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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생각이 뒤엉켜 마음이 먹먹하다.
새삼스럽다면 또 새삼스러운 말이겠지만, 이 책은 외부가 아닌 내부에서부터 나온 고백이기에 더욱 마음이 아프다. '라이어스 포커'보다 훨씬, 훨씬.
투덜투덜 읖조리면서도 어느 정도는 과장된 음모론이기를 바랬던 부조리가 사실은 더 거대한 벽으로써 실존함을 깨달았을 때.
그 앞에서 무력할 수 밖에 없는 한 개인임을 느꼈을 때.
물밀 듯 밀려오는 회의와 자괴가 마음을 괴롭히고, 그것에 어떤 의미가 있는가를 생각하면 고통은 한 층 더 깊어진다.
나는 그것을 "살아있는 죄"에 대한 속죄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저자는 고백을 마친 지금도 여전히 흔들리고 있다. 그것은 나의 모습이기도 하다.
꼭 읽어야 할 책으로 꼽고 싶다.
생각보다 훨씬 쉽게 읽힌다.
한편으로는 외국으로부터의 원조가 어떤 본질을 갖고 있는지 따져보거나 선진국들이 개도국이나 후진국의 가난과 어려움을 돕기 위해서 어떤 역할을 해야 할지도 생각했다. 나는 어떤 상황에서 외국의 원조가 정말로 순수한지, 또 어떤 때에 외국의 원조가 이기적인지 생각했다. 또 어째서 도움을 받는 나라가 아니라 도움을 주는 나라에 모든 혜택이 돌아가게 되는지 생각하기 시작했다. 실제로 원조 자체가 남을 위한 배려에서 시작되는 것인지, 그렇지 않다면 과연 원조의 본질이 변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들기 시작했다. 전 세계의 굶주리고 병든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 미국 같은 나라들이 결단력을 가지고 모범을 보여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동시에 이런 결정이 결코 세계를 지배하기 위한 수단으로 남용되어서는 안된다는 생각도 들었다.
여러 가지 생각들이 하나의 중요한 의문으로 귀결되곤 했다. 만일 외국 원조의 목적이 제국주의라면 원조 자체가 나쁜 것일까? 가끔은 현재의 시스템 자체에 대한 믿음이 확고한 나머지 다른 사람에게까지 그 시스템이 올바르다고 믿도록 강요하는 찰리 같은 사람들이 부러워지기도 했다. 미국에서만 수백만이나 되는 사람들이 가난 속에 허덕이고 있는데 한정된 자원으로 전 세계 사람들이 미국인들처럼 풍요롭게 살 수 있을까 하는 의문도 생겼다. 그보다 다른 나라 사람들이 과연 미국인들처럼 살고 싶어하는지도 확신할 수 없었다.
미국 국민 중 단 한 명이라도 무죄인 사람이 있을까? 비록 높은 지위에 있는 사람들이 이익의 대부분을 차지한다고 해도, 미국 국민 중 수백만 명 이상이 직간접적으로 후진국을 착취하여 벌어들인 돈으로 생활하고 있다. (중략) 대다수 미국인들이 이 사실을 모른다고 해서 죄가 없다고 할 수 있을까? 미처 알지 못했다거나 모르는 척한다고 해서 이들이 무죄일까?
나는 여러 대륙의 여러 나라에서 미국 회사를 위해 일하는 수많은 사람들이 공식적으로는 경제 저격수가 아니면서도 단순한 음모 이상으로 치명적인 일에 연루되어 일하는 모습을 보아 왔다. 메인에서 일하는 수많은 기술자들처럼, 이들도 자신의 행동으로 인해 어떤 결과가 나타날지 조금도 알지 못한다. 미국 기업을 위해 신발과 자동차 부품을 만드는 영세한 공장주들은 스스로 가난한 사람들이 중세 유럽의 장원이나 미국 남부의 농장에서 일하던 흑인 노예와 같은 꼴이 되도록 만드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빈곤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고 믿는다.
오래전에 착취당하던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현대판 노예들은 유럽의 가난한 골목, 아프리카 정글, 국경 지역의 저개발 지역에서 근근이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사람들보다 자신들이 훨씬 잘 살고 있다고 믿는다.
