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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자가 흐르는 이야기 1002

[김경진 외] 데프콘 1부 한중전쟁 1-4

저자 : 김경진 / 진병관 / 윤민혁 / 신재호 / 손중극 출판 : 씨앗을뿌리는사람들 출간 : 2009.06.25 저자 : 김경진 / 진병관 / 윤민혁 / 신재호 / 손중극 출판 : 씨앗을뿌리는사람들 출간 : 2010.03.02 그렉 이건의 를 읽은 뒤로 계속 생각나는 책이 있었다. 시리즈. 아마 수록 작품 중 에서 채프 chaff 라는 단어를 접했기 때문일 것이다. 잠수함과 전투기에서 유도미사일을 속이기 위해 심해로, 허공으로 흩뿌려지던 채프들. '채프 발사!'라는 소리가 들려오는 것 같았다. 특정 시기는 보통 그 시기에 읽었던 책들과 함께 떠오르곤 한다. 고교 진학과 동시에 처음으로 완전한 타지에서 생활하게 되었을 때, 낯선 도시에 읽었던 책들이 , , 다. 당시에는 이렇게 오랜 시간 동안 기억에 남..

[박상영] 순도 100퍼센트의 휴식

저자 : 박상영 출판 : 인플루엔셜 출간 : 2023.06.30 유명인과 일반인의 관계는 대개 일방적이다. 한 쪽에서만 다른 한 쪽을 잘 아는 -그렇다고 생각하는- 형태가 되기 쉽기 때문이다. 그 대상이 보여준 친근하고 다정한 면모들이 반드시 '나'를 대상으로 둔 것은 아니었음에도, 깊은 곳에서 솟아나는 내적 친밀감으로 인해 마치 우리가 오랜 친분을 쌓아왔던 일대일의 관계처럼 착각을 하고 만다. 내게는 에서의 박상영 작가가 바로 이러했다. 유머러스하면서도 꽤나 깊은 곳까지 솔직하게 드러내는 그의 모습에 나도 모르게 친밀감을 느끼게 되었다. 그가 자신에 대해 설명하는 내용을 들으며 생각한 MBTI까지 들어맞으며, 내 안에서 저자는 '만난 적이 있는 사람'에 준하는 영역으로 들어와 버렸다. 격의없이 단번에 ..

[박서련] 마법소녀 은퇴합니다

저자 : 박서련 출판 : 창비 출간 : 2022.04.10 아... 미친 것 같다...!! 행복한 클리셰 비틀기. 어른들을 위한 현실적 동심 파괴와 블랙 유머. 아니, 미쳤다. 박서련 작가님, 사랑해요. 내가 이 작품에 대해 뭐라 더 말할 수 있을까 고민한 시간만 한 달여. 결론은 그냥 한 줄이다. 를 읽읍시다. 생활에 찌든 사회인이여. 희망이 보이지 않는 삶에 짓눌린 현대인이여. 우리 모두, 그래, 까짓것 마법소녀가 됩시다. 글쎄... 개개인에게 와닿는 바는 다 다르리라고 생각하지만. 누군가에게는 그저 클리셰만 모아놓은 글이라고 느껴질지도 모르지만. 지금 이 한순간을 위해서 지난했던 그 길고 질척한 과거가 필요했다는, 뭐라 설명하기 어려운 그 한순간을 느껴봤다면. 는 무척 기억에 남을 만한 작품이 될 ..

[엔야 호나미] 목욕탕 도감 - 목욕탕 지배인이 된 건축가가 그린 매일매일 가고 싶은 일본의 대중목욕탕 24곳

저자 : 엔야 호나미 / 네티즌 나인 출판 : 수오서재 출간 : 2023.08.06 '이나가키 에미코'의 저서에도 목욕탕 커뮤니티에 관한 이야기가 나온다. 그녀는 일종의 단사리로서 '전기가 없는 생활'을 실천하느라 근처 대중목욕탕을 다니게 되었다고 하는데, 막상 다니다 보니 그 안에서만 가능한 인간적인 교류의 매력에 푹 빠져버렸다고 한다.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상태로, 이름도 직업도 나이도 모른 채 그저 상대의 태도와 행동만으로 서로의 됨됨이를 가늠하는 세계. 어린 시절 대중탕을 가본 경험은 있지만, 언젠가부터 타인과 알몸을 공유하는 공간은 피하게 됐던 것 같다. 그보다는 좀더 내밀하고 사적인 공간에서의 휴식이 훨씬 편안했다. 아마 개인의 성향도 영향을 주지 않을까? 목욕탕 커뮤니티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

