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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자가 흐르는 이야기/Book1 576

[스미노 요루] 밤의 괴물

저자 : 스미노 요루 / 양윤옥 출판 : 소미미디어 출간 : 2018.06.30 이 책도 제목만 보고 선택했다. 읽던 도중에 저자가 '스미노 요루'라는 걸 알았는데, 개인적으로는 크게 의식하지 않고 읽었다. 리뷰를 쓰는 지금 시점에서 출판사를 확인하니 '소미미디어'. 얼마 전 을 출간해 주신 고마운 출판사였다. (이 자리를 빌어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혹시 나 를 재출간하실 생각은 없으신지 조심스레 여쭤본다.) 은 환상소설과 사회소설의 경계에 존재한다. 등장인물들을 묘사할 때 입시를 준비하는 3학년이라는 표현이 나오지만, 모두 중학생들이다. (일본은 에스컬레이터 형 사립재단이 아닌 경우 대개 고등학교도 입시가 있다.) 저자는 같은 학급 학생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낮의 일'과 '밤의 일'을 담담하게 그려나..

[유랑] 망그러진 만화 - 망그러진 곰과 햄터의 귀염뽀짝 일상다반사!

저자 : 유랑 출판 : 좋은생각 출간 : 2022.11.01 한참을 쉰 것 같았는데 세어보니 2주 정도 쉬었을 뿐이었다. 그렇게 생각하고 다시 돌이켜보니 또 며칠 지나지 않은 듯도 하다. 어쩌면 '생각하기 나름'이란 건 실제 감각에도 상당히 영향을 주는 걸지도 모른다. 아쉬운 점만 생각하다 보면 항상 과거에 대한 향수에 빠져들게 된다. 결국 불만스러운 지금 이 순간도 미래의 어느 시점에서는 '좋았던 나날'이 될 텐데도. 그렇게 언제나 별로인 하루하루만 사는 것보다는 객관적인 일상은 똑같더라도 좋은 점을 찾아보는 게 낫지 않을까. 당장 모든 것이 바뀔 수는 없더라도, 어제보다 좋았던 소소한 것들이 모이고 모여 '늘 오늘만 같았으면' 싶은 오늘이 될지도 모른다. 인생에 최고인 날은 평생 단 하루 뿐이다. 매..

[제리 스피넬리] 잔혹한 통과 의례 - 1998년 뉴베리 아너 상 수상작

저자 : 제리 스피넬리 / 최지현 원제 : wringer 출판 : 보물창고 출간 : 2012.03.20 주기적으로 리뷰 쓰기보다 책 읽기가 훨씬 더 즐거워지는 시기가 찾아온다. 지금도 좀 그러한데, 대략 십 여권 정도의 책이 밀려 있다 보니 이제는 씀 없이 읽는 행위가 당연하게 느껴진다. 는 제목이 눈에 띄어서 선택했는데, 다 읽은 후에는 원제인 '링어 wringer'가 훨씬 와닿았을 것 같다. '링어' 자체가 비틀어 짜는 사람이라는 의미고, 본문 내에서 주인공이 꿈에서 듣는 외침 또한 'wringer'였을 테니... 하지만 원서와는 달리 번역 표지에서는 글에서 강조되는 검은색과 오렌지색을 중심으로 사용해 분위기를 더한 점 등을 보면 고심 끝에 내린 결정이리라 생각한다. 이 책과 같은 날 읽었던 책이 스..

[미쓰다 신조] 우중괴담

저자 : 미쓰다 신조 / 현정수 출판 : 북로드 출간 : 2022.11.04 잔뜩 쟁여놓은 소설들을 읽는 중이다. 대개가 환상소설 류인데, 가볍게 읽어나갈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진척이 없다. 자꾸만 어디론가 외출하고 싶어지게 만드는 하늘 탓인지, 솔솔 불어오는 바람과 함께 쏟아지는 졸음 탓인지. 이번 은 꽤나 기묘한 구성이다. 각각 독립된 이야기처럼 느껴졌던 네 이야기들이, 제일 마지막에 수록된 에서 이야기 속의 이야기와 맞물리며 하나의 구조를 형성한다. 저자의 표현을 빌자면 책 전체가 '하나의 건축물처럼' 변모하는 셈이다. 작가 스스로가 청자가 된 입장에서 서술하기 때문인지, 몰입감이 상당했다. 매 이야기마다 중심 화자가 바뀌는 데도 툭툭 끊어지는 느낌이 없었던 것은 언제나 본문 내 주인공은 ..