나 같은 몇몇 사람들은 자신이 하는 일이 무엇인지 알고 있었을 테지만 대부분은 경영대, 공대, 법대에서 배운 내용을 그대로 실천했거나, 자신의 탐욕을 보상과 징계를 적절히 활용하는 나같은 회사 상사가 시키는 대로 일했을 뿐이다. 이런 사람들은 기껏해야 자신이 좋은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며, 대개는 가난한 나라에 도움을 주고 있다고 믿는다.
이런 기사들이 보여 주는 상황은 매우 단순하다. 잘못된 것들을 바로잡기로 결심한 후에 이런 사람들을 몰아내기만 하면 모든 것이 해결된다. 이런 생각들 때문에 음모 이론이 생겨나고, 미국인들은 이를 구실로 진실을 외면하고 텔레비전을 보면서 모든 것을 잊어버린 채 '정치인들이 다 알아서 하겠지. 이 나라는 제대로 굴러갈 수 있어. 다시 모든 게 잘될 거야.'라는 안일한 생각을 갖게 된다.
그러나 절망에 빠진 사람들을 착취하고 역사에서 가장 잔인하고 이기적이며 궁극적으로 자멸을 불러올 정도로 자원을 낭비하는 현대판 제국의 진짜 모습은 오늘 조간 신문에 난 것과 너무도 다르며, 이를 바꾸어 나가기 위해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너무나 많다. 물론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진실을 똑바로 알기가 힘들다. 미국인들은 그들이 잘못된 생각에 빠져서 그것이 진실인 양 착각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기보다, 그저 인류 사회가 수천 년에 걸쳐 진화하여 결국 완벽하고 이상적인 경제 시스템을 만들어 냈다고 믿는 편을 택해 왔다.
미국인들은 모든 경제 성장이 인류에게 도움이 되며 더 많이 성장할수록 더 많은 사람들이 혜택을 보게 된다고 믿어 왔다. 미국인들은 이런 믿음을 바탕으로 경제 성장에 기여한 사람들은 칭송받고 보상받아 마땅하며, 가난하게 태어난 사람들은 착취당해도 된다고 결론 지은 채 그들의 생각이 합리적이고 도덕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서로를 설득하고 있다.
새삼스럽다면 또 새삼스러운 말이겠지만, 이 책은 외부가 아닌 내부에서부터 나온 고백이기에 더욱 마음이 아프다. '라이어스 포커'보다 훨씬, 훨씬.
투덜투덜 읖조리면서도 어느 정도는 과장된 음모론이기를 바랬던 부조리가 사실은 더 거대한 벽으로써 실존함을 깨달았을 때.
그 앞에서 무력할 수 밖에 없는 한 개인임을 느꼈을 때.
물밀 듯 밀려오는 회의와 자괴가 마음을 괴롭히고, 그것에 어떤 의미가 있는가를 생각하면 고통은 한 층 더 깊어진다.
나는 그것을 "살아있는 죄"에 대한 속죄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저자는 고백을 마친 지금도 여전히 흔들리고 있다. 그것은 나의 모습이기도 하다.
꼭 읽어야 할 책으로 꼽고 싶다.
생각보다 훨씬 쉽게 읽힌다.
한편으로는 외국으로부터의 원조가 어떤 본질을 갖고 있는지 따져보거나 선진국들이 개도국이나 후진국의 가난과 어려움을 돕기 위해서 어떤 역할을 해야 할지도 생각했다. 나는 어떤 상황에서 외국의 원조가 정말로 순수한지, 또 어떤 때에 외국의 원조가 이기적인지 생각했다. 또 어째서 도움을 받는 나라가 아니라 도움을 주는 나라에 모든 혜택이 돌아가게 되는지 생각하기 시작했다. 실제로 원조 자체가 남을 위한 배려에서 시작되는 것인지, 그렇지 않다면 과연 원조의 본질이 변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들기 시작했다. 전 세계의 굶주리고 병든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 미국 같은 나라들이 결단력을 가지고 모범을 보여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동시에 이런 결정이 결코 세계를 지배하기 위한 수단으로 남용되어서는 안된다는 생각도 들었다.
