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반응형

활자가 흐르는 이야기/Book1 576

[정인호] 가까운 날들의 사회학

저자 : 정인호 출판 : 웨일북(whalebooks) 출간 : 2017.10.11 빠르게 읽을 수 있었다. 저자의 시각과 생각도 흥미로웠고, 이전까지는 미처 생각지 못했던 부분들의 발견도 즐거웠다. 어렵거나 전문성을 강조하는 글은 아니었고, 정말 일상에서 생각해볼 수 있는 '가까운' 날들의 사회에 대한 이야기였다. 대부분 공감하며 읽었고, 소소한 부분에서는 생각이 달랐지만 나와 저자의 차이를 고려하면 당연한 정도였다. 다만 내 개인적으로 읽는 내내 잡생각이 좀 많았다. 사회과학 분야는 참 재미있는데 잡생각이 너무 뻗어나가서 문제다. 이 책은 2017년 출간된 도서로, 15년 기준 자료들이 많이 사용되었다. 인용된 사례들에 있어서도 국내의 예시를 들기 위해 신경 쓴 부분이 돋보였는데, 덕분에 읽기도 수월했..

[이미예] 달러구트 꿈 백화점 - 주문하신 꿈은 매진입니다

저자 : 이미예 출판 : 팩토리나인 출간 : 2020.07.08 시작하는 글 정말 재미있게 읽었다. 가볍게 통근길에 읽으려고 골랐던 책인데 목적지에 도착하면 살짝 아쉬울 정도. 내가 취향이 변한 건가 싶기도 하고, 이 소설이 딱 맛깔나게 쓰인 것 같기도 하다. 사실 잘 모르겠다. 적당하게 생각해 볼 거리들, 유쾌하면서 모나지 않은 캐릭터들, 늘어지지 않게 끊어지는 개개의 에피소드들. 그 중심에 어느 정도 경험담이 묻어나는 루시드 드림과 꿈에 대한 표현들. 같은 꿈을 반복해서 꾸기도 했고, 몇 년 정도 지나 예전에 꾸었던 꿈의 뒷부분을 이어서 꾸기도 했고, 같은 꿈속에서 다른 등장인물이 되어 알지 못했던 비하인드 퍼즐을 맞추고 펑펑 울기도 했었다. 아직은 정말 깨고 싶을 때 꿈이라는 걸 자각하고 깨는 정도..

[이길보라] 당신을 이어 말한다 - 잃어버린 말을 되찾고 새로운 물결을 만드는 글쓰기, 말하기, 연대하기

저자 : 이길보라 출판 : 동아시아 출간 : 2021.05.20 이 도서는 출판사 동아시아로부터 제공받았음 시작하는 말 나는 '이길보라'라는 사람을 이번 서포터즈 활동을 통해 처음 알게 되었다. 굳이 연관성을 찾아보자면 이 책을 추천한 '이랑'의 라는 책을 매우 좋게 읽었던 정도였다. 그러나 그녀의 이야기는 나를 끌어당겼다. 그것은 '이길보라'의 이야기였고, '코다 CODA'의 이야기였으며, '젊은이'들의 이야기였고 '한국'의 이야기이며 '여성'의 이야기이기도 했다. 나의 이야기이기도 하고 당신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우리는 각각의 개체이면서도 동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이며, 다르면서도 같은 이야기들을 공유한다. 때로 우리는 '내'가 아닌 이들의 이야기에서 낯섦과 동질감을 함께 느낀다. 낯설음은 개인의 세..

[오노레 드 발자크] 곱세크

저자 : 오노레 드 발자크 / 김인경 출판 : 꿈꾼문고 출간 : 2020.05.01 삼세판의 곱세크. 이런저런 사정으로 앞선 두 번의 시도에서는 일부를 읽다가 중단해야 했었다. 이번에야말로 즐겁게 완독. 사실 '중간에 끊지 말고 이어서 읽기'를 시도한 덕에 이룬 결실이다. 아니었다면 낯선 단어나 당대 풍속을 발견하면 그걸 찾아보다가 곁길로 새서 중도하차했을 텐데.... 덕분에 전체를 읽어나갈 힘은 붙었지만 세세하게 살펴보며 그려 읽기는 하지 못해 좀 아쉽기도 하다. 으로 유명한 발자크. 화려한 수사 속에 인간 군상과 행태에 대한 날카로운 칼날을 박아둔 작가. 나는 을 쓴 슈테판 츠바이크의 저서를 살펴보다 그의 을 통해 처음 발자크를 접했다. (사실 나는 을 아직 읽지 않았다.) 인물들이 이어진다는 점에서..

