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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개인적인 이야기 255

2012. 12.

#1. 모조 다이아몬드 자체는 영롱하다. 그것이 빛을 잃고 초라해지는 순간은 진짜 옆에 놓았을 때이다. # 2. 다이아몬드는 그 자신의 성질인 높은 강도로 인해 따로 보관해야만 한다. 다른 세공 보석들이 그에 긁혀 손상되기 때문이다. # 3. 다이아몬드라는 것은 확실하다. 그러나 그것을 확신할 수 있다는 것은... # 4. 다시 1로 돌아간다. 모조와 진짜를 함께 견주지 않는다면 모조를 가려내기 어렵다는 말은, 반대로 단 하나 뿐일 때는 그것이 진짜이더라도 마치 모조처럼 보일 수 있다는 말이다. 그럴 경우 그것이 진짜였음을 깨닫는 순간은, 그것의 상실을 인지하는 순간이다. 혹은... # 5. 에메랄드, 루비, 사파이어 등등.... 이 보석들 역시 그 나름의 의미와 색깔을 갖고 있다. 그러므로 손상이 갈 ..

2012.11.18

자학의 시 1 국내도서>만화 저자 : 고다 요시이에 / 송치민,송치민역 출판 : 세미콜론 2009.12.15상세보기 자학의 시 2 국내도서>만화 저자 : 고다 요시이에 / 송치민,송치민역 출판 : 세미콜론 2009.12.15상세보기 자학의 시를 읽었다. 동명의 영화를 봤다. 영화도 나쁘지는 않았지만, 나로서는 책 쪽이 훨씬 더 마음이 간다. 긴 리뷰는 언젠가.... 쩜쩜쩜....

생각.

일상이 일상으로 인식되는 것은 그것이 이어지는 하나의 흐름 안에서 인지가능할 정도의 큰 변화가 없이 이어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윗 문장이 그 시간들이 모조리 같은 감각과 감정을 유지한다는 말은 아니다. 오히려 적당한 범위 안의 오르내림이 있어야 진정한 '일상'이 된다. 언제고 일어날 수 있을 법한, 이미 경험해본 -혹은 기억나지 않지만 충분히 그랬을 법한, 혹은 당장 내일이라도 다시 경험할 법한- 자극들로만 이루어진 그런 하루 하루가 이어지는 나날. 그리고 그런 때야말로 작은 자극도 강렬한 충격으로 느낄 수 있는 '준비된 상태' 인 것이다. 일상이 부서져내리는 순간. 그 최초의 순간은 갑작스럽고 강렬하겠지만, 시작된 자극이 같은 정도를 유지한다면 인간은 손쉽게 그 자극에 적응한다. 그 적응은 자신의 의지..

경이

사는 것은 모두 거기에서 거기. 눈이 떠지고 숨이 쉬어지므로 살아간다고 생각했던 나날들. 그리고 더는 그리 되지 않을 때까지 그저 존재하기로 결심했던 시간들. 많은 단어와 문장들이 오가고, 조금이라도 놓치지 않기 위해 신경을 집중하게 되는 대화들. 명쾌하지도 불명확하지도 않은 그 어귀 어디쯤을 맴도는 대화, 그리고 대화. 하나의 거대한 주형틀 안을 채워가는, 밖에서 안으로 채워지는 내 안의 방향성과 하나의 구심점에서 조금씩 맞춰지며 형태를 갖춰가는, 안에서 밖으로 뿜어져나가는 그 안의 방향성. 메타적일지언정, 실재와는 확실히 다른- 때로는 비교가 불가능할 정도의- 것일지언정 그것을 보는 것은 나. 문장과 단어가 아닌, 그 위로 순식간에 그려지고 마는 영상을 보는 것은 나. (오히려 그렇기에 시와 희곡이 ..

가을이 끝나간다.

갑작스레 생각이 나는 단어가 있다. 판타지에 빠져 살았던 시절이 있었다. 1세대 판타지라고 손 꼽히는 책을 모두 읽은 나 자신이 부끄럽지는 않지만, 뭐랄까, 갑작스레 나는 같은 자리를 뱅글 뱅글 맴도는 사람 같다는 생각이 들기는 했다. 방랑자라고도 할 수 없는, 쳇바퀴 안에 갇힌 그런 자 같다는 생각이. '마법의 가을'. 평생 한 번 찾아온다는 후치 네드빌의 '마법의 가을'. 내게 1년의 중심은 언제나 여름이었다. 대부분의 일들은 여름에 이루어졌으며, 그렇기에 찬란한 기억들은 대개 여름이었다. 가을이 왔고, 나는 나를 만났다. 조금 과장해서 말하자면 '누스'를 찾았다. 보통의 눈으로 보았을 때 어떻게 보일지는 알지만, 동시에 그렇기에 그렇지 않다는 것 역시 알고 있다. 이해하고 있다는 느낌, 그리고 이해..

