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 슈테판 클라인 / 전대호
원제 : Träume: Eine Reise in unsere innere Wirklichkeit
출판 : 웅진지식하우스
출간 : 2016.07.11
꿈을 기억하고자 노력하면 점점 더 자주, 그리고 자세히 기억난다는 말은 사실인 듯 하다.
어린 시절의 꿈과 비교했을 때 시기에 따라 꿈의 형태나 주제가 크게 바뀌었는데, 현재 내가 호기심을 가지고 있는 부분은 꿈 속에서 내가 '나'라고 인지하는 대상이다. 꿈 기록을 시작한 뒤로 꿈 속에서도 현실의 '나'로 등장하는 경우가 점차 늘고 있는데, 어떤 의미인지는 아직 잘 모르겠다.
이전까지는 꿈 속에서의 '나'는 매번 다른 인물인 경우가 많았고, 때로는 인물이 아니거나 아예 존재하지 않기도 했다. 인물로 등장하는 경우에는 자신의 대략적인 외모, 성격, 성별은 인지하는 편인데 얼마전부터 거의 여성- 그리고 꿈 밖의 '나'라는 의식을 유지하는 편이다.
다양한 인물로 등장해서 아주 인상깊었던 꿈이 있는데, 상당히 어린 시절에 꾼 꿈이었지만 아직도 기억이 난다. 처음 그 꿈을 꿨을 때, 나는 꿈 속에서 죽음을 맞게 되었고 그 죽음의 원인을 제공한 사람을 매우 원망하며 죽었다. 그런데 그 며칠 뒤 같은 꿈을, 이번에는 그 원인 제공자가 되어 다시 꾸었다. 꿈에서 깨어나고 나서 첫번째 꿈에서의 '내'가 몰랐던 내막을 알게 되었고, 오해가 있었음을 깨닫자 원망이 사라졌다. 똑같은 꿈을 다시 꾼 것도 신기했지만 등장인물을 바꿔가며 체험한 것도 인상적이었다. 또 꿈을 깨고 나서야 두 꿈을 비교해서 오해가 풀렸다는 점도 그랬다.
흥미와 재미만 남겨두었을 때 어떤 결과가 나왔는지는 경험으로 잘 알고 있다.
스스로 도망치지 않도록 차분히 계획하고 꾸준히 나아가 보려 한다.
일러스트가 마음에 들었고, 꿈에 관련한 일화나 실험들을 다양하게 예로 들어주어 쭉 읽어나가기에 나쁘지 않은 책이었다. 대체로 어떤 실험이 주로 언급되는지, 그리고 해당 시기에 어떤 논의들이 있었는지 대략적인 감이 온다. 특정 분야를 여러 권 읽다보면 부러 의식하지 않아도 어느 정도 틀이 생기게 되는데 그 단계부터는 읽기가 수월해진다. -간혹 재미가 없어지기도 한다-
당분간은 문학을 읽어볼 생각이다.
- 그러나 그 말은 이미 현실이다. 잠든 사람의 머리를 스캔하여 얻은 영상을 보면 그 사람이 지금 꿈속에서 무엇을 체험하는지 알 수 있다. 어느 정도 한계가 있지만 어떤 광경을 보는지도 엿볼 수 있다.
- 우리는 꿈꾸면서 학습한다. 이때 능력이 향상될뿐더러 성격도 변화한다. 그렇다면 꿈속에서 스스로 발전하는 과정을 체험하는 것일까? 꿈은 지난날의 이미지, 사건, 생각으로 가득 차 있다. 그것은 우리가 흔히 짐처럼 느끼는 잔재이다.
- 이와 아주 유사한 방식으로 우리는 스트레스가 적은 렘 상태의 신경화학적 조건에서 공포를 유발하는 원인에 접근한다. 공포의 감정이 사라질 때까지 꿈이라는 가상세계에서 그 원인을 관찰하고 이리저리 만지작거린다.
