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자가 흐르는 이야기/Book1

[막시밀리안 모저] 안 아프게 백년을 사는 생체리듬의 비밀 - 노벨의학상이 밝힌 식사, 수면, 휴식의 규칙

일루젼 2024. 8. 8. 2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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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막시밀리안 모저 / 이덕임
출판 : 추수밭
출간 : 2019.02.27


     

표지나 본문 느낌은 일본 저자가 아닐까 싶었는데 독일 저자였다. 저자가 노벨상을 수상한 것은 아니고, 노벨의학상 수상자의 연구주제였던 '시간생물학', 즉 '생체리듬'에 대해 저술한 책이다. 

 

저자에 따르면 인간은 체세포 단위로 내장된 리듬 -고유주기- 을 가지고 있으며, 이것이 교란될 경우 다양한 불편을 겪을 수 있다고 한다. 가볍게는 불면이나 소화불량부터 무겁게는 암이나 치매까지. 놀라운 점은 장내 미생물들 또한 주기를 가지고 있어서, 그것이 깨질 경우 단 것이 먹고 싶어진다거나 불쾌감을 느낀다거나 하는 증상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책에서는 이를 기생충에 의해 이상행동을 보이는 곤충을 예로 들어 설명하는데, 인간의 신체를 단일 개체가 아닌 복합구조물이라는 관점에서 본다면 자연스러운 일일 수도 있다. 오히려 당장이라도 흩어질 수 있는 물질들을 하나로 뭉치게 하는 힘이 있다는 것이 더 신기한데, 어쩌면 힘이 바로 '공통된 리듬'일지도 모른다. 

 

심장, 동맥, 세동맥으로 이어지는 혈액의 리듬을 잃어버린 세포의 대표적인 예가 암세포라는 사실도 인상적이다.  

 

한 번 흐름을 잃어버린 이들을 위해 저자는 루돌프 슈타이너의 이론을 기반으로 한 오이리트미나 6보격 시 낭송, 음악-리듬 치료 등의 다양한 테라피를 소개한다. (한국에서는 아직 생소한 개념이지만, 오이리트미의 경우 이번달에 서울에서 강연도 열리는 것으로 알고 있으니 관심이 있으신 분들은 더 찾아보시는 것도 좋겠다.) 또한 간단하게 시도해 볼 수 있는 삶의 질을 높이는 방법들 -자신만의 리듬 찾기, 빛 쬐기, 감사하기, 계절 관찰하기 등등- 도 소개하고 있으니 시도해 보자. 

 

밤낮이 자주 바뀌는 것보다는 차라리 밤으로 고정된 리듬이 낫다는 설명이 큰 위안이 되었다. 내 경우에는 근무 형태상도 그렇고, 체질상도 그렇고 주로 밤에 생활하는데 -확신의 올빼미 형이다- 요즘 들어 종달새로 변화를 시도해야 할까 고민 중이었다. 하지만 아직도 여전히 늦은 밤과 새벽이 가장 좋은데... 일단은 조금 더 흘러가는 흐름을 지켜보려 한다.

 

끝.  


   

- 경쟁에 내몰리고, 늘 시간에 쫓기는 현대인들에게 편안한 잠자리나 고요한 명상의 시간은 그저 '배부른 자의 사치'일지도 모릅니다. 밤을 새워서라도 무언가를 해내야 하고, 잠을 줄여야 성공한다는 말이 귀에 박혔으며, 성과, 실적, 성적에 대한 압박이 우리를 짓누릅니다. 그래서 우리에게는 '잠 못 이루는 밤'이 낯설지 않고, 늘 머릿속은 뿌연 안개가 낀 것만 같습니다. '불면과 우울', 과연 이보다 현대인의 삶을 한마디로 특징지을 수 있는 말이 또 있을까요? 

- 불면과 우울은 늦게 잠자리에 드는 것과 관련이 깊습니다. 현대인에게 만연한 불면증이나 우울증을 개선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을 아시나요? 바로 자신의 생체리듬을 정상으로 회복하는 것입니다. 늦춰진 수면 시간을 다시 앞으로 당기는 것. 이 방법은 이제까지 나온 어떤 약물치료보다도 좋은 효과를 보였습니다.

- 연구자들이 사용한 방법은 일명 '빛 치료 light therapy'라고 불리는 방법으로 하루 중 이른 아침 시간에 강한 빛에 노출하는 것입니다. 이른 아침 시간에 빛에 노출되면 생체시계가 앞으로 당겨지도록 재설정이 됩니다. 아울러 잠에 빠져드는 시간도 점점 앞으로 당겨집니다. 비싼 빛 치료 기구를 구입할 필요도 없습니다. 정태춘 씨가 노래했듯이 새벽 강을 보러 굳이 떠날 필요도 없습니다. 힘들더라도 새벽에 일어나 싱그러운 아침 햇살이 떠오르는 것을 바라보는 습관을 들이는 것으로 충분합니다. 머릿속 안개가 걷히는 기분을 만끽해 보시면 어떨까요? 

- 최근의 연구 결과들은 내 몸속 생체시계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려 줍니다. 생체시계를 이루는 유전자가 작동하지 못하게 한 상태에서 실험한 결과, 지속적으로 생체시계가 교란되는 사람들(예를 들어 야간근무나 교대근무를 오랫동안 한 사람)을 연구한 결과가 이를 웅변합니다. 생체시계의 파괴나 교란은 암, 비만, 고혈압, 이형당뇨병, 노화의 가속, 불임, 면역기능 저하, 수면장애, 각종 정신질환으로 이어집니다. 거꾸로 말하면 우리 몸에서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생체시계가 이런 만성질환이 일어나지 않도록 막아 주고 있는 셈입니다.

- 흥미로운 것은 규칙적으로 야간근무를 하는 경우에는 부정적인 영향이 거의 없다는 점이다. 가령 항상 밤에 일하는 야간 배달원의 경우 암 발병률이 증가하지 않았다. 즉 근무시간이 계속 바뀌는 환경이 가장 몸에 해롭다. 끊임없이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느라 몸이 조절 기능을 잃게 되고 생체의 개별적인 리듬이 조화와 통합을 이루지 못하게 된다. 그 결과 신체 기관이 서로의 목소리를 듣지 못하고 소통을 할 수 없게 된다. 이 현상을 암에 걸린 환자들에게서 볼 수 있다. 독일의 여러 암 전문병원과 합동으로 실시한 연구에서 병이 심해질수록 암 환자들의 생체리듬이 매우 심하게 교란되고 약해지는 것을 볼 수 있었다. 

- 야간근무와 교대근무도 생체리듬에 매우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최근 많은 기업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반복되는 3교대근무보다는 규칙적으로 더 긴 시간 야간근무를 하는 것이 오히려 인체에 덜 해롭다는 것이 밝혀졌다. 3교대근무의 경우, 신체조직은 새로운 시간대에 겨우 적응하자마자 다시 근무시간대가 바뀌면 큰 혼란을 겪는다. 노동자의 건강을 해치는 것보다 어느 정도의 급여를 포기하는 것이 오히려 더 합리적일 수 있다는 사실을 노조 단체도 모르는 경우가 많다. 그러므로 생체의 흐름에 대한 전반적인 교육이 시급하다. 

- 보다 일찍 일어나서 활기차게 아침을 시작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의 활동은 오전에서부터 정오까지 최고조에 이른다. 반면 어떤 사람은 아침에 일어나는 것을 힘들어하며 저녁이나 밤에 효율적으로 활동한다. 파티에 가면 종달새와 올빼미를 쉽게 구별할 수 있다. 종달새는 밤 11시쯤이면 피곤함에도 사람들 눈에 띄지 않게 주인이 정리하는 것을 도와주는 타입이다. 반면 올빼미는 이 시간이면 활기가 넘친다. 이들에게는 파티가 막 시작된 것이다. 

- 우리 가운데 3분의 2 정도는 양극단이 아닌 중간 영역에 속한다. 이들은 시간생물학과는 '무관한 타입'으로 균형 잡힌 생체리듬을 가지고 있으며 아침이든 저녁이든 상관없이 일할 수 있다. 시간생물학과 무관한 타입은 물론 밤보다는 에너지가 활발한 낮 시간을 선호하지만 아침 혹은 저녁 시간과 같은 특정 시간대에만 극단적으로 집중하지 않고 훨씬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다. 이들은 필요하다면 시간대를 바꿔 적응하는 능력이 뛰어나다. 

- 당신이 어떤 타입에 속하는지 정확히 알고 싶다면 혼-외스트베르그 Horne-Östberg 설문지에 답해 보라. 설문지는 당신의 시간별 활동 패턴에 대한 19가지 질문을 담았다.  (자신이 종달새인지 올빼미인지를 웹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다. 스위스 방송국에서는 설문과 그 결과, 그리고 해석을 사이트에 올려 두었다. http://www.srf.ch/content/download/5843994/76362286

- 한 가지 질문에 대한 대답만으로도 어떤 타입인지 알 수 있다고 나에게 말했다. '당신은 아침형인가, 저녁형인가?'라는 질문에 확실하게 대답할 수 있다면 당신은 종달새나 올빼미 중 하나다. 그렇지 않으면 당신은 다수를 차지하는 무관한 타입에 속한다. 당신이 아침형 타입이라면 되도록 야간근무나 교대근무는 하지 말고 오전에 활발하게 일할 수 있는 분야에서 일하기를 권한다. 아침형 인간이 야간 교대근무를 하게 되면 생체리듬이 심각하게 교란되어 대개 몸이 아프거나 일찌감치 일을 포기하게 된다. 반면 저녁형 인간은 야간근무나 야간 교대근무를 훨씬 편하게 받아들일 뿐 아니라 시간을 활용하는 데 더욱 용이한 야간근무를 선호하기도 한다. 

- 배우자 선택에서도 아침형 인간인지 저녁형 인간인지를 파악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데 대조적인 타입이 짝을 이루면 갈등이 생길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아침형 인간은 주말 아침에 일어날 기미를 보이지 않는 저녁형 인간을 게으르다고 여긴다. 저녁형 인간은 파티를 멀리하거나 밤늦게 영화 보는 것도 싫어하는 아침형 인간을 김새는 타입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므로 서로에 대한 이해를 높여 가는 것이 두 사람의 관계에서 중요하다.

- 오늘날 블라우보이렌 Blaubeuren이라 불리는 지역 근교의 가이센클뢰스테를레 Geissenklösterle 동굴 앞에서 어느 날 초기 인류 중 한 사람이 백조 날개의 뼈를 다듬고 있었다. 그는 세심한 손길로 부서지기 쉬운 뼈를 어루만지며 구멍을 뚫고 입김을 불어넣는 취구를 만들었다. 얼마 후 뼈 피리를 불어 본 그는 결과에 매우 흡족해했다. 이 백조의 뼈로 만든 피리는 4만 년이 지난 1992년에 가이센클뢰스테를레 지역 발굴 팀이 발견했으며 인류가 만든 최초의 악기 중 하나로 알려지게 되었다. 빙하기에 아프리카가 아닌 유럽 지역에서 인류의 최초 악기가 만들어진 것이다. 현대에 와서 백조 뼈로 복제 악기를 만들어 연구해 본 결과 구석기 초기에 만들어진 이 뼈피리는 연주하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으며 오음계로 조율되어 있다는 것이 밝혀졌다. 한 옥타브가 다섯 음으로 이루어진 이 음계는 소리 배열이 매우 자연스럽다는 커다란 장점을 가지고 있다.

 

- 나는 학교에서 이 음계가 초기 그리스 음악의 형식이라고 배웠지만 이집트에 갔을 때 다른 이야기를 들었다. 카이로의 헬리오폴리스 Heliopolis 대학의 학장이던 이브라힘 아볼레이시 Ibrahim Abouleish 박사의 초청으로 이루어진 강연에서 열정적인 아랍 청중 앞에서 내가 오음계에 대해 이야기하자 이들은 즉시 잘 알고 있다는 듯이 웅성거렸다. "아랍 음악 얘기군요!" 이후 나는 유럽의 중국 식당에서 배경음악으로 나오는 중국 음악을 통해 중국 음악도 오음계에 속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분명 빙하기의 인류도 이 음계를 알고 있었고 좋아했으며 그에 따라 악기를 조율했을 것이다. 여기서 분명히 알 수 있는 것은 수만 년 동안 이어진 인류와 음악, 그리고 리듬 사이의 관계다. 

- 어쩌면 당신에게도 리듬을 통해 견딜 수 없는 상황을 견디고, 힘든 일을 쉽게 해내며 산의 정상을 향해 발을 내디뎠던 경험이 있을 것이다. 삶을 돌아보면 지금까지 항상 리듬의 힘을 빌려 왔다는 사실을 깨달을 수도 있다. 지금부터 나는 여러분이 삶에서 마주치는 온갖 종류의 리듬을 좀 더 세심하게 지각함으로써 더 건강하고 활기찬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도움을 주려고 한다.

- 리듬은 에너지를 준다. 리듬이 우리에게 힘을 준다는 것은 순수하게 심리적 현상이 아니라 생물학에 기반을 두고 있다. 이 같은 사실은 사람들이 거의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 미시적 연결 고리로 우리를 이끈다. 

