수도 있다. 내가 여기서 말하고자 하는 것은 돈 버는 방식을 단순히 매출로만 따져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때문에 가게의 수익을 창출하는 것이 무엇인지 항상 관심 있게 보아야 한다.

- 자영업자나 소기업 업종들의 속사정을 알려면 현장 조사밖에 할 수 없지만 어느 정도 규모가 되어 외부감사를 받는 회사들은 재무자료가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되어 있으므로 누구든지 볼 수 있다. 규모의 차이만 있을 뿐 큰 회사나 자영업자나 업의 본질은 같기 때문에 큰 회사를 분석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특히 제품을 만드는 곳에서는 원가관리 쪽이 업의 본질을 가장 잘 파악할 수 있는 부분이다. 원재료의 비중이 높은지, 노무비나 경비가 비중이 높은지, 판매비나 광고비 등 어느 쪽이 비중이 높은지를 확인해 보면 그 가게가 돈 버는 핵심 노하우를 알 수 있다. 부동산 업종이라면 땅이 큰 숫자일 것이고 금융업이라면 대출이나 차입금이 큰 숫자일 것이다. 신용업종이라면 외상매출금이 큰 숫자일 것이고 서비스업종이라면 인건비가 큰 숫자일 것이다. 업의 본질이 명확한 회사일수록 큰 숫자가 잘 보인다. 이 숫자가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볼 줄 안다면 장사의 핵심을 빨리 잡을 수 있다. 

- 장사하는 사람들이 회계사가 만든 장부를 볼 때 가장 잘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 이익과 현금의 차이다. 보통 현장에서 외상으로 물건을 팔아도 장부에는 매출과 이익으로 기록한다. 하지만 사장 입장에서는 돈이 안 들어온 것은 실질적인 매출이 아니다. 

- 또 다른 예를 보자. 물건을 사 와서 아직 팔지 않고 창고에 있는 재고는 팔린 것이 아니므로 이익이나 손실이 아니다. 하지만 사장 입장에서는 재고를 사느라 돈이 나갔기 때문에 지출의 부담이 있다. 일반적으로 가게가 잘되어 많이 번 것 같은데도 통장에 돈이 없는 이유는 매출이 적어서라기보다는 매출채권과 재고자산 관리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 이는 지역사회의 특성 중 하나다. 아는 사람 간에는 대금을 생략하고 그냥 술 한 번 먹는 것으로 끝내는 경우가 종종 있는 것이다. 이럴 경우 실제로 회사에는 도움이 안 된다. 장사에서 중요한 것은 물건을 파는 것보다 돈을 받는 것이다. 물건을 팔거나 서비스를 제공하고도 돈을 받지 못했다면 아직 완전히 일을 다한 것이 아니다. 또한 제조업이나 유통업처럼 마진율이 적을수록 외상대금 관리가 중요해진다. 보통 매출을 올리려면 외상판매를 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생각할 텐데 절대 그렇지 않다. 금강산이라는 식품 제조업을 하는 김종현 사장님은 현금을 받지 않으면 절대 납품을 하지 않는다. 주로 식당들에 식품을 납품하는데 1~2년 안에 업종을 변경하거나 망하는 경우가 많으니 마지막 달 납품대금은 못 받는 경우가 많았던 것이다. 제조업 마진율이야 뻔한데 1~2년 납품하고 마지막 달 납품대금을 못 받으면 그동안 장사한 것이 헛장사나 다름없다. 

- 외상이 가장 문제가 커지는 때는 불황이 닥칠 때다. 모르는 사람들은 종종 회계사를 보면서 불황이 없는 업종이라서 좋겠다고 한다. 아무리 경기가 나빠도 세무신고는 해야 하므로 회계사를 찾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 회계업에도 불경기의 여파는 그대로 느껴진다. 경기가 안 좋으면 부도가 나서 거래처가 아예 리스트에서 사라지는 경우도 있고, 무엇보다 컨설팅 수수료를 지급하지 못하니 미수금이 늘어난다. 오히려 불경기에는 손님이 없어서 힘든 업종보다 자금관리 면에서 더 힘들다. 경기에 상관없이 세무신고를 해야 하므로 인건비는 나가고 컨설팅 수수료는 제때 안 들어오니 현금수입이 줄어들어 현금수지가 적자가 되곤 한다. 

- 그래서 무형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계서비스업은 채권관리를 잘해야 한다. 일하고도 돈을 받지 못한다면 차라리 노는 것이 낫다. 그런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일하는 방법만 열심히 고민할 뿐 돈을 받는 일은 방치한다. 그냥 상대가 알아서 주길 기대한다. 경기가 좋지 않을수록 알아서 주는 고객은 거의 없다. 돈을 받는 것도 기술이고 전략을 세워 움직여야 회사의 현금흐름이 원활해진다. 

- 회계컨설팅회사들 중에는 이런 문제를 보완하기 위해 성과평가를 현금매출액으로 평가하기도 한다. 가령 A회계사와 B 회계사가 똑같이 1억 원어치의 일을 했다고 치자. 매출만 본다면 성과는 똑같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컨설팅회사에서의 성과는 수수료 지급시기에 따라 달리 평가될 수 있다. 예를 들어 A회계사는 컨설팅수수료를 바로 회수했고 B 회계사는 컨설팅 수수료를 1년 후에 회수했다면 성과는 완전히 다른 것이다. A회계사가 수수료를 바로 회수해서 최소한 1년 동안 은행에만 넣어두었어도 이자 수익 정도는 더 얻을 수 있다. 이 경우 성과평가를 할 때 A회계사는 1억 원 전체를 해주지만 B회사는 1년 동안의 이자비용을 기회비용으로 계산해서 성과에서 차감한다. 이때 회계컨설팅 회사에서 정하는 이자는 사채 이자 수준으로 거의 50퍼센트에 육박한다. 즉 1억 원의 이자 5000만 원을 차감한 나머지 5000만 원으로 B 회계사의 성과를 평가하는 것이다. 이자율이 이렇게 높은 이유는 대손 가능성까지 감안했기 때문이다. 성과평가제도를 시행한 후에는 대금 회수보다 일 자체에 관심을 갖던 직원들이 일을 하기 전에 고객이 대금을 언제 줄 것인지, 또 대금을 줄 수는 있는 고객인지를 먼저 보고 일을 하기 시작했다. 돈을 받기 위해서 더욱 회계서비스에 신경을 쓰니 서비스의 질도 좋아졌다. 또 돈을 안 주는 거래처는 과감히 정리하기 시작했다. 

