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자가 흐르는 이야기/Book2

[에드워드 불워 리턴] 마법사 자노니 2 (완)

일루젼 2021. 7. 31. 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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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에드워드 불워 리턴 / 조하선
원제 : Zanoni
출판 : 창천사
출간 : 2006.12.26



조하선 역자의 책을 처음 읽는 것은 아니지만, 역자 후기에서 언급한 것처럼 단어 선택에 상당히 공을 들인 티가 많이 나는 글이었다.
읽는 동안 무척 행복했다. 매끄럽게 읽히면서도 내가 이해한 의미가 맞는지 국어사전을 찾아봐야 하는 단어들을 만나는 것은 참 오랜만이었다.

리뷰를 1권, 2권으로 나눈 것은 개인적으로는 꽤 잘한 선택이라는 생각이 든다.
해설과 역자 후기를 읽고 나서 작성했다면 그때 했던 생각은 정리되기 어려웠을 것이다.


2권에서 내게 강한 인상을 남기는 것은 우선 '황, 수은, 염'이다.
그리고 죽음을 통한 부활과 아도나이, 물러서는 신과 짐줌, 바실리스크와 문지방의 거주자.
용기와 침묵과 미덕, 덕. 꼭 4대 덕이라고 할 수는 없겠지만.

연이어 읽고 있는 책에 이런 문장이 나온다.

"베네치아는 이질적인 것들이 서로 겉돌지 않고, 더불어 조화를 이루는 곳이다. 바다와 육지가 만나는 곳, 물과 뭍이 친구가 되는 곳, 바다와 하늘이 도화지 한 장 같은 수평선으로 중첩되는 곳, 동양과 서양의 문명이 조우하는 곳, 세상에서 가장 저속한 파티인 카니발을 즐기고 다음 날 예수의 무덤이 있는 예루살렘으로 성지 순례를 떠나는 곳이 바로 베네치아다."

자노니의 무대가 된 지역들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싶다.

다만 파리 혁명과 연관해 등장하는 인물들과 그에 대한 묘사들을 살펴본다면 메이슨과 장미에 관해 조금은 다른 관계성을 생각해볼 수도 있겠다.


무엇보다 스스로를 바로 본다는 것이 가능한 일인가에 대해 고민스럽다.
그래서인지 최근 일상이 조금은 일렁인다.
뭔가 하나가 '됐다!' 싶은 다음에는 여지없이 되돌아간다.

예전에는 끝에서 끝을 꿰뚫는 하나의 답이 존재하고, 그 과정은 결과 앞에 퇴색된다고 생각하는 편이었다.

지금도 답이 존재한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지만, 지금의 입장은 오히려 곡면의 기울기 같은 것이 아닌가 한다.
다시 말해 매 순간마다 변화하는 직선들의 영원한 순환에 가깝지 않나 생각하는 쪽이다.
매 순간 결과는 존재하고 또한 변화한다. 과정 모두가 답이며 동시에 원이라는 하나의 답 역시 존재한다.

한계와 바닥을 보면서도 나아간다는 것은-
수많은 경고들을 보면서도 나만은 다를 수 있다는 마음을 갖는 것은 오만일 것이다.

하지만 하지 않을 수도 없다면-
변명이 되지 않도록, 하지만 신중하게, 할 수 있는 만큼, 중도를 찾는 수밖에 없지 않을까.

아득한 나날이다.



 

- '선 뿐만 아니라 악도 알아야 할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무엇이 악인지 모르고서는 무엇이 선인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 파라켈수스

 

- "인간은 무지가 깊을수록 교만도 높지. 인간의 기본적인 성향은 이기주의야. 무지한 인간들은 온 우주가 자기를 위해 창조된 줄 생각하지."

 

- 혼의 거울엔 지상과 천상이 동시에 비칠 수 없습니다. 하나가 비치는 동안 다른 하나는 표면으로부터 사라져 버립니다.