- 1,500종의 박테리아가 서식한다면 아마존 정글에서 살아가는 주민들은 거의 8,000종에 달하는 박테리아를 몸에 지니고 있다. 미지의 세계를 탐험했던 초기의 탐험가들이 원주민들의 황금을 찾아다녔다면 오늘날의 탐험가들은 새롭게 발견된 부족의 배설물에서 더 큰 의미를 찾으려 한다. 지금까지 문명과 접촉하면서 삶의 형태가 바뀌지 않은 부족을 찾기가 매우 어렵기 때문이다. 다양하고 풍부한 미생물은 온갖 종류의 질병으로부터 인체를 보호하고 활력을 제공한다는 것이 명백해졌다. 

- 1990년대와 21세기 초반에 미생물의 중요성이 밝혀진 이래로 충격적인 새로운 사실이 밝혀졌다. 인체의 소화 기능에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장내 미생물들도 나름의 리듬을 가지고 있으며 우리 몸의 영양소나 주야의 리듬에 공명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박테리아조차도 점심때가 되면 규칙적으로 식탁에 음식이 놓이기를 바란다는 것이다. 시차에 적응하기 위해 사람뿐 아니라 박테리아도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 박테리아는 제때에 영양소를 섭취하지 못하면 매우 불쾌한 느낌을 불러일으키는 물질을 체내 혈액 속에 배출한다. 우리가 경험하는 시차증의 부작용은 바로 우리 인체 속 박테리아가 일으키는 화학적 저항의 결과일지도 모른다. 

- 특정한 악성 효모와 같은 미세 유기체가 우리의 장을 지배하면 우리는 당분과 단사슬 탄수화물에 대한 갈망에 시달리게 된다. 이 같은 갈망은 우리 장 속의 굶주린 악성 효모가 분비되면서 혈액 내에 퍼트리는 물질에서 발생하는 것이다. 앞으로 케이크를 먹게 되면 케이크를 먹고 싶은 것은 당신이 아니라 몸에 해로운 악성 효모이며, 케이크를 먹음으로써 악성 효모에게 먹이를 준다는 사실을 꼭 기억하기 바란다. 

- 미생물이 우리 몸에 끼치는 영향은 믿기 어렵고 처음에는 무서운 느낌조차 든다. 그렇지만 동물의 왕국만 관찰해 보더라도 복잡한 행동 패턴이 기생충에서 촉발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가령 작은 간흡충의 유충에 감염된 개미가 풀잎 끝으로 기어올라서 엉덩이를 쳐들고 죽을 날을 기다리고 있는 모습을 관찰할 수 있다. 이는 풀을 뜯는 소에게 먹힐 가능성을 높이는 행동으로 개미에 이어 소는 간흡충의 이차 숙주가 된다. 이상행동을 일으키는 미세한 크기의 간흡충이 개미의 신경계를 지배하여 이 같은 행동을 조종하는 것이다. 인체의 경우 특정 요인이 미세한 요소에 영향을 미치는데 그 해악은 결코 적지 않다. 가령 정제 설탕은 당뇨에서부터 암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질병을 일으키고 악화시키는 것으로 의심된다. 악성 세포에 달콤한 효소를 먹임으로써 점점 더 많은 설탕을 요구하게 만들고 결국에는 우리의 건강도 해친다. 
 

 

연습 : 일상의 리듬 모아 보기

당신과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상의 리듬에 특별한 주의를 기울여 보고 지난 3일 동안의 리듬을 기록해 보자.

일상의 흐름 속에서 언제 깨어 있으며 언제 피로를 느끼는가?

효율성이 극대화되는 때는 언제인가?

언제 심장이 가장 빨리 뛰는가?

언제 배가 고프고 언제 가장 많이 먹는가?

기분이 가장 좋을 때와 가장 나쁠 때는 언제인가?

가장 잠을 잘 이룰 때는 언제인가?

이제 주변을 살펴보자.

파트너의 기분이 가장 좋을 때와 나쁠 때는 언제인가?

상사가 가장 기분이 좋을 때는 언제인가?

새로운 프로젝트에 대한 프레젠테이션을 하기에 가장 좋은 때는 언제인가?

상사에게 전화하기에 가장 좋은 시간은 언제인가?

절대로 통화하지 말아야 할 시간은 언제인가?

아마 자신에 대한 다른 질문들도 꼬리를 물고 나올 것이다. 계절이나 봄의 새소리처럼 삶에 리듬을 주는 자연현상에 따라 달라지는 당신의 기분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라.




- (여기서 자율신경계란 의지와 관계없이 자율적으로 일어나는 '불수의 운동'을 지배하는 신경계를 말한다. 의지에 따른 근육의 움직임을 '수의 운동'이라고 하며 이는 뇌척수신경계가 지배한다. 자율신경계는 식물 신경계라고도 하며 뇌척수신경계는 동물 신경계라고도 한다 - 옮긴이).

- 인간연구소의 연구원들은 언어학자 디트리히 폰 보닌 Dietrichvon Bonin과 음악가이자 노래하는 병원 Singenden Krankenhäuser의 창립자이기도 한 볼프강 보싱거 Wolfgang Bossinger의 도움을 받아서 낭독이나 합창과 같이 호흡 패턴을 활용한 예술 활동이 건강에 이롭다는 사실을 밝혔다. 호메로스의 영웅 서사시의 형식이라 할 수 있는 6보격의 시를 낭송하는 언어치료를 6주에 걸쳐 받은 20여 명의 심장병 환자의 증세가 상당히 호전되었다. 디트리히 폰 보닌 교수의 지시에 따라 환자들은 총 6주간 일주일에 두 번 45분 동안 6보격의 시를 낭송했다. 이 치료는 심장박동과 호흡사이의 상호작용을 현저하게 향상시켰고 심장 쪽의 불편한 증세를 감소시켰다. 미국 국립보건원은 우리의 연구 결과가 발표되자 <호메르스가 당신의 심장에 어떤 도움을 주는가>라는 제목의 사설을 발표하고 <타임지>는 2004년 8월 2일에 <시가 우리의 심장을 강화시키는가>라는 제목의 기사를 썼다. 다음을 연습하며 스스로 6보격 시 낭송의 효과를 확인해 보시라. 6보격 시는 짧은 문구와 긴 문구가 번갈아 가며 등장한다. 대략 다음과 같은 형식으로 진행된다.

- 마찬가지로 100조 개에 달하는 인간의 몸 세포에도 그만큼의 생체시계가 들어앉아 있다. 각 세포의 유전자마다 일상의 흐름이 각인되어 있으며 살아가는 동안 그 리듬을 따라 움직인다. 세포들은 서로에게 리듬에 대한 정보를 전달하고 손을 잡거나 협력을 한다. 

- 유전학자들도 점차 생체리듬의 중요성을 인식하게 되었다. 처음에 이들이 발견한 것은 내부의 일상적인 세포 진동을 가능하게 만드는 일을 하는 약 8~9개의 유전자였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서 새롭고 빠른 유전자분석 방식으로 약 10퍼센트에 이르는 유전자가 시간생물학적으로 조절되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그러다 2004년에는 40퍼센트가량의 유전자가 시간생물학의 영향 아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었고, 2010년에 이르러서는 시간생물학의 영향을 받지 않는 유전자는 실질적으로 거의 없다는 사실이 판명되었다.

- 하지만 곧 모든 체세포가 이러한 리듬을 따르지는 않으며 다른 생체 조직과는 별개의 리듬으로 작동하는 외톨이 세포가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암세포도 그런 외톨이 세포라는 사실은 학계에 잔잔한 충격을 던졌다. 대부분의 건강한 세포들은 하루에 한 번씩만 증식을 하고 남은 시간에는 생체 조직을 위해 복무하는 반면 암세포는 하루 종일 바쁘게 증식만 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므로 암세포가 건강한 세포보다 훨씬 빠르게 성장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급성장을 하려면 암세포는 혈액을 더 많이 요구하게 된다. 실제로 성장인자가 적절하게 형성되고 난 다음에 암의 종양세포가 혈관 생성을 '요구'할 때 암은 위험한 상태가 된다. 그다음부터는 종양이 빠르게 성장하고 전이 (이차 종양) 상태가 되기 때문이다.

- 흥미로운 점은 이처럼 스스로 혈관을 만들어 내며 뻗어 가는 암세포들은 공간적으로 무질서할 뿐 아니라 혈관계에서 흔히 보는 리듬마저 찾아볼 수 없다는 것이다. 이 분야의 선구자인 라케시 자인 Rakesh Jain 교수와 나는 언젠가 암 치료에서 혈관계 리듬의 복원이 가장 중요한 목표라는 주제로 토론한 적이 있는데 그도 그 점을 확신하고 있었다. 암 치료와 관련해서는 전통 종양학에서 염두에 두지 않은, 시간생물학에 기반을 둔 새로운 측면에 대한 탐구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 우리는 연구를 통해 암 환자들에게서 심장 리듬의 유연성이 현저하게 감소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들의 심장은 기본적으로 진동이 많지 않고 건강한 사람들과는 달리 생체리듬이 안정적이지 않다. 많은 환자들이 낮에는 피로를 느끼고 밤에는 잠을 잘 이루지 못했다. 이들이 리듬 테라피로 일상적인 리듬을 회복하면 (이에 대해서는 나중에 자세히 말하겠다) 이들의 상태는 대체로 호전되고 잠을 잘 잤다. 

- 지금까지 우리는 시간생물학자들의 가장 중요한 과학적 연구과제이기도 한 일상의 리듬에 대해 이야기했다. 실제로 일상의 생체리듬은 괴테 시대에 뛰어난 의사였던 크리스토프 빌헬름 후펠란트 Christoph Wilhelm Hufeland가 '자연 시간학과의 일체'라고 언급할 정도로 중요한 주제이기도 했다(<인간 수명의 연장을 위한 기술 Die Kunst, das menschliche Leben zu verlängern>, Jena, 1798). 물론 자연과 인체에는 수많은 리듬이 있고 이들은 몸의 근육이나 힘줄과 같이 상호작용한다. 힐데브란트는 그가 더없이 존경하는 루돌프 슈타이너 Rudolf Steiner의 강연을 들은 뒤 '리듬 체계'에 대해 학문적 탐구를 시작한 최초의 과학자가 되었다. 그는 수많은 생체리듬이 상호작용을 하며 총체적 스펙트럼을 형성하여 유기체 전반에 침투하고 서로 조화를 이루는 것을 밝혀냈다. 

- 흥미로운 것은 인간의 심장박동은 특별한 방식으로 생체리듬의 해부학을 보여 준다는 것이다. 심장이나 큰 동맥에 손가락을 갖다 대기만 해도 누구나 심장박동이라는 리듬을 느낄 수 있다. 이 심장박동은 항상 똑같지는 않지만 지속적으로 움직인다. 심장은 호흡이나 혈압, 그리고 리드미컬하게 모든 세포조직에 혈액을 공급하는 세동맥과 같은 혈관과 함께 춤을 춘다. 이 작은 세동맥들은 심장이 박동할 때마다 자연스럽게 움직이지만 한편으로는 자체 리듬을 가지고 있어서 1분 내에 한 번씩 열리고 닫힌다. 또한 심장도 이 작은 혈관의 자율적 리듬을 따라 반응한다. 이런 식으로 심장의 리듬은 우리 몸의 다양한 조직들의 리듬과 연결되어 있다. 

- 일상의 흐름 속에서도 우리의 심장은 춤을 춘다. 밤이면 춤이 느려지고 낮에는 동작이 빨라진다. 이는 계절에도 적용된다. 여름에는 심장박동이 좀 빨라지고, 겨울이면 약간 느려진다. 오랫동안 전통적인 의학에서는 심장을 둔한 '펌프'로 여겨 왔는데 사실 심장이야말로 매우 예민한 기관이다. 

- 하지만 미주신경은 가히 '밤의 여왕'이라고 할 만하다. 미주신경의 특징은 호흡할 때 심장박동의 움직임으로 나타난다. 깊은 수면 상태에서 심장은 호흡과 강력하게 공명하는데 호흡 한 번에 약 네 차례의 박동이 일어난다. 심장박동과 호흡 사이의 리드미컬한 공명은 측정 장비 없이 직접 심장 리듬의 유연성을 관찰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기도 하다. 손목의 동맥에 손가락을 대고 그 맥박을 느껴 보라. 깊은 숨을 들이켜면 심장박동이 약간 빨라지는 것을 느낄 수 있고, 숨을 내뱉으면 심장박동이 느려지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변화가 강할수록 미주신경의 움직임이 강해지고 심장이 더 활기차고 젊게 움직인다. 크로노심전도를 통해 밤낮으로 이어지는 심장박동과 호흡의 관계를 특히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다. 

- 수면이라는 주제는 시간생물학과 인체의 관계만큼이나 오랫동안 과학계에서 무시되어 온 주제였다. 밤 시간은 신체 기관이 낮 시간에 쓸 에너지를 저장하기 위해 거의 움직임을 멈추는 쓸모없고 생리학적으로 흥미 없는 시간으로 여겨졌다. 오늘날에도 많은 과학자가 수면이 우리에게 대체 어떤 도움을 주는지에 대해 질문하고 있다. 이런 질문은 아마도 생산성이 넘치는 인간과 시간만이 가치를 인정받는, 극단적으로 성과지향적인 우리 시대의 가치관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 하지만 시간생물학자들은 오래전부터 수면의 위대한 가치를 인정했다. 차고에서 그저 녹이 스는 것 말고는 할 일이 없는 자동차와는 달리 인간 유기체는 밤 동안 활발하게 재생하는 능력이 있다. 뇌파와 크로노심전도를 통해 밤 시간은 낮 동안 신체 기관이 겪은 혼란을 재정비하고 신진대사를 정화하는 매우 활동적인 시간대라는 것을 알 수 있다. 

