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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시 케이코] 남자의 일생 1-4 (완)

활자가 흐르는 이야기/Book1

by 일루젼 2026. 2. 5. 0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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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니시 케이코 / 최윤정
출판 : 시리얼
출간 : 2011.04.15


저자 : 니시 케이코 / 최윤정
출판 : 시리얼
출간 : 2011.06.25


저자 : 니시 케이코 / 최윤정
출판 : 시리얼
출간 : 2011.11.25


저자 : 니시 케이코 / 최윤정
출판 : 시리얼
출간 : 2013.05.15


           


<남자의 일생>은 어쩌다 가지고 있게 된 건지 잘 
모르겠다.

어째서인지 비닐 포장도 벗기지 않은 세트가 책장에서 툭 튀어나왔다.

영화도 제작되었다는데 전혀 모르겠고, 내가 구매했을 법하지 않은 화풍이라 작가의 다른 작품들까지 살펴봤지만 접점이 전혀 없다.   

혹시 <세키네 씨의 사랑>과 착각했었나 싶어 살펴봤지만 구매 이력도 아예 없고.

이상한 일이다. 

 

그대로 처분하려다 한번 읽어라도 봐야지 싶어 일독했다. 

 

아무래도 15년도 전에 발표된 작품이다 보니 지금의 시대상과는 맞지 않는 면이 많지만, 생각해 볼만한 지점들이 있었다. 

 

첫째로는 직장을 정리하고 고향이나 본가로 돌아가 조용하게 지내려는 젊은 층의 욕구. 

아직도 정규직 위주의 고용체계를 유지하고 있는 일본은, 고용 안정성의 반대급부로 퇴직이나 이직이 매우 힘든 편이라고 한다. 이 작품의 주인공인 츠구미는 재택근무로 전환할 뿐이니 조금 다른 경우긴 하지만 - 작품 내의 츠구미는 직장과 직책을 유지하며 지역 사회 발전에도 힘쏟는 유능한 여성으로 나온다-, 정식 취업 자체를 기피하는 프리터족들이 늘어난 현재 일본의 상황과 겹쳐볼 만한 부분이라고 느꼈다.    

 

둘째로는 본문에도 등장하는 '파더 콤플렉스', 즉 엘렉트라 콤플렉스와 오이디푸스 콤플렉스.

작가는 사이온지라는 캐릭터를 '파더 콤플렉스'라 칭하며, 독립적인 편인 츠구미와 대조하려 했던 것 같다. 물론 츠구미가 계속 유부남이나 나이 차가 많이 나는 사람 같은, 마치 아버지를 연상케 하는 어른스러운 남성에게 이끌렸다는 점이나 안정적인 관계를 두려워했다는 묘사에서 그녀 역시 '파더 콤플렉스'의 변주였다고 해석하는 것도 가능하다. 하지만 모든 것을 연인에게 기대려 하는 것과는 조금 다른- 자신이 생각하는 이상향을 이성에게 투영하여 부모와도 같은 무조건적인 사랑을 꿈꾸는 것은 사실 두 주인공 다 마찬가지다. 40대의 선생님을 연모했던 20대의 청년이, 50대가 된 후 그 손녀와 하는 연애라니. 

 

셋째 -정확하게는 둘째에서 파생되는- 로는 나이를 짐작키 어렵게 하는 화풍. 이건 당시 일본에서 크게 대두되었던 '마케이누' -비혼으로 혼자 사는 여성층-라는 비난 섞인 표현에 대한 반발은 아니었을까 싶다. 4-50대의 카이에다는 완전한 노년의 모습대로 그리지만, 회상 장면에서 40대였을 할머니 토와는 무척 젊어 보이게 등장한다. 여주인공과의 나이 차이를 극명하게 보여주기 위해서였다기에는, 츠구미 또한 30대 중반이라기엔 상당히 어려 보이는 외모다. 

 

넷째로 혼외 관계에 대해 다소 자유롭게 표현하고 있다는 점. 다만 이 점에 대해서는 이 작품 외에도 다수의 일본 작품에서 한국과는 조금 다른 정서를 느낄 수 있다는 점도 참고할 것.