 

- 영광의 존재들은 창백하게 떠는 자 앞에 결코 경배를 드리지 않소. 그런 혼은 허브로도, 은청광의 불꽃으로도, 카발라의 주문으로도 공기의 자식들을 명령하지 못하오. 사랑과 죽음에 의해 그대의 혼은 홀과 왕관을 잃어버렸구려!

 

- 아, 행복의 눈물과 함께 우리는 새로운 영혼을 이 고뇌의 세계에 환영해 맞이하며, 비탄의 눈물과 함께 우리는 그를 다시 천사들의 세계로 돌려보내지 않던가! 이타적인 기쁨이여, 이기적인 비애여!

 

- <마법사 자노니>는 일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과는 달리 비유가 아니다. 그렇지만 그 이야기 속에 어떤 상징적인 의미들이 포함돼 있음은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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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발 상식적으로 생각을 해. 이성적으로 문제를 보란 말이야. 너는 시련을 겪게 될 거야. 메즈누르는 그게 얼마나 통과하기 어려운 시험인지 솔직히 털어놓지 않겠지. 성공할 수도 실패할 수도 있겠지. 만일 성공하지 못한다면 넌 끔찍한 어둠의 악마들로부터 위협을 받을 거야. 그러나 설령 성공한다 해도 목석같은 인간이 돼 있겠지. 그리고 넌 그걸 성자가 된 걸로 착각할 테고, 제발 이 우스꽝스런 짓을 그만둬. 청춘을 즐겨.

 

- 그러고 싶어도 이젠 네 충고를 받아들일 수 없어. 어떤 미지의 힘이 날 몰아치고 있어. 그 힘에 저항할 수가 없어. 일단 시작했으니 갈 데까지 가볼 생각이야. 

 

- "환영하네." 그가 말했다. "진리를 구하는 자는 이 고적함 속에서 불멸의 아카데미를 발견할 수 있지."

 

- 왜냐하면 구도자는 반드시 먼저 자신이 추상적인 관념임을 이해하고, 장엄함과 황홀함 속에서 명상하고 사고하는 능력을 일깨워야 하기 때문이었다.

 

- "인류의 현실 생활에 간섭하는 신비가들은 항상 그런 우를 범할 수밖에 없지. 누군가를 도와주기 위해서는 누군가에게 해를 끼치지 않을 수 없어. 그리고 선한 자를 보호해주기 위해서는 악한 자와 대적하지 않을 수 없네. 그리고 만일 사악함을 개선하길 소망한다면 반드시 자기 자신을 낮추어 그런 사악한 자들과 더불어 살아야 하지. 위대한 파라켈수스도 그렇게 말한 바 있고. 물론 모든 경우에 꼭 옳다고 볼 순 없지만 말일세. 아무튼 난 그런 어리석은 짓은 안 해. 오로지 지식 속에서 살 뿐이지. 나는 인류와 더불어 살지 않아!"

 

- "자네도 방금 느꼈으니 알 수 있겠지. 받을 준비가 안 된 상태로 지혜를 추구하는 게 얼마나 위험한지. 내실의 공기에 한 순간이라도 더 노출되었다면 자넨 송장이 됐을 거야."

 

- 자네가 바라는 걸 갖게 될 걸세. 하지만, 마음이 먼저 훈련돼 있어야 하네. 자네 방으로 가서 쉬게. 엄격하게 금식하고, 책들은 읽지 말게. 명상하고 꿈꾸고 사색하게나. 원한다면 대담하게 해도 상관없어. 사고는 마침내 그 자신의 카오스를 구체적으로 드러내는 법이지.

