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자가 흐르는 이야기/Book1

[알레한드로 융거] 클린 - 씻어내고 새롭게 태어나는 내 몸 혁명

일루젼 2023. 1. 22.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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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알레한드로 융거 / 조진경
출판 : 쌤앤파커스
출간 : 2010.09.20


       

<당신은 뇌를 고칠 수 있다>와 <제2의 뇌>, <설탕을 고발한다>, <최강의 식사>를 합쳐놓은 것 같은 책.

출간 연도 상으로 볼 때는 이 책이 가장 먼저가 아니었을까 싶다. 기본 에디션을 기준으로 확인한 바로는 그렇다

 

내가 말하고자 하는 바는, 이들이 모두 공통된 주장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바로 '올바르게 먹는 것'을 통해 일상에서 느끼는 가벼운 불편부터 만성 질환과 노화, 위협적인 질병까지 치유해 나갈 수 있다는 것. 현재에는 딱히 새로울 것이 없는 주장이지만, 당시에는 상당한 충격을 주었을 것 같다. 매일 먹고 마시며 노출되는 환경이 자신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를 '의식해서' 감각해 보는 일은 거의 없었을 테니까. 

 

저자는 명상을 통한 정신적 스트레스 해소도 권하지만, 그보다도 중요한 것이 '무엇을 어떻게 먹느냐'라고 말한다. 음식으로 인해 생긴 내부 염증이 좋지 않은 기분, 부정적인 생각까지 이어진다는 것이다. 이것은 컨디션이 저하되었을 때 가라앉은 상태와도 비슷한데, 특정 시기가 되면 자신의 상태가 변화함을 느껴본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훨씬 와닿을 것 같다. 

 

그가 권하는 방식은 극단적인 단식이나 원푸드 다이어트 같은 형태는 아니다. 또한 자신이 추천하는 방식 외에도 다양한 방식과 강도로 시도해 볼 수 있음을 설명하며, 특히 이미 만성 질환을 케어 중인 환자의 경우 주치의와 상의 없이 '클린'을 시도하지 말 것을 강조한다. 여성들의 경우도 '기진'(일종의 소진증후군, 부신피로 상태를 설명하는 것으로 보였다)일 때는 신체가 허한 상태이므로 무리하게 '클린'을 시도하기보다 조금 신경 써서 잘 먹고 잘 쉬어서 일단 몸 상태를 회복할 것을 우선으로 권한다. 건강한 경우에도 서서히 적응해 나가는 기간을 두고 시도할 것을 권하고 있으니, 개인적으로는 곧바로 '클린' 자체를 시도하기보다는 현재 상황에서 바꿔나갈 수 있는 부분들을 서서히 개선해 나가는 쪽이 더 좋을 것 같다.

(따라서 요약된 내용이나 발췌만을 보시고 식사량을 극단적으로 줄이거나 바꾸는 형태로는 시도하시지 말 것을 권한다.)

 

여담이지만 설탕에 관한 책과 다큐에서 설탕이나 액상과당을 섭취했을 때 폭력성, 짜증 같은 성향이 유의미하게 강해졌다는 연구 결과를 본 적이 있다. 개인적으로는 설탕 자체보다는 급격히 올라갔던 혈당이 떨어지는 과정에서 오는 저혈당으로 인한 증상이 아닐까 의심하는데, 경험상 설탕을 먹었을 때 성질이 조금 거칠어진다는 건 사실 같다. 봄이 아닌데도 식사 후에는 꼭 졸리는 식곤 증상이 나타나시는 분들은 -피로 자체도 물론 큰 이유이지만- 식사 메뉴나 습관을 재점검하시는 것을 추천드린다. 당뇨가 생기기 쉬운 식습관 형태라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는 위의 도서들보다 훨씬 마음에 든다. 극단적인 주장을 피하려고 노력한 점이나, 가능한 부분만 원하는 만큼 적용해 볼 수도 있게 한 점이 좋았다. 또 '클린' 과정이 끝난 이후 자신의 상태를 유지하고 감각해 나갈 수 있도록 사후 관리까지 설명하는 부분에서도 저자가 진정으로 이것을 하나의 '생활 습관'으로 권하고 있음이 느껴졌다. 

 

책을 읽기 전부터 실천해 오던 방식도 몇 가지 있어서 반갑기도 했는데, 어떤 음식을 먹었을 때 '그 이후'에 내가 '어떤 상태'가 되는지 살펴보는 부분이 특히 와닿았다. 당장 입에서 느껴지는 것도 '맛'이지만, 그것을 먹었을 때 몇 시간 뒤나 그다음 날 자신의 컨디션이 어떤지까지 포함해야 진짜 '맛'이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래도 눈앞의 유혹에 넘어갈 때도 많지만)

 

처음에는 다른 음식을 선택하기가 힘들 수도 있지만, 내 경우에는 그 순간의 식성이 내 상태와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변하는 편이다. 즉, 건강한 음식이 그리 끌리지 않을 때는 내 상태 또한 그리 좋지 않았다. 매운맛이 당길 때는 스스로 '고통'을 찾고 있는 것 같다고 느꼈던 적도 있어 저자의 주장에 강하게 공감했다. 찬찬히 살피고 감각해서 자신과 음식의 관계를 알고 있으면 빠른 자각이 가능하고, 보다 좋은 방향으로 습관화한다면 삶 또한 더 좋아질 것이다.

 

이 책을 설 연휴에 읽게 된 것도 1월 1일을 맞아 새롭게 시작하는 기분이 들어 꽤 기분이 좋다.

좋은 일들이 많이 생기는 겨울이다.

이어질 계절들도 지금처럼 반짝거리는 시간들로 채워졌으면. 

     


   

- 현대의학은 놀라운 속도로 발전하고 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아픈 사람은 점점 더 늘어나고 있는 듯하다. 특정한 질병에 걸린 것이 아니더라도, 요즘 사람들은 대체로 '건강하지 못한' 상태로 하루하루를 견디고 있다. 주위를 한번 둘러보라. 이유 없이 몸이 무겁고, 머리가 아프고, 소화가 안 되고, 사시사철 감기와 알레르기를 주기적으로 반복하며 사는 사람이 너무 많다. 자도 자도 피곤해서 커피를 여러 잔 마셔야 정신이 돌아오고, 그 와중에 지친 위장은 하루 종일 쉴 틈 없이 뭔가를 소화시켜야 하니, 그야말로 악순환의 연속이다. 게다가 정신적인 스트레스는 또 얼마나 극심한가? 늘 피로에 찌든 채 바쁘게 내달리고 있지만 '다들 이렇게 살고 있으니 이게 당연한 거겠지'하고 생각한다.

하지만 과거에는 분명 이러지 않았다.

 

- 이 책은 악순환을 거듭하고 있는 현대인에게 '건강한 삶이란 무엇인가?'라는 중요한 화두를 던지고 있다. 심장 전문의인 저자는 자신의 병을 치유하기 위해 통합의학을 공부하게 된 사람인데, 그가 말하는 통합적 생명관(신체적, 정신적, 사회적, 영적 복합체로서의 인간)에 대해 같은 의사로서 나 역시 깊이 공감했다.

 

- 자기 자신의 건강을 지킬 수 있는 것은 자신뿐이다. 몰라서 실천하지 못했을 뿐, 별로 어려운 게 아니다. 또한 우리 주위에는 조금만 주의해도 현명하게 피할 수 있는 위험이 많다. 그리고 그런 작은 노력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 저자의 말대로 우리 몸은 아주 똑똑하기 때문에 조금만 신경 쓰면 아주 많은 것이 변할 수 있다. 저자의 진지한 성찰과 연구, 그것을 바탕으로 제시한 실천적인 대안은 많은 독자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다. 

 

- 이상철 (서울대학교 의학연구원 보완통합의학연구소 소장)

 


 

- 당신은 지금 먹고살기 위해 낯익은 상자 위에 앉아서 동전을 구걸하고 있다. 사실 그 상자 안에는 생존에 필요한 재산은 물론이고, 도저히 꿈도 꾸지 못했던 어마어마한 보물이 들어 있다. 하지만 당신은 전혀 그것을 모른다. 

 

- 당신만이 아니다.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의 수많은 사람들이 똑같이 그러고 있다. 과체중, 만성피로, 알레르기, 우울증, 소화불량처럼 사소하지만 걱정스러운 건강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도움을 청하고 있는 당신은 어쩌면 이런 문제가 심혈관 질환이나 암, 비만, 자가면역장애 같은 문명병(文明病)으로 악화되지 않게 막아야 할지도 모른다. 아니면 더 젊고 생기 있어 보이고 노화를 늦추고 싶을 수도 있다. 

 

- 그런데 문제는 당신이 구걸하는 푼돈이 약물처방과 수술이라는 것이다. 당신은 의사나 제약회사, 광고가 약속한 도움을 기다리면서, 손을 내밀어 얻을 수 있는 것들을 받아들인다. 