여러 가지 생각들이 하나의 중요한 의문으로 귀결되곤 했다. 만일 외국 원조의 목적이 제국주의라면 원조 자체가 나쁜 것일까? 가끔은 현재의 시스템 자체에 대한 믿음이 확고한 나머지 다른 사람에게까지 그 시스템이 올바르다고 믿도록 강요하는 찰리 같은 사람들이 부러워지기도 했다. 미국에서만 수백만이나 되는 사람들이 가난 속에 허덕이고 있는데 한정된 자원으로 전 세계 사람들이 미국인들처럼 풍요롭게 살 수 있을까 하는 의문도 생겼다. 그보다 다른 나라 사람들이 과연 미국인들처럼 살고 싶어하는지도 확신할 수 없었다.
미국 국민 중 단 한 명이라도 무죄인 사람이 있을까? 비록 높은 지위에 있는 사람들이 이익의 대부분을 차지한다고 해도, 미국 국민 중 수백만 명 이상이 직간접적으로 후진국을 착취하여 벌어들인 돈으로 생활하고 있다. (중략) 대다수 미국인들이 이 사실을 모른다고 해서 죄가 없다고 할 수 있을까? 미처 알지 못했다거나 모르는 척한다고 해서 이들이 무죄일까?
나는 여러 대륙의 여러 나라에서 미국 회사를 위해 일하는 수많은 사람들이 공식적으로는 경제 저격수가 아니면서도 단순한 음모 이상으로 치명적인 일에 연루되어 일하는 모습을 보아 왔다. 메인에서 일하는 수많은 기술자들처럼, 이들도 자신의 행동으로 인해 어떤 결과가 나타날지 조금도 알지 못한다. 미국 기업을 위해 신발과 자동차 부품을 만드는 영세한 공장주들은 스스로 가난한 사람들이 중세 유럽의 장원이나 미국 남부의 농장에서 일하던 흑인 노예와 같은 꼴이 되도록 만드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빈곤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고 믿는다.
오래전에 착취당하던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현대판 노예들은 유럽의 가난한 골목, 아프리카 정글, 국경 지역의 저개발 지역에서 근근이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사람들보다 자신들이 훨씬 잘 살고 있다고 믿는다.
나 같은 몇몇 사람들은 자신이 하는 일이 무엇인지 알고 있었을 테지만 대부분은 경영대, 공대, 법대에서 배운 내용을 그대로 실천했거나, 자신의 탐욕을 보상과 징계를 적절히 활용하는 나같은 회사 상사가 시키는 대로 일했을 뿐이다. 이런 사람들은 기껏해야 자신이 좋은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며, 대개는 가난한 나라에 도움을 주고 있다고 믿는다.
이런 기사들이 보여 주는 상황은 매우 단순하다. 잘못된 것들을 바로잡기로 결심한 후에 이런 사람들을 몰아내기만 하면 모든 것이 해결된다. 이런 생각들 때문에 음모 이론이 생겨나고, 미국인들은 이를 구실로 진실을 외면하고 텔레비전을 보면서 모든 것을 잊어버린 채 '정치인들이 다 알아서 하겠지. 이 나라는 제대로 굴러갈 수 있어. 다시 모든 게 잘될 거야.'라는 안일한 생각을 갖게 된다.
그러나 절망에 빠진 사람들을 착취하고 역사에서 가장 잔인하고 이기적이며 궁극적으로 자멸을 불러올 정도로 자원을 낭비하는 현대판 제국의 진짜 모습은 오늘 조간 신문에 난 것과 너무도 다르며, 이를 바꾸어 나가기 위해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너무나 많다. 물론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진실을 똑바로 알기가 힘들다. 미국인들은 그들이 잘못된 생각에 빠져서 그것이 진실인 양 착각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기보다, 그저 인류 사회가 수천 년에 걸쳐 진화하여 결국 완벽하고 이상적인 경제 시스템을 만들어 냈다고 믿는 편을 택해 왔다.
미국인들은 모든 경제 성장이 인류에게 도움이 되며 더 많이 성장할수록 더 많은 사람들이 혜택을 보게 된다고 믿어 왔다. 미국인들은 이런 믿음을 바탕으로 경제 성장에 기여한 사람들은 칭송받고 보상받아 마땅하며, 가난하게 태어난 사람들은 착취당해도 된다고 결론 지은 채 그들의 생각이 합리적이고 도덕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서로를 설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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