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반응형

분류 전체보기 1433

가을

'가을을 탄다', 는 말이 있다. 나는 그것이 꽤나 적절한 표현이라고 생각한다. '가을이 되면 여름에 비해 일조량이 줄어들고, 기온의 변화로 몸을 더 많이 가리게 되어 더더욱 햇빛을 덜 받게 되어 그로인한 vit.D의 합성 저하가 기분에 미치는....' 이런 표현보다 훨씬, 훨씬 좋아한다. 나는 언제나 가을을 탔다. 그것은 봄을 맞는 일렁임과는 또 다른 어떤 것이었다. 살짝 어지러울 정도의 현기증과 내 몸 전체가 그네를 타는 듯한 일렁임. 마치 놀이기구를 탔을 때처럼 심장이 흔들리는 것 같은, 뱃속 깊숙한 곳이 조여오는 그런 느낌. 그것은 절망을 발라낸 우울함이고 대상이 없는 그리움이다. 조용하게 읊조리는 남녀의 목소리를 들으며 책장을 펼쳐놓은 지금, 가슴 한 켠이 오그라들며 눈물이라도 한 방울 흘러내릴..

[아티크 라히미] 인내의 돌

인내의 돌 - 아티크 라히미 지음, 임희근 옮김/현대문학 228쪽 | 196*135mm | ISBN(13) : 9788972754466 2009-09-07 예상 외로 괜찮았던 책. 마음에 든 책은 언제나처럼 단점 먼저 말하고 신나서 헉헉 달려가야하므로. 첫째, 판형. 이 책은 굳이 양장으로 만들 이유가 전혀 없었다고 생각한다. 둘째, 편집. 내부의 여백의 미 돋는 편집은 안타깝다 싶을 정도로 빠르게 읽을 수 있게 해주긴 하지만.... 어린이용 같은 편집... 글쎄. 좀 더 빡빡한 편집으로 얇고 가벼운 책으로 내놓았다면 어땠을까 하는 마음이다. 글에 대해서는, 예상외로 정말 마음에 드는 글이었다. 이건 다분히 주관적이다. 이 글은 아프가니스탄 내전에 휩쓸힌 한 여인의 이야기이다. 3인칭 관찰자 시점으로 전..

[기시 유스케] 검은 집

검은 집 - 기시 유스케 지음/창해 474쪽 | 195*136mm | ISBN(13) : 9788979196184 2004-08-15 나는 또 한 번 깨닫고 말았는데, 나는 상냥한 안내자의 역할은 그리 좋아하지 않는다. 그것은 내 안에 내재된 기묘한 모험 본능 때문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실생활적으로는 안정적인 선택을 하면서도, 손해를 감수할 수 있겠다 싶은 선 안에서는 최대한 멋대로 날뛰고 싶어하는 것이다. 나는 단 한 번도 책의 구매나 선택에 있어서 서평을 미리 찾아보고 고심했던 적이 없다. 누군가가 한 책을 좋다, 고 말했다면 그 이유가 무엇이었을지는 내가 읽으면서 찾아보면 그만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만약 내게는 재미가 없었다면 나는 책 한 권의 돈과 그 책을 읽는데 쓴 시간을 잃은 셈이다. 되..

[우타노 쇼고] 벚꽃지는 계절에 그대를 그리워하네

벚꽃지는 계절에 그대를 그리워하네 - 우타노 쇼고 지음/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518쪽 | 200*140mm | ISBN(13) : 9788959750221 2005-12-26 상당히 취향인 표지에 이끌려서 구매해놓고 잊고 있던 책. 산뜻하고 은은한 에메랄드색 배경에 북은 입술의 한 여인과 벚꽃이 그려진 표지와 감수성을 건드리는 제목. 나는 당연히 연애소설이나 감성 에세이려니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 책이 놀랍게도 상당한 반전을 품은 추리소설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바로 집을 뒤져 꺼내 읽었다. 우선 나는 추리 소설의 계보와 특성들에 대해 잘 모른다는 점을 밝혀둔다. 내 방식대로 분류를 해보자면, -일본 추리소설의 경우- 독자가 맞출 수 있게끔 단서를 다 제공하고 기다리는 글이 있다. 이를 두고 공정하다고도 ..