[SBS 제작팀]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 - 장도연·장성규·장항준이 들려주는 가장 사적인 근현대사 실황

저자 : SBS 제작팀 출판 : 동아시아 출간 : 2021.04.20 이 도서는 출판사 동아시아로부터 제공받았음 우선 감사하게도 동아시아 서포터즈 4기에 선정되었음을 밝힌다. (종종 오타/설정 오류 문의 드렸던 건 다 이런 인연으로 이어지라고 그랬던 것으로 >ㅡ

[제이크 냅, 존 제라츠키] 메이크 타임 - 구글벤처스의 혁신적 시간관리법

저자 : 제이크 냅 / 존 제라츠키 / 박우정 출판 : 김영사 출간 : 2019.04.30 다 읽고 찾아보니 생각보다 평점이 좋지 않아서 당황했다. 나는 스포일러에 민감한 편은 아니다. 특히 영화의 경우에 그런데, 반전이나 결말을 알고 보더라도 충분히 즐길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오히려 알고 보기 때문에 미리 설정된 장치를 찾아보는 즐거움을 누릴 수도 있다. (물론 모르고 보는 최초의 즐거움도 즐겁다. 하지만 나로 한정해서 말하자면 같은 영화를 다시 보는 경우는 매우 드물기 때문에, 스포일러를 통해 재감상 하는 기분을 느끼는 것도 즐겁다.) 그래서, 감상할 작품을 선택할 때 정보를 많이 찾아보지 않는 편이다. 여기서 "그래서"라는 접속사 선택이 이상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래서"가 맞다. 이하..

[김보영] 7인의 집행관 - 떡밥을 풀어보는 리뷰 2 - 스포주의!!!

스포일러 주의! 지금부터는 뇌피셜이며 비공식적이고 개인적인 생각일 뿐임을 밝혀둠!! 스포주의! 모든 것은 자의적인 해석임을 미리 밝혀둔다. 서사적인 떡밥을 열심히 풀어서 마무리 해보자. 영리한 자 재사, 영리한 자. 창하국의 대사. 상왕의 치세 당시 손님 자격으로 머물던 중, 피고의 반역을 저지하다 전신에 회복이 불가능한 부상을 당했다. 그의 생명 유지 장치는 이 집행의 종결과 함께 떼어낼 것이다. 타국의 사신으로 살았으되 산 것이 아닌 몸이 되었다. 내가 다소 의아한 것은 영리한 그가 아무 계산 없이 나섰을까 하는 점이다. 국왕 시해를 막는 것이 유리했나? 피고를 막아낼 자신이 있어 공을 세우고자 했나? 그도 아니면 본능적으로 막아섰을 뿐이었나? 어쩌면 복수심에 사로잡히기 전의 그는 영민하나 의로운 면..

[김보영] 7인의 집행관 - 떡밥을 풀어보는 리뷰 1 - 스포주의!!!

스포일러 주의! 지금부터는 뇌피셜이며 비공식적이고 개인적인 생각일 뿐임을 밝혀둠!! 스포주의! 모든 것은 자의적인 해석임을 미리 밝혀둔다. 먼저 서사적인 떡밥을 열심히 풀어보자. 시스템 통칭 "시스템"이라고 불리는 부도국에서 사형집행용으로 사용되고 있는 가상현실 시스템. 선조들에게서 물려받은 지식의 일종으로 현 부도국에서 만들어낸 것은 아니며, 이에 대해 아는 자들도 극소수이다. 시스템 안에 들어갈 수 있는 자는 형을 받을 죄인과 형을 집행할 집행관 뿐이다. 집행관은 '세계를 연다'고 표현되는 능력이 있는데, 시스템 내부에서 가상현실을 창조할 수 있으며 시스템 내외부의 자아를 유지할 수 있다. 부도국 사람들은 영혼의 죽음과 신체의 죽음을 분리해서 생각하며 백성들은 귀신의 존재를 믿는다. 귀족들은 잘 알지..

