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자가 흐르는 이야기/Book1

[기아 리사리, 알레산드로 산나] 땅의 심장

일루젼 2022. 4. 24.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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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기아 리사리 / 알레산드로 산나 / 해바라기 프로젝트

원제 : La terre respire
출판 : 에디시옹장물랭 
출간 : 2018.10.15 


       

에디시옹 장물랭의 프로젝트를 자주 후원하는 편이다. 그의 유머도 무척 좋아하는데, 여기에 그의 공지를 함께 올려드릴 수 없는 게 안타깝다.

(내가 사랑하는 카이 닐센의 <태양의 동쪽, 달의 서쪽> 초판 복원 프로젝트에 어떻게 후원을 하지 않을 수 있단 말인가!!!) 

 

삽화의 색감과 질감을 최대한 살리기 위한 섬세한 선택에 관해 이야기하고 싶지만, 사실 종이에 관해서는 그다지 잘 알지 못한다. 질감, 무게, 색감, 광택과 펄프의 종류를 촤르륵 읊으며 분석할 깜냥은 못 된다. 

 

해서 내지가 수채화의 느낌이 잘 사는 무광의 두께감 있는 종이로 아름다웠다 정도만을 말할 수 있겠다. 

 

땅의 심장.

지구의 심장. 

그 진동.

 

이 이야기가 참 잘 어울리는 햇살 좋은 오후다. 

    

 


   

 

 

 

땅의 심장

 

어제였어요. 그 소리를 들은 것은.

무심코 땅바닥에 귀를 대 보았는데 

깊고도 규칙적인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둥. 둥. 둥.

심장 소리, 땅의 심장 소리였습니다.

 

동생은 그 소리를 듣고 겁에 질려버렸죠.

하지만 전 그렇지 않았답니다.

무서워할 이유가 없잖아요.

오히려 마음이 편안해지는 느낌이 들더군요.

 

 

 

 

 

우리는 계속해서 길을 따라갔습니다.

 

그러다 피곤해지면,

태양과 땅 사이에 드리워진 그늘에

잠시 몸을 뉘었고요.

 

 

 

 

 

우리는 바닷속에서 어떤 소리를 들을 수 있었어요.

네, 땅의 심장 소리였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동생도 무서워하지 않네요. 저도 여전히 그랬고요.

 

물 속에 가라앉은 채로 뛰고 있는 땅의 심장은 정말 거대했습니다.

땅이 이토록 넓으니 심장도 땅의 얼굴과 팔, 다리처럼 

하나가 아니겠지요.

 

그렇기 때문에 누구라도 어디서든 귀를 기울이면

그 소리를 들을 수 있어요.

 

그리고 그 소리를 따라가면

우리처럼 땅의 심장에

닿을 수 있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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