공중그네

Trapèze. 공중그네. 화려한 의상을 입고 거침없이 공중으로 몸을 던지는 서커스의 꽃. 어린 나이에 강한 인상을 받았던, 그래서 아직도 조그만 브라운관 화면 속의 그 장면 그대로 눈꺼풀 안쪽에서 재생되곤 하는 한 곡예가 문득 떠올랐다. 그리고 사는 것은 그와 꼭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모든 이는 위태롭게 몇 가닥의 줄에 매달려 자신 만의 속도로 일렁이고 있다. 모든 만남 역시 공중그네와 같다. 서로 양 편의 대 위에 올라 남자가, 혹은 여자가, 그 누군가가 먼저 몸을 날려 높고 화려하게 허공을 가른다. 그리고 잠시 뒤 다른 한 명도 재빨리 몸을 날리면, 둘은 허공에서 아름다운 랑데부를 보여준다. 두 사람의 감정의 진폭과 속도가 서로 맞는 이를 찾아내야만 진정한 곡예는 시작되는 것이다. 누군가 너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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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인간은 어리석을 수 밖에 없다. 그것은 자명한 것인데, 문제는 얼마나에 대해서는 상대적인 차이가 틀림없이 존재하는 것 같다는 점이다. 그러나 그 상대성과는 별도로, 그 한 개체의 삶에 있어서는 생명과 연관된 무지가 가장 치명적이지 않은가 한다. 양잿물을 희석한 물을 회춘의 물로 믿고 마시는 것 이상의 어리석음이 틀림없이 존재한다는 점에서 비극이다. 술을 마셨을 때 NSAID는 독이라는 것일 필두로 전공자들, 더 나아가 현직자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한 전문지식까지 한 개체로서 다 알기 어려운, 혹은 알더라도 실천하기 어려운 여러가지 사실들이 존재한다. 하지만 그것이 무지에 대한 변명은 될 지언정 자신의 신체가 이미 입은 피해에 대한 변명은 될 수 없다. 외부피폭과 내부피폭이 무엇인지도 모른채 선량 ..

9월에 읽은 책들

9월에 읽은 책들. 근데 리뷰 쓰기가 진심 귀찮다. 하고 싶은 말, 해야할 것 같은 말, 그리고 기억해두고 싶은 문장도 많은데 읽힐 때 많이 읽어 내가 거주하는 창고를 방으로 승격시키고 싶다 -_- 동서 중역 소돔은 별 관심 없고 민음사에서 나온 프루스트는, 홍차와 마들렌이 살아있다는 것만으로도 관심이 간다. (민음사 표지는 취향 아님... 김화영 역이면 사고 김회영인지 희영인지 역이면 안삼) 도올의 '사랑하지 말라'는 중용을 먼저 읽어야 놓치는 부분이 없을 듯. 헉. 방 정리가 최우선이 된지라 카이스트 추천도서 목록은 차선으로 밀렸다. 리뷰 쓰는대로 웬만한 건 다 중고 처분할 생각. 알라딘에서 1/4 이하로 후려치는데도 이미 리뷰 다 쓴 팔 목록만 3만원 넘게 축적된 상태다. 방정리, 방정리다. 나는 ..

가을

'가을을 탄다', 는 말이 있다. 나는 그것이 꽤나 적절한 표현이라고 생각한다. '가을이 되면 여름에 비해 일조량이 줄어들고, 기온의 변화로 몸을 더 많이 가리게 되어 더더욱 햇빛을 덜 받게 되어 그로인한 vit.D의 합성 저하가 기분에 미치는....' 이런 표현보다 훨씬, 훨씬 좋아한다. 나는 언제나 가을을 탔다. 그것은 봄을 맞는 일렁임과는 또 다른 어떤 것이었다. 살짝 어지러울 정도의 현기증과 내 몸 전체가 그네를 타는 듯한 일렁임. 마치 놀이기구를 탔을 때처럼 심장이 흔들리는 것 같은, 뱃속 깊숙한 곳이 조여오는 그런 느낌. 그것은 절망을 발라낸 우울함이고 대상이 없는 그리움이다. 조용하게 읊조리는 남녀의 목소리를 들으며 책장을 펼쳐놓은 지금, 가슴 한 켠이 오그라들며 눈물이라도 한 방울 흘러내릴..

리뷰

책을 읽는다는 행위 그 자체는 타인의 생각을 수동적으로 받아들인다는 의미이다. 그 이후 이어지는 사색, 저자의 생각에 대한 비판적 수용, 이전에 가지고 있던 정보와의 비교'통합'융합이야말로 진정한 의미의 독서요 소화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나의 리뷰는 어떤 것인가. 책을 읽어나가는 동안 느꼈던 감정을 잊지 않고자 박제하는 일이며 동시에 책 전반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며 되씹어보는 되새김질이다. 그리고 아주 훌륭하지는 않아도 어느 정도의 효율은 있었던, 내 방식의 소화였다. 요 몇주 리뷰를 쓰기보다 책을 읽는 행위 그 자체가 좋았다. 그래서 책을 다 읽으면 저 편으로 밀어놓고 다음 책, 또 다음 책을 찾았다. 그러다 문득. 나는 또다시 내 머리로 생각하기를 회피한 채 타인의 것을 수동적으로 주입..

[북홀릭] 시귀 리뷰 이벤트 당첨

고마우신 분이 알려주셔서 응모한 시귀 리뷰 이벤트. 하지만 지원자가 많지 않아서 ^ㅡ^;;; 운 좋게 당첨!!!!! 여전한 쇼핑백ㅋㅋㅋㅋㅋ 박스는 없나효....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도 이번엔 뽁뽁이 한 겹은 두르고 오셨군요. 시귀 만화 전집 세트!! 작화는 봉신연의의 후지사키 류. 덜덜. 다 읽었지만 리뷰는 나중에.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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