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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자가 흐르는 이야기/Book1 55

[김쿠만]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판교

저자 : 김쿠만출판 : 허블출간 : 2025.03.12 와아아 김쿠만이다!! 누군가가 가장 기분 좋게 미치고 싶다거나, 혹은 다음날 숙취가 하나도 없게 취하고 싶다고 말한다면 나는 그 사람의 손에 김쿠만의 소설을 조용히 쥐어줄 것이다. 나는 운이 좋게도(?) 저자가 직접 올린 홍보글을 보고 이 책이 출간된다는 걸 알았는데 -제목을 보자마자 이 떠올라서 눈이 튀어나오게 반가웠다- 너무나 반가웠던 동시에 아주 살짝 두려웠다. 이런 두께감(?) 있는 책으로 김쿠만을 읽어도 내 뇌가 괜찮겠지? 즐거울 거라는 건 알겠지만, 다 읽은 뒤도 괜찮을까? 그렇게 고민의 시간이 길어지던 때.유독 피곤하던 퇴근길, 우연히 들른 가게에서 발견한 한 병 남은 chimay red, 선선한 바람과..

[손지형] 하늘보라로 간 하얀 아품곰

저자 : 손지형출판 : BOOKETUS출간 : 25.02.23 4월에 읽었던 책들도 아직 다 정리하지 못했는데, 어느새 6월이 중순으로 접어들었다.이제는 늦봄보다는 초여름, 장마 같은 단어들이 더 어울리는 시기다. 그리고 잠시 찬 기운이 돈다고 에어컨 청소를 미뤄버렸던 나는, 앞으로도 한참을 에어컨 없이 살아야 할 처지가 되고 말았다. 그런 시기이지만. 우연히 연이 닿아 읽게 된 덕분에 잠시나마 기분 좋은 시원함을 느낄 수 있었던 것 같다. 이 책은 어른들을 위한 동화다. 동화의 형식을 빌어 다양한 관계성과 가치관들을 보다 직접적으로 드러내 보여준다. 아이들의 시선은 순수하기에 잔혹하다. '당연하다'고 생각해 인지하지도 못했던 수많은 허울들을 거침없이 들춰내고, 한 번도 생각해 보지 ..

[한강] 채식주의자

저자 : 한강출판 : 창비출간 : 2007.10.30 를 다시 읽었을 때, 또한 다시 읽고 싶다고 생각했었다. 그리고 어찌저찌 다시금 그녀의 책을 읽고, 해를 넘겨 당시의 생각들을 적어보게 되었다. 가장 먼저 말하고 싶은 것은 '스펙트럼'이다.양극단을 제외한 어디 즈음- 우리가 흔히 '정상'이라고 표현하는 것들은 대개 그즈음에 존재한다. 그러나 그 지점은 동시에 가장 몰개성한 지점이며, 존재하지 않는 지점이기도 하다. 0.01과 0.011과 0.009는 모두 다른 것이므로. 내가 나를 '정상'이라고 여기는 순간 그것과 아주 조금이라도 다른 것들은 모두 비정상이 되어 버리므로. 와 은 자신이 어느 지점에 위치한다고 여기는지에 따라 굉장히 다르게 읽힐 글이다.개인적으로 이 글들에는 도덕적 잣대..

[황민정] 왓츠 인 마이 아이패드 - 유튜브 그해처럼 아이패드 200% 활용할 수 있다면

저자 : 황민정출판 : 북스고출간 : 2021.10.12 색연필화를 다시 시작하면서 지름신도 함께 데려와버렸다. 사용법도 잘 모르는 상태인데 언젠가는 쓸 것 같다며 콘테도 사고, 안채도 사고, 마카도 사고... 이러다간 그대로 창고행 확정이다 싶어 황급히 프로크리에이트를 켰다. 아이패드를 활용하는 디지털 드로잉은 여러 가지 장점이 있다. 가장 강력한 건 휴대성과 편의성이다. 물통이나 붓 같은 도구를 따로 준비할 필요가 없다. 아이패드와 아이펜슬만 완충해 놓았다면 준비 완료. 집에서도, 카페에서도, 장소를 가리지 않고 드로잉이 가능하다. 다 그린 그림의 보관과 공유가 쉽다는 점도 장점. 재료에 구애받지 않는다. 브러쉬나 효과를 잘 활용하면 수채화, 유화, 연필화, 색연필화, 동양화 모두 가능하..

