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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고쿠 나쓰히코] 후 항설백물어 上/下 - 항간에 떠도는 기묘한 이야기

저자 : 교고쿠 나쓰히코 / 심정명 출판 : 비채 출간 : 2018.11.19    저자 : 교고쿠 나쓰히코 / 심정명 출판 : 비채  출간 : 2018.12.24  발췌를 정리하며 다시 한번 시리즈를 읽는 즐거움을 누리고 있었는데.또다시 끝나 버리고 말았다. 아니, 끝나지 않았다.사실 하나의 이야기가 완전히 '끝나는' 것은 불가능하다.이야기의 전과 후, 그 사이사이는 언제고 덧붙이고 수정할 수 있는 빈 여백들을 품고 있다. 그럼에도 독자가 '끝났다'고 느끼고 마는 것은 스스로 그 이야기의 '완결성'을 받아들였기 때문일 것이다. 이것으로 좋았다고. 아쉽고 애석해도 바꾸고 싶지는 않다고.혹은 이제 더는 그 이야기의 세계에 머무를 수 없겠다고. 지난해 여름의 끝에서 시작한 이야기가, 다음 해 여름의 시작으..

[슈테판 클라인] 우리가 운명이라고 불렀던 것들 - 그 모든 우연이 모여 오늘이 탄생했다

저자 : 슈테판 클라인 / 유영미 출판 : 포레스트북스 출간 : 2023.02.22                   '우연'과 '운명'을 과학의 관점에서 해석한 책이다. 읽기 쉽고 편하게 쓰여진 점이 장점이지만, 강렬한 제목만큼의 인상을 주지는 못했다. 저자는 법칙과 규칙을 찾고자 하는 뇌의 습성을 통해 우리가 흔히 운명적이라 부르는 놀라운 연결부터 일상적으로 익숙해져 버린 연결까지, 인과관계와 상관관계 및 단순한 우연을 설명해 나간다. 그에 따르면 완벽하게 논리 정연할 것 같은 수학과 물리, 컴퓨터에게도 언제나 '우연'은 존재한다. '현재'는 수많은 우연들이 모여 탄생한 또 하나의 거대한 우연으로, 아마도 결코 재연될 수 없을 단 하나의 상태라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우연'을 그저 '우연'으로 ..

[김병완] 공부에 미친 사람들 - 급이 다른 공부의 길

저자 : 김병완 출판 : 다산북스출간 : 2019.01.14       추천은 하지 않는다.  저자가 말하고자 했던 바는 아마도 "진정한 공부란 '배움' 그 자체에 몰두하는 것이다."였을 것이다. 그러나 이를 설명하기 위해 든 예시와 부연 설명들이 오히려 핵심 주장을 흐려지게 만든 듯하다.  처음 저자가 주장한 내용은 '공부의 이익은 그 실효성이나 실익에 있지 않다. 무용해 보이는 것일지라도 그에서 기쁨을 얻는 자체가 중요했다'이다. 그러나 뒤이어 나오는 예시들은 대체로 공부를 통해 업적을 남기거나, 성공하거나, 실용적 가치를 얻는 등의 '결과'가 따르는 예시들 중심이었다. 아마도 이는 독자들에게 어느 정도 당근을 제시하기 위함이 아니었을까 싶기도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저자 또한 결국은 독서를 통해 ..

[사쿠라바 가즈키] 내 남자 - 제138회 나오키 상 수상작

저자 : 사쿠라바 가즈키 / 김난주출판 : 재인출간 : 2008.12.27                   이 책을 처음 읽었던 것이 정확히 몇 년도였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아마도 2010년 언저리였을 것이다. 충격적으로 좋았다.  금기와 터부는 손쉽게 성역(聖域)의 지위를 찬탈한다.도전받지 않는 그들은 최초의 탄생을 잃어버린 채 전설과 신화의 영역에 남는다. 상상할 수 있는 모든 것들은 일어났던 일이라는 말이 있다. 존재했던, 존재하는, 존재할 것들에 대한 상상이자 기록.  예술은 끊임없이 한계를 시험해야 한다. 허용가능한 선을 재정립하고, 그 선이 그어졌던 이유를 상기해야 한다. 그리하여 그 너머를 바라보는 이들까지도 구원해야 한다.  그렇게 생각하기 때문일까. 나는 파란(波瀾)을 가져왔던 작품들에 ..

[교고쿠 나쓰히코] 속항설백물어 - 항간에 떠도는 백 가지 기묘한 이야기

저자 : 교고쿠 나쓰히코 / 금정출판 : 비채출간 : 2011.07.20                   연(緣)이란 연(煙)과 같아서 덧없고 허망해서 아름다운 것이다. 닿았기에 끊어지고, 끊어졌기에 이어진다.  는 와 이어지는 이야기이지만, 전편을 읽지 않았더라도 무리 없이 읽을 수 있을 듯하다. 물론 마타이치와 오긴, 모모스케의 연을 알고 있다면 보다 수월하게 읽히겠으나 그들의 얽힘은 전편에서와 같이 은은하게 암중하여 겉으로 쉬이 드러나지 않기 때문이다. 각각의 이야기는 서로 이어지는 듯하면서도 독립적이다. 지난 일들을 단단히 굳힌 지층 위로 쌓아 올라가는 연작물들이 있는가 하면, 느슨하게 짜인 그물망처럼 각각의 눈이 끝없이 펼쳐지는 연작물도 있는 법이다. 그리고 는 후자에 더 가까운 작품이라고 생각..