 

- 3년 정도만 버텨낸다면 아주 잘 나가는 의사가 될 수 있었다. 그러나 그런 식으로 환자를 치료하는 건 내 정신을 갉아먹는 일이었다. 환자의 증상을 귀담아듣기는커녕 그가 기본적으로 어떤 사람인지를 알아볼 시간조차 없었다. 환자 한 명을 진료하는 데 드는 시간은 평균 7분. 환자들을 마치 상품처럼 취급한다고 볼 수 있다. 검사를 더 많이 하고 처방전을 더 많이 써서, 돈을 더 많이 버는 시스템인 것이다. 

 

- 스트레스와 대충 때우는 가공식품들, 불규칙한 식습관으로 인해 몸이 상하는 건 놀라운 일이 아니었다. 예전에 나를 괴롭혔던 과민성대장증후군과 흐릿한 정신상태가 다시 나타났다. 혼자 있을 때면 과연 내 건강상태가 환자들보다 좋은지 아닌지를 스스로에게 물어봐야 했다.

 

- 진료실에서 의사들은 더 이상 환자의 전체적인 상황에 대한 질문을 하지 않는다. 어떤 음식을 먹고 있는지 등의 필수적인 세부 사항에 관해서도 물어보지 않는다. 그런 질문을 할 시간이 없기 때문에 그런 것 같다. 공장의 생산라인이 돌아가듯이 환자를 보고 있을 때면, 명상 선생님이 하셨던 말씀이 귓가에 울리곤 했다. 
"걱정하지 마라. 서두르지 마라."

- 그러자 또 다른 상황이 보이기 시작했다. 겉으로 잘 드러나지는 않지만 더 큰 문제가 있다는 걸 발견하게 된 것이다. 건강에 큰 이상은 없어도 육체적으로나 정신적·감정적으로 '정상이 아닌' 사람들이 바로 그 문제였다. 내 환자와 주위 사람들 대부분은 약간의 이상증세를 가지고 있었다. 그들은 몸이 붓고 피곤하며, 이유 없이 침울해지고 정신이 몽롱하다고 했다. 자꾸 가렵고, 재채기가 멈추지 않고, 변비와 부종 등의 증세에 시달리는 경우도 부지기수였다. 그런데도 이런 문제는 지금껏 '레이더 밖'에 있었다. 언론에 보도된 적도 없고, 임상실험을 하거나 연구된 바도 없었다. 도대체 왜 그런 걸까? 이상하게도 일상적으로 하는 혈액검사나 다른 검사결과는 항상 '정상'으로 나오기 때문이다. 검사결과가 정상이니 의사는 환자에게 아무 설명도 하지 않은 채 특별한 문제가 없다고 안심시킨다. 그러면 그 환자는 자신의 병을 그냥 현대생활의 일부로 여긴다. '그래, 신체기관도 낡고 닳아지기 마련이니까.' 하면서 당연시하는 것이다.  

 

- 내가 느끼고 지켜본 바에 따르면, 내 세포들의 화학과제 점수는 모두 'A'였다. 하지만 세포 중 일부가 그것을 넘어서는 바람에 더 이상 제 기능을 하지 않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것은 일종의 연금술이었다. 

 

- 증상의 원인을 잘 찾아내는 의사를 가리켜 '위대한 진단전문가'라고 한다. 내가 아는 어느 위대한 전문가가 언젠가 이런 말을 했다. 
"우리는 보통 결국 찾으려는 것을 찾아낸다. 그러나 이미 알고 있는 것을 찾을 뿐이다." 
나는 아직도 이해할 수가 없다. 어떻게 서양의학이 독성의 존재와, 그것이 질병의 한 원인이 된다는 사실을 모를 수가 있을까?

- 하지만 우리는 다른 방법을 찾아보기로 했다. 그리고 애니에게만 이런 문제가 있는 게 아니라는 사실을 곧 알게 되었다. 성조숙증은 현대인의 건강을 위협하는 또 다른 '소리 없는 위기'였다. 음식에 들어있는 화학물질, 특히 육류 속의 호르몬이 아직 덜 자란 애니의 몸속에서 마치 성호르몬처럼 '흉내'를 내고 있었다. 다시 말해 인위적인 신체발달을 유도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것은 심리적으로 해로울 뿐만 아니라 전체적인 건강의 균형을 망가뜨리기에 충분했다. 티나는 그 즉시 미국 농무부(USDA)의 인증을 받은 100% 유기농 식품만 샀다. 식료품 구입비가 세 배나 늘어났지만, 그만한 가치는 있었다. 애니의 상태가 호전된 것이다. 생리가 멈추었고, 가슴과 음모는 10대가 될 때까지 더 이상 발달하지 않았다. 

- 이 이야기는 아주 어린 소녀에게 일어난 일이므로 극단적인 사례에 속한다. 하지만 각 성장 단계에서 음식의 독소에 노출되었을 때 우리 몸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그리고 식생활을 완전히 바꾼 후에 우리 몸이 어떻게 스스로 개선되는지를 잘 보여준다.  

 

- 음식에서 비롯되는 독성은 우리를 계속 곤경에 빠뜨리고 병들게 만든다. 그러데 여기에는 또 다른 측면이 있다. 우리가 먹는 정제된 곡식과 설탕이 다량 들어간 가공식품은 '갈망과 에너지의 변동'이라는 롤러코스터 현상을 만들어냈다. '당신이 먹는 것이 당신이다'라는 말을 자주 들어보았을 것이다. '먹는 음식의 질이 몸의 질을 바꾼다'는 얘기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당신이 먹으려고 선택한 음식은 곧 당신의 몸을 구성하는 기초적인 요소가 된다. 음식을 섭취하여 만들어낸 화합물은 뼈와 근육, 조직은 물론이고 화학적 특징에 투입되는 분자와 효소를 만드는 데도 사용된다. 

 

- "선생님, 그 반대도 맞는 거 같아요. 우리는 지금 우리의 모습을 먹고 있는 거지요. 저는 예전에 몸에 있는 독소 때문에 육체적으로나 정서적으로 늘어지고 둔해질 때면, 먹자마자 정신이 번쩍 들고 활력을 주는 음식들이 몹시 먹고 싶었어요. 하지만 그런 걸 먹고 나서 기분이 막 좋아진 후에는 다시 예전 상태로 돌아가곤 했지요. 그런데 참 신기하게도요, 클린 프로그램을 경험하고 나서는 정말로 몸에 좋은 음식이 당기더라고요." 

 

- 독성이 있는 음식에 자꾸만 끌리는 것은, 몸이 독성에 찌든 상태라는 것을 알려주는 전형적인 신호다. 우리 몸에서 독소가 바로 처리되지 못하고 순환계에 계속 남아 있으면 금세 조직에 갇혀서 점액으로 뒤덮인다. 이것은 세포가 스스로를 방어하는 방법이다. 점액은 조밀하고 끈끈한 성질이 있기 때문에 복잡하고 해로운 생각과 감정을 불러일으키고, 그것을 끌어들인다. 그 반대 현상도 일어난다. 복잡한 생각과 감정은 조직에서 점액이 생성되도록 촉진한다. 

- 하지만 점액을 제거하면, 독소를 계속 남아 있게 하는 음식을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 것이다. 세포가 간절하게 기다리고 있는 영양소를 공급할 때, 재생하고 치유할 수 있는 타고난 능력이 되살아나고, 부신(아드레날린과 다른 호르몬들을 분비함)의 힘이 회복된다. 가공된 음식과 '죽은 음식' 대신, 생명 에너지를 전해주는 '살아있는 음식'의 맛을 알게 될 것이다. 안드레는 클린 프로그램의 셋째 주가 끝날 때쯤 바로 이런 음식을 먹고 싶어 했다.

- 얼마나 많이, 그리고 얼마나 자주 먹어야 하는가? '좋은 게 있으면 그것을 항상 얻을 수 있어야 더 행복해질 것이다.' 이런 생각 때문에, 우리는 주위에 늘 음식을 두고서 무언가로 배를 채우는 데 하루의 대부분을 보내기 시작했다. 인간은 곡식을 대량으로 값싸게 재배하는 방법을 알아냈다. 하루에 세 번 먹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지만, 그것은 사회적인 통념에 불과하다. 

 

- 인류의 역사에서 매일 하루에 세끼를 먹는 것은 비교적 최근에 나온 문화적 발견이다. 수천 년 동안 사람의 유전자는 배불리 잔치를 벌이거나 아니면 쫄쫄 굶는 것이 일상인 세상에서 진화했다. 그러므로 인체는 여러 세대에 걸쳐서 구할 수 있을 때마다 남는 음식을 저장했다가 먹을 것이 부족할 때 우리의 몸에 연료를 공급할 수 있게 적응했다. 지금으로부터 150년 전부터 일어난 식품의 산업화로 '영양과잉'은 새로운 표준이 되었지만, 우리 몸은 아직 거기에 적응하지 못했다. 사람들은 아직도 기회가 있을 때마다 열심히 음식을 저장한다. 이렇게 내부적인 유전자의 설계와 외부의 급속한 변화가 서로 맞지 않고 불협화음을 내고 있는 것이 지금 우리가 음식 때문에 겪고 있는 많은 갈등의 근본적인 원인이다. 