 

- "하지만, 우선 이 장벽을 뚫기 위해선 혼이 강렬한 열망으로 예리해져야 하고 모든 세속적인 욕망으로부터 깨끗해져야 해. 세상의 온 땅에 존재하는 자칭 마법사들이 영감을 받기 위한 조건으로 순결과 절제를 강조하는 것도 다 그런 이유 때문이지. 그렇게 심신이 준비되면 영적인 과학은 그것을 보조해준다네. 시각을 보다 정묘하게 하고, 신경을 보다 예민하게 하며, 영을 보다 활동적으로 만들어주는 거지. 그리고 영적인 화학의 특정한 비법을 사용하면 우리는 본령 자체, 즉 대기나 공간 속을 투명하게 들여다볼 수 있어. 전에 얘기했듯이 이것 역시 사람들이 흔히 생각하는 그런 마법이 아니야. 자연을 거스르는 의미로서의 마법은 존재하지 않아. 진정한 마법은 자연을 제어하는 과학일 뿐이야."

 

- 이 다양한 존재들과 교류하기 원하는 자는 미지의 땅에 들어가서 방랑하는 여행자와 같아. 그는 이상한 위험과 예기치 못한 공포에 노출되지. 만일 자네와 그 존재들과의 교류가 일단 한번 이뤄지면, 난 여행 중에 맞이할지 모르는 위험들로부터 자네를 구해줄 수 없네. 자넬 악마적인 존재들이 헤매 다니는 길들로 들어서지 않게 내가 이끌어줄 수 없어. 자넨 반드시 홀로, 혼자의 힘으로 모든 위험과 직면해야 해. 하지만, 만일 자네의 목숨이 몹시 아깝다면 어떤 결과가 초래되든 상관없이 자네 신경과 혈관에 생명의 엘릭시르(연금술에서 말하는 생명의 불사약, 또는 황금을 만들어내는 시약)를 투입할 수도 있겠지. 그러나 그럴 바엔 그 매개적 존재들로부터 받을 수 있는 위험들을 무릅쓸 필요가 전혀 없네. 왜냐하면 엘릭시르는 몸에 생명력을 공급하기도 하지만 그 자체가 감각들을 너무 예민하게 만들어서 정령들의 소리나 모습이 들리고 보일 수 있는데, 이 경우 만일 그런 현상들을 참아내고 그들의 악의를 누를 수 있도록 점진적으로 훈련된 상태가 아니라면 그렇게 투입된 생명의 약은 인간이 맞이 할 수 있는 가장 끔찍한 파멸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야.

 

- 누군가 아무 준비도 없이 무턱대고 한잔 마시면 눈앞에 도저히 참을 수 없는 지독히 두려운 광경이 펼쳐지거든. 그리고 그 한 잔이 자신을 구제하는 게 아니라 파괴하는 고뇌와 고통이라는 걸 알게 될 뿐이야. 이렇게, 준비되지 않은 자에게 엘릭시르는 단지 극약에 불과하네. 또 문지방의 거주자들 중에도 극악무도한 자들이 있어서 제아무리 용감한 자라 할지라도 시선 한 번으로 마비를 시켜 버리지. 그들의 힘은 상대가 두려워하는 만큼 더 증가하고, 두렵지 않나?

 

- "아직 성품이 검증도 되지 않은, 단순히 학생에 불과한 사람한테 세상을 개벽시킬 수도 있는 가공할 힘에 대해 가르쳐줄 거라고 생각하나? 마지막 비밀은 스승이 가치를 인정한 자한테만 주어지네. 인내하게! 노력이야말로 마음에 대한 가장 위대한 정화자야. 자네의 마음이 더 성숙해지고 준비되면 그 비밀에 대해 차츰 알게 될 걸세."