- 2014년에 네덜란드의 과학자 마이컨 네데르하르트 Maiken Nedergaard는 수면 시간에만 열려서 대뇌피질로 이어지는 미세한 경로를 발견했다. 림프계와 유사한 이 체계를 '글림프 시스템 glymphatic system'이라고 부르는데 이는 수면 시간 동안 알츠하이머병이나 기타 뇌 장애를 유발하는 유해한 물질을 씻어 내는 역할을 한다. 이 시간 동안 글림프 시스템 안에는 우리 뇌를 둘러싸고 있는 뇌척수액이 가득 차는데 이를 통해 우리 두뇌는 '화학적'으로 정화되면서 신진대사 노폐물을 씻어 낸다. 이는 우리가 거의 꿈을 꾸지 않거나 희미한 꿈만 꾸는 깊은 수면 단계에서 진행된다. 이 시간에 우리 두뇌는 사고하기에는 적합하지 않은 상태가 된다. 깊은 수면 단계에서 깬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에 동의할 것이다. 

- 수면 상태에 돌입하게 되면 우리는 초기 정화가 이루어지는 깊은 수면 주기에 들어간다. 이 주기는 75분 정도 계속된다. 다음은 꿈의 단계로 렘 REM(Rapid Eye Movement, 눈동자가 빠르게 움직임) 단계라고도 부르는데 이 단계에서는 새롭게 정화된 두뇌가 지난 하루의 일을 정리한다. 이는 다시 기억 속으로 저장되므로 꿈의 주기가 기억의 형성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관련 연구를 통해 알 수 있다. 


- 깊은 수면과 꿈의 주기는 모두 합해 90분에서 120분 정도인데 평균 수면 시간에 이런 주기가 다섯 번 정도 되풀이된다. 1시간 30분에서 2시간 걸리는 이 수면 주기를 우리는 BRAC 사이클에서 확인할 수 있다. 90분을 다섯 번 반복하면 7시간 30분인데 수많은 연구 결과를 통해 이 시간은 인간에게 적합한 평균 수면 시간으로 밝혀졌다. 

- 또한 수면 시간과 장수는 아주 커다란 연관관계를 갖고 있다. 일본과 미국에서 수백만 명을 대상으로 이루어진 연구 결과 7시간에서 8시간 수면을 취하는 사람이 평균수명이 가장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수면 시간이 5시간 미만인 경우 기대수명이 현저하게 낮아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하지만 너무 많이 잠을 자는 것도 그리 좋은 일은 아니었다. 9시간 이상 수면을 취할 경우 5시 칸 이하로 수면을 취하는 사람보다 기대수명이 훨씬 더 낮아지는 것을 볼 수 있었다. 

- 주로 신선한 음식을 선호하고 되도록 캔 음식이나 냉동음식을 멀리한다. 건강과 웰빙 그리고 행복한 노화를 위해서 이와 같은 식습관을 유지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결정이다. 그중에서도 가장 최고는 신선한 유기농식품을 가능하면 부분적으로라도 자신이 재배하여 먹는 것이다. 정원에서 막 수확하여 가장신선한 재료에 최소한의 양념을 넣어 먹는 채소나 과일의 맛이 얼마나 황홀한지 먹어 보면 놀랄 것이다. 

- 신선한 식품과 가공식품의 질이 얼마나 차이 나는지에 대해 다음과 같은 실험을 해 보자. 최고로 신선하고 잘 익은 유기농 오렌지를 직접 짜서 만든 고급 오렌지주스와 증류식으로 만든 일반적인 오렌지주스(100퍼센트 오렌지주스), 그리고 오렌지가 들어간 음료수(약 10퍼센트의 오렌지가 함유되었으며 설탕이 듬뿍 들어 있다)를 비교해 보는 것이다. 신선한 오렌지를 짜서 만든 주스를 먼저 마시고 그다음에는 일반적인 오렌지주스, 오렌지 맛 음료수를 차례로 마셔 보라. 마실수록 극적인 차이를 느낄 것이다. 한 잔 한 잔 마실 때마다 주스의 질이 떨어지는 것을 알 수 있다. 마지막으로 오렌지 맛 음료수와 신선한 유기농 오렌지주스의 맛을 비교하고 생각해 보라. 살면서 오렌지 맛 음료수를 계속 마시고 싶은가? 

- 기름과 지방 성분을 비교하는 것도 비슷한 질의 차이를 느끼게 해 준다. 신경막이나 모든 세포의 표피는 지방산의 이중층에 싸여 있는데 이들은 특히 중요한 영양물질이라고 볼 수 있다. 무엇보다 질 좋은 지방은 상피세포를 안정시키는 데 기본이 된다. '질 좋은' 성분과 '싸구려' 성분은 크게 보면 서로를 배척하는 구조다. 차량의 기대수명을 3분의 2 정도 감소시킨다는 것을 알고도 싸구려 휘발유를 차량에 주입하고 싶겠는가? 나의 지인 중에는 차량 엔진오일은 1리터당 35유로에 사면서 냉각 압축 올리브오일은 1리터당 15유로에 사는 것도 아까워하는 이들이 있다. 물론 사람마다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 다를 수 있다. 

- 아침 식사를 자연으로 둘러싸인 야외에서 할 기회가 있다면 당신의 생체시계는 훨씬 더 생기 있게 돌아갈 것이다. 아침의 빛은 사람을 깨우는 자극제이자 타이머인데 야외만큼 빛이 밝은 곳이 어디 있겠는가. 이는 또한 우리를 행복하고 활기차게 만들어주는 호르몬인 세로토닌 Serotonin을 생성하도록 자극을 주며 더 나아가 그날 밤 멜라토닌이 잘 생성되도록 도움을 준다. 햇빛은 우리의 건강에 매우 큰 역할을 하는데 자외선을 통해 피부는 비타민 D를 만들어 낸다. 다양한 연구를 통해 비타민 D는 암을 비롯한 수많은 질병을 예방하는 요소로 밝혀졌다. 태양의 자외선이 피부암을 일으킬 위험보다 각종 암을 예방하는 효과가 더 크다는 것은 오늘날 잘 알려진 사실이다. 아침과 늦은 오후의 햇빛에는 활성산소를 일으키는 정오의 햇빛과는 다르게 비타민 D의 생성을 도와주는 온화한 자외선이 특히 많이 함유되어 있다. 

- 우리는 한 연구를 통해 아침을 푸짐하게 먹으면 그날 밤 수면의 질이 더 나아진다는 것을 발견했다. 물론 사람에 따라 아침에 식욕이 없을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는 경험을 통해 생체리듬이 제자리를 찾으면 그 또한 시간이 지나면서 해결되는 것을 발견했다. 그러므로 당신이 아침에 식욕이 없는 사람이라면 다음과 같은 느긋한 방법을 시도해 보라. 향기로운 녹차나 허브티를 만들어 마시며 다른 (식욕이 좋은) 식구들이 아침 식사 하는 것을 지켜보는 것이다.

- 커피는 아침에 사람들에게 아주 인기가 많은 음료다. 카페인은 아데노신 수용체를 닫을 뿐 아니라 피로감을 없애고 내부 시계를 잠시 되돌려 놓는 알칼로이드의 일종인 카페인을 함유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당신이 커피에 내성이 있다면 아침에 마시는 것이 좋다. 아침이 피로감을 덜 느끼는 때이기 때문이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저녁에 마시는 커피는 멜라토닌의 분비를 40분 정도 늦추는 효과가 있어서 피하는 것이 좋다. 저녁에 커피를 마시면 잠을 잘 못 이루는 것도 바로 그 때문이다. 적당한 양의 모닝커피는 오히려 건강에 좋다. 의학계의 연구에 따르면 하루에 커피 한 잔에서 세 잔까지는 심혈관계질환과 당뇨병을 낮추는 데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하지만 이는 카페인 성분 때문이 아니라 무카페인 커피에도 함유된 폴리페놀이라는 성분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 

- 태양이 높이 올라갈수록 날은 점점 따뜻해지고 밝아진다. 새들의 콘서트도 서서히 잦아든다. 오전 시간은 잘 계획하기만 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집중해서 많은 일을 즐겁게 할 수 있는 매우 생산적인 시간이다. 심리학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일반 성인이 한 가지 일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은 1시간 30분에서 2시간이라고 한다. 이 주의집중 주기는 기본 휴식 활동 주기 Basal Rest and Activity Cycle(BRAC)라 불리기도 한다. 

- 강연자를 위한 황금률도 이 같은 원칙을 기본으로 한다. 어떤 주제를 얘기해도 좋지만 1시간 30분을 넘기면 안 된다. 사실 같은 주제로 어떤 일을 할 때 휴식 없이 최대 1시간 30분에서 2시간 동안 그 일에 집중할 수 있도록 시간을 정할 필요가 있다. 또한 생체리듬에 맞추어 하루의 일정을 짠다면 1시간 30분 단위로 일정을 계획하는 것이 좋다. 각 주기가 끝날 때마다 적어도 15분 정도 휴식을 취하여 일에서 주의를 돌릴 필요가 있다. 그러니 휴식 시간에 업무용 이메일을 읽거나 전화 통화를 하지 말라! 

 

- 한 가지 일에 몰두하여 1시간 30분 동안 일한 다음 휴식을 취하면 이전에는 경험하지 못했던 생산성을 얻게 될 것이다. 특히 1시간 30분의 주기가 끝날 쯤에는 휴식을 갖기 위해 서둘러 일을 끝내는 자신을 발견할 것이다. 그런 다음 휴식을 취하고 다시 시작할 힘을 얻는다. 이는 하루 종일 해야 할 업무에서 지치지 않고 나아갈 수 있도록 힘을 주는 '보상 휴식'이라고 할 만하다. 대략 이 정도의 시간 프레임을 정해서 하루 업무를 처리하라. 1시간 30분이나 2시간 일하고 15분씩 휴식을 하는 방식 말이다. 하지만 아무리 열정적으로 일을 해도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점심시간에는 밥을 먹고 간단히 산보할 수 있을 정도의 긴 휴식이 필요하다.

- 일을 언제 시작할지, 하루에 얼마만큼의 일을 할지에 대해서는 자세히 설명하지 않으려 한다. 앞에서도 얘기한 것처럼 아침형 인간과 저녁형 인간이 있고 모두에게 적용되는 정확한 규칙은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일을 시작하고 그만두는 데 최적의 시간이 언제인지는 스스로가 판단해야 한다. 어떤 사람에게는 점심시간을 연장하거나 저녁에 더 오래 일하는 것이 나을 수도 있다. 아니면 타이트한 스케줄로 계획된 시간 안에 집중해서 일하고 휴식하는 것이 나은 사람도 있다.  

- 일몰 시간은 왠지 아쉬움이 남는 시간이기도 하다. 무의식적으로 우리는 과거를 돌아보며 그것들을 떠나보내는 연습을 한다. 이는 우리 삶의 마지막에 맞이할 커다란 작별을 축약한 것과도 같다. 봄철에는 저녁이 되면 새들의 콘서트가 다시 열린다. 그러다가 노래가 점점 잦아들고 새들이 물웅덩이를 찾아 물을 마신 다음 밤을 새울 둥지를 찾아 들어간다. 밤새들은 자신의 영역을 알리는 노래를 시작한다. 여름이면 귀뚜라미나 여치 등의 노랫소리가 들릴 것이고 겨울이면 자연은 고요함으로 가득 찰 것이다.

- 우리의 소화관은 밤에 활발하게 작동하지 않도록 만들어졌기 때문에 가벼운 저녁을 늦지 않게 먹는 것이 좋다. 이상적인 저녁 식사 시간은 오후 5시에서 7시 사이다. 밤에 잠자리에 들기 전 소화기관이 활동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다. 자연스럽게 수면을 도와주는 멜라토닌 성분이 함유된 식품도 있다. 또 멜라토닌의 선구물질이자 밤에 송과샘 pineal gland에서 멜라토닌으로 바뀌는 세로토닌도 매우 유용한 물질이다. 멜라토닌이 함유되었거나 멜라토닌을 활성화하는 식품으로는 파인애플과 바나나, 오렌지와 토마토, 귀리나 보리, 쌀 등이 있다. 미생물을 촉진하는 식품으로 건강과 수면에 좋은 저녁 식사를 마련해 보길 바란다. 

- 일단 강황과 계피, 고수를 곁들여 밥을 지은 다음 거기에 새싹샐러드에 크림치즈를 곁들여 먹어 보자. 아니면 치커리와 오렌지, 사과, 아보카도나 상추를 섞은 샐러드에 호두와 사과식초, 소금을 뿌린 다음 신선한 아마씨유 오일을 넣어 샐러드를 만들어 보라. 물론 모든 재료가 유기농 농장에서 자란 것이라면 더할 나위 없을 것이다. 그런데도 잠을 잘 못 이루겠다면 라벤더나 레몬밤, 장미와 같은 에센셜 오일을 한두 방울 베갯잇에 떨어뜨려 보라. 아로마 테라피는 코를 통해서만 효과를 보는 것은 아니다. 연구 결과, 몸의 다른 세포들에도 후각 센서가 있으며 냄새에 영향을 받는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라벤더 오일은 특히 진정 효과가 크고 수면에 도움을 주는데 이는 레몬밤 오일도 마찬가지다. 또 연구에 따르면, 장미 오일은 수면 중 장기기억을 강화하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꿀을 한 방울 떨어뜨린 따뜻한 우유 한 잔도 수면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과학적으로 입증되었다. 꿀이나 설탕이 담긴 홈메이드 처방을 하고 난 후에는 치아가 상할 수도 있으니 반드시 양치질을 하는 것을 잊지 말자. 