[김보영] 7인의 집행관

저자 : 김보영 출판 : 현대문학 출간 : 2013.01.15 김보영. 와 , 의 3부작 Stella Odyssey Trilogy, 정도를 읽었다. 그 외 등의 단편선 모음집에서 한 두 작품쯤 더 읽었던 것 같다. 이번 글은 발표 순서로는 앞에서 세는 것이 더 빠른, 초기라기에는 조금 애매한 중기 작품이다. 읽었던 순서대로 말하자면 에 실린 "노인과 소년"을 가장 먼저 읽었으나 당시의 내게는 크게 기억에 남지는 않았다. 그러다 우연히 읽은 에 실린 "얼마나 닮았는가"를 읽으며 한 번 뒤통수를 거하게 맞았다. 이 작가는 어떤 작가지? 대단하다!!라고 느꼈으나 한 동안 잊고 지냈었다. (작가명을 아예 잊었었다) 그러다 를 읽게 되었다. 재미있게 읽었으나, 내게 큰 선입견을 심어준 작품이기도 했다. 이 사람은..

[케이틀린 도티] 고양이로부터 내 시체를 지키는 방법

저자 : 케이틀린 도티 / 이한음 출판 : 사계절 출간 : 21.03.05 와우. 를 읽고 예단했던 내 선입견이 박살나는 책이었다. 저자만 보고 구매했고 목차도 살펴보기 전이라 제목만 보고 막연하게 생각했었다. 에서 이어지는, 저자가 '좋은 죽음 교단' 활동을 하며 만난 고독사 시체들에 대한 이야기겠지. 홀로 맞는 죽음과 제 때 발견되지 못한 시신의 이야기 같은. 하지만 전혀! 아니었다!!! 책을 받아보니 표지 질감부터 전체적인 느낌이 좀 튀었다. 그래서 살펴보니 이번 책은 출판사와 역자가 달랐다. 그때까지만 해도 이번 책은 타겟층을 좀 다르게 잡았나 정도로 넘겼는데, 몇 페이지 읽다 보니ㅋㅋㅋ 이건 어린이용 과학도서 흥미로운 상식 퀴즈! - ver. 시체와 죽음과 부패!!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였다...

[아시자와 요] 아니 땐 굴뚝에 연기는

저자 : 아시자와 요 (김은모) 출판 : 아르테 (arte) 출간 : 2021.02.05 따뜻해지고 나서는 처음으로 속도감 있게 읽은 책. 아무래도 소설이니 상대적으로 읽기 편하기도 했겠지만, 글의 상당 부분이 대화 형식으로 짜여 있었던 것도 크다. 어릴 때가 생각나 잠깐씩 버벅거린 부분이 있긴 했지만 뭐. 출간 시기 즈음 SNS 상에서 너무 많이 보여서 읽을까 말까 고민했었는데 나쁘지 않았다. 시원시원한 느낌. 미스터리 작가로서의 저자도 만나보고 싶고, 데뷔 당시의 순수 문학도 궁금하다. 다만 책을 덮고 나서도 끈적하고 찜찜하게 남는 오싹함은 미쓰다 신조 쪽의 손을 들어주고 싶다. (비채와 레드박스는 도조 겐야와 츠루야 슌이치로 마저 내놓아라!!) 요즘의 내가 가지고 있는 도서 분류 기준은 소장, 보류..

[케이틀린 도티] 좋은 시체가 되고 싶어 - From Here to Eternity

저자 : 케이틀린 도티 / 임희근 출판 : 반비 출간 : 2020.10.31 찾아서 읽는 방법의 가장 큰 단점은 선입견이 생긴다는 것이다. 그 책은 내가 읽고자 하는 목적에 맞춰 미리 찾아본 정보들을 통해 선택했을 테니까. 기대치 또는 예상치가 있는 상태에서의 독서는 대부분 책이 그에 합당한가를 판단하는 일이 된다. 정보 습득이나 공부를 위한 경우에는 효율적인 독서가 될 수 있겠지만, 경계가 애매한 책의 경우에는 독이 되는 일도 있다. 이번 책이 내게는 후자의 예인 것 같다. 책 자체가 정보와 자료적인 책인지, 내가 그렇게 읽은 것인지 판단이 서지 않는다. 세계 곳곳의 다양한 장례 제의와 매장 의례를 직접 체험하고 그에 대한 간단한 정보들을 제공하고, 결과적으로 내게 '당연'하다고 느껴지는 것이 사실은 ..