- 방법은 간단하다. "내가 깨어 있을까, 아니면 꿈꾸고 있을까?" 라는 질문을 낮 동안 최대한 자주 던지고 대답하는 것이다. 이 훈련은 꿈을 알아채는 능력을 키울뿐더러 깨어 있는 상태에서 주의력을 향상시키는 긍정적인 효과도 가져온다. 결정적으로 중요한 것은 대답에서 그치지 말고 그 근거까지 대는 것이다. 이를 위해 현재 상황을 자신의 기억과 비교할 수 있다. 또는 자신이 확실히 땅을 딛고 서 있는지 아니면 공중에 떠 있는지, 벽에 기댔을 때 벽이 휘어지지 않는지 확인해 볼 수도 있을 것이다.
- 1999년 조사에 응한 미국인의 83퍼센트가 항상 혹은 때때로 천연색으로 꿈을 꾼다고 밝힌 반면, 그보다 몇십 년 전에는 대답의 양상이 전혀 달랐다. 1940년대와 1950년대에 실시한 여러 조사에서는 겨우 10퍼센트의 응답자만 천연색 꿈을 기억했다. 대체 어떤 변화가 일어난 것일까? 20세기 중반의 흑백 꿈은 그 시대에 특징적인 현상으로 보인다. 실제로 아리스토텔레스부터 프로이트까지 수많은 저자들은 천연색 꿈을 묘사했다. 오늘날에도 꿈꾸는 사람을 깨워서 곧바로 물어보면 천연색 꿈을 꾸었다고 답한다.
- '꿈'이라는 단어는 세 가지 현상을 가리킨다. 첫째, 수편 중에 겪은 체험에 대한 기억. 둘째, 그 내면적인 체험 자체. 셋째, 그 체험에 동반되는 신체적 과정. 그리고 이 세 가지 현상이 어떻게 서로 연관되는지 알아낼 때, 우리는 꿈을 진정으로 이해하게 될 것이다. 꿈의 개념을 한 가지 의미로 환원하는 사람은 혼란을 유발한다. 바로 이 문제 때문에 20세기 과학자들의 대화는 끊임없이 엇갈렸다.
- 실제로 우리가 꿈속에서 소리를 듣는 경우는 전체의 절반에도 못 미치며, 몸이 움직이거나 어떤 대상과 접촉하는 것을 느끼는 경우는 전체의 3분의 1에 불과하다. 꿈속에서 맛을 보거나 냄새를 맡았다고 보고하는 피실험자는 전체의 1퍼센트에도 못 미치며, 신체적 통증을 느꼈다는 피실험자는 그보다 더 드물다.
- 베르톨로와 파이바는 선천성 맹인 피실험자들이 자기기만에 빠진 것이 아니라는 증거도 제시했다. 시력이 정상인 피실험자의 뇌파와 마찬가지로 맹인들의 뇌파도 그들이 꿈속에 광경을 본다는 것을 시사했다. 마지막으로 맹인들은 심지어 꿈의 내용을 그림으로 표현할 수도 있었다.
- 우리는 시각적 감각이 당연히 눈 덕분에 발생한다고 여긴다. 실제로 망막에 도달하는 정보의 양은 초당 100억 비트에 달한다. 이 어마어마한 양은 현재 가장 빠른 인터넷 접속을 통해 당신의 컴퓨터가 받는 데이터의 양보다 50배 크다. 그러나 이 데이터 홍수가 체험을 일으키는 것은 아니다. 정보의 아주 적은 일부만 의식에 도달한다. 초당 약 100비트, 당신의 눈이 본 정보의 1억 분의 1만 의식에 도달하는 것이다. 이 보잘것없는 정보는 지금 당신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에 관한 이미지를 산출하기에 충분하지 않다. 뇌는 눈이 본 광경의 거의 전부를 삭제한 다음 다른 출처에서 유래한 정보로 새로운 광경을 만들어내는 것으로 보인다. 대뇌의 거의 40퍼센트가 시각 정보를 처리한다는 사실은 이 추측에 힘을 실어준다.
(리뷰자 주 : 사실 우리의 눈과 뇌는 '보는' 게 아니라 '가리는' 건 아닐까.)