- 아서원의 냉우동은 땅콩국물이 아주 일품이다. 보통 땅콩국물을 아무리 우려내도 육수와 혼합이 되어 맛을 내기란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보통 식당이나 일류 호텔에서 땅콩으로 육수를 우려낸 음식을 먹어보면 물 위에 기름이 뜬 것처럼 국물과 땅콩맛이 따로 논다는 느낌이 드는데 이곳은 완벽하게 두 맛이 어우러져 사람들의 입맛을 흔들어놓는다. 그런데 음식이 맛있는 집은 단점이 있다. 일행과 자리에 앉아 오래 이야기를 할 수가 없다. 점심시간에는 대부분 줄을 서서 먹어야 하고 또 식사가 끝나면 곧바로 일어나야 한다. 나는 그래서 길게 이야기할 필요가 없는 사람과 식사를 해야 할 경우 일부러 아서원에서 만나자고 하기도 한다. 

- 만족할 수 있도록 서비스하는 것이 당연한데 맥도날드를 비롯한 패스트푸드점의 의자는 하나같이 불편하기만 하다. 하지만 이것이 맥도날드의 전략이다. 맥도날드는 패스트푸드를 파는 곳이기 때문에 손님의 빠른 순환이 중요하다. 내가 패스트푸드점에 들러서 한 시간을 머무른다 해도 햄버거 한 개와 음료수 한잔이고, 20분을 머무른다 해도 햄버거 한 개와 음료수 한 잔밖에 먹지 못한다. 맥도날드의 입장에서는 20분 만에 먹고 나가는 것이 낫다. 빠른 음악을 틀어놓고 주변을 산만하게 만드는 것도 회전율을 높여서 많이 팔기 위한 방법으로 볼 수 있다. 푹신하고 안락한 의자를 놔두면 손님들이 오랫동안 앉아 있고 싶다는 심리가 생기고 식사가 느긋해진다. 반면에 딱딱하고 불편하고 좁은 의자를 놔두면 빨리 먹고 여길 떠나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빠른 순환에 도움을 준다. 그래도 꿋꿋이 버티는 손님들을 대비해 인테리어도 눈을 피곤하게 만들었다. 노란색과 빨간색으로 도배가 되어 있는 가게에 20분 이상 앉아 있으면 눈이 피로해지고 종업원들도 원색 옷을 입고 이리저리 돌아다니기 때문에 얼른 먹고 나가고 싶어 진다. 한정된 식사 시간대에 많은 고객을 집중적으로 공략해야 하는 맥도날드의 경우에는 고객의 회전율을 높여서 매출을 극대화하는 전략이 효과적인 것이다.

- 요즘은 장사로 카페가 대세라고들 한다. 하지만 대학교 앞에 있는 카페들은 학생들 때문에 고민이 크다. 공강 시간이면 학생들이 와 커피 한 잔을 시켜놓고 몇 시간씩 앉아 있는 덕분에(?) 월세도 내지 못하는 가게가 한둘이 아니다. 그렇다고 카페에서 책을 읽거나 노트북을 켜놓고 리포트를 쓰는 학생들을 나가라고 할 수는 없다. 그러나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카페는 손님이 아무리 많아도 곧 문을 닫고 말 것이다. 역설적으로 손님이 많아서 문을 닫게 생긴 것이다.

- 카페에서 공부하는 학생들을 너무 자본의 논리로 대하니 미안한 말이지만 카페 사장도 그런 학생들을 둔 부모이고 커피를 팔아서 아이들을 공부시켜야 하니 그 입장을 좀 이해해줘야 하지 않을까? 그래서 나는 개인적으로 카페 사장님의 심정이 더 이해가 간다. 학생들은 카페가 아니라도 도서관이나 빈 강의실에서 공부할 수도 있다. 혹시라도 공간이 부족하여 카페를 찾을 수밖에 없는 학생들이 넘쳐나지 않도록 도서관이나 빈 강의실 등의 공간을 대학교에서 넉넉히 제공해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 어떤 식당에서는 회전율을 높이기 위해 가격할인이라는 방법을 사용했다. 이 식당에 가보면 테이블에 이런 문구가 있다.
"15분 안에 밥을 먹으면 10퍼센트 할인해 줍니다."
4명이 갔으니까 한 명당 5000원씩만 계산해도 2만 원이고 10퍼센트 할인이면 2000원을 버는 것이다. 보통 식당에 밥을 먹으러 가면 30분 정도가 걸리는데 그중 밥 먹는 시간은 10분 내외고 차를 마시거나 이야기하는 시간이 더 길다. 식당 입장에서 보면 점심시간은 피크타임이기 때문에 이런 시간들까지도 아껴 한정된 시간에 더 많은 손님을 받는 게 이익이다. 

- 서비스 업종에도 회전율을 높이기 위한 전략이 여럿 있다. 내가 아는 선배 회계사사무실에 놀러 갔더니 테이블에 이런 메모가 붙어 있었다.
"상담수수료는 10분 초과할 때마다 10만 원입니다."
일반 고객들이 보면 10분에 10만 원 수수료는 너무 비싸다고 생각할 것이기에 나는 물었다.
"선배님, 이렇게 수수료를 받으면 상담하러 오는 사람들이 있어요?"
내 경험으로 보아서 10분에 10만 원씩이나 주고 세무상담을 받는 사람은 없었기 때문이다.
"아니, 거의 없지."
"그런데 왜 이렇게 써놨어요?"
선배는 웃으면서 말했다.
"상담할 때는 수수료를 내려고 하지 않는 것이 고객들의 심리지. 그러면서도 나의 소중한 시간을 한 시간씩 잡아먹는 경우가 허다하고. 그런데 이런 문구를 보면 고객들이 10분 안에 상담을 끝내려고 노력하거든. 더불어 나는 시간절약을 할 수 있고."