[김민정] 결혼은 모르겠고 내 집은 있습니다 - 지속 가능한 1인용 삶을 위한 인생 레시피

저자 : 김민정 출판 : 21세기북스 출간 : 2020.12.09 요약하자면, 삶의 안정 위에 쌓아 올려 가는 일상의 기쁨을 찾자. 버지니아 울프처럼 살자. 자기만의 방을 온전하게 누리려면 자기만의 시간이 필요하다. 혼자라는 상태를 과도기적인 것으로 받아들이지 말고 자연스러운 것으로 받아들이자. 나는 고양이들이 있고 집이 있고 혼자서도 잘 살아가려고 노력하고 있다. 정도로 말할 수 있겠다. 나의 경우로 대입해 본다면, 철학과 사상은 먹고살만해야 할 수 있는 거라던 자조 섞인 이야기가 떠올랐다. 앞으로 무엇을 하며 어떤 가치를 추구할 것인가라는 물음에 우선은 현실을 안정시켜야겠다고 답하겠다. 어느 것 하나만 추구해서 될 일은 아니니 균형과 안정. 퓨. 마음껏 불 피우고 달빛 받을 수 있는 공간을 따로 알아..

[케이틀린 도티] 잘해봐야 시체가 되겠지만 - 유쾌하고 신랄한 여자 장의사의 좋은 죽음 안내서

저자 : 케이틀린 도티 (임희근) 출판 : 반비 출간 : 2020.01.22 출간 소식을 접하고 읽어봐야지, 봐야지 하다가 이제야 읽게 되었다. 제목에서부터 느껴지는 사선의 유머. 이번 주는 약간 이런 방향의 글들이 잘 읽히는 것 같다. 모든 사람은 한 번은 죽는다. 여기에 대해서는 절대적으로 평등하다. (사실, 죽지 않게 된 존재는 사람의 범주를 벗어나기 때문에 명제는 파훼되지 않는다. 모순이다.) 죽음과 시신이라는 불편함으로부터 격리되어 보호되고 있는 현 시대의 도시인-블라인드-들에게 한 번쯤 읽어봤으면 하는 도서로 추천한다. 책 자체는 재미있고 신랄하다. 만약 죽음에 관심이 더 가는 경우에는 엮여져 있는 참고 도서들로 뻗쳐 나간다면 더 많은 생각들을 해볼 수 있을 것이다. 우선 이어지는 책인 동 저..

[애슐리 브롬, 루시 앤젤맨] 우아하게 랍스터를 먹는 법 - 미식가를 유혹하는 음식 교양 사전

저자 : 애슐리 브롬 / 루시 앤젤맨 / 신용우 출판 : 이덴슬리벨 출간 : 2017.11.28 가볍게 읽기 좋은 책을 고르다 보니 눈에 들어왔다. 유쾌한 문체, 의외로 섬세한 설명과 그림, 유용할 법한 정보! 아직 저녁 메뉴를 결정하지 못한 휴일 오후에 휘리릭 읽기 좋은 책이다. 그러나 실물을 살펴보지 않은 상황이라면, 소장을 생각하고 구매하는 건 내지를 훑어본 다음에 결정하시라 권하고 싶다. 매우 편안한 글자 수와 잘 보이지 않는 색깔의 글자를 만나게 될 것이다. 카페에 비치된 책일 경우 즐겁게 읽을 수 있겠지만 글자를 좀 즐겨보고자 한 경우라면 실망할 것이다. 2도 인쇄를 할 거라면, 어째서 이 주홍빛으로 결정한 걸까....? 일러스트가 더 맛있어 보이고 선명해 보일 거라고 생각했던 걸까....? ..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