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자 : 일링스
출판 : 재담미디어
출간 : 22.11.30 - 23.06.02 - 23.12.22
책이 참 곱다.
표지 색감, 질감, 책을 제본한 내지 실마저 '홍실'이다.
인연을 잇는 붉은 실,
영수와 신선들의 옷감을 수(修, 繡)하는 붉은 실,
그리고,
하홍실.
그림체나 색감이 아무래도 여성 취향에 가깝긴 하지만, -또 내용 전개상 여러 연애가 중심이 되긴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보다 많은 이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무엇보다 이야기가 재미있다.
그림이 수려하고, 우리 옛 문화나 설화, 신수들이 등장한다는 것도 매력적이지만.
캐릭터들의 관계성이나 소소한 일상, 나름의 고민과 갈등들의 완급조절이 일품.
전반적인 긴장감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환상물이라 개연성은 가끔 떨어지기도 하지만- 이어지는 이야기들이, 바느질의 한 땀 한 땀처럼 전체를 잇고 수 놓는다.
(다만 서왕모의 밤은 조금 뜬금없기도 했는데, 양면성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거겠지...? 아니면 해당 화의 연재 시기가 여름이었나...?)
클리셰들을 적절히 활용하기도 하고, 부러 비틀기도 하지만
결국은 웃을 수 있는 이야기라 좋았다.
새삼스런 깨달음도 몇 가지 얻었고.
추천.
TMI
- 초월적 남자주인공의 희생, 헌신, 죽음과 이어지는 인연의 끈은 이미 오래된 한국인의 정서다.
- 그런 점에서 <케이팝 데몬 헌터스>와도 조금은 닮아 있는 기본 구조. 한국인의 신파 매운맛
- 하지만 아는 맛이 더 무섭다.
- 나 까만 거 좋아했네...
- 이상하다... 깐 봉 좋긴 한데... 남긴 건 천야네...
- 황이 아주 귀엽습니다. ... 발췌는 하나도 없지만, 진짜 귀엽습니다.
- 노군도 <백귀야행>의 모 씨를 닮은 것이 아주 매력적입니다. ... 발췌는 하나도 없지만, 트레이닝복도 잘 어울리고 진짜입니다.


- "네가 문을 두드린 거야? 귀엽게 생겼네. 영수 같은데... 물 좀 줄까? 길을 잃었어? 잠깐 들어올래?"
- "나는 봉이요. 선계에서 도망쳤소."
"말을 했어?"
"나를 숨겨주시오."
"???"
"숨·겨·주·시·오."
- "그리고 요깃거리도 좀 주시오."


- "당신의 욕망인 나는 나의 본분에 충실하겠다. 성군의 아비가 되어주지."
- 옥황상제의 분신, 노천야


- "왜 같이... 아니, 그보다 어떻게 들어왔죠?"
"이분이 열어줬습니다. 하은침 씨는 어디 있어요?"

- "제 운명은 제 손에 있습니다. 어떤지 두고 보세요."



- "내가 진심으로 원하는 것?"
"그래. 한치의 거짓 없이 참으로 갈망하는 것."
- "하홍실. 하홍실... 쓸데없는 희망은 마음을 나락으로 떨어지게 하는구나."




- "이 정도면 문제없겠지?"
- '깜짝이야...'
"그래, 원하던 것은 찾았는가?"
"그거 진짜지? 정말 원하는 것이 있는 곳으로 보내주는 거지?"
"물론. 그러니 내가 지금 네 앞에 있는 거겠지."
"넌 진짜 입을 열면 안 돼."
- "차라리 친구는 어때? 네 도움을 받았으니 친구 정도는..."
- "자신이 좋아하는 여인과 벗을 삼는 얼간이도 있더냐? 나는 거짓으로 네 옆에 있을 만큼 어중간한 마음이 아니다."
"그럼 나보고 어쩌라고? 나는 나 하나로도 버거운 사람이라고."
"그냥 있으면 된다. 나 혼자 애면글면하며 마음 태우다, 절망하다, 노여워하다, 슬퍼하는 세월을 보내면 되는 것이다."
"야, 너는 진짜! 동정심 유발을 이 어디서 배운 거야?"



- "내가 추악하다 했더냐? 내가 더럽다고 했더냐? 나는 망(望)에서 태어났다."
- "그리하여 나는 갈망한다.
그리하여 나는 욕망하고
그리하여 나는,
소망한다."
- "그게 내가 존재하는 이유이고, 너와 내가 다른 이유이다. 나의 쓰임은 내가 바라는 한없어지지 않는다. 영원히."



- " 되돌릴 수 없다. 네 말대로 내가 먼저 가다니."
"제발 멈추라고!"
"누군가를 사랑할 것이냐? 쓸데없는 놈팡이와 연애 놀음을 할 것이야?"
"그딴 헛소린 집어치우고 멈춰!!!!"
"네 옆에 다른 놈이 있을 생각을 하니 눈이 쉽게 감기질 않는군."
- "연모하였다. 아무리 생각해 보아도 연모하였다."
- "수백 겁의 세월을 악착같이 버틴 대가가 이것이라면..."
- "충분하다."


- 나의 잘못이다.
숨긴다고 숨겨지는 것이 아니고,
외면한다고 없어지는 것이 아니었다.
- 처음부터 모두 스스로 감내해야 했음을 지금에서야 알게 되니, 어리석고 어리석도다.


- '갑자기 가슴이 뛰고 눈물이 날 거 같구나.'
"기다리고 있었다."
"네? 우리가 아는 사이인가요?!"
- "예쁘게 하고 기다리라고 해놓고는 기억을 못 해?!"
"?"
"드디어 만났으니,"
- "이번 생에선 다시는 놓지 않을 거야."

이후로 그들은
<수린당-비늘 고치는 집> 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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