 

끝으로 상기의 내용들을 동시에 살펴볼 때, '마케이누'와는 반대로 '초식계' -연애에 큰 비중을 두지 않는 남성층- 에 대한 인식도 살짝 느껴진다.   

라는 것들은 모두 개인적인 생각이고, 감상하는 사람에 따라 다른 것들을 느끼고 생각하게 되지 않을까 한다. 

내게는 10년 전 일본의 분위기와 지금의 현실을 함께 겹쳐볼 수 있었던 작품이었다. 

아, 겔랑의 '샬리마'와 동일한 조향사가 조향했다는 '미치코'를 시향해보고 싶어졌다는 점도 추가. 

끝. 

 


   

 

- "어제 낮에 도착해 보니, 장례식 수배부터 음식 준비까지 다 되어 있더라고. 물론 일할 사람이 츠구미 혼자 밖에 없기도 했지만."

"걘 애가 너무 똑똑해. 좀 맹한 구석도 있으면 좋으련만."

- "저 아이도 이제 30대 중반이니, 이런저런 생각할 게 많았겠죠."

- "그렇게 따지만 난 네 '윗밭'이 더 좋다. 하지만 유언인걸 어쩌겠어. 안 그러냐, 쿄코?"

"쿄코야 작긴 해도 제일 팔기 쉬운 곳을 받았으니까."

'... 시작된 건가...'

"술은 그만 내가는 게 좋겠어."

"네. 그럼 보리차를 내놓을까요?"

"너 이거 어제 미리 끓여둔 거니?"

"... 네."

 

- "츠구미, 넌 너무 싹싹해서 탈이야. 좀 비는 구석이 있으면 좋을 텐데. 남자 친구는 없니?"

"없어요."

"사귀고 싶다는 생각도 않는 거 아니야? '혼자가 좋다'며. 세상 사는 게 그런 게 아니야. 뭐, 어차피 네 인생이지만."

 

- 컴퓨터만 있으면 이 일, 집에서도 할 수 있는데. 

나 그렇게 할까.

회의는 전화 회선으로 참석할 수 있고. 마음만 먹으면 산속 깊은 곳에 은거할 수도 있을 텐데.

 

- "차라리 잘됐잖아? 어제도 말했지만, 여자 혼자 지내는 것보다 정해진 상대와 함께 산다고 하는 편이 주위에서도 안심할 거라고. 아니야? 게다가 자넨, 노처녀긴 해도 아직 젊은 여자니까."

 

- "저기, 뭐 좀 물어봐도 될까요?"

"좋아, 뭔데?"

"할머니와는, 어떤 사이였죠?"

"... 어제 말했다시피, 난 학생이었고 자네 조모님은 선생님. 끝. 그 이상은, 자네에게 설명할 생각 없는데. -그저, 모든 것은 과거일 뿐이야. 자네 조모님도, 이젠 세상에 없고."

 

- "네가 무슨 생각하는지 알겠다."

"엑?"

"모든 게 뜻대로 되지 않을지 모르지만, 일단 아빠한테 말은 해둘게. 실은 그걸 물어보고 오라고 해서. 좋은 사람이더라. 상냥해 보이고. 나이가 좀 들긴 했지만 네겐 그 정도가 딱 좋아. 그럼 사십구재 때 보자."

"... 아니. 저기."

 

- '철학형'.

예전에 사주 보는 사람이 가르쳐 준 적이 있다.

뼈가 앙상하고, 혈관이 튀어나온 손. 이런 사람은 신경질적이고, 학구파다.

 

- "처자식이 있는 유부남일 게 뻔해. 넌 대개 그랬잖아."

"그렇게 보이진 않던데."

"남자는 호적 떼서 직접 확인하기 전까진 모르는 거라고."
"그래, 덕분에 호된 꼴을 당하긴 했지."