 

- 모든 본성보다 상위에 있는 혼의 원리가 있다. 그것을 통해 우리는 이 세계의 체계를 초월할 수 있다. 그리고 혼이 그 자체보다 더 높은 본성으로 고양되면 그것은 하위의 본성들과 완전히 분리된다. 그리고 기존에 그것이 연결되었던 사물들의 질서를 버리고 다른 생명에 맞게 변형되어 또 다른 것과 연결된다.  - 이암블리코스

 

 - 이제까지 자기 정화와 고양 없이 비의를 뚫기 위해 갖은 시도를 했던 사기꾼이나 주술사들이 어떻게 파멸돼 갔는지 알겠는가! 그들은 철학자의 돌을 떠벌리면서도 거적에 싸여 죽었고, 영생의 엘릭시르를 말하면서도 겉늙은 상태로 무덤 속에 꺼져 갔어. 전설에 의하면 악마가 그들을 갈가리 찢어 버린다고 하지. 그렇다네. 바로 그들 자신의 불순한 욕망과 악의라는 악마가! 뿌린 대로 거두는 게지.

 

- 더럽혀지지 않은 순수한 아기의 영인 경우, 비전에 따르는 공포나 위험이 없다는 것을 당신은 잘 아실 겁니다. 그렇기에 저는 신성한 빛으로 아기를 계속 키우고 있습니다. 미처 의식하기도 전에 아기는 제가 누리던 힘과 특권들을 가지게 될 겁니다. 그리고 서서히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아기는 엄마에게 자신의 특성을 전해줄 겁니다.

(리뷰자 주 : 아기는 아기이다. 아들도 딸도 아닌.) 

 

- 왜냐하면 두려움은 인간을 지극히 저속한 물질계에 속박하는 인력이기 때문이지. 두려워하는 동안 인간은 비상할 수 없네. 자네는 알지 못하는가, 사랑하면 두려워하게 된다는 걸. 그리고 악마적 존재 앞에 위용을 자랑하던 자네의 힘이 이미 사라졌다는 걸.

 

- 천문학에 따르면 태양은 태양계의 원시 상태 속에서 축을 중심으로 회전하던 성운 또는 빛나는 가스 덩어리의 핵이었다고 한다. 성운은 훗날 탄생하게 될 행성들의 궤도보다 훨씬 더 먼 곳까지 퍼져 있었다. 성운은 차츰 식어가면서 응축되었고 그 회전 속도는 더 빨라졌다. 그리고 중심의 인력을 압도하는 원심력의 결과 성운으로부터 덩어리들이 잇달아 튀어 나갔고 이 분리된 덩어리들이 굳어져 행성과 위성들이 되었다. 가스 성분의 물질이 응고돼 행성으로 되었다는 이 이론 온 우리의 태양계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오늘날 천문학자들은 우주 공간의 곳곳에 미세한 질료로 이루어진 거대한 성운들이 산재해있다는 사실을 발견하였다. 성운들은 제각기 다양한 빛깔과 형상들을 띠고 있으며 산광의 가스 덩어리에서부터 우리의 태양이나 행성과 같은 별들에 이르기까지 그 응고 상태도 다양하다. 
<만텔, 「경이로운 지질학」 1권, 22쪽.>

 

- 어떤 학문이나 예술에 오랫동안 매진하고 헌신해서 어느 정도의 경지에 오른 사람들 안에는 일반인들보다 엄청난 에너지가 내재돼 있다. 보통의 경우 그 에너지는 자신들의 직업적인 야망의 대상에 집중된다. 그러므로 그들은 그 외의 다른 인간사에는 무심하게 된다. 그러나 그 목적들이 부정되고 합법적인 통로가 차단되면 그 에너지 덩어리는 짜증을 내고 자극받게 된다. 만일 이런저런 다양한 일들을 통해 해소되거나 의식과 원리에 의해 순화되지 않으면 그것은 사회체제 속을 떠돌며 소요와 무질서를 야기하는 위험하고 파괴적인 요소가 된다.