[로맹 가리] 마법사들

저자 : 로맹 가리(에밀 아자르) / 백선희원제 : Les enchanteurs출판 : 마음산책출간 : 2017.04.25                 아.자꾸만 미루게 되는 일을 해내는 방법은 "'언제, 어떻게, 얼마나'를 생각하기를 멈추기"인 것 같다.생각을 비워내고 행하면 '끝'은 온다.  세상에는 수많은 불가해가 존재하지만, 인간에게 가장 큰 미지이자 불가사의는 자기 자신이 아닐까. 틀림없이 존재했던 과거 한 지점의 나에게 낯섦을 느끼며. 은 로맹 가리가 '에밀 아자르'라는 필명으로 을 발표하기 1여 년 전에 저술한 작품이다. 저자는 나이를 가늠할 수 없는 '포스코 자가'라는 인물의 회상을 통해 18세기부터 19세기, 그리고 그 이후까지도 담담하게 관조한다. 개개인에게 시대의 흐름은 벗어날 수 없..

[한병철] 심리정치 - 신자유주의의 통치술

저자 : 한병철 / 김태환출판 : 문학과지성사출간 : 2015.03.02       다른 곳에서 한병철의 가 언급된 것을 들었다. 해서 문득 생각이 난 김에 오래도록 굴러다니던 를 집어 들었다.  는 에서의 자발적인 자기 착취를 자본의 재생산과 연결 짓는다. 이전 시대까지의 권력이 규율을 통해 노동을 강제하고 자본을 착취하는 형태였다면 신자유주의에서의 새로운 권력은 더 이상 개인을 강제하지 않는다. 개인은 무엇이든 허용된 '자유로운' 느낌에 취해 자신의 선택으로 스스로를 검열하고, 착취하고, 게시한다. 모두가 하나의 기준으로 자신을 검열하는 사회에서 자신을 평가할 수 있는 것은 자본과 숫자뿐이다. 개인의 삶은 수많은 숫자들로 분해된다. 수익뿐 아니라 개인의 정신과 감정 또한 수치화된다. 저자는 이런 상태..

[교고쿠 나쓰히코] 항설백물어 - 항간에 떠도는 백 가지 기묘한 이야기

저자 : 교고쿠 나쓰히코 / 금정출판 : 비채출간 : 2009.07.28        긴 꿈을, 꾸었다 깨었다. 일본에는 유독 백(百)과 관련된 설화들이 많은 느낌이다. 백귀야행, 백물어 등등. 조금 더 찾아본다면 우리나라에도 수와 관련된 것들이 꽤 있을 테고, 백일기도나 백일치성 등이 있긴 하지만 어쩐지 백(百)보다는 삼(三)이 더 친숙한 느낌.   이번에는 교고쿠 나쓰히코의 시리즈를 천천히 리뷰해보려 한다. 국내에는 세 개의 이야기, 총 네 권이 번역 출간되어 있는데 순서대로 , , 상/하 권이다. 각 이야기마다 시대적 배경이 다르지만 공통적인 등장인물로는 관찰자이자 기록자인 '모모스케'가 있다. 마타이치와 오긴, 고헤이 등은 에서는 직접적으로 등장하지 않지만 모모스케의 회상을 통해 생생하게 활약..

[하지은] 모래선혈

저자 : 하지은 / 소만 출판 : 황금가지 출간 : 2023.06.19 와 은 두 권 모두 예전에 발표되었던 작품을 복간한 것으로 알고 있다. 그래서인지 두 권 모두 표지가 무척 매력적이고 함축적인데, 아직 읽어보지 않은 의 표지도 비슷한 화풍이라 눈길이 간다. 표지 일러스트는 소만 작가의 작품이라고. 사실 에서는 조금 아쉬운 마음이 있었는데, 을 이어서 읽으며 하지은 작가에게 빠져들게 되었다. 의 경우는 사막과 지배적 성향의 사막 민족인 쿠세 왕국의 이야기가 중심이 된다. 매 작품마다 완전히 다른 배경과 설정으로 새로운 세계관을 펼칠 수 있다니 놀랍다. 이 작품 역시 강렬한 도입부로 시작되는데, '어라?' 싶은 부분은 복선 역할도 하니 섬세하게 읽어보시길 권하고 싶다. 비오티는 어느 정도 작가의 작가관..