[한홍구] 대한민국사 2

대한민국사 2 - 한홍구 지음/한겨레출판 320쪽 | 223*152mm (A5신) | ISBN(13) : 9788984310971 2003-06-26 왜 우리는 역사를 제대로 배우지 않는가? 누구나 자신의 자랑스러운 면만을 보고 싶어하겠지만, 내키지 않더라도 부끄러운 부분을 돌이켜 보고 새겨야 한다는 것 역시 알고 있으리라. 일본이 일제강점기 시절 저지른 만행을 인정하지 않는다며 분개하는 우리가 어째서 반중국인 유혈참극과 베트남에 대해서는 외면한단 말인가? 기준은 동일해야 한다. 팔이 안으로 굽는다고는 하지만, 보고 싶은 것만을 보고 믿고 싶은 것만 믿어서는 안된다. 그는 엄정한 시각에서 볼 때 엄연한 '역사 왜곡'이다. 교과서에서는 본 적 없는 이야기들이 씌여진 이 글은 내게 마치 '기서'를 접하는 기..

[주제 사라마구] 이름 없는 자들의 도시

이름 없는 자들의 도시 - 주제 사라마구 지음, 송필환 옮김/해냄 양장본 | 300쪽 | 196*133mm | ISBN(13) : 9788973379422 2008-02-20 주제 사라마구. 포르투갈이라는 다소 생소하다면 생소한 나라의 언론인이자 작가로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바 있다. 그는 '눈먼 자들의 도시'라는 영화의, 동명의 원작 소설가로써 알려져 있다. 그의 작품중 대표적인 것으로 꼽히는 '눈먼 자들의 도시'. '눈뜬 자들의 도시', '이름 없는 자들의 도시', 그리고 '죽음의 중지.; 이제 그 세번째로 '이름 없는 자들의 도시'까지 읽고난 감상은. 삶의 연륜이 주는 통찰력은 젊은이의 그것보다 훨씬 노회하고, 그러면서도 절망스럽지 않다는 점이다. 섣불리 말하기 조심스럽지만 뭐랄까 체념이라 하기엔 ..

리뷰

책을 읽는다는 행위 그 자체는 타인의 생각을 수동적으로 받아들인다는 의미이다. 그 이후 이어지는 사색, 저자의 생각에 대한 비판적 수용, 이전에 가지고 있던 정보와의 비교'통합'융합이야말로 진정한 의미의 독서요 소화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나의 리뷰는 어떤 것인가. 책을 읽어나가는 동안 느꼈던 감정을 잊지 않고자 박제하는 일이며 동시에 책 전반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며 되씹어보는 되새김질이다. 그리고 아주 훌륭하지는 않아도 어느 정도의 효율은 있었던, 내 방식의 소화였다. 요 몇주 리뷰를 쓰기보다 책을 읽는 행위 그 자체가 좋았다. 그래서 책을 다 읽으면 저 편으로 밀어놓고 다음 책, 또 다음 책을 찾았다. 그러다 문득. 나는 또다시 내 머리로 생각하기를 회피한 채 타인의 것을 수동적으로 주입..

[후지사키 류/오노 후유미] 시귀 1-11

으하하하. 나츠노. 분명 매력적인 캐릭터임은 틀림 없지만, 너무 미화시켰다. 1권의 이 충격적인 허리를 보고 당황했는데 전체 만화 내에서는 '나 주인공이야'를 온 몸으로 외치며 먼치킨 캐릭터화. 소설에서는 다시 일어나지 못하지만, 만화에서는 인랑이 된다. 더군다나 토시오를 지휘하는 인간 진영의 숨겨진 두뇌. 덜덜. 인기를 위해 소년 주인공을 내세우게 된 듯. .... 하지만 솔직히 좀 두근 두근 하긴 했어. 인정. (마지막에 아버지에게 인사하며 수갑을 찬 채 뛰어내리는 건.... + 교복 뒷태 덜덜) 그에 반해 마사오는 너무 특이 캐릭터로 변질된 듯해서 아쉽다. 특히나 다시 눈을 뜬 다음 채혈된 혈액을 선택하도록 만들다니... 흠. 삐뚤어진 성미와 이기심, 모든 것에 대한 자기 본위와 역겨울 정도의 자기..