 

- 그가 나이에 비해 플라톤 신비주의에 얼마나 정통해있었는지. 칼데아에서부터 후대의 장미십자단에 이르기까지 모든 별처럼 빛나는 형제단의 비밀들이 암암리에 언급된 바로 그 플라톤 신비주의에 대해. 그리고 기억날 거야, 그의 멋들어진 시구 속에서 그가 흑마술과 백마술을 얼마나 명확히 구분하는지. 이스메노의 흑마술과, 성지의 전사들에게 그들의 사명에 대해 자문하고 인도해주는 백마술사의 영광스런 지식을. 그의 마법은 어둠의 악마들의 도움에 의해 행해지는 주술이 아니라 물과 허브의 내밀한 힘들과 별들의 특성과 운동들에 대한 비밀을 탐구, 운용하는 것이었지.

 

-  혼이 상위계로 상승하면 그동안 잠시 묶여 있던 하위계의 속박을 벗어던지게 된다. 그리고 신비한 자장 하에 의해 그 파장과 공명하는 다른 상위의 세계로 이끌리게 된다.

 

- "어째서 자네한테는 후회와 공포, 문지방과 악마뿐이었냐고? 어리석기는! 우리가 사소한 것이라도 하나 배우려고 할 때를 생각해봐. 단순히 배우려는 마음과 의지를 지녔다고 해서 초보자가 당장 달인이 될 수 있나? 어떤 학생이 기하학 책을 샀다고 해서 당장 뉴턴처럼 될 수 있나? 시심이 동한다고 해서 풋내기 문청이 '난 호머와 같다.' 고 말할 수 있나? 고대에는 자네가 한 번의 발돋움으로 도약하고 싶어 했던 그 정도의 수준을 학인이 소망한다면 요람에서부터 수십 년 동안 훈련을 받았어. 그렇게 날이 가고 해가 거듭해감에 따라 그의 눈은 차담 밝아지며 내적, 외적 본성을 명징하게 보게 되지. 
하지만, 그 안에 어떤 속된 욕망과 육욕이 남아서 이른바 심상 능력과 통찰력의 에센스인 지성을 구속하고 흐리게 만든다면 그는 실천적인 비전에 받아들여지지 않았어. 설령 세속적인 욕망과 육욕을 극복하였다 해도 최종적인 비의에 이른 자는 얼마나 소수인지 모르네!"

 

- "난 그때 당신한테 말했어, 우리 두 사람이 동일한 존재의 법칙 속에 있게 되는 날 이걸 당신한테 주고 싶다고."
"그럼요, 기억하고 말고요."
"내일 이 목걸이를 당신한테 주겠어."

 

- <마법사 자노니>의 저자는 그 안에 내포된 신비들에 대해 사소한 것이건 중요한 것이건 어떤 열쇠도 주지 않는다. 그것은 벽에서 색실 주단을 들어 올려 내밀한 방으로 들어간 자들이 찾을 것이다.

 

- 그는 자기가 놓친 특권과 빠지기 쉬운 관능이 혼재된 상태로 살아가면서, 전자에 대한 두려움과 후자에 대한 역겨움으로 괴로워한다. 

 

- 장미십자원로형제단의 기록에 의하면 불워 리턴은 1849년에서 1865년까지 그 조직의 51대 원수였다. 참고로 52대 원수(1865-1874)는 엘리파 레비, 53대 원수(1874-1892)는 웨스트코트, 54대 원수(1892-1898)는 황금새벽회의 창설자 중 한 사람인 맥그리거 매더즈, 55대 원수(1898-1900)는 인지학회의 창설자인 루돌프 슈타이너이다.

 

- 그것은 에소테릭 전통의 하나이다. 어떤 계기를 통해 진리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주목하던 사람들도 모순된 상황과 논리를 접하게 되는 순간 '그러면 그렇지!' 하며 고개를 돌려버린다. 그것이 바로 영적인 지혜를 미자격자로부터 보호하는 일차 방어막이 되는 것이다. 그런 목적을 위해 현상의 배후에 있는 지혜의 마스터들은 특정한 상황, 특정한 인물, 특정한 매개를 이용한다. 