- 늘봄이 장사가 잘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사장의 초심이라고 생각한다. 장사에는 기본이라는 것이 있다. 근면성실을 바탕으로 물건을 잘 만들고 고객에게 서비스까지 충실히 하면 손님이 줄 서는 가게를 만들 수 있다. 게다가 늘봄의 가격구조를 보면 돈을 잘 벌 수밖에 없는 남다른 전략이 있다. 늘봄은 고기도 맛있지만 특히나 점심특선 메뉴가 압권이다. 귀한 손님에게 대접을 해도 될 만큼 손색이 없다. 가격을 모르는 상태에서 먹으면 3만 원 정도의 가치로 보는 사람들이 많다. 정식을 시키면 구워 먹을 수 있는 돼지고기 오겹살이 나온다. 양이 아주 많지는 않아도 돼지고기의 참맛을 느껴 봤다 싶을 만큼은 된다. 고기를 구워 먹고 나면 산채비빔밥이 나오는데 된장찌개도 따로 나온다. 그리고 밥은 영양돌솥밥이다. 이 영양돌솥밥을 산채비빔밥에 비벼서 먹고 돌솥에 붙은 밥은 물을 부어서 누룽지탕으로 먹는다. 돼지고기와 비빔밥, 된장찌개, 영양돌솥밥까지 이 네 가지 메뉴를 단일 메뉴로 사 먹는다면 3만 원 정도는 나온다. 하지만 이 정식이 1만 원이다. 손님들은 싸고 푸짐하게 먹을 수 있어 만족한다.

 

- 이 정도 음식을 1만 원에 팔아서 돈이 남을까 하는 의문을 갖는 사람은 나같이 호기심 많은 회계사뿐이다. 
식당의 원재료비를 보통 30퍼센트 정도라고 책정하면 1만 원은 거의 원가에 불과한 가격이다. 늘봄 직원들도 점심은 거의 원가개념이며 고객들에게 서비스하는 차원에서 드린다고 말하곤 한다. 이 메뉴는 점심특선 메뉴라서 저녁에는 팔지 않는다. 

- 또 다른 인기메뉴는 샤브샤브다. 나는 점심때 샤브샤브를 먹어보고 아주 만족해서 저녁에도 샤브샤브를 하는지 직원에게 물었다.
"네. 합니다. 그런데 저녁에는 점심때보다 가격이 두 배로 비싸요."
점심에는 1인분에 1만 원이고 저녁에는 2만 원이라는 것이다. 

"왜 저녁에 더 비싸죠?"
"저녁에 비싼 것이 아니라 점심때 싸게 드리는 것입니다."
점심 가격을 이렇게 저렴하게 받는 것은 늘봄의 마케팅 전략이었다. 점심에 소고기를 먹으러 식당에 가는 경우는 별로 없고, 한 끼에 2만 원이나 하는 식사를 가볍게 먹는 것도 힘들다. 그러니 규모가 큰 식당에 비하면 점심에 손님이 적을 수밖에 없었고, 그래서 원래 2만 원 정도 하는 식사를 절반 가격에 팔고 있는 것이었다. 그러면 식당은 손해를 보고 있는 것일까? 

- 보통 식당의 경우 원재료 가격이 30퍼센트 정도고 인건비와 시설투자비 등 고정비가 30퍼센트 정도다. 2만 원짜리라면 원가가 1만 2000원(=원재료비 6000원+인건비 등 6000원)인데 점심에 1만 원에 판다면 2000원의 손실을 보게 된다.

 

- 그러나 실제로는 손해를 보지 않는다. 원가관리 구조를 잘 이해하면 늘봄의 전략을 알 수 있다. 어차피 인건비와 시설투자비는 점심때 손님이 오든 안 오든 발생하는 비용이다. 이것은 매출에 상관없이 고정적으로 발생하는 비용이라서 고정비라고 한다. 따라서 점심때 메뉴를 1만 원에 팔더라도 추가로 발생하는 비용은 원재료비 6000원(=2만 원 ×30퍼센트)뿐이고 한 끼당 4000원의 마진을 보는 것이다. 항공사나 호텔이 비수기에 가격을 대폭 할인해서 파는 것과 마찬가지 이치다.

 

- 이렇게 가격을 결정할 때는 원가 중에서 고정비를 무시하고 가격을 결정해야 오류에 빠지지 않는다. 고정비는 반드시 발생한다. 점심을 1만 원에 팔기 때문에 추가로 늘어나는 매출과 늘어나는 비용(변동비)만 가지고 이익인지, 손해인지를 판단해야 한다. 점심시간에 손님이 없어서 남아도는 테이블을 점심특선 메뉴로 채워서 매출을 올리면 이익이 적더라도 원재료를 소진하고 인건비와 임차료 정도는 뽑을 수 있기 때문이다.

- 다만, 주의할 것은 추가로 기회비용을 고려해야 한다는 데에 있다. 점심을 1만 원에 팔 경우 손님들은 1만 원을 정상가격으로 생각하여 저녁식사를 비싸다고 판단하고 저녁을 포기할 수 있다. 이 경우 저녁에 팔 수 있는 이익을 포기한 것이므로 오히려 손해를 볼 수 있다. 또한 점심값으로 2만 원을 지불할 의사가 있는 손님도 1만 원짜리 점심특선 메뉴를 보고 그것을 선택할 수 있기 때문에 이것도 기회비용이다. 고정비와 변동비 개념은 가격결정 외에도 다양한 의사결정에서 고려사항이 된다. 