 

- 어디에서 먹을거리를 사야 하는가? 현실성 있는 가장 좋은 식품 구입처는 현지의 농장주들이 여는 지역 재래시장이다. 현지의 농장인 들은 계절에 맞는 식품을 판매한다. 이는 야생에서 동물들이 먹는 방식과 같다. 그다음으로는 슈퍼마켓에서 유기농 식품을 사는 것을 추천한다. 그런데 '유기농'이라는 단어가 여러 가지 의미로 쓰이고 있고, 교묘한 라벨 표기 탓에 약간의 혼동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진짜 유기농 식품을 구입한다면, 앞에서 설명한 많은 유독성화학물질을 피할 수 있다. 

 

- 내가 뉴욕에 있을 때 잘 가던 식료품점이 있었는데, 그곳에는 2월에도 멕시코산 수박, 칠레산 블루베리, 콜롬비아산 사과, 베네수엘라산 바나나, 캘리포니아산 오렌지가 있었다. 수천 km 떨어진 곳에서 여러 날에 걸쳐 건너온 것들이다. 과일은 잘 익었을 때 영양소가 최고로 많지만, 그런 과일들은 운송 중에 상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익기 전에 수확된다. 바로 이 때문에 우리가 먹는 음식에 영양소가 부족한 것이다. 

 

- 우리가 먹는 식품은 무엇을 먹었을까? 영양소 결핍의 발단은 먹이 사슬의 초기단계에 있다. 식물을 재배하는 땅에 무기질이 고갈된 경우가 바로 그것이다. 

 

-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자극성 식품으로 가장 흔한 몇 가지를 금하는 것은, 정상적인 신체상태를 회복하고 알레르기를 방지하기 위한 클린 프로그램의 첫 번째 단계다. 하지만 문제의 진짜 원인인 아이스크림이나 밀가루 등의 음식은 재채기와 관련이 없어 보이기 때문에, 사람들은 이런 음식을 식단에서 제외하려고 하지 않는다. 시간이 흘러도 사람들은 여전히 자극성 식품을 먹으면서 알레르기 증세로 고통을 겪는다. 그러면서도 음식이 아닌 다른 무엇이 원인일 것이라고 확신한다. 

 

- 많은 개념들 가운데서 유난히 자주 나오는 개념 하나가 있었다. 그것은 '건강과 질병이 대장에서 시작된다'는 것이었다. 처음에는 잘 이해되지 않았지만, 내가 찾고 있던 해답의 열쇠가 바로 여기에 있었다. 식물의 뿌리처럼 사람의 대장은 우리의 토양인 음식에서 영양소를 흡수한다. 대장의 건강은 우리가 영양소를 잘 섭취하는지 아닌지에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한다. 독성, 우울증, 과민성대장증후군, 영양결핍, 점액, 산성화, 세로토닌 부족 등, 서로 개별적인 문제로 여겨졌던 이 모든 퍼즐조각들이 다차원의 행렬에서 연결되어 내 의문에 해답을 주었다. 

 

- 사람들은 대장의 건강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과소평가한다. '장기 중의 제왕'이라고 불리는 심장 같은 곳은 쉽게 주목을 받아왔다. 하지만 대장은 그렇지 않다. 내가 않았던 과민성대장증후군과 우울증 사이의 잃어버린 연결고리 역시 '대장'에서 찾을 수 있었다. 

 

- 사람의 창자는 식물의 뿌리와 비슷하다. 둘 다 눈에 안 보이지만, 물과 영양소를 흡수한다. 그리고 병이 들면 장(혹은 뿌리)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부터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식물은 잎과 가지에서, 사람은 피부와 머리카락에서 말이다. 그러나 이 뿌리는 사람의 생명유지에 가장 중요한 계통이 숨겨져 있다. 성능과 기능이 뛰어나고 정밀도가 높은 이 기계를 이용하면 우리 몸을 만드는 기초 성분과 화학물질을 손에 넣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신뢰할 만한 사람을 알아낼 수도 있다. 

 

- 장의 신경세포는 두뇌의 뉴런과 똑같은 방식으로 신경전달물질이라는 화학물질을 통해서 서로 정보를 주고받는다. 신경전달물질의 종류는 많다. 자극반응에 관계된 물질도 있고, 억제반응에 관련된 물질도 있다. 가장 잘 알려진 신경전달물질 중 하나는 만족과 행복의 감정을 책임지는 것으로 여겨지는 세로토닌이다. 널리 알려진 이론은 세로토닌이 사람의 기분과 감정을 결정하기 때문에 두뇌에서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그러나 내가 깨달은 바에 따르면, 인체에 있는 세로토닌의 80~90%는 창자의 신경세포에 의해 만들어지는 것으로 추정된다. 

 

- 창자계통이 하는 기능은 네 가지다. 첫째 외부 세계에서 정보를 받아들이고, 둘째 장기와 조직을 만드는 데 사용될 성분을 흡수하고, 셋째 직관력 부문에서 신호를 감지하고, 넷째 경계를 순찰하는 것이다. 
 
- 눈동자 색깔을 결정하는 유전자처럼 일부 유전자는 결과를 바꿀 수 없다. 하지만 그보다는 그 결과가 나타나거나 나타나지 않게 할 수 있는 유전자가 더 많다. 여기에서 핵심어는 '발현'이다. 유전자는 발현될 수도 있고 발현되지 않을 수도 있다. 

- 유전자의 발현 여부와 그 시기를 결정하는 것은 무엇일까? 인체 내부의 환경은 질병을 일으킬 수 있는 유전자를 자극하거나 억누르는 데 큰 영향을 미친다. 유전자는 세포핵에 있다. 유전자가 생명이라는 교향악을 지휘하는 곳인 세포핵의 주변은 세포질이 둘러싼다. 세포질의 미세환경은 유전자에 영향을 미친다. 그러면 세포질은 무엇의 영향을 받을까? 세포를 둘러싼 혈액이다. 혈액의 구성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무엇일까? 바로 우리가 먹는 음식, 현재의 감정과 생각, 그리고 몸에 쌓인 독소다. 

 

- 그의 몸은 다른 종류의 것에 굶주려 있었다. 위안을 주는 음식들 대신 신선한 채소와 깨끗하고 명확한 느낌을 주는 다른 음식을 원했다. 커피 한 잔을 마시는 대신에 단백질 파우더로 만든 스무디를 들고 체육관에 갔다. 그는 내게 이렇게 말했다. 
"마침내 내가 내 몸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있는 것 같아요. 이제 알겠어요. 나는 내가 먹는 음식 자체이고, 음식은 내가 된다는 사실을 말이에요!"

- 가정에서 클린 프로그램을 하는 것이 단식원에 들어가는 것보다 여러 가지 면에서 더 편리하다. 하지만 거기에는 어려움이 따른다. 어떤 수준에서 시작하든지 식습관과 생활습관을 바꾸는 것은 누구에게나 힘든 일이다. 그중에서도 먹고 마시는 것을 바꾸는 일이 가장 힘들다. 평소에 먹고 마시던 패턴에서 벗어나려고 시도하면, 우울해지고 예민해진다. 아니면 끊으려고 하는 것을 더 격렬하게 탐닉하기 시작한다. 클린 프로그램은 이런 문제를 영양학적으로, 그리고 생화학적으로 다루기는 하지만, 당신은 스스로를 응원하는 치어리더가 되어야 한다. 스케줄과 체계를 미리 정해놓으면 성공 가능성이 아주 커질 것이다.  

 

- 의사의 예상을 뒤엎은 '기적의 주인공'들을 자세히 살펴보면, 거의 대부분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그들은 질병과 싸우기 위해 생활을 철저히 바꾸었다는 점이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사람들은 진지한 명상가가 되었고, 무신론자들은 열성적인 신앙인으로 바뀌었으며 햄버거광(狂)은 스스로를 채식주의자로 개조했다. 

 

- 내가 영양소와 항산화물을 공급하고 혈액을 알칼리성으로 만들어주는 채소 주스에 대해 이야기했을 때 마르코는 눈살을 찌푸렸다. 그는 매일 와인을 마시고 고기를 먹는 즐거움을 빼면 자신의 인생에서 무엇이 남을지 상상이 안 된다고 말했다. 물론 목숨도 포기하고 싶지 않다고 했다. 하지만 그가 정말로 포기하고 싶지 않은 것은 자신의 습관이었다. 나는 그에게 이렇게 말했다. 
"마르코, 고치지 못하는 병은 없습니다. 고치지 못하는 환자가 있을 뿐이죠. 지금까지 당신이 해온 것은 모두 당신의 몸에 좋지 않았어요. 그런데도 계속 그렇게 산다면, 이젠 정말 얼마나 더 살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어요." 

 

- 그는 내 말에 충격을 받은 듯했다. 그리고 갑자기 태도를 바꾸었고, 생각까지 바꾸었다. 무언가 새로운 것을 시도해 봐야겠다는, 음식을 즐거움의 수단이 아니라 몸을 고치는 약으로 섭취하겠다는 깨달음의 순간이 온 것이다. 그는 음식을 화학요법으로 받아들이겠다고 했다. 식생활을 완전히 바꾼다고 해서 모든 병이 치유된다는 보장은 없다. 나는 그에게 기존의 암 치료를 다시 받으라고 강권하지는 않았다. 내가 마르코의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하나다. 과거에 하던 방식으로 건강이 좋아지지 않는다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새로운 방식을 시도해 보려는 의지(열린 마음)를 갖는 것이다. 