- 빛이 잦아들면서 드디어 진정한 어둠이 세상을 지배한다. 달의 주기에 따라 달빛으로 빛나는 밤이 있는가 하면 완벽한 어둠 속에서 별들만 반짝이는 밤도 있다. 야외에서 잠드는 사람의 머리 위로 놀라운 하늘의 풍경이 펼쳐지는데 수천 개의 별들로 가득 찬잠자리는 5성이나 6성, 7성급 호텔이 전혀 부럽지 않을 정도다. 전통적으로 볼 때 계절에 따라 약간씩 차이가 있지만 잠자리에 드는 시간은 밤 9시에서 11시 사이였다. 12시 이후에 잠드는 일이 허다한 오늘날 '자정 전에 잠들기'가 중요한 것은 초기 두 시간 동안의 수면이 우리의 건강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 잠이 들고 10분에서 60분 뒤에 수면의 깊이가 가장 최고조에 이르며 우리는 깊은 무의식 상태에 빠진다. 특히 유년기의 막바지인 10세에서 11세 사이의 아동이 경험하는 이 시간의 수면은 심도가 너무나 깊어서 유명한 수면 연구가인 윌리엄 디멘트 William Dement는 그의 책 <수면과 우리의 건강 Der Schlaf und unsere Gesundheit>에서 이 아이들의 수면이 우리가 관찰할 수 있는 가장 깊은 수면 상태가 아닐까 한다고 저술했다. 이 상태에 있을 때 아이들은 말 그대로 거의 깨어나지 못한다. 사람의 키는 18세까지만 자라지만 수면 주기 초기에는 성장호르몬이 분비되어 파괴된 몸의 세포조직을 재생시킨다. 또한 이 기간 동안 면역체계에 의해서 세포증식도 활발하게 이루어진다. 침입한 외부 세포나 체내의 암세포 등도 초기 수면 주기에 면역체계를 통해 반응성이 큰 산소분자 등의 공격을 받아 파괴된다. 우리 체내에는 건강한 체내 세포를 해칠 수 있는 반응성 활성산소가 잔존한다. 하지만 성장호르몬 분비가 절정에 달하고 나서 잠시 후에 즉 새벽 1시에서 3시 사이에 송과샘에서 나오는 멜라토닌의 분비량도 최고에 달한다. 이미 살펴본 바와 같이 멜라토닌은 소위 산화 촉진제라 불리는 활성산소에 대항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물질이다. 그리하여 멜라토닌은 체내 세포에 잔존하는 과다한 활성산소를 제거하여 몸을 회복시킨다. 산소를 중화하는 이 능력을 항산화 작용 Antioxidation이라고 한다. 멜라토닌은 적시에 분비될 때, 즉 성장호르몬에 의해 면역체계가 활성화된 후에 분비될 때 건강한 세포의 파괴를 막고 우리 몸을 보호해 준다. 

- 아침이 가까워지면 세 번째 호르몬이 등장하는데 맥박이 뛰듯이 분출하는 이 호르몬은 부신피질에서 분비되는 것이다. 이 호르몬을 코르티솔이라 부른다. 코르티솔은 면역체계를 누그러뜨려서 다가올 하루를 준비하도록 한다. 여기서 타이밍이 제일 중요하다. 멜라토닌은 성장호르몬이 분출하기 전이 아니라 후에 분비되어야 하는데, 반대의 경우에는 활성산소를 너무 빨리 제거해 버려서 면역체계의 작용을 방해하게 된다.  

- 나는 오늘날 우리 아이들이 지나치게 많은 학습 부담을 지고 있으며 그 부담을 덜어 주기 위해서 뭔가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한 가르침의 양보다 더 중요한 것은 아이들이 배움에 얼마나 많은 관심을 보이느냐 하는 것이다. 다음은 작가 생텍쥐페리의 <사막의 도시 Die Stadt in der Wiste>에서 인용한 구절이다.

 

"당신이 배를 만들고 싶다면,
사람들에게 목재를 가져오게 하고 일을 지시하고 일감을 나눠 주는 일을 하지 말라.
그 대신 그들에게 저 넓고 끝없는 바다에 대한 동경심을 키워 주라." 

- 일단 아이들에게 흥미가 생기면 배움을 강요할 필요가 없다. 스스로 배우기 때문이다. 아이들의 흥미와 열정을 불러일으키는 교육이야말로 우리가 아이들을 위해 바랄 수 있는 최고의 스승이다.

- 신경생리학 연구 결과에 따르면, 아이들의 두뇌가 성적에 대한 과도한 압박으로 가득 차 있지 않아야만 어른이 되어서도 뛰어난 정신활동을 할 수 있다고 한다. 가령 아이들이 너무 일찍부터 수학을 배우게 되면 자연 상태라면 수학에 익숙하지 않을 뇌의 한 부분도 수학에 대한 압박감에 시달리게 된다. 그 결과 그 부분의 뇌는 원래의 기능을 담당할 때보다는 수학 문제를 푸는 기능을 잘 발휘하지 못하게 된다. 

- 그날은 보름달이 떠 있었고 카메라맨은 서쪽 하늘에서 보름달이 지는 근사한 장면을 찍기 위해 서둘러 카메라를 갖다 댔다. 보름달이 지자마자 동쪽 하늘에서 거대한 태양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이론적으로 알고 있기는 했지만 한 달에 한 번씩 볼 수 있는 이 보름달의 하강과 태양의 상승 장면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나는 그제야 절감할 수 있었다. 그런데 보름달 기간에는 달이 태양과 가장 멀리 떨어진다는 사실을 아는가? 태양이 지구를 지나 달을 정면으로 비추는 때가 바로 그때이다. 그믐이 되면 우리는 하늘에서 달을 볼 수 없는데 이는 달이 태양에 가까이 접근하면서 어깨너머로 빛을 받기 때문이다. 달이 정확하게 태양 앞에 와 있을 때달은 태양을 가리게 되는데 이것을 일식이라고 한다. 일식은 보름달이 되는 시점에는 절대 일어나지 않고 그믐 때만 일어난다. 반대로 월식은 태양 빛이 달에 닿는 경로를 지구가 막는 것이다. 그러므로 월식은 보름달 무렵에만 가능한 현상이다. 

- 그렇다면 이 매혹적인 천체 활동과 우리의 생체는 무슨 관련이 있을까? 달이 인간의 생체나 수면 패턴에 영향을 미친다는 믿음에 대해 많은 의사들이 비웃거나 조롱을 보낸다. 하지만 해양생물학자들은 많은 해양동물들의 생식 주기가 달의 주기에 맞춰져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유명한 예로 남태평양의 사모아와 피지섬 근해의 20미터 수심에서 살고 있는 팔롤로 Palolo 벌레가 있다. 일 년에 이틀이나 사흘 동안만 이 벌레들은 수면으로 한꺼번에 올라오는데 주로 춘분 무렵 달이 마지막으로 기울 때에 이들을 볼 수 있다. 이때가 되면 섬 주민들은 보트를 타고 나가 팔롤로가 올라오기를 간절히 기다리는데 팔롤로는 특별한 보양식으로 굴처럼 날것으로 먹기도 하고 튀기거나 구워 먹기도 한다. 팔롤로 벌레가 바다 표면으로 올라오는 것은 번식을 위해서인데 사실 표면에 뜨는 것은 몸통에서 떨어져 나온 꼬리 부분으로 그 안의 정자와 난자가 바다 표면에서 만나 수정을 할 동안 심해에 남은 몸통에서는 다시 새로운 꼬리가 생겨난다고 한다. 그런데 20미터 수면 아래에 사는 벌레들이 어떻게 달의 흐름을 읽고 춘분 무렵에 보름달이 들 때쯤에 바다 표면으로 올라오는지에 대해서는 과학적으로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보름달이 떠 있는 밤일지라도 20미터 아래의 캄캄한 심해까지 달빛이 스며들기는 매우 어렵기 때문이다. 

 

- 그 외에도 거북이나 물고기, 플랑크톤과 같은 해양식물들이 달의 주기에 맞추어 번식을 한다. 조수와 달의 상합 주기, 보름달과 그믐달, 그리고 그 외의 달과 관련된 주기들이 시간을 나타내는 지표 역할을 한다.

- 우리 선조들, 그들보다 오래된 선조들도 대부분 바다 근처에서 살았으므로 인간의 생체가 달의 주기와 더 이상 관련이 없다고 한다면 그것이야말로 놀라운 일일 것이다. 약 28일을 주기로 하는 월경주기도 달의 주기와 관련성이 매우 높다.  

- 오늘날 생활 속 생체리듬의 균형을 위해서도 큰 의미를 지닌다. 다음은 각 계절에 대한 설명이다.

- 춥고 흐린 겨울날이 지나고 나면 새소리와 환한 햇빛, 그리고 축축한 대지의 향이 가득 찬 봄날 아침을 맞이하는 것보다 더 근사한 일은 없을 것 같다. 12월 21일이나 22일 이후로 태양의 최저점을 지난 지 오래지만 한동안 사람들은 그 사실을 알아차리지 못한다. 그러다 오스트리아의 전통 축제인 2월 2일 성전 봉헌일이 지나면 낮이 길어졌다는 사실을 비로소 깨닫는다. 켈트족의 전통에서 2월 1일은 브리이트 Brigid 여신에게 봉헌하는 날인데 이날 사람들은 빛의 귀환을 축하했다.

 

- 봄은 체중을 줄이고 자신을 정화하기에 좋은 계절이다. 우리 신체의 대사 활동은 겨울에는 저장 활동에 집중한다. 가능한 한 많은 에너지를 축적하고 저장고를 채우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므로 단식을 계획한다면 봄에 하는 것이 좋다. 가을에 다이어트를 하는 것은 저장 활동을 시작해야 하는 신체의 프로그램과 역행하므로 다이어트는 봄에 시작하는 것이 훨씬 쉽다.
 
- 가을이 지나고 강풍이 나무에서 남은 잎들을 쓸어 가며 마지막 포도송이가 가지에 매달려 말라 가고 있다. 철새들은 이미 남쪽 나라로 떠났고 생명들은 땅속으로 후퇴했으며 풍경은 외롭고 황량하게 보인다. 낮은 점점 짧아지고 밤은 점점 길어지는데 이는 하루 중 밤이 가장 긴 12월 21일과 22일이 될 때까지 지속된다. 이러한 전환기를 기독교인들은 217년(교황 히폴리투스 Hippolytus의 재임 중에)부터 예수의 탄생일로 삼아 축하하기 시작했는데 그 이전 이집트 문화권에는 빛의 신 호루스 Horus의 축일이기도 했고, 게르만 문화에서는 동지를 기념하고 다가오는 새로운 빛을 축하하는 날로 삼기도 했다. 초기 농민 사회에서 사람들은 이 계절이 오면 집으로 들어갔고 장비를 수리하거나 오늘날 민속박물관(그중 인스부르크의 민속박물관은 가장 아름다운 곳에 속할 것이다)에서 볼 수 있는 아름다운 공예품을 만들었다. 여인들은 방에서 실을 잣거나 뜨개질을 하거나 바느질을 했고, 남자들은 낫이나 갈고리를 수리하거나 바구니를 매거나 가죽으로 뭔가를 만들었다.  

- 온수와 냉수에 번갈아 발을 담그는 족욕부터 시작하면 좋은데 발은 심장에서 가장 멀리 떨어져 있는 신체 부위로 특히 추위에 민감하기 때문이다. 족욕을 위해서는 무릎까지 오는 두 개의 긴 통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 통 한쪽에는 적어도 38도 정도의 더운 물을 붓고, 다른 통에는 차가운 물을 붓는다. 그리고 따뜻한 물속에 발을 넣고 1분 동안 있다가 차가운 통으로 발을 옮겨 10~15초 동안 머무른다. 이것을 전체적으로 다섯 번에서 열 번 정도 반복한다. 시작은 언제나 따뜻한 물로 하고 끝은 찬물로 해야 한다. 마지막 찬물로 족욕을 한 다음에는 크나이프가 권유한 대로 따뜻한 양말을 바로 신거나 수건으로 발을 꼼꼼히 닦은 다음 양말을 신는다. 다리에 순환계 장애가 있는 사람이라면 이 방법을 사용하기 전에 의사와 먼저 상의하는 것이 좋다. 

- 근처의 사우나나 목욕탕에서 크나이프 욕조와 같은 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면 전신 욕조에서 냉온욕을 해 보라. 발 욕조와 유사하게 약 1분 동안 따뜻한 욕조에 몸을 담갔다가 다음은 차가운 물속에 10~15초 동안 머무른다. 족욕과 마찬가지로 처음에는 따뜻한 물을 다음에는 찬물을 번갈아 가면서 사용한다. 그런 다음 커다란 수건으로 몸을 감싸고 최소 15분 정도 휴식을 취하는 동안 우리 몸은 조금 전 작은 혈관의 움직임을 통해 경험한 것들을 몸속에 체화한다. 가을이 오면 우리 몸은 이미 겨울을 준비하기 시작한다. 일단 몸은 지방 저장고를 넓히는데 이는 한편으로는 우리 몸에 에너지를 제공하기 위함이고, 다른 한편으로는 지방조직이 근사한 단열재이자 겨울 추위로부터 우리를 보호해 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체중을 줄이는 데 가을과 겨울은 좋은 계절이라고 볼 수 없다. 봄을 기다리되 크리스마스 시즌에 과식을 피하도록 하라. 감미로운 음식들은 겨울철이 되면 체내의 저장조직에 보존하기 좋은 재료이기 때문이다. 

