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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리아노 다 엠폴리] 크렘린의 마법사

저자 : 줄리아노 다 엠폴리 / 성귀수 출판 : 책세상 출간 : 2023.08.18 상당히 흥미롭게 읽었던 팩션 소설. 의 어디까지가 허구인지를 밝혀내는 것은 의미가 없을 것이다. 회고록조차도 기억의 일부는 유실되고 왜곡된다. 그러므로 얼마나 '사실인가' 보다는 얼마나 '사실적인가'가 더 중요하지 않을까. 충분한 개연성과 신뢰성을 주는 바딤 바라노프의 분석과 단상들에 빠져들어보자. 저자는 작중 인물이자 거의 유일한 허구의 인물인 바딤 바라노프의 입을 빌려 다양한 가치관과 선택들을 펼쳐낸다. 절대적으로 옳은 결정이란 결코 존재할 수 없다. 결과론적으로 옳을 수도 없다. 개개인마다 수많은 다른 선택들을 할 것이고, 선택의 결과는 다른 선택들과 맞물려 매 순간 그리고 매 시대에 따라 지속적으로 변화하고 재평가..

[프레더릭 알렉산더] 알렉산더 테크닉, 내 몸의 사용법

저자 : 프레더릭 알렉산더 / 이문영 출판 : 판미동 출간 : 2017.01.31 스스로를 가만히 관찰하다 보면, 특정한 심리 상태일 때는 신체도 그와 비슷한 상태인 경우가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부은 얼굴과 무기력함이 활기차고 긍정적인 감정과 연결되는 경우는 드물다. 그보다는 굽은 등이나 목이 우울함과 짜증과 연결되는 경우가 훨씬 더 많을 것이다. 신체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저자는 육체적인 것과 정신적인 것은 엄정히 구분되는 것이 아니며, 오히려 유기적인 통합체로 보는 것이 적절하다고 주장한다. 개인적으로도 동의하는 바이다. 은 특정한 자세나 교정법을 지시하는 책은 아니다. 그보다는 통칭 '알렉산더 테크닉'이라고 불리는 신체 관찰-교정법이 존재한다는 것, 그리고 그것이 어떤 개념과 원리를 가지고 있..

[리다 김] 내 몸과 마음을 여는 비니요가의 비밀 - 미국 비니요가 공인강사 리다 김의 티칭 시크릿

저자 : 리다 김 출판 : 북랩 출간 : 2018.01.03 저자의 설명만 놓고 보자면 미국에서 요가는 일종의 생활체육으로 자리 잡은 듯이 보인다. 갖춰야 할 장비나 도구가 거의 없고, 상대적으로 장소나 시간에 크게 구애받지 않는 맨손 실내 활동이기 때문일 것이다. '비니요가'는 요가의 한 형태로 개개인의 체형과 습관, 상태에 맞춰 자세를 변형하며 진행하는 요가라고 한다. 다양한 호흡법이나 시퀀스를 활용하긴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맞춤 요가', '캐주얼 요가'라는 느낌을 떨칠 수 없다. 한국의 경우를 적용시켜 본다면 '임산부 요가'도 일종의 비니요가 계열이라고 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한 권의 책 속에 저자의 삶과 요가 강사로서의 노하우, 미국 요가 강사 자격에 관한 정보, 요가 자체에 관한 소개를 모두..

[야마시로 아사코(오츠이치)] 엠브리오 기담

저자 : 야마시로 아사코 / 김선영 원제 : Fairy of Embryo 출판 : 엘릭시르 출간 : 2014.03.20 이야기, 이야기, 이야기. 이야기들에 둘러싸여 시간을 보내고 있다. 기담 류를 좋아하기 때문인지, 혹은 그래서 기담을 좋아하는 것인지 선후관계는 명확지 않지만 나는 좋아하는 이야기를 기반으로 공상하기를 즐긴다. 때로는 인물, 때로는 설정을 빌려와 마음대로 덧칠하며 노는 것이다. 그러다 보면 썩 마음에 들게 또 다른 이야기가 완결되는 경우도 있고, 이도저도 아닌 채로 그저 그런 망상만 흩어지는 경우도 있다. 딱히 목적이라곤 없는 상상들은 나를 꽤나 행복하게 만들어주곤 한다. 교고쿠 나츠히코의 시리즈를 다시 읽다가, 문득 케루빔을 연상케 하는 일본풍 일러스트 표지의 기담을 읽은 적이 있었다..