- 가격결정은 단지 가격을 올리기 위해서만 활용하는 것은 아니다. 가격을 내리는 것 같아도 가게 전체적으로 이익을 가져다주는 경우가 많다. 이익을 늘리려면 판매량을 늘리거나 원가를 줄이거나 가격을 올려야 한다. 이 세 가지 외에 이익을 늘리는 방법은 없다. 그런데 보통 장사하는 사람들은 이익을 늘리기 위해 '판매량-원가-가격' 순으로 관심을 갖는다. 실제로 이익에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치는 것은 '가격-원가-판매량'의 순서다. 그래서 장사에서 가격관리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 주식이나 펀드도 몰랐고 오로지 은행만 믿고 수십 년 된 통장을 만들어왔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시장 상인들은 부자가 되어 있었다.
우리는 여기서 단순한 진리를 깨달을 수 있다. 부자가 되려면 매출이나 수입을 올리려고 위험을 감수하는 것보다 수입보다 적게 쓰고 나머지는 시간과의 싸움을 해야 한다. 복리는 이익과 시간이라는 두 축이 가장 중요하다. 이익을 쓰지 않고 다시 원금에 재투자하면 눈덩이 효과가 생겨서 돈이 불어난다. 아무리 복리 이율이 높아도 기간이 짧으면 늘어나는 것이 별로 없다. 최소 15~20년 이상은 굴러가야 눈덩이가 커지므로 복리효과를 거두려면 시간과 싸워야 한다. 그것이 가장 안전하고 확실한 방법이다. 

- 비용절감의 효과가 가장 큰 것은 구매비용이다. 
회계에는 원가기획이라는 개념이 있다. 원가도 기획업무로 분류하는 것이다. 원가기획에서는 시장의 상황을 고려하여 제품가격을 미리 고정시킨다. 그리고 정해진 제품가격에서 기업이 추구하는 목표이익을 차감하여 달성해야 할 목표원가를 산정한다. 
 
- 목표원가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간단한 예를 들어보자. 당신이 짜장면을 4000원에 팔고 있다고 해보자. 그런데 주변에 중국 음식점이 많이 생기고 가격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짜장면 가격이 3000원대로 하락할 것 같다. 그러면 당신도 짜장면 판매가를 3000원으로 정할 수밖에 없다. 한편 당신이 짜장면 한 그릇으로 목표하고 있는 이익이 1000원이라고 해보자. 그러면 우리가 가격경쟁 극복과 목표이익 달성을 위해 반드시 달성해야 할 목표원가는 짜장면 가격 3000원에서 목표이익 1000원을 차감한 2000원이 된다.

음식의 원가는 어떤 식자재를 얼마나 어떻게 넣을지가 기준이 되므로 레시피에서 80~90퍼센트가 결정된다. 원가를 줄이기 위해서는 메뉴를 기획하고 설계하는 단계가 가장 중요한 것이다. 원가를 계산하고 거기에 마진을 붙여 가격을 산정하는 방식이 아니라 고객의 욕구를 분석한 메뉴 컨셉이 정해지면 목표 판매가격을 결정하고, 달성해야 할 목표이익을 차감하여 목표원가를 결정한다. 반드시 이 원가에 맞춰 메뉴를 만들어야 한다. 목표원가가 결정되면 다양한 메뉴로 활용될 수 있는 원재료를 사용하거나, 만드는 과정을 변경하거나, 제품의 종류를 단순화해서 메뉴를 개발하는 단계에 반영해야 한다. 가령 대량구매나 직구매 등의 방법으로 같은 품질의 식자재를 싸게 구입하거나 식자재 구매처를 통합·분리해 구매가격을 낮추는 방법, 원가가 높은데 인기는 없는 기존 메뉴를 없애고 이익이 많은 대체 메뉴를 개발하는 방법 등을 고민하고 식자재 손실을 최소화하는 것들이 여기에 해당한다.  

- 막연히 쥐어짜는 식의 원가절감은 잘못된 것이다. 원가절감이라고 하면 사람들은 무언가를 절약하거나 줄이는 것으로 생각하지만 원가절감으로 인해 손님에게 가치가 떨어졌다는 인상을 주게 되면 오히려 문제가 발생한다. 재료비를 절약하기 위해서 재료를 줄이거나 값싼 재료로 바꾸면 손님들이 금방 알아차리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반면 동일한 재료로 다양한 메뉴를 만들 수 있게 연구해서 가격을 동일하게 받고도 원재료 구입을 대량화하고 그로 인해 구입단가를 절감한다면 이것은 바람직한 원가절감이 될 수 있다.

- 손님들이 셀프로 반찬을 덜게 만들면 버리는 잔반이 줄어든다. 이는 재료비 절감으로 이어지는, 손님이 줄 서는 가게의 공공연한 비밀이다. 진짜 원가절감은 손님이 불만이라고 느끼지 못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 "매출이 10배나 늘었는데 왜 힘들었어요?"
"작년에는 기껏해야 일주일에 500만 원 정도의 매출이었는데 올해는 일주일에 5000만 원이 넘는 매출이 있었습니다. 보통 3월에는 대금이 잘 회수가 안 되어 50퍼센트 정도밖에 받지 못하거든요. 작년에는 미수금이 250만 원밖에 되지 않았지만, 이번에는 5000만 원의 매출 중 2500만 원의 미수금이 깔리더군요. 한 달이면 거의 1억 원의 미수금이 생기는데 매입대금은 나가야 하고 돈은 안 들어오니 감당하기가 힘들더군요." 

- 사장님은 매출을 늘리는 데 신경을 쓴 나머지 자금관리에는 신경을 쓰지 못했던 것이다. 게다가 워낙 자금력이 없는 상태에서 일을 시작했던 터였다. 그의 성실함을 보고 갑자기 일을 주는 거래처가 많아지면서 매출이 급속도로 늘었지만 그만큼의 매출을 감당할 자금력이 없었다. 가게가 커지면 자금이 오고 가는 규모도 커지고 미수금이나 재고자산 규모도 커지기 때문에 미수금 회수가 안 되거나 재고 수급에 문제가 있을 때 이것을 해결할 수 있는 정도의 자금이 있어야 한다. 한 달에 매출이 1000만 원인가게와 한 달에 매출이 1억 원인 가게는 식자재를 매입해야 하는 금액도 다르고 인건비 금액도 달라서 보유하고 있어야 하는 여유 자금 규모 자체가 다른 것이다.

- 나는 장사에서 리스크를 줄이는 가장 빠른 길은 욕심을 줄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또 성장을 한다고 해도 최소 5년은 해보고 그 기간 동안 모은 돈으로 다른 장사를 준비하는 것이 안전하다. 남의 돈으로 빨리 성장하려고 할 때 내가 경험해보지 못했던, 예상치 못한 문제가 발생하면 감당할 수가 없다. 아직도 사람들은 성장지상주의에 사로잡혀 있고, 성장하지 않으면 퇴보하는 것이며 죽는 것이라 생각하곤 한다. 하지만 성장이 느려서 망하는 가게보다 성장이 너무 빨라서 망하는 가게가 훨씬 많다.