- 그런데 겨울이 항상 어둡기만 한 것은 아니다. 적어도 눈이 내릴 때는 그렇지 않다. 겨울은 밤이 가장 긴 계절이기는 하지만 눈으로 덮인 낮 동안에는 태양 빛을 받아 반사되는데 이때는 다른 어떤 계절보다 세상이 환해진다. 그런 날은 일광욕을 해도 좋다. 자외선도 눈에 반사되어 여름보다 더 강하게 활성화되는데 높은 고도로 인해서 산소가 희박하고 태양과 사람 사이를 막아 주는 것이 없는 높은 산에 가면 이러한 현상은 더 강해진다.

- 이로써 계절의 주기가 완성되고 겨울이 지나 봄이 다시 시작된다. 순환적 사고는 우리로 하여금 한 해라는 흐름 속에서 계절을 보게 하고, 한 해가 다 가거나 햇빛이 한낮에만 잠깐 비친다고 슬퍼하거나 우울해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가르쳐 준다. 동시에 에카르트 톨레 Eckhart Tolle가 말한 것처럼 항상 현재 속에 살아가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가 진정으로 사용하고 경험할 수 있는 시간은 지금뿐이다. 지금이야말로 우리가 결정을 내리고 미래를 준비하는 시간이다. 현재는 또한 이 세계가 우리에게 제공하는 것들을 모든 감각을 통해 경험하는 순간이기도 하다. 실러는 그가 쓴 <공자의 말씀 Sprüchen des Konfuzius>이라는 시에서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라는 세 가지 시간을 다음과 같이 아름답게 표현했다. 

 

 

시간의 단계는 세 가지
머뭇거리며 미래가 다가온다
현재는 화살처럼 날아가고
과거는 영원히 침묵한다

 



- 우리는 마지막에 언급된 과거를 바꿀 수 없으며 단지 해석만 다르게 할 수 있을 뿐이다. 마찬가지로 미래도 여기 없으므로 아무런 소용이 없다. 다만 화살처럼 빠르게 지나가는 현재만이 우리가 쓸 수 있는 시간이므로 잘 활용해야 한다. 그러므로 수피즘부터 선불교에 이르기까지 과거나 미래에 매달리지 않고 지금 여기에 머무르는 마음과 삶의 태도를 명상의 궁극적인 목적으로 삼는다.

- 행복의 상태조차도 마음의 현존성과 연결되어 있다. 우리가 현재의 소중함을 깨닫는다면 과거에 대한 생각을 덜하게 될 것이다. 그러면 아름답지만 지나가 버린 과거에 연연하지 않고 불행한 과거에 얽매이지도 않을 것이다. 물론 이런 태도에는 용서라는 요소가 반드시 필요하다. 용서할 수 없다면, 우리는 항상 다른 사람들이나 우리 자신이 과거에 잘못한 일을 반복해서 곱씹을 것이다. 이는 반드시 불행을 불러오는 조건이라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자신과 타인을 용서하는 것은 소중한 행복의 열쇠 중 하나다. 

- 과거와 마찬가지로 미래에 빠져 사는 사람도 있다. 우리의 의식이 끊임없이 미래를 향해 있다면 현재에서 맞이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고 만다. 그러다 보면 실제의 미래는 더 나쁜 모습이 될 수도 있다. 그러므로 미래에 안녕을 고하라.

 

- 그렇다고 미래를 계획하지 말라는 의미는 아니다. 다만 현재를 가장 올바르게 살아가는 방식으로 미래를 계획하는 것이 미래를 위해서도 더 나은 선택이라는 것이다. 하시딤 랍비 Hasidic rabbi의 유명한 기도 구절을 기억하자. "저의 모든 소망이 이루어지지 않도록 굽어 살피소서."

-이상적으로 현재를 살아간다는 것은 현재의 순간에 집중하고 한 번에 한 가지 일에 적극적으로 임한다는 것이다. 하찮게 보이는 일일지라도 사랑과 관심을 가지고 대해야 한다. 이에 관해 유명한 선사의 일화가 있다. 어느 날 조선사(중국 당나라 시대 부처의 화신이라 불린 선승-옮긴이)에게 한 제자 스님이 다가와 물었다. 
"스님, 완벽한 의식 상태를 얻으려면 무엇을 해야 할까요?"

조주 선사가 제자에게 물었다.

"아침 공양은 하였느냐?"
"예." 

제자가 대답했다.
"그렇구나." 

선사가 말했다.
"그럼 가서 설거지를 하거라."

-현재에 머무는 한 가지 방법은 자연에서 일어나는 변화를 세심하게 살피는 것이다. 이것은 우리로 하여금 계절을 느끼고 자연의 리듬뿐 아니라 자신과 연결된 본질적인 것들에 집중하게 만들어 준다. 소위 말하는 계절 달력은 우리의 웰빙과 정신 건강을 유지하는 데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다. 

- '나는 나타난다'라는 의미의 그리스어 파이노 Phaino에서 유래한 계절학 Phänologie은 자연에서 일어나는 변화에 대한 가르침이다. 일 년 동안의 흐름을 세밀하게 관찰하다 보면 특정 나무가 다른 나무들보다 더 빨리 싹이 트는 것을 알 수 있다. 가령 구근식물들은 대개 일찍 꽃이 피고 과꽃과 같은 식물들은 조금 늦게 꽃을 피운다. 

- 새들도 각자의 시간에 맞추어 나타난다. 계절 달력에는 일 년 동안 주위 환경에서 일어나는 여러 변화를 기록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재작년과 작년에 가까운 연못에서 얼음이 마지막으로 녹아 사라진 때는 언제인지를 확인할 수 있고 첫눈이 언제 내렸는지, 산 마늘잎이 처음으로 땅을 뚫고 돋아 나온 때는 또 언제인지, 박새가 봄의 노래를 처음으로 부른 때는 언제인지를 알 수 있다. 


- 관찰은 여러 긍정적인 효과를 불러온다. 계절 달력을 위한 정보를 모으려면 야외에서 상당한 시간을 보내야 한다.  

 

- 물론 반대의 상황도 올 수 있다. 삶의 마지막 단계에 종종 치매가 발생해 환자와 가족이 고통 속에서 살아야 하는 것이 그 예에 속한다. 라이프스타일이 우리 삶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은 충분한 운동과 좋은 음식을 통해서 많은 것들이 균형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얼마나 치매로부터 자유로운가의 문제에서 분명 건강한 삶의 리듬은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봐야 한다. 

- 아이들을 위해 기꺼이 시간을 바치는 다정한 부모 밑에서 자란 아이들이 얼마나 지혜롭고 개방적인지 나는 거듭 놀라게 된다. 어린아이처럼 우리 모두가 세상에 대해 그토록 열린 마음을 가지고 흥미를 보인다면 세상이 얼마나 아름답겠는가. 5세 아이는 아무런 편견이 없어서 붉은색 플라스틱이건 붉은색 루비건 나란히 놓여 있으면 똑같이 흥미를 보일 것이다. 또한 6세에서 10세 사이에는 정의에 대한 개념이 매우 투철해지는데 정의롭지 않은 일을 보게 되면 매우 예민하게 반응한다. 동물에 대한 사랑도 매우 깊은 시기라 동물이 상처를 입으면 이들도 똑같이 아파한다. 그러다 사춘기가 되면 아이나 부모 모두에게 어려운 시간이 닥친다. 그전에 가치 있고 소중하게 여겼던 모든 것을 경멸하게 되는 시기이기도 하다. 청소년들은 자신의 길을 찾기 시작하고 부모는 아이들이 지나치게 상처 입지 않고 자기 길을 찾아가기를 소망한다. 

 

- 그러다 문득 청춘 시절을 같이 보냈거나 대학 시절에 어울리던, 친했거나 혹은 서먹서먹한 관계의 친구들이 갑작스레 세상을 떠나는 시기가 다가온다. 이들을 보며 당신도 죽음의 두려움에 사로잡힐 수 있다. 물론 성격에 따라 이 두려움을 다루는 방법도 다르다. 정신과의사인 어빈 얄롬 Irvin Yalom은 죽음에 대해 해결되지 않는 두려움이 사람들의 생각과 행동을 결정하며 수많은 정신장애와 괴로움의 근원이 된다고 보았다. 가령 나이가 들어서도 구두쇠이며 물질에 탐욕스럽게 집착하는 사람이 돈이나 권력을 쥐는 자리에 있다면 이 세상에 중대한 피해를 끼칠 수 있다. 죽음에 대한 공포가 도사리고 있는 것이다. 

- 죽음에 대한 공포를 극복해야만 느긋하고 고요한 삶이 시작된다. 지금 바로 여기서 삶을 사는 법을 배우게 되면 더 이상 죽음의 공포를 느끼지 않아도 된다는 말을 굳이 언급할 필요도 없다. 죽음은 탄생과 마찬가지로 삶의 한 부분일 뿐이다. 우리는 한 사람의 탄생은 기쁘게 기다리면서 어째서 모든 것을 고이 접어 새로운 삶에 기회를 주는 죽음에 대해서는 기뻐하지 않는가? 그 두려움을 극복할 수 있다면 당신은 노년을 자유롭게 맞이할 것이다. 삶이 당신을 이끄는 대로 내버려 두고 스스로 창조해 낸 열매를 즐기도록 하라. 

- 많은 사람이 오랫동안 바쁜 삶을 살아온 끝에 멋진 은퇴라는 축복을 누리고 싶어 한다. 하지만 실제로 은퇴를 하게 되면 기대했던 만족감보다는 종종 내면의 허무함과 쓸모없는 인간이 된 듯한 자괴감에 사로잡히는 경우가 많다. 그러므로 은퇴 전에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계속 관심을 가져온 취미가 있다면 은퇴 후에 그것을 확장해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타인에게 도움을 줌으로써 자신의 삶에 더 큰 의미를 찾아가는 생활 방식은 건강의 관점에서도 매우 이롭다고 할 수 있다. 사랑을 베푸는 일은 가족 안에서도 혹은 타인을 통해서도 가능하다. 미국의 유명한 심장병 전문의 딘 오니시 Dean Ornish는 자신이 쓴 <사랑과 생존 Love and Survival>에서 타인에 대한 헌신과 사랑이 우리 건강에 얼마나 중요한 요소인지 밝혔다. 이는 심혈관계의 건강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라 암 환자의 생존율로도 알 수 있다. 봉사활동 등에 참여하는 노인은 그렇지 않은 노인들보다도 통계적으로 훨씬 건강한 삶을 영위한다. 그러므로 은퇴 후에 여유 시간이 많아질 때 사회나 가족들과 관계를 유지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매우 중요하다. 

- 은퇴 후의 삶에서 독립적인 삶을 건강하게 가능한 한 오랫동안 유지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데 이때 리듬을 지키는 삶이 특별한 역할을 한다. 모든 나이에는 그에 맞는 생체리듬이 있다. 또한 어린아이와 노인들 사이에는 흥미로운 유사점이 있다.  



 

모든 질병은 음악적 문제이며 치료는 음악적 해결이다.

노발리스 Novalis

 

 

- 2000년 그라츠에는 전 세계를 통틀어 매우 독특한 건설 현장이 마련되었다. 도시의 한가운데 커다란 주택단지를 건설하는 현장에서 높게 솟은 크레인이 거대한 빈 컨테이너를 흔들고 있었다. 이곳은 이후 몇 주, 몇 개월 동안 건설 현장 노동자들이 리듬 훈련을 하려는 장소였는데 날씨가 여의치 않을 경우에는 건설 현장에서 리듬 훈련을 하기로 했다. 며칠 후 신문과 TV 언론인들이 현장에 모여들었고 오스트리아의 선도 일간지인 <데어 슈탄다르트 Der Standard>는 다가올 프로젝트에 대해 <오스트리아에서 가장 괴상한 건설 현장 : 건설노동자보다 과학자들이 많다>라는 제목의 기사로 대서특필했다. 몇 주 후 당시 가장 선두적인 과학 방송이었던 ORF 채널도 현장에 왔고 <모던 타임스 Modern Times>라는 프로그램을 제작했다.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 유럽연합과 오스트리아의 최대 사고 보험사 AUVA의 기금을 받아 오랜 준비 작업 끝에 우리는 바우피트 Baufit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건설노동자는 산업재해율이 가장 높은 노동자군에 속한다. 고된 노동 탓에 병가를 내는 노동자의 비율도 높고 대부분의 건설노동자가 질병 때문에 남들보다 일찍 은퇴하게 된다. 그리하여 몇 달 전 우리는 AUVA의 사고 예방부의 책임자인 노르베르트 빙커 Norbert Winker 교수와 대화 끝에 흥미로운 실험을 진행하기로 했다. 그의 조건은 오스트리아 건설 현장의 사고율을 낮추는 것이었다. 방법을 선택하는 것은 우리의 몫이었다.  