 

- "나, 그동안 내내 머리가 깨지게 생각했는데, 역시 난 '행복'이 뭔지 잘 모르겠어. 하지만, 이 나이 먹도록 살아오면서, 나의 싫은 점이라든가 못난 면을, 부정하기도 이젠... 지쳤어."

 

- "... 불이나 좀 켜지."

"... 죽고 싶어..."

"어떻게 죽을 건데?"

"... 뭐든 상관없어요. 뒷마당 나무에서라도 뛰어내려 죽고 싶어."

"뛰어내릴 거면 여기 들어가서 뛰어내려. 자네 크기면 딱 맞을 거야. 청소가 보통 일이 아니거든."

 

- 70l짜리 봉투에 들어가는 인생이라...

 

- 30대도 중반이 지난 어느 날, 할머니가 돌아가셨고.

어쩌다 보니 그 집에 내가 머물게 되었다. 

그리고 무슨 조화인지, 할머니에게서 열쇠를 받았다는 (무례한) 대학 교수가 별채에 들어앉았다. 

조용히 농사와 염색 일로 소일 하던 할머니가, 20살도 더 어린 학생에게 어째서 열쇠를 준 건지, 그는 전혀 말해주려 하지 않는다-.

 

- "'써주지 않으면 죽겠다'고 했거든요."

"분명히 말해두는데, 내가 자네를 조수로 쓰는 건 어디까지나 일을 잘하기 때문이야. 자네가 내 스트레스가 될 것 같으면 필요 없네."

 

- "사이온지 군에게 들키고 싶지 않다는 이유가 뭐지? 자네가 아무렇지 않다면 그녀가 집에 오든 말든 상관없을 텐데."

"... 나, ... 못해요."

"뭘?"

"... 할머니의 애인이었던 사람, 게다가 연상도 한참 연상인 사람과 뭔가를 한다는 게 엄두가 안 나요." 

"좋아해도?"

 

- "... 나, 당신과 결혼할 생각 없어요."

"자넨 바보야. 왜 자신의 직감에 솔직하지 못하는 거지? 난 자네가 좋아. 결혼하자."

"... 곤란해요."

"뭐가 곤란한데. 토와 씨는 이미 없다고."

"... 날, 좋아하지 말아요..."

"... 왜?"

"... 무서워."

 

- "... 알았어. 그럼, 지금부터 난 카이에다가 아니라 지나가던 친절한 아저씨야. 자네가 우는 이유는 묻지 않겠어. 대신 기대 울 수 있는 가슴을 빌려줄 순 있지."

 

- "사이온지 군 말이야? 그게 무슨 잔인한 짓이야. 더할 나위 없이 친절한 거지. 생각도 없으면서 희망을 품게 하는 게 훨씬 더 잔인한 거라고. ... 그녀는 해고해야겠어."

"직장을 빼앗는 건 별개의 문제 아닌가요..."

"단둘이서 일을 하는데 공과 사를 혼동하게 됐으니, 더는 안 되지. 그녀는 파파콤플렉스야. 자기가 어리광 부릴 수 있는 상대라면 사실 누구든 상관없지. 그 사실을 본인이 깨닫지 못하는 한, 그 아이는 행복해질 수 없어."


- "츠구미도 그렇지, 왜 그런 사람이 좋을까? 늙수그레한 아저씨잖아?"
"난 사람을 나이로 판단하지 않아요."

"... 뭐, 좋아. 그래서 그 아저씨가 당신에게 뭘 해주지? 오늘도 이렇게 버려두고 갔잖아. ... 가령 나라면 이렇게, 당신을 챙겨줄 수 있는데. 오, 츠구미 샌드위치다. 이거 먹어야겠다. 맛있거든, 츠구미 요리."

 

- "츠구미는 뭐든 잘한단 말야. 뭐든 혼자서. 하지만... 그런 여자의 아픔이랄까. 외로움이랄까. 나 같은 사람은 절대 이해할 수 없을 거야. 어차피 무리란 거 알고 있고. 짝사랑으로 끝나리란 것도 알아. 그래도 상관없다고 생각하고..."