- 이제 당신은 몸과 주변 환경, 마음이 준비되었을 것이다. 당장이라도 생활을 변화시킬 수 있다. 클린을 하려면 음식에 대한 태도와 먹는 습관을 새로 세팅하고, '배고픔'이라는 것에 대해 아주 철저하게 다시 적응해야 한다. 제거식이요법을 먼저 실천했다면 몸도 마음도 깨끗한 상태에서 시작하게 될 것이고 오래된 생활방식을 성공적으로 바꾼 데서 오는 자신감도 갖고 있을 것이다. 잠깐 시간을 내서 당신이 클린을 하려는 목적을 깊이 생각해 보도록 하라. 목적을 뚜렷하게 정하는 것이 성공의 기초다. 당신은 클린을 '해야만 하는가', 아니면 ‘하고 싶은가?' 해야만 하는 것이 아니라 하고 싶어서 할 때 더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의무감보다는 욕구의 추진력이 더 강하기 때문이다. 
 

- 무언가에 대한 욕구를 키우거나 늘리는 데는 방식이 있다. 심지어 초기에 그것에 대하여 주저하거나 거부할 때도 그렇다. 목적을 정하는 것은 욕구를 크게 키우는 방법이기 때문에, 목적을 정하면 당신은 성공을 향해 가면서 장애물도 쉽게 넘을 수 있다. 

- 한 가지 더 있다. 자신의 모습을 사진으로 남겨라. 기억은 변한다. 특히 시각적인 기억은 더 쉽게 변질된다. 프로그램을 시작할 때와 끝낼 때 자신의 모습을 사진에 담아라. 변화된 모습을 보면 재미있을 것이다. 사진을 찍을 때는 두 사진 모두 똑같은 거리에서 똑같은 각도로 찍도록 한다. 배경은 너무 복잡하지 않은 곳을 선택해서 시선이 딴 데로 흐트러지지 않게 한다. 

 

- 주변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라. 사람은 사회적인 존재이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로부터 지지를 받을 때 무슨 일이든 제일 잘한다. 가까운 사람들에게 당신이 무엇을 하려고 하는지를 반드시 알려주고 응원해 달라고 부탁하라. 친구나 동료들과 함께하면 재미있을 뿐만 아니라 성공 가능성도 높아질 것이다. 

 

- 프로그램을 시작하고 끝낼 때는 1장 27쪽에 나온 '클린 질문지'를 다시 작성해 본다. 클린을 시작하기 전에 당신의 모습과 기분을 적어두고, 또 클린을 끝낼 때도 그렇게 한다면, 당신에게 일어난 변화를 증명해 주는 확고한 증거자료가 될 것이다.  

 

- '지금 배고프다'라고 인지하고 그런 느낌이 들 때마다 음식을 먹고자 하는 신체의 감각은 실제 몸이 요구하는 칼로리와 아무 상관이 없을지도 모른다. 아마 음식을 먹지 않고 계속 그 상태로 있으면서 지켜본다면, 그 느낌은 몇 분 만에 사라질 것이다. 

 

- 또한 근원적인 요구에 대해 조치를 취해야 하는지 아닌지도 정할 수 있다(예를 들자면 친구에게 전화를 걸거나 스스로를 위로해 줄 어떤 일을 하는 것 같은 활동). 때로는 그냥 걷는 것만으로도 주변 환경을 바꿀 수 있다. 당신이 '배고픈 이유'는 자극이 필요하다거나 어떤 변화가 절실하다는 요구이기 때문에, 음식이나 마실 것으로 배고픔을 해결할 필요가 없다. 배고픔에 대해서 이런 식으로 다루다 보면, 우리가 이제까지 얼마나 습관적으로 배고픔을 '즉시 없앴는지' 알 수 있다. 배고픔을 나쁜 것이라고만 생각해 왔던 우리는 배고프다는 느낌이 들면 무조건 즉시 무언가를 생각 없이 입에 집어넣었다. 가끔은 바쁜 생활에 너무 정신이 없어서 사실 음식이 필요하지 않은데도 반사적으로 음식에 손을 뻗곤 했다. 아니면 그 신체감각이 불쾌해서 그냥 그것을 없애버리고 싶었을 수도 있다. 그것도 아니면 그냥 지루해서 먹었을 수도 있다. 

 

- 클린을 마친 후, 내 환자들은 배고픔을 반사적으로 없애는 대신에 배고픔과 함께 있는 법을 배웠다고 말한다. 그것은 인생에서 꼭 필요한, 아주 강력한 도구다. 이 문제를 해결할 때, 당신은 무엇을 먹을지, 언제 먹을지, 기분을 좋게 하기 위해 얼마나 먹어야 하는지에 대한 조절능력을 얻게 된다. 

 

- 스스로에게 다정해져야 한다. 그리고 이런 일이 곧 지나갈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스스로를 다독이기 바란다. 기분이 별로 안 좋은데도 괜히 집이나 직장에서 아무것도 모르는 방관자들에게 친절하려고 애쓸 필요 없다. 기분이 오락가락하더라도 자책감을 갖거나 스스로를 비판해서는 안 된다. 지나치게 심각하게 생각할 필요도 없다. 이렇게 눈에 보이지 않는 긴장완화 현상이 생길 때, 다음과 같은 명상가의 말을 기억하면 도움이 될 것이다. 
"들어오는 것보다는 나가는 것이 낫다."

 

- 신체적으로 또는 정신적으로 큰 변화가 있다면 그 음식에 민감하다거나 알레르기가 있을 수도 있다는 신호다. 이 과정을 더욱 정확하게 하기 위하여 똑같은 음식을 그다음 날 한 번 더 먹어보고 반응이 일어나는지 지켜보라. 둘째 날의 반응은 약간 가벼울 수도 있다. 마찬가지로 그 음식을 먹은 후 꼬박 하루 동안 몸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또다시 확인해 보기 바란다. 그 목록에 있는 음식 중 일부는 당신에게 유독한 자극물이라는 결과가 나타날 것이다. 

 

- 이제 당신은 보고, 느끼고, 생각하고, 잠자는 방식과 몇 가지 낡은 개념들도 바뀌었을 것이다. 예를 들어 박테리아와 바이러스가 사람을 공격해서 사람이 중독되고 병에 걸린다는 것 말이다. 이 말은 쥐와 바퀴벌레 때문에 쓰레기통에 쓰레기가 넘쳐난다는 말과 같다. 

 

- 더욱이 당신은 나쁜 박테리아와 바이러스를 몰아냈을 뿐만 아니라, 생활습관병(비만, 당뇨, 고혈압 등 아주 많은 사람들이 나이 먹어가면서 괴로워하는 현대문명병)도 끄떡없이 받아넘기는 체내환경을 만들기 시작했다. 이 환경을 보존하고 관리해야 한다. 그래서 그런 병이 당신에게 절대 접근하지 못하게 해야 한다. 

- 물론 당신은 이 방식을 유지하고 싶을 것이다. 알레르기 없이 환절기를 보내고 싶고, 늘 달고 사는 감기도 사라졌으면 좋겠고, 가볍고 날씬한 몸을 유지하고 싶다. 맑게 빛나는 피부를 갖고 싶고, 소화도 잘 되었으면 좋겠다. 계속 푹 자고 싶고, 하루 종일 활기찬 상태를 유지하고 싶다. 적절한 관리와 정기적인 후속 조치만 해준다면 당연히 이 모든 것이 가능하다.  

 

- 사람들은 각자의 목표, 희망, 구체적인 건강상의 문제, 나이, 체형 등이 모두 다르다. 하지만 클린 프로그램을 마친 사람들이 말하는 일치된 결론은, 스스로 행복한 상태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몸으로 직접 체험했다는 것이었다. 그들은 자신이 정말로 스스로를 치유하는 능력을 접했던 것이다. 

 

- 앞으로 이 점을 명심해야 한다. 세상에는 식이요법과 생활방식, 스트레스 관리에 대한 이론들이 수없이 많다. 그리고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하여 모든 사람이 각자의 견해를 갖고 있다. 그것들을 무조건 외면할 필요도 없고 무조건 따라 해서도 안 된다. 당신이 바라는 만큼만 수용하기 바란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당신이 클린 프로그램을 통해 달성한 것을 유지함으로써 자기 주관을 가지고 굳건한 기초를 지켜나가야 한다. 