- 다행히 우리 인간연구소는 생체리듬을 가장 효율적으로 측정하는 방식에 대한 연구를 마친 상태였다. 6보격의 시 운율이 특히 노동에 적합한 것으로 증명되었는데 여러분도 64~68페이지에서 한 번쯤 따라 해 봤을 것이다. 더 흥미로운 것은 표현성 강한 율동인 오이뤼트미 eurythmie(유리드미)의 효과인데 이것은 발도르프 Waldorf 교육체계에서 기본 커리큘럼으로 사용하는 춤으로서 율동의 리듬을 위해 6보격의 시를 사용하기도 한다. 오이뤼트미의 놀라운 효과에 대해 간단히 발표한 뒤 우리는 이 방법을 '심혈관 조정 훈련'의 일환으로 건설노동자에게 적용해 보기로 했다. 이즈음에 나는 우리 몸의 리듬 체계 안에서 각각의 리듬은 상호 반응하며 서로를 뒷받침해 준다는 것을 확신하고 있었다. 오이뤼트미 움직임을 통해 생성된 빠른 리듬의 강한 자극은 공명을 통해 가장 느린 생체리듬 중 하나인 수면에까지 영향을 미치는데, 수면을 푹 취함으로써 몸을 확실히 쉴 수 있게 한다. 수면을 통해 회복된 몸은 낮 동안 생생하게 깨어 있어서 사고를 예방하는 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다. 

- 우리는 한 가지 방법만으로는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없고 특히 높은 사고율을 낮추기에는 무리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정신적 요소도 똑같이 중요하다고 여겨서 우리는 유능한 산업심리학자인 요하네스 베란 Johannes Beran을 우리 프로젝트 팀에 합류시켜서 건설회사의 관리 팀에 심리 상담을 지원하기로 했다. 건설노동자들의 입장에서 보면 프로젝트가 시작되기 전에 관리자들로부터 프로젝트의 의도를 들은 바도 없을 뿐 아니라 상사로부터 괴상한 지시를 끊임없이 받는다고 느낄 수도 있었다. 이는 대기업에서 흔히 경험할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따라서 우리는 이 심리 상담지원을 '정보 창구 개통'이라 부르기도 했다. 

- 물론 오이뤼트미와 관련된 사회적 상호작용이나 신체운동만으로는 실험의 효과를 입증할 수 없었다. 그래서 우리는 아무런 개입도 하지 않은 제로 그룹 외에 대조군을 뽑아서 다른 실험군에 오이뤼트미 수업을 제공한 것과 마찬가지로 체조 수업을 제공하기로 했다.  


- 앞에서 말한 것처럼 우리는 건설노동자들뿐 아니라 회사 내 건강관리 프로그램이나 학교 내 보건 수업 시간 등 그 외 여러 다른 프로젝트에도 오이뤼트미를 사용하여 수면 리듬을 개선하는데 큰 성공을 거두었다.

- 오이뤼트미는 20세기 초 루돌프 슈타이너와 로라 마이어 스미츠 Lory Maier-Smits가 개발했다. 오늘날 발도르프 학교에서는 학생들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으로 오이뤼트미를 활용하고 있으며 성인들도 테라피의 방법으로 널리 활용하고 있다. 오이뤼트미는 개인별 또는 그룹별로 연습할 수 있다. 다음은 오이뤼트미가 무엇인지 여러분에게 기본 개념을 소개하기 위한 몇 가지 단순한 연습 방법이다. 전문가다운 정확성을 바탕으로 오이뤼트미의 동작을 가르쳐 준 탄야 바움가르트너 Tanja Baumgartner에게 큰 감사를 드린다.

- 옆의 '연습' 페이지에서 두 가지 소리를 내는 동작을 해 봤다면 두 소리에서 느껴지는 감각이 각각 다르다는 것도 알아챘기를 바란다. 오이뤼트미 동작에 관심이 많다면 가까운 곳에 있는 발도르프 학교에 문의해 보기 바란다. 거의 모든 발도르프 학교에는 오이뤼트미 강사가 있고 성인을 위한 오이뤼트미 코스나 오이뤼트미 테라피를 제공하는 경우가 많으니 개인 강습을 받을 수도 있다.  

 

연습 : 소리를 내며 오이뤼르미 시작하기

각각의 소리는 사람들에게 각기 다른 감각을 불러일으킨다. '아 A'라는 소리는 '이'나 '오'라는 소리와는 다른 효과를 불러일으킨다.

오이뤼트미 연습을 위해 편하게 서서 발을 어깨넓이로 벌리고 팔을 느슨하게 늘어뜨린다. 눈을 감고 크고 분명하게 '아'라고 소리 내 보라. 어떤 기분과 감각을 느끼는가?

어떤 일에 놀라게 되면 오이뤼트미가 아니더라도 자연스럽게 '아' 하는 소리가 입에서 나온다. 따라서 오이뤼트미는 '아' 소리를 의식적으로 놀라움의 감정과 연관시킨다. 가슴 앞에 양손을 두고 '아'라는 소리를 내면서 천천히 손과 팔을 커다란 V 모양이 될 때까지 펼쳐 보라.

이제 어떤 느낌이 드는가? '아' 소리에 대한 느낌이 선명해졌는가? 동작을 여러 번 되풀이하면서 이 감각을 좀 더 강렬하게 느껴 보기 바란다. 놀라움의 감정과 당신 안에서 올라오는 느낌을 '아' 소리와 함께 동작에 담아 보라. '아' 소리와 동작이 한 번 끝나고 나서 다시 반복하기 전에 이완한다.


몇 번 '아' 소리를 낸 다음 '이' 소리를 내어 보라. '아' 소리와 비교해서 다른 감각을 느낄 수 있는가? '이' 소리를 낼 때는 오른손이나 왼손을 위로 올려 'I'라는 모양이 될 때까지 죽 뻗는다. 동작을 하는 동안 크고 분명하게 '이'라고 말한다.


 
- 바우피트 프로젝트와 학교 선생과 의료진을 대상으로 한 프로젝트에서 우리는 대부분 그룹 오이뤼트미 동작을 연습하게 했다. 대부분의 동작은 기본동작인데 참가자들끼리의 상호 반응을 필요로 하는 복잡한 단계의 오이뤼트미 동작도 포함되었다.

- 여러분에게 '폭포수'라는 동작을 간단히 소개하겠다. 참가자들은 서로를 위해 충분한 공간이 있는 느슨한 원을 만들어 선다. 두 손으로 구리 막대를 쥐고 있는데 이를 오이뤼트미 동작 중 움직이거나 공중에 던져 올리고 다시 잡기도 한다. 처음에는 구리 막대를 두 손으로 잡고 몸 앞에 수평으로 위치시킨 다음 팔을 천천히 위로 들어 올려서 머리 위로 올라갈 때까지 뻗는다. 그런 다음 약간 뒤로 뻗었다가 다시 어깨높이로 내려서 등 뒤로 구리 막대를 떨어지게 한다. 그런 다음 손을 재빨리 내려 막대를 잡는다. 이제 막대를 왼쪽 앞으로 움직여서 두 번 앞뒤로 돌린 다음 그룹에서 지정된 파트너에게 대각선으로 던진다. 다른 참가자에게 막대를 건네는 동시에 자신에게 건네지는 막대를 잡는다. 그리고 수직으로 잡은 막대를 앞뒤로 돌린 다음 그룹 내 옆 사람에게 건넨다. 이런 식으로 동작을 계속 반복한다. 
폭포수 동작을 진행하면서 6보격의 시와 리듬이 같은 시를 계속 낭송한다. 리듬은 참가자의 동작, 호흡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져야 한다.

- 우리 연구를 통해 알아본 바와 같이 이 같은 동작은 집단이 화합하는 데 큰 도움을 준다. 참가자들은 서로에게 주의를 기울이면서 상대방의 입장이 되어 보고 서로 다른 사람들의 동작을 곁눈질하면서 주변을 인식하는데 그러는 동안 주의력과 마음 챙김 능력이 향상된다. 아마도 이러한 것들이 바우피트 프로젝트에서 본 것처럼 수면의 질을 향상하고 건설 현장에서 사고를 감소시키는 요인이 되었을 것이다. 연습 초기에는 참가자들이 조화를 이루지 못해서 자주 구리 막대가 떨어졌고 이로 인해 노동자들이 짜증 내는 일이 많았다. 하지만 며칠이 지나자 오이뤼트미 그룹의 협업과 조화가 많이 향상되었고 이는 건설 현장에 그대로 반영되었다. 

- 리듬이 끊긴 삶은 고통스러울 수밖에 없는데 우리가 삶의 괴로움을 대하는 데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다. 서구 문화에서는 괴로움과 고통에 너무 큰 의미를 부여한다. 수많은 고통을 견딘 사람은 순교자로서 추앙받거나 높은 존경을 받는다. 고통은 주관적인 문제여서 어떤 사람은 고통을 받고도 삶을 아름다운 것으로 받아들일 수 있지만 다른 사람들에게는 그저 괴로움에 가득 찬 삶일 뿐이다.

- 그렇다고 삶을 고통 속에서만 보내야 할까? 외부 환경이 어떠하건 여러 가지 삶의 고통을 자연스러운 것으로 받아들이고 가능한 한 웃음을 지으며 즐기고 사는 것도 가능하지 않을까? 이제 나는 쓸데없이 자신만의 고통 속에 갇히지 않고 다른 사람들과 세상의 아름다움에 눈을 돌림으로써 괴로움을 종식시킬 수 있는 길로 여러분을 안내하려 한다. 

- 이미 오래전에 동양에서는 이를 위한 중요한 방법을 발견했으며 이것을 '내면의 웃음'이라고 불렀다. 도교 요가를 가르치는 디르크 올리브란트 Dirk Oellibrandt는 한 세미나에서 내면의 웃음을 실천하는 간단한 방법에 대해 알려 주었는데 여러분에게 그 방법을 전수하려고 한다.

- 유머는 괴로움을 잊을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기술이기도 하다. 실제로 많은 위대한 인물들이 비극적인 상황에서 웃음을 잃지 않음으로써 상황을 극복하기도 했다.

- 한 예를 들어 보자. 위대한 생물학자이자 인류학자이기도 했던 그레고리 베이트슨 Gregory Bateson은 매장하는 대신에 화장해서 바다에 뿌려 달라는 유언을 남겼다. 1980년 그가 세상을 떠나자 치료사이자 사회복지사였던 그의 아내 로이스 캐맥 Lois Cammack은 그의 유언대로 골분을 뿌리기 위해 친구들과 함께 배를 타고 태평양으로 나갔다. 그날따라 바람이 꽤 불었는데 로이스가 막 바다에 골분을 뿌리려는 순간 바람이 휙 불어오더니 그녀의 치마를 들추었다. 로이스는 치맛자락을 내리고 웃으면서 말했다. "그레고리, 제발 좀 그만해요!"

 

연습 : 내면의 웃음

가까운 곳에 있는 거울을 가져다 책상 앞에 둔다(화장실 거울을 이용해도 된다). 
책상 앞에 편하게 앉아서 거울을 보라. 어떻게 보이는가?


오른쪽, 왼쪽 집게손가락으로 입꼬리를 조심스럽게 올려 보라. 갑자기 웃음 짓는 것이 너무 과하다고 생각한다면 먼저 한쪽 입꼬리만 올려도 된다. 기분이 좋아지는 것을 느낄 수 있는가? 웃음을 지을 수 있다면 내면의 웃음을 향한 첫 번째 단계에 이미 다다른 것이다. 

내면의 웃음은 마음속에 웃음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이제 마음속으로 웃음을 지어 보라. 입술을 움직여 웃음을 지으면 천천히 웃음이 번지면서 행복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다시 거울을 바라보라. 내면의 웃음이 당신의 입꼬리나 눈에 번져 있지 않은가?

 

 

- 가능한 한 자주 내면의 웃음을 격려하고 허용하라(미국에 입국할 때 안전 요원들 앞에서는 예외로 하는 것이 좋겠다). 다른 예로 길에 서 있을 때나 지하철 안에서 스스로 갑자기 미소를 지어 보라. 멋진 일이 벌어질 것이다. 우연히 당신과 눈이 마주친 상대도 같이 웃어 주는 일 말이다. 처음에는 많은 사람이 미소를 돌려주는 모습에 어리둥절함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우울하고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찡그리고 있던 사람들이 갑자기 당신에게 미소 짓는 표정을 보여 준다고 생각해 보라. 이것이 내면의 웃음이 가진 마법이다. 당신도 한번 시도해 보라. 멋진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

- 건강한 삶의 리듬은 시간을 낼 수 있는 능력과 많은 상관이 있다. 이는 실제로 학습이 가능한 기술이기도 하다. 일단 시간을 만들어 보라. 무엇인가를 하려고 결정했다면 원래 계획했던 것보다 20~30퍼센트 정도 더 많은 시간을 사용해 보라. 예를 들어 쉬는 시간에 대한 계획도 마찬가지다. 당신이 필요하다고 생각한 임무가 있다면 거기에 20~30퍼센트의 휴식 시간을 더해 시간을 계산한다. 일을 할 때는 정성과 주의를 기울인다. 요리를 예로 들어서 자세히 설명해 보자. 무엇인가를 정성과 주의를 다해서 임하고 나면 색다른 경험과 헌신의 결과에 대해 놀라움을 느낄 것이다.  

- 같은 감사의 인사를 여러 번 드리다 보면 스스로의 모습 또는 삶 전체가 변화하는 것을 느낄 것이다. 현재 당신이 누리는 안락한 삶을 위해 얼마나 많은 생명이 함께 일해 왔는지를 알게 될 것이다. 또한 인간의 삶이 얼마나 대단한 선물인지도 깨달을 것이다. 훌륭한 음식 재료를 얻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노력과 고난이 따르는지를 깨닫고 나면 더 이상 식자재 값이 비싸다고 불평하지 않을 것이다. 또한 그 모든 것에 감사하고 깨어 있는 마음으로 대하다 보면 음식을 준비하고 먹는 시간을 훨씬 더 의미 있게 느낄 것이다. 그 시간이야말로 깨어 있는 시간이며 소중한 시간이며 진정으로 살아 있는 시간이다. 