[북홀릭] 시귀 리뷰 이벤트 당첨

고마우신 분이 알려주셔서 응모한 시귀 리뷰 이벤트. 하지만 지원자가 많지 않아서 ^ㅡ^;;; 운 좋게 당첨!!!!! 여전한 쇼핑백ㅋㅋㅋㅋㅋ 박스는 없나효....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도 이번엔 뽁뽁이 한 겹은 두르고 오셨군요. 시귀 만화 전집 세트!! 작화는 봉신연의의 후지사키 류. 덜덜. 다 읽었지만 리뷰는 나중에.ㅋㅋ

얼마 전 다녀온 헌책방 지름

우연한 기회에 알게된 헌 책방. 구경이나 해봐야지 가벼운 마음으로 갔다가 테러 당하고 왔다. ..... 내가 이걸 들고 오느라.... ㅋㅋㅋㅋ 사실 몇 권은 꼭 그 순간에 살 필요는 없었다 싶기도 하지만. 크게 후회하지는 않는다. 우선 1탄. 장 그노스는 함정.ㅋㅋㅋ 2탄. 꼭 지금 사야할 건 아니었지만 상태들이 너무 괜츈. 3탄. 이건 고민 좀 했는데 내 취향이라 어쩔 수 없었다. 4탄. 뭐 만난 김에 반가워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는 팔힘이 좋았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결국 책장을 샀다....

이대로 살다가는 죽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결국 방 한가운데에 떡하니 책장을 놓기로 했다. 요리는 귀찮아서 거의 안하니 식탁은 뒤로 가려버리기....ㅋㅋ 책을 최대한 밀어 밀어 이중으로 꽂고는 있는데 크게 개선되지는 않는다. 그래도 금방이라도 쏟아질 것 같던 책 더미가 많이 줄었다. ㅋㅋ Before. After. 하지만 아직도 남은 상황들은.... 심각하다. 빨리 빨리 읽어치우고 팔 건 좀 팔고 아예 베란다 쪽 샷시와 침대 역 벽을 전부 책장으로 둘러야겠다.... 공간박스로는 부족하다... ㅠㅠ

# 어째서 톨킨인가? - 0. 반지의 제왕,에 대하여

0. 반지의 제왕, 에 대하여 존 로널드 루엘 톨킨(Jhon Ronald Reuel Tolkien, J.R.R.톨킨)은 영국의 영어학 교수였으며 또한 작가였다. 그는 그 자신의 전공을 최대한 녹여넣은 걸작들을 남겼는데, 그 작품들이 결국은 하나의 거대한 나무로 이어짐을 생각해보면 결국 'The Lord of Rings'와 'The Silmarillion', 'The Hobit'은 한 작품이라고도 볼 수 있을 것이다. (후린의 아이들, 끝나지 않은 이야기까지는 다소 지엽적이므로 제한다) 그의 작품을 뛰어나다고 평하는 데에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으나, 썰을 풀기 전에 개인의 감상은 어디까지나 개인의 영역이라는 점을 잊지 말고 들어가자. 이는 글을 쓰는 나에게도, 글을 읽는 이들에게도 적용되는 이야기이다. 내가..

[로저 젤라즈니] 앰버 연대기

앰버연대기 1 - 로저 젤라즈니 지음, 최용준 옮김/사람과책 248쪽 | 210*148mm (A5) | ISBN(13) : 9788981171216 2010-07-09 젤라즈니의 다른 작품과는 다소 색깔을 달리하여 기존 팬들에게 외면 받은 이 작품은 저 보기 싫은 '청소년 권장 도서'만 떼고 나왔어도 백 부는 더 팔렸으리라 생각한다. -_-;; 사람은 각자의 취향을 가지고 있고, 그 취향이란 때로 상당히 강한 하나의 잣대가 되기도 한다. 즉 나에게 엄청나게 느껴지는 어떤 것이 타인에게는 아무 것도 아닐 수 있다는 말이다. 취향은 때로 객관적인 무언가를 넘어서는 힘을 발휘한다. 그러나 어떤 것이 나에게 있어서 "대단하다"는 것은 적어도 다른 이가 쉽사리 부정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같은 이야기로 상대방에..

가을이 왔다

이제 얼마 뒤면 나는 달을 떠나 태양 아래로 돌아가야 한다. 많은 것이 바뀔 것이다. 주로 하게될 업무도, 근무 시간도, 오가는 길부터 삶의 양식도 꽤나 바뀌겠지. 그를 대비해야 한다고 생각은 하면서도 나는 아직도 새벽이 즐겁다. 조금만 더, 조금만 더. 이런 아쉬움으로 몇 년간이나 벗어나지 못했던, 나의 직장이. 곧 사라진다. 생각이 많다. 새 직장을 구하는 것은 크게 염려되는 일은 아니나, 어떤 일을 할 것인가와 어떤 것을 준비할 것인가는 다소 고민스러운 부분이다. 몇 시간을, 어떤 조합으로 어떻게 일할 것인가. 무엇을 배우고 싶으며, 무엇을 준비해서 갈 것인가도. 매일 일하고 퇴근하는 일에도 익숙해져야 할 거고. 이젠 밥도 한끼만 줄 거고. (아아. 그럼 난 드디어 집에서 챙겨 먹어야 하나.... ..