[크리스 론즈데일] 살면서 외국어 하나쯤은 하고 싶다 - 6개월 안에 혼자 끝내는 외국어

저자 : 크리스 론즈데일 / 하은지 출판 : 엔트리(메가스터디북스) 출간 : 2019.11.11 몇 년 전 TED 영상 중에서 '6개월이면 외국어를 마스터할 수 있다'는 내용의 영상을 본 적이 있었다. 강연자 자신 또한 그렇게 6개월 만에 중국어를 배울 수 있었다는 말에 무척 솔깃했던 기억이 난다. 는 도서관을 훑어보다가 제목에 끌려 집어 들었던 책인데, 내가 봤던 바로 그 TED 영상의 강연자가 저술한 책이었다. 기본적인 사례나 규칙 등은 강연 영상에서와 같지만, 개개인이 어떻게 자신에게 적용할 수 있는지에 관해 보다 상세하고 친절하게 설명되어 있다. 오랜 시간 보다 자유롭게 영어를 사용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만 품고 살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지 않을까 싶지만, 내 주위에는 프리토킹이 가능한 ..

[오윤희] 삼개주막 기담회 - 4

저자 : 오윤희 출판 : 고즈넉이엔티 출간 : 2023.03.03 3권 이후로 더 읽지 않을 거라 생각했는데, 자꾸 눈에 띄어 4권까지 읽게 되었다. 스쳐가는 음악이나 향기에서 문득 추억이 떠오르는 경우가 있다. 그보다는 드물지만 책에서도 불쑥 과거와의 연결점이 떠오르는 경우가 있는데, 나는 를 읽고 있으면 어쩐지 나 , 이 떠오른다. 그 기분이 좋아서 자꾸만 찾아 읽게 되는 것 같다. (이 아닌 이유는, 저자가 한(恨) 이외에도 제각기의 감정과 사연을 녹여내려 애쓴 부분들이 느껴지기 때문일 것이다. 괴담이 아닌 기담이기 때문이라고 할 수도 있겠다.) 4권에서는 이전 작들에서 등장했던 인물이나 사물이 다시금 등장하며 인연들이 얽히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전까지의 이야기들이 마무리되는 느낌을 받았는데, 해..

[사와무라 이치] 예언의 섬

저자 : 사와무라 이치 / 이선희 출판 : 아르테(arte) 출간 : 2022.08.09 가벼운 마음으로 읽었다. 중반까지는 알 수 없는 기시감이 들었는데, 결말까지 읽고 보니 초독이 맞는 것 같다. (사실 일본 소설 중에 배를 타고 섬으로 들어가 미스터리한 사건에 휘말리는 전개는 상당히 흔한 편이다.) 마침 직전에 읽었던 책이 이었다. 주변의 시선, 암묵적인 규칙 같은 '사회적 압박'에 관해 생각해 보게 된다. 일본도 그렇지만 한국 또한 10대 대부분을 '단 하나의 정답'을 찾는 연습을 하며 보낸다. 때로는 그보다 더 긴 시간을 들여서, 얼마나 많은 정답을 찾아내느냐에 따라 향후 몇 십 년의 수입과 환경적 안정이 결정된다고 믿으며. 하지만 대다수의 -거의 모든- 것들은 일종의 스펙트럼으로 구성되어 있다..

[스미노 요루] 밤의 괴물

저자 : 스미노 요루 / 양윤옥 출판 : 소미미디어 출간 : 2018.06.30 이 책도 제목만 보고 선택했다. 읽던 도중에 저자가 '스미노 요루'라는 걸 알았는데, 개인적으로는 크게 의식하지 않고 읽었다. 리뷰를 쓰는 지금 시점에서 출판사를 확인하니 '소미미디어'. 얼마 전 을 출간해 주신 고마운 출판사였다. (이 자리를 빌어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혹시 나 를 재출간하실 생각은 없으신지 조심스레 여쭤본다.) 은 환상소설과 사회소설의 경계에 존재한다. 등장인물들을 묘사할 때 입시를 준비하는 3학년이라는 표현이 나오지만, 모두 중학생들이다. (일본은 에스컬레이터 형 사립재단이 아닌 경우 대개 고등학교도 입시가 있다.) 저자는 같은 학급 학생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낮의 일'과 '밤의 일'을 담담하게 그려나..