- 어떤 출판사에 갔더니 사무실 내부에 크게 현수막이 걸려 있고, 거기에는 '월 매출 1억 사수'라고 적혀 있었다. 그 현수막을 보고 사장이 얼마나 매출에 신경을 쓰는지 알 수 있었다. 실제로 요즘 출판사들은 책이 팔리지 않아서 엄청난 불황에 시달리고 있다. 그런데 교보문고에 가보면 엄청나게 많은 책이 광고를 목적으로 쌓여 있다. 보통 대형 베스트셀러들은 책을 탑처럼 쌓아두고 광고를 한다. 책이 쌓여 있는 것을 보면 그 책이 잘 나가는 것 같고 이런 심리 효과로 실제로 책이 더 팔린다. 그러나 이것은 실제로 손익을 따져보면 별로 남는 장사가 아니다.

- 교보문고 현관 기둥에 책을 전시하려면 출판사는 월 300만 원 정도를 서점에 내야 하고, 현관에서 좀 들어와야 하는 안쪽 기둥에 전시하려면 월 200만 원 정도를 내야 한다. 이 광고비를 뽑으려면 몇 권의 책이 팔려야 할까? 보통 출판사에서 1만 원짜리 책을 서점에 납품하면 정가의 55퍼센트 정도를 받는다. 과거에는 70퍼센트 수준까지 받았지만 지금은 거의 절반 가격으로 떨어졌다. 즉 1만 원짜리 책을 판매하면 서점은 45퍼센트인 4500원을 가져가고 출판사는 55퍼센트인 5500원을 가져간다. 이 비율은 책의 종류나 출판사의 규모에 따라 약간씩 다르지만 대부분이 이 정도다. 한편 출판사는 저자 인세로 10퍼센트를 줘야 하고 25퍼센트 정도는 종이 값 등의 원재료비나 제작비로 들어간다. 할인쿠폰이나 가격을 할인할 때 오는 부담도 출판사의 몫이다. 결국 책 한 권당 1000원 정도밖에 남지 않는데 한 달 동안 500만 원의 광고비를 지출하면 교보문고 광화문점 한 곳에서만 한 달에 500권을 팔아야 한다. 요즘 우리나라에서는 이 정도가 팔리면 종합베스트 10위 안에 들 수 있다. 그런데 교보문고 기둥에 진열되어 있는 책을 보면 종합베스트 100위 안에도 못 드는 책들이 허다하다. 결국 매출을 위해서 비용을 과다하게 지출하고 있으며 손해인지 이익인지 따져보지 못하고 광고비를 지출하고 있는 것이다. 


- 똑똑한 마케터라면 어느 정도가 손해인지를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도 이런 광고를 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손해를 보더라도 책 판매 순위를 유지하려는 출판사의 매출목표 때문이다. 장사하는 사람들에게서 이런 경우를 많이 본다. 혁신과 성장을 외치며 무엇을 하지 않으면 세상이 끝날 것처럼 생각하고, 계속하여 성장지상주의를 외친다. 그런데 망하는 가게의 대부분은 자꾸 성장을 위해 무엇인가를 시도하다가 속도 조절을 못해 쓰러진다. 

- 어떤 사람들은 성장을 안 하면 기업이 돈을 벌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성장을 하면서 돈을 벌려면 성장과 안정단계를 함께 거쳐야 한다. 즉 5년 정도 성장했다면 5년간은 안정단계에서 관리비용을 줄이면서 이익을 내고, 그 기간 동안 회사의 역량을 만들어야 한다. 그런데 사람들은 5년 정도 급성장을 하면 그것을 자신의 실력으로 맹신하고 계속 성장하려고 한다. 

- 성장의 한계를 인정하자는 것은 성장을 하지 말자는 이야기가 아니다. 내 능력만큼만 가자는 것이다.  

- 지금까지 성장지상주의의 문제점을 살펴보았는데 이것만 보면 성장하지 말라는 말처럼 들릴 수 있다. 그러나 나 또한 성장은 반드시 필요한 것이며 성장하지 않는 사업가는 사업가 정신이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내가 강조하고 싶은 것은 자신의 체력에 맞는 안정적인 성장이다. 그렇다면 어떤 방식이 안정적인 성장인지 사례를 통해 알아보자. 

- 사무장의 재산이 수십억 원이라는 말을 듣고 나서는 곧바로 형님 소리가 절로 나왔다.
그와 친해지고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면서 궁금한 것이 생겼다. 그의 재산에서 나오는 수익이 한 달에 수천만 원은 되는데 그에 비하면 법무사 사무장 월급은 형편없이 적다. 그런데도 그는 왜 야근을 하면서 법무사 사무장 일을 하고 있는 걸까? 투자수입만으로도 충분히 먹고살 수 있는데 말이다. 의문이 사라지질 않아 어느 날 기회를 틈타 이에 대해 물어보았다. 

- 그는 부동산 투자로 큰돈을 벌었는데 이게 다 법무사 일 덕분이라고 했다. 법무사의 일은 크게 두 가지로 구분된다. 하나는 법인등기 업무다. 사람이 태어나면 호적신고를 하듯이 회사가 설립되면 법원에 설립등기를 하게 되는데 이 업무를 대행해 주는 일을 법무사가 하게 된다. 한편 주택이나 토지를 매매하게 되면 소유권을 이전하게 되는데 이것도 토지나 부동산대장에 등기를 해야 하니 법무사의 일이다. 대부분의 법무사들은 법인등기를 하거나 부동산 매매등기를 해주고 수수료를 받는 것에 집중한다. 그러나 사무장은 수수료만 받아서는 돈을 버는 데 한계가 있다고 생각하고 어떻게 하면 더 돈을 벌 수 있을까 고민했다고 한다.