[켄 리우] 어딘가 상상도 못 할 곳에, 수많은 순록 떼가

저자 : 켄 리우 / 장성주출판 : 황금가지출간 : 2020.07.03 켄 리우. 지금껏 셀 수 없이 들어왔던 이름이었지만, 이상하리만치 연이 닿지 않던 작가였다. 은 몇 장 읽지 못하고 잃어버렸고 -책더미 어딘가에 있을 것이다- 역시 셀렉트가 종료되면서 다 읽지 못했었다. 아쉬움이 크게 남았더라면 어떻게든 찾아 읽었겠지만, 딱히 그럴 마음까지는 들지 않았던 것으로 봐서 당시의 내게 켄 리우는 잘 맞지 않는 작가로 인식되었던 것 같다. 그리고 처음으로 완독한 켄 리우의 책, .이 책은 왜 사람들이 '켄 리우', '켄 리우' 하는지 이해할 수 있었던 책이고 동시에 왜 내가 읽기를 멈출 수 있었는지 또한 알 수 있었던 책이다. 를 읽지 않은 시점에서, 단언하기는 조심스럽지만, 현재의 내 생각에 켄 리우..

[시와스 토오루] 무법 변호인 1-3

저자 : 시와스 토오루 / toi8 / 김정규 출판 : 소미미디어출간 : 2017.08.29저자 : 시와스 토오루 / toi8 / 김정규출판 : 소미미디어출간 : 2017.08.29저자 : 시와스 토오루 / toi8 / 김정규출판 : 소미미디어출간 : 2018.11.30 집정리 중 어디선가 1권이 나왔고, 읽어보니 재미있어 뒷권도 찾아 읽게 되었다는, 언제나와 비슷한 흐름이었다. 사실 웬만한 책은 재미있다.대부분의 책은 그 나름의 흐름과 포인트가 있기에, 취향이냐 아니냐가 갈릴뿐 '재미' 자체는 있다고 생각하는 편이다.('모든'이라고 할 수 없는 이유는 반례 또한 확실하게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생각이 '책 증식'의 주요 원인이 된다. 지금 당장 읽는 건 내키지 않지만, 언젠가는 재미있게 읽을 것..

[반시연] 습도 8페이지

저자 : 반시연출판 : 영상출판미디어(영상노트) 출간 : 2014.09.30 쌓아둔 책들을 정리할 때 이 굴러다니는 걸 봤다. 책을 마구 사들일 때 들여온 장르소설류겠지 싶어 읽지 않고 정리하려 했더니, 묘하게 한 번은 읽어보고 싶었다.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내가 소장한 '반시연' 작가의 책이 더 있다는 걸 알게 되었고 -와 도 발견하게 되었고- 부터 읽게 되었다. 당시의 내가 무슨 생각으로 이 작가의 책들을 모았는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현재의 나는 당시의 나에게 무척 감사하고 있다는 점을 밝혀둔다. - 그리고 이런 경험을 할 때마다 읽지 않고 처분한 책들 중에서도 이런 보석이 있었을 것 같다는 옅은 후회도 느낀다- 내가 읽은 판본은 일반적으로 검색했을 때 나오는 판본과는 표지가 조금 ..

[박영욱] 과학이 바꾼 전쟁의 역사 - 미국 독립 전쟁부터 걸프전까지, 전쟁의 승패를 가른 과학적 사건들

저자 : 박영욱출판 : 교보문고출간 : 2024.02.28 과학 기술의 발전이 전쟁에 미친 영향을 살펴본 책이다.교보문고가 직접 출판하는 책도 있다는 걸 이제야 알게 되었는데, 출간작 선정 기준에 대해서는 약간의 의문이 든다. 대중 교양서 포지션이라고 보기에는 투자, 교육, 소설 등 다양한 영역을 모두 다루고 있어서 -분야는 시기에 따라 달라지는 것 같기도 하다- 아마도 '이 책은 출간되어야 한다'는 판단이 들면 자체 출간을 하는 것 같다. 즐겁게 읽었지만, 조금 모호하다. 우선 아주 작은 부분이지만 '서양에서 가장 오래된 전문직은 법관과 의사, 그리고 종교인이었습니다'라는 문장을 읽은 뒤로 집중도가 낮아졌다. 학자였다면 모르겠지만... 아마도 저자가 의도한 건 연금술 ..