[유랑] 망그러진 만화 - 망그러진 곰과 햄터의 귀염뽀짝 일상다반사!

저자 : 유랑 출판 : 좋은생각 출간 : 2022.11.01 한참을 쉰 것 같았는데 세어보니 2주 정도 쉬었을 뿐이었다. 그렇게 생각하고 다시 돌이켜보니 또 며칠 지나지 않은 듯도 하다. 어쩌면 '생각하기 나름'이란 건 실제 감각에도 상당히 영향을 주는 걸지도 모른다. 아쉬운 점만 생각하다 보면 항상 과거에 대한 향수에 빠져들게 된다. 결국 불만스러운 지금 이 순간도 미래의 어느 시점에서는 '좋았던 나날'이 될 텐데도. 그렇게 언제나 별로인 하루하루만 사는 것보다는 객관적인 일상은 똑같더라도 좋은 점을 찾아보는 게 낫지 않을까. 당장 모든 것이 바뀔 수는 없더라도, 어제보다 좋았던 소소한 것들이 모이고 모여 '늘 오늘만 같았으면' 싶은 오늘이 될지도 모른다. 인생에 최고인 날은 평생 단 하루 뿐이다. 매..

[제리 스피넬리] 잔혹한 통과 의례 - 1998년 뉴베리 아너 상 수상작

저자 : 제리 스피넬리 / 최지현 원제 : wringer 출판 : 보물창고 출간 : 2012.03.20 주기적으로 리뷰 쓰기보다 책 읽기가 훨씬 더 즐거워지는 시기가 찾아온다. 지금도 좀 그러한데, 대략 십 여권 정도의 책이 밀려 있다 보니 이제는 씀 없이 읽는 행위가 당연하게 느껴진다. 는 제목이 눈에 띄어서 선택했는데, 다 읽은 후에는 원제인 '링어 wringer'가 훨씬 와닿았을 것 같다. '링어' 자체가 비틀어 짜는 사람이라는 의미고, 본문 내에서 주인공이 꿈에서 듣는 외침 또한 'wringer'였을 테니... 하지만 원서와는 달리 번역 표지에서는 글에서 강조되는 검은색과 오렌지색을 중심으로 사용해 분위기를 더한 점 등을 보면 고심 끝에 내린 결정이리라 생각한다. 이 책과 같은 날 읽었던 책이 스..

[미쓰다 신조] 우중괴담

저자 : 미쓰다 신조 / 현정수 출판 : 북로드 출간 : 2022.11.04 잔뜩 쟁여놓은 소설들을 읽는 중이다. 대개가 환상소설 류인데, 가볍게 읽어나갈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진척이 없다. 자꾸만 어디론가 외출하고 싶어지게 만드는 하늘 탓인지, 솔솔 불어오는 바람과 함께 쏟아지는 졸음 탓인지. 이번 은 꽤나 기묘한 구성이다. 각각 독립된 이야기처럼 느껴졌던 네 이야기들이, 제일 마지막에 수록된 에서 이야기 속의 이야기와 맞물리며 하나의 구조를 형성한다. 저자의 표현을 빌자면 책 전체가 '하나의 건축물처럼' 변모하는 셈이다. 작가 스스로가 청자가 된 입장에서 서술하기 때문인지, 몰입감이 상당했다. 매 이야기마다 중심 화자가 바뀌는 데도 툭툭 끊어지는 느낌이 없었던 것은 언제나 본문 내 주인공은 ..