- 그렇게 10여 년 동안 법무사 일을 하다 보니 회사와 부동산을 보는 눈이 생겼다. 자신이 등기해 준 회사 중에서 잘된 회사도 있고 망한 회사도 있는데 어떤 사람이 어떻게 사업을 하면 회사가 잘되는지, 어떻게 하면 망하는지 감이 오기 시작했다. 또 부동산도 어떤 부동산의 가격이 오르고 어떤 부동산의 가격이 떨어지는지 보는 눈을 갖게 되었다.

- 그러고 나니 어떻게 돈을 벌어야 하는지 방법 또한 깨달았다. 마침 10년 동안 월급을 모아 저축한 돈 1억 원이 있었다. 그는 이 돈을 자신의 본업과 연결시켜 투자했다. 사업을 할 때 자신의 돈으로만 사업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사업을 시작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주주를 모으거나 은행에서 차입을 해 사업자금을 마련한다. 사무장은 그런 회사 중에서 잘될 것 같은 회사를 만나면 자신의 돈을 투자하고 이익을 배분했다. 법무사는 권리확보에 전문적인 노하우가 있기 때문에 손해 보지 않을 방법을 찾아 담보를 설정하거나 채권을 확보하는 방법으로 안정적인 투자를 할 수 있었다. 

- 한편 부동산을 구입하려는 사람도 자기 돈 외에 대출이 필요했다. 사무장은 그런 고객을 만나면 부동산의 가치가 있는지 살펴보고 고객과 공동투자를 했다. 역시 돈 떼일 위험을 막기 위해 채권확보를 한 다음 관리까지 해주는 방식으로 부동산투자에 나섰다. 또 부동산에 압류나 공매 건이 있을 경우 일시적으로 돈을 빌려주고 높은 이자를 받는 방법도 활용했다. 이렇게 투자를 해서 종잣돈을 단기간에 큰돈으로 불려 나갔고 이것이 그가 돈이 되지 않더라도 사무장 일을 그만두지 않는 이유였다. 

- 내가 생각하는 가장 안정적인 성장도 법무사 사무장과 같은 방법이다. 즉 자신의 돈을 본업과 전혀 다른 곳에 투자하는 것보다 지금 하고 있는 일과 연결해 본업을 하면서 동시에 신규사업을 할 수 있는 것이 안정적이고 확실한 방법이다. 이렇게 본업과 연결된 분야를 연결경영이라고 한다. 내가 회계사로서 컨설팅을 하고, 기업을 분석해서 투자를 하고, 그 경험을 강의하고, 책을 쓰는 것은 모두 회계사의 노하우에 숟가락을 하나 얹은 것이다. 손님 수를 늘리기 위해 지금 하는 장사의 복제판을 만들어서 점포 수를 늘리는 것은 경쟁사에 비하면 아무런 차별성이 없다. 업종 전체적으로 시장 규모를 키우는 것이 아니라 다른 가게의 손님을 잠시 내 가게로 오게 한 것일 뿐이다. 손님은 방심하면 언제든지 다른 가게로 옮길 수 있다. 손님 수를 늘리는 것보다 오히려 지금 오는 손님을 관리해 돈을 좀 더 쓰게 만드는 전략이 연결경영일 것이다. 

- 가격을 올리면 손님이 줄지만 마진이 커지고, 가격을 내리면 손님이 늘지만 마진이 줄어든다. 그래서 장사하는 사람들은 손님이 가장 많이 올 수 있는 가격을 기준으로 책정한다. 나는 내 고객 중 공연기획사로 있는 분께 이런 컨설팅을 해주었다.
"비즈니스의 관점에서 가격결정을 할 때 가장 중요한 원칙 중 하나는 손님이 많이 올 수 있는 가격이 아니라 이익이 가장 많이 나는 가격을 찾는 것입니다. 또 싼 것을 찾는 손님들을 잡기 위해 가격을 낮출 경우, 좀 비싸도 기꺼이 구매할 의사를 갖고 있는 손님들을 대상으로 벌 수 있는 이익까지 줄어드는 문제가 생겨버리죠." 
즉 가격대별로 손님 수와 마진을 계산해서 각각 얼마나 이익을 낼 수 있는지 판단해야 한다. 가격대별로 매출과 원가, 그리고 이익을 분석하여 가장 큰 이익을 가져다줄 가격을 결정해야 한다. 

- 많은 가게들이 고객 수를 늘리는 데 집중하느라 더 중요한 수익을 포기한다. 그래서 손님 수는 많은데 항상 적자고 돈 걱정을 하게 되는 것이다. 지인 중 아카데미와 리서치 회사를 운영하는 원장님도 홍보 목적이나, 거래처 확보 차원에서 무료로 강의나 상담을 한 적이 있다고 한다. 그런데 그가 무료로 강의나 상담을 하니 고객들도 가치를 낮게 평가했다. 오히려 무료로 받으니까 받아도 그만, 받지 않아도 그만이라는 인식이 팽배해졌다. 그리고 다음에도 무료로 해주지 않으면 서운해했다.

 

- 가격할인은 가격전쟁을 초래하여 사상자를 낼 뿐 수요창출에는 도움을 주지 못하는 것 같다. 더욱 심각한 것은 가격할인이 곧바로 이윤감소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맥킨지 연구결과에 의하면 단위 판매량의 증가 없이 1퍼센트의 가격할인이 이루어지면 영업이익은 평균 8퍼센트 감소한다. 가격할인 정책을 쓰는 무능한 기업은 일종의 '가격 살해범'이라고까지 불린다.

- 가격을 정할 때 판매량이나 손님 수를 늘리는 것이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된다. 매출보다는 이익과 현금이 중요하다. 앞으로 팔고, 뒤로 밑지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더욱 중요한 것은 가격할인이 제품이나 서비스의 가치를 낮춰버리면 안 된다는 것이다. 우리 스스로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는 제품이나 서비스에 맞는 명품의 가격정책을 써야 한다. 가격인상은 그 자체로 추가비용 없이 이익을 올리는 것이므로 가장 수익성이 좋은 방법이다. 그러나 손님이 떨어져 나갈 수 있기 때문에 가격을 인상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어떻게 하면 손님 감소를 최소로 하면서 가격을 올리고 이익을 늘릴 수 있을까? 