- 오랫동안 사람들은 연합 구역들이 일차 시각피질에서 유래한 미가공 정보를 능숙하게 조립한 결과로 그림이 발생한다고 여겼다. 연합 구역들이 마치 화가처럼 선, 면, 색깔을 일일이 그려서 작품을 제작한다고 생각한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이 생각이 틀렸음을 안다. 그림은 이미 존재한다. 연합 구역들의 작업 방식은 콜라주 작가와 유사하다. 이미 있는 재료를 훑어보고 적당한 것을 고르고 새롭게 조립하고 변형하는 콜라주 작가 말이다. 우리는 사물을 있는 그대로 보지 않고 우리가 아는 대로 본다. 안경을 쓰는 사람이라면 안경테를 바꾸고 처음 친구들 앞에 나타나면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안다. 아무 일도 벌어지지 않는다. 그의 얼굴 한복판에 가느다란 금속테 대신 두드러진 뿔테가 가로놓여 있는 것을 못 볼 리가 없는데도, 친구들은 전혀 반응이 없다. 새 안경테가 어떠냐고 물으면 친구들은 놀라서 대꾸한다. "어머, 전혀 몰랐네. 안경테 바꿨구나." 이 경우도 마찬가지다. 친구들의 눈은 새 안경테를 보지만 그 정보는 그들의 의식에 도달하지 않는다.
- 나의 홈페이지(https://www.stefanklein.info/traumfilme)에서 짧은 동영상으로 간단한 검사를 할 수 있다. 그 동영상을 보면 당신이 엄청난 변화를 전혀 알아채지 못하는 것을 확인하게 될 것이다. 방 안의 가구가 바뀌고, 새 인물이 등장하고 조명이 달라진다. 그런데도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그 변화를 알아채지 못한다. 이 현상을 일컬어 변화맹 Change Blindness이라고 한다. 당신은 눈이 제공하는 새 그림 대신 기억 속의 옛 그림을 본다. 신경과학자 줄리오 토노니는 "눈은 셔터를 여는 장치에 불과하다. 보는 주체는 정신이다”라고 말한다. 우리가 꿈을 꿀 때 일어나는 일이 이와 유사하다.
- 즉, 우리는 세계의 환상을 만들어낸다. 콜롬비아 출신의 선도적인 뇌과학자 로돌포 지나스는 이렇게 말했다. "깨어 있음이란 감각이 정한 틀 안에서 작동하는 꿈 같은 상태일 따름이다."
- 쥐셰로의 데르비 남작 겸 생 드니의 후작 마리 장 레옹 르 코크는 지금도 가장 기발하고 생산적인 꿈 연구자들 중 하나로 꼽힌다. 1822년 파리의 귀족 가문에서 태어난 그는 14세에 자신의 꿈을 기록하기 시작했다. 그는 조상의 재산 덕분에 걱정 없이 자신의 관심사를 추구할 수 있었다. 루아르의 성과 파리의 저택에 번갈아 머물면서 자신의 꿈과 중국 문학에 대한 연구에 매진했다.
- 그러므로 꿈을 돌이켜보는 사람은 기억이 작동하는 메커니즘을 보게 된다. 꿈은 의식의 심층을, 말하자면 '사용자 접촉면 User Interface' 아래에서 돌아가는 과정을 가감 없이 볼 수 있게 해 준다. 실은 낮에도 기억이 그렇게 작동한다. 다만 낮에는 뇌가 연결한 장면이 모순되면 우리가 그 모순을 더 많이 경계한다는 점만 다르다. 이런 통제도 단지 개연성을 검사할 뿐 진실성을 검사하지는 않는다. 기억은 우리가 실감하는 정도보다 훨씬 더 자주 우리를 속이고, 깨어 있는 상태에서 내면의 눈앞에 불러내는 장면은 근본적으로 꿈과 다르지 않다.
