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반응형

아주 개인적인 이야기 248

........ 난 이런 문체 안 맞아 -_-

밤과 아침의 경계에 섰다. 어느 벽에선가 초침의 덜컥이는 기침이 울린다. 식어가고 있는 찻잔이 몽롱한 눈에 박힌다. 그 표면에서 스물 스물 새어나가고 있는 무색무취의 열기는 눈에 보이지 않는다. 뱀의 눈이 궁금하다. 그 눈에는 뿜어져 나오는 열기가 보인다지. 천천히 식어가는 저 찻잔은 어떤 색으로 빛나고 있는 걸까. 문득 희멀건 나의 팔뚝을 바라본다. 이 비늘 없는 피부에서 흘러나가고 있는 생명 또한 나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다. 그것을 보려면 어떤 눈이 필요한가. 경계는 언제나 칼날 같이 날카롭고 벽돌마냥 둔탁하다. 어디까지가 밤이고 또 어디까지가 아침이란 말인가. 밤과 아침의 아이는 새벽이다. 나의 삶과 나의 죽음 사이, 나의 새벽은 어디에 위치하는가. ---------------------------..

기다리고 있는 녀석들

헤르타 뮐러의 숨그네 박찬욱의 몽타주 미나토 가나에의 속죄 아마노 세츠코의 얼음꽃 인간실격은 날림으로 써버렸지만 발췌는 아직 안 올렸고. 시귀 5권 발췌도 좀 남았고. 더 있나? 읽다보니 리뷰를 쓰는 것보다 읽는 것이 더 즐겁다. 보려고 생각했던 영화도 그 시간이면 한 권은 읽는데 싶어서 다 미루고. 중독이 머지 않았다.

파동

최근 들어 표현이 생각을 따라가지 못한다. 밖으로 내놓기보다 안으로 끌어모으기에 골몰한 탓이다. 이런 때에 좋은 것들로 안을 채워야하는데, 또 막상 그러냐고 물으면 고개를 젓게 된다. 속을 넓혀놓질 않아 그리 수월케 잘 들어가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 그 첫째요, 힘들이고 고생스러워도 먼저 들여놓아야 할 것이 있는데도 순간의 수고스러움이 꺼려져 외면하기 때문이 그 둘째요, 그 알량한 채워짐들이 기뻐 누군가를 붙들고 나 이만큼 무거워졌소, 뻐기고 싶음이 셋째이기 때문이다. 하하. 그리 썩 잘 읽히는 것도 아니면서 꾸역 꾸역 밀어넣다보니 말하고 글 쓰는 것마저 흐트러진다. 그것이 못내 속상치만, 또 한 편으로는 기이하기도 하여 가만히 웃는다. 이렇게 흐트러진 때가 아니면 내가 언제 이리 솔직하게 엉망인 줄 알면..

어째서 고전인가

나는 개인적으로 소설의 평가 요소를 크게 세 가지로 본다. 누군가가 내게 왜 소설을 (특히 고전을) 읽느냐고 붇는다면 나는 '인간'에 대한 이해를 위해서- 라고 말할 것이다. 혹자는 '이미 나올 만한 스토리는 이전에 다 나왔기 때문에 더 이상의 창작은 의미가 없다' 고도 잘라 말하는데 개인적으로는 동의하기 어려운 주장이다. 물론 뼈대만 놓고 보자면 틀린 말은 아니나, 결과적으로 뼈만 놓고 보자면 모든 사람의 뼈는 성별에 따라 다소 수가 다른 것 외에 대동소이하다. (두개골이 있고 흉골이 있고 대퇴골 있고) 그런데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모두 다르지 않은가. 그런식으로 뼈대만 축약하자면 결국 대부분의 소설이 남녀상열지사, 야망과 배신, 혹은 휴머니즘이나 환상 아니겠나?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문학에서 중점적으로 ..

빗소리가 굵어졌다

이런 밤에는 커피 한 잔 내려놓고 책을 읽는 맛이 남다르다. 참으로 기이한 것이, 내게 밤이란 자정을 기점으로 시작되는 어떤 것이다. 그 전까지는 어둡기는 하되 밤이라고 불러서는 안될, 저녁에 가까운 어떤 시간으로 느껴진단 말이다. 해서 밤이 완연히 무르익을 서너시까지는 진하든 연하든 커피의 향이 더 끌린다. 그러나 묘하게도 짙게 가라앉았던 시간이 옅어지는 그 이후부터는 깔끔하고 단아한 녹차에 더 손이 가게 되니 단순히 서양과 동양의 무엇으로 말하기에는 묘한 일이다. 그러나 결국 이 모든 것은 나에게만 한정되는 일일 것이므로 이에 관련한 의문은 한없이 덧없다 하겠다. 결론 : 새벽엔 뻘 소리가 즐겁다. 커피 맛있다. 옥중기 재밌다. BGM : 충분히 예뻐 (Feat. 산체스) - 버벌진트

나의 밤은

코나의 노래 중 그런 노래가 있었다. '우리의 밤은 당신의 낮보다 아름답다' 그렇다면 나의 밤은 타인의 낮보다 아름다운가? 그것은 확신하기 어려우나 내가 밤을, 특히 새벽을 사랑하는 마음이 평균치를 상회한다는 것은 확실하다. 헤세의 골드문트는 쾌락과 고통은 닮아있다고 말한다. 나의 경우에는 절망과 평안은 그렇다고 할 수 있다. 이미 모든 결말이 결정지어진 채로 그 어떤 희망도 없는 완벽한 절망에는 더이상 떨어질 나락이 없으므로 간혹 주어지는 모든 것에 감사할 수 있는 평온함과 안락함이 있다. 그 틀이 깨어지고 헛된 희망이 생겨나는 순간이 고통의 시작이다. 끝이 없는 기다림은 고되지 않으나 기한이 정해진 기다림이 못견디게 괴로운 것은 그래서이다. '기다림'은 그 자체로 존재할 뿐 보상과 연결되어서는 안된다..