- 무조건 가격을 올리는 것도 위험하지만 가격을 올리면 반드시 매출이 감소할 거라고 걱정하며 시도조차 해보지 않는 것이 더 위험하다. 가격을 올려도 그 이상의 가치를 느끼게 만들면 손님들도 비싼 가격을 기꺼이 지불한다.

- 한편 고객 수 감소로 매출이 감소하면 비용도 함께 감소하므로 이익은 매출액의 일정분만 감소한다. 그러나 가격 상승으로 인한 이익증가는 가격 상승액 전체가 된다. 결국 매출은 변동이 없었지만, 이익이 훨씬 늘어나는 것이다. 또한 여기에 기회비용까지 고려해 계산한다면 이익은 훨씬 더 늘어난다. 없어진 세 곳의 일을 처리할 시간에 다른 고객의 일을 처리할 수 있고, 최악의 경우라면 세 곳만큼의 직원 인건비가 줄어들기 때문에 이익이 증가한다.

 

- 가격을 올리는 것과 고객 수가 감소하는 것을 비교할 때 체크해야 하는 것은 가격과 변동비다. 즉 한 고객당 순이익이 얼마나 증가하고 감소하는지를 파악하는 것이 ... 

- 지금 팔고 있는 메뉴가 다른 가게와 비슷한 상황에서 가격경쟁을 하여 가격을 내리면 마진도 곧바로 줄어든다. 차라리 메뉴에 추가 서비스 재료를 더 넣거나 다양한 서비스를 더해 푸짐하게 보인다면 가격을 올려도 손님들이 늘어날 것이다. 가령 1만 원짜리의 평범한 샤브샤브 정식보다 1000원어치의 야채를 푸짐하게 추가로 주는 1만 1000원짜리 샤브샤브가 훨씬 인기가 좋을 수 있다. 1만 원짜리 메뉴나 1000원어치 야채를 서비스한 1만 1000원짜리 메뉴는 마진은 같지만 판매량을 늘려 이익을 보는 것이다. 이것은 큰 회사들도 많이 사용하는 제품 다양화 전략이다. 이를 주장하는 사람들은 모든 고객에게 동일한 가격을 제시하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다고 말한다. 왜냐하면 고객들은 다 다르며, 원하는 것도 다르고, 지불하고자 하는 가격도 다르기 때문이다.

 

- 가격을 결정하는 것은 무엇보다 먼저 고객들이 지불하고자 하는 가격의 다양성을 인정하고 그 요구에 부응하려 애쓰는 과정이다.
그래서 여러 제품을 제시하되 싼 제품, 보통 제품, 프리미엄 제품 등으로 다양하게 출시해 보다 많은 손님에게 어필하는 것이다. 즉 어떤 한 제품에 서비스나 프리미엄 기능을 추가하거나 빼 가격을 조정한다. 물건의 가치를 중시하는 손님들은 가격이 비싸더라도 프리미엄 제품을 살 것이고, 저렴한 가격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손님들은 보통 제품이나 싼 제품을 구매할 것이다. 외국에서는 출판사에서 책을 낼 때 보급판과 고급판 두 가지 버전으로 출간하는데 이것도 다양한 고객을 위한 맞춤 서비스다. 패스트푸드점도 다양한 할인 메뉴를 내놓는데 가격을 낮추면 마진율은 적지만 가격에 민감한 손님들까지 잡음으로써 매출을 올릴 수 있다. 

- 부가가치세 별도라는 개념은 우리가 판매를 하거나 매입을 할 때 금액을 정하는 중요한 개념이다.
실제 장사하는 분들이 부담을 느끼는 것이 소득세보다 부가가치세다. 부가가치세는 세금계산서 등의 매입자료가 있어야만 줄어들 수 있는데 세금계산서나 신용카드 등은 마음대로 끊을 수 있는 것이라서 줄이기가 어렵다. 일반 회사에서 10퍼센트의 마진은 굉장히 큰 마진이다. 도소매업이나 제조업의 마진율이 5퍼센트 내외인 점을 감안한다면 부가가치세를 내가 내느냐, 손님한테 받아서 내느냐에 따라 10퍼센트가 늘 수도 있고 줄어들 수도 있다. 

- 우리 회사도 서비스업종이고 매입자가 없어 거의 매출액의 10퍼센트를 부가가치세로 내야 한다. 그러나 나는 부가가치세에 관한 부담을 전혀 느끼지 못하는데 그것은 부가가치세를 고객에게 받아서 내기 때문이다. 나는 고객과 계약을 할 때 부가가치세 별도라는 것을 꼭 잊지 않고 주지 시킨다. 계약서에도 부가가치세 별도라는 사항은 반드시 넣도록 한다. 또 부가가치세는 내가 갖는 것이 아니라 국가에 내는 것이고 고객은 부가가치세를 나중에 공제받기 때문에 실제로 고객이 부담을 느끼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꼭 설명한다. 외국과 달리 우리나라 사람들은 대체로 부가가치세를 가격의 일종으로 보는 경향이 있다. 사실 부가가치세는 국가에 내는 세금이다. 항상 가격을 책정할 때는 부가가치세 별도라는 개념으로 접근해야 부가가치세로부터 해방될 수 있다. 

- 분명 가족 명의로 되어 있는 재산도 본인들의 소득을 통해서 들어간 재산일 것이다. 그렇다면 아무리 가족 명의라도 세금을 체납하는 것은 국회의원 후보로서의 자질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재산이 많은데 왜 세금을 적게 내느냐고 따지기가 논리적으로 어려울 수는 있다. 세금은 재산에 대한 것이 아니라 소득에 대한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재산세나 종합부동산세처럼 재산에 내는 세금도 있지만, 금액이 미미할뿐더러 주식이나 금융재산의 형태로 갖고 있다면 재산이 아무리 많아도 세금은 거의 없을 수 있다. 오히려 재산은 별로 없더라도 소득이 있다면 세금이 나온다. 10억 원의 주식을 갖고 있는 사람이 2000만 원봉급생활자보다 세금을 적게 낼 수도 있다. 따라서 재산이 많으면 세금을 많이 낸다는 생각은 모순이다. 재산보다는 소득이 많아야 세금을 많이 낸다. 
문제의 핵심은 재산이 여유롭게 있는데 내야 할 세금을 안 내고 있는지, 또는 제대로 세금을 내면서 거액의 재산을 형성했는 지다.  

