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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테 9

[사와무라 이치] 예언의 섬

저자 : 사와무라 이치 / 이선희 출판 : 아르테(arte) 출간 : 2022.08.09 가벼운 마음으로 읽었다. 중반까지는 알 수 없는 기시감이 들었는데, 결말까지 읽고 보니 초독이 맞는 것 같다. (사실 일본 소설 중에 배를 타고 섬으로 들어가 미스터리한 사건에 휘말리는 전개는 상당히 흔한 편이다.) 마침 직전에 읽었던 책이 이었다. 주변의 시선, 암묵적인 규칙 같은 '사회적 압박'에 관해 생각해 보게 된다. 일본도 그렇지만 한국 또한 10대 대부분을 '단 하나의 정답'을 찾는 연습을 하며 보낸다. 때로는 그보다 더 긴 시간을 들여서, 얼마나 많은 정답을 찾아내느냐에 따라 향후 몇 십 년의 수입과 환경적 안정이 결정된다고 믿으며. 하지만 대다수의 -거의 모든- 것들은 일종의 스펙트럼으로 구성되어 있다..

[김솔] 모든 곳에 존재하는 로마니의 황제 퀴에크

저자 : 김솔 출판 : 아르테(arte) 출간 : 2019.05.22 아. 나는 첫 문장을 읽으며 이 책이 판타지 픽션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다. 어느 시대를 배경으로 하는지 정확히는 알 수 없지만 적당히 고풍스러운 느낌의 중세 국가가 아닐까 하며. '로마니'의 황제라는 단어 또한 그런 분위기를 내는데 한 몫했다. 중반을 넘어갈 무렵, 묘하게 현실적인 설명들이 조금 마음에 걸렸다. 시대적 사건들이나 각주로 첨부된 기사들은 설정이라기엔 꽤나 진지했다. 두 시대를 넘나드는 것 같지는 않은데... 2차 세계대전 즈음을 배경으로 풍자적으로 쓴 소설인가? 글은 여전히 괄호 안의 현대성과 괄호 밖의 문학성은 적절한 밸런스를 유지하며 '소설'의 형태를 취하고 있었다. 수용소에서의 일들에 관한 유대인들의 증언은 많이 ..

[마이클 셔머] 천국의 발명 - 사후 세계, 영생, 유토피아에 대한 과학적 접근

저자 : 마이클 셔머 / 김성훈 원제 : Heavens on Earth 출판 : arte(아르테) 출간 : 2019.02.20 책을 자세히 살펴보지 않고 읽는 습관은 종종 재미난 경험을 선물해 준다. (좋은 습관이라는 의미는 아니다) 이 책의 경우는 표지의 '과학적 접근' 부분은 확인하지 못한 상태로 신나게 읽다가 몇십 페이지쯤에서 '??' 하는 상태로 다시 저자와 표지를 확인하게 되었다. 아하. 슬슬 공백기를 준비해야 할 상황이라 냉장고를 포함해 주변을 정리하는 중이었는데 마침 잘 된 상황. 조금 가볍게 읽기에는 이 편이 더 좋았다. 이 책은 천국과 지옥, 부활, 영생 등에 관한 믿음과 편견을 과학자의 관점에서 다루어 보는 내용이다. 그렇다고 공격적인 어조나 비난이 난무하는 것은 아니므로 불편해하시지는..

[서귤] 회사 밥맛

저자 : 서귤 출판 : 아르테(arte) 출간 : 2020.04.01 표지의 저 공허한 동공이 마음을 깊게 울린다. 초점 없이 풀린 눈에 조건 반사적으로 흡입하는 카페인은 직장인들이라면 만국 공통의 모습이 아닐까. 회사란 정말 다양한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다. 불특정 다수를 무작위로 마주하는 것과 특정 다수를 반복적으로 마주하는 것은 각각의 고충이 있을 텐데, 힘들려고 치면 둘 다 우열을 가리기 어려울 정도로 힘들다. 하지만 한 번 심하게 틀어진다면, 그래도 계속 봐야만 하는 후자 쪽이 조금은 더 괴롭지 않을까 생각한다. 은 저자가 직장 생활을 하며 겪은 에피소드를 그날의 식사와 연결지어 풀어나가는 에세이다. 단락별로 짤막한 네 컷 만화도 곁들여져 있어 가볍고 유쾌하게 읽을 수 있다. 뭐, 읽다 보면 입맛..

[구병모] 심장에 수놓은 이야기

저자 : 구병모 출판 : 아르테(arte) 출간 : 2020.03.18 글을 읽고 있으면 그림이 그리고 싶고, 색을 올리다 보면 글이 읽고 싶다. 하나를 하고 있는 동안에는 온전한 마음이어야 하는데, 어느 것을 하건 반으로 나뉘어 흔들거린다. 흔들흔들. 이런 것도 괜찮지 않을까 싶은 여름밤이다. 구병모 작가의 글들은 어딘지 모르게 메르헨적인 느낌이 흐른다. 성인들을 위한, 잊혀져서 잃어버린 것들을 위한 동화들. 요정이나 정령들이 있다면 깃들 것만 같은 담백한 글들이 매력적이다. 저자의 글 속에는 아픔을 모르지 않지만 서늘한, 울분과 화를 쏟아내기보다는 담백한 시선이 존재한다. 인간이라기보다는 더 긴 시간을 겪어온 것 같은, 그래서 조금은 지치고 체념한 것도 같은 나른한 시선이. (지금껏 읽은 작품들이 ,..