[온다 리쿠] 도미노

도미노 - 온다 리쿠 지음, 최고은 옮김/북홀릭(bookholic) 402쪽 | 188*128mm (B6) | ISBN(13) : 9788925834504 2010-01-05 우선, 온다 리쿠의 작품 중 내가 읽어본 것은 이 책이 유일무이하다는 점을 밝혀야겠다. 따라서 이 책에 대한 나의 평가는 순전히 '도미노' 하나에 대한 것이고, 온다 리쿠가 원래 어떤 글을 쓰는 작가인지는 전혀 아는 바가 없다. ..... 내 소감은, 이러하다. '뭥미?' 정신없는 산란함이 매력 포인트인 걸까? 도미노는 작은 조각들이 모여 일련의 연쇄작용이 일어나긴 하지만, 적어도 넘어지는 순서 정도는 정해져 있단 말이다. 마치 '라이어 라이어'에서 웃음을 좀 빼낸 듯한 산란한 글이었다. 또한 도미노처럼 촤르르륵 매끄럽게 넘어가지도..

[헤르타 뮐러] 숨그네

숨그네 (양장) - 헤르타 뮐러 지음, 박경희 옮김/문학동네 352쪽 | 203*137mm | ISBN(13) : 9788954610742 2010-04-05 숨그네. 이 단어는 헤르타 뮐러가 숨과 그네라는 두 단어를 조합해 만들어낸 것이다. 한글로 만난 숨그네는, 두려워했던 것에 비해서는 다정하게 나를 태워주었다. 앞뒤로 흔들리면서도- 이것이 진짜 숨그네는 아닐 것 같다는 의심과 불안을 완연히 떨쳐낼 수는 없었다. 그것은 첫 세 장을 읽어나가며 구체적이고 또렷한 모습을 갖춰나갔다. 숨그네의 시작은 한 아이의 시점에서부터 흘러간다. 그러나 이 아이는 자신의 성별을 모호하게 흐려버린다. 징발되었다는 말에서 남성인가 생각하면 바로 다음에는 대상으로 선정된 여성들과 남성들 모두가 언급되며 다시금 모호해진다. ..

# 판타지 5대 걸작선을 뽑아봅시다

세계 3대 판타지로 꼽히는 [반지의 제왕], [나니아 연대기], 그리고 [어스시의 마법사]. 이미 많은 이들에게 사랑을 받아 여러 개의 언어로 번역이 되었으며, 영상화된 작품들 또한 독자적으로 사랑을 받아온 이야기들이다. (다만 어스시의 마법사(Earthsea, 2004)의 경우, 영화는 저예산이라 크게 흥행하지 못하였고, 지브리에서 제작한 애니메이션 게드전기같은 경우는 지나치게 축약한 스토리 전개로 매니아들의 원성을 사기도 한 작품. 길게 말하려면 너무 길어지는데, 간단히 말하자면 반지의 제왕 전편을 러닝타임 90분에 우겨넣어버렸다고 상상하면 비슷할 듯하다) 반지의 제왕 [The Lord of The Rings] 작가 : J. R. R. 톨킨 (John Ronald Reuel Tolkien) 출간년도 ..

완결이란 무서운 것이다

골든타임을 보라는 선배의 말에 몇 화를 보다가, 여전히 나를 설레게 하는 뉴하트와 하얀거탑을 기억해냈다. 나의 삶은, 나의 본질은 하얀거탑의 세계에 가깝다. 아니 그랬다. 그러나 가끔은ㅡ 마지막 순간엔 내가 버릴 걸 알면서도 뉴하트의 달콤함과 따스함을 동경. 아니 궁금해했던 것 같다. 그러다 보다 말았던 브레인 생각이 났다. 아. 최정원은 진짜 이쁘다. 신하균은 참 매력적이다. 사람 마음을 들었다 놨다 미치게 하는, 그런 캐릭터기도 하고 그런 배우이기도 하다. 그런데 그거. 상대방은 정말 닳아버리는 기분이 든다. 신하균의 반만이라도 귀여웠으면 그냥 그때 결혼했을텐데. 아직도 후회는 없다. 언젠가 한 번은 후회할까? 글쎄. 그런 생각은 하지. 그 사람을 만나 자극을 받았다고 생각했었지만. 가만히 더 생각해..

반응형