 

- 나에게 명상을 가르쳐준 선생님은 명상학교에 온 학생들에게 이런 말로 격려했다. 
"먼저, 복부를 편안하게 한 다음 마음과 이야기하세요." 
그 말은 신체가 확실히 건강해지면, 그다음에는 정신도 확장되고 성장할 수 있다는 뜻이다. 가장 의심이 많고 회의적이었던 한 환자도 클린 프로그램을 통해 체력 이상의 어떤 것이 자유로워졌다고 말한다. 클린 프로그램은 우리의 몸과 마음에 광범위하게 영향을 미친다. 나쁜 음식에 대한 탐욕이 줄어들고 관심이 사라지기 때문에 우리는 심사숙고하기, 꿈꾸기, 반성하기 등과 같은 다른 중요한 정신활동에 관심을 쏟을 수 있다. 음식에 쏟던 시간을 줄여 아이들과 보내는 시간이나 창조적인 프로젝트, 영적인 생활처럼 다른 중요한 일에 쓸 수 있는 시간을 되찾은 사람들은 이렇게 말한다. 
"인생에서 무엇이 중요한지를 기억해 냈어요." 

 

- 이 점에서 클린은 각성의 발단이 될 수 있다. 몇 년 전에 나는 성자 같은 생활을 하는 한 인도인을 만났다. 그는 반짝이는 팔찌를 만들어서 자기를 추종하는 사람들에게 주는 것으로 유명했다. 나는 그에게 그냥 요가 경전 강의만 하지 왜 그런 일을 하느냐고 물었다. 그는 이렇게 대답했다.

"나는 내가 그들에게 정말로 주어야 하는 것을 언젠가는 그들이 원할 것이라는 희망을 갖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들이 원하는 것을 먼저 그들에게 줍니다."

 

- 클린 프로그램도 마찬가지다. 더 반짝거리고, 더 건강하고, 더 젊어 보이는 '나뭇잎'을 당신의 나무에 놓아줄 때가 되면, 당신은 그 뿌리도 깨끗이 할 수밖에 없다. 그러한 선순환은 진정한 행복이 머무르는 몸과 마음의 평화를 얻는 길을 연다. 최종적으로, 그것은 우리 자신, 우리가 사는 지구, 그리고 우리의 미래에 악영향을 주는 지구의 독소를 줄일 수 있다. 


 

- 한 가지 테스트를 해보겠다. 이 테스트는 일견 간단해 보이지만, 지금은 어려워 보이고 심지어 불가능해 보이는 목표를 몇 주라는 짧은 기간 내에 달성하는 비결이다. 나는 이것을 환자들에게 여러 차례 사용했다. 두 눈을 감고 지금과는 다른 당신을 상상해 보라. 


. 지금 당신의 생활을 그려보라. 어떤 모습이고 어떤 기분인가? 자신의 어떤 면이 가장 실망스러운가?

. 더 젊어 보이고 더 활기차게 느껴진다는 것이 당신에게는 어떤 의미가 있는가? 그것이 어떤 기분일 것 같은가?

. 현재 당신의 건강상태가 실망스럽다면, 그것은 당신이 사랑하는 사람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가?

. 에너지가 생동하고 정신이 맑은 상태에서 생활하는 것이 당신에게 사회적으로나 정서적으로, 영적으로, 경제적으로 어떤 이익이 되겠는가?

 

 

- 그 음식을 먹은 직후 어떤 기분이 드는가? 복부에 어떤 감각이 있는가?

. 그 음식을 먹고 난 후에 어떤 일이 일어나는가? 이를테면 콧물이 난다거나 목에 가래가 낀다거나(일반적인 우유의 증상), 피로하거나, 몸이 붓는다거나, 두통(일반적인 밀가루의 증상) 등의 증상이 있는가?

 

. 기운은 어떤가? 예를 들어 저녁으로 밀가루 파스타 한 그릇을 먹은 후, 식사 직후 또는 다음 날 아침에 깨어났을 때 아주 피곤해질지도 모른다.

. 다음 날 배변은 어떤가? 클린 프로그램을 할 때처럼 자주, 그리고 쉽게 변이 나오는가? 아니면 좀 달라졌는가?

. 그 음식을 먹은 날 밤에 잠은 잘 잤는가? 아니면 잠자는 데 어려움을 겪었는가?

. 그 다음날 피부는 어떻게 보이는가? 기분은 어떤가?


 


 

<한눈에 보는 클린 프로그램>


이 표를 복사하여 매일 볼 수 있는 곳에 붙여두면 좋다.



필수사항: 매일 할 일



1. 하루 세끼를 계획하고 준비한다. 아침에는 유동식, 점심에는 고형식, 저녁에는 유동식으로 하고 자신이 선택한 보조식품도 함께 준비한다.

2. 먹는 것에 대해서는 모두 제거식이요법의 지침에 따른다.

3. 하루의 마지막 식사에서 그다음 날 첫 식사까지 12시간의 간격을 둔다. 그 사이에는 물 이외에 아무것도 먹지 않도록 한다.

4. 하루를 끝내기 전에 반드시 배변을 하도록 한다. 자연적으로 배변을 할 수 없으면, 허브 변비약이나 피마자유를 쓴다.

5. 소변을 자주 볼 수 있도록 깨끗한 물을 충분히 마신다. 1시간 이상 소변을 보지 않는다면 물을 충분히 마시지 않고 있다는 뜻이다.

6. 몸을 많이 움직인다. 걷거나, 뛰거나, 계단을 이용한다. 더 많이 움직이고, 가능한 자주, 오래 움직인다. 자동차로 출퇴근한다면 목적지에서 두 블록 떨어진 곳에 주차한다.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도 내려야 할 지하철역이나 버스 정류장보다 한 정거장 앞에서 내려서 걷는다.

7. 휴식을 취한다. 잠을 충분히 자고, 하루 종일 깊이 호흡하는 데 신경 쓴다.

 



선택활동 : 클린 프로그램을 하는 동안 다음과 같은 활동을 가능한 한 많이 한다.

 


1. 운동을 한다. 일상생활에서의 활동량을 늘리는 것 외에도, 계획적으로 운동시간을 정해두고 운동을 한다. 강도가 낮은 것부터 시작해서 서서히 늘린다.

2. 5분 명상을 한다. 몸을 깨끗이 하면서 마음과 감정도 깨끗이 비운다.

3. 매일 변을 본다. 매일 변을 보기 어렵다면 콜로닉 하이드로 테라피를 하는 것도 좋다. 콜로닉 하이드로 테라피는 배변활동을 촉진시켜 준다.


4. 브러시를 이용해서 피부 마사지를 한다. 샤워하기 전에 5~10분 동안 죽은 피부 세포를 제거한다.

5. 뜨거운 물과 차가운 물에 번갈아 가며 피부를 접촉시킨다. 샤워할 때, 뜨거운 물과 차가운 물을 번갈아 쓰면 혈액순환이 활발해지고 해독작용이 빨라진다.

6. 적외선 사우나를 한다. 가능한 한 땀을 많이 흘리는 게 좋다.

7. 마사지를 받는다. 시간과 주머니 사정이 허락하는 한 1주일에 1번 정도 마사지를 받는다.

8. 많이 웃는다. 일부러라도 크게 웃으려고 노력한다. 웃음은 몸의 화학작용을 좋은 쪽으로 변화시키고 스트레스를 줄여준다.

9. 올리브유를 먹는다. 매일 밤 자기 전에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유를 1~2 숟가락 먹는다.

10. 자기 전에 클린일지를 쓴다. 그날 하루 동안 무엇을 먹었는지, 어떤 생각을 끊임없이 했는지, 기분이 어떤지, 전날 밤에 얼마나 잤는지 등을 일지로 작성한다.

11. 자신의 달라지는 모습을 사진으로 남긴다. 매일 똑같은 각도에서 똑같은 거리를 두고 자신의 사진을 찍는다.

12. 매일 생마늘을 한쪽씩 먹는다. 마늘만 먹어도 좋고, 얇게 저민 사과 두 쪽 사이에 넣어서 먹어도 된다.

13. 건강, 행복, 식품시스템, 환경에 대한 책을 읽는다. 이 기회에 지금 당신의 몸에서 어떤 일이 진행되고 있는지를 공부한다. 지식을 쌓다 보면 아마 클린 프로그램을 마친 후에도 계속 성과를 유지하고 싶은 결심과 각오가 굳어질 것이다.

14. 예술적인 표현활동을 한다. 춤, 노래, 악기 연주, 그림, 조각 등 무엇이든지 괜찮다. 무엇이 되었든 그것은 당신의 갈증을 해소시켜 줄 것이다. 예술활동은 우뇌를 활성화시키고, 이 모든 경험을 뇌 속에 더욱 강하게 남길 것이다. 이것은 본능과 더 큰 관계가 있다. 먼 훗날 클린에 대한 생각이 희미해져도 본능은 이성적 사고보다 더 강해질 것이며 당신이 건강에 좋은 것을 선택하도록 안내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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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나 진실은 이와 다르다. 병을 고치는 힘은 훨씬 가까운 곳에 있고 당신은 이미 그것을 가지고 있다. 때문에 처방전이나 치료법, 비용이 많이 드는 전문가는 필요하지 않다. 사실 그 힘은 당신이 앉아 있는 바로 그 상자 속에 있다. 당신의 생계 수단인 그 익숙한 상자는, 천부적인 지능으로 움직이는 당신의 '몸'이다. 그리고 상자 속의 엄청난 보물은 당신이 태어날 때부터 이미 가지고 있었던 활기 넘치는 '행복'과 '장수(長壽)'다. 