 

- "좋아하는 사람을 좇는 행복도 있지 않을까요?"

"그런 게 무슨 행복이야."

"... 카이에다 씨의 행복은, ... 뭐죠?"

 

- "지금 이러고 있는 거."

 

- "... 나 예전에..."

"그만 됐어. 자네 과거 얘기 따위. 관심 없어. 행복 얘길 하면서 자네는 꼭 고개를 숙이는군. 과거로는 돌아갈 수 없는데. 어째서 눈앞에 있는 날 보지 않는 거지? 츠구미. 난, 널 혼자 두지 않아."

 

- '... 보름달이다.'

 

- [... 미안해, 나 아무래도 가족에게 돌아가야겠어.]

라는 내용일 거야. '카이에다 사요코' 씨한테서 온 편지.

백보 양보한다 해도.

[... 이걸 어쩐다. 자네와의 일을 마누라가 눈치챈 것 같아.]

... 뭐, 그런 거겠지. 익숙한 일이긴 하지만.

아무리 각오하고 각오해도.

이 순간은 참 아파.

 

 

 

 

- "... 부인. 가족에게로 돌아오라는 편지 아닌가요?"

"... 내용은, 날 키워준 분이 돌아가셨다는 소식이야."

"... 네?"

"'카이에다 사요코'는 내 호적상 누나. 가져가서 읽어보라고. ... 이봐. ... 정말이지, 사실을 믿지 않는 건... 이미 자네의 신앙이군."

 

- "자네가 묻지 않았으니까. 아니면, 처음부터 '시시콜콜' 모든 얘길 다 했어야 했던 건가?"

 

- 아... 그렇지. 그냥 물어보면 되는 거구나.

 

- "... 왜 그런 말을 했어요? 마코토 군... 카이에다 씨가 자길 미워하는 게 아닐까 하던데. 왜 하필 그런 얘길..."

"날 좋아하지 않아도 상관없어. [그래, 틀림없이 돌아올 거야]라고 했다가 돌아오지 않으면 어쩔 거지? 그게 더 잔인한 거 아닌가?"

"... 그건, 그럴지도 모르지만..."

 

- "자넨 날 좋아해. 나도 자네가 좋고. 그거면 족한데, 뭐가 이렇게 복잡하지?"

"... 우린, 맞지 않을지도 몰라요."

"... 최근에야 알았는데. 자네 마음속에는 빠지지 않는 딱딱한 가시가 박혀 있어. 그게 뭔지는 상관없어. 그저 난 그게 빠지길 기다릴 뿐이야. 하지만,"

 

 

 

 

- "내겐 자네만큼 시간이 많지 않아."

 

- "... 어디 가나?"

"장 보러요."

"여행용 가방을 들고?"

"여행 가서 청어 좀 사 올게요."

 

- "알겠습니다. 그럼 내일이라도 당장 시청에 가서."

"오늘 저녁에 가세요. 혼인신고는 하루 종일 받으니까."

"잠... 잠깐... 내... 내 감정은...?!"

"네 감정 챙기다간 한도 끝도 없겠어! 친척들도 잠자코 있긴 하지만 다들 네 걱정이라고! 사십구재 전까지 호적 정리 해 둬! -말이 좀 이상하지만!-"

"... 아니, 엄마. 나... 이 사람과는 안 지도 얼마 안 됐는데..."

"할머니를 오랫동안 좋아했던 사람이라니 괜찮아! 유산이다 생각하고 받아 챙겨."

"... 훌륭하십니다. 어머니는 뭘 좀 아시는군요!"

"내 얘긴 다 했다. 멜론 사다 놨으니 냉장고에서 꺼내 와."

 

 

 

 

- "갈 거예요?"

"응?"

"시청."

"자네가 좋다면 가지."

"..."

"자네는 정말 고지식한 사람이야. 뭐든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지. 그러면 인생이 고달퍼."

 

- ... 가령... 내가 지금 20살 내외였다면. 