[김보영] 당신에게 가고 있어 - 스텔라 오디세이 트릴로지2

저자 : 김보영출판 : 새파란상상출간 : 2020.05.26 우주는 한계가 없는 팽창을 지속하고 있다고 한다. 이 현상에 대해 물리학자들과 천제학자들이 공통적으로 주장하는 근거는 '우리가 밤하늘에서 별빛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만약 우주가 계속 팽창하고 있지 않다면, 하늘은 빛들로 가득 차 특정 별빛을 관측할 수는 없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보다 학술적인 표현으로는 '적색편이'가 있다) 그렇다면, 모든 순간은 우주 어딘가에 여전히 존재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광자의 속도는 고정되어 있고 무엇보다도 빠르다. 단 한순간이라도 존재했던 것들은, 광자의 형태로 우주 어딘가를 표표히 흐르고 있을 것이다.단지 지금의 나와 그 사이에 '시공간'이라고 표현할 수 있는 좌표 차이가 있을 뿐. 그러므로 ..

[김보영] 당신을 기다리고 있어 - 스텔라 오디세이 트릴로지1

저자 : 김보영출판 : 새파란상상출간 : 2020.05.26 , 는 두 주인공이 각자의 시점에서 서로에게 전하는 편지 형식을 띤 연작 소설이다. 원래 이 두 이야기는 작가가 자신의 오랜 팬이었던 예비 신랑 신부를 위해서, 그의 프로포즈를 위해서 쓴 선물이었다. 작가 후기의 표현처럼 정말 '두 사람만 볼' 소설이었던 것이다. 최종적으로 출판된 스텔라 오디세이 시리즈는 '트릴로지'라는 제목에 담긴 바와 같이 까지 총 3부작으로 이뤄진 작품이지만, 내게는 이 두 권이 중심이 되는 -마치 한 권처럼, 한 쌍처럼- 이야기로 느껴진다. 작가마저 '사람을 사랑하고 싶'어지는 글로써 썼다고 해서일까. 매번 읽을 마다 눈시울이 따가울 만큼 붉어지고 마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두 연인은 서로의 사정 ..

[나가오 도모코] 하루의 맛 - 아침, 점심, 저녁, 차

저자 : 나가오 도모코 / 임윤정출판 : 앨리스출간 : 2017.08.23 생강과 벌꿀, 레몬만 들어간 과립차를 매일 마시고 있다. 아직 곳곳에 남아있는 냉기를 수월하게 털어내기 위함이다. 지난 몇 해는 깜짝 놀랄 만큼 빠르게 더워졌던 것 같은데, 올해는 유독 추위가 천천히 물러간 느낌이다.유독 비도 잦았고, 찬 바람도 끊이지 않았다. 마치 끓어오를 만하면 찬 물을 부어 한 김 식혀 버리는 것처럼.그런 날씨를 따라 차게 굳은 손발을 녹일 겸 꾸준히 생강차를 마시는 중이다. 그렇게 몇 주간 오락가락하던 날씨지만 이제는 슬슬 한낮이면 햇살이 따갑다. 살짝 눈부신 햇살, 기분 좋은 바람을 느끼며 창을 활짝 열고 환기하는 기분. 은 그런 기분을 맛으로 담아낸 것 같은 에세이..

[산호] 장례식 케이크 전문점 연옥당 2

저자 : 산호출판 : 문학동네출간 : 2022.11.25 색연필화를 다시 시작했다. 그때가 벌써 3년 전이라니, 시간이 정말 빠르다...어쩐지 아득해져 버린 그때의 여름과 가을이 흘러들어오는 것만 같다. 조금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부분은 식단.앗차 하면 게으름에 중점을 둔 메뉴로 기울어 버린다. 그렇다고 건강을 고려한 '요리' 식단으로 바꾸면 재료를 제때 소진하기 위해 식사량이 늘어버려 결국은 도돌이표다. 목표는 적절한 메뉴와 적절한 양. 현재는 냉동 과일과 꿀과 요거트, 적당한 야채를 활용한 파스타나 국물 요리, 그리고 김과 라이스페이퍼를 이용한 김부각과 라떼 정도가 주식이다. 그에 더해 일주일에 한 가지 정도 제철 과일을 잊지 않고 더하는 정도. 2권을 읽고 싶다는 생각은..