[안데르센] 안데르센 동화집 3

저자 :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 / 햇살과나무꾼 빌헬름 페데르센 / 카이 닐센 / 해리 클라크 / 아서 래컴 / 고든 프레드릭 브라운 출판 : 시공주니어 출간 : 2011.11.20 마음이 산란할 때는 동화를 읽는 편이다. (이 책을 읽은 건 작년 가을의 일이지만) '아이들을 위해 어른이 쓴 이야기'라는 아이러니가 좋다. 생각해 보면 이상한 일이다. 주 소비층과 생산층이 이렇게까지 확연하게 분리되어 있는 문화 영역이 또 있을까? 미술이나 음악 같은 예술의 영역 또한 향유층 중 일부는 직접 창작 활동을 즐긴다. 그러나 동화는 언제나 '어른', 적어도 '청소년'이 '유아동'에게 시혜를 베푸는 형태로 제공된다. 이는 아이들이 자신만의 이야기를 만들 수 없기 때문일까? 그것들을 '어른이 보기에도' '이상하지 ..

[하지은] 오만한 자들의 황야

저자 : 하지은 / 소만 출판 : 황금가지 출간 : 2023.06.19 그랜드 캐니언을 연상시키는 표지에 이끌렸다. 는 내가 처음으로 읽은 하지은 작가의 작품인데, 결론부터 말하자면 현재까지 읽은 작품 중 가장 마음에 드는 작품은 이다. 는 서부 개척 시대와 유사한 무법자들의 황야를 배경으로 한다. 주인공 라신이 특수 능력을 가지고 있긴 하지만, 전체적으로는 해당 시대라고 생각하고 읽어도 큰 무리가 없다. 총기류에 대한 상세한 설명이 등장하지는 않지만 대체로 현실적인 설정으로 보인다. 한국 작품 중에서는 보기 드물게 -내가 접한 작품들 중에서는- 일종의 버터 향이 짙은 소설인데, 저자가 처음에 의도한 분위기대로 마무리가 된 것인지는 조금 모호하다. 하드 보일드를 표방하지만 혈연과 부성애, 최종적으로는 로..

[다카하시 히데미네] 네, 수영 못합니다 - 물이 무서워 수영을 못하는 남자의 포복절도 수영 입문기

저자 : 다카하시 히데미네 / 허하나 출판 : 폭스코너 출간 : 2023.07.28 나는 언제나 조금쯤 가볍고 불성실한 자세로 살아왔던 것 같다. 결과가 좋으면 운이 좋았던 것이고, 결과가 나쁘면 최선을 다했던 건 아니니까 괜찮은 것인. 그렇게 이것도 저것도 아닌 채 애매하게 발을 걸쳐둔 채로 대부분의 시간을 슬렁슬렁 살아왔다. 물론 그런 나에게도 몇 번인가, 정말 다시 한다 해도 그만큼은 할 수 없을 거라 생각될 정도로 최선을 다했던 순간들이 있었다. 그리고 그때의 경험을 통해 '최선'은 결과가 아니라 '흔적'으로 스스로를 남긴다는 걸 알게 되었다. 자신의 한계에 제대로 도달해 본 자만이 한계 너머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을. 음- 거창한 이야기가 되었는데. 사실 내게 수영은 벌써 4번째인가..

[바딤 젤란드] 트랜서핑의 비밀 - 성공을 선택하는 테크닉

저자 : 바딤 젤란드 / 박인수 출판 : 정신세계사 출간 : 2010.03.22 너무 멀어져 있다 싶을 때면 어떤 방법으로든 다시 돌아오게 되는 지점이 생긴 것 같다. 기준점이라고도, 혹은 고정점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둘 중 어느 것에 가까우냐는 오롯이 내 상태에 달려 있을 뿐이다. 여전히 일상에 치이기도 하고, 크고 작은 문제로 울고 웃는다. 그런 순간들이면 예전에 비해 크게 변한 건 없는 것 같다고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가만히 들여다보면 훨씬 분명해진 것들이 있다. 선택에 대한 불안이 줄어들었고, 나 자신과 맞는 것과 맞지 않는 것에 대한 판단이 빨라졌다. 스스로를 의심했기에 '조금만 더 노력해 보자'는 마음으로 버티기만 하던 과거의 나를 떠올리면 안쓰러움과 미안함이 동시에 찾아온다. 예전이었다..

[안데르센] 안데르센 동화집 2

저자 :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 / 햇살과나무꾼 빌헬름 페데르센 / 카이 닐센 / 루이스 모에 / 에드먼드 뒤락 출판 : 시공주니어 출간 : 2010.08.15 시공주니어에서 출간한 은 전 7권으로 친숙하고 유명한 작품부터 다소 생소한 작품까지 다양하게 수록한 전집이다. 안데르센의 동화를 다시 읽어보기로 했을 때, 여러 판본들 중 이 책으로 선택한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삽화. 현대에 다시 그려진 삽화들도 아름답고 매력적이지만, 아무래도 당시 수록되었던 삽화가들의 삽화를 중심으로 읽어보고 싶었다. 매 권마다 조금씩 다른 삽화가들이 실려 있는데, 이번 2권에는 개인적으로 큰 호감을 가지고 있는 카이 닐센과 에드먼드 뒤락의 작품이 수록되어 있어 좋았다. 로 널리 알려진 그림 형제의 민담집이 섬뜩하고 잔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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