- 역설적인 것은 시간을 들여 현재를 진정으로 느끼고자 하는 사람은 즉시 시간을 좀 더 느긋하게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능력을 개발하다 보면 당신의 삶이 좀 더 리드미컬해진다.

- 사람들이 압박감을 느낄 때보다는 시간이 여유로울 때 서로에게 더 관대해진다는 것을 당신도 알아챘을 것이다. 스트레스에 차서 직원들에게 소리를 지르기 일쑤인 상사를 사적인 자리나 크리스마스 파티에서 만났을 때 그가 세상에서 가장 다정한 사람처럼 행동하는 것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당신은 어떤가? 시간의 강박으로부터 벗어나서 여러 사람과 여유로운 시간을 보낼 때 스스로와 타인에게 어떤 모습을 보이는가? 또 스트레스가 가득한 상황에서 모든 것이 얼마나 힘들게 느껴지는가? 

- 이런 이유로 어떤 사람들은 관리자 일을 그만두고 농부가 되거나 좀 더 시간이 많고 자신이 선택할 수 있는 여지가 많은 일자리로 이직한다. 물론 어떤 경우에는 필연적인 선택일 수도 있지만 그러한 여건이 되지 않는 많은 사람들에게는 일상에서 여유를 가지는 태도가 필요하다. 이는 우리 일상의 경험을 더 풍성하게 하고 직업 세계에서의 만족감을 더해 주며 삶에서 불필요하고 과잉된 것들을 버리는 데 큰 도움을 준다.

- 감사는 만족스러운 삶을 위한 아주 중요한 열쇠이기도 하다. 15년쯤 전에 심리학자인 로버트 A. 에먼스 Robert A. Emmons와 마이클 E. 매컬러 Michael E. McCullough는 여러 연구를 통해 소위 감사 일기를 쓰는 것이 사람들에게 행복이라는 주관적 감정을 증가시키는 데 커다란 역할을 한다는 것을 보여 주었다. 

- 처음에 이들은 학생들로 이루어진 세 개의 그룹을 정해서 10주 동안 세 가지 다른 임무를 수행하도록 했다. 첫 번째 그룹은 일주일에 진정으로 감사할 만한 일을 다섯 가지 쓰도록 했다. 아름다운 일몰이나 친구들의 관대함 또는 삶의 즐거움 등이 그에 속했다. 두 번째 그룹은 주마다 일어난 일 중에서 다섯 가지 불만 사항을 쓰도록 했다. 가령 주차할 때의 어려움이라든지 세금 납부문제 혹은 요리할 때 국수를 태웠다든지 하는 경험들을 쓰게 했다. 세 번째 그룹은 특별한 감정의 개입 없이 매주 다섯 가지 일에 대해 일기를 쓰도록 했다.

- 10주가 지나자 그룹 사이에서 확연한 차이가 보였다. 감사 그룹의 학생들은 다른 그룹의 학생들에 비해 25퍼센트 정도 더 큰 만족감을 표시했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처음에 시작할 때는 모든 그룹의 학생들이 거의 비슷한 활동량을 보였는데 감사 그룹은 일주일에 평균 1시간 30분 정도 더 많이 활동하는 모습을 보였다. 심리학자들은 감사라는 요인이 이토록 큰 차이를 만들어 낸 결과에 무척 놀라며 혼란에 빠졌다. 그래서 이번에는 다른 그룹을 선택해 감사 그룹과는 달리 매주 자신이 다른 학생들보다 잘한 일을 기록하도록 했다. 이는 감사의 표현 없이도 실험의 참가자들이 기분이 더 나아지는지를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연구 결과를 보니 감사그룹만이 월등하게 더 높은 행복 지수를 보였다. 

- 이 실험 참가자들과는 달리 마비 증세나 근육 퇴행 등의 증세를 동반하는 신경근질환에 시달리는 환자를 대상으로 한 다른 연구도 진행되었다. 객관적으로 봐서 이들은 불행할 만한 이유가 많았다. 하지만 3주가 지난 뒤에 이들조차도 감사 의례의 긍정적 효과를 확실히 느낄 수 있었다. 감사 그룹은 전체적으로 삶의 만족도가 높아졌을 뿐 아니라 가까운 미래에 대해 훨씬 긍정적인 태도를 보였고, 건강하고 리듬 있는 삶을 위해 가장 중요한 수면의 질도 높아졌다. 그러므로 긍정적인 면에 집중하면서 감사하게 느끼는 것을 규칙적으로 기록하기를 권한다. 

- 건축가들은 종종 자신들이 만든 건축물이 사회적으로 지대한 영향을 미치기를 기대한다. 아름답고 기능적인 건축 즉 공간의 건축적 디자인을 통해 이들은 세상을 더 나은 모습으로 바꾸고 사람들에게 이로움을 주려고 한다. 실제로 공간은 많은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 사람들의 기분이나 소통 가능성, 만남의 가능성을 좌우할 뿐 아니라 그 밖에도 많은 것에 영향을 미친다. 

- 시간생물학을 적용하는 데 있어서 우리가 목표로 하는 것은 시간을 디자인하는 것이다. 우리는 효율적인 시간대를 창조할 수 있는 힘이 있다. 디자인이 잘된 시간의 리듬은 건축가에 의해 멋지게 디자인된 공간만큼이나 우리의 삶을 멋지게 만들 수 있다. 시간을 통해 우리 인간은 사는 곳을 4차원의 영속적인 공간으로 만들어 낼 수 있다. 3차원은 자연과 건축가가 디자인하는 것이지만 네 번째 차원인 시간은 우리 스스로가 만들어 내는 것이다.

 

- 시간이 아무리 시계 속의 다이얼과 같은 공간적 형태로 표현된다 하더라도 시간은 공간과는 완전히 다른 성질을 가지고 있다.
매우 추상적인 시간도 디지털화된 숫자로 표현할 수 있다. 하지만 이는 시간의 흐름에 대한 전체적인 개괄 능력을 잃어버리게 하고 때로는 시간을 놓치게도 만든다. 

- 리듬의 구성 요소나 흐름을 생각해 본다면 시간을 가장 쉽게 경험하고 이해할 수 있는 방법은 아마도 음악일 것이다. 초기 생리학 서적에서 실제로 청각 감각은 '시간의 실제 감각'이라고 불리기도 했다. 시각 세계에 지나치게 중점을 두고 있는 오늘날의 디지털 문화를 돌아볼 때 인류의 원시 문화에서 분명히 존재했던 인간 의식 내부의 시간에 대한 감각과 섬세한 청각 기능이 이제는 그 중요성에 있어 점점 뒤로 밀려나고 있다. 

- 주위의 자연과 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사람은 아무 생각 없이 지나가는 사람과는 완전히 다르게 풍경을 경험한다. 가령 어떤 장소에서 새가 안절부절못하는 모습을 보이면 곧바로 조깅하는 사람이 나타날 거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이 있다. 또 다른 방향에서 가슴을 설레게 하는 찌르레기의 소리가 들려올 때가 있다. 주의력이 깊은 사람이라면 그쪽 방향에는 육식동물이나 조깅하는 사람이 없다는 것을 잘 알아챌 것이다. 과거에 사람들은 이 같은 소리 환경을 지속적이고 의식적으로 흡수해 왔다. 이는 안전뿐 아니라 사냥에서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 매우 중요한 요소로서 눈으로 보는 것만큼이나 중요한 부분이기도 했다. 

- 소리는 또한 청력을 통해서 메아리와 함께 공간에 접근한다. 눈을 가린 채 소리나 음악을 듣는 경우, 우리가 큰 방에 있을 때의 공간 감각은 좁은 방에 있을 때와 비교하여 아주 다르다. 방 안에서 들리는 소리는 시간이 지나면서 사라진다. 즉 이 소리는 공간과 시간을 연결시키는 것이다. 

- 음악은 특히 주기적인 성질을 가지고 있는데 서구 음악에서 그런 경향을 더욱 잘 볼 수 있다. 악기 소리는 기본적인 음과 배음을 결합한 것이고 모든 부분의 음색은 기본음의 정수를 증식한 것이며 정수가 명확할수록 악기의 소리는 선명하게 들린다. 연구를 통해 음악의 소리 영역과 우리 몸의 소리 영역이 서로 가깝게 연관되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 우리의 귀는 16 헤르츠에서 최대 20,000 헤르츠 범위에서 소리를 듣는다. 이것은 초당 16~20,000회 동안 진동하는 소리의 흐름이다. 그러나 약 16~1,0 00헤르츠의 범위에서만 우리는 음악의 기본 음정을 음악적으로 느낄 수 있다. 반면 1,000 헤르츠 이상 범위의 소리는 배경음으로 전환된다. 약 10~1,0 00헤르츠 영역에서 우리 신경계의 개별 세포와 세포 영역이 아주 많이 반응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즉, 우리의 신경계는 바로 이 음역에서 활발한 전기활동을 보인다. 음악이 스윙 효과를 통한 공명으로 신경계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것이다.

- 그런데 음악에는 개별적 음 외에도 마디 Takt와 박자 Schlag가 있어서 우리의 감상 속도를 결정한다. 전통적으로 개별적 음의 전체 속도를 결정하는 박자는 작곡가가 악보를 만들 때 처음에 표시하는 것이다. 맥박 Puls이라고도 불리는 박자의 속도는 심장박동과 정확하게 일치하는데 그 횟수는 분당 40~200번이다. 음악의 또 다른 기본 시간 구조인 마디는 여러 개의 개별적 음을 하나로 묶는데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4분의 4박자의 경우 네 개의 음표를 하나의 단위에 결합시킨다. 이 같은 4대 1 비율은 밤의 심장박동과 호흡의 비율과도 정확하게 일치한다. 한 번의 호흡에 네 번의 심장박동이 일어난다. 즉 음악에서 박자와 마디의 비율은 심장박동과 호흡의 비율과 일치한다. 

- 우리는 지금까지 신경계의 리듬과 음악과 심장박동, 그리고 호흡의 리듬이 서로 일치한다는 것을 살펴봤다. 이제 신진대사의 느린 리듬에 대해 이야기해 보자. 이 흐름은 몇 분에서 몇 시간까지 여러 가지가 있다. 이 또한 놀라울 정도로 음악과 일치한다. 음악도 짧은 노래는 1분도 채 안 되지만 바그너의 오페라와 같은 긴 곡은 몇 시간씩 이어지기도 한다. 음악을 통해 우리는 생체의 모든 부분이 진동하는 것을 느낄 수 있으며 그런 의미에서 음악은 소리로 듣는 생체리듬이라고도 할 수 있다. 많은 의료 분야에서 음악치료가 성공적으로 활용되고 있고 음악의 효과를 증명하는 과학적 연구 결과가 점점 많아지는 것도 이 사실을 뒷받침한다. 특히 생체리듬에 영향을 받는 호르몬에 대한 의학적 연구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 미래에는 공명이라는 요소와 그에 상응하는 진동 모드, 진동 주파수를 통해 문제가 생긴 유기체를 파악함으로써 치료를 더 손쉽게 할 수 있을 것이다.

- 자연과 인간이 함께 리듬을 만들어 내는 다른 영역도 있다. 하지만 불행히도 그것이 항상 조화롭게 어우러지는 것은 아니다. 이미 언급했듯이 오늘날 원시적인 삶의 형태를 유지하는 많은 사람들에게서 볼 수 있는 것처럼 여전히 시간에 대한 순환적인 시각이 존재한다. 그런데 순환적 시간은 물리학자나 기술자들을 비롯하여 오늘날 일반적인 많은 사람들이 받아들이는 선형적 시간에 비해 점점 더 뒷걸음질하고 있다. 선형적 시간만을 자연에 적용시키면 자연 주기가 깨지고 파괴되면서 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생성과 사라짐, 그리고 새로운 태어남이라는 건강한 흐름 대신에 한쪽에서는 산, 경관, 바다를 마구 해치고, 다른 한쪽에서는 쓰레기와 찌꺼기가 쏟아져 나오는 결과가 발생한다. 둘 다 순환적 시간을 선형으로 만든 결과다. 선형적 시간에 대한 관념은 자연이 수십억 년 동안 형성해 온 순환의 고리를 그대로 유지해야 한다는 생각을 무시한다. 하나의 종말은 자연스럽게 새로운 시작으로 이어진다. 연금술사의 상징이기도 한 뱀(우로보로스Ouroboros)과 마찬가지로, 자신의 꼬리 부분을 물고 있는 시간의 원형은 생겨나고 사라지는 현상이 하나의 고리처럼 연결되어 있다. 

- 우리 유기체는 자연의 일부이기 때문에, 시간을 다루는 데 있어서 우리는 순환적 측면을 중요하게 여기고 포함시켜야 한다. 또한 이 관점에서 인간과 지구의 건강을 위해 시간을 올바르게 활용하려면 리듬을 제대로 다루어야 한다는 것도 명명백백해진다.