 

- 그는 마치 사도 바울처럼 다마스쿠스에서 영적인 변모의 체험을 하게 된다. 그는 7년 동안 세계를 여행했고, 당시의 모든 지혜들을 배우게 되었다. 전생의 경험 때문에 그 모든 것들을 매우 빠르게 흡수할 수 있었다. 그는 7년 후 유럽으로 돌아와 장미십자단을 창설했다. 그의 제자들은 12 현인의 계승자들이었다.

 

- 슈타이너가 창설(1912)한 인지학회는 그 뿌리가 신지학회에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장미십자 사상의 영향이 아주 강력한 조직이다. 그는 인지학회와 장미십자 사상과의 관계를 이렇게 말한다. "우리의 길에는 진정한 로지크루시아니즘이 흐르고 있다. 하지만, 우리의 길은 로지크루시아니즘과는 반드시 구분되어야 한다. 왜냐하면 우리의 흐름은 장미십자단의 그것보다 더 넓은 영역을 포괄하고 있기 때문이다."

 

- 어떤 장미십자단에서는 <마법사 자노니>에 대해 이렇게 말하고 있다. '만일 모든 영적인 비밀 서적들이 파괴된다 하더라도 <마법사 자노니>만 남아있다면 그것을 이해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자들에 의해 내밀한 진리가 다시 복원될 수 있을 것이다.'

 

- 보통의 경우 인간들은 죽은 후에야 그 존재를 만나게 된다. 이른바 연옥의 체험이 그런 것이다. 하지만, 영계로 들어서려는 구도자는 살아있는 채로 그것을 만나게 된다. 문지방의 수호자는 아무리 추악하거나 괴물 같은 모습을 하고 있더라도 그 모습은 결국 자신이 그렇게 만들어낸 것이기에, 두려움이나 공포감 또는 혐오감 없이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그 추악한 모습의 수호자를 아름다운 모습으로 바꾸어야 하는 사명이 자신에게 있는 것이고, 그렇게 할 수 있는 자는 바로 자기 자신일 뿐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하면, 그 초감각 세계에서 겸허히 물러 나와야 한다. 


- 초월계의 가치를 믿는 사람은 자칫 감각 세계의 의미를 과소평가하기 쉬운데, 그건 옳지 않다. 가시적인 현실 속에서 필요한 체험을 획득하지 못하면, 비가시적 세계 속에서도 필요한 통찰을 얻을 수 없다. 영계에서 살아갈 마음이 있다면, 그것을 위한 필요한 능력이나 수단을 이 가시적 세계 속에서 추구하지 않으면 안 된다. 영적인 세계를 위한 능력은 물질계에서의 경험들을 통해서 비로소 형성되기 때문이다. 필요한 제 능력이 획득되기 전에는, 영계를 진정으로 통찰하는 행위가 허락되지 않는다. 사람은 그 자신의 성숙도에 걸맞은 만큼만 존재의 비밀을 경험할 뿐이다.

 

- 루돌프 슈타이너는 그의 책 <어떻게 초감각적 세계를 인식할 것인가>에서 이렇게 말한다. "고차원의 비밀은 인간의 육체적 감각의 베일에 감싸여 있다. 따라서 우리의 감각은 고차원의 진실을 볼 수 없다. 그러나 감각은 진실로 그것 때문에 인간에게 은혜로운 것이다. 왜냐하면 그것 덕분에, 준비가 안된 인간으로서는 도저히 바라볼 수 없고, 보고서는 커다란 쇼크를 받지 않을 수 없는 광경이 가려지기 때문이다." 
 

- 슈타이너는 그것을 구도자가 영적 세계로 처음 여행하게 될 때 필연적으로 만나게 되는 수호자라고 부른다. 보통은 괴물 같은 모습을 하고 나타난다. 하지만, 그 모습은 자신이 이제껏 지상에서 살면서 만들었던 자신의 카르마의 총체적 표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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