- 당신은 체험을 소유하는 능력이 자신에게 있다는 점에 놀라지 않을지도 모른다. 정반대로 당신의 의식을 세상에서 가장 자연스러운 존재로 느낄 것이다. 어떤 의미에서 그 느낌은 정당하다. 의식이 없다면 자신의 존재뿐 아니라 도대체 그 어떤 존재도 감지하지 못할 것이다. 의식은 지각하고 감각하고 생각하는 모든 것의 전제이기 때문에, 의식을 당연하게 생각한다. 당신이 지금 눈앞의 글자를 보거나 거리의 소음을 들을 때, 자신이 외부에서 유래한 인상을 그저 수용한다고 여긴다. 그러나 그것은 착각이다. 당신 주위에는 색깔도 형태도 소리도 없고, 오직 전자기파와 음파만 있다. 그 밖의 모든 것은 자신의 내면에서 생겨나는 것이 분명하다. 눈과 귀로 수용한 물리적 자극이 어떤 종류의 의식 적성혐으로 바뀐다. 그림으로, 또는 익숙한 목소리로 말이다. 당신은 마치 머릿속에서 상영되는 영화처럼 이런 것을 체험한다.
(리뷰자 주 : 꿈 안에서 '자신'이라고 느끼는 자의식의 대상은 매번 달라진다. 꿈 밖에서의 '나'를 그대로 가지고 있는 경우도 있지만 전혀 다른 인물이나, 인간이 아닌 존재로 등장하는 경우도 많다. 때로는 그저 '관찰자'가 되기도 한다. 그런데도 항상 꿈에서는 자연스럽게 '나'라고 인지한다는 건 사실 매우 신기한 일이다.)
- 반면 우리가 컴퓨터 앞에 앉아 있거나 책을 읽는 꿈을 꾸는 일은 사실상 거의 없다.
(리뷰자 주 : ....??)
- 인간의 내면적 삶을 관찰하는 솜씨가 탁월한 프루스트, 그는 감정 기억이 사건 기억뿐 아니라 언어와 시각적 이미지를 통한 사고로부터 거의 완전히 분리될 수 있음을 알아챘다. 강렬한 감정은 독자적으로 삶을 이어가는 듯하다.
- 기억 연구자들은 10세와 30세 사이 솟아오르는 '회고 절정 Reminiscence Bump'을 거론한다. 대다수의 사람들이 그 시기를 가장 잘 기억한다고 한다.
- 윌리엄 돔호프는 더 높은 기준을 세웠다. 산타크루즈 소재캘리포니아 대학교의 사회학 및 심리학 교수였던 그는 꿈에서 정확한 예언을 도출하여 현실을 잣대로 검증하려 했다. 그의 곁에는 야심찬 계획에 기여할 보물 같은 존재가 있었다. 가명이 바브 샌더스인 미국인 중년 여성이었는데, 그녀는 1976년부터 1997년까지 자신의 꿈 기록을 무려 3082건이나 제공했다. 돔호프는 샌더스를 몰랐지만 꿈 기록을 토대로 그녀의 성격과 이력을 알아낼 수 있기를 바랐다. 그가 성공한다면 꿈이 그의 성격, 혹은 어쩌면 삶의 핵심 목표까지도 알려준다는 것이 증명되는 셈이었다. 꿈을 이렇게 철저히 살펴보는 연구는 기존에 없었다.
- 블라디미르 호로비치는 거장다운 연주를 위해 피아노의 손가락 놀림을 꿈속에서도 시험한다고 고백한 바 있다. 2005년 미국 뇌과학자 매튜 워커는 수면이 숙련도 학습장의 구실을 하는 메커니즘을 발견했다. 연습한 후 잠을 자면 밤잠뿐 아니라 낮잠을 자더라도, 운동을 담당하는 중추에서 뇌세포 간 연결이 강화된다. 이때 꿈속 훈련은 놀랄 만큼 정확하게 정해진 목표를 겨냥한다. 워커의 피실험자들은 수면을 취하고 나자 앞서 여러 번 실수를 범한 대목을 연주하는 솜씨가 많이 향상되었다. 수면 중의 학습은 피아니스트들에게만 국한되지 않는다. 하룻밤 자고 나면, 피실험자들은 복잡한 동작을 더 쉽게 기억해내고, 패턴을 더 빠르게 알아채며, 어제저녁에 학습한 단어를 더 유창하게 낭송한다. 따로 애쓰지 않아도 잠든 뇌가 반복 훈련을 한 덕분인 것으로 추측된다.
