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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개인적인 이야기 247

귀멸의 칼날

월요일, 넷플릭스를 뒤적거리다가 몇 차례 실패했던 애니메이션을 골랐다. 나는 적절한 시기라는 것이 있다고 생각하는 편이다. 책, 음악, 애니, 미술- 그리고 모든 것들이 그렇다. 첫눈에 반하는 경우도 있지만, 어느 순간 마음에 들어오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도 그랬다. 예전부터 이슈가 되었던 것은 알고 있었지만 지금까지는 매번 극초반을 넘기지 못하고 리타이어 했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한 번에 정주행하고 코믹스로 완결까지 읽었으니, 이 시기가 닿을 시기였나 보다 하게 된다. 작화와 모션 모두 매끄러웠고, 특히 '물의 호흡'을 사용할 때 물결 표현이 좋았다. '우키요에' 양식의 파도 그림이 떠올라서 매력이 있었다. 가쓰시카 호쿠사이의 그림들은 참 매력이 있다. 그 외에도 여러 장면에서 자연스럽게 묻어나는 ..

앨리스에 대한 잡생각

로부터 영감을 받은 사람들이 많다고 알고 있다. 관련한 저서들을 더 찾아보는 게 마땅한 일이나, 일단은 더위 먹은 망상으로부터 상상력을 펼쳐본다. 헛소리 시작. 토끼굴을 통한 하강은 잠, 또는 내면으로의 침잠이다. 의식을 유지한 채 하강해서 만나는 긴 복도와 잠긴 문들은 지금은 갈 수 없는 경로들이다. 앨리스가 발견하는 황금열쇠와 벽에서 등장하는 커튼 뒤의 작은 문은 최초의 입문이다. 하지만 비밀의 열쇠를 얻기 위해서는 모험이 필요하다. 자신의 또다른 몸을 감각하고 통제해야 한다. 자신의 눈물바다 속에서 나타나는 수많은 동물들은 마주해야만 하는 것들이다. 물을 기어오르는 이미지에서는 많은 것들이 연상된다. 그리고 친해졌다고 생각한 순간 그들을 쫓아내게 되는, 함께 오지는 못한 다이너는 자의식일까? 그 뒤..

21.06.28

통상 21일이면 습관이 잡힌다는데 그런 듯도 싶고 아닌 듯도 싶다. 어느 날엔가는 이미 했는데도 무척 하고 싶다가 어느 날엔가는 너무 귀찮고, 이런 마음으로 하는 것보다는 안 하는 게 나을 것도 같다. 어찌저찌 한 달이 넘었다. 독서와 게임 외에 한 달간 매일 뭔가를 의식적으로 해본 적은 처음인 것 같다. 5가지 동작은 생각보다 운동 효과가 크다. 아직도 한 번에 21세트는 무리. 세트를 늘리면 자세가 무너지고 자세를 다듬으면 횟수가 늘지 않는다. 하지만 확실히 개운하고 일상에 도움이 되는 부분이 많다. 10주라니... 연말쯤이나 가야 21세트씩 할 수 있을 듯... 마무리하지 못한 것들과 익숙해져 가는 것들과 어느 정도 끝이 보이는 것들. 그리고 또 새로운 것들. 그리고.

21.06.13

궁금증 1. 만약 다시 젊어진다면 치아는 어떻게 되지? 빠지고 새로 나나? 궁금증 2. 시력도 좋아지나? 잡생각1. 그런 점에서는 탈각이 참 신기하면서도 편한 것 같다. 잡생각2. 물질은 안 할 거지만 블루벨벳은 참 예쁜 것 같다. 물멍 좋은데. 궁금증3. 시간이 흐르지 않는다면 진동수에 맞춰 현존하는 지점에 그대로 존재할 뿐인가? 잡생각3. 근데 이 커스타드 크림 직접 만든 거 같다. 바닐라빈이 잔뜩 들어가 있어. 한 잔 더 마실까? 궁금증4. 청각이 먼저라면 시각 훈련처럼 청각 훈련도 있을까? 잡생각4. 혼란스러울 때는 아직 갖춰지지 않은 거라 생각하고 할 수 있는 것부터 하면 되겠지. 그런데 내부에서 드는 생각과 외부에서 오는 생각을 어떻게 구분하지? 확연한 경우도 있지만 대개는 구분이 안 되던데...