[이나가키 에미코] 인생에는 특별한 것과 평범한 것이 모두 필요하다

저자 : 이나가키 에미코 / 김미형 출판 : 엘리 출간 : 2021.02.26 이 저자가 의 저자라는 걸 알게 되었다. 피아노를 시작하면서 읽어보고 싶었던 책이었는데, 어쩌다 보니 돌고 돌아 이렇게 만나게 되었다. (정작 그 책은 아직 읽지 않았다) 는 저자의 프랑스 리옹 2주 살기에 대한 글이다. 개인적으로는 를 읽었더라면 좀 더 만족스럽지 않았을까 싶지만, 그래도 즐겁게 읽었다. 여러 장소에서의 '한 달 살기'가 유행했던 적이 있다. 관광지를 돌거나 유행하는 체험을 하는 것이 아닌, 그 장소에서의 '삶'과 '생활'을 경험해보고 싶어 하는 선택일 것이다. 그리고 대부분의 이들은 자신의 일상에서는 경험해보지 못하는 것을 원해서 떠나는 것일 테다. 그런데 이 책의 저자는 조금 다른 이야기를 한다. '어디서..

[이나가키 에미코] 그리고 생활은 계속된다

저자 : 이나가키 에미코 / 김미형 출판 : 엘리 출간 : 2018.02.07 를 읽고 바로 이어서 를 읽었다. 제목만 봐도 전작과 연결되는 책임이 분명했다. 이나가키 에미코의 농담은 마스다 미리와 비슷하면서도 훨씬 밝다. 사실 조금 지나치게 밝아서, 활자가 아닌 면대면으로 만나게 된다면 살짝 부담스러울 것 같기도 하다. 자기 자신을 농담의 소재로 삼는 것은 좋은 선택이지만, 자조나 너스레가 내게는 좀 과하게 느껴진다. 그럼에도 같은 저자의 책을 연이어 읽은 것은 그녀가 여러모로 희귀한 사람이기 때문이다. 저자만큼 즐겁게 '극단적인 삶'을 실천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물론 자신을 극한으로 몰아붙이는 이들은 적지 않다. 당장 의 저자 질 하이너스만 해도 그렇다. 커리어를 위해 한계를 벗어난 노력을 쏟아붓..

[이나가키 에미코] 퇴사하겠습니다

저자 : 이나가키 에미코 / 김미형 출판 : 엘리 출간 : 2017.01.17 표지가 너무 귀엽다! 9월 말 문화의 날에 이나가키 에미토의 저서들을 대출해 왔다. 다른 읽을 책들도 많아서 대출 가능 권수를 꽉꽉 채우는 편은 아닌데, 그날은 어쩐지 곧 연휴라는 생각에 욕심을 부려봤다. (공휴일이어도 정상근무를 하는 직종이라 사실 아무 의미도 없는 연휴였는데, 기분이 이렇게 무섭다) 우선 일본과 한국의 직업 환경적 차이점에 시선이 갔다. 28년 근무 후 자진 퇴사했다는 저자의 말이 조금은 다른 의미로 다가왔다. 저자는 정년 은퇴가 정직원과 계약직원의 차이인 것처럼 설명하지만, 한국에서는 이미 정직원이라고 해서 정년을 보장받을 수 있는 환경은 아니다. 한 직장에서 20년 이상 근속이 가능하다는 점이 여러모로 ..

[로저 젤라즈니] 프로스트와 베타

저자 : 로저 젤라즈니 / 조호근 원제 : For a Breath I Tarry 출판 : 데이원 출간 : 2023.07.06 씨앗 안에는 이미 나무가 들어있다. 는 새롭게 읽는 창세기이며 언젠가 일어날지도 모르는 예지다. 시작과 끝이 존재하지 않는 원형(圓形)은 언제나 원형(原型)적 무엇인가와 닿아있다. 김보영의 이 떠오르기도 하지만, 이 기계 생명에 대한 찬가이자 낯섦을 통해 바라본 인간의 맨얼굴이었다면 로저 젤라즈니의 는 끝없이 되풀이되는 회귀와 순환에 대한 비전서다. 나는 젤라즈니의 글들이 좋다. 김상훈 역자의 번역으로 를 다시 읽고 싶어졌다. 도. - 그들은 그를 프로스트라 불렀다. 솔컴의 모든 피조물 중에서도 프로스트는 가장 훌륭하고, 가장 강대하고, 가장 이해하기 힘든 존재였다. 그가 이름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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