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 핀드혼 공동체 / 조하선
출판 : 씨앗을뿌리는사람
출간 : 2009.11.12
'씨앗을뿌리는사람' 출판사의 책은 오랜만이다. <반지의 제왕> 시리즈 이후로 처음 읽는 것 같다.
<핀드혼 농장 이야기>는 역자로서의 조하선을 더 만나고 싶어 선택했다.
개인적으로는 약간 이르다 싶은 느낌도 있는데, 그래도 즐거웠다.
진정으로 자연 속에서 하나로써 살아가는 삶에 대한 이야기였다. 그런 삶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최초의 구성원들이 각자의 입장에서 바라보고 느낀 바에 대한 각 챕터들과, 그들이 떠난 이후 공동체로서의 '핀드혼'의 이야기로 이어진다.
신기한 부분도 많았고, 공감이 가는 부분도 있었다. 꺾꽂이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식물과 동물의 차이에 대해 생각해봤던 적이 있는데, 해서 특히 전체로서의 식물에 대한 이야기들이 흥미로웠다. 체감을 하건 하지 못하건 '자연스러움'을 추구한다면, 그리고 그 과정에서 자신의 욕망으로 인한 왜곡을 바로잡아나갈 수 있다면 이들이 말하는 '이상'은 충분히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전제를 달성하기는 매우 힘들겠지만 말이다. 개인적으로는 심상화를 통한 창조력이 있다면, 그런 것은 어째서 존재하는가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어서 좋았다.
물론, 책을 읽어나가는 도중에 현재의 핀드혼은 어떤 모습인지 궁금해져 찾아보았다. 지금도 스코틀랜드의 공동체는 유지되고 있고 현재는 농장 뿐 아니라 체험학습과 에코 건축 및 다양한 사업 활동을 진행하고 있었다. 초기 구성원들의 별세 혹은 분리가 이들의 실험이 실패했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본다. 현재 직접적으로 소통이 되는 인물이 있는지는 알 수 없으나 -공동체원들은 저술 시점에서는 없다고 했지만 그로부터도 시간이 많이 흘렀으므로- 보다 다양한 사람들이 참여하게 됨으로서 초기의 모습과는 달라졌다는 것이 반드시 변질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생각한다. 모든 것은 변화하게 마련이므로.
최근 환경 이슈가 관심을 받고 있다. 조금씩이라도 각자의 삶 속에서 변화를 추구한다면 희망은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런 와중에도 귀찮음 등을 이유로 포기하지 못하는 부분들이 많아 찔리기도 하지만, 방향성을 잃지 않는다면 보다 조화로운 공존의 방법들을 찾아낼 수 있을 것이다.
- 따라서 우리는 새로운 방식으로 식물들을 사랑하고, 식물들을 소중히 여기면서 대화하고, 나무들의 존재를 깊이 생각하면서 말하고, 그들이 우리를 위해 해준 모든 일들에 대해 감사히 여길 필요가 있다. 피터 톰킨스 Peter Tompkins는 그의 빛나는 저작 <식물의 신비한 삶 The Secret Life of Plants>에서 식물들의 놀라운 감수성을 밝히고, 식물 세계에 대한 인류의 진정한 관계가 무엇이어야 하는지를 쓰여 있다. 편견과 무지의 모든 장벽들이 우리의 마음속에서 해체되고, 새로운 비전에 대한 저항이 해소되는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 우리는 이제 자연 속의 생명에 대해 새롭고도 사랑하는 자세로 가슴을 활짝 열고 나아갈 수 있다.
- 당신에게 다가오는 것은 무엇이든지 자연스럽게 노래의 날개를 타고 오는 것처럼 하세요.
- 우리는 당신들이 우리와의 통신과정에서 생기게 되는 작은 실수들을 꺼리지 않는다. 당신들이 그 실수를 바로잡고 다시 그것을 반복하지 않는다면 말이다.
- 자연의 정령(elemental, 자연령)과 데바 세계의 존재는 많은 신비주의자들과 투시 능력을 가진 사람들, 여전히 '난쟁이들 little people'을 볼 수 있는 서부 켈트 지역에 사는 사람들이 인정하고 있다. 하지만 직접적인 의식 접촉에 의한 핀드혼의 성취에는 더욱 심오한 의미가 담겨져 있다.
- 하나의 그룹으로서 일해 나가는 이점 중의 하나는 우리의 개인적인 확신이 저급 자아에서 나온 것인지 고급 자아에서 나온 것인지 의심스러울 때 다른 사람에게 점검받을 수 있다는 데 있다. 우리 모두가 동일한 내적인 확신에 이르렀을 때, 계속 앞으로 밀고 나가는 것은 올바른 길이 된다.
- 물론 실수도 있었다. 그러나 그 실수들을 통해 항상 뭔가를 배울 수 있었다. 나는 알고 있다. 논리나 이성만으로는 이렇게 할까 저렇게 할까 망설이게 되며 결국 자기모순에 빠지게 된다는 것을. 그러므로 나는 매사에 내면의 목소리에 파장을 맞추고 나서 행동에 뛰어들려고 노력했다. 그러면 머지않아 내가 진정한 직관에 반응한 것인지 아니면 단순히 분리된 자아의 욕망을 따랐던 것인지 발견할 수 있었다. 서서히 나는 그 둘 사이의 차이를 구별하는 법을 배울 수 있었다.