- 이런 분리는 뇌가 수면 중에 감정과 장면 기억을 구분해서 처리하기 때문에 가능하다. 심지어 꿈꾸는 동안 특정 사건과 결부된 분노, 공포, 또는 슬픔이 소거될 수도 있다. 캘리포니아의 심리학자 매튜 워커가 이 사실을 입증했다. 워커는 저녁에 피실험자들에게 무서운 그림이나 화나는 그림, 또는 중립적인 그림을 보여주고 어떤 감정이 일어나느냐고 물었다. 이어서 버클리대학교 수면 실험실에서 피실험자들을 하룻밤 재운 뒤에 다시 검사를 했다. 이튿날 피실험자들은 덜 감성적으로 반응했는데, 검사 시기나 둔감화를 통해 그 평온한 반응을 설명할 수는 없었다. 피실험자들에게 원래 그림과 비슷하지만 처음 보는 그림을 보여주자, 다시 원래 강도의 간정이 발생했다. 반면 아침에 첫 검사를 하고 중간에 잠을 자지 않은 채로 저녁에 두 번째 검사를 받은 통제군은 이미 본그림에 더 격하게 반응했다. 두 번의 검사 사이의 수면이 결정적인 차이를 빚어낸 것이다.
- 파인만은 몰랐지만 티벳의 수행자들도 기원후 8세기부터 수면 중에 깨어 있는 의식을 유지하기 위한 기술을 연마했다. 또한 그는 <꿈을 통해 행복해지는 기술>이라는 책도 몰랐다. 1746년 출판된 이 책의 저자는 한 인디언 치료사가 가르쳐준 지혜를 기초로 삼았다고 밝혔다.
- 4월 12일 아침, 워슬리는 지난밤에 자각몽을 꾸었다고 보고했다. 헌은 측정 장치의 기록을 꼼꼼히 검토했다. 그러자 워슬리가 해당 시각에 눈을 양쪽 방향으로 여덟 번씩 움직였다는 것이 명확하게 드러났다. 그것은 인간이 꿈속에서 외부로 메시지를 전달한 최초의 사례였다. 후속 실험에서는 자각몽을 꾸는 사람이 자신의 상태를 알리기 위해 호흡을 멈출 수도 있다고 밝혀졌다. 오늘날 과학자들은 자각몽을 꾸는 사람이 그저 상상하는 행동도 측정할 수 있다.
- 하지만 자각몽의 가장 두드러진 생리학적 특징은 이마엽이 깨어나는 것이다. 갑자기 뇌전도에서 진동수가 초당 40회인 빠른 전기 파동이 나타난다. 본래 낮에 나타나는 이 파동의 등장은 깨어 있는 의식이 꿈속으로 침입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때 특별한 역할을 하는 뇌 구역은 이마 너머 대뇌에 위치한 배외측(등쪽, 바깥쪽) Dorsolateral 앞이마엽 피질이다. 이 구역은 일반적으로 수면 중에 활동이 억제되는 반면, 낮과 자각몽 상태에서는 활성화된다. 그러면 꿈꾸는 당사자는 갑자기 비판적 사고를 하고 원하는 방향으로 주의를 돌리고 자서전적 기억을 되살릴 수 있게 된다. 따라서 그는 일반적인 꿈보다 더 정확한 자아감을 갖게 된다.
- 티벳 불교 수도원에서는 수백 년 전부터 이런 이행을 일으키는 기술이 전해온다. 수행자는 의식이 발을 디딜 지점을 선택하고 잠드는 과정을 응시한다. (이때 수행자가 너무 피곤한 상태면 안 된다. 새벽이나 낮잠 시간이 권장된다.) 다른 뇌 기능이 꺼진 동안에도 수행자가 자신의 호흡에 주의를 기울이거나 어떤 그림을 상상하거나 간단히 수를 세면 비판적 지성은 깨어 있는 상태를 유지한다. 많은 사람들은 이 단계에서 자신이 두 개로 갈라지는 느낌이 든다고 한다. 깨어 있는 자아는 침대에 누운 물리적 신체에 깃들고, 차츰 밝아오는 꿈속 자아는 꿈 세계에 깃드는 것처럼 느껴진다.
- 그러나 베른대학교의 스포츠 과학자 다니엘 에얼리 허는 자각몽 속에서의 연습이 실제로 효과가 있다는 것을 입증했다. 표적을 향해 동전을 던지는 비교적 단순한 동작에서는 연습의 효과로 적중률이 높아졌다.