24.01.23

1659화까지 정주행 완료 마는 발호한다 그렇다면 마를 베어낸 이는 끝없는 굴레를 따라 돌고 그 무위를 되찾는 순간 그 자신이 다음 마가 되는 게 아닐까 그렇기에 매번 더 강하고 더없이 공허하고 허무했던 건 아닐까 누군가가 베어내 줄 때까지 벗어날 수 없는 굴레 다만 꼭 그리 되어야만 한다면 끝까지 맑지는 않기를 그 업을 넘기지도 짊어지지도 못한 채 짓이겨지지는 않기를 아해야 어찌하여 그런 길을 선택했더냐 다만 그저... 그 고통이 지나치게 깊지 않기를

[브룩 보렐] 빈대는 어떻게 침대와 세상을 정복했는가 - 공포, 히스테리, 집착, 박멸의 연대기

저자 : 브룩 보렐 / 김정혜 출판 : 위즈덤하우스 출간 : 2016.12.08 23년 가을, 한국은 유럽에 이어 패닉에 빠져들었다. 사실상 멸종한 것으로 여겨졌던 빈대가 발견되기 시작한 것이다. 사실 살아있는 빈대가 발견된 것이 시작점은 아닐 것이다. 현대 사회에서 세계는 생각보다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이미 조금 더 이른 시기에 유럽은 빈대와의 전쟁을 선포했었고, 한국 또한 그 소식을 접한 후 알게 모르게 보다 의식적인 시선으로 주변을 관찰한 결과- 발견 사례가 급증했다고 봐야 하지 않을까. 외래종처럼 애초에 존재하지 않던 생물이 유입된 것과는 다소 다른 상황이니 일시적인 해프닝으로 끝나지 않을까 싶었는데, 관심들은 생각보다 길게 이어졌다. 해서 나 또한 호기심이 일어 빈대에 관한 책을 찾아 읽게 ..

[닐 게이먼] 그레이브야드 북 - 2009 뉴베리 상 수상작

저자 : 닐 게이먼 출판 : 에프(f) 출간 : 2016.01.25 이 책은 읽기에 따라 허무맹랑한 상상의 세계를 다룬 청소년 문학으로도, 동시에 누구나 겪었던 어린 시절의 환상과 향수를 다룬 성인 문학으로도 분류할 수 있다. 의 뉴베리 상 수상과 관련한 논란은, -작가가 닐 게이먼이었던 것도 영향을 미쳤겠지만- 아마도 작품 자체로 보았을 때도 '주인공이 청소년이면 아동 문학인가?'라는 큰 의문을 불러일으켰기 때문에 생겼을 것이다. 저자가 이와 관련해 밝힌 소견이 작가 후기와 수상 소감문에 담겨 있으니 꼭 놓치지 말고 읽어보시길. 개인적으로 이 책에서 가장 빛나는 백미는 작가의 수상 소감문이라 생각한다. 좋은 책과 그렇지 않은 책이 존재하는가? 소설이란 누군가를 위해 쓰여지는가? 독자인가, 작가인가, 혹..

[신카이 마코토] 스즈메의 문단속

저자 : 신카이 마코토 / 민경욱 출판 : 하빌리스 출간 : 2023.02.07 작년, 공기가 한창 뜨거울 무렵에 을 보고 또 읽었었다. 이 책에 대해서는 끝까지 리뷰를 쓰지 않을 생각이었는데 한두 계절이 지나고 해가 바뀐 지금, 이렇게 자판을 두드리게 되었다. 대중적으로 인기를 끌었던 애니메이션이었으니 본 이야기의 내용이나 인물에 관해서는 달리 크게 덧붙일 내용은 없을 듯하다. 그보다는 다소 개인적인 단상들을 남겨보려 한다. 확인된 설정은 아니지만 개인적으로 주목했던 부분은 다이진과 요석에 관한 것이었다. 오래된 요석이 인격화 -또는 신격화- 한 것인지, 신념을 담은 인간 그 자체가 요석이 되는 것인지는 불분명하다. 그러나 몇 세대에 걸쳐 변화해 가는 인간의 삶과 인식에 맞추어 요석의 위치 또한 변해왔..

[김경리] 요가의 언어 - 걱정과 고민을 툭, 오늘도 나마스떼

저자 : 김경리 출판 : 위즈덤하우스 출간 : 2019.09.20 지난 연말, 요가를 시작했다. 제대로 배워 보고 싶은 마음 반, 스스로를 확인해 보고 싶은 마음 반이었다. 확인하고 싶었던 부분은 다음과 같다. '내가 제대로 해나가고 있다면 내 몸으로 표현하지 못할 리 없다', '만약 잘 되지 않는다면 그와 연결된 부분을 깊게 살펴보고 싶다'는. 이전에도 몇 차례 언급한 적이 있는 것 같은데 나에게는 다소 중증의 '시작병'이 있었다. 간단히 설명하자면 뭔가를 시작하기에 앞서 과하게 정보를 찾아보며 미루는 증상이다. 처음 배울 때 잡힌 틀을 깨는 것을 어려워하기 때문인데, 또 아예 틀이 없으면 금세 시들해져버리고 만다. 해서 시작 단계에서는 최대한 중립적이거나 전통적인 방식으로 진행되는 교습을 받고 싶어 ..