[이나가키 에미코] 인생에는 특별한 것과 평범한 것이 모두 필요하다

저자 : 이나가키 에미코 / 김미형 출판 : 엘리 출간 : 2021.02.26 이 저자가 의 저자라는 걸 알게 되었다. 피아노를 시작하면서 읽어보고 싶었던 책이었는데, 어쩌다 보니 돌고 돌아 이렇게 만나게 되었다. (정작 그 책은 아직 읽지 않았다) 는 저자의 프랑스 리옹 2주 살기에 대한 글이다. 개인적으로는 를 읽었더라면 좀 더 만족스럽지 않았을까 싶지만, 그래도 즐겁게 읽었다. 여러 장소에서의 '한 달 살기'가 유행했던 적이 있다. 관광지를 돌거나 유행하는 체험을 하는 것이 아닌, 그 장소에서의 '삶'과 '생활'을 경험해보고 싶어 하는 선택일 것이다. 그리고 대부분의 이들은 자신의 일상에서는 경험해보지 못하는 것을 원해서 떠나는 것일 테다. 그런데 이 책의 저자는 조금 다른 이야기를 한다. '어디서..

[이나가키 에미코] 그리고 생활은 계속된다

저자 : 이나가키 에미코 / 김미형 출판 : 엘리 출간 : 2018.02.07 를 읽고 바로 이어서 를 읽었다. 제목만 봐도 전작과 연결되는 책임이 분명했다. 이나가키 에미코의 농담은 마스다 미리와 비슷하면서도 훨씬 밝다. 사실 조금 지나치게 밝아서, 활자가 아닌 면대면으로 만나게 된다면 살짝 부담스러울 것 같기도 하다. 자기 자신을 농담의 소재로 삼는 것은 좋은 선택이지만, 자조나 너스레가 내게는 좀 과하게 느껴진다. 그럼에도 같은 저자의 책을 연이어 읽은 것은 그녀가 여러모로 희귀한 사람이기 때문이다. 저자만큼 즐겁게 '극단적인 삶'을 실천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물론 자신을 극한으로 몰아붙이는 이들은 적지 않다. 당장 의 저자 질 하이너스만 해도 그렇다. 커리어를 위해 한계를 벗어난 노력을 쏟아붓..

[이나가키 에미코] 퇴사하겠습니다

저자 : 이나가키 에미코 / 김미형 출판 : 엘리 출간 : 2017.01.17 표지가 너무 귀엽다! 9월 말 문화의 날에 이나가키 에미토의 저서들을 대출해 왔다. 다른 읽을 책들도 많아서 대출 가능 권수를 꽉꽉 채우는 편은 아닌데, 그날은 어쩐지 곧 연휴라는 생각에 욕심을 부려봤다. (공휴일이어도 정상근무를 하는 직종이라 사실 아무 의미도 없는 연휴였는데, 기분이 이렇게 무섭다) 우선 일본과 한국의 직업 환경적 차이점에 시선이 갔다. 28년 근무 후 자진 퇴사했다는 저자의 말이 조금은 다른 의미로 다가왔다. 저자는 정년 은퇴가 정직원과 계약직원의 차이인 것처럼 설명하지만, 한국에서는 이미 정직원이라고 해서 정년을 보장받을 수 있는 환경은 아니다. 한 직장에서 20년 이상 근속이 가능하다는 점이 여러모로 ..