 

-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상자 속의 보물, 즉 해독 시스템으로 관심을 돌리고 그것의 잠재력을 다시 활성화시키는 것이다. 해독기능은 당신이 미처 몰랐던 무한한 에너지의 보고(寶庫)로 통하는 무료입장권인 셈이다. 태어날 때부터 지니고 있던 해독시스템의 스위치를 그냥 '켜기'만 하면, 몸의 모든 부분이 더 잘 움직이고, 불균형상태가 바로잡히고, 짜증 나는 증상들이 저절로 사라지는 것을 깨달을 수 있다. 

 

- 1. 독소와 스트레스는 몸이 정상적으로 기능하고 스스로를 치유하는 데 장애가 된다. 
2. 현대인의 식습관과 생활습관은 우리 몸을 오염시키며, 몸이 최적의 상태로 기능하는 데 필요한 영양소를 공급하지 못한다.

3. 독소를 없애고 식생활을 개선하면, 우리의 몸은 건강을 회복하고 에너지를 되찾아 최상의 외모와 기분을 갖게 된다. 

 

- 전임의 과정을 마치기 몇 달 전부터, 나는 가슴통증 때문에 밤잠을 설치기 시작했다. 내가 심장병에 대해 잘 몰랐더라면 바로 심장전문의를 찾아갔을 테지만, 나는 내 심장근육과 동맥에 이상이 없다는 걸 알고 있었다. 문제는 심장이 아니었다. 내가 수련하는 동안 한 번도 배운 적 없고 논해보지 않았던 부분에 문제가 생긴 것이었다. 나는 정말 슬펐다. 솔직히 우울하기까지 했다. 의사인 내게 이런 일이 일어나다니, 믿을 수가 없었다. 우리 가족 중에 우울증을 앓은 사람은 없었다. 바쁘긴 했지만, 난 열심히 일하는 것이 좋았고, 내 일도 잘 해냈다. 뭔가가 아주 잘못된 게 분명했다. 아무리 생각해도 내가 곧 죽을 것만 같은 기분을 느껴야 할 이유가 없었기 때문이다. 

 

- 얼마 지나지 않아 나는 더욱 심각한 '경고'를 경험하게 되었다. 아침에 눈떠서 잠자리에 드는 순간까지, 머릿속에서 생각이 끊이질 않았다. 

 

- 내 안에서 쏟아져 나오는 질문의 답을 찾기 위해 '생각하기', '사고', '정신' 등에 관한 책들을 손에 잡히는 대로 모두 읽었다. 공감하는 내용을 읽을 때마다 참고문헌을 바로바로 찾아보았다. 이런 식으로 나는 정신의학 코너에서 자기 계발서(self-help) 코너로, 그다음에는 뉴에이지(new age) 코너로 옮겨갔다. 

 

- 그러던 어느 날, 서점에서 참고문헌을 뒤지다 동양철학 코너를 찾게 되었다. 책꽂이를 훑어보고 있는데 갑자기 책 한 권이 말 그대로 내 손에 ‘떨어졌다.' 책장을 들춰보니 '명상 : 마음 침묵시키기'라는 제목이 눈에 들어왔다. 처음 몇 단락을 읽어보았는데, 한순간 시야가 탁 트이는 느낌이 들었다. 거기에는 누구나 명상을 연습하면 끊임없이 이어지는 습관적인 생각을 느긋하게 늦출 수 있고, 더 나아가 멈출 수도 있다고 나와 있었다. 그리고 생각이 항상 왔다 갔다 움직이는 상태를 '마음속의 원숭이'라고 설명해 놓았다. '라디오 채널 돌리기'라고 표현하는 경우도 있었다. 이는 바로 내가 찾고 있던 내용이었다. '약물치료(medication)'와 '명상(meditation)', 나는 이 두 단어가 비슷한 걸 알고는 웃음이 나왔다. 너무나 가까우면서도 너무나 거리가 먼 두 가지 방법. 나는 당장 마음속에서 날뛰는 사나운 '원숭이들'로부터 벗어나기로 했다. 그러기 위해선 명상을 해야 했다. 

 

- 명상학교에서 자원봉사 기간이 끝날 때까지, 나는 많은 의학적인 분류를 머리에서 지워버렸다. '대체요법', '전통요법', '서양의학', '대증요법(對症療法, 병의 원인이 아니라, 겉으로 나타난 증세에 대해서만 처치하는 치료법)', '동양의학', '아유르베다', '한의학' 등의 구분이 모두 사라졌다. 그리고 이런 모든 의학적 전통과 시술은 내가 '열린 의학(open-minded medicine)'이라고 칭하는 통합된 범주로 한데 어우러졌다. 열린 의학이란 모든 환자들을 유일무이한 존재로 바라보고, 각 개인에게 알맞은 최선의 치료를 위해 동양의학과 서양의학의 가장 훌륭한 의술을 적용하는 과정을 일컫는다. 

 

- 동양의학에서는 환자를 주변 환경, 즉 가족을 비롯해 사는 곳, 정신적인 배경과 동떨어진 존재로 보지 않는다. 또한 환자의 생각이나 환경의 변화를 체온의 변화와 똑같이 중요하게 생각한다. 환자의 모든 생활이 서로 영향을 미치며 행복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질병의 원인 역시 큰 그림과 작은 그림을 함께 고찰하는 방식으로 밝혀낸다. 신체와 정신, 감정, 사회, 환경의 증상을 모두 고려하여 그것들의 공통점을 알아내면, 질병의 근본적인 원인은 불균형상태에서 비롯된다는 게 드러난다. 

 

- 다시 서양의학의 경우로 돌아가보자. 현대에 들어오면서 만성질환이 증가했다. 길고 어려운 병명으로 겁먹게 만드는 만성질환은, 환자와 의사가 '어떻게'와 '왜'를 짚고 넘어가지 않을 때가 많다. 병명자체가 그냥 질병이 되어버렸다. '진단(diagnosis)'이라는 단어의 의미도 바뀌었다. 진단은 이제 경위와 이유를 이해한다는 뜻이 아니다. 그것은 환자가 보이는 증상과, 그에 대한 검사결과를 늘어놓은 목록의 제목이 되었다.  
 

- 병원의 풍경은 내가 미국에 처음 왔을 때 강렬한 인상을 받은 슈퍼마켓과 비슷해져 버렸다. 세상의 모든 질병이 바코드가 붙은 채 진열되어 있고, 환자들은 그것을 장바구니에 하나씩 주워 담는다. 뇌세포가 화학작용을 잊어버린 건 나뿐만이 아니었다. 주위에 우울증에 걸린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었다. 점점 더 많은 환자들이 우울증과 싸우고 있었다. 

 

- 뉴스를 보면 다이어트 관련 질병과 생활습관병들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었다. 제약회사, 특히 항우울제의 특허권을 가진 회사들의 주가급등에 관한 기사들도 많았다. 여러 가지 건강문제들 중에서 현대인에게 가장 치명적인 것은 내 전공인 심장질환이 첫째로 꼽혔고, 그다음은 암이 차지했다. 세계보건기구는 이런 질환들의 발생률이 개발도상국보다 선진국이 더 높다고 발표했다. 

 

- 동물은 자연환경에서 자연이 설계해 놓은 방식대로 살아갈 때 병에 걸리지 않는다. 물론 자연을 관찰한다고 해서 원래 자연이 설계한 인간의 먹을거리가 무엇인지 정확하게 알 수 있는 건 아니다. 하지만 현재 우리의 라이프스타일이 거기에 맞지 않는다는 것은 분명히 알 수 있다. 동물은 식물을 먹고, 씨앗류와 견과류를 먹고, 서로를 잡아먹는다. 항상 날것으로 먹는다. 하루에 세끼를 항상 챙겨 먹는 동물은 없다. 그리고 그 어떤 야생동물도 우울하거나 심심해서, 또는 재미를 위해 먹지 않는다. 다른 포유류 가운데 엄마 젖을 뗀 후에도 계속해서 우유를 마시는 포유류는 인간 외에는 없다. 야생동물 중에 살찐 동물은 없으며, 질병에 걸리는 동물도 드물다. 동물이 병에 걸리는 경우는 대부분 우리 인간이 만든 유독한 화학물질 때문이다. 나 자신과 가족에게 음식을 줄 때, 다음에 제시하는 질문들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 보자. 현재 우리가 빠진 딜레마를 완전하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 동양의학에서는 우리 몸의 점액을 독성 노폐물로 본다. 여기 미국에서 배운 것과는 완전히 다르다. 이곳에서는 점액이라고 하면 대부분 콧물이 흐르는 정도만 알고 있을 뿐이다. 나는 점액이라는 것이 온몸에서 생긴다는 얘기를 한국인 한의사로부터 처음으로 들었다. 당시에는 그 말이 터무니없게 들렸다. 그래서 '저 사람이 지금 무슨 말을 하는 거지?' 싶어서 물어보았다. 
"그 '점액'이 어디에 있다는 거죠?"
"몸의 모든 곳에 있지요. 세포에도, 세포 주변에도, 혈액과 소화기관에도 있어요. 심지어 당신의 생각에도 점액이 있습니다." 