[요네자와 호노부] 겨울철 한정 봉봉 쇼콜라 사건 상, 하

저자 : 요네자와 호노부 / 김선영출판 : 엘릭시르출간 : 2024.12.31 저자 : 요네자와 호노부 / 김선영출판 : 엘릭시르출간 : 2024.12.31 오와아. 일본인들에게 '교토'란 어떤 느낌의 지역인 걸까. 천년 도읍, 오사카 사투리, 야마토 일족... 한국의 경주 역시 천년 도읍으로 유명한데, 어쩐지 경주와는 이미지가 사뭇 다른 것 같다. 어쩐지 조금 기이하고 신비한 이야기들은 대체로 교토로 모여드는 느낌. 요네자와 호노부의 이 인상 깊었기 때문일까. 소시민 시리즈의 오사나이와 고바토 역시 나고야, 간사이 출신이기 때문일까.'완결'이라 이름 붙었지만 오사나이가 심혈을 다해 준비해 놓을 교토의 미로에서 두 사람을 다시 만나보고 싶다. 한창 매서운 겨울바람과 눈발 사이에서..

[다나카 요시키 외] 도박 눈

저자 : 아야쓰지 유키토 / 아리스가와 아리스 / 오사와 아리마사 / 시마다 소지다나카 요시키 / 미치오 슈스케 / 미야베 미유키 / 모리무라 세이이치 / 요코야마 히데오 / 정태원출판 : 태동출판사출간 : 2010.09.07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은 정말이다. 을 처음 읽었을 때는 도 도 '리처드 3세'나 과 연결시켜 읽을 생각을 전혀 하지 못했다.-물론 그렇게 읽었어도 재미있었지만- 이번에 발췌를 정리하면서는, 과 을 읽은 뒤라 그런지 조금 다른 부분들이 눈에 들어왔다. 은 그 자체로도 아주 서늘한 단편이지만, 헨리와 리처드와 앤 같은 이름에 조금만 더 주의를 기울이면 '화이트우드 가'와 '런던' 위로 또 다른 헨리와 리처드의 이야기가 덧씌워진다. 특히 전체 이야기의 핵심 키가 될..

[오쓰이치, 나카타 에이이치, 야마시로 아사코, 에치젠 마타로] 메리 수를 죽이고 - 오쓰이치 外 환몽 컬렉션

저자 : 오쓰이치 / 나카타 에이이치 / 야마시로 아사코 / 에치젠 마타로 / 김선영출판 : 비채출간 : 2018.11.30 올해 초까지 이사준비로 집을 정리하면서 강박적으로 책을 정리했다.당시에는 짐을 줄일수록 이사 비용도 줄어드는 상황이라 읽은 책들은 바로 재판매하고, 읽지 않은 책들도 대거 처분해 버렸다. 그렇게 몇 개월이 지나고, 이제 와서 보니 아쉬운 책들이 있다.도 그런 책 중 하나다. 그냥 소장하고 있을 걸 그랬다- 싶다. 이 책은 오쓰이치와 여러 작가들이 모여 쓴 단편 모음집이다.하지만 작가는 한 명이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작가가 제각기 다른 필명으로 쓴 단편들을 모아서 발표한 단편집이다. 그런데 모르고 읽으면 정말 여러 명이 쓴 것 같다. 글은 작가를..

[노한동] 나라를 위해서 일한다는 거짓말 - 한국 공직사회는 왜 그토록 무능해졌는가

저자 : 노한동출판 : 사이드웨이출간 : 2024.12.26 10년의 공직 경험과 4급 서기관이라는 커리어를 내려놓고 '내부에서 바라본 공직 사회'를 날카롭게 꼬집은 책. 이라고 말하기엔 은근히 안으로 굽은 팔을 느낄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그래서 더 마음에 들었다.자신이 떠나온 곳에 대한 일말이 애정도 없는 지적은 비판보다는 비난에 가까울 수밖에 없다.하지만 에는, 그것이 더 이상 거짓말이 아니게 되기를 바라는 저자의 마음이 담겨 있는 것 같았다. 더 나아지길 바라는, 저자가 견뎌낼 수 없었던 답답함이 개선되길 바라는 마음이. 국내 정세도, 국제 정세도 지켜봐야 할 것들이 많은 시기다.포트폴리오를 미리 조정해 두긴 했었지만- 환율 등 영향이 아예 없는 건 아니다. 그래도 당장 손을 대거나 조..