[로저 젤라즈니] 프로스트와 베타

저자 : 로저 젤라즈니 / 조호근 원제 : For a Breath I Tarry 출판 : 데이원 출간 : 2023.07.06 씨앗 안에는 이미 나무가 들어있다. 는 새롭게 읽는 창세기이며 언젠가 일어날지도 모르는 예지다. 시작과 끝이 존재하지 않는 원형(圓形)은 언제나 원형(原型)적 무엇인가와 닿아있다. 김보영의 이 떠오르기도 하지만, 이 기계 생명에 대한 찬가이자 낯섦을 통해 바라본 인간의 맨얼굴이었다면 로저 젤라즈니의 는 끝없이 되풀이되는 회귀와 순환에 대한 비전서다. 나는 젤라즈니의 글들이 좋다. 김상훈 역자의 번역으로 를 다시 읽고 싶어졌다. 도. - 그들은 그를 프로스트라 불렀다. 솔컴의 모든 피조물 중에서도 프로스트는 가장 훌륭하고, 가장 강대하고, 가장 이해하기 힘든 존재였다. 그가 이름을 ..

[김익한] 거인의 노트 - 인생에서 무엇을 보고 어떻게 기록할 것인가

저자 : 김익한 출판 : 다산북스 출간 : 2023.03.08 왜 이 책을 읽어봐야겠다고 생각했는지는 잘 기억이 나지 않는데, 마침 손이 닿아 가볍게 쭉 읽어나갔다. 읽고 정리까지 하는데 2시간 정도 소요 되었다. 저자는 업무뿐 아니라 일상의 모든 것들(행동, 생각, 감정, 걱정, 목표, 대화 등등)을 기록하라고 조언한다. 그에 따르면 단순하게 정보만 나열된 '메모'가 아닌 잘 정리된 '기록'으로 남길 때 진정한 가치가 생긴다고 한다. 자신이 어떤 상태에 있는지, 무엇을 해왔고 무엇을 해야 하는지, 그러기 위해서는 어떤 것이 필요한지 등을 제대로 이해하고 선택하기 위해서는 일상적인 '기록'이 필수적이라는 것. 저자가 말하는 '기록'을 통한 관찰이란 그 순간의 나 자신을 총체적으로 살펴보는 것에 가깝다고 ..

[미야모토 테루] 금수

저자 : 미야모토 테루 / 송태욱 출판 : 바다출판사 출간 : 2016.01.10 오랜만에 책 선물과 추천을 받았다. 처음 접하는 작가라고 생각했는데 를 쓴 저자였다. 앞으로 몇 작품을 더 찾아 읽게 될 것 같다. 사실 조금 당황스럽기도 했다. 낯선 책을 선물 받는 것은 반갑기도 하지만, 조금 곤혹스러운 일이기도 하다. 취향에 맞지 않는 책을 억지로 읽는 일은 꽤나 힘든 일이기 때문이다. (싫어하는 음식을 선물로 받는 기분과 비슷하지 않을까) 언젠가부터는 깜짝 선물보다는 상대가 원하는 걸 선물해 주게 된 것 같다. 서로가 좋아할 만한 것을 알게 되면 전해주기는 해도, 내가 생각하기에 좋은 것을 권하는 일은 드물다. 그래서인지, 그러다보니인지, 어느새 내 주위에는 자신만의 취향이 확실한 이들만이 남아 있게..

[닐 게이먼] 닐 게이먼 베스트 컬렉션 - 독자들이 직접 선정한 최고의 작품 52편

저자 : 닐 게이먼 / 정지현 출판 : 하빌리스 출간 : 2023.03.25 처음 집어들 때 그 두께와 무게에 한 번 놀라고, 다 읽은 후에는 그마저도 아쉬워서 다시금 놀라게 되는 책이다. 9월 초에 다 읽었지만 발췌 정리를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하느라 근 한 달을 소요하게 만든 책이기도 하다. 이 책만으로 닐 게이먼의 매력을 모두 알게 될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그가 가진 매력이 얼마나 크고 다양한가를 느껴볼 수는 있으리라 본다. 개인적으로는 강력히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수록된 글들 중에는 그 자체로 완결되는 이야기가 대부분이지만, 장편 중 일부를 발췌한 이야기도 몇 편 섞여 있다. 글의 길이와 관계없이 강력한 흡입력과 저마다의 매력, 긴 여운을 자랑한다. 개중에는 같은 인물이 등장하거나 세계관이 유..