[아르테미도로스] 꿈의 열쇠 - 예지몽

저자 : 아르테미도로스 / 방금희 출판 : 아르테(arte) 출간 : 2008.04.30 당분간은 집에 쌓인 책을 읽기로 했지만, 일단 대출한 책들은 다 읽고 반납하고 싶어 시작했다. (아직도 5권 정도는 남은 것 같다) 작년 가을쯤 한창 꿈에 관한 서적들을 읽을 때 자주 인용되던 '아르테미도로스'의 꿈 해석 저서가 번역되어 있다는 것을 알고 대출해왔었다. '카스타네다'의 을 읽었더니 다시 꿈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이어서 읽고 싶은 책들이 꽤 있지만 당장은 보류해야 할 것 같다. 이 책은 2-3세기 고대 그리스-로마의 꿈해몽 사전이라고 할 수 있다. 당시로서는 혁신적이게도 꿈의 내용이나 상징 자체만을 살피기 보다는 그 꿈을 꾼 사람의 상황과 신분을 고려해 '관계성'을 염두에 둔 해석을 시도했다. ..

[사와무라 이치] 시시리바의 집

저자 : 사와무라 이치 / 이선희 원제 : ししりばの家 출판 : 아르테(arte) 출간 : 2021.06.23 를 읽었을 때 매력 있는 캐릭터 설정과 여운이 남는 마무리가 기억에 남던 작가였다. 완성형 작가로서 , 에서의 '미쓰다 신조' 같은 압도적인 흡입력이나 분위기는 아니었지만, 이 작가의 이후 작품이 궁금하다는 생각이 들었었다. 한동안 잊고 지냈었는데 도서관에 발견한 김에 읽어보았다. 개인적으로 느끼는 '사와무라 이치'의 장점은 조각내서 보여주기인 것 같다. 치밀하게 짜여진 설정이나 복선, 섬뜩함보다는 전체를 부분 부분 보여주며 호기심을 자극한다. 일상적인 장면의 조각, 과거와 현재의 조각들을 모아서 보다 큰 그림을 드러내는 모자이크에 가깝다. 일본 추리 소설이나 미스터리 소설이 자주 쓰는 구성이기..

[스피노자의 정신] 세 명의 사기꾼 모세 예수 마호메트

저자 : 스피노자의 정신 / 성귀수 출판 : 아르테 arte 원제 : Traite Des Trois Imposteurs 출간 : 2017.08.29 시원하게 읽었다. 당시에 이런 저작을 발표하다니, 굉장한 배짱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존재 자체로 괴소문을 몰고다닐 법한데, 신랄하지만 날카로운 번득임이 있다. 일단 글 자체가 깔끔하면서도 재미있다. 앗차하는 사이 끄덕거릴 수밖에 없는 절묘한 문장들이 곳곳에 존재한다. 에서 정확한 작자는 미상이지만 스피노자 외 몇 명 중 하나일 것으로 추정된다는 괴문서 에 대한 언급을 읽었다. 마침 이 책을 서가에서 본 기억이 나 읽어보게 되었는데, 개인적으로는 미묘한 감정이 있다. 책 자체로는 신앙과 관계없이 읽어볼 가치가 있는 문헌이라 생각한다. 스스로의 신앙이 불편해진다..

[아시자와 요] 아니 땐 굴뚝에 연기는

저자 : 아시자와 요 (김은모) 출판 : 아르테 (arte) 출간 : 2021.02.05 따뜻해지고 나서는 처음으로 속도감 있게 읽은 책. 아무래도 소설이니 상대적으로 읽기 편하기도 했겠지만, 글의 상당 부분이 대화 형식으로 짜여 있었던 것도 크다. 어릴 때가 생각나 잠깐씩 버벅거린 부분이 있긴 했지만 뭐. 출간 시기 즈음 SNS 상에서 너무 많이 보여서 읽을까 말까 고민했었는데 나쁘지 않았다. 시원시원한 느낌. 미스터리 작가로서의 저자도 만나보고 싶고, 데뷔 당시의 순수 문학도 궁금하다. 다만 책을 덮고 나서도 끈적하고 찜찜하게 남는 오싹함은 미쓰다 신조 쪽의 손을 들어주고 싶다. (비채와 레드박스는 도조 겐야와 츠루야 슌이치로 마저 내놓아라!!) 요즘의 내가 가지고 있는 도서 분류 기준은 소장, 보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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