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 그랜트 스나이더 / 홍한결
원제 : I Will Judge You by Your Bookshelf
출판 : 윌북
출간 : 2020.07.10
'데비 텅'의 책이 좋아서 연이어 찾아 읽었는데, 내 취향에는 데비 텅 쪽이 더 잘 맞다.
더 부드럽고 여백이 있는 느낌.
이 책에는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 구사할 수 있을 법한 유머가 가득한데, 안타깝게도 깨알 같이 그려진 페이지도 있어 꼼꼼히 살펴보며 웃기가 쉽지는 않았다. 원제를 살리는 것도 좋았겠다는 생각이 든다. 오히려 그쪽이 저자의 스타일을 더 잘 살리는 제목 같다.
'당신이 무엇을 먹는가가 당신을 결정한다'와 비슷한 뉘앙스로 '나는 너의 서재로 너를 판단할 거야'.
'무엇을 읽느냐'가 곧 당신 자신이라는 표현에 상당 부분 동의한다. 뭔가를 읽고 있다는 것은 그것에 흥미가 생겼거나 그것이 즐거워서일 텐데, 결국 관심사가 무엇이냐가 그 사람을 결정한다는 이야기가 되는 것이다. 더군다나 읽는다는 행위는 먹거나 보는 것보다 조금 더 번거로운 일이다. 시간과 에너지를 들여 '읽고', 서재에 '꽂은' 독서의 역사들은 그 사람의 생각과 사상의 역사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북커버를 이용해 내가 무엇을 읽고 있는지를 가리는 건 이런 점을 의식했기 때문이 아닐까?
누군가가 내 책들로 나를 판단한다는 것. 관점에 따라 불쾌하거나 두려운 말이 될 수도 있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외모로 판단하는 것보다는 좀 더 내밀하고 정확도 높은 판단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인생 책들과 나를 동일시해준다면- 영광스러운 일이 될 수도 있겠고.
아... 물론 일단 책장이 정리가 되어있어야겠지만...
...정리되지 않은 책더미 자체가 '나'라는 것을 부정할 수가 없다... 달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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