[조 디스펜자] 당신도 초자연적이 될 수 있다 - 나는 어떻게 원하는 내가 되는가?

저자 : 조 디스펜자 / 추미란 출판 : 샨티 출간 : 2019.12.16 이 책은 본서를 읽을 때보다 발췌문을 정리할 때 더 깊게 와닿았던 것 같다. 갖다 붙이는 것 같기도 하지만, 나는 언제나 가장 적절한 시기라는 것이 있다고 믿는다. 이를 테면 어떤 책이나 글이 누군가에게 가닿는 것에도 적절한 시기가 존재한다는 식이다. 몇 년 전에 읽을 때는 그저 그랬는데 어떤 일을 겪고 다시 읽어보니 그렇게 가슴을 울릴 수 없더라-처럼. 동시에 상대적으로 그렇지 못한 시기에 일어난 만남 역시도 적절했다고 믿는다. 갓 결혼한 부부가 서로의 어린 시절 앨범을 들춰보다 사진 한 귀퉁이에서 서로의 모습을 확인하고 놀라는 것처럼, 그렇게 스쳐 지나가는 조우가 필요했었기 때문이라고. 해서 조금은 집중하지 못한 채로 읽었던 ..

[키쿠치 히데유키] 뱀파이어 헌터 D 1-7 上下

저자 : 키쿠치 히데유키 / 안종두 출판 : 시공사 출간 : 1998.12.31 저자 : 키쿠치 히데유키 / 안종두 출판 : 시공사 출간 : 1998.12.31 저자 : 키쿠치 히데유키 / 안종두 출판 : 시공사 출간 : 1998.12.31 저자 : 키쿠치 히데유키 / 안종두 출판 : 시공사 출간 : 1998.12.31 저자 : 키쿠치 히데유키 / 안종두 출판 : 시공사 출간 : 1998.12.31 저자 : 키쿠치 히데유키 / 안종두 출판 : 시공사 출간 : 1999.12.31 저자 : 키쿠치 히데유키 / 안종두 출판 : 시공사 출간 : 1999.12.31 어린 나날의 기억을 더듬다 보면 마주하게 되는 기묘함이 있다. 한 올 한 올 조각한 것처럼 선명하게 떠오르는, 그 순간의 공기까지도 느껴지는 듯한 순..

[고이케 마리코] 괴담

저자 : 고이케 마리코 / 오근영 출판 : 알에이치코리아 출간 : 2017.09.12 똑같이 대수롭잖은 일이라고 생각하는데도 마음의 품이 다르게 들어가는 일들이 있다. 어떤 것은 큰 부담감 없이 곧바로 손을 댈 수 있는데, 또 어떤 것은 애쓰는 마음을 먹어야만 시작할 수 있다. 언뜻 보기에는 그다지 달라 보이지 않은 평이한 일들이다. 무엇이 다른 걸까? 정말 차이가 존재한다면 그건 그것들을 바라보는 내 안에 있을 것이다.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누군가에게는 정말 싫은 일이 나에게는 의식조차 없이 평이하게 해낼 수 있는 일이듯이, 그저 그런 다름이 있을 뿐이라고. 고이케 마리코의 은 그렇게 조금씩 '다른'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그리고 그 다름에 대한 시각과 감정은 읽는 사람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누군가..

[사무엘 비외르크] 나는 혼자 여행 중입니다

저자 : 사무엘 비외르크 / 이은정 출판 : 황소자리 출간 : 2016.08.05 익숙했던 것이 낯설어지고, 새로운 것이 익숙해지는 지점을 정확히 어디쯤일까? 많은 물질들은 반감기를 갖지만 반드시 그런 것만은 아니다. 습관, 기억, 감정에도 반감기가 존재할까? 다시금 한동안 휴식기를 가졌다. 딱히 이유가 있었던 건 아니었다. 자주 리뷰를 올릴 때에는 아무것도 쓰지 않는 게 어색했는데, 몇 번 쉬어보니 별다른 생각 없이 일상을 보내다 보면 시간이 흘러 있었다. 변화는 결과를 인지하는 순간에 완성된다. 하지만 일상적인 변화는 계절의 바뀜처럼 한 순간에 명확하게 깨닫게 되지는 않는다. 이전과는 다르지만 아직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닌 애매한 지점. 그런 분절점들이 존재하고, 평소 자신에게 관심이 많은 이들은 그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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