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리 소설, 혹은 미스테리 소설 하면 떠오르는 작가들이 있다. 그들은 일본, 미국, 영국 다양한 국적을 나눠갖고 있다.
그런데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장르 소설이라고 하면 일본 작가가 제일 먼저 떠오른다.
누구라고 이름을 꼭 집지도 못하면서 어쩐지 일본 작가일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그래서, 또는 왜, 는 없다.
그냥 그렇다.
한동안 멀리하던 장르 소설에 손이 갔다.
어쩌면 멍때리고 싶었던 것 같기도 하다.
(장르 소설은 편하게 읽히기 위한 소설이라고 생각한다)
누군가에 대해 갖고 있는 기억과 감정은 얼마나 정확한 것일까.
아무 것도 잘못 알고 있지 않더라도 오해가 가능할까?
아주 사소한 한 두 가지를 몰랐던 것만으로도.
완전히 같은 무언가를 다르게 보는 것.
"랫맨".
- "모사야."
히메카와는 아버지의 말을 이해할 수 없었다. 순간 아버지가 지금도 병 때문에 의미도 모르는 말을 하셨나 싶었다. 그러나 곧 자신이 '모사'라는 그 단어를 모른다는 것일 뿐임을 깨달았다.
"그냥 흉내를 낸 게 아니야. "
아버지가 설명을 덧붙였다.
"열심히 흉내를 낸 거지."
히메카와는 말없이 아버지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아버지가 하는 말을 잘 이해할 수 없었던 탓도 있지만 오랜만에 아버지가 자신한테 이야기를 해 주고 있다는 사실이 기뻤다.
"열심히 흉내를 내다 보면 자기가 진짜 하고 싶은 게 뭔지 알 수 있지."
- "흉내는 개성을 얻기 위한 수단이니까."
"수단?"
"개성이라는 건 말이지, 뭔가를 열심히 따라 하지 않으면 절대로 얻을 수 없는 거지. 처음부터 독자적인 것을 지향하려고 해 봐야 그런 게 제대로 될 리가 없어. 음악도, 그림도, 인생도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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