이 손을 손에 넣고 싶다는 이유만으로, 결혼했을지 몰라.

이제 그런 이유로 결혼할 수 있을 만큼, 난 세상을 모르는 철부지가 아니다. 어른의 결혼에는, 그것도 있어야 하고 저것도 있어야 하고...

 

- "... 왜, 왜 그렇게 결혼을 서두르는 거죠? 내... 내 감정은..."

"... 어머님도 말을 하셨지만, 자네의 그 '행복 타령', 난 장단 맞춰줄 생각 없어. 알겠어? 난 '결혼하자'고 할 뿐이지 '행복하자'는 소린 안 해."

"... 해, 행복하지 않은 결혼이 무슨 의미가 있죠?"

"알 게 뭐야. '행복론'은 내 전공이 아니거든. 아니면 뭐야? 터무니없는 공수표라도 남발할까? '평생 행복하게 해 줄게'라느니. -자네 몇 살이야, 22살인가?- 뭐, 돈 드는 건 아니니 원한다면 해줄 수도 있지만." 

 

- "... 이, 입고 갈 옷이 없어서요..."

"걱정 마. 그럴 줄 알고 아까 기모노 만드는 일 하는 옛 지인한테 부탁해 놨어."

 

- "... 내가 말씀드릴 일은 아니라고 생각해 그동안 잠자코 있었지만, 이젠 말해야겠어요... 츠구미 씨는... 선생님에게 사랑받는 걸 너무 당연하게 여겨요."

 

- "'곤란'해요. 테츠시 군한텐 대충 얼버무렸지만, 결혼식 전날 같은 미묘한 때에."

"어디 갔었는지 안 묻나?"

"... 눈치 없게 그런 걸 왜요."

"성숙한 여자의 여유로군."

"... 돌아올 것을 알았으니까요."

 

- "'곤란해요'가 아니라 '싫다'고 해야지."

"... '싫어요'. 그런 말 하는 거."

"... 뻣뻣하긴."

 

- "... 용서해줄래요? 어젯밤, 사실은 다른 곳에서 선생님과 작별 인사 했던 거."

"... 용서하든 용서하지 않든, 식은 벌써 시작됐는걸... 응?"

"신이 아니라, 당신에게 맹세할게요. 좋은 아내가 될지 어떨지는 모르겠지만, 나, 앞으로 테츠시 씨 곁에 쭉 있을 거예요. 함께 무덤에 들어갈 때까지."

 

- "왜요? 난 선생님을 이렇게 좋아하는데! 난생처음 좋아하게 된 사람인데! 선생님도 남편보다 날 더 좋아하잖아요!"

"... 좋고 싫고가 다가 아니야. 결혼이란 건..."

"... 무슨 말인지 모르겠어요, 난... 왜 제일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 있으면 안 되는 거죠?"

 

- "... 선생님, 나랑 이대로 도쿄로 가요. ... 아니, 이젠 다른 생각은 하지 말아요, 일단. 아직 기차 끊기지 않았잖아요. 돈은 있어요."

"안돼... 못 해. 난 그럴 수..."

"아무 말도 마세요. 아무 말도..."

"..."

"할무니...?"

 

- '... 선생님 향수... 이건 아마 '미츠코'.'

 

- "... 네에. 그 무렵엔 몇 번 있었던가 봐요. 이혼을 한 건 아니라 날 이곳에 맡겨둔 적이."

"힘들었나?"

"... 글쎄요. 할머니를 좋아하긴 했지만... 아무래도 외로웠으려나."

"그래. 그럼 이젠 기억하지 않아도 돼."

"... 카이에다 씨."

"응?"

"나랑 할머니 중에 누가 더 좋아요?"

"... 응?"

 

- ... 사실은 어렴풋이 기억나는 게 있다. 할머니가 웬일로 향수를 뿌린 날이 있었다는 것...

 

- "... 어서 오세요."

"응. 어디 갔었는지 안 묻나?"

"... 됐어요. 어딜 가든, 돌아오기만 하면 되니까. 차 드릴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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