21.05.22

정신 없었던 5월도 다 지나간다. 해외 주식 양도세는 납부했고, 종소세는 정산 납부하면 되고, 백신 2차 접종도 일정 나왔다. 시험은 찍신의 강림으로 둘 다 통과. 이제 꼼짝없이 본 시험 준비해야 하게 생겼다.... 일단 자격은 갖췄으니 떨어지면 본시부터 재응시가 가능하다. 음. 그냥 내년 차부터 준비할까....? 계획했던 것들의 6-70%는 진행이 되었고, 서포터즈 활동은 즐겁고, 올해 독서 목표량도 순조롭고, 예상치 못한 소소한 이득들도 좀 있었다. 하반기 계획들을 세워봐야 할 지점. 여기서 몇 가지를 더 시작하면 정말 무리겠지...? 하지만 재미있을 것 같은 걸..... 기본적인 정신력과 체력을 위해 최소 한 가지 이상 꾸준히 할 만한 운동을 찾아야겠는데 이미 포기한 전적이 많아서 좀 고민이다. 아..

21.05.05

마음이 어리면 어린이날을 기념해도 되는 걸까? 어릴 때는 지금쯤이면 철이 들었을 거라 생각했는데 기본적으로 나는 늘 그대로인 것만 같다. 슬슬 시험 준비를 해야 하는데 막상 진지해져야 할 때가 오면 도망치는 습관까지 그대로다. 한 번에 너무 과하게 일을 벌렸나 싶지만 내년도 있으니까. 합격 못해도 되니까 하는 데까지는 해보자. 변명거리를 남기지는 말자. ... 라지만 슬렁슬렁하겠지. 해야만 할 것들. 해두면 좋은 일들. 하고 싶은 일들. 조금 다른- 하고 싶은 일들. 욕심에 삼켜진다. 본래 무용한 것들이 더 재미난 법이다. 이제껏 잠을 줄여본 적은 없었는데 최근엔 좀 고민 중이다. 유료상담도 잠정 중단. 재미있는 일도 많았고, 보람찬 일들도 있었지만 역시 나는 타인의 업과 얽히는 게 피곤하다. 나 하나 ..

21.04.28

4개의 층을 가진 정류장이 있다. 각 층의 이름은 정해져 있으며 각각의 특색은 뚜렷하다. 정류장들을 오가는 노선은 다양하다.그러나 시작점과 도착점이 정해져 있다면 노선의 이름은 정해져 있고, 노선은 모든 층을 포함한다. 모든 정류장은 중요하지만 다음 계로 비춰내려가는 홀을 포함한 메인축이라 할 수 있는 중심 라인이 있다. 비유하자면 종묘의 신로와 같다. 그 라인에 위치한 길을, 궁정이라 하자. 왕과 왕비가 함께 모셔져 있지만 결국은 삼위일체의 종묘사직이다. 길은 위계에 따라 정해져있어 궁정의 정류장은 다룰 수 있는 힘의 위계를 보인다. 위에 비친 것은 아들이고 다시 아래에 비친 것은 딸이나 맏이와 막내라고 볼 수도 있겠다. 배수를 건넌 해와 달은 비침을 거듭하며 이름을 바꾼다.

21.04.26

무언가에 관심을 두기 시작하면 관련한 것들이 갑자기 내 앞에 나타나는 듯이 느껴진다. 그 동안은 관심이 없어 인지하지 못한 것 뿐일텐데.언제나 그 자리에 존재해왔던 것들일텐데. 그렇다하더라도 감사하고 신기한 마음은 변하지 않는다. 궁금해 했던 부분이 실린 책이 우연히 발견된다거나. 같은 주제에 관한 다른 시각이 실린 책을 읽게된다거나. 더 찾아보고 싶어 출판사나 관련자에 대해 몇 시간 동안 찾아봤지만 등록 상태는 영업 중인데도 아무 고리가 나타나지 않았는데 전혀 다른 것으로 연결된 곳에서 찾게 된다거나. 알면서도 모르고 모르면서도 안다는 것은 신기한 일이다. 어린 시절에는 그렇게 벗어나려고 애썼던 것들인데 결국은 마주해야 평온할 수 있나 싶기도 하다. 단정지으면 꼭 다시 돌아오고야 만다. 비슷한 시기에 ..