- 너는 그것을 긍정적으로 할 수 있다. 너는 마루를 닦아 나감에 따라 광택이 나는 것을 보며 진정으로 그 일을 즐기게 될 것이다. 그러나 네가 그 일을 부정적으로 한다면 억지로 해야만 하는 지겨운 일거리라는 생각을 갖게 것이다. 네가 하나의 일을 하게 될 때마다 그것이 무엇이든 그 일에 대한 네 태도가 올바른지 바라보라. 그러면 얼마나 큰 차이가 있는지 알게 될 것이다. 네 태도에 따라 일의 결과는 분명히 차이가 나는 것이다.
- 사랑의 파동을 느낄 수 있을 때까지 자연 속으로 깊숙이 들어오세요. 그것이 바로 데바의 세계로 타고 들어올 수 있는 당신의 화살이 되어줄 것입니다. 메시지가 있든지 없든지 그것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오로지 의식의 상태만이 중요한 것입니다. 자연계는 당신이 하는 말이나 행동에 답하는 것이 아니라, 오로지 당신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 당신의 의식 상태에 응하는 것이랍니다.
(리뷰자 주 : <원석 수호자들의 지혜> 생각이 나는데, 데바는 천사군 또는 수호자에 가까운 개념으로 생각된다. 천사군, 정령, 인간의 3계.)
- 하나의 식물 원형이 형상을 이루는 자연적인 방법은 바로 흙과 물과 열과 공기를 이용해서 이루어집니다. 이 모든 것들은 4원소 안에 있는 보이지 않는 일꾼들에 의해서 하나의 형상으로 만들어집니다. 이들을 사람들은 흙 속의 거주자들 또는 요정들이라고 부릅니다. 이 흙 속에 있는 원소들은 균류(버섯, 곰팡이, 효모 따위)에 의해 물질화됩니다. 이것이 바로 신화 속에서 요정과 버섯이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는 이유인 것입니다.
- 우리는 인간들처럼 자기 몫에 만족하지 않고 항상 남보다 더 잘 되기를 바라지는 않습니다. 우리의 관점에서 볼 때, 남과 비교하는 것은 옳지 못한 행동입니다. 신은 우리 모두를 고유한 존재로 만들어서 생명의 독특한 표현을 하도록 했습니다. 나는 모든 식물과 인간이 지닌 생명의 박동을, 자신의 원형과 조화된 하나의 리듬으로 보고 있습니다. 우리는 당신들이 얼마나 자주 자신의 원형에 순응하지 않고 있는지 놀라고 있습니다.
- 이 화합에 필수적인 것은 판의 본성을 이해하는 것이다. 그는 위대한 존재이다. 전체 엘리멘탈계의 신일뿐만 아니라 동물, 식물, 광물계의 신이기도 하다. 사람들은 그 앞에 서면 공포감으로 인해 뭔가 편치 못함을 느낀다. 그러나 결코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
- 이 존재들의 에테르체 형상이 인간 자신의 창조적인 상상의 산물인지 아니면 외부로부터의 영감의 결과인지에 대해서는 단정 짓기가 다소 어렵다. 다만 이들 신화, 전설, 설화들 속에서 끊임없이 전해져 내려온 결과 사람들의 마음속에 오랜 세월에 걸쳐 축적된 특정한 상념체들이 존재하게 된 것이 아닌가 하는 정도로만 말해 두자. 이렇게 이들의 생김새는 사람들 사이에 회자되다가 결국에는 말로써 또는 문자로써 고정되게 되었다. 그래서 형체를 취하기를 원하는 엘리멘탈이 이들 상념체 중 어느 하나를 취해서 결국 개성을 가진 특정한 존재로서 나타나게 된 것이다.
- 요한제의 전날 오후에 나는 왕립 식물원에 갔다. 이 날은 자 연령들에게 있어서 매우 중요한 날이다. 내가 들어선 그 순간부터 식물원은 수많은 존재들과 더불어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 "중요한 일을 할 시간은 항상 있게 마련입니다. 자연령들과 통신하는 것은 할 일 없을 때 심심풀이로 하는 게임이 아닙니다. 나는 내 백성들에 대한 인간들의 경멸적이고 오만한 태도를 익히 보아 왔습니다. 그러한 인간들의 태도는 우리의 존재를 믿지 않는 것보다도 더 나쁜 행위입니다. 그런 인간들로부터 일찌감치 떠나도록 하세요. 그리고 진실로 내 세계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고 우리를 진정으로 만나보기 원하는 진실한 사람들과 만나도록 하세요. 충분한 노력을 기울였음에도 불구하고 전혀 효과가 없다면 모를까, 당상 아무런 경험도 하지 못했다고 해서 거기에 잘못된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어쩌면 그것은 다행스러운 일인지도 모릅니다. 왜냐하면 그들의 몸과 마음이 그러한 경험을 할 만큼 준비되어 있지 못하고, 또한 적절한 정도의 우주 의식이 미치기도 전에 그들이 바라는 소망이 너무 쉽게 이루어진다면 그것은 매우 위험한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자연령의 존재를 믿고 사랑하는 많은 사람들은 그들을 의식할 수 있을 것이고, 통신도 가능하며, 때로 짧은 순간이나마 그들을 볼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런 사람들이 언제고 자연령들에게 도움을 청하기만 하면 그들은 협력할 준비를 항상 하고 있습니다. 이 단순한 자각은 누구든 구하는 자에게 열려 있습니다."
- 이러한 깨달음으로 환희에 차서 핀드혼 공동체에서 나온 나는, 두세 달이 채 지나지 않아 식사부터 읽는 책들, 일터와 친구들의 모임에 이르기까지, 내 삶의 거의 모든 양상을 바꾸었다. 이러한 변화들 하나하나는 나의 외적 경험을 내 마음에서 느끼는 바에 따라 정렬시키는 과정에서 나온 걸음걸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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