- "아내 명의로 학원을 운영해도 아무런 문제가 없나요?"
고경업 원장님은 세금이 줄어드는 것보다 나중에 문제가 생기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더 컸다.
"사모님이 학원에 나와서 일을 하면 문제 될 것이 없죠. 그런데 일도 하지 않는데 대표로 되어 있으면서 소득을 가져간다면 이것은 원장님이 사모님께 돈을 준 것이나 다름없어요. 이것은 증여이기 때문에 증여세가 나옵니다."
고경업 원장님은 내 말을 빨리 이해했고 본인 명의와 아내 명의로 회사를 각각 운영하되 아내가 학원에 나와서 일을 하도록 하면 세무 리스크도 줄어든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하지만 동시에 단점도 있다. 공동사업은 세금을 줄여주기는 하지만 연대책임이라는 위험도 함께 갖고 있다. 

- 보증 한 번 잘못 섰다가 패가망신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래서 보증을 부탁받았을 때 거절하기 위한 자기만의 비법들도 하나씩 가지고 있다고들 한다. 그런데 대출뿐 아니라 세금에도 연대보증이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드물다. 세금은 공동사업자가 연대해서 납부해야 한다. 세금액이 많고 적은 것이 문제가 아니다. 내가 몰랐던 세금을 갑자기 내는 것이 위험한 것이다. 세금에서 절세와 리스크는 양날의 칼과도 같다. 절세를 하고자 할수록 리스크는 커지고 리스크를 줄이려면 세금이 늘어난다. 

- 이렇게 소득을 분산하면 세금이 줄어든다는 원리를 이용하려는 사람이 많기 때문에 국세청은 소득이 분산되는 것을 관심 있게 본다. 국세청은 특히 가족 간의 거래에 대해서는 소득 분산이 정상적인 거래인지 체크한다. 분산을 했다면 증여가 있었을 것이니 세금 중에 가장 높은 세금을 자랑하는 증여세를 부과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일반적으로 소득 분산은 전혀 모르는 사람에게 하는 것이 아니라 가족이나 다른 친인척과 하는 경우가 보통이다. 세금을 줄이려고 소득을 분산했다가 나중에 상대방이 자신의 재산이라고 우겨버리면 곤란하기 때문에 믿을 수 있는 사람에게 분산해야 한다. 그래서 가족까지도 때로는 냉정하게 봐야 한다. 분산 전에 다시 한번 생각해 보자. '과연 믿을 수 있는가?' 

- 언젠가 부동산세가 강화되자 세금을 줄이기 위해 위장이혼을 하는 부부가 급증했던 적이 있다. 실제 집이 두 채인 부부가 종합부동산세를 피하거나 1세대 1주택 비과세 혜택을 받기 위해 한 채씩 집을 갖는 것처럼 위장이혼을 하는 것이다. 보통은 세금 줄이자고 이혼까지 하는 부부들이 정신 나갔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러나 세금을 몇천만 원 줄일 수 있는데 왜 바보처럼 수천만 원의 세금을 내느냐는 타박을 들으면 정상적인 부부도 용기(?)를 내어 이혼 신청을 하게 되는 게 당시로서는 자연스러웠다. 그래서 법원의 대기실에 가보면 이혼 신청을 하러 온 부부들인데도 쇼핑을 하러 온 사람들처럼 너무 다정한 모습으로 있는 웃지 못할 진풍경이 자주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세무서 조사관이 사기 이혼을 하는 게 아닌지 감시하고 있을지도 모르니 조심할 일이다. 
 
- 증빙이 얼마나 완벽한가에 따라 세금이 결정되므로 쓸모 있는 증빙인지 아닌지를 판단하지 말고 일단 챙기고 봐야 한다. 그래야 세무전문가가 증빙으로 신고할 것인지, 아니면 법에서 정한 경비율로 계산할 것인지를 선택할 수 있다. 한편 사람들은 증빙의 종류를 단지 세금계산서나 카드전표 정도로 생각하는데 계약서나 약정서, 통장입출금 내역 등이 모두 증빙이 되므로 이런 자료는 함부로 버리지 말아야 한다. 또 돈을 주고받을 때는 꼭 증빙을 남기며 거래해야 한다. 가령 현금으로 주는 것보다 통장으로 계좌이체를 시켜주는 것이 증빙을 남기는 좋은 방법이다. 

- 장사로 크게 돈을 번 것 같은데도 한 번씩 터지는 세금을 내고 나면 휘청거리는 가게들이 있다. 대부분은 세금을 줄이려다가 세무조사를 받고 원래 세금보다도 더 큰 가산세를 두들겨 맞는 경우다. 평소에 냈다면 부담이 적었을 텐데 몇 년 치를 한꺼번에 내려니 엄청난 부담이 되는 것이다. 심지어 이로 인해 문을 닫는 경우도 있다. 내가 생각하는 가장 좋은 절세는 정당하게 내야 하는 세금은 내고 가산세처럼 불필요한 세금은 안 내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항상 장사의 끝을 세금을 낸 후의 통장 잔고로 평가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세금을 내기 전의 통장 잔고를 기준으로 지출을 해버리면 세금을 내야 할 때 돈이 없어 탈세의 유혹에서 벗어나기 힘들기 때문이다. 

 

- 이 책을 쓴 가장 큰 바람은 사람들이 망하지 않는 장사를 했으면 하는 것이다. 큰 장사를 하든 1인 기업가로서 작은 장사를 하든, 이익을 내고 망하지 않는 장사를 해야 한다. 내가 생각하는 자영업은 망하지 않고 평생 직장처럼 일할 수 있는 가게다. 그리고 노후가 되면 직장인들이 퇴직금을 받듯이 자영업자에게도 노후를 보낼 수 있을 정도의 돈이 통장에 남아 있어야 한다. 무엇보다 이런 가게를 꿈꾼다면 줄 서는 가게가 어떻게 돈을 버는지 비결을 배우고 따라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손님을 줄 세우는 것과 돈을 버는 방법을 함께 배워야 한다. 매출은 손님이 가져오지만 이익은 회계가 가져오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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