21.04.20

지난 휴일, 간만에 햇살이 좋았다. 산책을 나갔다가 눈에 띄는 곳을 발견해서 들러봤다. 올해 초 오픈했다는데 깔끔하고, 위치도 좋다. 이런 시기가 아니었다면 북적북적했을 텐데. 독서 세션이 있어서 좋았다. 아직 낮맥이나 책맥이 익숙한 개념은 아니니 브루어리면서 카페와 식당까지 가지고 가려는 듯 하다. 다만 오래 있지는 말라는 것 같은ㅋㅋ 불편한 의자와 듬성한 테이블. 아직은 IPA 보다는 에일 류가 강세이지만, 국내 브루어리들도 충분히 맛있는 맥주들을 만들어내고 있다. 자신만의 취향이 확고해 국내 생산 맥주로는 성에 안 찬다는 마니아들에게도 시장 확장으로 인해 늘어나는 수입 맥주 판매처들과 한 번씩 터져주는 와앤모 및 GS, 신세계의 주류 이벤트들은 좋은 소식일 것이다. 제주 위트 에일과 제주 펠롱 에일..

21.04.16

다시 태양으로 바뀔 때까지 약 2개월 간의 조합, 어떻게 흘러갈지 기대가 크다. 틀림없이 안 읽히던 것들이 이해가 될 때도 놀랍고 알고 있던 것들이 낯설어지며 뇌가 정지한 기분이 들 때도 놀랍다. (영어 하나만으로도 고통스러운데 제발 언어는 더 추가하지 말자...) 제식과 제단 중에서라면 타블렛 쪽. 일단 결정은 보류. 결국 다 해야 하겠지만 아직 허락된 시간이 남았을 거라 믿으며. 게으름을 피워보자. 스캐너가 왔다. 올해는 책 창고 탈출하자.

21.04.08

한창 연뮤 보러 다닐 때 좋아하던 곳이었는데. 간판도 없었지만 메뉴는 다양했고, 항상 책과 전시가 있었다. 이 상황이 지나가고 나서도 여전하길. 미래의 위에는 과거가 비치게 마련이다. 너울을 마주하는 것은 때로 괴롭지만 해야 할 작업이기도 하다. 나와 타자의 유기성을 받아들이면 결국 그는 나의 다른 면이다. 상대를 보는 만큼이 자신의 그릇이라는 건 받아들이기 힘든 일이다. 지나간 일들을 돌이켜 보게 되는 순간들이 있다. 그것들은 변할 때까지 반복해서 많은 곳에서 나타난다. 때로는 다른 선택을 하기도 하고, 대개는 같은 선택을 한다. 그럼에도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고 믿을 수 있는 것은, 안타깝기 때문이다.

신기함

제 때 심지를 잘라주지 않으면 심지가 뭉쳐서 생긴다는 뭉침 현상. 꽃이 핀다고도 표현한다고 한다. 원래 초는 자주 켜두는 편이었고, 오일 버너나 인센스 등과 함께 쓰기도 했었다. 두 잎, 세 잎이나 네 잎 양초 꽃이 피는 것도 종종 봤는데 이렇게 크게 생겨서 불꽃이 원이 된 건 처음 봤다. 서커스 불 고리처럼 동그랗게 되서 불꽃 사이는 투명했고 전체는 바퀴가 회전 하듯이 구르면서 일렁였다. 와. 진짜 신기했음. 불꽃원 사이로 건너편이 보여....!!! 뱅글뱅글 돌아가!!! 개인적으로는 초가 양쪽으로 갈라지는 것만큼 신기했다. 리뷰는 잠시 휴식 중. 책은 계속 읽고 있는데, 주제나 내용이 이 쪽에서 편하게 리뷰하기엔... 아직 고민되는 부분이 많다. 이번 주는 좀 쉬엄쉬엄 가는 것들 읽어야지. 4월이다.

21.04.03

나를 잘 먹이고 재우는 것은 실로 귀찮은 일이다. 한 그릇 + 간단한 조리 필수. 사과 기간이 끝나서 끝물 새조개와 관자를 좀 샀는데 예상보다 양이 많아서 빨리 먹어야 한다.... 당분간 주식은 해산물이 될 듯. 시간이 가져가는 것도 있지만 예기치 못하게 주는 것도 있다는 생각을 하는 요즘. 지금이라서 가능한 것들은 최대한 즐기는 게 좋다. 그 다음에는 또 다음의 것이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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