- 인도의 아유르베다 전통에서는 몸속에 쌓여 있는 무겁고 독성이 있는 물질을 '암마(amma)'라고 부른다. 그것이 육체에 있든 정신에 있는 구별하지 않는다. 아유르베다에서는 독소가 들어 있는 음식에서부터 독소가 있는 나쁜 생각까지, 전신에 가해지는 모든 스트레스 요인들 때문에 몸에서 점액질이 나온다고 본다. 그리고 이것을 질병의 첫 번째 단계로 여긴다. 

- 점액을 알아보는 방법을 배우면, 그것의 존재를 즉시 발견할 수 있다. 임상적으로 점액이 있음을 알려주는 신호는 '부기(浮氣)'다. 서양의학에는 이 증상에 대해 이름조차 없으며 대개 무시된다. 눈앞에 빤히 보이는데도 말이다. 하지만 현대를 살아가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어느 정도 '부어 있는' 상태인 것은 분명하다.

 

- 주위를 한번 둘러보자. 다음과 같은 증상에 해당하는 이들이 수두룩하지 않은가? 건강을 자부하는 사람이라 할지라도 이와 같은 상태가 그리 낯설지 않을 것이다. 어떻게 먹고 마셨느냐에 따라 증상이 이보다 더 심할 수도 있다. 

. 피부에 탄력이 없고 약간 처져 있다. 자고 일어나면 눈 밑에 다크서클이 있다.
. 몸이 부어 있다.

. 아무리 칼로리를 계산해서 식사량을 조절하고 운동을 해도, 절대 빠지지 않는 살이 있다.

. 옷이 꽉 조이는 느낌이 들거나, 마른 체형인데도 배가 불룩 나왔다. 특히 장(腸)이 부어 있는 상태여서 장운동이 둔해지고 변비가 생긴다.
. 아침에 혀 안쪽에 백태가 끼어 있다. 백태가 심하다면 지난밤에 너무 늦은 시간까지 먹고 마셨다는 신호이자 쉬지 못했다는 신호다. 

 
- 거기에 효과적인 해독 프로그램을 거치고 나면 효과가 더욱 커진다. 온몸의 점액이 배출되면서 독소가 다시 혈류로 들어가서 결국 중화되고 배설된다. 이처럼 일종의 자연적인 '발산'을 거치면 물과 점액 때문에 늘어났던 체중이 줄어들기 시작한다. 보통 제리의 경우처럼 몸무게가 많이 줄어든다. 몸이 스스로를 교정하는 것이다. 눈의 흰자위가 더욱 하얗고 선명해지고 피부도 훨씬 탱탱해진다. 

 

- 역사적으로 서양의학은 몸과 마음을 구분했지만, 동양의학에서는 결코 이 둘을 별개로 나누지 않았다. 몸과 마음의 두 가지 측면이 사람 전체를 구성한다. 그러므로 앞에서 얘기한 '암마'는 독소 때문에 생긴 점액은 물론이고, 부정적인 정신상태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게 만드는 무겁고 답답한 생각과 감정까지 뜻한다. 둘 다 끈적끈적한 성질을 가지고 있어서, 서로를 '끌어당긴다.' 생생하고 신선한 음식과 의욕적이고 희망적인 생각 역시 서로를 끌어당기고 함께 어울린다.  

 

- 마찬가지로 부정적인 감정이나 생각이 많아지면 음식을 탐하게 된다. 그러면 결국 점액이 만들어지고, 운동을 하지 않는 게으른 생활 패턴에 빠져, 갈수록 점액이 늘어날 것이다. 반대의 경우도 똑같다. 다시 말해, 질 나쁜 음식과 자극, 신체 부진으로 인해 몸에 점액이 넘쳐나면, 자기도 모르게 부정적인 감정과 생각을 더 많이 하게 되고 부정적인 성격이 되는 것이다. 

 

- 이렇게 서로 다른 모든 영향들이 유전자를 나타나게 하거나 나타나지 않게 하는 잠재력을 갖고 있다. 정신이나 감정의 상태, 열과 습도, 빛, 소리 등과 같은 환경의 영향, 복사에너지, 심지어 양육환경까지 유전자의 활성화에 영향을 미쳐서 서로 다른 분자과정을 일으키는 것으로 밝혀졌다. 모든 영향요인 중에서, 음식이 체내의 화학적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가장 크다. 어쨌든 우리는 음식을 우리의 혈액에 주입하고 있다. 음식이 유전자의 발현방식에 어떻게 영향을 주는가를 연구하는 과학을 '영양유전학'이라고 한다. 우리는 유전자에 대한 지식을 이용해서 잠재력이 있는 유전자의 발현을 극대화시키고 공격당하기 쉽거나 병에 걸리게 하는 유전자의 발현을 최소화시키는 생활방식과 식습관을 선택할 수 있다. 

 

- 나는 새 환자를 만나는 첫 진료에서 환자의 현재 건강상태에 대해 1시간 이상 이야기를 나눈다. 흔히 환자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어떤 병을 진단받아서 처방약을 받았는데 대부분 약을 먹고 증상이 완화되었다고 한다. 그런데 나는 그전에 이런 말을 한다. 그 환자가 받은 진단이 맞든 틀리든, 그런 증상이 나타났다는 것은 몸의 어딘가가 제대로 돌아가지 않고 있음을 몸과 마음이 말해주는 것이라고 말이다. 그가 무슨 일을 하고, 무엇을 먹고, 어떤 생각을 하건 간에 그 모든 것이 불균형상태를 만들어냈으며 그들의 몸은 뭔가가 바뀌어야 한다고 비명을 지르고 있다. 

 

-  현재 가장 인기 있는 해독 프로그램을 몇 가지 소개하겠다. 클린 프로그램과도 관계가 있는 것들이다. 

- 물단식은 가장 집중적으로 해독할 수 있는 방식이기 때문에, 예수와 부처를 포함하여 많은 영적지도자들이 이용했다. 물만 먹기 때문에 일단 해독모드에 들어간다는 신호가 들어오면 몸속의 조직은 독소와 점액을 순환계로 계속 배출하면서 멈추지 않는다. 실제로 시간이 갈수록 배출작용은 더욱 왕성해진다. 옛날에는 주로 영적인 이유 때문에 이 방법을 썼다. 당시에는 환경오염이나 독성 화학물질이 없었기 때문에 몸에 쌓여서 순환계로 배출해야 할 외부 독소가 거의 없었다. 따라서 현대인들의 몸에 축적된 독소의 수준과 영양결핍 상태로는 물단식이 위험할 수 있다. 독소가 많이 배출되면 간이 쉴 틈 없이 중화를 시켜주어야 하는데, 그 작용을 감당할 만한 영양소가 몸에 없기 때문이다. 나는 많은 사람들이 이 방법을 시도하는 것을 오랫동안 보아왔다. 물단식을 시도한 사람들은 모두 아주 쇠약해지고 생기가 없어져서 단식을 오래 지속할 수 없었다. 예외적으로 단 한 사람만이 물단식의 효과를 보았는데, 그는 25년 넘게 아주 착실하게 깨끗한 생활을 해왔던 사람이었다. 물단식을 한 사람들 중 일부는 그냥 피로하기만 할 뿐 다른 문제가 없었지만, 그들을 제외한 많은 사람들은 메스꺼움, 두통, 구토, 설사, 피부발진 등으로 고통을 겪었다. 심지어 암을 고치려고 물단식을 시도했던 한 남자는 결국 비극적인 죽음을 맞았다고 한다. 그의 사망원인이 단식이었는지 암이었는지, 아니면 두 가지가 함께 작용했는지는 확실하게 말할 수 없지만 말이다. 

 

- 마스터 클린즈는 액체만 먹는 해독 프로그램으로 최근 각광받고 있다. 이 방법은 레몬, 메이플시럽, 고춧가루가 섞인 물을 가능한 한 오래 마시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참고 견디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물단식과 마찬가지로 진행과정 내내 아주 고통스러워하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마스터 클린즈는 신체적 이익보다는, 감정적인 측면이나 정신적, 영적인 측면의 이익이 더 크기 때문에 그런 이유로 정화를 하려는 사람들에게 더 좋은 것 같다. 앞에서 설명한 대로 독소와 점액이 일단 혈액으로 배출되면, 반드시 몸에서 제거되어야 한다. 그런데 마스터 클린즈 방법은 몇 가지 문제가 있다. 고춧가루가 장점막을 자극해 독소제거는 원활히 이루어지지만, 재흡수를 막기 위하여 독소를 섬유질과 결합시키고 그것을 내보내는 활동은 돕지 않는다. 마스터 클린즈가 불완전한 이유는 현대인의 해독에서 가장 중요한 것, 즉 장내 세균군과 본래의 장벽을 회복시키지 못하기 때문이다. 