- 시간의 건축에 대한 은유적 그림을 더 큰 단위로 확장할 때, 우리는 '시간 풍경 Zeitlandschaft'이라는 개념에 도달하게 된다. 영어로는 캐나다의 작곡가이자 음향 전문가인 머리 셰이퍼 Murray Schafer가 창조한 개념인 '사운드스케이프 soundscape'와 유사하게 '타임스케이프 timescape’라고 부를 수도 있다. 셰이퍼는 우리의 공간 관계에서 시각적 풍경의 그림과 사진은 많지만 음향적 사건의 단서는 거의 없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래서 셰이퍼는 풍경을 청각적으로 기록하고 분석하기 시작했다. 즉 공간을 조용하거나 시끄러운 장소로 분류하고 아름다운 소리가 나는 장소와 해로운 소음이 나는 장소로 나눴다. 사람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그가 파악하게 된 사운드스케이프가 우리의 인식이나 웰빙에 미치는 영향은 풍경의 시각적, 공간적 조건만큼이나 중대한 것이었다. 근사한 공원 옆에 시끄러운 고속도로가 뚫린다면 공원은 더 이상 근사할 수 없다. 마찬가지로 시끄러운 거리의 한복판에 자그마하고 조용한 뒤 뜰이 있다면 마치 사막의 오아시스처럼 우리에게 휴식을 주는 아름다운 사운드스케이프가 되어 준다. 지금까지 전통적인 사운드 스케이프를 지키고 유지하려는 노력은 조경이나 자연의 보존과 유지와 비교하면 매우 미미하다고 볼 수 있다.

- 타임스케이프는 특정한 장소에서 속도에 의해 형성되어 왔다. 타임스케이프를 그리다 보면 사람들이 많은 공간에서는 사람들이 적거나 아예 없는 공간에 비해 훨씬 더 빨리 움직이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래서 휴식을 취하고 싶을 때 조용한 곳을 찾는 것이다. 그곳이 사람들의 개별적 시간을 느긋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 기술적으로 활동성이 강한 곳은 어디나 속도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시간도 가속화된다. 이를 고속도로나 공장 또는 자동화 단계의 공정에서 잘 볼 수 있다. 시계도 개별적인 작업 단계를 정확하게 상호 연결시키기 위해서는 더 빨리 더 정확하게 작동해야 한다. 실제로 기술의 역사를 살펴보면 해시계나 그림자시계에서 시작된 시계가 정확성이 떨어졌던 시계탑에서 나중에는 더 정교해진 진자시계와 전자시계를 지나 수정시계와 원자시계로까지 지속적으로 발전한 것을 알 수 있다.  

- 잠자리를 준비하는 데 돈을 아끼지 말고 고품질의 침대와 침구를 사용하기 바란다. 일단 침대부터 시작해 보자. 건강한 실험대상자들이 각기 다른 재료로 만들어진 침대에서 72시간을 자는 연구를 했는데, 그 결과 견고한 알프스 잣나무 목재로 만든 침대에서 가장 잠을 잘 자는 것으로 밝혀졌다. 매트리스와 침대의 프레임, 베개와 침대보도 거기에 맞추어 배치했다. 합판으로 짜 맞춘, 요즘 대부분의 침대에서 자는 것과 비교하면 알프스 잣나무로 만든 침대에서는 리드미컬하고 규칙적인 숙면과 꿈의 주기가 형성되고 하룻밤의 심박수가 약 3,500회 감소하며 미주신경의 긴장도가 높아지는 등 전체적인 수면의 질이 훨씬 나아졌다. 미주신경의 긴장도는 우리 몸을 감염 위험에서 보호함으로써 건강을 보존해 준다. 또한 심박수가 낮아지면 수면 상태에서 생체조직이 더 빨리 회복된다. 대규모의 연구를 통해 낮은 심박수는 장수와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다른 침대에 비해 알프스 잣나무 목재로 된 침대에서 자는 것이 생체리듬의 질서를 회복하는 데 더 나은 수면 방식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 알프스 잣나무 목재 침대는 객관적인 수면의 질뿐 아니라 주관적으로 느끼는 만족도도 최고였다. 연구 전 실험 대상자들이 자신의 침대에서 수면을 취할 때와 실험 동안 알프스 잣나무 침대에서 수면을 취할 때의 수면의 질을 비교하니 자신의 침대에서 잘 때보다 훨씬 나은 수면의 질을 보였다. 

- 그렇다면 잣나무의 어떤 점이 그토록 놀라운 효과를 가져올까? 캠브라 잣나무라고도 불리는 알프스 잣나무는 오스트리아와 스위스, 독일의 알프스 지역에 자생하는, 저항력이 매우 강한 품종이다. 목재는 광택을 내면 부드럽고 매끈해진다. 이 나무에는 특유의 향을 내는 에테르 오일이 함유되어 있다. 이 오일에 들어 있는 800가지 성분 중 일부는 진정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고지대 산지에서 주로 서식하는 식물들은 대체로 적응성이 뛰어난데 여기에 함유된 적응 촉진 성분이 스트레스를 받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된다고 한다. 이는 전나무나 다른 소나무 종보다 더 높은 산지에서 자라는 알프스 잣나무도 마찬가지다. 이미 오래전부터 사람들은 알프스 잣나무로 만든 침대에서 잠을 더 잘 이룰 수 있다고 믿었으며 같은 목재로 요람을 만들어 아기를 재우곤 했다. 

- 잠에 빠지지만 몇 시간 뒤에 일어나는 수면장애는 밤에 활성화되는 특정 기관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 우리는 간에 대해 이야기한 적이 있다. 간은 해독 기능이 뛰어나서 몸에 해로운 물질을 분해한다. 하지만 이 분해 활동으로 인해 불쾌한 부작용이 일어나고 우리를 잠에서 깨우는 대사성 물질 또한 생성된다. 이 중간체는 얼마 지나지 않아 분해되지만, 일시적으로 우리를 잠에서 깨울 수 있는데 일반적인 건강한 생활 방식만으로 이러한 문제를 줄일 수 있다. 

- 이미 살펴본 바와 같이 기초 휴식과 활동 주기의 통제는 우리의 수면을 좌우한다. 잠이 들면 우리는 40~60분 동안 깊은 수면 상태에 돌입하는데 뇌 대사물질을 제거하는 소위 글림프계 glymphatische System라고 하는 대뇌피질의 채널이 열리고, 그다음에는 첫 번째 꿈의 단계가 따라온다. 그다음에는 다시 두뇌가 청소되는 두 번째 깊은 수면 단계가 따른다. 그 후 다시 꿈의 단계가 찾아오고 그런 식으로 수면은 지속된다. 렘 수면 단계에서는 깨기 쉽기 때문에 통잠을 못 이루는 경우가 생기기도 한다. 우리가 밤에 화장실에 가야 할 때 보통 이 단계에서 깨게 되는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전의 꿈을 기억할 수 있다. 또한 간이 활성화될 때 잠에서 깨기도 한다. 하지만 다시 잠에 빠지려고 할 때 두뇌가 여전히 렘 단계에 있다면 다시 잠들기가 쉽지 않을 수 있다. 다시 잠들 만큼 피곤하지 않다고 여겨지면 호흡 명상을 통해 다시 잠을 청하거나 조용하게 책을 읽으며 다시 피곤해지기를 기다리면 된다. 이때 위안이 되는 사실은 피로감이 다시 찾아온다는 것이다. 보통은 몇 분에서 최대 45분 정도가 소요된다. 피로감이 다시 엄습해 오면 책을 옆으로 치우고 조명을 끈 다음 잠들면 된다. 생체학에 대한 지식이 있다면 밤에 깨어나는 것을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 반드시 피곤함의 단계가 다시 찾아오기 때문이다.

- 1,000성급 호텔(수천 개의 별이 빛나는 하늘이 보이는 야외를 의미 - 옮긴이)에서 자려면 지나치게 많은 장비는 필요 없지만 장비가 어느 정도는 고급이어야 한다. 정원이나 테라스에서 야외 취침을 할 수도 있지만 안정되고 따뜻한 침구(예를 들어 ISO 매트)를 갖추는 것이 좋다. 집에서 처음으로 야외 취침을 한 뒤 아침에 추위에 시달리거나 완전히 지쳐 버리면 곤란하기 때문이다. 특히 파우데 Vaude의 드림 매트는 100유로 정도면 구매가 가능한데 편의성 테스트에서 매우 좋은 점수를 받았다. 당신이 더 젊고 편리한 생활에 과도하게 집착하지 않는다면 테름-아-레스트 Therm-A-Rest와 같이 더 저렴한 가격에 덜 두꺼운 매트도 있다. 밤의 추위에 대비해서 훌륭한 침낭을 갖추는 것도 좋다. 땀 흘릴 경우를 대비해서 안쪽 소재가 면제품으로 된 침낭을 선택하라. 멋진 모델 중 하나는 면직물과 거위털로 된 노르디스크 Nordisk의 젤마 Selma다. 여러 단계의 온도에 대비한 제품이 있으니 얼마나 아늑하고 따뜻한 제품을 원하는지 여러분이 선택하라. 

- 자연에서 활동할 일이 있다면 주머니칼이 매우 큰 도움을 줄 것이다. 풀이나 나무를 자르거나 조각할 때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화재 훈련을 하거나 나무껍질을 벗겨 내는 데 사용하기도 한다. 칼을 사용할 때 발생할 수 있는 원치 않는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잠금식 날이 좋다. 가장 단순하고 좋은 품질의 칼로 프랑스 회사 오피넬 Opinel의 칼을 들 수 있다. 가볍고 다양한 크기의 제품을 12유로부터 구입할 수 있다. 어린이를 위해 제작한 끝이 둥근 칼도 있다. 빅토리녹스 Victorinox사에서 제조한 스위스 나이프는 20~80유로의 가격대이며 핀셋, 병따개, 작은 톱과 같은 유용한 도구가 많지만 일반적으로는 잠금장치가 따로 없다. 

- 특히 손에 쥐기 편하고 오랫동안 칼날이 무뎌지지 않는 좋은 칼을 노르웨이의 헬레 Helle사가 생산하고 있다. '스칼라 Skala'와 같은 주머니칼은 품질이 뛰어나며 오랫동안 만족스럽게 사용할 수 있다. 칼날에 잠금장치가 있지만 매우 예리해서 특별히 조심해서 다루어야 한다.

- 식사도 스스로 간단하게 준비해서 해결해야 된다. 그는 자연스럽게 그 흐름을 따르기로 했다.
하이킹 첫날 그는 그동안 누려 온 현대의 편리한 삶을 한꺼번에 포기하는 것이 그리 쉽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 하지만 곧 그는 자신 안에서 생명력이 되살아나는 것을 느꼈고 나뭇가지 사이를 재잘거리며 날아다니는 새들에게서 기쁨을 느끼고 졸졸 흐르는 시냇물을 마시는 즐거움을 누릴 수 있게 되었다. 목이 마르면 신선한 소나무잎을 따서 기분 좋은 떫은맛을 느끼며 다음 식사 때까지 배고픔도 잠재울 수 있었다. 그는 비로소 수 세기 동안 세상을 여행하던 사람들이 누렸던 그 모든 것들을 되찾을 수 있었다. 저녁이 되면 완전히 탈진해 쉽게 곯아떨어져 잠들었다. 아침이 되면 꿈조차 기억나지 않았다. 

- 하이킹 마지막 날 그는 다시 꿈을 꾸었다. 큰 도시의 한 모퉁이에 서서 그는 어떤 장소를 애타게 찾고 있었다. 하늘에서 커다란 눈송이가 펄펄 내리고 가게가 크리스마스 분위기로 장식되어 있는 걸 보니 크리스마스 시즌인 것 같았다. 그는 약속 장소로 가야겠다고 생각했지만 그곳이 어딘지를 찾을 수 없었다. 그때 거리한 모퉁이에서 한 손에는 그림 카드 뭉치를, 다른 손에는 동전이 담긴 모자를 든 작은 소녀가 나타났다. 급하게 지나가던 그는 문득 소녀가 자신을 빤히 보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는 주머니에서 동전을 꺼내어 소녀의 모자 안에 던져 넣었다.
소녀는 살짝 고개 숙여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말했다.

"잠깐만요. 아저씨. 제가 보여 드릴 게 있어요."

그런 다음 소녀는 바닥에서 그림 카드 한 장을 주워서 그에게 보여 주었다.

"혹시 눈송이를 자세히 본 적이 있으세요?"

검은색으로 된 카드의 한가운데에는 커다란 눈송이가 빛나고 있었다.

"자세히 한번 보세요. 눈송이의 한쪽 끝에서 다른 쪽 끝까지 이르는 길은 아주 짧아요. 하지만 눈송이 끄트머리 하나하나를 다 더듬어 가다 보면 그 길 안에서 수많은 것을 만나게 될 거예요." 

- 남자는 다시 깨어났다. 하지만 이번에는 매우 중요한 무엇인가를 깨달은 듯한 느낌이 들었다. 더 이상 약속 장소를 찾아 헤맬 필요가 없었다. 비로소 자신에게 도달했기 때문이었다. 그가 찾아 헤매던 것은 거대한 어떤 것이 아니라 아주 소소한 것이었다. 그의 삶은 눈송이 하나에 모두 담겨 있었다. 그는 정신없이 바쁘게 눈송이 이곳저곳을 살펴보는 삶을 선택할 수도 있고, 느긋한 시간을 보내며 모서리 하나하나를 살펴보고 그것들의 아름다움을 만끽하는 삶을 선택할 수도 있다. 후자를 선택한다고 해서 삶이 더 오래 연장된다고는 누구도 확실히 말할 수 없다. 하지만 삶의 질이 훨씬 좋아진다는 것은 장담할 수 있다. 

- 그리하여 남자는 그때부터 지그재그로 바삐 오가는 삶 대신 눈송이의 삶을 선택하기로 마음먹었다. 어느 때 어떤 순간에도 느긋하게 살기로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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