요즘은 그러하다.

꾸란이 떨어졌다는 말에 흥미가 떨어져 발걸음 돌렸던 국제도서전. 다양한 출판사의 책들을 저렴한 가격에 살 수 있다는 매리트가 있었지만, 이번엔 크게 끌리지 않아서 과감하게 패스. 요즈음은 참치가 미친 듯이 먹고 싶어서 조만간 홀로 뜰 작정. 좀 찾아보니 혼자 가도 다찌에 앉으면 크게 신경쓸 건 없는 모양. 실장님이 서글서글하셔야 할 텐데..... 몇 점이라도 더 얻어먹게ㅋㅋ 삶이 꿈결처럼 흘러가는 나날들. 정신을 차려야하는데. 태양은 뜨겁다.

독서의 지향점

최근 들어 하는 생각인데, 나는 고전과 인문 모두 읽을 생각이긴 하지만 역시 내가 더 좋아하는 것은 그 응용과 실천이다. 과학 도서를 읽을 때의 편안함과 익숙함은 인문이나 시집에서 느낄 수 없는 기분이다. 물론 시간을 더 들이고 더 많이 읽게 되면 바뀔 수도 있겠지만, 그 때에도 아마 모두 좋아할 것이다. 조금 더 자세히 말하자면, 과학이다 문학이다 철학이다 나눌 것 없이 내가 가장 두근거리며 즐거워 하는 부분은 결국 현실에 맞닿은 부분들이다. 예를 들자면 수호지를 읽으면 108걸의 성격과 성향에 집중해 유사한 사람을 만나게 될 때의 처세와 대처에 대해 생각하게 될 것이고, 그런 인간의 다양한 특질과 그로부터 갈라질 성격들에 대해 생각하게 될 것이다. 그것들이 인간에 대한 나의 이해를 더 깊어지도록 도와..

다시 회복기

일렁일렁- 나는 봄도 타고, 여름도 타고, 가을도 타고~ 겨울엔 추워서 동면하고. 짐승의 삶이로세. 다 읽은 책들이 좀 있는데, 생각도 할 겸 천천히 올리려다 보니 포스팅이 밀렸다. 한 번 밀리자 은근히 손이 안 가네. 며칠 안에 해야겠다. 다이어트 후기라고 하긴 뭐하지만 결과부터 말하자면 4 회복. 하지만 아직 완전히 마음에 차진 않아서 며칠 더 관리할 작정. (어릴 때 말랐던 것에 감사) 하루를 모두 비웠던 날인데- 시간이 나니 바람이 쐬고 싶어졌다. 기분 전환 삼아 책 들고 나들이나 다녀와야지. 날이 흐린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기온, 그리고 내부의 태양. 많은 것들이. 참으로 많은 것들이. 하고 싶은 것들이 다시 생기고 해야 할 것들이 눈에 들어오고 일렁일렁.

에피톤 2집이 나왔다.

[낯선 도시에서의 하루]. 이번 앨범도 직격이다. 가만 가만히 들으면서 몽롱하게 앉아있으면 기분이 참 좋다. 최근 나는, 많은 것들을 생각하며- 많은 것들을- 모르겠다. 기쁜 것 같기도. 두려운 것 같기도. 나는 그저 얼어붙었을 뿐인데. 사실은, 정말로, 무척 고맙다고. 시간내어 생각해주어서. 그런 결정을 내려주어서. 그것을 내게 알려주어서. 정말로 고맙다고. 그런 말을 하고 싶었는데, 얼어붙은 혀 끝에선 또 기묘한 말들만이 흘렀다. 또다시 오해가 쌓일까 두려우면서도. 당장은. 나는. 기쁜 것 같다. 목소리가. 참. 그리웠다고. 말해줄 걸 그랬어. 태양은 뜨겁게 익어가는데 나는 그리도 쉽게 한 순간에 얼어붙었다. 생각이 많으면 안된다. 에피톤. 나에게 힘을 줘.

[강연회] 주진우 - 주기자 강연회

나의 당첨운은 언제까지 이어질 것인가... 사실 조금 두렵. 올해 운이 이런 거라면 차라리 확 사업을 해야하는 게 아닐까....?;; (J.Estina 김수현 싸인회도 당첨) 주기자는 예약판매로 받자마자 다 읽었었지만 이번엔 해외 강연 후 돌아온 첫 강연이니만큼 기대가 크다. 지금까지는 예매를 못하거나, 근무 날짜와 너무 정확히 (총수는 수요일 일요일을 어찌 그리 좋아하던지... 아님 목욜 ㅠㅠ) 겹쳐 실제로 본 일이 없었는데, 오프 더 레코드인만큼 기대가 크다. 문제는 내가 내일 퇴근하고 제 시간에 일어나야 한다는 거지. 잘. 다녀오겠습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