[호시노 유키노부] 멸망한 짐승들의 바다

저자 : 호시노 유키노부 / 김완출판 : 애니북스출간 : 2010.04.16 설거지를 직접 하지 않게 되었더니, 컵 사용량이 급증했다.물 한 잔, 커피 한 잔 마실 때마다 새 컵을 쓰는 호화로움을 만끽하는 중이다.스팀 & 고온 건조가 손 설거지보다 깨끗하다 지름신의 단계는 어느 정도 벗어난 듯하고, 물건들도 그럭저럭 자기 자리를 잡은 것 같다. 이제는 관리와 솎아냄의 시간이 필요하다.필요한 것을 외부에서 새롭게 들이기보다, 이미 가지고 있는 것들을 활용하고 정리할 시간. 그 결심을 뒷받침 해주기라도 하듯 책들도 연결된다. 얼마 전 를 정리하며 '해전은 사람을 설레게 한다'는 취지의 리뷰를 썼더니, 가 툭 튀어나왔다. 발간일도 4월 16일로 딱 떨어진다. 나는 어째서 이 책이 있을까- 확..

[아리스가와 아리스] 절규성 살인사건

저자 : 아리스가와 아리스 / 최고은출판 : 북홀릭출간 : 2011.08.20 '~ 살인사건'이라는 연속된 제목의 단편 모음집.총 여섯 편의 단편 중 표제작인 은 제일 마지막 순서로 수록되어 있다. 작중에 작가 '아리스가와'라는 캐릭터를 이용해 ''~ 살인사건' 같은 제목의 작품은 아직 쓴 적은 없다'고 생각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어쩌면 이건 저자 본인의 속마음을 살짝 드러냈던 것일지도 모르겠다. 각각의 제목은 사건의 무대가 되는 장소를 한자어로 표기한 형태인데, 사건을 배제하고 보면 각각의 장소는 무척 개성적이고 아름답다.몇몇 장소는 실존한다면 방문해보고 싶을 정도. 우선, 반어법적으로 느껴졌던 이 제일 먼저 떠오른다. 추리소설로서는 높은 점수를 주기 어렵지만, 전체적인 분위기나 묘사, '월궁'이..

[박상영] 대도시의 사랑법

저자 : 박상영출판 : 창비출간 : 2019.06.28                   '누구에게나 자신만의 '규호'가 있지 않을까.'재희'는 몰라도, '규호'는. 으로 박상영이란 작가를 처음 만났다. 무척 유쾌하고 따뜻했던 글이라 '이 작가의 글을 찾아 읽어봐야지' 생각만 하다 근 2년이 지나서야 을 읽어 보게 되었는데, 솔직히 말하자면 머리가 딩- 했다.  아. 그렇구나.  뭐가 그렇고 뭐가 아 인지는 설명하기 어렵지만. 그냥 딩- 했다.  헤테로 여성인 나로서는 감히 소설 속의 '영'을 이해한다고 말하기 어렵다.'재희'처럼 삶을 자기 방식대로 살아가고 있다고 말하기도 어렵다.  그런데도 나는 '영'에게 이입했다.  부모와 자식은 피를 나누었기 때문에 상처를 나눈다. 연인은 피를 나누지 않았기 때문에..

[서메리] 회사 체질이 아니라서요 - 독립근무자의 자유롭고 치열한 공적 생활

저자 : 서메리(서유라)출판 : 미래의창출간 : 2019.03.29                   월급의 노예에서 벗어나 불안정하지만 자유로운 프리랜서의 길로 떠날 수 있을까?이렇게 묻는다면 대다수의 직장인들은 그것이야말로 꿈같은 이야기라며 동경 반 자조 반의 웃음을 되돌려 줄 것이다. 파트타임에 발 걸치지 않은 완전한 프리.어느 업계에서나 가장 크게 성공한 이들은 그렇게 양 발 모두 온전히 자기 길을 걷는 이들이다.그와 동시에, 가장 밝은 곳이 그러하듯이, 가장 어두운 곳 또한 그러하다.  온전한 프리랜서로 수주를 받으며 일해 본 적은 없지만 자영업의 경험은 있는 처지에서 말하자면, 매일매일 매출이 얼마가 나올지 가늠하기 어렵다는 불투명함이 주는 스트레스는 그야말로 엄청나다. 사업이 성장세인 상태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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