- 주스단식은 주스와 물, 허브차 외에는 아무것도 먹지 않는 방법이다. 주스는 채소와 과일을 갈아서 만든 것이라서 물단식처럼 격렬하게 해독이 일어나지는 않는다. 속도가 다소 느려진다고 보면 된다. 하지만 그렇다고 아주 많이 느려지는 것은 아니어서 해독은 상당히 격렬하게 진행된다. 주스는 간 해독작용의 두 단계에 필요한 영양소를 공급해 준다. 이때 마시는 주스는 주로 채소로 만든 주스여야 하고, 달콤한 과일주스는 아주 조금만 마신다. 즙을 내는 채소 중에 가장 좋은 것은 케일이다. 그러나 주스단식을 결심했다면, 그리고 효과를 얻고 싶다면 영양소에 대한 확실한 지식이 필요하다. 주스 이외의 보조식품을 통해 무기질을 보충해야 하며, 주스에는 섬유질이 없기 때문에 좋은 섬유질이나 허브로 된 변비약이 반드시 필요하다. 허기나 배고픔은 자연스럽게 사라지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단식원에 들어가서 해야 주스단식의 효과가 가장 크다고 말한다. 일상생활이 주는 스트레스가 없는 환경이어야 실천하기가 쉽고, 음식의 유혹을 피하려면 엄격한 규율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 방법 역시 장내에 이로운 세균들을 다시 살아나게 하지는 못한다. 따라서 허브로 된 항균제와 프로바이오틱스를 복용하는 보조 프로그램을 추가하지 않는다면 불완전한 프로그램이다. 

- 혼합단식은 채소와 과일로 즙을 내는 대신에 퓌레(재료를 삶아서 으깬 진한 수프)를 만들어 먹는 방법이다. 그러므로 거기에 들어 있는 섬유질이 포만감을 주고, 아보카도나 올리브유 등 유화제를 더하면 지방 함량을 늘릴 수 있다.

 

- 이런 일을 겪어본 적은 없는가? 당신은 지금 운전 중인데 갑자기 배고픔을 느꼈다. 사실 당신은 배가 고파 죽을 지경이고, 당장 뭐든 먹어야 한다는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고속도로에서 차를 세울 곳이 없고 계속 운전을 할 수밖에 없다. 20분 후 마침내 휴게소에 도착했을 때에는 이미 배고픔이 사라졌다는 것을 깨닫는다. 배고프다는 생각의 강도는 희미해졌고, 몸은 여전히 제대로 기능할 수 있다. 이런 일이 자연스럽게 일어난다는 것을 알면 클린 프로그램을 하는 동안 도움이 될 수 있다. 배고프다는 기분이 들면, 우선 물 한 잔을 천천히 마셔라. 그러면 잠시 후에 음식에 대한 다급한 요구가 없어질 것이다. 그 감각이 너무 강해서 불안해지면, 배고픔에 반응하기 전에 스스로에게 물어보라. 지금 내가 느끼는 이 기분은 무엇인가? 내가 배고픔이라고 부르는 신체감각은 어디에 있는가? 그것은 내 위장과 가슴, 심장에 있는가? 그 감각이란 무엇인가? 

- '배고픔'이라고 부르는 이 경험에 대한 설명은 사람마다 다르다. 배고픈 상태로 있으면서 그것을 지켜보고, 그 특성을 구별해 보라. 그것은 뜨거운가 아니면 차가운가, 그것은 통증 같은가 아니면 압박 같은가, 고정되었는가 아니면 움직이는가, 그것은 파도처럼 주기가 있는가 아니면 일정한가? 스스로에게 이런 질문들을 하면서, 주의를 신체감각 쪽으로 돌려보라. 그 감각을 더 잘 볼 수 있도록, 문자 그대로 거기에 빛을 비춰보라는 말이다. 

- 아마 그 감각은 영양소가 필요하다는 몸의 외침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다. 그것은 실제로 음식과는 아무 상관이 없는 아주 다른 종류의 요구다. 친구가 필요하다는 요구, 사람들과 접촉하고 싶다는 요구, 용서해 달라는 요구, 자기를 인정해 달라는 요구, 어떤 목적이 있는 요구, 안전의 요구 등등... 일단 이 사실을 알아차리면, 배를 채우는 행동을 하지 않고 그냥 다음 끼니때나 간식시간까지 기다리기로 결심할 수 있다.

- 음식을 잘 씹는 것이 중요하다. 유동식도 씹어야 한다. 씹는 행동은 침의 생성과 분비를 자극한다. 그다음에는 침을 음식과 섞어서 소화를 시작하고, 알칼리성인 위에 집어넣기 위한 준비를 한다. 세균을 죽이며, 삼켜진 음식이 식도를 잘 통과하도록 음식을 미끄럽게 한다. 또한 씹는 행동은 배고픈 느낌을 줄여주는 화학물질을 뇌에서 분비시킨다.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들이 껌을 즐겨 씹는 이유가 이 때문이다. 

 

- 한 환자는 나에게 이렇게 말했다. "저는 두통이 있는데요. 두통 때문에 괴로워하는 것보다 진통제를 먹는 것이 나을까요?" 
나는 아니라고 대답했다. 클린을 하는 동안에 일반약은 복용하지 말아야 한다. 두통이 오더라도 조금 더 참고 이겨내는 것이 좋다. 두통은 생길 때 그랬던 것처럼 사라질 때도 그냥 사라질 것이다. 두통이 심하다면 낮잠을 조금 자거나, 두통에 좋은 허브차를 마셔도 된다. 아니면 산책이나 스트레칭, 목욕을 하거나, 마사지나 침술 등의 도움을 받는 것도 좋다. 몸이 알고 있는 직감을 따르면 된다. 두통약이 단기적으로는 상황을 호전시킬지도 모르지만, 약물의 효과가 사라지면 아마 더 심한 두통이 재발할 것이다. 프로그램의 처음 며칠이 지나면 대개 두통은 사라진다. 

  

- 전통적인 동양의학은 건강관리에 대하여 일률적인 방법으로는 모든 사람을 치료할 수 없다는 사실을 항상 강조하고 있었다. 의사는 먼저 모든 사람에게 좋은 기초적이고 상식적인 기본원리를 알려준다. 예를 들면 우리가 클린으로 했던 것처럼, 독소를 빼내어 체내환경을 균형상태로 돌린다는 것처럼 말이다. 이 과정은 문제를 꺼내서 치유를 시작하는 단계다. 그것으로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면, 그다음에 의사는 개인의 체질과 성격, 취향을 분류하여 그 사람에게 맞는 치료법을 정한다. 서양의사는 비슷한 증상을 가진 환자 10명에게 똑같은 질병을 진단하고 완전히 똑같은 치료법을 제시하지만, 한의사는 똑같은 환자를 보고 유사한 증상에 대하여 많게는 7가지의 서로 다른 진단을 내릴지도 모른다. 그 결과 한의사는 환자 각자의 독특한 요구에 맞는 서로 다른 치료법을 각자에게 처방한다. 

 

- 정상적인 식습관으로 돌아온 사람들은 가장 먼저 "나는 지금 무엇을 먹어야 하는가?"라고 묻는다. 거의 항상 그렇다. 식이요법에 대해 다룬 책들은 너무 많아서 어지러울 정도인데, 사람들은 보통 어느 한쪽의 이론이 옳다고 결정하고 스스로 그것을 시작한다. 하지만 결국 그것 때문에 병든 자신을 깨달을 뿐이다. 나 역시 개인적으로 오랫동안 많은 것을 시도해 보았다. 거기에서 내가 배운 것은 그런 계획의 대부분이 특정한 목적에는 부합한다는 사실이다. 살을 빨리 빼게 해주는 계획이 있는가 하면, 근육을 최대로 키워주는 계획이 있다. 또 살이 갑자기 많이 빠지는 대신 피부가 처지고 아파 보이는 등 오히려 전보다 안 좋게 만드는 이상한 계획도 있다. 하지만 내 결론은, 체중감량만을 목표로 삼은 식이요법은 백이면 백 실패한다는 것이다.  

      

 

 

 
클린
우루과이 태생의 독일계 유태인으로서 미국 뉴욕 심장 전문의로 유명한 알레한드로 융거가 세상에 찌든 우리 몸과 마음을 혁명적으로 바꾸어놓는 『CLEAN』. 미국 최고의 디톡스 전문가이기도 한 저자가 창시한 과학적이고 안전한 건강관리 프로그램 '클린(CLEAN)'을 소개하고 있다. 우리가 살찌고 피곤하고 우울한 이유는 잘못된 생활습관으로 인해 우리 몸 속에 가득 채워진 '독소' 때문임을 증명한다. 3주간 '클린'을 실천하여 독소를 안전하게 배출한 다음, 깨끗하고 건강한 영양소로 채우도록 인도하고 있다. 진정한 휴식괴 회복을 경험하며 병을 치유하도록 이끈다. 특히 우리 몸 속에 잠재된 해독스위치를 키는 방법을 배우게 된다. 우리 몸과 마음, 그리고 정신까지 완벽하게 정화하게 될 것이다.
저자
알레한드로 융거
출판
쌤앤파커스
출판일
2010.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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