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이 작품을 알게 된 것은 동명의 드라마를 통해서였다.
아직 시즌1밖에 보지 않았지만 '마츠시게 유타카'의 '고로'는 상당히 유쾌하고 매력적인 캐릭터다.
그 매력이 캐릭터 본연의 것인지, 배우의 것인지 궁금해져 원작을 찾아본 것.
드라마가 여러 시즌이 있어 원작 만화도 시리즈일 줄 알았는데 의외로 단권이었다.
(그리고 번역에 관해 상당한 혹평이 있던데 증보판으로 읽어서 그런지 나는 뭐 그럭저럭 괜찮았다)
개인적으로 드라마의 '고로'는 만화의 '고로'와는 다른 캐릭터라고 본다.
좀 더 활동적이고, 좀 더 감정 표현이 솔직하다.
원작이 음식의 맛에 대해서건 에피소드에 대해서건 여운을 주는 정도의 표현만으로 멈추는 것과는 또 다르다.
어느 쪽이 맞다고는 할 수 없지만 나로서는 원작 쪽의 손을 들어주고 싶다.
'어떻게 살아야 할까'에 대한 잡념이 많아졌다.
그래서인지 뭔가를 접할 때도 드러난 스토리를 넋놓고 따라가던 전과는 달리 '이런 삶은 어떨까'라는 생각을 한 번씩 하게 된다.
'고로'처럼 살고 싶은 마음이 강렬하지만 여성의 경우는 어떤 그림일까 생각해보면 조금 멈칫하게 된다.
그런 주저함까지도 날려버릴 수 있는 당당함이 있어야 하는데....
'이건 아니다'는 잔 속의 얼음이 깨지듯 한순간에 쨍-하고 왔는데
'이게 맞다'는 어째서 아지랑이만큼도 보이지 않는걸까.
맛있는 거 먹고 싶다.
- 결혼도 마찬가지지만, 섣불리 점포를 얻었다가는 지켜야 할 것들이 너무 많아진다. 그러면 삶은 무거워질 수밖에 없다. 남자는 본능적으로 자기 몸 하나면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19p)
- 혼자서 청주를 마실 때 드는 독특한 기분. 여러 사람이 모여 이야기를 나누면서 마셨다면 활짝 피었을 꽃이 봉오리 상태로 물들면서 머릿속에서 부풀어 가는 듯한 느낌. (211p)
p.s.
18년 만에 '고독한 미식가'의 2권이 출간될 예정이라고 한다.
일본에서 곧 발표된다고 하니 몇 년 안에 국내에서도 발간될 듯.
미루고 미루다 이제서야 읽고 단권이라 아쉬워했더니...
좋은 타이밍... 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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