- 2014년 5월 프랑크푸르트의 심리학자 우르줄라 포스는 잠든 뇌를 전기로 자극함으로써 자각몽을 일으켰다고 보고하여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이미 3년 전에도 꿈속에서 청각장애인이 소리를 듣고 마비 환자가 걸어 다닌다는 것을 입증하여 화제가 되기도 했다. 포스는 자각몽을 경험한 적이 없는 사람들을 피실험자로 선택했다. 연구진은 그들의 이마와 귀 뒤에 전극을 부착했 다. 피실험자들이 새벽에 렘수면에 빠졌을 때 그 전극의 작용으로 약한 교류가 그들의 뇌를 통과했다. 물론 그들은 이를 알아채지 못했다. 교류의 진동수는 초당 40회로, 자각몽을 꾸거나 깨어 있을 때의 뇌파와 같았다. 전류가 흐르자 이마엽이 그 자극만을 기다리고 있던 것처럼 피실험자들은 자각몽 상태에 빠졌다. 그들의 뇌는 자각몽에 대응하는 모든 전기 신호를 방출했고, 연구진이 2분 뒤에 깨워서 묻자 그들 중 77퍼센트가 자각몽을 꾸었다고 보고했다.
- 아인슈타인의 직관적 사고는 꿈속에서의 상상 놀이에 가깝다. 거꾸로 이런 결론을 내릴 수 있다. 문제를 시각적으로 표상하는 능력이 뛰어난 사람일수록 꿈속에서 해답을 얻을 가능성이 높다.
- 따라서 당사자는 여전히 꿈을 꾸면서 그것을 현실로 여기지만 꿈속 광경의 내용과 논리를 평가할 수 있다. 이 같은 의식의 여명 상태는 자각몽보다 한 등급 아래라고 할 수 있지만 대신 훨씬 더 자주 발생한다. 그러므로 수면 중에 영감을 얻고자 하는 사람은 새벽잠에 공을 들이는 것이 바람직하다. 선잠 상태, 곧 깨어 있음에서 잠으로 이행하는 중간 상태에서도 꿈 사고와 비판적 의식이 양립할 수 있다. 당사자가 전형적인 선잠 광경을 체험하는 이 단계에서 대뇌의 광범위한 부분은 아직 깨어 있지만 감각기관은 이미 꺼진 상태다. 케쿨레가 원자들이 춤추며 일렬로 연결되는 것을 본 것은 바로 이런 (그가 '반쯤 잠든 상태'라고 표현한) 단계였다. 그는 선잠 상태에서 아이디어를 얻는 법을 이미 그전에 터득했다. 1890년 한 기념 연설에서 케쿨레는 그런 선잠 광경을 예리하게 포착하도록 정신적인 눈을 훈련했다고 고백했다. 몇 년 전 그는 런던 이층 버스의 위층에 타고 가면서 몽상 Tráumerei에 잠겼을 때 원자들의 결합에 관한 중요한 통찰을 얻은 바 있었다.
- 예로부터 예술가와 발명가, 과학자는 잠자는 뇌의 특별한 연상 능력을 이용하는 법을 잘 알았다. 하지만 훨씬 더 많은 사람들이 '깨어 있는 상태에서 꿈을 수확하는 법' (앨런 홉슨의 표현이다)을 배울 수 있을 것이다. 꿈을 수확하려는 사람은 우선 꿈을 지각해야 하고, 진지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이것은 쉬운 일처럼 들리는데 실제로도 그러하다. 단지 몇 가지 선입견만 떨쳐내면 된다. 오늘날 많은 사람들은 자신이 꿈을 꾸지 않거나 드물게만 꾼다는 착각에 빠져 있다. 그러나 모든 건강한 사람은 매일 밤 모든 수면 단계에서 꿈을 꾼다. 다만 우리의 꿈 체험의 대부분이 기억에 남지 않을 뿐이다. 다행스럽게도 우리는 꿈을 기억하는 능력을 훈련할 수 있고, 단지 꿈에 관심을 갖는 것만으로도 놀랄 만큼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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