[닐 게이먼] 스타더스트

저자 : 닐 게이먼 / 나중길 출판 : 노블마인 출간 : 2007.07.25 2007년이 벌써 16년 전이라는 사실이 쉽사리 믿기지가 않는다. 체감하는 시간의 밀도는 사람마다, 시기마다 달라지겠지만- 한 시대를 온전히 감각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젊음의 특권 아닐까 싶다. 어느 시간대에서건 자신만의 추억과 함께 존재하게 될 때, 실제 생물학적 나이와 관계없이 그 사람은 젊음을 잃어가고 있는 것이다. 20대 때 영화를 봤었다. 당시에는 조금 기발한 페어리 테일이라고 생각하고 흘려 넘겼었는데, 문득 생각이 나곤 해서 소설을 읽어보았었다. 그리고 이렇게 저렇게 시간이 흘러 다시금 재독하고 리뷰까지 끄적이고 있자니 기분이 묘하다. 참고로 다시 읽게 된 계기는 에서 의 발췌문을 읽게 되어서이다. (리뷰 순서는 조금..

[야마다 아키히로, 오노 후유미] 청양의 노래 - 십이국기 화집 2

저자 : 야마다 아키히로 / 이진 출판 : 엘릭시르 출간 : 2023.04.28 이 있었고, 가 나왔다. 이전에도 한 번 이야기했던 것 같은데 최근에는 어린 시절 즐겁게 읽었던 책들이 많이 생각난다. 다시금 읽고 싶은 이야기들이 많다. 어떤 이야기들은 다시 읽은 것을 후회하게 만들기도 한다. 어째서 그 시절의 나는 이걸 그토록이나 좋아했을까- 싶은 의문만 남기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간에 구애받지 않는 이야기들은 더 깊어진 세계 속으로 나이 든 독자를 가둬버리기도 한다. 내 어린 시절을 채웠던 이야기들은 어떨까. 호기롭게 '여전히 좋을 것'이라고 장담하고 싶지만, 이미 군데 군데 지워진 추억만으로는 스스로를 설득하기도 버겁다. 천천히, 그 시절의 나를 다시 마주해보고 싶다. 그런 의미에서 내년 봄이 오기 ..

[고우리] 편집자의 사생활 - 업무일지가 이렇게 솔직해도 괜찮을까?

저자 : 고우리 출판 : 미디어샘 출간 : 2023.04.07 올여름을 휴식기로 보냈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지난 몇 년간 쌓여온 피로라는 게 있었던 모양이다. 가을이 되면 매사 신나고 즐거울 줄만 알았는데, 막상 찬 바람이 불기 시작하니 오히려 벌려놓았던 일들을 정리해야 할 것 같다. 재미있게 느껴지던 일들이 더는 재미있지 않을 때. 내 경우에는 이때가 바로 경고등이 켜지는 순간이다. 변화할 때가 되었거나 지쳐있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예상치 못한 타이밍에 이뤄진 취업도 영향을 미쳤다. 겨울까지는 기존 직장만 유지하려고 했었는데, 덕분에 서서히 속도가 붙던 독서와 피아노는 우선 순위에서 조금 밀려나게 되었다. 한 가지라도 만족스럽게 끌고 가는 게 좋을 것 같아 일단 멈추고 방향성을 다시 설정하는 중이다..

[질 하이너스] 인투 더 플래닛 - 살아있는 전설, '질 하이너스'의 낯선 세계로의 위대한 기록

저자 : 질 하이너스 / 김하늘 출판 : 마리앤미 출간 : 2022.08.25 가득 차 있던 압력이 빠져나간 느낌이다. 아무런 문제도 없이, happly ever after- 까지는 아니어도 그런대로 만족스러운 나날들이다. 리뷰는 기분이 내킬 때만 쓰고 있는데, 다행히 쌓이고 있는 책들의 대부분은 시리즈 물이라 좀 모아서 써도 괜찮을 것 같다. 쉬어가는 시즌도 있어야지. 이 책은 자세한 정보를 모른 채로 읽게 되었는데, 프리다이빙이나 심해잠수는 들어봤어도 '동굴 다이버'라는 전문 영역이 존재한다는 건 처음 알게 되었다. 일단 물 위로만 떠오르면 구조를 기다릴 수 있는 오픈워터 다이빙과는 달리, 탈출로를 반드시 확보해야만 한다는 점에서 동굴 다이빙은 극도로 위험한 활동이다. 게다가 경로에 따라 다양한 수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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