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자가 흐르는 이야기/Book1

[나가타 카비] 현실도피하다 보니 만신창이가 되어버린 이야기

일루젼 2022. 3. 14. 2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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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나가타 카비 / 천선필

원제 : 現實逃避してたらボロボロになった話
출판 : 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출간 : 2021.08.10 


       

술 자체를 꽤 좋아하는 편이라 읽어보았다. 아무래도 취했을 때의 약간의 고양감과 나른함이 좋아 현실도피를 위해 술을 찾게 되는 경우가 많을텐데, 개인적으로는 한 가지 요소가 더 들어간다. 

 

'맛'이다.

 

딱히 혀가 예민한 편은 아니지만, 맛있는 술은 맛있는 음식처럼 그 자체로 충분히 먹을 가치가 있다. 

대부분의 경우 술이나 와인은 마시다, 음식은 먹다라고 표현하지만 가끔 "이건 마시는 게 아니라 먹는 거야!"라고 말하고 싶어지는 때가 오는데, 이 만화에서는 원작가가 그렇게 표현을 한 것인지 번역상의 선택인지 모르겠지만 "먹는다"고 번역이 되어 있어서 조금 반가웠다.

 

내킬 때는 매일 조금씩 마시기도 하고, 또 별 생각이 안 들면 몇 개월 동안 안 마시기도 하는데... 

가끔 어디선가 본 "마실 수 있는 술의 총량은 정해져 있다"는 문장이 떠오르면 조금 서늘하다. 

 

안돼... 길고 가늘게 오래 오래 맛있게 마시고 싶다. 

 

슬슬 따뜻해지고 있으니까, 조금만 지나면 맥주가 잘 어울리는 날씨가 올 것 같다. 

시원하게 한 잔. !

        


      

 

 

- <거기에 독자적인 가치가 있는 시점이 있는지 여부>가 중요한 것 같아, 아마...!! 

 

- <급성 췌장염에 걸린 술꾼 만화가가 그 사실을 만화로 그리면서 조금이나마 앞으로 나아가는 이야기>... 는 어떨까... 

 

- ... 그래. 이제... 축하를 해야지. 케이크 같은 거 사 먹어야겠어. 세상 모든 것이 고마울 수준으로 기쁘다... 

 

- 해외에서는 "술 = 약"이라는 인식이 강해요. 예를 들어 공원이나 공공장소에서 술을 마시면 잡혀가죠. 저도 술을 먹으니까 술이 좋다는 것도 잘 알고 먹고 싶다는 심정도 이해가 되지만, 위험한 것이라는 인식, <좋은 녀석이지만 위험한 녀석>이라는 인식을 하실 필요가 있겠네요. 약물이니까 맞서 싸우면 약물이 이길 수밖에 없죠. 우리는 질 수밖에 없고요.

 

- 그렇구나... <술은 좋은 녀석이지만 위험한 녀석>... 그런 이야기를 듣고 집에 가는 길에 바로 카쿠야스에 들러서 소주 1.8리터 팩을 사 갔다. 

 

- ... 그렇구나!! 첫 번째 책처럼 <10년 동안>을 그리는 거하고 이번처럼 <작년-올해>를 그리는 건 전혀 달라!! 아무래도 객관적으로 볼 수 없다 싶었는데 너무 가까워서 그랬구나!! 아직 아물지 않은 상처를 만지작거리는 느낌... 엄청 괴로워!!

 

- 살아있는 게 괴로워서 편해지기 위해 만화로 도피하고 그려서 형태로 나타내기 위해 산다... 는 게 무한 반복되는 상태라 콘티 작업 중에 쓴 일기에도 괴롭다는 내용만 있었고, 실제로도 거의 항상 괴로웠다. 하지만 <자기 이야기를 다른 사람이 읽을 수 있는 형태로 그려서 읽게 만드는 일>은 내게 확실한 구원이었고, 몇 안 되는 <자신을 구할 수 있는 방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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